아침에 구미를 당기는 책 발견.

원제는 'Whodunits'인데 국내판 제목은 [뇌가 섹시해지는 추리퀴즈 1단계]이다. 2권으로 나올 시리즈 중 첫권으로 초급수준의 37편의 사건이 제시된다.

단서는 모두 이야기 안에 나와 있고 독자는 진술하는 인물(들)의 거짓말을 밝혀내 범인을 추리해내는 식으로 구성된 모양이다.

유명한 추리소설에서 사용된 웬만한 트릭은 전부 담겨있어 이책을 읽다보면 대다수 추리소설작가들이 파놓은 함정을 쉽게 간파할 수 있게 된단다. 뇌를 활성화시키고 '섹시'해진다는 건... 요즘 유행하는 우리식의 자극제인듯하다.

한편을 읽는데 10분 정도 걸린다니까 마치 한 사건을 클리어 한 뒤에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식의 게임처럼 머리를 식힐 때 짬짬이 읽어도 좋을 듯하다. 정답이 바로 나와있다. 

누가 범인인지 알아내는 재미로만 추리소설을 읽는 건 아니지만 범인찾는 일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틀림없으니 틀린 말은 아니고, 추리문학으로서 향취를 느끼게 하는 작품도 아니고 '콘텐츠'라니까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인지 모르겠다.

팀 데도풀로스는 (역시?) 영국출신의 추리퀴즈의 거장으로 불리는 모양인데 추리관련 여러권의 저서를 이미 낸 저자이다

조금 더 길고 복잡해지는 고급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 초급단계에서 몸을, 아니 머리를 잘 풀어놓아야 할 것 같다.

레드 헤링(red herring)이라는 트릭이 있다. 나는 이 용어를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서 본 기억이 있다.

또 다른 작품들에서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붉은 청어'라는 어원을 가지고 있는 이 용어는 흔히 '중요한 것에서 사람들의 주위를 돌리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나 혼란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를 가리키는 데 사용된다는데 이 트릭이 초급단계에는 나오지 않는다니까 수준이 어느 정도일지 짐작할 수도 있을 것 같긴 하다. 자만일까? ㅎㅎ

(우리는 레드 헤링을 분별해내는데 어느 정도 일가견이 있다. 우린 이미 뛰어난 추리작가를 배출할 수 있는 촉촉한 토대를 가지고 있지 않나? 아니, 너무 노골적이라 추리할만한 가치도 없는 일들이 난무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보면 딱 그냥 알아지는... 이러니 고급 추리 능력이 자랄 턱이 있나..)

십자말풀이는 반드시 하는 사람부터 웬만한 추리소설을 꿰고 있어 온갖 트릭에 능한 독자들의 추리욕(?)을 자극할만할지 궁금하네.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사람이 있을 것이다. 추리라면 덮어놓고 일단 도전하는 사람과 쓰잘데기 없다고 고개를 젓는 사람.

나는 일단 전자인 사람인데...

 

 

 

 

 

 

 

 

 

시리즈로 기억력을 높여주는 책도 있는 모양이지만 이런 건 관심없는 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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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10-13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옛날에 안양 예슬이 해진이 실종 사건 때 범인이 하천에다 시신을 절단 해 버렸는데 머리가 발견되지 않아서 애를 먹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제가 경찰서에 전화해서 제 추리를설명한 적이 있네요.. 머리는 둥그니 가장 멀리 흘러떠내려갔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범인이 시신을 유기한 하천에서 가장 먼 하천을 뒤져야 한다. 8교에 머리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8교에서 발견되었습니다 !

포스트잇 2016-10-13 14:42   좋아요 0 | URL
오,,그런 일이..ㅠ 시화호 군자천에 토막낸 시신을 버려서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고 나오네요.,,;; 적극적으로 행동하셨네요. 경찰에 직접 연락하는 등 조치 취한 사람, 제 주변에서 본 적이 없어서 새삼 곰곰발님이 달리 보이네요..대단하심.
 

계절이 바뀌는 이 기간이 늘 아슬아슬하다.

여름 빼곤 다 시들시들하지만 특히 겨울이 다가오는 시간들은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두려운 시간이다.

난 여름여자다 .지난 지독한 더위 속에서도 나는 강건했건만. ...

 

마르셸 프루스트는 진부한 표현을 끔찍이도 싫어했다고 한다.

그래서 "모든 작가는 자신만의 언어를 창조해야 합니다" 라고 말했던 듯하다.

 

"상투어의 문제는 잘못된 관념을 달고 있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아주 훌륭한 관념들을 피상적으로 조합해 낸다는 데 있다." (알랭 드 보통,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진부한 표현, 상투어... 쓰바, 일단 쉽게 써지면 의심해볼만 하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번역 몇 종을 구입했는데 민음사판 김희영의 번역이 가장 읽을만한 듯하다.

평범한 독자가 읽기에 그런 듯하다는 말이다.

일단 민음사판은 각주가 붙었고(미주가 아니라), 각주가 친절한 편이다. 작품 이해에 필수적인 것들을 담고 있다.

진부한 표현이 나와서 말이지만, 프루스트는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를 진부하게 누구나 쓰는 글로 쓰고 싶지 않았던 듯하다.

기억을 헤집으며 끊임없이 다른 데로 '새면서' 잠이 깨는' 단순한 일을 통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탐색하고 있는 건가 싶다. 초반 몇페이지를 읽다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형 마르셸과는 너무나 다른 강건한 신체의 소유자 동생 로베르는 형의 저작을 읽는 길은 '매우 아프거나, 다리가 부러지지 않고는 읽을 기회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 슬픈 일이라고 했다.

매우 아프면 책읽기도 힘들고, 다리가 부러지는 정도가 딱 괜찮을 것 같다. 잃어버린 시간을 읽기에.

또 ... 이와이 순지의 <러브레터>(1999)에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언젠가는 읽어야 할 것 같다. 후지이 이츠키...

이책을 다 읽고나면 후지이 이츠키 대신 진짜 이 책의 어느 인물의 이름쯤을 불러야 될텐데..

 

 

 

 

 

 

 

 

 

 

 

 

 

 

 

 

알랭 브 보통의 글을 이책([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으로 처음 만났다.

도서관에서 빌려다보고 있는데 생각보다 글이 뻑뻑하다고 해야하나, 박중서의 번역본으로 다시 읽어보고 싶다. 지주형 번역본은 절판된 상태여서 어쩔 수 없이 새 번역본을 구입해야 한다.

원제는 [How Proust Can Change Your Life](1997)이다.

프루스트의 책을 읽는 일이, 혹은 프루스트의 책을 읽음으로써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 중 대처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한 몇가지 힌트를 얻을 수도 있다는, 또는 그렇게 읽길 바란다는, 먼저 읽은 자로서의 길을 보여준다고 해야할까.

[잃어버린 시간을 찾어서]를 읽는 한가지 길을 헤쳐나갔다고 해야할까.

이렇게 글을 쓸 수도 있구나, 이렇게 한 작가의 전기를 혹은 독후감을 쓸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읽고 있다.

아직 다 읽지 못했다. 알랭 드보통의 글을 읽게 된 것도 괜찮은 수확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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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못본건가?
5월인가부터 나온다고 예고해대던 문학동네 박형규역의 [전쟁과 펑화]가 드뎌 모습을 드러냈는데 고작 1권나온겨?
한꺼번에 내놓는게 아니었나?
감질나게 만들려고 작정한건가?

분권은 가급적 말아줬으면 하는데 총 몇권으로 기획된건지 모르겠다.

이렇게 분량 많은 책은 양장이든 반양장이든 상관 없는데, 내가 까다롭게 보는건 주를 다는 위치다. 미주는 싫다. 각주는 각주로. 뒤쪽으로 미뤄 붙여놓은 미주는 독서의 흐름을 깨기 딱 좋다.

문동은 빨리 한꺼번에 내놔라.




...;;;;; 1권 주문했다... 난.. 인내와는 멀어...ㅅㅂ
범우사판으로 마지막권을 부러 읽지 않고 미뤄뒀기에 새로 나오는 번역본은 마지막권부터 읽으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처음부터 다시 읽든지 해야겠네.

읽을 책도 많은데 굳이 없는 책에 안달하는 이 심사는 고질이라서 죽는 날까지 못고칠 것 같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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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객 2016-10-11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5권이라고 들은거같은데 시간 좀 걸린다고 하더라구요~

포스트잇 2016-10-11 09:54   좋아요 0 | URL
힉, 한꺼번에 내놓는 게 아니군요..시무룩..;;
잊고 살다가 다 출간된 후에 봐야겠네요.
인내.. 인내..
소식 주셔서 고맙습니다.
 

책을 제대로 읽지는 않고 자꾸 내곁에 없는 책들을 아쉬워하는 안달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 곁에 없기에 눈에 띄는 책을 더듬기는 해본다.

 

[평생독서계획]의 클리프턴 패디먼 존 S. 메이저가 뽑은 리스트를 보다가 조지프 콘래드(조셉 콘라드)의 작품 중 우리에게 익숙한 [어둠의 심연]이나 [로드 짐]이 아니라 왜 하필 [노스트로모]일까를 궁금해했다.

플리프턴에 의하면 콘래드는 해양소설 작가도, 모험소설 작가도 아니다. 그는 '심리소설가' 이다.

'특정한 도덕적 상황 속에서 파악한 인간성을 묘사하면서 그에 알맞은 문체를 구사'(335) 한 작가이다.

콘래드 작품 중에서 걸작으로 뽑은 작품이다. 궁금하지 않을 수 없지 않는가.

[노스트로모]는 절판 상태이고 중고도 없는 상황이다. 이곳에 있는 대학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길래 냉큼 가서 일단 빌려다놨다.

지금 읽고 있는 책도 있지만 클리프턴의 권고대로 '읽기 쉬운 소설이 아니므로 천천히 읽는 것이 좋다'지만 우선 구경이라도 하려고 빌려다 놓았다. 사실 아직 [어둠의 심연]도 [로드 짐]도 읽지 못했는데 말이다. 

 

나의 이런 안달을 그치게 하기 위해서는 이 소설이 어서 다시 나와야 한다. 재판매가 되든지, 새로운 번역본이 나오든지.

콘래드에 대해서도 좀 알아보면 좋겠다. 뭐 .. 희망 사항이다.  

 

 

 

 

 

 

 

 

 

 

 

 

[노스트로모]는 새롭게 번역되어 나와야겠다. 절판된 건 그걸로 역할을 다했지 싶다.

세계문학전집을 내고 있는 곳에서 콘래드의 이 작품도 포함시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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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크의 [나귀가죽]을 1백여 페이지 가량 읽고 있다. 

발자크 소설은 [고리오영감] 딱 하나 본 것이 전부인데 이 [나귀가죽]은 또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역시 고전이고 거장이다, 비록 발자크가 최고의 작가는 아니라 할지라도 그의 장광설에 가까운 묘사의 힘은 무시못할 흥미를 자아낸다. 

고전은 어쨌든 보상을 준다. 

그게 고전을 읽게 만들고 읽어야 하는 힘일 것 같다. 

그런데 발자크의 주요작, [외제니 그랑데]가 아직 완역본이 나오지 않았다. 

[사촌 베뜨]는 딱 한 종이 있는데 상태가 어떤지 잘 모르겠다. 

어서 완역과 새로운 번역본이 나오길 기대한다.  






 

 


 


P. S. 발자크의 여성관이 얼마나 형편없고 우스꽝스러운지 읽는 재미도 있음.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여자들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덤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 2부 '무정한 여인'은 시작부터 라파엘의 개인사로 시작해 자신에게 유독 무정한 여인들에 대한 가차없는 비평이 이어진다. 뒤끝작렬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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