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파토의 과학하고 앉아 있네를 가끔 들..으려고 하긴 하는데 켜놓고 잠든 적이 많아서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다. 이번엔 여름특집 SF작가들의 수다를 방송하길래 열심히 들었다. 재미있는 방송이었다. 다시 SF를 읽고 싶다는 욕심이 불끈.

 

출연진들 중에 김보영 작가가 인상적인데 이렇게 말하는 작가의 글이란 어떤 것인지 궁금했다. 예전에 그의 단편집 [멀리가는 이야기](2010)를 읽었던 적이 있다.  실망스럽지 않았다고 기억한다. 주목해볼만한 작가이다.

http://blog.aladin.co.kr/mysty/5428779

 

김보영작가의 SF문학의 포괄적 의미에 대해서도 동의하는터라, 그가 뽑은 고전속의 SF문학들. 유토피아, 제5도살장 등.

거장들의 문명비판은 SF와 맞닿아 있다.

아직 읽어보지 못한 디스토피아 고전 세편. 멋진신세계, 우리들, 1984. 그리고 헤르만 헤세의 [유리알 유희].

책은 다 구입해놓고선 언제나 독서계획속에만 머무르고 있다. ...........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보여준 SF적 상상력과 문학기법도 음미해보고 싶어졌다.

사회자 원종철의 <스타트렉>에 대한 애정, 애정을 뛰어넘은 덕후수준의 관심에, 역시 이 정도는 흥미를 가져야 하는거구나, 싶었다.

 

중국의 과학기술 발전과 함께 SF문학 또한 '굴기'적 변화를 이뤄가고 있다고 지적하는데 특히 지난 휴고상 관련, 뒷얘기는 흥미로웠다. 휴고상이 보수적인 흐름에 휩쓸리면서 수상작 선정에서도 잡음을 일으켰다고 한다. 중국 류츠신의 [삼체]가 수준이 못미친다가 아니라 이런 잡음 속에서 어부지리를 얻은 격이라고 지적했다.

올 가을에 있을 휴고상에서는 또 어떤 흐름이 지배할지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출연진들이 언급한 작품들과 함께 내 나름대로 꼭 읽어야지 마음먹고 있던 최소한의 책만 리스트로 만들어놓는다.

베르베르라든지, 주제 사마라구의 책들도 있지만 ... 기회 되면. ....

읽고 싶은 책들은 많은데 생각만큼 책읽기에 부지런을 떨기엔 하루의 해가 너무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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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2 (무선)- 개정판
J.K. 롤링 지음, 김혜원 옮김 / 문학수첩 / 2014년 12월
9,500원 → 8,550원(10%할인) / 마일리지 47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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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1 (무선)- 개정판
J.K. 롤링 지음, 김혜원 옮김 / 문학수첩 / 2014년 12월
9,500원 → 8,550원(10%할인) / 마일리지 47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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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984
조지 오웰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3년 6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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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예브게니 이바노비치 자먀찐 지음, 석영중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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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파렌티의 [카이사르의 죽음]이 부조처럼 카이사르를 도드라져 보이게 하는 배경을 다듬었다면 정작 메인인 카이사르를 감상하기에는 다소 성긴 느낌이 있다. 배경은 열심히 다듬었는데 카이사르를 다듬는 데는 미완성인듯한 아쉬움이 있는 책이다.

 

마르케스가 카이사르를 자신의 작품에서 형상화하고 싶었다던 미완의 꿈(실제는 탐구해보니 생각했던 것을 구현하기 어렵게다는 판단을 하고는 접어버린 프로젝트였는지 모르지만)에 왜 내가 매달리려 하는가. ........

 

 

 

 

 

 

 

 

 

 

 

 

 

 

863페이지의 카이사르 평전. 아, 스바, .... 이거 읽어야해?

아, 스바,....스바....

아드리안 골즈워디는 전쟁사가라네. 흥미가 더욱 당긴다. 책의 부제는 "관용과 카리스마의 지도자"다. 이는 한국판의 부제인듯하다. 원제는 "Caesar : Life of a Colossus"이다. '거상의 삶'. 거대한 동상. 함축적인 의미를 모두 담고 있는 단어인듯. 

또한 우리의 부제는 마이클 파렌티가 파악한 카이사르와 가깝게 정의되어 있다. 

관용이 카이사르로 하여금 로마를 더욱 확장시켰고 폭넓은 대중의 지지를 얻게 했지만 그 관용이 베풀어져서는 안되는 상대에게도 베풀어질 때 카이사르는 자신의 목숨을 내놓아야 했다. 

이것이 중요하다. 관용을 베풀어서는 안되는 이들에겐 냉혹해야 한다. 

카리스마는 그가 지닌 자질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평생 그것만 팔 수 있는 우물을 찾고 있다.

얕게 이것저것 깨작거리다 여기까지 이르렀다.

어쩐지 아무것도 하지 않은 느낌. 돌아보면 그 얕게 건드렸던 것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다 메워져버린 듯. 지나온 길조차 보이지 않는다.  

물이 나오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냥 파다파다 끝나도 좋을 것 같다.

아주 깊게 파내어진 그냥 우물의 동굴이어도 좋잖아.

 

나 오늘, 금정연 '마니아' 됐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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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엔 시저로 알고 있던 자.

일종의 영웅. 그가 왜 위인전에 끼여있는지 썩 이해가 되지 않던 때가 있었고 지금도 잘 모른다.

로마사는 공화정에서 제국으로 교체되는 시기를 알고 싶었는데 카이사르는 그래서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 할 인물이 됐다.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 또한 알아야 하고.

왜 카이사르는 죽음을 당해야만 했던가, 그를 원로원 회의가 열리는 공회에서 수십여명이 그를 에워싼 채 스물세군데를 난자해서 죽여야만 했던가. 그를 찌른 자들은 어떤 자들인가?

카이사르를 암살한 그들은 왜 대중에게 나아가 자신들의 행위를 변명하는 웅변을 해야만 했을까. 

왜 대중들은 그들을 용서하지 않았을까. 

암살 주동자들은 사건을 벌이고 시간이 흘러도 대중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자 로마를 떠나야만 했다.  

카이사르는 애도하는 대중의 손에 화장되어 묻혔고, 카이사르를 태운 곳은 신전이 되었다. 

아우구스투스가 황제가 되었을 때 북쪽하늘에 혜성이 떴고 사람들은 그 혜성을 카이사르의 영혼이라고 믿었다. 

카이사르는 사람들에게 신으로서 존재하게 된다.

 

가브리엘 마르케스에게 카이사르는 문학으로 창조하고 싶었던 유일한 인물이었다. 

나는 이걸 어느 트윗에서 봤는데 마르케스가 실제 어느 정도까지 카이사르를 탐구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결국 마르케스는 포기한듯싶다.  카이사르는 인류역사에 있었던 모든 독재자의 짜집기로만 가능했다고 한다. 

 

카이사르는 지나친 권력과 부의 집중을 무너뜨리고 시민에게 토지분배정의와 정치를 돌려준 개혁가인가, 마르케스가 읽었듯이 독재자였던가. 오랫동안 나는 이 판단을 못했던 것 같다.

 

마이클 파렌티의 [카이사르의 죽음 (원제는 카이사르의 암살)](2003) 은 이런 궁금증에 판단근거들을 마련해주는데 저자가 어떤 결론을 내렸는지는 ........ 책 스포일러일까?

책을 읽다보면 이건 2천년도 훌쩍 넘는 그 시기가 마치 지금 현실과 너무나 닮아 있어서, 더군다나 우리의 현실분석서라고 해도 좋을만큼 우리의 지금 상황에 대입해 읽어도 유용한 관점을 얻을 수 있을 정도다. 

문재인과 대부분의 시민이 한편먹고 벌이는 반적폐청산 작업의 시작.

카이사르와 반대편에 선 키케로는 거의 홍준표로 읽힌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카이사르를 경멸하면서 반대했던 카토라는 인물도 있지만, 저자는 카토 보다는 키케로에 집중 포화를 쏟아붓는다. 키케로는 "특권층의 대변인"이라는 것.

키케로에 대해서도 알고 싶어진다.

 

그동안 로마사와 카이사르를 다룬 역사서들의 내노라하는 저자들, 플루타르코스, 몸젠, 에드워드 기번 등 이른바 '신사역사가들'은 기득권들의 입장에 서서 로마민중을 폄훼하는 관점을 지녔다고 깐다. 가차없다. 

이들 '신사역사가들'은 카이사르를 정확히 알지 못했고, 잘못 기술하고 있다고 마이클 파렌티는 깐다. 

카이사르 시대의 로마의 정치사회경제, 그리고 계급계층, 성문제까지를 다루고, 카이사르의 개혁내용과 한계, 반대세력들의 정체와 그들의 대항방법들.

 

카이사르의 암살자들은 로마의 공화정을 지키기 위해 황제를 꿈꿨던 독재자를 죽였다고 했지만 정작 그들이 탄생시킨 건 로마제국이고 황제였다. 그렇다고 그렇게나 카이사르를 반대하며 공화정 공화정을 외쳤던자들은 그 뒤로 '공화정에 대한 향수를 드러낸 적이 없다.' 그들은 그런 자들이다.

그러니까 이런 싸움은 그때나 지금이나 계속되고 있다는 말이다.

 

카이사르는 결국 암살당했다. 대낮에 공회에서 많은 이들에 둘러싸여 난자당해 죽었다.

 

그의 죽음을 딛고 로마제국을 열어젖힌 아우구스투스는 카이사르의 양자이다.

아우구스투스는 카이사르의 죽음으로 그의 목숨도 위태로운 시절을 보내야 했다. 결국 그가 패권을 쥐었을 때 그는 원로원을 어떻게 다루었는가. 원로원은 왜 아우구스투스를 용인할 수밖에 없었을까. 아우구스투스는 공화정을 종식시키고 군주정을 확립시켰다.

"치밀한 전제군주는 공화정의 형태로 위장된 절대 군주정을 만들었다." (에드워드 기번)

아우구스투스에 대해서는 존 윌리엄스의 [아우구스투스]를 다시한번 읽어볼까... 싶다. 다시 건질만한 게 있을까.. 시간낭비일까...

 

콜린 매컬로의 로마사 시리즈는 읽어본 게 없어서 어느 수준인지 모르지만 다들 좋다고 하니까. 기대는 해보는데,

소설이라서...

마키아벨리의 [로마사논고](1531)도 읽은지가 까마득하고, 어땠었는지 기록이라도 해뒀는지 모르겠네. 기회되면 다시 읽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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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2017-06-20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라우디오 마그리스의 다뉴브를 읽고 있는데 유럽의 역사를 모르니 곳곳에서 부딪히는군요...
올리신 책 몇 권 담아갑니다.
존 윌리엄스의 아우구스투스를 읽으면서 카이사르가 궁금하기도 했구요~
올리시는 글들이 참 재밌습니다.ㅋ
읽으신 다음에 카이사르가 누군지 꼭 알려 주세요.

포스트잇 2017-06-20 13:28   좋아요 0 | URL
재밌게 봐주시니 너무 기쁘고, 감사드립니다.ㅎㅎ
다뉴브라는 책, 덕분에 소개받았네요. 읽어보고 싶어요.
카이사르...그가 누군지 알아보려면 견적이 좀 나올거 같습니다..;;;;;;;;

oren 2017-07-01 19: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포스트잇 님께서도 ‘카이사르의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보셨군요. 저도 카이사르의 작품들도 읽어 보고 플루타르코스 영웅전도 두 번, 세 번 읽어봤는데 ‘카이사르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을 명쾌하게 풀진 못했더랬습니다. 그 후로 마키아벨리의 『로마사론』을 읽어 보니 ‘카이사르가 왜 죽어야만 했던가‘에 대해 ‘명쾌한 결론‘을 얻게 되더군요. 그리고 최근에 읽었던 셰익스피어의 『줄리어스 시저』를 통해서도 ‘마키아벨리의 관점‘이 옳았음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고요.

포스트잇 님께서 말씀하신 부분(카이사르를 암살한 그들은 왜 대중에게 나아가 자신들의 행위를 변명하는 웅변을 해야만 했을까. 왜 대중들은 그들을 용서하지 않았을까.에 대한 해답 또한 셰익스피어의 작품 『줄리어스 시저』에 나타난 ‘안토니우스의 연설‘을 통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던 듯합니다. ‘키케로의 애매한 행동‘에 대해서도 셰익스피어는 예리하게 포착해 놓은 듯하고요.

아무튼 흥미로운 글 잘 읽었습니다.^^

포스트잇 2017-07-01 19:59   좋아요 0 | URL
전 oren님에 못따라 갑니다;;;;
고작 파렌티의 책 한권 읽은건데요. 로마사논고도 다시 볼 기회가 있겠지요. 셰익스피어의 ‘시저‘는 이성일 역으로된 것만 가지고 있는데 얼른 읽어봐야겠습니다. 길안내 해주시니 좋습니다 ㅎㅎ
 

문학과죄송사(대표 박준범)는 실제 출판사다.

일단 좀 웃고 시작하자.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경향신문("탈락한 작품 중 마음 움직이는 시 한편은 있을 것")에 실린 기사를 보고 웃음지을 수밖에 없었다.

출판사 이름은 다 짐작하다시피 기존 출판사의 이름을 패러디한 것.

치기어리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유쾌함을 준다.

알라딘에서는 검색이 되지 않는다. yes24도 검색되지 않는다. 소규모 서점에서만 만날 수 있다. 

나중에 한권 구입해볼까 생각 중이다.

신춘문예 시부문 탈락한 작품을 응모받아 그중 55편을 실었다는 [2017ㅜㅜ]. '신춘문예 낙선시집'이다.

기사 제목대로 "탈락한 작품 중에도 마음 움직이는 시 한편"은 분명 있을 것이다.

분명 있다.

 

 

문학과죄송사 박준범 대표가 기획한 신춘문예 낙선시집 <2017 T T>

 

 

이렇게 쓰면 신춘문예에 탈락한다..는 반면교사가 될지, 심사위원들의 눈이 삐었음을 입증하는 당대 안목수준을 통렬하게 욕해줄 수 있는 해우소가 될지 봐야알겠지.

그래도 마음 움직이는 단 한편은 있을 것이라는.... 이건 진리아닐까?

 

이 대표, 한번 만나보고 싶네.

출판사 사무실 겸 집 방 한구석에 인형이 수북이 쌓여 있다고.

인형뽑기박스안에서 많이 봤을 법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문학과죄송사는 2014년 역시 시집 [시걸립], [우주는 잔인하다]를 출간한바 있다.

[시걸립]은 서랍에 넣어두고만 있는 시들을 응모받아 출간한 시집이라고 한다.

못난이들의 해방구 같다 할까.

알라딘처럼 대형 인터넷서점과 계약 맺어 판매하지 않는 건 이 출판사 대표의 작업 취지와 맞지 않아서인듯하다.

발견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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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7-06-14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언가 시니컬하게 비판하는 글인 줄
알았네요. 기존의 출판사에 대한!

그런데 진짜 존재하는 출판사라니 더
놀랍습니다.

못난이들의 해방구에서 빵 터졌습니다.

포스트잇 2017-06-14 15:00   좋아요 0 | URL
이름지을 때 마냥 존경해서 지었을까요? ㅎㅎ
서랍에 넣어두고, 제출했다가 떨어지고, .. 쓸쓸한 일이지만 해보고 싶었던 거 이루게 된다면 힘이 될 것 같아요.
소규모 서점 위주로만 판매하는 거니 큰 욕심 내기도 힘들겠구요.
그래도 기획이 너무나 빛나잖아요. ㅎㅎ
 

오늘자 일간지에 김훈작가의 발언에 대해 비판한 글이 두편이나 실렸기에 흥미롭게 봤다.

그중 문화연구가 오혜진의 글이 통렬하기에 링크해둔다.

 

[2030 잠금해제] '냄새'로만 존재하는 여자들 (한겨례/ 오혜진)

 

이런말 하면 욕먹겠지만, 여자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재밌지 않다.

그렇다고 인간으로서 그리고 여자로서 차별이나 못돼쳐먹은 혐오에 민감하지 않은 건 아니다.

다만, 여자들의 얘기, 여자들이 하는 얘기가 재미없다는 말이다.

보면, 내가 읽고 좋아하는 책이 남자작가들이나 저자 책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욕 바가지로 퍼주고 싶은 작가나 저자들이 없는 건 아니다.

특히 한국 남자 작가들의 문학은........ 거의 안읽는다 봐야지.

오랜 작가 경력을 지니고 문학상도 받고 문학성도 뛰어나다는 남성작가들이 그 어떤 지고한 여성상을 두고 끙끙거리고 있는걸 목도하자면 나는 더이상 읽을 수 없던데 ... 젊은 작가들은 또 어떤지 모르겠다.

김훈작가의 경우, 처음 그의 작품을 볼때 역시나 지적하는 대목이 턱 걸리며 역겨웠지만 워낙 다른 부분들이 흥미로워서 그의 소설은 챙겨보는 편이다. 갈수록 그것 또한 밑천이 드러나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다음 작품이 나오면 아마 또 구입해서 보게 될 것 같다. 또 작가 자체가 흥미로운 인물이다. 

 

오혜진의 "직업이 소설가인데 특정 대상 묘사에 대한 무능과 포기를 스스럼없이 말하는 저 당당한 직무유기"에 대해서는 어떤가.

소설가들의 약점과 한계는 누구나 있는 것이다.

그걸 알고도 그의 작품을 찾아보게 되는 작가가 있고(물론 근심어린 독서가 되기 쉽상이지만, 마이 길티플레져) 그 한계가 용서할 수 없는 수준일 때는 욕하고 더이상 보지 않게되는 거고.

저 말에는 '[그럼에도] 당당함' 에 방점이 찍히는 거겠지.

여성에 대한 묘사와 무능, 심지어 폭력적이기까지 한 묘사를 두고 지가 나 원래 거기에 약해, 못해, 어쩔래 혹은 그러니 니가 이해하고 배째, 라고 하는 당당함이 어이없다는 거겠지.

아마 남자들은 죽었다 깨나도 여자를 알 수 없다고 보는 편인데 그렇다면 여자는 남자들을 잘 아느냐면 어느 정도는. 왜? 남자는 지들 스스로 너무나 많이 '당당하게' 자신들을 드러내잖아,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만큼. 여자들은 일상적인 영역에서도 권력을 쥐고 있는 남자들에 대해 수없이 많이 생각한다, 이해하려고 애를 쓴다, 왜? 그게 생존과 직결되어 있으니까.

그런 여자를 남자들이 알겠어? 사소한 것들에까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살다보면 재미없어진다. 

사회가 보다 성숙해지면 아마도 소설이나 문학, 예술, 대중문화분야가 훨씬 훨씬 다양하고 재미질거라고 예상한다. 

나는 그때 더늙어 만사가 재미없어질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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