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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홍세화 기획위원은 '벌거벗은 임금님'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개혁을 집어던진 노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데 칼럼의 마지막은 이렇다.

"대통령 되기 전과 후의 변화무쌍함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따를 집권자가 또 있을까. 미국 앞에서 옷을 벗고 재벌 앞에서 옷을 벗더니, 마침내 영남의 지역주의 앞에서 옷을 벗고 한나라당과 대연정을 말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그를 뽑은 국민이 초라할 따름인데, 더 벗을 옷이 남아 있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에서는 자신이 벌거벗은 모습이 백성들에게 보이는 줄 모르고 당당하게 행진하는 임금을 보고 백성들이 대놓고 웃는 장면으로 끝난다고 기억하고 있다.

임금이야 백성들이 어쩔 수 없는 존재였기에 대놓고 웃을 수 있었을 것이다. 백성들의 손으로 뽑는 임금이 아니기에 그리 멍청한 짓을 하는 걸 보며 왕정을 맘껏 조롱할 수도 있을 것이고 이번 임금은 허세만 가득하다고 뒷담화를 나누고 헤어졌을 것이다.

그런데 이 노무 대통령의 옷을 훌훌 벗어버리는 모습을 보고 많은 국민들은 오히려 자신들이 무참해지니 이를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IV~V]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최근에 읽었다. 시오노 나나미는 카이사르가 로마제국 역사에서 한 역할을, 낡은 공화정을 새로운 시대에 맞는 통치형태인 제정으로 나아가는 길을 연 개혁가로 규정하고 있다. 시대 인식과 그 속에서 자신이 해야 한다고 믿는 역할을 과감하게 실행해 나가는 카이사르의 모습은 시오노 나나미의 중언부언하지 않는 문장들 속에서 아주 명쾌하게 드러나고 있다.

역사를 중요한 전환점에서 그 역할을 떠맡은(또는 그럴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개인과 시대상황, 미래를 보는 관점, 실행력 간의 관계를 분석하고 평가해보는 재미가 쏠쏠한데, 그 개인은 어떻게 길러지며 역사의 전면에 모습을 나타내는 과정은 어떠한지 생각해 보게 한다.

매우 복잡하고 첨예한 지금 한국에서 국민은 정치체제와 의미 있는 개인을 선택할 수 있는 토대를 고민해야 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오늘 아침에 그런 번다한 생각들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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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나의 서재를 들렀던 때가 작년 9월이었으니 거의 1년만에 다시 돌아왔다.

들어오자마자 앗, 나의 실수! 작년에 써두었던 몇 가지 글들을 없애고 말았다.

아쉬울 것은 없다.

그 동안 읽었던 책들로 마이리스트를 꾸미고 있는 중이다.

짧은 코멘트 위주로 책에 대한 예의를 표하고자 한다. 본격적인 리뷰를 쓰기엔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그리 넉넉치 않다. 언젠가 리뷰도 차곡차곡 늘어가겠지.

리스트를 만들면서 내가 얼마나 중구난방으로 책을 읽고 있는지를 새삼 인지한다.

아직도 나의 주제를 찾지 못했음이리라. 평생의 나의 주제, 천착해 들어가야 할 나의 연구 주제를 찾는 것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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