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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스 행복한 육아 15
버지니아 M. 액슬린 지음, 주정일.이원영 옮김 / 샘터사 / 2002년 9월
구판절판


그러나 자기 마음의 불행을 극복하지 못한 아이들도 있는 것이다. 이 아이들을 보고
"오오라, 그 애가 부모 사랑과 귀여움을 못 받았기 때문이구나."
라는 식으로 설명하는 것은 그 아이의 내적 세계를 이해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것이다. 그러한 말들은 어른들의 무관심을 표명하는 것일 뿐이다. 우리는 그 낡아빠지고 생각없이 내뱉는 식의 해설과 설명을 피해야 할 것이다. 진정으로 진실을 파헤치려면 깊이 숨겨져 있는 이유를 찾아보도록 해야만 하는 것이다.-.쪽

만일 딥스의 모든 것을 일일이 돌보아주면 딥스는 너무 나에게 의존해서 자기 자신을 찾아내어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이 늦어질 가능성이 많게 될 것이다. 또한 딥스가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아이라면(관찰을 해 본 여러 가지 예들이 벌써 증명하고 있듯이) 이렇게 감정적으로 가깝게 되는 것이 그 아이의 가슴 속 깊이 묻혀 있는 욕구를 만족시켜 줄는지는 모르지만, 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딥스 자신에게 열쇠가 주어져 있으므로 감정적으로 가까워지는 것은 문제 해결을 복잡하게만 할 것이다. -.쪽

만일 내가 딥스의 글 읽기라든지 색깔을 배열하는 일들을 보고 칭찬을 하거나 놀라서 감탄을 하게 되면, 그 아이는 내가 무엇을 하라고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해석할는지도 모르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딥스에게는 더 중요할지도 모르는 부분을 탐색해 보는 것을 그만두게 하는 결과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쪽

다만 확실한 것은 딥스 혼자만의 세계를 휘저어 버리거나, 대답을 억지로 끌어내려고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나는 딥스가 한 인간으로서 성장할 것이라는 데 깊은 신뢰를 갖고 있지만, 만일 이런 생각이 딥스에게 전달되어서 그 아이가 한 모든 일들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을 그 아이가 안다면, 그리고 딥스가 나에게서 캐내어야 할 아무런 꼬투리도 없으며, 내 마음에 품고 있는 행동이나 표현의 기준, 즉 딥스가 이러이러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숨겨져 있지 않으며, 내 생각이 어떤지를 딥스가 애써서 알아내려 하지 않아도 되고, 내 마음은 이미 딥스를 절대로 서두르게 하지 안하겠다고 결정했음을 알릴 수만 있다면, 딥스는 아마 점점 더 안정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기의 행동이 옳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이해하며 받아들일 수 있을텐데. 이러한 내마음을 이해하게 되려면 시간이 퍽 걸릴 것이며, 우리 둘 다 많은 노력과 인내를 가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항상 무엇보다도 정직하여야 하는 것이 근본 원리일 것이다. -.쪽

나는 그때 그 아이를 두 팔로 꼭 껴안고 위로해 주고 싶었다. 또한 시간을 연장해서 딥스에게 애정과 동정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이 어린 아이의 생에 이 이상 정서적인 문제를 곁들여 주는 것이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딥스는 나의 사랑과 동정이 아무리 좋게 느껴지더라도 결국 자기 집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 아닌가. 비록 부모가 딥스를 따뜻이 대해주지 못한다 해도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차가운 현실을 피하게 하는 것은 딥스를 돕는 길이 아니었다. 딥스는 자기를 둘러싼 세계를 헤쳐 나갈만한 마음의 힘을 기를 필요가 있으며, 이 내적인 힘은 자기의 깊은 곳에서 우러나와야 할 것이며, 자기의 주위 환경이 어떻든지간에 헤쳐 나갈 능력이 있다는 것을 자기 스스로 경험해야만 할것이다. 딥스의 생을 바꿀 수 있는 의미있는 변화는 어떤 형태이든지 딥스의 내부로부터 와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딥스를 둘러싼 외부 세계 전체를 변화시켜 놓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쪽

내 생각으로는 치료적인 경험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의 척도는 한 개인이 그 놀이치료 시간에 내놓은 것과 정신치료 시간으로부터 얻는 것 사이에 균형이 유지되어졌는지 아닌지에 딸려 있다고 본다. 만일에 정신치료가 한 개인의 일상생활을 지배하고 통제하게 된다면, 나는 그 치료가 거의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 -.쪽

무엇보다도 흥미있는 일은 그녀가 딥스에 대해, 또 그녀 자신에 대해 무엇을 이야기할는지 그것을 듣는 것이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녀가 존엄성 있는 한 인간으로서 존중되어지는 경험을 갖는 것이고, 그녀 자신의 심오한 개인 생활은 절대적으로 그녀 개인의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일이다. -.쪽

할머니 앞에서는 딥스는 긴장을 풀었어요. 딥스는 할머니에게도 별로 말은 안 했지만, 하여간 할머니는 그 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고 그를 믿었으니까요.-.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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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벌루션 No.3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구판절판


헤헤헤, 알만하군. 순신은, 늘 다수 측이 이기게 돼 있어, 라고 말했다. 그 말대로 아까 우리에게 굴복한 놈들은 머지않아 사회의 한가운데서 다른 형태로 우리들을 굴복시키고 승리를 거머쥐려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몇 번이나 패배의 쓴 맛을 보게 되리라. 하지만 그게 싫으면 이렇게 계속 달리면 된다. 간단하다. 놈들의 시스템에서 빠져나오면 된다. 초등학교 1학년생들의 달리기 시합처럼 계속 달리면 된다. -.쪽

"가령 우리들이 자란 시대에 베트남 전쟁이나 학생운동처럼 알기쉬운 일이 있었다면 굳이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죠. 그냥 우울하게 미소만 지어도 상대방이 제멋대로 이야기를 만들어줄 테니까요. 그러나 우리 시대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그래서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자면 여러 가지 일에 관여하지 않을 수 없는거죠."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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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3 - 인도차이나 남부아시아
한비야 지음 / 금토 / 1998년 7월
품절


이 세상에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보다 참된 인생의 진실이 있고, 평범한 삶의 모습에 더 큰 인간의 감동이 있다는 믿음이 흔들리지 않는 한 그들을 찾아 떠난 여행의 길을 바꿀 필요는 없다.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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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크백 마운틴
애니 프루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6년 3월
구판절판


소가 머리를 쳐들었다. 그 울부짖는 차가운 눈빛 속에서 그는 알았다. 자신이 또다시 틀렸음을, 가죽이 반만 벗겨진 소의 붉은 눈은 항상 그를 응시하고 있었음을.-34쪽

생의 여정에서 일어난 사건들이 칼보다는 둔하게, 그러나 예리함만은 그 못지 않게 느껴졌다. ...중략... 아주 천천히, 희붐한 새벽녘이 밝아오듯이 그렇게 천천히, 도취감 혹은 단지 그 기억뿐일지 모르는 어떤 열기가 몸 안에 퍼지고 있었다. -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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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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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이 살아온 인생을 전체적으로 보여주는 소설이다. 피를 두 대접 팔면 35원을 받는데 그것은 허삼관에게는 매우 큰돈이다. 허삼관과 함께 피를 파는 이들이 피를 묽히기 위해 물을 몇 대접씩 마시는 모습, 소변을 보면 물 마신 것이 헛것이 된다고 소변을 끝까지 참는 모습, 피를 팔고 난 후 돼지간볶음과 황주 두 냥을 마시는 모습 등이 해학적으로 그려진다.
 
맏아들 일락이가 허옥란에게 허삼관보다 먼저 구애하던 하소용을 닮아가자, 허삼관은 일락이를 구박하고 허옥란과 크게 싸운다. 몇달동안 계속되는 가뭄으로 아이들이 굶주리자 허삼관은 피를 팔아 아이들에게 국수를 사주는데, 이때 일락이는 데리고 가지 않는다. 일락이가 동네 아이의 머리를 깨서 병원비를 물어주게 생기자 허삼관은 하소용에게 돈을 달라고 허옥란을 보내지만 허옥란은 쫓겨난다. 후에는 하소용이 마차에 치여 위독하자 하소용의 아내가 일락이에게 지붕에 올라가 하소용의 혼을 부르는 일을 해달라 부탁한다. 허삼관은 처음에는 반대하지만 결국 허락하고, 하소용의 집 지붕에서 혼을 부르고 내려온 일락이를 부둥켜 안고 일락이가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 하는 이는 죽여버리겠다 이야기한다. 일락이가 병으로 위독하자 허삼관은 하소용의 부인과 딸들에게 돈을 빌리기도 한다. 이러한 허삼관의 인생을 읽으면 인생은 새옹지마란 생각이 든다. 나 혼자 억울한 일 당했다고 심난해할 필요도, 내가 크게 잘못했다고 위축될 필요도 없다. 인생은 길기 때문에 억울한 일을 갚을 일도 잘못한 일을 보상할 일도 반드시 온다. 하지만 허삼관은 억울한 일을 갚을 기회가 왔을 때 상대를 포용하는 아량을 보인다. 이것은 내가 나이 먹으면서 되길 바라던 나의 모습이기도 하다.

허옥란과 하소용의 부정을 크게 문제삼던 허삼관은 자신 역시 부정을 저질러서 허옥란에게 꼼짝못하며 지낸다. 훗날 허옥란이 인민재판에서 창녀라 손가락질 당하며 고초를 겪자 허옥란을 지지해주면서, 자식들 앞에서 허옥란이나 자신이나 같은 죄인이라 고백하기도 한다. 이 모습 역시 삶을 살아가면서 여유로워지고 넉넉해지는 모습, 자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면서 다른 이의 삶을 포용할 줄 아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허삼관은 이락이의 생산대장 접대를 위해 피를 판지 한달만에 피를 다시 판다.-피를 판 후에는 석달은 쉬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몸이 안좋은 상태임에도 생산대장이 권하는 술을 억지로 털어넣는다. 일락이 병원비를 위해 피를 연거푸 세차례 팔았다가 길에서 쓰러져 피를 수혈받아 그동안 피를 팔면서 모았던 돈을 쓰게 되는 장면은 해학적이면서 동시에 아버지의 부정이 느껴져 가슴이 찡해지기도 했다.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해학,-가뭄이 계속되어 굶주린 가족에게 상상으로 음식을 만들어주고는 침삼키지 말라고 자식들을 구박하는 허삼관의 모습- 인생은 새옹지마라는 가르침, 그리고 자신의 삶과 다른 사람들의 삶을 넉넉하게 끌어안는 인생관 등을 이 책에서 읽을 수 있다. 이러한 삶은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삶과 많이 닮아있어서 더 친숙한 것 같다. 이렇게 늙어가는 할머니가 되어야지 다시한번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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