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식이니 ?




며칠 전, 개를 끌고 산책을 가던 중에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을 만났다. 그 여성은 나를 보자마자 대뜸 만식이니 _ 라고 물었다. 나는 만식 씨가 아니기에 아니오 곰곰발'입니다 _ 라고 말하자 그녀는 더욱 황당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 " 귀엽게 생겼네. 몇 살이에요 ? " 하아 ! 내가 아무리 귀여운 외모의 소유자라고 해도 초면에 이런 실례를 범하다니 믿을 수 없었다. 나는 화를 삼키고는 먹을 만큼 먹었습니다 _ 라고 차분하게 말했다. 그런데 자꾸 생각할수록 화가 나는 것이다. 나는 똑같이 응수했다. " 나이가 어떻게 돼요 ? "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대답했다. " 2살이에요. 호호호 ! " 나는 순간 당황했다. 미친 여자인가 ???!!!  이 모든 것은 다 나의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그녀는 2살이 된 리트리버 수컷(똘이)을 데리고 약속장소로 향하고 있었다. SNS를 통해 같은 동네에서 리트리버를 키우는 사람끼리 의기투합하여 동네 공원에서 만나기로 한 것이다. 그녀가 만나기로 한 사람은 만식이'라고 불리는 리트리버의 보호자'였는데, 약속 장소를 향하는 도중에 나를 만난 것이다. 그러니까 나를 만식이의 보호자로 착각한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이다.  







뜬금

한국이 일본에 대하여 반감을 가지는 현상을 감정 (反日感情, 영어: Anti-Japan sentiment ) 이라고 한다면 일본이 한국에 대하여 반감을 가지는 현상은 반한 감정'이다. 그런데 일본은 반한(反韓 ㅡ)이라는 표현 대신 혐한(嫌韓ㅡ)이라고 부른다. 어떤 대상을 " 반대하는 것 " 과 " 혐오하는 것 " 은 전혀 다른 차원이다.  전자는 판단에 기초한 것이고 후자는 정서에 기초한 것이다.  혐오라는 정서는 주로 대상을 열등한 존재로 인식할 때 발생한다. 예를 들면, 고위 공무원이 국민을 개 돼지로 폄하할 때의 감정이 바로 혐오'이다. 일본이 반한(Anti-Japan sentiment)이라는 표현 대신 혐한(hate speech)'이라고 부르는 것은 한국인을 열등한 인종으로 인식하는 인종차별적 언어 표현인 셈이다. 그런데 한국 언론은 이 인종차별적 표현을 그대로 수입해서 쓰고 있다. 한국 언론은 대체로 반일 감정에 따른 불매 운동은 감정적 대응이라며 이성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 감정적 대응 태도 > 은 한국이 아니라 일본이라는 점이다.  자본제에서 가장 강력한 힘은 소비 행위'이기에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응하기 위해 불매 운동을 펼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언론에서는 이러한 행위를 감정적 대응이라고 판단하는 모양이다.  한국의 언론인은 대부분 수박 씨 발라먹을 새끼들이다. 




거위 

기회가 주어진다면 거위를 키우고 싶다. 거위는 보호자에 대한 충성심이 대단하다고 한다. 또한 40년을 산다고 하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제주도에서 거위 5형제를 키우는 상상을 하다가 이름을 어떻게 지을까 고민했다. 거위에게 어울리는 성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내린 결론은 곽씨'다. 성은 정했으니 이름만 지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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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9-07-11 17: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거위가 ‘곽곽’ 소리 내면서 우니까 곽 씨? ㅎㅎㅎㅎ
거위 우는 소리가 닭 우는 소리보다 더 시끄러울 것 같아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9-07-11 18:21   좋아요 0 | URL
곽씨 딱이죠 ? 거위 키우면 곽부성이란 이름을 지어줄 겁니다.. 짐승은 이름이 촌스러울수록 멋지죠.
곽두팔, 곽두식, 곽만식.... 이런 이름 얼마나 멋집니까 !
 
















                                  


O Ovo e a Galinha, 달걀과 닭 : 









닭걀과 닭






이런 장면을 상상했다 : 교통 사고로 아내와 어린 딸을 잃은 남자. 생의 의지가 꺾이자 그는 날마다 죽음을 생각한다. 어느날, 마트에서 만난 노파가 그에게 계란 한 판을 사라고 권유한다. 그 노파는 생면부지로 마트 사원도 아니다. 남자는 묻는다. 왜요 ? 그러자 노파는 웃으며 말한다. 파 한 단과 계란 한 판은 요리할 때 당장 필요는 없어도 늘 냉장고에 있어야 할 재료잖아요. 계란이 당신을 구원할 겁니다.  남자는 텅 빈 냉장고를 떠올리며 그녀의 권고를 받아들인다. 집은 온통 엉망이다. 뜯지도 않은 택배 상자, 바닥에 뒹구는 술병들, 장을 보고도 정리를 하지 않은 채 식탁 위에 놓은 장바구니 식재료들.  3주 후, 남자는 의자 위에 올라 전깃줄로 목을 감싼 후 자살을 시도하려 한다. 그때 ! 집안 구석 어디에선가 들리는 소리. 삐, 삐, 삐, 삐. 남자는 의자에서 내려와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간다. 식탁 위에 갓 태어난 병아리 13마리가 식탁 위를 돌아다니고 있다. 노파의 권유로 구입한 유정란 한 판에 집의 온도와 맞아떨어지면서 부화한 것이다. 남자는 병아리를 키우기로 마음 먹는다. 병아리가 닭이 되는 시간은 짧았다. 남자는 병아리 열세 자매를 키우기 위해 직장을 그만 두고 집을 팔아 제주도로 이사를 한다. 그는 닭을 키우면서 육아 일기를 쓴다. 제목은 << 달걀과 닭1) >> 이다. 달걀 한 판이 그의 목숨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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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9-07-08 18: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부화기에서 태어난 병아리를 돌본 적이 있어요. 2년 전에 어머니가 닭 사육에 관심 많으셔서 졸지에 저도 병아리 돌보미가 되었어요.. ㅎㅎㅎ

집에서 5마리의 병아리를 거의 다 자랄 때까지 키웠어요. 병아리 티가 사라지기 시작하니까 쉰 소리로 울어대고(사람으로 치면 변성기 중이에요), 날갯짓을 하면서 사방을 돌아다녀요. 그럴 때 집에 혼자 있기 싫었어요.. 닭들 때문에 책을 못 읽어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9-07-08 18:07   좋아요 0 | URL
전 옛날에 남자 둘이 자취하는 집에서 마트에서 산 유정란 한 판을 식탁 위에 둔 채 출장 갔다 왔더니 병아리로 태어난 경우를 본 적 있습니다. 방송에서.... ㅎㅎㅎㅎㅎ

cyrus 2019-07-08 18:09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얘기 방송에서 본 것 같아요.. 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9-07-08 18:11   좋아요 0 | URL
부화 환경이 방 온도 습도와 맞으면 그렇게 자연 부화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군요.... ㅎㅎㅎㅎㅎㅎㅎㅎ

cyrus 2019-07-08 18:14   좋아요 0 | URL
울엄니가 그런 사례가 나온 방송 보고 나서 부화기를 샀어요. 제 방이 다른 방에 비해 따뜻한 편이라 항상 부화기는 그곳에 있었어요. 그래서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는 과정을 많이 봤어요. ^^
 







​                                                  


한여름, 불 앞에서 요리를 하는 것에 대하여  :













에이스 침대와 기생충











                                                                                                    10년 전, 가구는 과학이라는 사실을 알려준 이는 에이스 침대'였다. 에이스 침대 광고 모델이었던 박상원은 이렇게 말한다. "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입니다아. " 


이때부터 소비자는 가구 하면 제일 먼저 인체 공학적 설계를 따지기 시작했다. 이 광고로 재미를 쏠쏠하게 본 에이스 가구 회사는 수면공학과학연구소를 설립한다. 공학에, 과학에, 연구에..... 아따, 조또, 대따 머시따. 그런데 가구는 과학이 될 때 미학을 잃는다.  잠자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침대가 아니라 근심 걱정이다. 가구가 과학이 될 때 미학을 잃는 대표적인 예가 컴퓨터 의자'이다. 인체 공학적 설계로 만들어졌다는 PC방 컴퓨터 의자의 디자인은 누가 봐도 이상한 가분수'다. 텔레토비 같다고나 할까 ? 의자다운 권위도 없고 세련된 몸매도 없다. 


컴퓨터 의자는 마치 스테로이드를 남용한, 상체 운동에만 올인한 늙은 보디 빌더의 최후 같다. 이두박근, 삼두박근, 사두박근, 오두박근은 우람한데...... 남근은요 ? 



 




내 관심사가 의자'이다 보니 영화 << 기생충 >> 을 볼 때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영화 속 소품도 박 사장 집 의자'였다. 공사판에서 나뒹구는 각목으로 만든 것 같은 의자는 누가 보아도 불편한 것처럼 보인다. 팔걸이도 없고, 등받이 면도 없고, 바닥 쿠션도 없다. 인체 공학적 설계와는 거리가 멀다. 가구는 과학이라고 외쳤던 사람들은 혀를 끌끌 찰 만하다. " 허허. 허리가 불편해서 어디 오래 앉아 있을 수 있겠소 ? 허리 다운 되기 십상이오, 허리 업 ! 박 사장, 당장 저 싸구려 의자부터 바꾸시구려. 침대와 의자는 인간의 가장 오랜 벗이라오 ! " 


그런데 어쩌나. 봉준호 감독은 맥스무비와 인터뷰에서 소품으로 등장한 쓰레기통이 250만 원, 식탁 테이블이 500만 원 그리고 의자 하나에 2,500만 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의자 세트 가격이 아니라 의자 한 개 가격이 말이다( 물론, 봉준호 감독이 말한 의자는 이 의자가 아닐 확률이 높다). 깜짝 놀랄 만한 사실이지만, 나는 그닥 놀랍지는 않다. 왜냐하면 비싼 의자일수록 불편한 디자인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입만 열었다 하면 인체공학적 편안함을 강조하는 이에게는 이 의자는 불편한 의자이지만 달리 생각하면 " 창조적 생략 " 이다. 


내가 이 글에서 하고 싶은 말은 편리함(편안함)에 대한 현대인의 강박과 믿음'이다. 현대인은 불편하다는 것을 나쁜 요소라고 인식한다. 집을 지을 때도 제일 먼저 고려하는 것은 편리이다.  침대, 가구, 신발, 의상도 모두 편리를 우선한다. 하지만 인간은 인체 구조상 편리에 최적화된 존재가 아니라 편리에서 쾌락을 느끼는 존재도 아니다. 때론 불편이 주는 미덕을 그리워한다. 믹스 커피보다 손수 기계로 내린 커피가 맛있는 까닭은 불편한 과정에 쏟는 애정 때문이다. 케이블카를 통해 본 풍경과 정상에 올라 내려다 본 풍경은 다르다.  불편이 죄악이 되는 사회는 좋은 사회가 아니다. 


하여, 나는 모든 노동자 파업을 지지하며 기꺼이 그 불편을 감내할 용의가 있다. 학교 급식 노동자 파업을 지지한다. 좋은 의자는 앉기 불편하다. 









​                                  


1) 봉준호  :  박 사장네 집과 기택네 집, 기택이 사는 동네 모두 세트거든요. 특히 부잣집은 가구 하나하나 신경 썼어요. 의자 하나에 2,500만 원에 식탁이 500만 원이더라고요. 임대료도 되게 비싸요. 촬영장에 모포로 덮어두고 애지중지했죠. 정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경수 가격이 그렇게 비싼지 처음 알았습니다.




 


▶ 봉준호 감독이 2500만 원짜리'라고 말한 의자는 아마도 이 의자'일 것이다. 이 의자는 바실리 의자로 바우하우스를 대표하는 디자이너 마르셀 브로이어가 1925년에 제작한 의자'이다. 영화 속 의자는 바실리 의자 디자인을 바탕으로 변주된 예'이다. 의자 이름이 " 바실리 " 인 까닭은 화가 바실리 칸딘스키의 집에 입주할 목적으로 설계되었고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별칭으로 " 바실리 체어 " 라고 불리다가 나중에는 공식적 이름이 되었다. 가만 보면 의자의 형태(점,선,면)가 칸딘스키의 회화를 닮았다. 바우하우스의 디자인 철학답게 처음에는 대중을 위한 의자였는데 그 의미가 퇴색되어 지금은 사업적 성공과 감각적 우위를 자랑하기 위한 고소득자의 전유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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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 살인의 추억 그리고 트럼프









                                                                                                        홍길동은 총명하고 무예에 뛰어났다고 한다. 문무를 겸비했으니 장차 위인이 될 인물이었으나 현실은 시궁창이었다. 형을 형이라 하지 못하고 아버지를 아버지라 하지 못하니, 홍길동은 아버지 홍상직의 아들이나 아들이 아니었다. 아들아들 하는 세상에서 아들로 태어났으나,


미역 줄기 같은 이 야들야들한 깊이의 얇음은 몸종이었던 춘섬이 낳은 아들(서자)'이라는 출신 성분 때문이었다. 혈기왕성한 길동은 불평등한 사회 구조에 절망하여 눈 감을 위인이 아니었다.어느날, 그는 심야에 아버지를 만나 단판을 벌이기 위해 담판을 벌인다. 형을 형이라 하고 아버지를 아버지라 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  홍길동이 원하는 것은 아버지의 승락이다. 평소 총명한 길동을 애틋하게 여겼던 아버지는 호부호형을 허한다. 소설 << 홍길동전 >> 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아버지의 승낙'이다. 여기서 아버지는 대타자(Other : 라캉의 용어로 대타자는 동일시로 통합될 수 없고 상상적인 타자의 타자성을 초월하는 완전하고 근본적인 타자성 ) 이다. 


대타자 아버지는 재현불가능하다. 부자 관계에서 아들은 아버지를 완벽하게 재현할 수 없을 뿐더라 동일시도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아들은 불초 소생(不肖 아니 불, 닮을 초  : 아버지를 닮지 않았다는 뜻 ) 이다. 하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홍길동은 아버지를 초월한다. 불초에 머물지 않고 월초(越肖 넘을 월, 닮을 초)한다는 점에서 소설 << 홍길동 >> 은 전복적인 서사'이다. 홍길동은 아버지를 초월했기에 아버지가 없는 단독자 고아'이다. 그는 율도국을 세워 태초의 아버지 시조'가 된다. 영화 << 살인자의 추억 >> 에서 박두만과 서태윤 형사는 첩의 자식'이다. 


형사는 용의자 박현규(박해일 분)가 살인범이라 확신하지만 단독자의 이름으로 법을 집행할 능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박두만과 서태윤 형사가 법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대타자(미국)의 승락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 유명한 기찻길 터널 장면에서 집행은 선고 유예된다. 대타자의 회답은 불일치'였다. 그것은 곧 " 아버지의 불허 " 를 의미한다. 아버지의 불허에 화가 난 형사는 권총을 꺼내 직접 법을 집행하려 하지만 이때 거대한 기차가 둘 사이를 가로지르며 떼어 놓는다. 프로이트 심리학에서 기차라는 오브제가 발기한 남근(팔루스 Phallus)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차의 < 가로지르기 > 는 아버지의 개입이다. 


이 장면을 도상학으로 풀어서 표현하자면 < 아들 / 아버지 > 이다. 여기서 대한민국이 미국의 허락 없이는 자주적 결정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 식민 / 제국 > 의 관계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늑대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희생되는 양들의 침묵을 통해서 아버지의 허락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수컷의 무능을 고발한다. 그것은 군 작정권이 없는(군 작전권은 미국에게 있다) 대한민국의 현실이기도 하다. 트럼프의 DMZ 방문을 통해서 우리가 절실하게 깨닫게 되는 것은 미국의 허락 없이는 평화도, 그리고 종전도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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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9-07-03 16:2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보수 언론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두 정상(김정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음에도 평화의 집에 마련된 회담장에는 참여하지 못한 것을 두고 까내리더군요. 하지만 오늘날까지도 문통이 북미 관계를 개선하는 데 있어서 중재자 역할 그 이상으로 나아가기 어려운 이유는 처음부터 끝까지 (보수언론이 그토록 흠모하는 국부인) 이승만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이승만은 (전쟁을 지속할 머리도 전력도 없으면서) 한결같이 북진 통일을 주장해서 정전 협정에 참여하지 않았고, 심지어 본인이 집권하던 시기 내내 정전의 의의와 효력을 부정하는 언사를 여러 번 남겼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북에서는 정전 협정에 참여했던 나라들(중국, 미국)하고만 대화를 하겠다는 명분까지 얻게 되었구요.
남한이 정전 협정에 참여했다고 해도 아버지(미국)와 아들(남한)의 관계는 이어졌을 것입니다. 다만 우리가 아버지의 힘과 허락을 빌리지 않고도 확보할 수 있었던 최소한의 권리(미/북의 정상과 남한의 정상이 한자리에 앉아서 종전과 평화를 논의하는 것)마저 걷어차 버렸던 지도자와 과거사를 생각하니, 그저 한숨이 나올 뿐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07-03 17:41   좋아요 0 | URL
제가 할 말을 고스란히 말씀하셔서 할 말이 업슴. 조만간 한 잔 !
 











잡담







1

호주에 사는 한국인 유튜버가 영화 << 기생충 >> 에 대한 현지 반응을 전했는데, 그 유튜버의 태도에 깜짝 놀랐다. 그 유튜버는 영화는 눈에 안 들어오고 주변을 살피며 호주 현지인들이 이 영화를 보고 싫어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노심초사했다는 것이다.  다행히 대부분 열광적 반응을 보여서 그때 비로소 마음이 놓였다고 한다. 해외로 나가면 애국심이 샘솟는다지만 현지인의 반응부터 살피는 심리는 무엇일까 ?  19세기 국산장려운동의 정신이 표표히 이어져 21세기에도 유유히 도착한 것이다. 그 유튜버가 작품성보다는 해외 현지인의 반응부터 살피는 것은 대타자(서양)에 대한 인정 욕구(열등감)와 민족주의가 결합된 들뜬 열정'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자기만족보다는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태도'다.






2

한국의 < 버스킹 > 은 공연이 아니라 공해'다. 앰프 출력 최대한 높이고 MR를 틀고 (자신이 부를 가사조차 외우지 못해서) 휴대폰 창에 입력된 가사 보면서 노래를 하는 것은 노래방/버스킹이지 길거리/버스킹이 아니다.  노래방에서나 할 짓을 공공의 영역인 거리에서 하니 공연소음죄'이다.  태극기부대가 앰프 출력 최대한 높이고 음악 송출하는 것도 짜증나는데 노래방/버스킹을 듣는 것도 그에 못지 않다.  그것은 공연도 아니고 노래도 아니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는 행위는 " 노는 " 것이지 " 공연 " 이 아니지 않은가.  적어도 악기 하나 정도는 연주하면서 앰프 없이 부르는 것이 버스킹이다. 






3

버스킹 문화는 무명의 가수가 무대에 오를 기회가 없어서 거리 한켠에서 악기 하나 연주하면서 부르는 풍경이다. JTBC 예능 << 비긴 어게인 >> 을 시청하면서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밖에 없었던 것은 무대에 오를 기회가 너무 많아서 권태에 빠진 국내 최정상 뮤지션이라 할 수 있는 가수들이 버스킹을 한다는 점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해괴한 풍경인가 ? 이 궁금증은 이내 풀린다.  그들이 버스킹하는 곳은 국내가 아니라 해외'이다.  다시 말해서 대타자(서양)에 대한 인정 욕구의 발로인 셈이다. 시청자들은 유럽에서 버스킹하는 한국 가수의 실력에 귀르가즘을 경험했으나 내가 보기엔 열등감처럼 느껴졌다(이 프로그램의 무대가 가난한 아시아나 아프리카가 아닌 이유이기도 하다).  쪽팔려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아휴. 시발. 진짜......



4

첫 꼭지를 << 기생충 >> 으로 시작했으니 마무리를 << 살인의 추억 >> 으로 매조지하자. << 살인의 추억 >> 은 식스팩 없는 무능한 한국 남성에 대한 이야기이자 아버지에게 인정을 받고 싶어하는 아들'에 대한  영화이기도 하다.  우리는 범인을 잡아놓고도 범인을 증명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과학적장치가 없음을 목격한다희생자의 옷에 묻은 정액 유전자 감식을 위해서는 미국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우리는 미국에서 우편이 발송되기만을 기다리는 무능한 경찰서 내부 풍경을 본다사실 그들이 기다리는 것은 유전자 감식 결과가 아니다그것은 부차적인 조건이다그들이 기다리는 것은 죄수를 처형하기 위한 미국의 승낙이다. 박두만과 서태윤 형사는 대타자인 아버지의 승낙을 간절히 원하는 결핍의 아들-들'이다(DMZ에서의 남북미 정상 만남 장면은 대한민국이 여전히 아버지 트럼프의 승낙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우리는 아버지의 승락 없이는 종전을 말할 수도 없고, 평화를 이야기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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