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와 박근혜

 

 

 

코끼리를 냉장고 안에 넣는 방법'이란 smile dog(우스개)가 유행했던 적이 있다. ① (냉장고 문을) 연다 ② (코끼리를) 넣는다 ③ (냉장고 문을) 닫는다. " 끝 ! " 일종의 허무 개그'였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것은 말은 쉽지만 실행은 어려운 법. 일단, " 냉장고 > 코끼리 " 라는 공식이 성립되어야 한다. 코끼리보다 큰 냉장고를 마련하려면 가정용이 아닌 업소용 초 울트라 라아지엑스엑스엑스엑스엑스 빅 사이즈 냉장고를 구해야 한다. 코끼리 크기가 높이 3미터에 길이 7미터이니 냉장고는 최소한 높이 4미터, 길이 8미터 정도는 되어야 한다. 여기까지 쓰고 나서 나는 잠시 한숨을 쉬었다. 닝기미, 코끼리를 넣을 냉장고는 내 방보다 두 배는 커야 한다 ! 그런데 냉장고 부피'만 크다고 해서 조건을 만족시키는 것은 아니다. 코끼리를 냉장고 안에 넣을 사육사와 훈련 시간이 필요하다.

 

사육사는 미리 종이 모형 냉장고를 만든 후 많은 시간 동안 코끼리가 냉장고 안에 들어갈 수 있도록  훈련을 시켜야 한다. " 어 ? 어어어.... 코끼리, 그러는 거 아니야 ! " 한마디로 코끼리를 냉장고 안에 넣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무척 번거롭기도 하다.  코끼리만한 냉장고를 도대체 어디서 구할 것인가 ? 하지만 코끼리를 냉장고 안에 넣는 일'보다 더 어려운 일'이 있다. 바로 코끼리가 사람 말을 하도록 만드는 일'이다. 나는 지금 사람 말을 하는 코끼리를 말하는 것이다. 불가능하다고 ?! 그렇지 않다.  말을 하는 코끼리'가 있다. 바로 에버랜드'에 사는 " 코식이 " 라는 코끼리가 그 주인공이다. 구관조도 아닌데 어떻게 말을 할까마는 놀랍게도 코식이'는 말을 한다. 말귀가 트여서 말을 알아듣는 게 아니라 직. 접. 말. 을. 한. 다 ! 코식이는 " 누워 " , " 좋아 " , " 앉아 " , " 뒤로 돌아 " 따위를 정확하게 발음한단다.

 

그렇다면 코식이는 왜 말을 하게 되었을까 ?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 말소리를 흉내 내면 보상'이 따르기에 코끼리는 계속 말소리를 흉내 냈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코식이는 인간으로부터 어떤 보상을 얻었을까 ? 바나나, 혹은 잘 마른 건초 ?!!!  먹이 걱정 없는 곳이 동물원'인데 코식이가 먹이를 얻기 위해서 말을 했을 리는 없다. 내가 보기에는 코식이가 간절히 원했던 것은 < 교감 > 때문이다. 바람이 전해준 말에 의하면 코식이는 어릴 때 어미로부터 버림을 받아 5년 동안 사육사와 함께 동거동락했다고 한다. 스무 살 넘은 코식이에게는 사육사가 유일한 어미요, 유일한 아비요,  가장 오랜 친구'였다. 킬리만자로의 표범은 혼자서도 씩씩하게 살아가지만 에버랜드에 사는 코끼리는 무리에서 떨어져 혼자 살게 되면 외로워서 죽는다.

 

코끼리는 그런 존재다. 외로움을 견딜 수 없는 건 당신만이 아니다. 외로우니깐 코끼리다 ! 코식이는 사육사의 관심을 끌기 위해 6년 전부터 말소리를 흉내 내기 시작했다. 입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울대가 있는 것도 아니니 짐승이 말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코식이는 오로지 사랑 때문에 이 불가능한 일에 도전했고 멋지게 성공했다. 코식이가 처음 한 말은 " 좋아 " 였다고 한다. 사육사가 자신에게 가장 많이 했던 말이었다. 어느 날, 코끼리는 사육사가 항상 웃으면서 자신에게 했던 말을 메아리처럼 되돌려주었다. " 좋아...... " 코끼리가 말을 하자 사육사는 신기해서 항상 코식이 곁을 떠나지 않았다. 그날 이후로 코식이와 사육사는 말동무가 되었다. 코식이가 말을 할 때마다 사육사는 웃었고, 코끼리는 그 모습이 좋았으리라.

 

코식이는 자신이 사육사의 말소리를 흉내 내면 그만큼 사육사가 자기 곁에 더 오래 머문다는 사실과 더 많이 웃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말소리를 흉내 내는 코식이를 통해 얻은 감동은 한갖 재주 부리는 짐승에 대한 경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가장 적은 단어 몇 가지'만으로도 사랑하는 사람과 완벽하게 소통하는 진심 때문이다. 사랑하면 닮고 싶고, 좀더 오래 있고 싶은 마음은 인간이나 짐승이나 같은 모양이다. 소통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단어를 알고 구사하느냐, 가 아니라 진심을 담은 말 몇 마디'면 충분하다. 코식이를 생각하다가 문득 박근혜가 떠올랐다. 박근혜는 국민이 토해 내는 말을 이해하지 못한 채 수많은 애도의 단어들을 쏟아냈지만 그 슬픔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입에서 밖으로 새어 나온 그녀의 말들은 허공에 떠돌다 사라질 뿐이다. 늙은 악어의 말과 눈물을 믿지 마라.

 

진심에서 나온 말이 아니면 모두 헛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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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4-05-12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다 쓰기는 딱히 적절하진 않지만) 어제 추천하신 영화"하녀" 잘 봤습니다. 새벽에 유튜브로 봤는데, 영화 끝나고 다시 확인하니 이게 60년대 나온 영화더라구요. 깜놀랬습니다. 우리 나라에도 이만한 굵직한 물건이 있었군요.
어찌 보면 다소 극적인 불륜영화로 볼 수도 있겠지만, 제 눈에는 가족공동체의 기만과 허점을 신랄하게 지적하는 작품처럼 보이더군요. 그점에서 하녀는 (어느날 재수없게 집안에 굴러온 돌이 아니라) 가족의 외면에 제대로 흠집을 내면서 그 위태롭고 위선적인 본질을 까발리는 캐릭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 전철 안에 서 있는 중이라) 무척이나 엉성하게 적기는 했습니다만, 어쨌거나 강렬했습니다.
그런데 결말은 살짝 깨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5-12 23:40   좋아요 0 | URL
시대적 장벽을 생각하면 그 정도 도덕적 마무리는 검열을 피하기 위한 결과였던 것 같습니다. 이영화보다 파격적인 영화 없죠. 유투브에서 이 영화를 제공하니 귀한 영화 보신 겝니다.제가 제일 좋아하는 한국영화 중 한 편입니다. 사실 전 60년 작품보다 이 작품을 레메이한 70년 < 화녀 > 가 제 스타일'입니다.
살펴보니 이 영화도 유투브에 풀타임 깔렸네요. 손창섭 통속 소설과 하녀 시리즈'는 묘하게 색깔이 비슷한 구석이 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5-12 23:46   좋아요 0 | URL
이 감독이 하녀 스토리에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있었냐 하면 총 3편을 만들었어요. 1960년 하녀, 1970년 화녀, 1982년 화녀... 이렇게 세 영화를 만들었죠. 아마, 이것 또한 전 세계를 통틀어서 전무후무한 작업일 겁니다. 좌파적 상상력을 끝까지 밀고 나간 감독이죠. 아마 스스로도 자신을 좌파로 규정했을 겁니다. 이분 집에 불이 나서 불에 타 죽었습니다. 모든 자료가 소각되었죠. 특이한 죽음입니다.

제가 한국 영화 베스트 10뽑을 때 3손가락 안에 드는 작품이 이 김기영 감독의 하녀 시리즈이빈다.
이 영화도 유투브에 깔렸있군요. 맙소사... 유투브 만세네.... 오늘 이 영화나 다시 봐야겠네요..

수다맨 2014-05-13 00:55   좋아요 0 | URL
감독이 화재로 돌아가셨군요-_-;;; 제가 보기에는 시대를 너무 앞서간 사람 같습니다. 오늘날에 활동을 했더라면 세계적인 거장으로 인정받았을 텐다, 아쉽네요.
그리고 단순 비교하긴 그렇지만, 임상수의 "하녀"는 김기영의 "하녀"에 비하면 범작 같습니다. 임상수 영화는 군대에서 대충 봤는데 전도연과 이정재가 하는(!) 장면을 빼면 특별한 재미도, 유별난 임팩트도 없더라고요. 아쉽게도 되다만 오마주가 아닐까 싶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5-13 01:38   좋아요 0 | URL

까놓고 말해서 임상수의 오마쥬는 마치 병신같죠.
솔직히 임상수 하녀 보고 욕했습니다.
지금 화녀 82 다시 보는데 이야. 이거 다시 봐도 재미있네요...
유투브에없는 게 없군요... ㅎㅎ

만화애니비평 2014-05-13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나 이야기가 나와 그랬는데, 저는 누나가 불쌍하다고 봐요....
이산화탄소(CO2)조차 구분 못해 실수했는데, 그것을 맞다고 쉴드 치는 인간들 보면 참 불쌍하다고 봐요..
어휴,,,그 쉴드를 좋아하는 것을 보면....참 불쌍하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5-13 12:51   좋아요 0 | URL
이산화탄소는 무슨 말입니까 ? 혹시 누나가 인간은 이산화탄소를 마시고 산소를 뱉는다, 라고 말했나 보군요. 충분히 가능한 지적인 누나이지만.....

만화애니비평 2014-05-13 13:50   좋아요 0 | URL
예전에 우리 가카와 대선 이전 경선을 벌일 때 교토의정서에 의거한 탄소배출권 문제를 두고 공약을 내세우는데 이산화탄소(CO2)가 아니라 이산화가스(O2)라고 했죠.
이산화가스라는 말은 화학환경에서 전혀 존재하지 않으며 단지 (O2)라는 산소분자는 존재하죠. 그것이 맞다고 우기는 병신들을 보면 웃었습니다. 저 정돈 요새 중딩 교과서에 나오는 수준이고, 고교에서 필수적으로 배우는 내용인데 바보가 아닐 수가 없더군요. 공대출신이 전자공학이라면 재료공학 정도 배우는데 충격적 발언!!!인겁니다

곰발님 4월의 알라딘 블로거 되셨지요? 저도 되었습니다.움하하하

곰곰생각하는발 2014-05-13 16:57   좋아요 0 | URL
가지가지하는군요....
후보 토론회 할 때부터 알아보았습니다만.....
그걸 쉴드 쳐주는 놈들도 있군요. 이래서 권력이 달콤한 거죠.
방구 껴도 시원하시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놈이 생기게 마련이니깐 말입니다.
4월의 알라딘 블로거라는 것도 있습니까 ? 음....

samadhi(眞我) 2014-05-13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할매는 그냥 꼭두각시. 한번도 주체적으로 살아 본 적이 없는 인형이죠. 그동안 아무 생각없이 인간취급했었는데 틀렸던 거예요. 사람의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은데 어떻게 인간으로 대했을까요. 끝까지 믿고 싶은 어리석은 마음 때문이겠죠. 인형을 조종하는 실을 끊어버리는 게 우리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5-13 23:17   좋아요 0 | URL
사악한 지도자보다 더 무서운 건 아무것도 모르는 지도자'라고 하잖습니까.
이리 휩쓸리고 저리 휩쓸리다 보면 정말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는 하는데
그 할매가 그런 경우처럼 보여요.

마태우스 2014-05-14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이야기를 하다가 마지막에 박근혜를 연결시키는 글재주는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어떻게 매번, 아 하는 감탄이 나올 글을 쓸 수 있는지, 곰발님을 볼 때마다 제가 왜 글을 쓰고 있는지 회의가 들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5-15 01:53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최고의 달필가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부끄럽습니다.
문득 박근혜 연설을 듣다가 코끼리가 생각났습니다. ( 사실 코끼리 보다가 박근혜가 생각난 게 아닙니다... )
연설 비서관이라는 최고의 글쓰기 달인을 월급까지 줘 가면서 탄생한 연설들이 코끼리가 한 그 부족한 표현보다 못한 이유는 뭔가 하다가 결국은 진심이더군요.
 

 

 

 

 

 

닝기미, 당신은 울어도 죄가 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측은지심은 < 공감/共感 > 에서 나온다. 여기서 [ 共 : 함께 공 ]은 [ 卄 : 스물 입 ] + [ 入 : 손을 뻗쳐 올릴 입 ] 으로 이루어진 한자다. 곧이 곧대로 받아들인다면 스무 사람이 모두 손을 바친다는 의미에서 " 한마음 한뜻 " 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슬픔과 분노를 공유한다는 것은 정치적 이념을 떠나 평범한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측은지심에서 비롯된 감정이다. 그런데 이 슬픔과 분노에 대하여 색안경을 끼고 판단을 하는 무리가 있다. 박근혜와 잔당들이 그들이다. 박근혜 정권이 독한 이유는 공감 능력이 완벽하게 결여되었기 때문이다. 심장이 없는 깡통 로봇 같다. 박근혜에게 필요한 것은 공감 능력이다. 반면 그 잔당들( 共 ) 은 공감 능력이 탁월하다. 그런데 이 공감'이 이상하게 빠졌다.

 

그것은 만인(인류)에 대한 보편적 공감'이 아니라 일인(박근혜)를 향한 편집증적 공경'이다. 스무 명 안팎(卄)으로 이루어진 잔당들은 손을 높이 쳐들어 박근혜 만세 ( 入 : 손을 뻗쳐 올리다 ) 를 부르는 로터리 클럽 ( 老터리 클럽 ) 회원들이다. 그들은 컵라면은 반드시 의자에 앉아서 먹어야 하며, 80명 정도 구하면 " 선방 " 이라며 자화자찬한다. 보스가 행차를 하시면 반드시 앞으로 뛰어가 " 모두들 비켜나시오 ! 장관님이 나가시오.  비켜나시오. 우물쭈물 하다가는 큰일나오. 헤헤헤 " 라고 사전 공지를 해야 하고,  애도는 좌파가 벌이는 조작된 신파이며, 이 신파는 일파만파 확산되어 본색을 드러날 것이라 확신한다. 또한 그들이 보기에는 세월호 침몰 사고는 교통 사고 연간 사망자 수에 비하면 대수롭지 않은 비극이다. 세월호 참사를 감기로 인해 죽은 사망자 수에 빗대어 설명하지 않은 것을 고마워 해야 할 판이다.

 

이처럼 로터리 클럽 회원들은 앞뒤 사정 볼 것 없이, 피도 눈물도 없이, 입 닥치고 에블바디 푸쳐핸썹'이다. 힙합 재간둥이들이 " 에블바디 푸쳐핸썹 ! " 하는 것도 아니고 늙은 것들이 힙합 모자 삐딱하게 쓰고 " 에블바디 푸쳐핸썹 ! " 을 외치니 꼴불견이다. 주군을 향한 신하의 도리'라고 억지를 부리면 할 말이 없다만 2014년 대한민국은 조선시대 왕조가 아니지 않은가 ? 국회의원은 사슴벌레처럼 바닥에 납짝 엎드려서 통촉하여 주시옵소소소소소소서, 라고 간청할 필요도 없고, 성은이 망극할 필요도 없으며, 감읍하야 박연 폭포같은 눈물을 쏟을 필요도 없다. 나는 국회의원이 왜 대통령을 섬겨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국회의원은 대통령과 " 맞짱 " 을 뜨라고 부여한 권력이지 대통령 밑에서 머슴살이나 하라고 마련한 자리'가 아니다. 이번 세월호 대참사'를 보면서 절실히 깨달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수컷 본성'이다.

 

남성의 공감 능력이 여성에 비해 부족하다는 점은 이미 과학적으로 밝혀진 사실'이다. 5세 미만인 아이들을 실험 대상으로 했을 때 남자아이들은 엄마가 울건 말건 장난감 놀이에 빠져 외면하기 일쑤이고, 여자아이들은 엄마가 울면 놀이를 멈추고 엄마에게 다가가 함께 운다. 아이가 타자의 눈물과 슬픔에 대해 얼마나 알겠는가마는 이 울음이 타자의 아픔에 대한 작은  공명 / 共鳴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만약에 여성이 장관이었다면 적어도 울음바다가 되어버린 진도 체육관 안에서 컵라면을 먹는 짓 따위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슬픔 앞에서 침이 고일 수는 있다. 영정 앞에서는 울다가 뒷간 가서 웃는 게 사람이니 말이다. 하지만 며칠을 굶은 것도 아니고 한 끼 굶었다고 아무 데서나 허기를 채우는 태도는 공감 능력이 부족한 수컷의 한계이다. 

 

그런데 정작 여성의 장점인 이 공감 능력을 박근혜에게서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박근혜는 유족들에게 " 심심한 애도 " 를 표했지만 얼굴은 어째 " 심심한 표정 " 이다. 마음에서 슬픔이 올라오지 않는 까닭이다. 진심이 없다 보니 상중에 내놓는 말이 " 세월호 사고 여파로 소비심리 위축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 고 걱정하신다. 이 말을 번역하면 "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서 소비를 촉진해야 된다 " 는 소리처럼 들린다. 꼭 그래야 했을까 ? 슬픔을 소비 위축의 주범으로 지목해야 했을까 ? 닝기미, 우리는 울어도 죄가 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아, 한국인은 국가 성장을 위해서라면 외로워도 슬퍼도 울면 안 되는 캔디'가 되어야 한다. < 성장 > 이라는 녀석은 울고 있는 < 슬픔 > 의 멱살을 잡고는 " 을마면 되는데 ? " 라며 < 울음, 뚝 ! > 을 강요하고 있다. 제발, 내버려둬라 ! 메뚜기'도 한철이고 눈물도 한철이다.

 

시신 인양이 아직도 진행되는 상황에서 나올 소리'가 아니다. 향 피운 지 얼마나 되었다고 향내를 지워야 한단 말인가. 사람들 떼거지로 죽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되었으니 국민 모두 딴스홀에 가서 에블바디푸쳐핸썹 ! 이라도 외쳐야 하나. 슬픔을 걷어내고 다함께 차차차 ?! 하여튼 당신은 울어도 죄가 되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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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애니비평 2014-05-09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치 1799년의 프랑스처럼 1789년 7월 이전으로 돌아간 기분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5-09 18:50   좋아요 0 | URL
하여튼 만애비 님은 울지 마셔. 소비을 위축시키는 주범이 되니깐 말입니다.

lakimie 2014-05-09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달고싶을 때마다 아이디 없어 그만뒀는데 오늘은 그냥 가입하고 댓글답니다. 아무것도 할줄 몰라서 내일 저녁 청계광장 갑니다. 추모와 대책촉구를 하려면 뭘 해야하는지는 하나도 모르겠지만 가서 그냥 서있기라도 할겁니다. 희생자 가족중 한 어머니의 인터뷰에서 "삼십대 초반에 삼풍 붕괴사고가 있었는데 가슴은 아팠지만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같은 인재로 인해 자식을 잃었다."는 내용을 봤습니다. 전 정말 뭘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곳에 가는것 만으로라도 제 의사표시를 하고싶은 간절한 마음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5-10 13:31   좋아요 0 | URL
오늘 곳곳에서 집회가 있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청계에서도 집회가 있군요. 안산광장에서도 집회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잘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저도 기회 봐서 끝나면 시간을 내야 할 것 같군요.
전 솔직히 선원들보다 해경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lakimie 2014-05-09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근데 가입한적이 있었나봐요 저 아이디로 가입한게 아닌데 이상하네;

곰곰생각하는발 2014-05-10 13:28   좋아요 0 | URL
종종 저도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꼬마요정 2014-05-09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히 공주님과 일당들이겠습니까. 무슨 백설공주와 난장이들도 아니고, 곁에 딱 붙어서 말도 할 줄 모르는 사람 대신해서 말 해주느라 참으로 바쁩디다. 1년 넘게 어이없는 개그를 보고 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5-10 13:33   좋아요 0 | URL
대선 토론회 할 때 알았습니다. 저 사람 참 말 존나 못하는구나.....
아마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언변이 딸리는 사람이 아닌가 싶습니다.
콘크리트 지지율이 저는 신기합니다. 그 지지율에는 늘 우리 주변의 친근한 사람들이 지지한 결과라는 사실에도 깜짝 놀라고는 합니다.

하스미 2014-05-10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공감능력이 없는 사람을 이르는 명칭이 있죠. '사이코패스'. 그리고 사이코패스의 무서운 점은, 단순히 공감능력이 없다는 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안위와 쾌락을 위해서는 타인에 대한 그 어떤 무자비한 악행도 서슴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타인을 그저 물건으로(편리한 이용소품 혹은 장애물) 볼 뿐이기 때문이죠.
박근혜가 사이코패스라는 증거는 물론 없습니다. 하지만 그 발언이나 행동으로 봐서는 매우 의심이 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분명한 것은, 설사 박근혜가 사이코패스는 아닐지라도, 박근혜를 수장으로 하는 현 정권, 현재의 여당은 분명한 '사이코패스 조직'이라는 것입니다. 그들이 자신들의 안위와 사욕을 위해서는 타인에게 어떤 짓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자들이라는 점은 이번 사태를 통해 강력히 시사되었습니다. 선장 이준석은 인격화한 새누리당이며 현정권이라고 봐도 될 것입니다.
사이코패스가 등장하는 '악의 교전'이라는 소설을 보면, 주인공은 온갖 살인과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감언이설과 뛰어난 사고수습 능력으로 주위 사람들을 속입니다. 그러다 자신의 범죄가 결정적으로 드러날 위기에 처하자, 그 범죄를 덮기 위한 최악의 끔찍한 수를 생각해냅니다. 즉, 아예 한 집단 전체를, 자신을 의심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사람들을 다 죽여버리기로 한 것입니다.
현재의 정권은 사태를 덮으려고 쉬쉬거리고 있습니다. 온갖 편법과 감언이설과 꼼수를 씁니다. 하지만 그것이 한계에 달하고 국민들이 더이상 속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상상하기도 무서운 일이지만, 그들은 '악의 교전'의 주인공처럼 정말 최악의 수를 생각해낼지도 모릅니다. 물론 기우이겠지만, 그리고 기우여야 하지만, 그들은 이미 1980년에, 자국의 한 도시 시민 전체를 다 죽이려고 시도했던 전력을 가진 자들의 후예입니다. 그 학살과 피의 댓가로 집권한 자들의 후예입니다. 다시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그러고보니 '악의 교전'이란 소설도 고등학생들이 학살당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집단학살을 당하는 시대, 이미 갈데까지 간 상황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5-10 13:38   좋아요 0 | URL
어디서 읽은 문장인데....
몸의 중심은 심장이나 머리가 아니라고 하더군요.
아픈 곳이 몸의 중심이 된다고 합니다. 동상에 걸려 발가락이 썩어가게 되는 사람은 온통 발끝에 신경을 쓰게 되고 오로지 발끝에만 관심을 가지기에 그 순간부터 몸의 중심은 발끝이 되고, 어떤 이에게는
손끝이 되고......... 아파야지만 그 아품을 공유할 수 있다는 말이겠지요.
박근혜는 이 사실을 잘 모릅니다. 왜 사람들이 슬퍼하는지를 말입니다.
악의 교전은 안 읽었는데 재미있나 보군요. 기회 봐서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거기는 2014-05-10 15:11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두근두근 내인생 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5-10 17:23   좋아요 0 | URL
아, 맞습니다. 두근두근내인생에서 읽었습니다.

samadhi(眞我) 2014-05-13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명(共鳴) 고등학교 때 제일 좋아한 말이었죠. "사랑"과 동의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게다가 저는 알아주는 수도꼭지(울보)니 그처럼 와닿는 말이 없었죠.
그네는 그런 면에서 싸이코패스같아요. 사람이라면 옆에서 누가 우는 것만 봐도 마음이 쓰이게 마련인데.

저번토요일 청계광장 집회가려고 광화문역 5번출구로 나왔는데 광장으로 가기도 전에 출구 바로 앞에서 집회가 열려있는 거예요. 자세히 보니, 그 유~명하신 할배들 모임. 깜딱이야. 앞에서 새파란 놈이 "선동이 어쩌고" 연설을 하고 있더군요. 한숨 나오던거. 그런 무리들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5-13 23:16   좋아요 0 | URL
노인 알바단'의 세계를 보셨군요 ? 가끔 내 부모도 혹시 집에서는 모르게 이런 곳에서 알바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요즘 노인들 청년처럼 힘이 쎕니다. 안타까운 일이에요.

samadhi(眞我) 2014-05-13 23:37   좋아요 0 | URL
이미 윗분도 그네가 싸이코패스일 수도 있겠다는 얘길 하셨군요^^ 하긴 누가 봐도 인간의 보편적 감성이 없으니.

말로만 듣던 것을 직접 보고 충격이 컸죠. 할배 할매를 위한 특화교육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갈수록 이질화 고착화가 심해져요. 안그래도 나이 들면 고집만 세지기 마련인데, 노인들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줄어가고 악질적인 세력들은 그런 노인들의 특성을 악용만 하고.
노인들의 마음을, 생각을 여는 참교육이 절실하다고 쭈욱 생각해왔어요. 그런 것이 거의 "전혀" 없다보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옛날 같으면 "지혜"의 산실이었던 노인들의 삶이 비틀리고 왜곡되어 세대간 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으니 답답합니다. 격동의 세월을 살아온 그네들이 존경받지는 못하더라도 존중은 받을 수 있게 우리 세대가 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품 사용 설명서'와 레시피 !

 

 

프랑수아 트뤼포가 영화를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 첫 번째 단계는 봤던 영화를 두 번 이상 본다. 두 번째는 그 영화를 보고 생각을 정리한 후 글을 쓴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영화를 직접 만들어 본다. 일반 관객들에게 영화를 직접 만들어 보라고 요구하는 것까지는 무리'이겠지만 첫 번째와 두 번째 단계는 손쉬운 실천이니 누구나 할 수 있다. 첫 번째 감상이 전체적인 틀 안에서 줄거리를 따라간다면, 두 번째 감상은 특정 부분을 집약적으로 관찰하게 되는 여유를 제공한다. 이때 눈'은 숲(전체) 이 아니라 나무(부분 집약적) 를 보게 된다. 이 과정에서 기술적 측면도 엿보게 된다. " 저 장면을 찍기 위해서는 트랙을 8자 모양으로 설치해야 하고, 카메라가 180도 회전을 하게 되면 촬영 장비를 신속하게 이동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데도 불구하고 감독은 왜 굳이 이 장면을 힘들게 찍었을까 ? "

 

만약에 이 의문점이 해결되지 않으면 영화를 다시 보면 된다. 그러니깐 영화를 다시 본다는 행위'는 특정 장면에서 감독의 의중을 파악하는 데 효과적이다. 그런 다음 생각을 정리해서 글을 작성하면 끄읏 !  문학을 대하는 독자도 마찬가지'다. < 다시 - 읽기 > 는 전체를 보느라 놓친 부분을 세부적으로 분석하기에 좋은 방식이다. 첫 번째 읽었을 때 느꼈던 감상과 다시 읽었을 때 느꼈던 감상이 달라서 당황했던 경험은 다들 있으리라. 내게는 로맹 가리 소설이 그런 경우'였다. 나이가 들어서 다시 읽은 로맹 가리 소설들은 어딘가 모르게 미성숙했으며 자기중심적'이었다. 그렇다고 반드시 재독을 해야 독자로서 자격이 있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문학 비평가는 한 작품을 깊이 읽기 위해서 반드시 " 다시 읽기 " 과정을 거쳐야 한다. 

 

새움 출판사는 " 우리가 읽은 이방인은 까뮈의 이방인이 아니다 " 라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번역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몇몇 사람들은 이 광고 문구가 < 자극적 > 이라고 지적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 적극적 >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돌아가는 꼴을 보니 내 판단이 틀린 모양이다. 판이 시끄러울수록 출판사의 적극적 마케팅은 성공적이었다. 아마도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카뮈의 < 이방인 > 을 이번 기회에 처음 읽었다기보다는 다시 읽었을 확률이 더 높지 않았을까 싶다. 워낙 유명한 소설이니 말이다. 평가는 극과 극을 달렸다. 별점 테러는 카뮈의 < 이방인 > 에 대한 평가라기보다는 " 이정서가 번역한 번역물 " 에 대한 평가에 가까웠다. 결과만을 놓고 보았을 때 이정서는 까뮈에게 민폐를 끼치는 꼴이다. 이 책에 대하여 좋은 평가를 내린 독자들은 한결같이 가독성을 높이 평가하며 다른 번역에 비해 이해하기 쉬웠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 가독성과 이해 > 는 이정서가 번역을 매끄럽게 잘했기 때문에 내린 평가라기보다는 다시 읽기'에 따른 효과 때문인 것처럼 보인다. 영화도 마찬가지이고 문학도 마찬가지'이다. " 다시 - 보기/읽기 " 는 놓친 부분을 다시 보게 만드는 과정이다. 첫 번째 읽기보다는 두 번째 읽기'가 이해력에 도움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이정서가 번역한 책이 김화영이 번역한 책보다 가독성이 뛰어나고 이해하기가 쉽다는 지적은 착각일 확률이 더 높다. 만약에 당신이 카뮈의 < 이방인 > 을 이정서 판으로 처음 접하고 나서 김화영이나 다른 이가 번역한 < 이방인 > 을 다시 읽었다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 ? 두 번째 독서'이다 보니 놓친 부분을 다시 읽을 기회가 늘어날 것이다. 이처럼 보지 못한 부분을 다시 보게 만드는 과정이 다시-읽기'이니 이해의 폭이 그만큼 넓어지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

 

사실, 나는 까뮈의 < 이방인 > 을 김화영 교수가 번역한 책으로 읽었다(혹은 다른 번역본으로 읽었을 것이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입 주변에 솜털이 부슬부슬 자라던 시절에 읽었으니 제대로 읽었을 리는 없다. 줄거리 뼈대 몇몇만 기억난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아도 뫼르소의 행위가 난해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우우, 하지 마라. 와와, 할 필요도 없다. 천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르는 법이다. 문학이란 기본적으로 한 길 사람 속도 모르기 때문에 탄생한 영역'이다. 인간 행동과 그에 따른 해석을 박하사탕'처럼 시원하게 내릴 수 있다면 문학은 의미가 없다. 모든 문학이 계몽 소설은 아니지 않은가 ?  계몽 소설만큼 재미없는 소설도 없다. 인간이란 분석되지 않는 존재이기에 매력적이면서 동시에 두려운 존재다. 그런데 이정서는 뫼르소의 이해할 수 없는 행위'에 답을 부여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 정당방위 > 라는 기상천외한 해답이 나온다. 만약에 이정서가 자신있게 주장하는 것처럼 단 하나의 해석만 가능하다면 그것은 문학이 아니라 전자제품 사용설명서'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이정서는 문학을 번역한 게 아니라 전자제품 사용설명서를 번역한 것이다. 왜냐하면 전제제품 사용설명서는 오로지 하나의 명령문'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 1번을 4번에 삽입 후 전원을 연결하라 > 는 문장은 오로지 < 1번을 4번에 삽입 후 전원을 연결하라 > 라는 단 하나의 해석문'만 존재한다. 여기에는 의뭉스러운 은유도 없고 중의적인 표현도 없다. 문화적 차이에 의한 오해도 없다. 1번을 4번에 끼우라고 하는 데 무슨 얼어죽을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된 오해란 말인가. 만약에 엉터리로 번역을 하게 되면 결과는 뻔하다. 1번을 3번에 삽입한 후 전원을 연결하면 어떻게 될까 ?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문학은 제품 사용 설명서가 아니다. 번역이란 기본적으로 번역가의 입장과 차이'를 반영한다. 번역이 아날로그'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동일한 조건에서 동일한 레시피를 따라 요리를 했다고 해서 음식 맛이 모두 동일할 리는 없다. < 레시피 > 는 재료의 계량, 순서, 방식을 재현하기에는 탁월하지만 결정적으로 개인이 가지고 있는 아날로그적 손맛을 재현할 수는 없다. 번역 또한 마찬가지'다. 번역은 결코 한 가지 맛으로 통일되지 않는다. 번역은 레시피(원본)를 그대로 재현하려고 노력하지만 번역가가 만들어낸 손맛은 제각각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정서는 자신이 요리한 음식 맛을 표준이라고 우긴 후 다른 사람이 만든 요리에 대해서는 표독스러운 시어머니처럼 짜네, 다네, 싱겁네, 라며 타박을 한다. 나중에는 맹물 마시고도 짜다고 할까 걱정된다.  

 

이번 논란을 보면서 < 이방인 > 을 다시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정서가 번역한 < 이방인 > 이 아닌, 김화영이 번역한 책이거나 아니면 다른 이가 번역한 책을 말이다. 전자제품 사용 설명서'를 읽는 것만큼 인생을 허투루 낭비하는 것도 없다. 새움출판사에게 영화 < 친구 > 를 권한다. " 고마해라, 책 마이 팔렸다 아이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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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아 2014-05-07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심히, 공감하는 글입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4-05-07 15:44   좋아요 0 | URL
심히 공감이 가는 부분을 적어주십시요...ㅎㅎ

마립간 2014-05-07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곰곰발님의 윗글에 심히 공감합니다만, 공감이 가는 부분은 ... 아마 제 서재의 독후감을 읽으셨으리라 추측하면서 생략하지요.

저는 위 책을 구입했읍니다만, ... 심히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제가 꽤 신뢰하는 알라딘의 독서가들 중에서 별점을 높게 주신 분들이 계십니다. 역자 노트를 제외하고 이방인에 대한 평가와 기상천외한 해석 때문이지, 그 외에 제가 놓친 것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5-07 17:22   좋아요 0 | URL
아마 그 분들은 번역에 방점을 찍었다기보다는 그냥 카뮈의 이방인'에 대한 평가가 아닐까요 ?


개인적으로 저는 쉬운 번역이 반드시 좋은 번역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상의 < 오감도 > 를 일본에서 번역할 때 동시처럼 쉽게 번역하면 그 번역은 좋은 번역이 아니잖습니까. 오감도를 이렇게 번역하면 제대로 된 번역일까요 ?

첫 번째 아이가 달려가요. ( 아이 좋아 )
두 번째 아이도 달려갑니다
길은 막혀도 좋답니다, 찡긋

저는 번역은 번역투'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번역투가 싫다고 톨스토이의 전쟁과평화를 " 나라말쌈이 러시아와 달라 설로 사맛디 아니할세... " 따위로 번역하는 거야말로 정말 꼴불견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글 창작 소설이 번역투면 문제가 되지만 번역물이 번역투인 것을 두고 비판하는 거는 개인적으로 납득이 안 갑니다.

rendevous 2014-05-11 21:22   좋아요 0 | URL
한글 창작 소설이 번역투면 문제가 되지만 - 부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과거에 배수아 소설의 문장을 번역투라고 비판한 데에 대한 배수아 소설가의 비판을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4-05-12 10:51   좋아요 0 | URL
전 번역 작품은 어느 정도 번역투'여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창작물이 지나치게 번역투가 되면 문제는 있다고 봅니다. 뭐, 제가 이오덕주의자는 절대 아니지만.... 사실... 제가 뭘 알겠습니까 ㅎㅎ... 질문을 너무 깊게 하시면 제 상식은 언제나 뽀록이 납니다.

다락방 2014-05-07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새움도 이정서도 정말 대단하네요. 방금전에 역자는 알라딘에 재연재를 시작하면서 이 논쟁을 두고 '타인을 도저히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이기심' 이라고 말하며 '우리 사회의 광기'라 표현하네요. 재밌네요. 저는 새움과 이정서의 광기를 보고 있는데 말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번역에 대한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이기심을 제일 크게 갖고 있는 자가 누구인지, 정말 모르는가 봅니다. 이젠 정말 기가 막히네요.



마립간 2014-05-08 08:33   좋아요 0 | URL
지난 번에 비밀 댓글로 쓰려 했던 내용이 ; 어떤 사림이 자기 확신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확신이 잘못된 것이라면 리플리 증후군이라고 부를 수 있겠죠.) 소수의 집단이 집단적 자기 확신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집단 속에 누군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표현할 수 없다면 (게다가 그 다른 생각이 맞다면 더더욱이, 비록 다른 생각이 맞지 않더라도) 그 상황은 불행한 상황이죠.

다락방 2014-05-08 10:29   좋아요 0 | URL
저도 그게 궁금해지더군요. 일단 알라딘에 서재를 만들고 글을 올리는 편집자나 마케터는 역자(즉 대표자)와 같은 생각인 것 같은데, 아니 같은 정도로 흥분을 하고 대응하며 귀를 막던데, 드러나지 않는 그 출판사의 직원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혹여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그걸 표현했다면, 역자는 그들을 모두 내쳤던건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들었습니다. 본인의 실명이 거론된 것을 퇴사한 직원 탓을 했으니까요. 그렇다면 그 집단엔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만 모였다는건데, 그건 더 위험하지 않을까요. 다른 생각에 대한 의견을 그동안 줄곧 들을 수 없었을테니. 그렇기 때문에 지금 다른 의견에 대해 미칠것 같은 흥분에 휩싸인건 아닐까 싶어요. 본인들에겐 자신들이 틀렸다고 하는 지적들이 의견이나 대화해야 할 안건이란 생각이 드는게 아니라 우습게알고 인격 모욕을 하는거라고 생각할테니 말입니다. 실제로 그 의견들에 바퀴벌레라며 흥분했듯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5-08 10:46   좋아요 0 | URL
오랜만이군요. 다락방 님....
제가 보기엔 노이즈마케팅 같습니다. 독자들은 궁금해지기 시작하거든요.
도대체 뭔데 저 지랄일까 ? 내 한 번 읽어보마.... 이런 생각들.
그런데 이런 장기전이 그닥 좋은 전략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학을 뗀 사람들이 과연 앞으로 나올 새움 출판사 책을 읽을까 ? 단기전으로 보았을 때는 노이즈 마케팅은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에러 아닌가 싶습니다.

말리 2014-05-07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첨에 좀 관심을 갖고 논쟁을 지켜 보다가 '정당방위' 에서 신경을 끊었습니다. 소설이 무슨 재판도 아니고. 누군가 쓴 글을 봤는데 김화영이나 학계에서 대응을 않는 이유가 전혀 그럴 가치가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5-08 10:54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흥미롭게 보다가 점점 흥미를 잃다가 나중에는 화가 나더군요.
번역의 문제가 아니라 이정서는 지금 비평문을 쓰고 있어요. 비평'이란 모두 각자의 시각이 존재하는 것인데
그는 비평을 쓰고서는 그것을 번역의 질'로 따지고 드니 .... 한심합니다.

이정서는 번역 후기'를 올리는 게 아니라 작품 분석(비평)을 하고 있습니다. 월권이죠.

Forgettable. 2014-05-08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가독성이 다시 읽기 때문이었군요. 교묘하네요. 정말이지 이게 비교라고는 해놨는데 두번째에 놓이니까 더 공들여 읽게되는 효과가;

곰곰생각하는발 2014-05-08 10:49   좋아요 0 | URL
오홋.. 포님이시군요.. ㅎㅎ.
전 이정서가 회심의 카드라고 내놓은 무기도 그냥 물방망이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사소한 차이를 가지고 엄청난 차이'라고 우기니 답답합니다.

수다맨 2014-05-08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에는 이렇게까지 오고 말았네요. 권위에 대해서 비판할 수는 있지만, 그러한 비판에 타당성과 정확성이 없으면 조야한 비난에 그치고 만다는 것을 이정서 씨가 보여주는 듯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이제는 씁쓸한 느낌만 드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5-08 17:47   좋아요 0 | URL
명예훼손 운운하며 법적 제재.....
무슨 청와대도 아니고 독자의 의견을 가지고 법적 조치 운운입니까.
새움 출판사 책을 좋게 보았고 읽어도 보았습니다만, 앞으로는 새움 출판사 책은 살 때 망설여지겠군요....

꼬마요정 2014-05-09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내용인지 궁금했는데, 저 역시 말리님 말씀처럼 '정당방위'란 말을 보는 순간 관심이 사라지네요.. 노이즈 마케팅은 이미지 구축에 아주 안 좋을텐데, 당시에 수익을 올리려고 출판사의 이름을 내걸다니.. 하지만 또 시간이 지나면 이 일은 사라지고 사람들은 새움 출판사 책을 살 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 씁쓸합니다.

바퀴벌레 운운하는 거 보니까 정몽준 아들이 미개한 국민 운운한 게 생각나네요. 그저 웃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5-10 13:39   좋아요 0 | URL
바퀴벌레...ㅎㅎㅎㅎㅎㅎㅎ. 뭐, 이것도 새로운 마케팅이겠지요.
노이즈마케팅이 적당히 하면 효과가 있는데
과하면 역효과가 발생하게 된다는 기본적 상식을 잘모르는 것 같군요....

곰곰손 2014-05-10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 실은 이 포스트 읽고 서너번 덧글 남겼엇는데
서너번.다 넘 취해서 쓰다 다 날림. ㅡ_ㅡ

오늘도 쫌 취했지만 다시 한번 답글단다. ㅋㅋ


너무 공감함.
나도 이 번역논쟁 은근 지켜봤는데
새움 번역가는 쓰레기인듯?

카뮈에 애정을 갖는 사람들이 얼마나많어..
근데그 사람들 모두에게 당신의 카뮈는 그 카뮈가 아니다는데 ..
설사 그게 사실이라도, 어떻게 그렇게 말해.
이건 옳치 않아.

새움 껄 재독한건 아니지만
새움쪽에서 문제시한 김화영씨 번역본 부분-여기 꺼랑 비교확인해봤는데
여기 번역본도 김화영씨번역본과 비숫한 부분이 많네..

난 그래, 가독성은 어떤 편리 도구같다고.
있으면 있는대로 편한 부분이 있는데,
편한 게 죄다 답은 아니잖아..?

쉽게얻은 건 쉽게 잊거나 잃느다고..
난 네가 예전에 철학은 어려워야한다고.. 그말 디게 남드라.
늘 이렇게 쉽게 읽히는 글쓰려 하는 네가 하는말이니
아마 정말 그런거 같아.
어떤 번역본이래도
카뮈를 그 누가 쉽게 읽어~
그건 정말 바보가 하는 말이거나
심각하게 오만한 자가 하는 헛소리야.


곰곰생각하는발 2014-05-10 17:28   좋아요 0 | URL
이젠 안 취한 날이 신기한 날이 되었구나. 허허..
번역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출판사 자세가 불괘하지.
이 세상에 단 하나의 완벽한 번역이라니....
기가 찰 노릇...적당한 선에서 끝났으면 그려려니 했을 텐데
오도방정을 떨어서 정 떨어졌다고나 할까....

노이즈마케팅도 적당히 해야지.
지나치면 양 미간에 川자 그려진다.

가독성이 잘된 번역의 핵심일까 ?
난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되어 지거등...
이상의 오감도를 가독성 읽게 번역한다고 동시 비스무리하게 번역했다면
가독성에 뛰어나니 좋은 번역일까 ? 생각해 볼 문제 다.

samadhi(眞我) 2014-05-13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 때 카롤린 봉그랑,『밑줄 긋는 남자』를 무척 재미있게 읽었어요. 그 소설에서 주인공이 로맹가리 전작주의여서 저도 로맹가리를 처음 알게 됐는데 그때 읽은 로맹가리 소설(자기 앞의 생)이 유치해서 무척 실망했거든요. 제 이해수준이 낮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 뒤로는 일부러 찾아 읽지 않게 되더라구요. 로맹 가리의 작품 중 수작을 하나만 꼽아주세요. 읽고 싶어질 지 모르지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5-14 09:41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제가 생각하는 로맹가리 대표작은 자기 앞의 생'입니다. 저 어릴 때 읽어서 무지.....
개인적으로 < 새벽의 약속 > 인가요. 고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전부 어릴 때 읽어서 ( 스무살 때 ? ) 재미있게 읽었어요...... 그런데 어른이 되어 읽으니 좀 유치하더라고요.....
그래서 굉장히 당황스러웠습니다.

stella.K 2016-03-13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원, 넘 오래된 곰발님 페이퍼에 댓글을 다는 게 좀 거시기 합니다만
최근 이정서가 새로운 책을 <까뮈에게서 온 편지>라나 뭐라나...
괜히 관심이 가더라구요.
물론 이 사람의 문학이 저와는 그다지 맞는 것 같지는 않지만 유독 번역에 집착하는 게
왜 그럴까 싶네요.
그러던 중 곰발님의 이 페이퍼를 접했는데, 짜네 다네 독한 시어머니에서 빵 터졌습니다.ㅎㅎㅎ
부지런해서 벌써 여러 권의 책도 냈던데, 아무튼 곰발님 이 글을 읽으면 읽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기도 하고...
이 사람 여러모로 문제적 작가인 것 같긴 해요.ㅋ
 

 

 

 

 

 

 

 

 

 

 

 

 

 

 

 

 


 

 

 

 

 

젖은 양말은 쉽게 마르지 않지...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가 참석하지도 못한 채 되돌아와야 했다. 정확히 말하면 : 집회는 없었다. 날짜를 착각한 것이다( 집회는 5월 4일이 아니라 5월 3일이었다 ).  구보 씨'처럼 할 일 없이 도시를 배회하다가 종로 3가 서울시네마로 향했다. 서울 극장'은 옛 명성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골든 타임은 한때'다.  썰렁한 극장 로비를 보니 몰락한 패장을 보고 있는 듯했다. < 한공주 > 를 보기로 하고 상영시간표를 확인하니 2시간 정도 기다려야 했다. 극장 근처 다방'으로 들어갔다. 다방 또한 텅 비어 있어서 창가 쪽 자리를 쉽게 차지할 수 있었다. 커피를 마셨다. 책을 읽다가 까마귀처럼 잠시...... 까무룩 잠이 들었다. 눈을 뜨니 창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멜랑꼴리한 기분이 들어서 직원에게 커피 리필이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직원은 상냥하게 가능하다며 커피를 잔에 가득 부었다.

 

카페 앞 은행나무 가로수에서 뻗은 튼튼한 가지를 꽤 오랫동안 바라보다가 문득 자살하고 싶다는 충동이 느껴졌다. 오월이 가기 전에 자살하기로 결심했다. 오에 겐자부로의 소설이 생각났다. 목을 매 자살하려던 사람이 죽음 직전에 속옷을 더렵힐까 봐 항문에다가 당근을 박아넣었다는 내용이었다. 아, 그래 ! 소설 제목이 생각났다. " 만연원년의 풋볼 " 나 같으면 항문에다 당근을 박느니 차라리 관장을 했을 것이다.  누구한테 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어떤 사람이 마당에 있는 빨랫줄을 끊어 방으로 가져와 목을 매려다가 시계 알람 소리에 깜짝 놀라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고 한다. 그는 잠자는 가족이 깰까 봐 잽싸게 알람 버튼을 누른 후 오랫동안 멍하니 있었다고. 그리고는 마당으로 나와 떨어진 빨랫감을 주워 왔다고 한다. 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욕실로 가 씻고 출근 준비를 했다.

 

빨래 더미에서 전날 잘 마른 뽀송뽀상한 양말을 골라 신자 기분이 좋아졌다고 한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고 한다. 앞으로는 뽀송뽀송하게 잘 마른 양말을 신었을 때, 그때 느꼈던 순간만을 기억하자고. 그 생각만 하면 세상을 못 살 것도 없지 않는냐고. 그래서 그 사내는 슬프거나 자살 충동이 일어나면 볕에 잘 마른 양말을 신었다고 한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소설인지는 모르겠으나 누가 내게 그 말을 한 것만큼은 어렴풋이 기억한다. 내가 아는 여자는 손에 지문이 없었다. 아버지는 술에 취하면 엄마를 칼로 위협했다고 했다. 여자가 취직한 곳은 화학 약품을 다루는 공장이었다. 장갑을 낀다고 해도 늘 화학 약품이 손에 묻어서 날마다 살갗이 벗겨지다 보니 나중에는 지문이 사라졌다고 했다.

 

" 그럴 리가.... " 내가 믿지 못하겠다는 듯한 표정을 짓자 여자는 내 손을 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여자는 노동 운동 때문에 자주 경찰서를 들락날락거렸다. 신분 조회를 하기 위해 지문을 확인할 때마다 사라진 지문 때문에 판독 불능 판정을 받고는 했다. 여자는 그 사실이 슬퍼서 울었다고 했다. 게이'였던 내 친구가 나중에 소식을 전해주었다. 여자는 자살했다. 소문은 흉흉했다. 공장은 문을 닫았고 노동자는 뿔뿔이 흩어졌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시간이 되어 극장으로 향했다. 그때 거리에서 누군가가 소리를 쳤다. " 고릴라'다 !!!! " 사색이 되어 소리친 사람이 가리킨 곳을 보니 덩치가 큰 고릴라'가 종로 거리를 뛰어다니며 사람들을 사정없이 들이받은 후 내팽개쳤다. 그렇게 나가떨어진 사람은 서른은 넘어 보였다.   

 

종로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나는 이 풍경이 시적이어서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고릴라, 봄비 그리고 난동이라......  그때였다. 고릴라 눈과 내 눈이 서로 마주쳤다. 나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고릴라는 손으로 가슴을 치는 시늉을 했다. 하지만 나를 향해 돌진하지는 않았다. 세월이 세월이니 만큼, 이 도심 속 난동 사건은 언론에 보도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9시 메인 저녁 뉴스가 아닌 마감 뉴스 시간에 짧게 언급되거나 아예 기사를 내보내지 않을 수도 있다. 하긴 누가 믿으랴. 지리산도 아닌 종로 3가에 고릴라가 나타나 서울 시민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고릴라 때문에 시간이 지체되어서 나는 서둘러 극장으로 달려가야 했다.  < 한공주 > 는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온 영화'였다. 앞에 앉은 사람의 머리가 커 화면을 가리다 보니 나는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 보느라 목을 빼야 했다.

 

하지만 목이 아프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왜냐하면 마음이 더 아팠으니깐. 피해자이면서 지역 사회로부터 쫒겨나 피해다녀야 하는 남성 중심 사회에서도 희망은 존재할까 ?  영화가 끝나고 나서 나는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한 채 엔딩 자막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상영관 안에 불이 들어왔다. 그런데 내 앞에 앉은 사람은 사람이 아니라 고릴라'였다. 이 고릴라가 아까 그 고릴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덩치는 비슷했다. 고릴라가 흘끗 나를 쳐다봤다. 내가 뒷걸음질치며 주변을 돌아보니 고릴라는 관객들 사이에 듬성듬성 자리하고 있었다. 나는 상영관을 나오면서 벽에 반사된 내 모습을 흘깃 쳐다보았다. 나 또한 고릴라'였다. 

 

 

뽀송뽀상한 양말 때문에 기분이 좋아진 사내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는 끝내 자살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날은 비가 내렸고, 뽀송뽀송한 양말은 없었다. 빨랫줄에 목매단 그는 젖은 양말을 신은 발을 축 내려트렸다고 한다. 젖은 돈은 말리면 되지만 절망은 쥐새끼처럼 가차없이 희망을 갉아먹어서 젖은 양말을 말리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최초 목격자는 그가 자살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고 한다. 바닥에는 젖은 양말에서 떨어진 물'이 고여 있었는데 그리 많은 양은 아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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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지& 2014-05-05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젖은 돈을 말리기에 급급했던 사람과
젖은 양말을 말릴 수가 없어 자살한 사람..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4-05-05 12:37   좋아요 0 | URL
본문보다 댓글이 더 화려하군요. 젓은 돈을 말리기에 급급한 사람과
젖은 양말을 말릴 수 없어서 죽은 사람이라....

새벽 2014-05-05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무소든 고릴라든 코끼리든 한번 휘저어줬으면 좋겠단 생각도...
본문의 고릴라는 다른 의미 같지만 말입니다.

여튼! 보셨군요. 이 영화는 진짜 극장에서 표 사서 봐줘야 할 영화 같은데 말입니다.
요 몇 년 극장에 발 한번 들여 놓기가 왜 이리 힘든지 모르겠어요.
암만 생각해봐도 바쁘단 건 핑계 ;;

곰곰생각하는발 2014-05-05 21:52   좋아요 0 | URL
영화를 보다 보면 고릴라 44마리가 나옵니다.
사실 전 일반 상업 극장 거의 안 갑니다 1년에 1번이나 갈까요. 대부분은 시네마떼끄를
이용해서 상업극장 가면 뭔가 기분이 굉장히 나빠요....
하여튼 전 상영관 적은 극장을 찾습니다. 같은 값이면.... 말이죠..

새벽 2014-05-06 00:01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대략 눈치 챘어요. 헐... 44마리나..!!!!!!!!!!

봄밤 2014-05-06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젖은 양말은 끄트머리가 특히 잘 마르지 않죠. 조금만 말리면 될 것 같은데 더뎌요. 어쩌면 그부분을 제외한 양말 전체가 다 마르는 시간만큼 더 필요한 것 같아요. 고릴라, 고릴라. 개봉해야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5-06 18:51   좋아요 0 | URL
젖은 양말은 끄트머리가 제일 늦게 마른다..... 라 !
시적인 표현이군요. 맞습니다. 항상 끄트머리가 제일 늦게 마르죠....

방가방가 2014-05-06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死가 젖은 사내의 심장을 말릴 최선의 방법이였다면
그 전에 기꺼이 빨랫줄이 되어 주지 못한 우리들에게 그 죄를 물으십시오.

곰곰생각하는발 2014-05-06 22:12   좋아요 0 | URL
음.....

엄동 2014-05-07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또한 고릴라였다"
화끈.
제 낯도 붉어지고

젖은 양말에서 떨어져 고여있는 조금의 물"은
참.
가슴이 꽉 메어지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5-07 16:55   좋아요 0 | URL
조금의 물'이란 표현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이 영화 좋으니 꼭 보시기 바랍니다.
독립영화인데 완성도도 뛰어나고 좋습니다.

samadhi(眞我) 2014-05-13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보려고 달력에다 개봉일까지 표시했었는데 남편이 그건 정말 보고 싶지 않다고 하더라구요. 너무 불편해서 볼 자신이 없다고. 영화를 보기 전에 밀양 그 사건에 대해 자세히 몰랐던 저는 최근에야 자세한 내용을 찾아보고 끔찍하고 무서워 저도 영화를 볼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네요. 한동안 검색어에 올랐던 그 여경도. 정말 대단한 "대"한 민 국 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5-14 09:39   좋아요 0 | URL
안 보길 다행이네요. 꽤 오래 남습니다. 저도 이 영화 보고 나서 한 며칠 계속 생각나더군요.
그리고 문득 궁금합니다. 그 학생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이 세상이 얼마나 원망스러울까.
피해자는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는 떳떳하게 살아가고...
가해자는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이 영화는 보고 있을까. 정말 아무런 죄책감도 들지 않을까......
 

 

 

 

 

 

내 탓이 아니다

 

 

친일파 후손들과 정치-마피아'들이 국민을 세뇌시킨 대표적 감성이 " 화해와 용서 " 였다. 특히 < 용서 > 는 한국식 기독교 신앙과 결탁되면서 이상한 방향으로 흘렀다. 그런데 예수가 실천한 용서는 아래로부터의 용서'였다. 헐벗고 굶주린 자는 용서하되 가진 자가 지은 죄에 대해서는 분노해야 된다고 가르쳤다. 그는 가난한 자 앞에서 울었고 우상을 섬기던 부자에게는 불같이 화를 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전혀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 용서는 오로지 기득권에 한해서 관용을 베푼 반면 굶주린 자에게는 들짐승의 발톱보다 가혹했다. 약자보다는 강자에게 용서를 베풀었다는 말이다. < 용서 > 라는 측면에서만 바라보자면 나는 김대중'보다는 김영삼'이 빼 든 냉정한 칼끝을 좋아했다. 화해와 용서라는 아름다운 미덕으로 구태의 끈을 끊지 못하고 줄을 엮는 재단사'보다는 단칼에 베어버리는 무식한 망나니'가 필요한 사회다.

 

같은 이유로 김수환 추기경이 < 내 탓이오 ! > 운동을 전개했을 때, 나는 그 짓이 " 천박 " 하다고 생각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내 탓이 아니라 네 탓'이기 때문이다. < 내 탓 > 이 용서'라면 < 네 탓 > 은 불관용'이다. 독일 사회가 나치 전범들에게 보인 불관용'은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정의'였다. 세월호 참사'는 선장과 선원, 유병언과 유착 세력 그리고 정치 관료 사회'가 만든 지옥도'였다. 그들은 모두 가해자'였다. 무엇보다도 우두머리인 박근혜는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 공공의 적 " 은 점점 범위가 좁혀지더니 결국에는 < 선장과 선원 > 이 주범으로 찍혔다. 박근혜는 그 사실을 만천하에 천명'했다. 살인 행위 운운하면서 말이다.  촛점이 선명할 수록 배후 세력은 흐려지는 법이다.

 

박근혜가 살인 행위 운운하는 순간 선장과 선원은 공공의 적이 되었지만 여기에는 꼼수가 있다. 그것은 마치 망원 렌즈와 같아서 공공의 적이 되어 버린 특정 인물에게 촛점을 맞추면 배경이 흐려지는 것과 같다. 배후 세력들은 자신을 감추기 위해 포커스를 선장과 선원 그리고 유병언에게 맞췄다. 그런데 이 사건이 가지고 있는 본질은 선장과 선원이 가지고 있는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꾀죄죄죄함'이 아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선장과 선원들은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이다. 그들은 개새끼'이면서 동시에 먹고 살아야 하는 불쌍한 것'이기도 했다. 멱살 잡고 " 밥은 먹고 다니냐 ? " 며 끝내야 한다. 지은 죄에 대한 대가는 법에 따라 처벌을 받으면 되니깐 말이다. 뻔뻔하다고 욕할 필요 없다. 진짜 악은 평범하지 않다. 그들은 멱살을 잡힐 만큼 힘이 없는 존재들이 아니다.

 

전두환 때부터 이어져 온 정치 마피아들과 토호 세력'이 만든 재앙이 바로 세월호 대참사의 주범이다. 이럴 때마다 악랄한 기득권 세력이 유포하는 감성이 바로 < 화해와 용서 > 다. 그리고 < 화해와 용서 > 가 만들어낸 구호가 바로 " 내 탓이오 ! " 다.  " 내 탓이오 ! " 라는 회한과 반성은 겉으로 보기에는 지성적 자기 성찰을 담고 있지만 속내는 악랄하고 교묘한 대중 세뇌'가 숨겨져 있다. 어느 시점부터 분노는 서서히 기성 사회와 어른에 대한 반성으로 변질되면서 내 탓'이라는 자기 참회로 바뀌고 있다. 이 < 죄 > 가 대중으로 광범위하게 " 전이 " 되는 순간 본질은 흐려진다. 주머니 털어서 먼지 안 나는 놈 없다는 속담은 백성들이 저잣거리에서 막걸리 마시면서 하던 소리가 아니라 탐관오리들이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하기 위해 유포한 말이다.

 

가해자가 대중이 되는 순간 독일식 불관용은 절대 이루어질 수 없다. 본질을 흐리는 짓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성금 모금'이다. 이번 사건은 자연 재해'가 아니라 가해자(청해진과 정부 관료)가 명백한 참사'다. 자연재해의 경우, 가해자가 없고 피해가 광범위하기 때문에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금하는 것은 인간으로써 당연한 도리이지만 이번 사건은 자연재해'가 아니다. 피해 보상금은 전적으로 가해자인 회사와 정부의 몫이다. 그러므로 모금된 성금은 피해자를 돕는다기보다는 가해자를 금전적으로 돕는 꼴이 된다. 만약에 정부가 피해 보상액을 지급하지 못할 만큼 재정적으로 가난해서 지급할 수 없다면 박근혜를 비롯해서 관료들은 피해 보상액만큼 교도소에서 노역을 해야 한다. 그들은 교도소에서 인형 눈깔이라도 붙여야 한다.

 

애도'가 길어지면 우울'이 찾아온다. 상중에는 상제의 몸이므로 통곡해도 된다. 그것이 바로 애도'이니 말이다. 통곡도 교양 따지며 울 필요는 없다. 애도는 미개해도 된다. 하지만 애도 기간이 지나면 냉정하게 돌아와 사태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나는 생떼 같은 아이들이 맹골수도 찬 바다 밑에 수장된 일'이 내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잘못은 내 탓이 아니라 내 탓 - 이데올로기'로 그동안 미꾸라지처럼 올가미를 빠져나간 그놈(들) 탓'이다. 반성은 그들의 목을 베고 나서 시작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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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4-05-04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자연재해도 아니고 책임 주체들이 분명히 있는데도 성금 모금을 한다는 것은, 책임을 분산시키려는 얍삽한 술책으로 밖에는 안 보입니다. 증오할 것을 제대로 증오하지 못하고, 목 베야 할 것을 제대로 목 베지 않으니 기만에 가까운 "화해와 용서" 이데올로기만 팽배해지는 것 같습니다. 더 거칠게 말하면, "화해와 용서" 발언 함부로 지껄이는 인간들 -정치인이고 종교인이고 예술인이고 가릴 것 없이- 입을 찢어야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5-05 11:11   좋아요 0 | URL
정치마피아와 극우 보수 기독교가 결합한 형태가 바로 화해와 용서'죠. 위에서도 말했지만 예수는 아래로부터의 용서를 말한 것이지 가진 자에게 베푸는 용서가 아니었습니다. 사실 김수환 추기경도 친일파'였죠.

새벽 2014-05-05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개한민국 특유의 더러운 가족주의 온정주의가 4월 16일의 비극을 만들었단 사실을 가족의 달 5월에 우리 함께 다가치 생각해 BoA요."

제가 쓴 말은 아니고.. 방금 어느 게시판에서 읽고 인상적이어서 공유하고 싶어서요.
온정주의 가족주의 무조건 나쁘다는 게 아니고 가려야 하는데 우리 사회는 그걸 확실히 못하니 안타깝습니다. 정말 고질적인 병폐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5-05 11:12   좋아요 0 | URL
정말 이 지랄같은 온정주의의 노망, 이젠 아주 실물이 납니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놈 있냐. 라는 소리도 일종의 온정주의이고,
너도 저 자리 차지하면 안 할 것 같냐, 는 소리도 너도 똑같은 놈이니 남 욕할 필요 없다는 소리이고.
말이 온정주의이지 노예근성입니다.

마립간 2014-05-05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行人臨發又開封행인임발우개봉 ; 춘향전에서 이몽룡이 방자의 무식함을 빌어 춘향이의 편지를 열어보는 장면이 나오죠.
저는 이런 장면이 소설 속에나 있는 장면으로 생각했는데.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 ; 실제로도 일어나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5-05 22:06   좋아요 0 | URL
미션임파서블한 게 한국에서는 늘 파서블'하잖습니까.
이젠 하도 많아서 국민들이 그려려니 하는 추세인 거 같습니다.

samadhi(眞我) 2014-05-14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말이 그 말입니다. 아 지긋지긋해서 돌아버릴 것 같습니다. 그놈들 하는 짓. 뭘 먹으면 그렇게 낯이 두꺼워질까요. 범죄자들이 큰소리치며 애꿎은 사람에게 뒤집어 씌우는 일을 밥먹듯 하는 이 사회를 어떻게 바꿔야 할 지 막막합니다. 모두가 뜻을 모아야 할 텐데. 그마저도 쉽지 않아 속이 터지지만. 이번 만큼은 지들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살인자들, 전국민을 우울증 환자로 만든 주범들을 반드시 응징해야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5-14 09:38   좋아요 0 | URL
이게 바로 선거 때마다 새누리를 밀이줘서 그렇습니다. 우리가 패악질을 해도 되네? 북한만 건드리면 되네... 이런 마인드..... 북한 없었으면 이 새끼들은 존재하지도 않았을 정당입니다. 정말 고맙게 생각해야 할 정당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