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기 위해서 도망가자는 말  :











갔다가 오겠다는 흔한 다짐








   







내가 제일 징그럽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미취학 아동이 짙은 화장을 하고 섹시 댄스를 추는 장면이다. 가끔 티븨 오락 방송에서 댄스 신동이라며 롤리타 코스튬플레이어를 소개할 때마다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어서 채널을 돌리게 된다. 아이에게는 죄가 없다. 이 모든 것은 어른의 몫. 아이가 탁성으로 트로트를 부르는 장면도 볼썽사납기는 마찬가지. 


노래방 가면 트로트나 부르는 늙다리 아저씨 주제에 트로트를 폄훼하는 것은 이중잣대라고 비난할지라도, 트로트는 음악적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가장 후진 장르이다. 트로트는 라시도미파의 단조 5음계와 도레미솔라의 장조 5음계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음폭이 제한적인 장르라는 점에서 확장성이 없다. 트로트가 다 거기서 거기인 것처럼 들리는 이유이다. 대한민국에서 때 아닌 트로트 열풍이 부는 것은 대한민국 문화가 퇴행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트로트의 대책 없는 낙관과 긍정은 치가 떨릴 정도로 후졌다.  박상천의 << 무조건 >> 이란 노래는 무한 긍정의 화신'이다.  


당신을 향한 나으 사랑은 무조건 무조건이여 ~    참, 할 말을 잊게 만드는 무한 긍정 마인드'다. " 내가 필요할 땐 나를 불러줘 / 언제든지 달려갈게 / 낮에도 좋아 밤에도 좋아 / 언제든지 달려갈게 " 라는 대목에서는 대리운전 회사 주제곡처럼 들린다. 시바, 아무리 사랑의 노예라도 해도 근로기준법은 지킵시다. 트로트에서 제일 한심한 부문은 가사'다. 너무 상투적이고 천박해서 멜로디가 훌륭해도 감흥은 절반으로 줄어들기 일쑤다. 정말 좋은 가사는 긍정을 강조하기 위해 부정을 섞는 기술이다( 혹은 부정(성)을 강조하기 위해 긍정(성)을 강조하는 기술). 


조용필이 << 그 겨울의 찻집 >> 에서 " 아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 고 했을 때 이 감정의 모순은 지극히 아름답다. 그리고 이문세가 << 옛사랑 >> 에서 " 사랑이란 게 지겨울 때가 있지 " 라고 느닷없이 딴지를 놓을 때 우리는 그 사랑의 순도를 읽을 수 있다. 지겹다는 고백에는 절절하게 그립다는 속내를 품는다. 이런 문장의 가사야말로 품격을 한 단계 높인다. 선우정아의 노래 << 도망가자 >> 는 이 기술이 매우 탁월하다.  노래하는 여자는 번아웃된 애인에게 도망가자 _ 라고 제안한다. " 도망가자 " 라는 말이 책임을 회피하기에 좋은 현실 도피성 넋두리에 불과하지만 


" 도망가자 " 라는 말은 후술되는 " 돌아오자 " 라는 상반된 말 때문에 빛이 난다. 지금은 도망가되 " 실컷 웃고 돌아오자 " 고, 그렇게 " 씩씩하게 " 돌아오자고 말한다. 이 노래에서 정작 하고 싶었던 말은 " 도망가자 " 가 아니라 " 돌아오자 " 이다. 이 노래를 듣다가 늦가을 겨울 초입에 내리는 소설(小雪)처럼 눈물이 찔끔 났다.  집을 나설 때마다 현관문 앞에서 나는 혼자 빈집을 지킬 늙은 개에게 항상 이렇게 말하곤 했다. " 갔다 올게 ! " 평소에 아무 생각없이 버릇처럼 내뱉은 인사말이었으나 키우던 개가 세상을 떠난 이후로는 그 인사마저 건넬 수가 없다. 


갔다가 때가 되면 돌아오겠다는 흔한 다짐. 그 어떤 희망의 온기......



▶ 오겠다는 다짐도 없이 갑자기 먼길 갔던, 4000번의 산책을 나와 함께 동행한 내가 사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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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e 2020-08-31 14: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아동이 섹시댄스추는거 좋다고 시키고하는 것들 너무 볼썽사납고 뭐가 그게 신기한 구경거리인지 모르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20-08-31 16:41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전 너무 불편하더라고요.

북깨비 2020-08-31 14: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댕댕이닷! 😍 🐶!! 시댁 댕댕이들 🐶 대신 돌봐 드리다가 얼마전에 다시 데려다 드렸는데 처음 한 주간은 몸이 편안해서 좋더니 이제 피곤이 가시고 나니 집이 텅 빈 것 같습니다. ㅠㅠ 아예 몰랐더라면 모를까 한번 개들의 사랑을 받아보니 자꾸 생각나서 아마 몇년 이내에 저희도 한마리 입양을 할 것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20-08-31 16:41   좋아요 1 | URL
입양하세요. 삶이 달라집니다..

수이 2020-08-31 16: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선우정아 좋죠? 곰곰발님 요즘 계속 선우정아 노래 페이퍼에 올리시더라구요. 페친이 링크 걸면서 선우정아 노래 담아왔던데 곰곰발님 페이퍼 짜잔.

곰곰생각하는발 2020-08-31 16:39   좋아요 0 | URL
선우정아는 독보적 원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봄처녀 > 때부터 좋아했습니다..

겨울호랑이 2020-08-31 17: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펄럭이군요... 눈이 내리는 겨울 곰곰발님을 버려두고 눈을 맞았던 녀석.
.. 예전 페이퍼에 피를 쏟았던 펄럭이의 이야기가 다시 생각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20-08-31 17:37   좋아요 1 | URL
아마도 ˝ 벼락이 ˝ 라는 고양이와 헷갈리셨나 봅니다. 벼락이는 눈 오는 추운 날에 죽었죠. 제가 산에 묻었습니다. 내가 키우던 개는 ˝ 펄럭이 ˝ 이고 가을비 많이 내리는 밤에 죽었습니다.. 아직도 잘 잊지를 못하겠습니다..
 
육식의 성정치 - 여혐 문화와 남성성 신화를 넘어 페미니즘 - 채식주의 비판 이론을 향해 이매진 컨텍스트 68
캐럴 J. 아담스 지음, 류현 옮김 / 이매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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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  리  털    나  고    지  금  까  지    :










아내의 맛










                                                                                               머리털 나고 지금까지 만들어진 티븨 방송 프로그램 제목 가운데 최악의 제목 한 편을 뽑으라고 한다면 1초의 주저도 없이 티븨 조선의 << 아내의 맛 >> 을 뽑겠다. 


아마도 이 제목은 내가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도 여전히 최악의 방송 프로그램 제목으로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 조강지처라는 사자성어가 술 지게미와 쌀겨로 끼니를 해결한 아내라는 뜻이니 아내의 맛이란 " 막걸리 쉰내 " 라는 뜻일까 ?  시바, 이게 말이야 막걸리야. 조선 방송국 놈들아.  놀라운 점은 이 외설스러운 제목이 방심위 심의를 무사히 통과한 제목이라는 것이다. 티븨 조선 제작진에게 묻고 싶다.  도대체 " 아내 " 는 어떤 맛이니 ?  사지선다형으로 답하라. ① 된장찌개 맛 ② 김치찌개 맛 ③ 삼겹살 맛 ④ 돼지껍데기 맛....... 


우리가 이 지점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티븨 조선 방송 제작진은 < 여성 > 이라는 대상을 맛의 기호로 전환하여 " 여성을 먹을 수 있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 는 것이다. 지금까지 남성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성에 대해 " 성욕을 식욕화 " 해서 표현했다. 여자를 먹다, 맛없게 생겼다, 저년 맛있겠다 라는 표현이 대표적이다. 그것은 일종의 동종 식인 선망이자 육식 행위인 셈이다. 만약에 제작진이 대상을 " 아내 " 대신 " 남편 " 으로 설정했다면 << 남편의 맛 >> 이라는 타이틀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이런 먹진 제목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 두둥. 남자의 향기 !!!


섹스를 고기 섭식으로 이해하는 남성의 사고방식으로 보자면  :  페니스는 나이프이자 포크'이다. 그리고 삽입 섹스 행위는 나이프로 스테이크를 썰고 포크로 고깃덩어리를 찍는 행위다. 여성보다 남성이 육식에 대한 식탐이 과도하게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육식 문화는 남성의 욕망이 투영된 흔적이다. 옛날만 해도 고기는 흔한 음식이 아니었다. 제삿날이 되어야 비계 한 점 얻어먹을 수 있었는데 제사 문화라는 것이 여성이 배제된 남성 조상-들'에게 바치는 음식을 음복하는 퍼포먼스라는 점에서 육식은 철저하게 남성을 위한 레시피'였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기는 곧 정력이다. 


고기는 남성 지배의 상징이자 이 지배를 찬양하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어쩌면 페미니스트 중에서 유독 채식주의자가 많은 이유도 육식에 내포된 남성 폭력에 대한 저항 때문이 아닐까 ?  사실 우리가 먹고 있는 것은 고기(MEAT)이기도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자면 시체(CORPSE)이기도 하다. 온실가스의 주범인 축산업이 햄버거 한 개에 들어간 소고기 패티 한장을 생산하기 위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자동차가 67KM를 주행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와 같다고 한다. 자연생태계에서 지구가 온도를 1도 올리는 데 걸리는 시간은 2500년인데 비해 인간이 지구의 온도 1도를 올리는 데 걸린 시간은 100년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 속도는 가파르게 지구의 온도를 올리고 있다. 이제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육식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육식을 포기하는 일은 식도락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옛날에는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라는 속담이 있었으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무엇을 먹느냐는 곧 정치적인 문제'다. 









+


비장애인이 생활하기에 편리한 도시'라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장애인도 생활하기에 편한 도시'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편리한 도시가 비장애인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장애인은 살기 좋은 도시'가 아니라는 증거로 작용할 수 있다.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장애인을 보기 힘든 이유는 장애인이 살기 힘든 도시라는 의미이다. 반대로 장애인이 생활하기에 편리한 도시는 비장애인도 생활하기에 좋은 도시'일 수밖에 없다. 소수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는 인간에 대한 존중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남성이 행복한 나라'라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여성도 행복한 나라'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렇지만 여성이 행복한 나라는 남성도 행복한 나라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까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비장애인보다는 장애인, 남성보다는 여성, 인간의 권리보다는 동물권, 어른보다는 아이의 행복추구권이다. 그들의 행복추구권을 질적으로 높이기 위해서 조금의 불이익을 감수할 수 있다면 우리는 기꺼이 그것에 동참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던져보자. 의사가 행복한 나라와 환자가 행복한 나라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 의사의 행복추구권은 환자의 생명권보다 소중할 리 없다. 생명권은 어떤 식으로든 행복권보다 앞선다. 불의보다 불이익에만 눈깔이 뒤집어지는 쓸개 같은 대한의협의 총파업을 보면서 그들이 벽에 똥칠할 때까지 오래 살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에 시달렸다. 좋겠다. 시바. 오래 살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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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20-08-30 17: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내의 맛‘이라는 프로그램을 본 적은 없는데 제목을 왜 저렇게 지었는지 제 머리로는 이해가 안 가더군요. 조선일보 사주(들)의 삶의 양태와 실제 취향이 반영되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만, 방심위가 저따위 제목을 허가해 줄은 몰랐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20-08-31 13:19   좋아요 0 | URL
저도 이 방송을 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제목만 봐도 너무 뻔해서..

가넷 2020-08-30 19: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최익이긴 합니다. 아내의 맛이라니;;; 한끼줍쇼와 함께 이제까지 본 예능중 최악이라 생각했어요.

볼때마다 중학교 시절에 제법 노는 애들이 내뱉는 말들이 생각났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20-08-31 13:19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저도 한끼줍쇼 보고 토나오는 줄.... 광고 하나 따면 몇 억 버는 놈들이 서민의 집 찾아다니며 한 끼 줍쇼 _ 라고 구걸하는 컨셉 보고 기절할 뻔. 너무 뻔뻔해서....
 



























염치에 대하여











형은 우리집의 맏아들이자 모범생이었다. 말이 좋아 모범생이었지 내가 평균 이하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경우라 할 수 있었다. 그래도 형은 학년마다 반장 / 부반장이라는 완장은 달고 다녔으니 부모 입장에서 보면 맏아들은 자랑할 만한 아들이었다. 살림이 넉넉하지 않았던 부모는 재화의 상당 부분을 맏아들에게 투자하였다. 보편적 복지보다는 선별적 복지를 선택한 것이다. 지금은 개나 소나 신는 신발이 되었지만 그때만 해도 " 나이키 " 신발은 중산층이라는 계급 지표를 명징하게 보여주는 일종의 랜드마크'였다. 형이 나이키 신발을 신고 다닐 때 나는 주로 나이킹, 나이킴, 나이스 따위의 짝퉁을 신고 다녔다. 옛 과거를 생각하니 아, 뭐야. 이런 신발 !  끼리끼리 논다고 했던가. 형 친구들은 주로 나이키, 아디다스, 프로스펙스, 퓨마, 아식스를 신고 다녔다. 그런데 딱 한 사람, 시장 보세 신발을 신고 다니는 형 친구가 있었다. 나이킹은 나이킹을 알아보는 법. 그 형도 나와 같은 나이킹'이었다. 형 친구들이 대부분 모범생이었던 반면에 그 형은 어리숙하고 순박했으며 어눌했다. 부모가 사이비 종교에 빠져서 가정을 버리고 행방 불명이 되어서 집도 없이 이곳저곳을 떠돌던 형이었다. 형 친구들이 대부분 대기업에 취직하여 넥타이 직장인이 된 반면에 그 형은 중국집 배달 일을 했다. 그 형은 교통사고로 병원에 몇 번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모두 다 악천후 때 발생한 사고였다. 속도를 늦출 수 없는 데에는 면이 불었다는 이유로 주문을 취소하거나 그 이유로 폭언과 폭력이 뒤따른다는 점. 그리고 배달 시간이 초과될 경우 벌금을 물어야 된다는 점 때문이었다. 뇌수술 때문에 머리를 삭발한 형의 모습을 보자 생강처럼 마음이 아렸다1). 한국인은 한국의 배달 문화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만 그것이 플렛폼 배달 노동자의 목숨값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올해에만 택배 노동자 9명이 과로사로 사망했다. 그들은 주6일 하루 평균 16시간을 노동했다. 폭우가 쏟아지던 날이었다.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비가 쏟아진 날은 내 기억에 없었다. 어쩌면 비에 집이 떠내려갈 수도 있다는 공포를 느낀 날이기도 했다. 걱정이 되어 창문을 열고 창밖을 보는데 폭우를 뚫고 오토바이 한 대가 내가 사는 빌라 현관문 앞에서 멈췄다. 얼마나 다급한 일이 있기에 살인 같이 퍼붓는 길을 뚫고 왔을까 ? 내 예상과는 달리 그가 오토바이 보관함에서 꺼낸 것은 치킨이었다. 내가 사는 빌라 입주민 중에 누군가가 음식 배달을 시킨 것이다. 뇌수술 때문에 머리를 삭발했던 형 친구의 모습을 떠올리자 내 입에서 육성으로 욕이 튀어나왔다. 잠시 후, 배달 노동자를 퍼붓는 비를 뚫고 사라졌다. 저렇게 퍼붓는 빗속에서 과연 앞이 보일까 ? 비가 많이 오는 날에 오도방 일을 하는 것은 눈을 감고 달리는 것과 똑같다고 말했던 그 형의 자조섞인 말이 생각났다. 악천후일수록 음식 배달 주문이 폭증한다고 한다. 살기 위해 먹는 일을 두고 욕설을 내뱉기는 그렇지만 내가 보기엔 그들은 먹기 위해 사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것은 소비자의 권리에 앞선 염치에 대한 이야기'다.







+

가로수가 뽑히는 날씨에 치킨을 배달해 먹는 인간이나, 코로나 때문에 잠시 내전을 중단하는 나라도 있는데 이 시국에 의료 파업을 하는 놈이나 그 파업을 지지하는 인간도 염치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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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0-08-27 16: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날씨가 좋지 않을 때 음식을 시켜 먹는 것은 매출이라도 올려 주지만, 코로나 19로 온 나라가 비상인 상황에서 진료 거부는 인질극이고, 내란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더 염치가 없겠지요... 당장 주변에 고혈압 환자, 당뇨병 환자 아닌 어른을 찾기 힘든 상황에서 국민을 위한다는 구호는 정말 듣기 거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20-08-27 16:38   좋아요 3 | URL
비 적당히 내릴 때 음식 시켜 먹는 것 가지고 뭐라 그러는 게 아니라 어제처럼 가로수가 뽑히는 악천후에 음식 배달시켜 먹는 인간이 문제인 거죠. 생각이 없는 겁니다. 어제 재난 문자로 밖에 나가지 말고 안전수칙 지키라고 했는데 정작 플렛폼 회사는 플랫폼 노동자에게 배달 횟수 정확히 채우면 5만 원 상품 준다고 상품도 걸더군요. 이게 뭐하는 건지....

겨울호랑이 2020-08-27 16:49   좋아요 1 | URL
그랬군요... 비 오면 나가기 싫은 것이 사람 심리이긴 하지만, 곰곰발님 말씀처럼 그건 아니지요... 5만 원 상품권 이야기는 처음 들어봅니다... 매출 생각에 노동자의 안전을 가볍게 여기는 플랫폼 회사 나 자신의 밥그릇을 위해 급여 부분에서는 공공의 부담을 늘리고, 비급여 부분에서는 경쟁자의 진입을 막는 의료인들의 행태 모두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2020-08-27 16: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20-08-27 16:39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 형은 정말 여러번 교통사고가 났습니다 .

정말 악천우 날씨에 오토바이 타면 시야가 제로거든요. 비 많이 올 때 차 몰 때보다 10배는 위험할 겁니다..

레삭매냐 2020-08-27 17: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 이러지 맙시다.

한겨울에도 추운 날에만 배달
이 폭증한다고 하더라구요.

노동의 가치에 대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절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20-08-27 17:43   좋아요 0 | URL
아. 맞다. 기사 보니 폭설 내릴 때 주문 폭주한다고 하더군요. 이때 오토바이 배달 사고가 많이 난다고.. 미끄러워서.....

2020-08-28 06: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28 1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와같다면 2020-08-28 2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조선일보 ˝조국 딸이다, 의사고시 후 여기서 인턴하고 싶다˝ 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삭제

연세의료윈측 조선일보 보도 사실 아니고, 정기양 피부과 교수도 헛소문이라고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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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흑서‘ 공동저자인 서민 단국대 교수 블로그
(˝아참, 조민아, 너도 고마워. 혹시 세브란스 피부과 한다는 소문은 진짜니?˝)

서민교수 적어도 확인은 하고 글을 쓰기를
글의 무게를 알기를

곰곰생각하는발 2020-08-28 22:20   좋아요 2 | URL
오모모. 진짜 염치 없네영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0-08-28 2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20-08-28 22:32   좋아요 0 | URL
그래도 명백히 허위 사실이니 명색이 깨시민인 서민 님이 사과는 하시겠죠. 안 하시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이죠.
 


                              


침      입      자,  2 0 2 0 :









우리가 남이니 ?









                                                                                  독일어 unheimlich는 영어로 uncanny라는 뜻이다. 번역하면 " 낯익은 두려움, 친숙한 두려움, 편안한 두려움 " 되시것다. 낯익지만 두렵고, 친숙하지만 두렵고, 편안하지만 두렵다는 것은 일종의 형용 모순'인 셈이다. 


프로이트는 친밀한 대상에게서 느끼는 친숙함이야말로 심리적인 공포를 유발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하며 언캐니 개념을 정신분석학에 도입한다. 여기서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독일어 heimㅡ이 영어로 home이라는 데 있다. unheimlich(운하임리히)를 프로이트의 의도를 고려하지 않고 문자 그대로 번역하자면 unhomely( not homely ) 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를 공포에 떨게 만들고 억압하는 존재는 대부분 < 가정적 > 인 것이다. 무서운 이야기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 내가 네 엄마로 보이니 ? " 라는 대사 주체의 포지션이 엄마'인 이유이다. 


영화 << 침입자 >> 는 어렸을 때 실종된 여동생이 성인이 되어 집으로(heimㅡ)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다룬다. 그런데 남자 주인공은 여동생을 끊임없이 의심한다. 그녀는 과연 가족의 구성원일까, 아니면 침입자'일까 ? 이 영화에서 발생하게 되는 공포는 전적으로 " 운하임리히 " 에 기반을 둔 두려움이다. 관객은 어렸을 때 실종되었다가 성인이 되어 돌아온 여동생이 가족을 향해 내뱉을 대사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상상할 수 있다." 내가 네 여동생으로 보이니 ? "  그것은 진부하다기보다는 장르에 충실한 클리셰'다.  과연, 이 여동생은 진부하지만 운명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그 대사를 내뱉을 수 있을까 ?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 살해되면 경찰이 제일 먼저 의심하는 쪽은 가족이라고 한다. 평소 잉꼬부부로 소문이 자자해도 아내가 살해되면 남편을 의심하고, 남편이 살해되면 아내를 첫 번째 용의자로 의심을 한다는 것이다. 의심을 받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억울할 만도 하지만 범죄학 통계는 경찰의 의심이 정당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렇기에 가족은 우리가 남이니 ? _ 라고 핫하게 말하기 전에 우리는 남이다 ! _ 라고 쿨하게 인정하는 것이 좋다. 가족 범죄는 대부분 < 우리는 남이다 > 라는 애티튜드에서 시작된 것 같지만 사실은 < 우리가 남이니 ? > 라는 원망에서 시작된 원한이다. 


가족 동반 자살도 사실은 가족 구성원을 각각의 개인으로 인정하기보다는 하나의 공동체로 인식한 결과이다. 하물며 유사 가족 형태인 대안 가족은 말해서 무엇하랴. 현대 사이비 종교의 특징 중 하나는 신앙 공통체를 단일 가족의 형태로 형질 전환한다는 데 있다. 아버지 전광훈은 자신의 신도들에게 " 우리가 남이가 ? " 라고 핏대 세우며 외치지만 전광훈과 그 신도들에게 나는 진부하지만 운명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그 대사를 되돌려줄 수밖에 없다. "  우리가 남이지, 그러면 님이니 ? 닝기미, 조또...... 시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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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0-08-24 1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uncanny는 단순히 송곳니가 없는 뜻으로 알았습니다. ‘친숙한~’ 의미가 왜 들어갔ㄴ는지 골똘히 생각해 볼 기회를 주셨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20-08-27 15:09   좋아요 0 | URL
언캐니 개념이 꽤 흥미롭죠..ㅎㅎ
 









     좀비는 인류의 아편이다





인간의 정서적 발전, 형법의 개선, 전쟁의 감소, 유색 인종에 대한 처우 개선, 노예제도의 완화를 포함해 이 세계에서 단 한 걸음이라도 도덕적 발전이 이뤄질 때마다 세계적으로 조직화된 교회 세력의 끈질긴 반대에 부딪히지 않았던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버트란트 러셀




문자가 없던 사회에서는 입으로 말하기(orality) 가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었다. 하지만 문자가 발명되고 널리 보급되면서 문자를 읽고 쓸 줄 아는 능력(literacy) 이 커뮤니케이션의 강력한 수단으로 부상했다.  월터 옹은 이것을 구술성(orality)과 문자성(literacy)으로 구별한다.  당연히 문해율이 낮은 나라일수록 문자를 사용하지 않아도 의사 전달이 가능한 문화에 익숙하다.  예를 들면 가난한 나라일수록 책보다는 티븨 시청을 하는 시간이 높다.  " 시청 " 은 읽기와는 달리 문자를 해독해야 하는 과정이 생략되었기에 " 즉각적(즉흥적) ㅡ " 이다. 


그들은 티븨 드라마를 보면서 수다를 떠는 것을 좋아한다. 여기에 군것질이 동반되면 진정한 의미의 < 팝콘각 > 이 탄생하게 된다. 이 장면에서 우리가 유심히 살펴보아야 할 대목은 구술(口述)로 대표되는 입-쾌락의 강화 현상이다. 시청자는 드라마 속 배우들이 말하는 대사를 엿들으며 희로애락을 느끼고, 군것질을 하면서 드라마 속 빌런을 험담한다. 나애리, 이 나쁜 기즤배 ~       이 반응은 생각의 결과물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생각 없이 즉흥적으로 내린 결론에 불과하다. < 생각 없이 쓰기 > 란 어렵지만 < 생각 없이 말하기 > 는 쉬운 법이니 말이다. 


그래서 오럴 쾌락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은 사고가 굉장히 단순하다. 예수회 신부이자 영문학자인 월터 옹이 이것을 오럴리티'이라고 점잖게 표현했다면 정신분석학자인 프로이트는 오럴리티의 성적 쾌락을 강조하며 구순기(oral phase)라고 표현한다. 아기는 젖을 빨면서 식욕을 충족하지만, 빈 젖을 빨 때도 구순 성감대를 자극해서 성적 쾌감을 얻는다는 가설이다. 프로이트의 용어를 빌려서 월터 옹의 용어를 설명하자면 구술성은 구순기에 해당되고 문자성은 생식기( : 신체적인 성숙이 이루어져 진정한 의미에서의 성욕이 나타나는 최종 단계)에 해당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사회는 구술문화와 문자문화 중 어느 쪽에 가까울까 ? 모두 다 동의하겠지만 대한민국은 오럴리티의 사회'다. 한국인은 책보다는 드라마에 열광하고,  " Mukbang(먹방) " 이라는 단어를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최초로 등재시킨 종주국이며, 사이비 종교가 전 세계에서 압도적으로 가장 많은 나라'이다.  이들은 이만희와 전광훈 같은 사이비 목사의 설교에 열광한다.  대한민국이 사이비 종교의 천국이 된 이유는 명백하다.  설교 무대는 오럴리티의 꽃이기 때문이다. 열정적 리액션을 강조하는 예배는 하나의 공연이 되었다. 아멘과 할렐루야라는 외침은


떼창으로 변질되었다. 그것은 마치 롹스타가 방방 뛰는 객석을 향해 모두 다 소리 질럿, 시바 !!!!! _ 라고 외치는 정언 명령을 닮았다1).  또한 통성 기도, 방언, 율동, 찬송은 주님의 영광과 신도의 열광을 돋보이게 만드는 BGM으로 발달했다. 예배는 공연이 되었다. 마땅히 볼거리가 없는 노년층에게 있어서 예배는 놀거리인 것이다. 뒷방 늙은이로 전락했던 노인들은 서서히 직관의 쾌감을 몸소 경험한 것이니 신세계인 셈이다. 전광훈과 같은 극우 목사는 그 사실을 간파했던 것이다. 격렬하게 비열한 전광훈을 보면서 좀비를 연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옛날 같았으면 이런 인간들은 싸잡아서 격렬비열도로 유배를 보냈을 것이다. 그들은 신체적으로는 어른이지만 정신적으로는 여전히 오럴 쾌락에 집착하는 구순기 고착 성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늙은 젖먹이'일 뿐이다. 그들이 영혼 없는 좀비가 되어 죽음을 불사(不辭)하겠다며 항전을 선포하는 이유는 전광훈이 그들에게 영생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불사(不死)에 대한 욕망이 그들을 좀비로 만든 것이다. 욥기에서 사탄은 사람이란 제 목숨 하나 건지기 위해 내놓지 못할 것이 없다고 말했지만 고작 좀비가 되어 불사가 되는 것은 영생의 가장 안 좋은 예'가 아닐까 ?  


좀비가 되어서라도 불사'가 되고 싶은 욕망은 아마도 인간이 꿈꾸는 가장 비열한 방식의 영생일 것이다.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는 맑스의 말을 좀비 장르로 전환하자면 이렇다. 좀비는 인류의 아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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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광훈의 그 유명한 발언 : " 이 성도가 내 성도 됐는지 알아보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옛날에 쓰던 방법 중 하나는 젊은 여집사에게 빤스 내려라, 한 번 자고 싶다 해보고 그대로 하면 내 성도요, 거절하면 똥이다. "  이 말은 70년대 아이돌 스타였던 리프 가렛 내한 공연 때 황홀에 빠진 한국 여성 관객들이 팬티와 브래지어를 벗어 무대 위로 던진 사건을 연상하게 만든다. 전광훈은 자신을 아이돌 롹스타로 착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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