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새빨간 활 (곰곰생각하는발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myperu</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글쓰기 플렛폼 얼룩소에서 악담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Wed, 28 Oct 2026 08:04:36 +0900</lastBuildDate><image><title>곰곰생각하는발</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1635322_639272334500306213.jpg</url><link>https://blog.aladin.co.kr/myperu</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곰곰생각하는발</description></image><item><author>곰곰생각하는발</author><category>우물 밖에서 </category><title>가난한 사람은 자신의 소리를 들킨다 -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595802</link><pubDate>Tue, 27 Oct 2026 13:2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myperu/1759580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11584&TPaperId=1759580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856/3/coveroff/893291158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11584&TPaperId=1759580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a><br/>하인리히 뵐 지음, 홍성광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01월<br/></td></tr></table><br/>​가난이란 무엇일까 ? 언젠가 나는 가난한 계급에 대하여 이런 정의를 내렸다 : 가난한 사람은 자신의 소리를 들킨다.      알쏭달쏭한 문장 같지만 독일 전후 문학을 대표하는 하이리히 뵐의 &lt;&lt;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gt;&gt; 를 읽고 나면 이해하게 된다. 궁상맞은 가난한 부부 이야기다.<br>&nbsp;2차 대전이 끝난 1950년대 독일(1952년). 프레드와 캐테는 좁은 단칸방에서 세 아이를 키우는 중년 부부다. 남편은 전화 교환수 일을 하지만 세 아이를 키우기에는 넉넉하지 않은 돈이다. 부부가 사는 빌라는 벽이 얇아서 방음 효과가 없다. 아이들은 집주인 눈치를 보느라 숨죽여 노는데 익숙하다. 부부는 그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흘린다. 아이들이 잠들면 부부는 몰래 부부관계를 가지고 싶지만 신음소리가 옆방으로 샐까봐 몸만 달아오른다. 문제는 옆방에 사는 이웃이다. 그들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섹스를 한다. 끼루루루룩. 삐걱거리는 침대 소리는 마치 부산 앞바다를 날아다니는 갈매기 소리 같다. ​옆방에서 들려오는 신음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들려오니 부부는 난감하기만 하다. 아이들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것 같다. 이처럼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이 숨기고 싶은 소리조차 사람들에게 들킬 수밖에 없는 계급이다. 남편은 이 환경을 견디지 못해 집을 나와 생활하고 있다. 숙소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루하루 지인들의 집에 빌붙어 산다. 어느 날 아내는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이를 키울 수 없는 환경에서 다시 아이를 임신한 것이다. 절망 속에서 아내는 남편과 헤어질 결심을 한다. 하지만 부부관계는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는다. 부부는 서로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마지막으로 한 챕터를 더 쓰기로 구상했지만 포기한다. 작가 또한 끝내 아무 말(글)도 하지 않은 셈이다. 지독하게 궁상맞은 부부 이야기이지만 신파로 흐르지는 않는다. 구질구질한 현실을 정갈한 문장으로 뽑아내는 작가의 실력이 탁월하다. 가난한 사람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소리를 숨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래 전 일이다. 십대 때 집을 나와 가출을 한 적이 있다. 꽤 오래 가출 생활했는데 돈이 떨어지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가족들은 황당한 나머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집으로 돌아온 탕아에게 야단을 치는 것을 포기하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 밥은 먹었니 ? "  나는 짧게 대답했다. " 네 ! " 그때였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들키고 싶지 않았으나 어쩔 수 없이 소리를 들킨 셈이다. 어머니는 아무 말 없이 밥상을 차리셨다. 이 소설을 읽다가 문득 그날이 떠올랐다. ​​<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856/3/cover150/893291158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8560389</link></image></item><item><author>곰곰생각하는발</author><category>영화관  </category><title>완다, 1970 - [완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594006</link><pubDate>Mon, 26 Oct 2026 16:0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myperu/1759400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D842832593&TPaperId=1759400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4685/20/coveroff/d84283259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D842832593&TPaperId=1759400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완다</a><br/>바바라 로든 감독, 마이클 히긴스 출연 / 키노필름 / 2020년 08월<br/></td></tr></table><br/><br><br>탁자 위에 컵이 있다. 컵에는 우유가 담겨 있다. 영화에서 이 장면은 가까이서 촬영하는냐, 멀리서 촬영하는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이 장면을 멀리서 찍으면 흔해 빠진 풍경이다. 어떤 이는 탁자 위에 컵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모를 수 있다. 하지만 극장 스크린이 꽉 차도록 탁자 위에 놓인 컵을 클로즈업하면 전혀 다른 의미로 읽힐 수 있다. 클로즈업은 관객을 집중시키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비장의 무기다. ​이 기술을 탁월하게 사용하는 감독이 바로 히치콕이다. 영화 &lt;&lt; 의혹 &gt;&gt; 에서 아내는 남편이 자신을 몰래 죽이려고 한다는 의심에 사로잡힌다. 양파남, 까도 까도 의심스러운 남자. 남자는 몸이 아파 침실에 누운 아내를 위해 따듯한 우유 한 잔을 침대 옆에 놓고 사라진다. 걷는 것조차 어딘지 냄새가 난다. 감독은 우유가 담긴 유리컵을 극장 스크린 전체를 덮도록 클로즈업한다. 관객은 생각한다. " 이 새끼, 독을 탔구나." 이처럼 클로즈업은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카메라가 사람 얼굴을 클로즈업할 때에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연기력이 형편없는 배우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면  득을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스크린 속에서 확장된 얼굴은 오로지 경지에 다다른 배우에게만 허용된 거리'다. ​일본 영화 &lt;&lt; 종이달 &gt;&gt; 에서 미야자와 리에는 대학생과 바람이 나서 은행 돈 10억을 횡령한 유부녀를 연기한다. 팜므파탈, 조선의 저잣거리 입말로 말하자면 어마어마한 쌍년 !  관객이 돈을 횡령하고 남편 몰래 바람을 피우는 저팬니즈 팜므파탈에게 감정이입하기란 쉽지 않다. 권선징악이라고 하지 않던가. 악인은 반드시 응징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관객은 나도 모르게 젊은 남자와 섹스에 미쳐서 은행 돈을 횡령한 유부녀의 도주를 응원하게 된다. 감독은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관객과 쌍년 사이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리카(미야자와 리에 분)의 얼굴을 자주 클로즈업한다.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했던가. ​미운 정도 정이라고 관객은 점점 리카에게 연민을 느끼게 된다. 이 연민의 팔 할은 미야자와 리에의 압도적 연기에 있다. 감독이 자신 있게 리에의 얼굴을 가까이서 찍을 수 있었던 데에는 배우의 연기가 탁월했기 때문이다. 미야자와 리에가 젊은 남자에 미쳐서 은행 돈을 횡령한 유부녀 은행원을 연기했다면,  배우이자 감독인 바바라 로덴은 영화 &lt;&lt; 완다, 1971 &gt;&gt; 에서 남편과 자식을 버리고 여기저기 떠도는 가난한 여성을 연기한다. 더군다나 그녀는 교육을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어딘지 모르게 지능도 낮아 보인다.  <br><br>​주인공 완다의 얼굴을 정지 화면으로 잡은 마지막 장면은 내가 지금까지 본 영화를 통틀어서 가장 훌륭하고 아름다우며 슬픈 얼굴이었다. 지금도 완다의 얼굴을 떠올리면 가슴이 먹먹하다. 영화 &lt;&lt; 완다 &gt;&gt; 는 미국 독립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 중 한 편이다. ​<br>​라마바바라 로든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3394582344&nbsp;완다,1970가장 보통의 여자 가장 훌륭한 한국 영화 한 편을 뽑으라고 한다면 봉준호나 김기영 감독을 잠시 떠올리는 ...blog.naver.com​<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4685/20/cover150/d84283259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46852083</link></image></item><item><author>곰곰생각하는발</author><category>영화관  </category><title>소영의노력, 2026</title><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590202</link><pubDate>Sat, 24 Oct 2026 14:5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myperu/17590202</guid><description><![CDATA[​장애는 극복의 대상이다. 장애인의 성공 서사는 곧바로 관람객의 자기 반성으로 이어진다. 장애를 가진 저 사람도 저렇게 열심히 노력하는데 우리는......        관찰의 대상이 되어버린 장애인들 사이에서 비판이 일기 시작했다. 과연 장애는 극복의 대상인가 ? 어쩌면 비장애인은 자기 계발을 위한 소재로 장애를 이용하는 것은 아닌가 ?  그때부터 나는 장애를 다룬 영화들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오재형 감독이 연출한 다큐멘터리 &lt;&lt; 소영의 노력 &gt;&gt; 은 뇌병변(?) 장애를 가진 소영의 무용담(舞踊談)이다. 소영은 무용극의 무용수다. 카메라는 소영이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관찰한다. 영화 전반부는 소영에 대한 인물 정보와 무용극에 대한 소개가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무대 장면도 거의 생략되어 있다. 이것은 감독의 단단한 다짐처럼 보였다. 장애인의 극복 서사를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다짐 말이다. 영화 전반부의 카메라가 장애를 가진 소영을 관찰하는 시점이라면,  무대가 끝나고 난 후의 일상을 다룬 영화 후반부에서 카메라는 소영의 손으로 들어온다. ​제 3자의 시선으로 관찰당하던 그녀는 이제 자기 자신을 자기 손으로 직접 보여준다. 그 어떤 시선의 간섭도 없다. 이때부터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진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고민을 고백하는 말보다 감동적인 것은 얼굴이다. 영화에서 멋진 대사보다 오래 남는 것은 정직한 얼굴이다. 거리 조절에 실패해 촛점이 흐려진, 해상도 낮은 몇몇 얼굴에서는 칼 테어도르 드레이어의 잔다르크를 떠올렸다. 소영의 어머니는 방구석에서 아무거나 찍는다고 영화가 되냐며 타박을 늘어놓았지만 관객은 어머니의 핀잔이 틀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소영은 훌륭한 무용가이자 연출가이며 좋은 시민이다. 이 영화는 내가 올해 본 가장 아름다운 독립 영화'다. ​종종 배우 한 명이 영화 전체를 씹어먹는 경우가 있는데 이 영화도 그렇다. 그녀는 전동 휠체어에 의지하지 않은 채 홀로 서서 걷는다. 균형을 잃고 넘어지기도 한다. 춤을 추기 위해서는 다리의 힘을 길러야 하고, 다리의 힘을 얻으려서 흔들리며 걸어야 한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춤이야말로 흔들리면서 걷는 예술이 아닐까. 도종환의 시가 떠올랐다.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시 (1990)​​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시인의 말처럼 흔들리지 않고 걷는 사람 어디 있을까. 이 세상 그 어떤 사람도 다 흔들리면서 걷고 있다. 당신도, 그리고 우리 모두.....​<br>]]></description></item><item><author>곰곰생각하는발</author><category>영화관  </category><title>일대종사 - [일대종사]</title><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586398</link><pubDate>Thu, 22 Oct 2026 14:0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myperu/1758639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306454317&TPaperId=1758639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08/94/coveroff/930645431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306454317&TPaperId=1758639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일대종사</a><br/>왕가위 감독, 송혜교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4년 02월<br/></td></tr></table><br/>​​사물의 슬픔​​꽃단추 / 손택수​내가 반하는 것들은 대개 단추가 많다꼭꼭 채운 단추는 풀어보고 싶어지고과하게 풀어진 단추는 다시얌전하게 채워주고 싶어진다참을성이 부족해서난폭하게 질주하는 지퍼는 질색감질이 나면 좀 어떤가단추를 풀고 채우는 시간을 기다릴 줄 안다는 건낮과 밤 사이에,해와 달을금단추 은단추처럼 달아줄 줄 안다는 것​무덤가에 찬바람 든다고, 꽃이 핀다용케 제 구멍 위로 쑤욱 고개를 내민 민들레지상과 지하, 틈이 벌어지지 않게흔들리는 실뿌리 야무지게 채워놓았다​​ㅡ 손택수 시집 &lt; 나무의 수사학 &gt; 실천문학사​​​​다들 경험하셨으리라.  애인과의 첫날밤,  떨리는 손끝으로 애인의 실크 블라우스에 달린 단추를 풀 때 시간이 더디게 흘러간다는 것.  들뜬 마음에 조금이라도 빨리 풀어헤치고 싶으나 그럴수록 쉽게 풀어지지 않던 그 하얀 단추.  아직도 생각난다. 명주실로 짠 실크의 감촉이 아이스크림보다 부드러웠다는 사실도. 손택수 시인의 &lt; 꽃단추 &gt; 를 읽을 때마다 몇몇 장면들이 생각나곤 한다. 생각해 보면 : 참을성이 부족해서 / 난폭하게 질주하는 지퍼는 민망한 구석이 있다. 옷이 가지고 있는 질감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지퍼는 열고 닫는 개패(開閉) 기능만 있을 뿐 채움과 비움(풀어헤치는)이 없다. ​좋은 목수는 쇠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의 결대로 가구를 만들듯이 좋은 옷을 만드는 사람들은 쇠 지퍼가 있을 자리에 단추가 있는 옷을 만든다. 날마다 단추를 끄르고(풀고) 맺는(채우고) 행위는 마치 인생과 같아서 인연을 끊고 맺고를 반복한다. 그런 점에서 단추는 조금 불편하고 조금 더 느리지만, 그래서 인간적이다. &lt; 生 &gt; 이 채워 놓는 단추의 기능이라면,  &lt; 死 &gt; 는 풀어놓는 단추의 기능이다. 시인은 무덤가에 핀 노란 민들레를 단추에 비유한다. 시인의 상상력이 빛을 내는 순간이다. 지상과 지하, 묘와 관, 생과 사의 틈 사이로 찬바람 분다. 찬바람 든다고 옷을 여미듯이 시인은 무덤가에 핀 민들레 노란 꽃단추를 채운다.​떨어진 단추 하나가 영화의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 영화가 있다.    왕가위 감독이 연출한 무협 영화 &lt;&lt; 일대종사, 2013 &gt;&gt; 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는 " 단추 " 장면일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확신한 것은 왕가위 영화라는 문화 상품은 철저하게 유물론적 세계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철저한 유물론자다 . 아내가 있는 엽문(양조위 분)과 가문의 무예를 전승하기 위하여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한 궁이(장쯔이 분)는 서로 사랑하는 마음만 간직하고 있다.  다만, 그 마음을 말하지 않을 뿐이다. 세월이 흘러흘러 두 사람은 다시 만난다. 남자는 가족과 재산을 잃는다. 여자는 가족과 건강을 잃는다. ​남자에게 남은 것은 어쩔 수 없는 맹세이고,  여자에게 남은 것은 돌이킬 수 없는 다짐이다.  남자의 맹세와 여자의 다짐은 어쩔 수 없고 돌이킬 수 없다는 점에서 후회에 닿는다. 남자는 여자에게 단추 하나를 내민다. 오래 전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기 위해 장만했던 새 외투에서 떨어져 나간 단추다.  " 그곳에 가기 위하여(당신을 만나기 위해) 외투 하나를 장만했었소. 하지만 전쟁통에 가지 못했소. 살림이 궁하여 외투는 팔았소. 남은 것은 외투에서 떨어져 나간 단추 하나요. 당신에게 주고 싶소. "  여기서 우리는 단추라는 물질(물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다. ​목 마른 선비에게 내민 조롱박(에 담긴 물) 위에 뜬 버들잎이 우물가 처녀의 고운 마음이 반영된 물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듯이 말이다. 남자가 내민 단추는 자본주의적 시선으로 보자면 교환 가치 없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것에 불과하지만 그것은 비가시적인 마음의 가시적 현현이라는 점에서 두 사람에게는 매우 중요한 정표다. 이처럼 왕가위 영화를 관통하는 멜랑꼴리한 정서는 사랑한다는 고백(말)보다는 사물을 통해 전달된다. 관객은 단추를 통해서 모노노 아와레(物ものの哀あわれ : 보고 듣고 만지는 사물에 의해 촉발되는 정서와 애수, 일상과 유리된 사물 및 사상과 접했을 때, 마음 깊은 곳에서 흘러나오는 적막하고 쓸쓸하면서 어딘지 모르게 슬픈 감정을 말한다 )를 발견한다. ​10년 전 그때 만났더라면 눈에 익었을 그 남자의 외투에 달린 단추. 여자는 처음 보는 단추를 지긋이 바라본다. 여자와 남자가 연을 맺지 못했듯이 옷의 왼편과 오른편을 맺지 못하고 떨어져 나간 단추를 보면서 여자는 깊은 슬픔에 잠긴다. 남자가 뒤늦게 연을 맺자고 준 단추를 여자는 돌려준다. 마음만 간직할 뿐이다. 왕가위의 고백은 늘 이렇다. 일본의 국민 작가 나쓰메 소세끼는 외국 문학 작품 중에서 i love you 라는 문장을 어떻게 번역할까를 두고 고민하는 학생에게 다음과 같이 의역하라고 했다. " 달이 참 밝네요. "  ■​<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08/94/cover150/930645431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089420</link></image></item><item><author>곰곰생각하는발</author><category>우물 밖에서 </category><title>노인만 있는 나라는 없다 - [진화심리학 - 마음과 행동을 탐구하는 새로운 과학, 제7판 최신 개정판]</title><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582417</link><pubDate>Tue, 20 Oct 2026 12:4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myperu/1758241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30077X&TPaperId=1758241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424/23/coveroff/890130077x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30077X&TPaperId=1758241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진화심리학 - 마음과 행동을 탐구하는 새로운 과학, 제7판 최신 개정판</a><br/>데이비드 버스 지음, 이충호 옮김, 최재천 감수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10월<br/></td></tr></table><br/><br>​​노인만 있는 나라는 없다​​​개인주의가 좋은 방향으로 흐르면 건강한 자유주의가 되지만 나쁜 쪽으로 빠지면 이기주의가 된다. 파리 시위 때 시청이 불타고 상점이 약탈 당하는 것을 보면서 ​유럽의 건강했던 개인주의는 이제 병약한 이기주의로 변질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기주의의 가장 나쁜 점은 사회 공동체와 구성원에 대한 존중이 없다는 것이다. 너는 없고 나만 있다. 이번 시위(꾼)은 시민에 대한 존중을 상실했다. 최근 유럽 전체로 퍼지는 시위를 보면서 내가 주목한 부분은 시위에 참여한 10대였다. 젊은 남자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다(윌슨과 데일리, 1985). 청소년기가 되면 남성은 살인 비율이 치솟기 시작하여 20대 중반에서 정점을 찍는다. 조사 결과  :  인구 집단에서 젊은 남자 증후군1)에 속하는 젊은 남자에 대한 분포(비율)가 높을수록 부족 간 전쟁에서 가장 잔인한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주와 나라에서 30세 이상 연령대의 남자 비율보다 15~29세 연령대의 남자 비율이 높을수록 동맹 집단적 공격성 수준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결 관계는 아주 강하기 때문에,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젊은 남자들의 비율이 폭력적 공격성을 예측하는 데 좋은 지표가 될지 모른다.ㅡ진화 심리학, 데이비드 버스 480쪽 ​이번 시위는 낙후된 교육 시설 개선 요구에서 시작된 것처럼 보이지만 핵심은 유럽이 가난해지고 있다는 데 있다. 유럽은 왜 가난해지고 있는가 ?  도발적인 답변일 수는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의료 기술의 놀라울 만한 성장 탓으로 보인다. 유럽의 20세기 복지 제도는 20세기 인류의 생애 주기에 맞춰진 시스템이다. 나랏돈도 이 생애주기에 맞춰 설계되었다. 문제는 20세기의 생애주기와 21세기의 생애주기가 다르다는 점이다. 1970년 평균 기대수명은 60를 넘지 못했지만 2010년 평균 기대 수명은 80.2세로 40년 동안 무려 20세가 늘었다. 최근 정보에 의하면 2023년 평균 기대 수명은 83.5세다. 여성만 따로 뽑으면 86세다. 평균 기대 수명이 높아지다 보니 연금을 통한 복지 재정도 급상승할 수밖에 없다. ​결론은 나랏돈이 모자라다. 밑돌 빼서 윗돌 놓을 수밖에. 결정타는 마크롱이 모든 자산에 부과하던 부유세를 폐지하고 부동산 자산 중심으로 세금을 걷자 부유층은 재빠르게 금융자산으로 전환하며 부유세를 피해갔다. 최근 의학 전문 잡지가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인류 최대의 적인 암세포를 완전히 박멸할 수 있는 신약이 개발 중이라고 한다. 성공 확률은 매우매우매우매우매우 높다고 한다. 과학자들이 이 실험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계산한 결과 인간은 최대 200세까지 살 수 있다고 한다.   축복일까, 재앙일까 ? 한때 100세 생명 연장의 꿈은 인류가 누릴 수 있는 최대의 꿈으로 소개되곤 했다. 하지만 이것은 꿈이 아니라 악몽이다. ​노인을 위한 나라가 없다는 사실이 슬픈 일이라면 노인만 있는 나라는 재앙이다. ​​​​​​                                          ​1)  일베 이용자는 대부분 16세에서 33세 비율이 80% 이상을 차지한다는 값이 나온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424/23/cover150/890130077x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4242311</link></image></item><item><author>곰곰생각하는발</author><category>우물 안에서</category><title>봄밤의 목련 - [권여선 : 봄밤 Spring Night]</title><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580491</link><pubDate>Mon, 19 Oct 2026 13:3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myperu/1758049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1156620120&TPaperId=1758049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07/69/coveroff/1156620120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1156620120&TPaperId=1758049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권여선 : 봄밤 Spring Night</a><br/>권여선 지음, 전승희 옮김, 데이비드 윌리엄 홍 감수 / 도서출판 아시아 / 2014년 03월<br/></td></tr></table><br/><br>봄밤의 목련​​봄에 피는 꽃 중 가장 아름다운 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봄밤에 가장 빛나는 꽃이 목련이라는 데 내 전 재산 500원을 걸 수는 있다(아님 말고). 모 시인은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지만 이른 봄에 피는 목련이야말로 바람에 흔들리며 피는 꽃이다.​하얀 목련은 봄밤에 보면 찬란하다.  검은 밤과 하얀 꽃의 조화는 그 어떤 말로도 표현이 불가능하다. 쌀쌀한 날씨에 핀 꽃 봉오리는 찬란하다 못해 숭고하다. 김수영 시인의 시 &lt; 봄밤 &gt; 에는 목련이란 시어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지만 소리 내어 읽다 보면 목련 핀 봄밤을 산책하는 시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가난한 선비가 반딧불이를 촛불 삼아 캄캄한 밤에 책을 읽듯이 시인은 목련을 촛불 삼아 봄의 풍경을 읽는 것 같다. 가난한 시인의 단호한 정언 명령에는 세속적 욕망에 대한 거부와 종교적 수행이 엿보인다. ​​봄밤                                                                김수영​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강물 위에 떨어진 불빛처럼혁혁한 업적을 바라지 말라개가 울고 종이 들리고 달이 떠도너는 조금도 당황하지 말라술에서 깨어난 무거운 봄이여오오 봄이여​한없이 풀어지는 피곤한 마음에도너는 결코 서둘지 말라너의 꿈이 달의 행로와 비슷한 회전을 하더라도개가 울고 종이 들리고기적소리가 과연 슬프다 하더라도너는 결코 서둘지 말라서둘지 말라 나의 빛이여오오 인생이여​재앙과 불행과 격투와 청춘과 천만인의 생활과그러한 모든 것이 보이는 밤눈을 뜨지 않은 땅속의 벌레같이아둔하고 가난한 마음은 서둘지 말라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절제여나의 귀여운 아들이여오오 나의 영감이여​권여선 소설집 &lt;&lt; 안녕 주정뱅이 &gt;&gt; 에 수록된 단편 &lt; 봄밤 &gt; 에는 술에 취해 봄밤을 걷는 중증 알코올 중독자 영경(女)이 등장한다. 그녀는 술에 취해 거리를 걸을 때마다 김수영의 봄밤을 낭독한다. 그것은 낭독이 아닌 주정이면서 동시에 속도에서 낙오된 자신을 향한 주문이다.  " 강물 위에 떨어진 불빛처럼 / 혁혁한 업적을 바라지 말라 / 개가 울고 종이 들리고 달이 떠도 / 너는 조금도 당황하지 말라 ㅡ " 여자는 하염없이 봄밤을 걷다가 목련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그녀는 " 촛불 모양의 흰 봉오리를 매단 목련나무 아래에서 소리 내어 ㅡ " 운다.  봄밤과 목련이 만나는 지점이다. 나는 그녀가 슬퍼서 울었다기보다는 봄밤의 목련이 아름다워서, 그래서.... 무서워서 울었다고 믿고 싶다. ​릴케는 &lt;&lt; 두이노의 비가 &gt;&gt; 에서 아름다움의 본질에 대해서 이렇게 노래한다. " 아름다움이란 우리가 간신히 견디어내는 무서움의 시작일 뿐이므로 / 우리가 이처럼 아름다움에 경탄하는 까닭은, 그것이 우리를 경멸하기 때문이다(두이노의 비가 1 ) " 영경은 목련 앞에서 간신히 견디어내다가 통곡한다. 아름다움이 영경을 경멸하기 때문이다1). &lt; 봄밤 &gt; 을 읽고 났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영화 &lt; 오아시스 &gt; 였다. 주정뱅이와 앉은뱅이의 사랑(봄밤)은 지적장애와 지체장애의 사랑(오아시스)과 겹치지만 결은 사뭇 다르다. 단편소설 &lt; 봄밤 &gt; 에는  영화 &lt; 오아시스 &gt; 에서 보이는 " 이기적 휴머니즘 " 이 없다.  ​오히려 영경과 수환의 사랑은 서로에게 이타적이다. 요양원에서 영경과 함께 사는 수환은 알코올성 간경화로 죽음을 향해 치닫는 영경이 술을 마실 수 있도록 외출을 허용한다. 그녀는 봄밤의 목련에 취한다. 그것이 정취였는지 만취였는지 모르겠지만, 신파를 징글징글하게 싫어했던 내가 이 단편을 읽다가 울었다.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영경을 연기한 한예리가 봄밤의 목련을 보며( " 봄밤의 목련 " 과 " 목련의 봄밤 " 에서 고민하다가 봄밤의 목련을 선택했다) 소리 내어 통곡하는 장면이 있다. 연암 박지원은 &lt;&lt; 열하일기 &gt;&gt; 에서 호곡장( : 好哭場 )이란 표현을 사용했는데 마음을 비우기에 좋은 울음 장소라는 뜻2)이다. 늙은 목련나무 앞이 그녀에게는 호곡장이란 생각이 든다. ​​​​                                                   ​1) 지구가 멸망하는 날, 단 두 권의 문학작품(소설과 시)을 타임캡슐에 넣어서 보관해야 한다면 나는 세르반테스의 &lt;&lt; 돈키호테 &gt;&gt; 와 릴케의 &lt;&lt; 두이노의 비가 &gt;&gt; 를 선택할 것 같다. 두이노의 비가는 백 번 넘게 읽었다. ​2) 박지원은 &lt;&lt; 열하일기 &gt;&gt; ㅡ 호곡장 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사람들은 칠정 중에서 슬플 때만 울음이 나오는 줄로 알고 칠정의 모두에서 울음이 나오는 줄은 모르고 있답니다. 기쁨이 사무치면 울음이 나오고, 분노가 사무치면 울음이 나오고, 즐거움이 사무쳐도 울음이 나오고, 사랑이 사무쳐도 울음이 나오며, 미움이 사무쳐도 울음이 나오고, 욕망이 사무쳐도 울음이 나오는 법이지요. 응어리지고 답답한 마음을 풀어서 시원하게 하는 것으로는 그 어떤 것도 소리보다 빠르지 않으니 울음이란 천지간 우레에도 비교할 수 있지요. 지극한 정에서 울음이 터지고, 터진 울음이 사리에 맞는다면 웃음과 울음이 뭐가 다르겠습니까? 사람이 태어나 정을 풀어내면서 일찍이 이런 지극한 처지를 겪어 본 적이 없어서 칠정을 교묘하게 안배해서 울음을 슬픔의 짝으로 맞추어 놓았지요."​<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07/69/cover150/1156620120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076937</link></image></item><item><author>곰곰생각하는발</author><category>사설이 길다</category><title>경주기행</title><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578456</link><pubDate>Sun, 18 Oct 2026 13:2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myperu/17578456</guid><description><![CDATA[​고 1때 캐나다로 이민 간 친구가 있다. 그는 그곳에서 도시 건축(?)을 전공했는데 하는 일은 조명이었다. 실내 조명이 아니라 실외 건물 조명이라는 것이다. 내가 너는 거리 가로등 설치하는구나 _ 라고 생각 없이 말했다가 친구가 지랄지랄지랄지랄했던 기억이 난다. 그가 하는 일은 건물 외관을 고급스럽게 조명하는 일. 주로 유적지나 고급 건축물을 대상으로 작업을 한다고.<br>&nbsp;이 친구와 함께 경주를 방문한 적이 있다. 경주 야경을 보기 위해서다. 지금의 경주는 내가 수학여행 때 갔던 경주가 아니었다.   돌무덤 쌓은 구닥다리 유적지가 아니라 빛이라는 이름의 붓으로 도시 전체를 색칠한 도시로 바뀌어 있었다. 친구는 찬란하게 수놓은 경주의 야경을 보며 말했다. " 이게 내가 하는 일이다, 쨔샤 ~ "  그는 경주야말로 도시 조명 설계를 성공적으로 완성한 도시라고 말했다.   친구의 일장 연설 가운데 인상 깊었던 것은 간판에 대한 이야기였다. 내가 번화가에 다닥다닥 붙은 간판을 보면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정부가 규제를 안 한다 _ 고 투덜대자 친구는 이때다 싶었는지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br><br>서울 거리 간판 1<br><br>서울 거리 간판 2<br><br>서울 거리 간판 3<br>" 친구여, 내 말 잘 들어봐봐봐봐봐봐. 인간은 자신의 모국어를 보면 뇌에서는 그것을 정보로 받아들여. 그래서 너는 명동의 밤거리에 다닥다닥 붙은 간판을 보면 너의 뇌는 정보를 입력하고 처리하느라 스트레스를 받지. 하지만 한글을 모르는 외국인이 서울 밤거리를 수놓은 간판을 본다면 ?   해외 여행객들은 한글을 모르기 때문에 그것을 정보로 처리하지 않고 그림 이미지로 받아들여. 그러니까 외국인 눈에는 온갖 다양한 색깔로 그림을 그린 것처럼 보인단 말이야. 더군다나 한국 간판은 크기 제한 없이 건물 벽 멐체에 다닥다닥 붙어 있잖아. 그래서 외국인 눈에는 건물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그래피티 아트처럼 보여. ​건물 전체가 바스키아 작품 같다니까. 반면에 너의 눈에는 빌보드 간판처럼 보여서 시각 공해의 주범이 되는거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만 때론 모르는 게 힘이야. " 친구의 말에 나는 무릎 탁, 치고 아, 했다. 아, 하고 나서 뒤늦게 무릎 탁, 치면 어색하니까. 문득, 진실의 문제는 간판의 딜레마와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는 것이 힘이지만 때로는 무지가 아름다울 때도 있다. ​​<br><br>덧대기1.  그는 끝으로 이런 말도 남겼다. " 요즘 한류 때문에 명동 거리 간판이 죄다 영어로 바뀌더라. 이거 굉장히 멍청한 짓이야. 해외 여행객들에게 영어는 그림이 아니라 정보거든. 그러다 보니 여행 와서 스트레스를 받지. 나 같은 전문가가 서울 도시 행정에 대해 자문을 한다면 간판의 영어 사용을 규제했을 거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하긴 하나.... 과하면 질린다아. " ​2,  위의 거리 간판 1,2,3 중에서 가장 근사해 보이는 사진은 ? 한국인이라면 3번 간판 풍경을 선택할 것이다. 왜 ? 한국인에게는 한자와 영어 간판이 정보보다는 그림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곳은 명동이다. ​3.  경주의 한 식당에서 친구는 감탄사를 쏟아냈다. 하얀 사기 그릇에 하얀 동치미가 둥둥 뜬 동치미 국물이었다. 이 친구는 한식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색감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곤 했다. 그는 동치미국물을 오래 들여다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 와, 아름답다. 요리가 온통 하얀데 질감이 크리미하지 않고 투명하잖아. 와우. "&nbsp;<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6/1018/pimg_639279266862191415.jpg</url><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578456</link></image></item><item><author>곰곰생각하는발</author><category>영화관  </category><title>종이달, 2014 - [종이 달]</title><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576809</link><pubDate>Sat, 17 Oct 2026 11:3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myperu/1757680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D042634194&TPaperId=1757680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19dvd_75cover.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D042634194&TPaperId=1757680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종이 달</a><br/>요시다 다이하치 감독, 미야자와 리에 외 출연 / 올라잇픽쳐스 / 2016년 01월<br/></td></tr></table><br/><br><br><br><br>도망치는 여자<br><br><br><br><br><br>가끔 배우 한 명이 관객 멱살을 하드캐리해서 끌고 가는 영화가 있다. 배우 전도연이 이 진상 짓을 잘한다. 감독 필요 없어요, 연출 필요 없어요, 조연 필요 없어요. 내가 멱살 잡고 끌고 갈게요. 난, 소중하니까. 히힝. 이런 경우는 답 없다. 감독은 괄약근 풀고 배우가 하는 짓을 너그럽게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다 된 밥에 숟가락 얹는. &lt;&lt; 종이달 &gt;&gt; 의 미야자와 리에도 그런 경우다. 상투적으로 말하자면 혼신의 힘을 발휘한 필생의 연기라고나 할까. " 간바레, 미야자와 리에 짱 ! " ​40대 주인공 리카(미야자와 리에 분)는 10년 차 전업주부로 생활하다가 은행에서 경단녀 우대라는 구인 광고를 보고 입사한 계약직 직원이다. 그녀는 주로 노년층 고객 편의를 위해 가정 방문하여 은행 업무를 보는 일을 담당이다. 그녀는 기계적으로 자신이 맡은 업무에 충실할 뿐이다. 직업에 대한 성취욕은 없다. 그녀는 20년이 넘는 업무 경력을 가지고 있는 직장 선배(고바야시 사토미 분)의 별 볼 일 없는 직장 생활을 보면 자신의 미래를 본다.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능력이 좋아도 여자에게는 승진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며 나이가 들면 한직으로 밀려나 퇴사 압박을 받는다는 사실. 이때 리카 앞에 나타난 것은 잘생긴 20대 대학생 청년이다. 모든 욕망을 거세한 채 살았던 그녀 앞에 나타는 청년과 보낸 뜨밤은 상상하지도 못한 결말을 향해 브레이크 없이 무한 질주한다. ​옥의 티라면 무미건조한 삶에 딱성냥이 되어 그녀의 마음을 불싸지르는 청년 역을 담당한 배우가 매력이 없기는 하나( : 내가 보기에는 매력이 1도 없다) 그 모든 것은 미야자와 리에가 커버한다. 그녀는 애인과의 호화스러운 데이트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은행 돈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불행은 시작한다. 최고급 호텔에서 3박 4일 휴가를 보내는가 하면, 애인에게 명품 시계 필립파텍을 선물하기도 한다. 함께 살 집도 장만한다. 이 모든 돈은 고객의 돈이다. 여기까지 들으면 " 젊은 청년과 바람난 유부녀가 벌인 은행 공금 횡령 사건 " 정도로 요약할 수 있지만 이 영화는 그렇게 간단한 한 줄 요약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매우 오묘한 지점이 존재한다. ​욕망은 증식한다. 자신의 욕망이 불온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몸통을 끊고 싶지만 욕망이란 아메바 몸통과 같아서 끊겨진다기보다는 새로운 개체로 증식한다. 남편에게서는 채울 수 없는 육체적 욕망은 젊은 애인과의 불륜으로 채우는 것에 만족하다가 이내 금전적 욕망으로 채우게 된다. 하지만 훔친 돈으로 재현한 욕망들은 끝내 파국으로 치닫는다. 미야자와 리에는 리카의 열성적이며 극성적인 불온을 연기하지만 우아하며 단호하다. 막나가는 여자 캐릭터이지만 우아하다. 다시 말해서 리카라는 캐릭터는 우아하지만 막나간다. 관객은 이 지점에서 당혹스러운 경험을 하게 된다. 나도 모르게 이 재수없는 여자를 응원하게 된다. 그녀각 은행 통유리를 깨고 도망칠 때 그녀의 뒷모습을 보고 나는 외쳤다. " 리카, 뛰엇 !!!!! " ​이것이 바로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치, 치치치치치명적인 매력이다. 뜨거울 때 공허한 표정으로 열기를 식힐 줄 아는 배우와 불성실하고 불쾌할 수 있는 캐릭터를 관객이 정서적으로 공감할 수 있도록 연출한 감독의 힘이다. 욕망과 생활이 충돌할 때 발생하게 되는 좌절을 감독은 탁월한 연출력으로 재현하고 있다. 무기력한 진짜 생활을 가짜 욕망이 집어삼킨다고 해서 무기력한 삶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욕망이란 아메바의 몸뚱이와 같아서 버려진 잘린 몸뚱이에서 머리가 자라고 꼬리가 자라서 되돌아온다. 진짜는 가짜를 이길 수 있지만 가짜는 진짜를 이길 수 없다. 욕망은 더더욱 그렇다. ​​■영화 제목 " 종이 달 " 은 가족이나 연인들이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을 때 가짜 달이 그려진 배경 앞에서 찍었다 하여 생겨난 표현으로 행복했던 한 때를 의미한다고 한다. 중의적인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종이 화폐로 대표되는 가짜 욕망과 사진관에 걸린 종이 달로 대표되는 진짜 행복. 가짜 욕망으로는 진짜 행복을 얻을 수 없다는 의미가 아닐까 ? 진짜 달과 종이 달의 차이는 빛의 유무일 것이다. 빛이 없는 허영(가짜)은  음영(그림자)조차 만들 수 없는 법이다. ​​<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img/19dvd_150cover.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75090087</link></image></item><item><author>곰곰생각하는발</author><category>영화관  </category><title>이처럼사소한걸들, 2025 - [[블루레이] 이처럼 사소한 것들 : 풀슬립 700장 넘버링 한정판 - 엽서(5종)]</title><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575282</link><pubDate>Fri, 16 Oct 2026 14:4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myperu/1757528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D612939884&TPaperId=1757528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675/52/coveroff/d61293988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D612939884&TPaperId=1757528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블루레이] 이처럼 사소한 것들 : 풀슬립 700장 넘버링 한정판 - 엽서(5종)</a><br/>팀 밀란츠 감독, 킬리언 머피 외 출연 / 노바미디어 / 2025년 11월<br/></td></tr></table><br/><br><br><br><br><br><br><br><br>A Small, Good Thing               :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1980년대 아일랜드, 어느 작은 마을에서 석탄 보급소를 운영하는 빌 펄롱(킬리언 머피 분)은 아내와 다섯 딸을 둔 중년 남성이다. 80년대는 유럽에서 가장 빈국이었던 아일랜드에 설상가상 경제 위기가 닥치는 바람에 국민이 고통을 받고 있던 시절이었다. 아일랜드 국민들은 빵이 없어 기아에 허덕이고 석탄과 땔감이 없는 이들은 추위에 몸을 떨었다. 빌 펄롱은 누구보다도 성실했기에 그나마 굶주림과 추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그는 사색이 깊고 말이 없는 조용한 남자라는 점에서 스토너1)를 닮았다. 무엇보다도 그는 가난한 이웃에게 연민을 보낼 줄 아는 따스한 마음을 간직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와 세면대에서 석탄 배달 일로 더러워진 검은 손을 씻으면서도 가정의 평온과 안온이 신의 은총 때문이라고 믿는다. 그런 그에게 자신의 선의와 신의를 시험할 수 있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는 수녀원에 강제로 감금된 소녀의 간절한 " 외침 " 을 듣고 그 호소에 응답해야 할 의무를 느낀다. 소녀의 외침을 외면할 것인가, 아니면 도움의 손길을 뻗어야 할 것인가 ?  여기에는 수녀원과 지역 마을을 둘러싼 복잡한 지정학적 관계가 얽혀 있다. ​이 영화는 수녀원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아일랜드 막달레나 세탁소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는데 이 수녀원은 매춘 여성, 미혼모, 고아 소녀를 강제로 입감 시켜서 노동력 착취와 인권 유린을 했던 곳이다. 강제 노역은 물론이거니와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미혼모의 아이들은 입양을 원하는 가정에 팔렸으며, 성폭행과 살인이 수시로 발생하곤 했다. 영화에서는 자세히 묘사하지 않았지만 몇몇 장면으로 그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수녀원에서 불법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그 지역 사람들이 모를 리 없다. 하지만 수녀원과 지역 주민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사람들은 침묵을 선택한다. ​석탄 배달을 하는 빌 펄롱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미혼모 아들로 태어나 마을 사람들로부터 멸시를 받았던 그는 집주인의 보살핌과 일꾼 네드로부터 조건 없는 타자의 환대를 받으며 성장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그들의 친절과 관심이 없었다면 지금의 평온과 안온도 없었을 것이다. 그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1) 되는 자신의 결심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가를 잘 알고 있지만 양심을 지키기로 결심한다. 영화는 바로 그 결심을 시작하는 데에서 끝이 난다. 다소 교훈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이 영화의 품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은 펄롱을 연기한 킬리언 머피의 고뇌하는 얼굴 때문이다. ​그는 영화 속 캐릭터를 연기한다기보다는 펄롱이라는 인물에 대한 존중을 닮고자 노력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 연기 " 를 하는 것이 아니라 " 실천 " 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어떤 숭고함을 닮았다. 펄롱이 선을 대표한다면 악을 대표하는 수녀원장 역을 연기한 에밀리 왓슨의 절제된 현현도 탁월하다.  이상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악에도 품격이 있다면 에밀리 왓슨이 연기한 수녀원장에게서 그것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노골적이지 않지만 교묘하고 적나라하다.  이 모든 것은 배우의 힘이다. 존 윌리엄스 장편소설 &lt;&lt; 스토너 &gt;&gt; 와 레이몬드 카버 단편소설 &lt;&lt;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gt;&gt; 을 좋아한다면 놓칠 수 없는 영화다. ​​                                                                1)  존 윌리엄스 장편소설 &lt; 스토너 &gt; 주인공 이름2)  레이몬드 카버 단편 소설 제목​​<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675/52/cover150/d61293988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6755215</link></image></item><item><author>곰곰생각하는발</author><category>우물 안에서</category><title>사라진 네 글자 - [가나다라 세상 모든 소리를 적는 문자 - 한글 580년, 팍스 코리아나로 가는 길]</title><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573443</link><pubDate>Thu, 15 Oct 2026 14:5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myperu/1757344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62131672&TPaperId=1757344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227/26/coveroff/k46213167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62131672&TPaperId=1757344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가나다라 세상 모든 소리를 적는 문자 - 한글 580년, 팍스 코리아나로 가는 길</a><br/>이현준 지음 / 해향 / 2026년 10월<br/></td></tr></table><br/><br><br><br><br><br>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셨을 때 자모는 28글자였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현대 한글이 24글자이니 4글자가 사라진 셈. 사라진 4글자는 다음과 같다.아래아(ㆍ), 반치음(ㅿ), 옛이응(ㆁ), 여린히읗(ㆆ). 이현준의 &lt;&lt; 가나다라 세상 모든 소리를 적은 문자 &gt;&gt; 은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네 글자(네 박자 아닙니다잉)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을 읽다가 깜짝 놀랐던 것은 나라는 인간은 한글에 대해서 너무 많이 모른다는 점이었다.  한글은 기본 5자( : ㄱ, ㄴ, ㅁ, ㅅ, ㅇ )를 바탕으로 가획을 통해 문자를 만들었고 가획이 될수록 소리의 세기는 커진다. ㄱ(기역)에 힘을 주어 거친소리를 내면 ㅋ이 되고, ㄴ(니은) 바탕에 1획을 가획하면 ㄷ이 되고, ㄷ의 가획은 ㅌ이 된다. ㅁ ㅡ ㅂ ㅡ ㅍ, ㅅ ㅡ ㅈ ㅡ ㅊ , ㅇ ㅡ ㆆ ㅡ ㅎ 도 같은 원리다. 된소리 ㄲ, ㄸ, ㅃ, ㅆ, ㅉ 는 소리 세기의 끝판왕이다. 그렇다면 ㆀ , ㅥ, ㆅ 란 자모도 있었을까 ?  서울 사람이 " 이모 " 라고 말하는 것과 경상도 사람이 " 이모 " 라고 발음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서울 사람의 " 이 ~ " 는 소리가 낮고 부드러운 반면에 경상도 사람의 " 이↘ " 는 소리가 높고 강한 된소리다. 전자는 다정하고 눈물 많은 사람 같다면 후자는 강인한 걸크러쉬 분위기다. 우리 귀에는 똑같은 이응 발음으로 들리지만 자세히 들으면 서울 사람과 경상도 사람은 서로 다른 발음을 하고 있다. 지금은 한글 글자 체계에서 사라졌지만 후자의 이는ㆀ (쌍이응) 발음이다. 한국인은 영어 알파벳 E 를 " 이 " 라고  발음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ㅇ의 거친소리(된소리) " ㆀㅣ" 로 발음한다. 사라진 된소리(ㆀ , ㅥ, ㆅ)와 순경음(‘ㅱ’, ‘ㅸ’, ‘ㅹ’, ‘ㆄ) 그리고 네 글자(ㆍ, ㅿ,ㆁ,ㆆ). 를 모두 사용하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언어를 원음에 가깝게 기록할 수 있다. ​여기에는 물소리, 바람소리 같은 자연의 소리도 포함된다. 그러니까 한글은 문자이면서 동시에 발음 기호인 것이다. 소리의 재현에 있어서 사전에서 사용되고 있는 국제음성기호보다 더 뛰어나다. 현재 일본어 조합으로 만들 수 있는 글자는 300개 정도이지만 한글은 24가지 조합으로 11,000개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사라진 자모를 활용하면 최대 20,000개 글자를 만들 수 있다. 놀라운 문자다. 이 놀라운 문자를 한국인만 모른다. ​​<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227/26/cover150/k46213167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2272603</link></image></item><item><author>곰곰생각하는발</author><category>사설이 길다</category><title>쓸모없지만 때론 슬기로운 잡담</title><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569595</link><pubDate>Tue, 13 Oct 2026 14:3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myperu/17569595</guid><description><![CDATA[<br><br><br>1. 욕최근에 알게 된 사실인데 ㄱ(기역), ㅋ(키읔), ㄲ(쌍기역)은 모두 한배에서 낳은 자식들이란다. 소리 낼 때 구강 구조가 똑같다고. 한배에서 나왔다고 모두 같은 성질머리를 가진 것은 아니다. 세종대왕은 ㄱ을 가획하여 거센소리 ㅋ을 만들었다(ㄷ의 거센소리 ㅌ. ㅈ의 거센소리ㅊ. ㅂ의 거센소리ㅍ). ㄱ보다 ㅋ이 힘이 센 경우다. ㅋ보다 더 거센소리는 ㄲ으로 만들었다. ㄲ는 후두 근육을 긴장한 상태에서 음을 쏟아낼 때 나는 소리다. 성질머리만 놓고 보면 막내 ㄲ가 고약하다.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막내 녀석들이 ㄲ, ㄸ, ㅃ, ㅆ 다. 이놈들은 힘도 세고, 성질도 고약하고.... 약간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보이는 자음이다. 막돼먹은 자식들이지. 재미있는 사실은 쌍욕에 자주 쓰이는 자음이 쌍자음이라는 점이다. 욕이란 일상적 언어 체계로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없을 때 소리를 크게 내질러서 감정을 표현하는 경우다. 자신의 감정을 토해내기에는 쌍자음이 최고다. 한국의 대표적인 욕인 " 씨발 " 은 후두 근육을 강하게 조여서 거칠게 토해내는데 감정을 내뱉고 나면 시원한 느낌을 받는다. 욕계의 화룡점정 혹은 쌍욕의 쌍화탕은 " 씨발새끼 " 다. 자신의 울분을 토해내듯이(내장을 밖으로 꺼내겠다는 다짐으로) 내지르면 씨빨쌔끼가 된다. 쌍자음 무뢰한들이 총출동한 장면이다. 아름답다. ​2. 세계사세계사에 관심이 많아 이것저것 읽다 보면 결론은 돈이다. 특히 전쟁사는 돈을 빼놓고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흔히 십자가 전쟁은 종교 전쟁으로 이해하지만 아니다. 사료를 보면 십자군 전쟁에 참가한 사람들은 대부분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오로지 돈(약탈)을 벌기 위해 전쟁에 뛰어든다. 최근에 읽은 &lt;&lt; 히틀러의 복지국가 &gt;&gt; 도 히틀러가 독일 국민의 전쟁 영웅이 될 수 있었던 근본 원인은 약탈을 통한 국민 복지 분배였다. 세계가 가난해진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신호다. 가난하다는 것은 빚이 많다는 의미이고, 빚은 고스란히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국민의 불만이 많아지만 국가가 내놓는 수단은 전쟁이다. 최근 유럽이 심상치 않다. 프랑스 고등학생들이 열악한 교육 정책에 불만을 품고 시위를 하고, 스페인은 살인적인 집값 때문에 대규모 텐트촌을 만들며 항의를 한다. 독일 폭스바겐도 직원 10만 명 감원을 통보했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은...... 일본 상황도 만만치 않다. 일본 국민이 가난해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전쟁이 진행 중이다(우-러 전쟁, 이란 전쟁). 중국도 호시탐탐 대만을 노리고 있다. 세계 대전이 발발하기 딱 좋은 환경이다. ​3. 알파벳과 한글나는 종종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 때 영어 알파벳을 고려하지 않았을까, 라는 황당한 상상을 한다. 한글  자음ㄱ과 ㄴ은 영어 대문자 L 같고, ㄹ은 대문자 S, ㅇ은 대문자 O,  ㅋ는 대문자 F 와 닮았다. ㅌ은 대문자 E을 닮았다. ​4. 1973년의 핀볼무라카미 하루키의 &lt;&lt; 1973년의 핀볼 &gt;&gt; 이라는 소설을 읽다가 느닷없이 왜 하필 핀볼인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의문은 쉽게 풀렸다. 하루키는 이렇게 고백한 적이 있다. 영어로 글을 쓰다가 그 문장을 다시 일본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문장이 나오게 되었고, 이를 자신의 문체로 삼기로 했다고 말이다.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고 했을 때 하루키는 일본인이지만 영미식 사고를 한다.  1973년의 고스톱이라거나 1973년의 가부키라는 제목은 하루키 문학과는 동떨어진 표현 아닌가. 그는 겉은 노란데 속은 하얀 바나나 인간이다.​5. 갔다오다누가 나에게 가장 아름다운 한국어 작별 인사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말할 수 있다. " 갔다올게 ~ " 한국인은 가족들 앞에 맹세를 한다. 일하러(혹은 공부하러, 혹은 여행 떠나며... ) 갔다가 반드시,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에게로 돌아온다는 약속. 약간 닭살 돋는 멘트다. 한국인은 아침마다 멜로 영화에서나 할 법한 부끄러운 약속을 한다. ​​6. 어의친구가 박물관에 전시한 어의(임금이 입는 옷)를 보다가 궁금증이 생겼다. 옷소매 끝단이 너무 긴 것이다. 팔길이보다 1미터는 더 길어보였던 것이다. 내가 말했다. " 멍청아 ! 임금이 손 쓸 일이 뭐가 있냐. 똥 쌀 때도 궁녀들이 요강 놓고, 엉덩이에 묻은 똥도 닦아줬다고. 우리 같은 노동자들이야 소매 끝이 길면 일할 때 거추장스럽지만 임금은 아니거등. 옛날 유럽 귀족 여성들이 입었던 옷 봐라. 바닥에 질질 끌면서 다니잖아. 그거 왜 그런 줄 아냐 ? 자기들은 빨래를 하지 않잖아. 다 하녀들이 빨래를 하니 그런 옷이 만들어진거라구." 친구는 바로 수긍했다. 손을 자주 사용한다는 것은 계급이 낮다는 소리다. 이 논리는 조폭의 세계에서도 통용된다. 넘버3는 손에 칼 들고 설치지만 넘버2는 말로 명령한다. 그는 명령만 할 뿐 손에 피를 묻히지 않는다. 그렇다면 넘버1은 ? 입으로 힘을 과시하는 놈은 넘버원이 아니다. 진짜 넘버1원은 눈빛으로 명령한다. 그의 눈짓 하나에 한 생명의 생과 사가 놓여 있다. 이재명의 SNS글을 두고 말이 많다. 주로 팀김어준이 발악을 한다. 메시지로 협박을 한다나 ?  여기저기서 낄낄거리며 조롱을 한다. 나는 역설적으로 이재명의 SNS 글을 보며 이재명은 무소불휘의 권력자가 아니란 생각이 들어 조금 슬펐다. 말(글)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힘이 없다는 뜻이다. 이재명보다 상전은 팀김어준이다. 삼족을 멸해야 할 족속들이다. 망나니가 되어 무딘 칼로 그 새끼들 모가지를 치고 싶다. ​7. 수치<br>]]></description></item><item><author>곰곰생각하는발</author><category>영화관  </category><title>컴앤씨, 1985 - [컴앤씨]</title><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567553</link><pubDate>Mon, 12 Oct 2026 12:2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myperu/1756755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54130395&TPaperId=1756755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755/61/coveroff/915413039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54130395&TPaperId=1756755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컴앤씨</a><br/>엘렘 클리모프 감독, 알렉세이 크라브첸코 외 출연 / 와이드미디어 / 2010년 08월<br/></td></tr></table><br/><br><br><br><br>■ 들어기가에 앞서이 글은 허세 가득한 동네 형이 영화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동생들 앞에서 일장연설을 하는 컨셉으로 쓴 글이다. 약간의 독자 모독과 약간의 독설과 약간의 쿨병이 섞인 지랄병맛체 영화 리뷰'다. 비록 쿨병 작렬하는 지랄병맛체로 쓴 고약한 리뷰이나 영화만큼은 최고 수준의 전쟁 영화라는 점은 명백하다. 욕쟁이 할머니 식당에서 밥을 먹는 심정으로 눈치 보면서 읽으시라. ​​와서 보라​​​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이 연출한 &lt;&lt; 지옥의 묵시록 &gt;&gt; 봤나1) ?  영화 좀 본다는 새끼들이 항상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영화지. 그런데 난 말이야. 이 영화가 상당히 역겹단 말이지. 몇 번을 봤는 데도 정말 볼 때마다 짜증이 솟구쳐.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한 전쟁 영화잖아. 내용이 굉장히 철학적이지. 철학적이라는 게 뭐냐 ?  에휴. 내가 너희들 수준을 너무 높게 봤구나. 닥쳐 이 새끼들아. 궁시렁거리지 말고. 형아가 설명할께. ​&lt;&lt; 지옥의 묵시록 &gt;&gt; 을 보면서 우리는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 본성이란 무엇인가, 악이란 무엇인가를 찾지. 영화 보다 보면 굉장히 사유적이잖아. 그런데 이 형아는 이 꼬라지가 굉장히 역겹다는 거야. 미국 새끼들, 솔까말 얘기해 보자. 전쟁 범죄자들이잖아. 온갖 악행을 다 저지르고서는 고뇌하는 지식인 흉내를 낸단 말이야. 그 누구냐. 커트 대령. 이 새끼. 말론 브란도가 뚱뙈지로 나오잖아. 나는 너무 어이가 없었어. 영화에서 보면 말론 브란드는 절대 악이자 순수 악으로 등장하잖아. 그런데 말론 브란드는 너무 뚱뚱해서 그냥 초고도 비만으로 인한 성인병 환자처럼 보였어. ​대사도 엉망이야. 호러, 호러, 호러 _  이 지랄하는데,  아니 이게 대사야 ?  잤니, 잤어, 잤냐구 !!   영화는 엉터리인데 이 영화를 만든 감독과 원작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관객들은 이 영화에서 심오한 의미를 찾기 시작했다. 음, 저 인물은 인간의 어두운 면을 상징하는군. 음, 저 인간은 전쟁의 야만적 폭력성을 의미해. 앗, 저 고장난 시계는 이성적 세계가 멈추고 야만의 시간이 돌아왔다는 은유가 아닐까 ?  하. 이런 개지랄. 에라이 ~  얼핏 보기에 이 영화는 베트남 전쟁에 대한 미국인의 반성을 담고 있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 그냥 베트남 전쟁은 그럴싸한 배경일 뿐, 사실은 허세를 부리고 싶은 거야.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공포는 진짜 공포가 아니라 멋진 공포야. 지적 공포, 쿨한 공포. 재수없는 공갈포지. ​내가 너희들을 위해서 진짜 전쟁 영화 한 편 소개할게. 영화 &lt;&lt; 컴 앤 씨 &gt;&gt; 추천한다. 꼭 봐라. 이 영화의 특징이 뭔 줄 아냐 ?  이 영화는 &lt;&lt; 지옥의 묵시록 &gt;&gt; 과는 달리 깊은 사유를 하면서 이 영화를 감상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왜냐하면 생각할 틈을 주지 않거든. 이 영화 보면서 이 캐릭터는 무엇은 상징하고 저 장면은 무엇을 은유한다는 식의 생각 자체를 할 수가 없어. 진짜 공포는 생각을 마비시키거든. 정말 이 영화를 보면 숨이 막힐 정도로 전쟁의 참상이 적나라하게 진행이 돼. 생각은 사치야.  바로 내 눈 앞에서 죽음과 살육이 진행되는데 그곳에서 무슨 사유를 한다는 거야. 이 영화는 마치 소년이 셀카봉 들고 학살을 라이브로 송출하는 유튜브 채널 같아.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영화(??)여서 생각 없이 끝까지 압도적 공포 속에서 영화를 지켜보다가 영화가 끝나면 그때서야 비로소 생각을 하게 돼. 마치 방학이 끝나는 날 하루 전에 방학 숙제가 산더미처럼 쌓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학생처럼 말이야. 이 영화 속 공포는 멋지지 않아. 사람을 질리게 만들거든.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에 대해 전쟁을 볼거리로 만든 자극적인 작품이라거나 전형적인 러시아 프로파간다 영화라고 욕을 하지만...... 하, 시부랄놈들. 알고 좀 시부러. 이 영화가 단순히 러시아를 옹호하는 프로파간다 영화였다면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8년 내내 소련 당국의 검열과 싸우지는 않았을 거야. ​감독은 독일군에 대해서 자비 없이 잔혹하게 묘사했지만 그렇다고 소련군을 영웅으로 묘사하지도 않아. 오히려 잔인할 정도로 냉소적이지. 나중에는 누가 적이고 아군인지 분간이 안 가. 이 영화를 끝으로 감독은 더 이상 영화를 찍지 못하게 돼. 이래도 국가 선동 영화를 만든 감독이라고 욕을 할래 ? 내가 본 전쟁 영화 가운데 &lt;&lt; 컴 앤 씨 &gt;&gt; 는 라리사 세피트코 감독이 연출한 &lt;&lt; 고양, 1977 &gt;&gt; 과 함께 최고의 걸작 전쟁 영화라고 자부할 수 있어. 재미있는 사실은 두 감독이 부부라는 사실이야.  이 영화에 비하면 지옥의 묵시록, 플레툰, 쉰들러 리스트 같은 영화는 개 같은 영화지.​ 이 제국주의 할리우드 영화 속 공포는 예뻐. 존나 예뻐. 뭔가 근사해. 영화 보고 나면 관객인 내가 꽤 근사하고 선량한 도덕주의자가 된 것 같잖아. 뭐, 쉰들러 리스트가 너의 인생 영화라고 ? 그러니 개인의 취향은 존중해 달라고 ?? 조까라마이싱이닷. 됐고. 이 영화 한번 봐봐봐봐, 꼭 !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거야. 그럼 이만. ​​​​​​​​​                                                     ​​​​1)한나 아렌트가 아이히만 재판을 참관하면서 내린 결론은 " 무지의 폭력 " 이었습니다. 전쟁 범죄자 아이히만은 도덕성이 결여되었다기보다는 무지無知,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무지막지(無知莫知)한 괴물이 되었습니다. 한나 아렌트가 내린 최종 결론은 " 가장 질이 나쁜 악은 무지에서 태어난다 " 였습니다. 제가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이 연출한 &lt;&lt; 지옥의 묵시록 &gt;&gt; 을 비판하는 이유는 악을 탐구한다는 미명 아래 악을 영웅시한다는 점입니다. 이 영화는 커츠 대령이라는 절대 악을 찾아, 그를 암살하라는 임무를 맡은 윌러드 대위의 모험담을 담은 영화이지만 ​사실은 영웅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오디세이 식의 모험극에 불과합니다. 전쟁의 화신인 커츠 대령은 어둠 속에서 사유의 감옥에 갇힙니다. 영화 속에서 그는 군인보다는 철학자에 가깝습니다. 그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한다는 점에서 아이히만과는 정반대인 캐릭터입니다. 감독은 베트남 전쟁을 통해서 악의 본성을 탐구하겠다고 말하지만 그가 싸질러놓은 것은 악에 대한 경외심입니다. 미치광이 커츠 대령은 좆같지만 왠지 멋있어 ! _ 영화는 줄곧 그런 태도를 유지합니다. 전범 국가의 자기 반성은커녕 자아 성찰에 가깝습니다. 제국주의자 특유의 뻔뻔한 태도죠. ​관객은 사유의 늪에 빠진 커츠 대령(말론 브란도)이 의미심장한 어조로 내뱉는 대사에서 영화의 주제를 찾으려 애를 쓰지만, 말론 브란도의 대사는 아무 의미 없는 횡설수설에 지나지 않습니다. 걸을 때마다 숨 쉬기 어려울 정도로 뚱뚱한 몸으로 촬영장에 나타난 그는 작품에 대한 이해가 전무했습니다. 대사 한 줄 외우지도 못했고, 결국 감독은 아무 의미 없이 내뱉는 그의 즉흥적 혼잣말을 화면에 담는 것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 영화는 이성을 상실한 광기와 초현실적인 악몽을 재현하려는 목표를 이루었다기보다는 중간에 자포자기한 영화에 가깝습니다. ​이 영화는 실패한 영화입니다. 반면에 엘렘 클리모프 감독이 연출한 전쟁 영화 &lt;&lt; 컴 앤 씨, 1985 &gt;&gt; 는 관객에게 생각할 틈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영화 &lt;&lt; 지옥의 묵시록 &gt;&gt; 이 월러드 대위의 우아한 오디세이 여행이라면 &lt;&lt; 컴 앤 씨 &gt;&gt; 에서 소년이 그저 정신없이 떠도는 영화입니다. 목적지도 없고, 서사도 없고, 플롯도 없습니다. 또한 영웅도 없고 희생도 없으며 교훈도 없습니다. 적과 싸우면서 민중을 고무하는 감동적인 연설도 없습니다. 위안도 없고 구원도 없습니다. 오직 압도적인 죽음만 병열로 나열될 뿐입니다. 끝으로 희망조차 없습니다. ​이 영화는 자칫 선동 영화(프로파간다)로 보일 수 있지만 저는 오히려 &lt;&lt; 지옥의 묵시록 &gt;&gt; 이야말로 비열하고 졸렬한 선동 영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대부분의 전쟁 영화들은 겉으로는 반전을 내세우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영웅주의에 대한 찬양입니다. 전쟁이라는 지옥도에 과도한 의미와 서사를 부여하고 그 서사에 구원과 희생을 담는 행위야말로 선동적이입다. &lt;&lt; 지옥의 묵시록 &gt;&gt; 를 보고 나면 남는 것은 반전 메시지가 아니라 황홀한 전쟁입니다. ​<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755/61/cover150/915413039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7556171</link></image></item><item><author>곰곰생각하는발</author><category>사설이 길다</category><title>소바와 스파게티 </title><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565948</link><pubDate>Sun, 11 Oct 2026 16:5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myperu/17565948</guid><description><![CDATA[​<br>​소바와 스파게티​​​       첫 문장이 유명해서 그 소설이 유명해지는 경우는 없다. 대부분 소설이 유명하니까 첫 문장도 따라서 유명해지는 경우다.  첫 문장이 유명한 소설 하면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lt;&lt; 설국 &gt;&gt; 도 만만치 않다. " 国境の長いトンネルを抜けると雪国であった。夜の底が白くなった。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 이 소설을 처음 번역하기로 한 번역가는 고민에 빠진다.  결국, 며칠 동안 한 줄도 번역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문장의 주어가 없기 때문이었다.  번역가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는 하는 수없이 생략된 주어(TRAIN)를 만들어서 문장을 완성한다.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가 번역한 &lt;&lt; 설국 &gt;&gt; 첫 문장 버전이다.  " The train came out of the long tunnel into the snow country. The earth lay white under the night sky." 두 문장(일문과 영문)의 차이는 무엇일까 ?  나는 한글 번역본을 읽었을 때 설국 풍경을 바라본 주체는 기차가 아니라 기차에 탄 주인공 남성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이 문장에서 설경을 바라보는 시선의 주체는 주인공이다. 반면에 영문 번역가가 번역한 문장에는 시선의 주체가 무인칭이다. 이 차이로 인하여 시선의 높낮이가 달라진다. 전자는 사람의 시선 높이로 본 설국의 풍경이고, 후자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설국의 풍경이다. ​영화감독이라면 전자의 경우는 카메라 감독이 삼각대에 고정한 째 기차역 풍경을 찍었을 것이고, 후자의 경우는 카메라맨이 크레인 위에 올라가서 하이 앵글로 풍경을 담았을 것이다. 영화에서 앵글의 변화는 매우 큰 의미다. 앵글은 곧 해석이다( : 하이 앵글이냐 로우 앵글이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온 기차역. 위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 더 아름다웠을까, 아니면 수평의 시선으로 바라본 풍경이 더 아름다웠을까 ? ...... 모르겠다. 우리는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언어를 이용하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사실은 언어가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조종한다. ​언어가 인간의 사고와 생활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언어구조주의 철학 : 홈볼트, 소쉬르, 촘스키, 라캉)을 감안하면 저맥락 언어를 고맥락 언어로 번역하는 것보다 고맥락 언어를 저맥락 언어로 번역한다는 것이 더 어렵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을 쓸 때 제일 먼저 영문으로 초고를 작성하고 나서 그것을 일본어로 번역해 완성한다고 한다(고 한다). 그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고 했을 때 일본인이 영문으로 소설을 쓴다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한글 문장 속에 김치와 된장이라는 단어는 자연스럽듯이 영어 문장 속에 양식 요리가 등장하는 것 또한 자연스럽다. 하루키 소설도 그것을 따른다. ​&lt;&lt; 태엽 감는 새 연대기 &gt;&gt; 에서 오카다 도오루는 소바 대신 스파게티를 삶는다. &lt;&lt; 양을 둘러싼 모험 &gt;&gt; 에서는 꽁치 대신 연어로 요리한다. 연어 뼈를 발라내 마리네를 만들고 로스트비프와 빵을 굽는다. &lt;&lt; 댄스 댄스 댄스 &gt;&gt; 에서는 분홍소시지 대신 살라미로 요리를 한다. 어디 그뿐인가. &lt;&lt; 노르웨이의 숲 &gt;&gt; 에서는 야키니쿠 대신 양파와 간장을 사용한 상큼한 스테이크를 굽고 모짜렐라 샐러드를 곁들인다. 양송이버럿 필라프와 토마토소스에 찐 스트라스부르 소시지는 덤이다. 햄버거조차 서양식이다. 그들은 교토 햄버거 대신 하와이 햄버거를 씹으며 소확행을 누린다. 하와이 햄버거가 등장할 때 나는 소리쳤다. " 하와이 ?! 오, 가와이 ~ " ​심지어 그들은 고돌이 화투 대신 핀볼을 한다. 하루키 문학 속에 등장하는 양식의 범람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인지도 모른다. 영어 알파벳으로 구성된 문장 속에 소바, 덴뿌라, 전갱이, 야키니쿠, 고돌이 화투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어색해지니 말이다. 영어로 글을 쓰고 양식을 요리하며 핀볼 놀이를 하면서 미국 재즈와 유럽 클래식과 로큰롤을 듣는 일본 작가가 쓴 소설은 일본 소설인가 ?  하루키 소설을 읽을 때마다 바나나가 생각난다. 겉은 노란데 속은 하얗다. ​​<br>]]></description></item><item><author>곰곰생각하는발</author><category>사설이 길다</category><title>내가 좋아서 뽑은 문학 작품</title><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564026</link><pubDate>Sat, 10 Oct 2026 12:2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myperu/17564026</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14442&TPaperId=1756402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133/38/coveroff/8954614442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72531399&TPaperId=1756402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1348/6/coveroff/k072531399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6000783770&TPaperId=1756402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932/1/coveroff/6000783770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01762&TPaperId=1756402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5/63/coveroff/8937401762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641750X&TPaperId=1756402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255/38/coveroff/897641750x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s://blog.aladin.co.kr/myperu/17564026'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br>​      <br>    <br><br><br><br>1 돈키호테 ㅣ세르반테스  :  세익스피어보다는 세르반테스. 상상 불가능한 문학적 경지 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2402226117 ​2 보르헤스 단편 전집 : 단편만으로 거대한 세계관을 완성한 사람은 보르헤스가 유일​3 필경사 바틀비 ㅣ 멜빌 : 멜빌의 최고 걸작은 백경보다는 바틀비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3404061365 ​4 카프카 전집 ㅣ 하루키가 카프카를 좋아한다고 했을 때 기분 상했다https://blog.aladin.co.kr/myperu/6244472 ​5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ㅣ 코멕 매카시 : 가장 남성다운 문체를 구사하는, 현존하는 최고의 마초 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2482088178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1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2483288403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2​6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 ㅣ 존 르 카레  : 과장도 없어 허세도 없이 스파이의 세계를 그려내는 리얼리티 문학​7 그 남자네 집 ㅣ 박완서 : 박경리보다는 박완서가 한 수 위. 한국 작가 중에서 단어를 가장 잘 다루는 작가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2213940239 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2215933300 ​8 모르는 여인의 편지 ㅣ 슈테판 츠바이크 : 문장 실력만 놓고 보면 지구 최강 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0409905973 ​9 사계 ㅣ 스티븐 킹 : 나의 인생 책. 공포와 환상 없이 만들어내는 스티븐 킹의 세계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3416267052 ​10 오리엔탈 특급 살인 ㅣ 아가사 크리스티 : 나의 존재 증명은 누구인가 ? 지금까지 뽑은 책 중에서 가장 철학적이다​11 바스커빌가의 개 ㅣ 코난 도일  : 창조주(도일)보다 피조물(홈즈)이 더 위대해질 때 !​12 스토너 ㅣ 존 윌리엄스 : 대문자 I인 독자에게는 성서와 같은 작품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2954504648 ​13 농담 ㅣ 밀란 쿤데라 : 사소하게 시작해서 거대하게​14 달려라 아비 + 침이 고인다 ㅣ 김애란  : 명랑해서 좋다 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4436982825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4436982825​15 이 시대의 사랑 + 즐거운 일기 ㅣ 최승자 : 죽어서 신화가 될 유일한 한국 문인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0781681334 Y를 위하여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2367857087 오 모든 것이 끝났으면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3546178584 개 같은 가을이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1424656930 Y를 위하여​16 입 속의 검은 입 ㅣ 기형도 : 남들이 상실의 시대를 끼도 다닐 때 나는 입 속의 검은 입을 늘 가방에 두고 다녔다 ​17 가재미 ㅣ 문태준 : 시가 이토록 슬플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시집 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2861000113 가재미 ㅣ 수평으로써의 바닥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2860084124 바닥 ㅣ 수직으로써의 바닥​18 도스토예프스키 전집 : 도스토옙스키 문학은 찌질해서 좋다. 문학적 허세를 모두 제거했을 때 보게 되는 밑바닥 문학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3003168121 지하에서의 수기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2983403900 카라마조프카의 형제들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1176280112 지하생활자의 수기https://blog.aladin.co.kr/myperu/14278308 백야 ㅣ 한겨울 밤의 꿈​19 전망 좋은 방 ㅣ 포스터 : 고전은 재미없다고 투덜대는 친구에게 항상 권하는 책 ​20 대성당ㅣ 레이몬드 카버 ( 사소한 것들의 세계 )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2004874172 깃털들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2002675791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21 손창섭의 모든 것 !  : 김승옥보다는 손창섭을 추천합니다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0824436542 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1423166210​22 홀 ㅣ 편혜영  : 한국의 아베 코보 ? 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0707101070 ​23 고래 ㅣ 천명관 : 말의 농담을 거대하게. 징징거리는 현대 한국 문학만 읽다가 만나게 되는 구술의 세계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2845510935 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3078955441 ​24 칼의 노래 ㅣ 김훈 : 소설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던 압도적 운율. 서사시처럼 읽히는 소설 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2215933300 ​5 박민규 전집 : 문장의 재미만 놓고 보면 박민규를 능가하는 작가는 없다( 김애란 빼고 ).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1760479997 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4437004980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4437003212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4437000968​26 아웃 ㅣ 기리노 나쓰오 : 그 일은 남자에게 어울리지 않아. 일본의 진정한 걸크러쉬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0582957401 ​27 찰스 부코스키의 모든 문학 작품 : 자지와 보지라는 단어가 난무하지만 천박해서 문학적이다.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0810279929 찰스 부코스키 ㅣ 소설가와 편집자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1155861251 영화와 술에 대한 잡담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0792786480 나의 친애하는 적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0492990178 술고래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0710744914 호밀빵 햄 샌드위치 ㅣ 재미없고 멍청한 애들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0456274566 죽음을 주머니에 넣고https://blog.aladin.co.kr/myperu/7047697 여자들 ㅣ 수색, 수색, 수색......https://blog.aladin.co.kr/myperu/6644930 팩토텀 ㅣ똥구멍이 뭐가 나쁘냐구 ?https://blog.aladin.co.kr/myperu/6244583 우체국 ㅣ 이 세상 모든 똥구멍​28 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 / 두이노의 비가 ㅣ 릴케 : 무인도에 간다면 진지하게 고려할 만한 문학 목록 넘버 1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1162220464 ​29 불안의 서 ㅣ 페르난도 페소아 : 비관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성서와 같은 작품. 지금도 우울하면 이 책을 본다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1162061023 ​30 자기 앞의 생, 새들은 페루에서 죽다 ㅣ 로맹 가리 : 닉네임 페루애는 로맹 가리의 새들은 페루에서 죽다에서 땄다​31 구제된 혀 ㅣ 카네티 : 카네티를 볼 때마다 러시아 영화감독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가 연상되는 이유는 뭘까 ?https://blog.aladin.co.kr/myperu/6276479 ​32 몽실 언니 ㅣ 권정생 : 읽고 나면 잘 차린 자연주의 밥상을 받은 기분이 든다. 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3081666139 ​33 나쓰메 소세키 전집 : 하루키 소설은 내용은 없는데 제목만 거창하고, 소세키 소설은 내용은 알찬데 제목만 소박하다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1330217154 ​34 인간 실격 ㅣ 다자이 오사무 : 나 같은 무뢰파 인간은 오사무에게 끌린다. 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1724642104 ​35 눈 먼 자들의 도시 ㅣ 주제 사마라구 : 똥이라는 무기로 문명의 민낯을 제대로 보여준다 ​36 드라큘라 ㅣ 불알 스토커 : 피로 쓴 자본론. 드라큘라는 서민의 목에 빨대 꽂는 자본가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0404655007 ​37 제5도살장 ㅣ 커트 보네거트 : 이토록 잔인한 이야기를 건들거리면서 풀어내는 능력이 탁월​38 당신 인생의 이야기 + 숨ㅣ 테드 창 : 언젠가 노벨문학상은 테드 창 !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2321432776 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2385983679 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1729807487 ​39 필립 딕의 모든 작품 : 조현병 환자의 문학이란 이런 것이다 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0561969526 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을 꿈꾸는가 ㅣ 빰 맞을 각오로 추천한다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0972895857 높은 성의 사내 ㅣ 쩨깐한 세계 ​40 아이라 레빈 전집 : 장르 소설 중에서 아이라 레빈 만한 재미를 주는 작가는 드물다 ​41 환상의 여인 ㅣ 코넬 울리치​42 우리들 ㅣ 예브게니 쟈마틴​43 솔라리스 ㅣ 스타니 스와프 렘 : 가장 우아한 에스에프 ​44 주디스 헌의 외로운 열정 ㅣ 브라이언 무어 : 잘난 여자는 가라. 못난 여자의 신세 한탄 문학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3367748538 ​45 오블로모프 ㅣ 이반 알렉사드로비치 곤차로프 : 못난 남자의 이상한 로맨스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3367748538 ​46 사소한 일 ㅣ 아다니아 쉬블리 : 한국에서는 구하기 힘든 팔레스타인 문학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3367748538​47 그리고 죽음 ㅣ짐 크레이스 : 죽음을 다룬다기보다는 사체를 다룬다. 사체의 현상학.​48 열차 안의 낯선 자들 ㅣ 하이스미스 : 내가 가장 좋아하는 히치콕 영화의 원작이어서 뽑았다 ​49 피그말리온 ㅣ 조지 버나드 쇼 : 조지 버나드 쇼의 구조주의 언어학. 인간의 무의식은 언어처럼 구조화되어 있다 ​50 모래의 여자 ㅣ 아베 코보 : 파면 팔수록 더욱 수렁에 빠지게 되는 부조리​51 자칼의 날 ㅣ 프레더릭 포사이스 : 킬러도 열심히 일한다는 사실을 알려준 작품 ​52 롤리타 ㅣ 블라디미르 나보코보 : 언어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사람이 글을 쓸 때 ​53 투쟁 영역의 확장 ㅣ 미셀 우엘백 : 미셀 우엘백은 나의 영원한 길티플레져 ​54​​​​■ 부록&lt; 한국 문학을 망치는 주범 &gt;1 신형철2 문학동네3 문학동네 소속 평론가4신경숙5남진우6권혁웅7고은8 오토픽션 작가들9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심사 위원10 문창과 교수들과 문단 그 자체(문단의 으르신들 질색팔색 )​​&lt; 과대포장된 작가 &gt;1 셰익스피어 ㅣ너무...... 유치하다. 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22147376472 고은 ㅣ 대접 받는 것이 일상인 문단 으르신3 무라카미 하루키 ㅣ하루키 문학의 키워드는 자위(애새끼들, 왜 그렇게 자위를 하는지....)4 아니 에르노 ㅣ 일기장에 쓰세요, 그냥 !5 베르베르 ㅣ 거장이라는 호칭은 제발. 세계적 거장이라는 명성은 과연 사실일까 ? 6 카뮈 ㅣ 카뮈의 작품에는 알제리가 주요 무대로 등장하지만 단 한번도 알제리 사람은 이름을 언급하지 않는다. 그냥 무명씨7 사르트르 ㅣ나사 빠진 모택동 주의자8 김승옥 ㅣ흔해빠진 남성의 성적 판타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9 한강 ㅣ 여성을 식물성에, 남성을 동물성에 빗대는 이분법적 비유가 너무 촌스러움10​​<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680/85/cover150/896017227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6808591</link></image></item><item><author>곰곰생각하는발</author><category>사설이 길다</category><title>잤니, 잤어, 잤냐구?</title><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562588</link><pubDate>Fri, 09 Oct 2026 13:5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myperu/17562588</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0125469&TPaperId=1756258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4031/32/coveroff/8970125469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0125957&TPaperId=1756258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4155/59/coveroff/8970125957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08647&TPaperId=1756258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34/24/coveroff/8954608647_3.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34482&TPaperId=1756258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1561/49/coveroff/8937434482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87926&TPaperId=1756258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802/31/coveroff/8937487926_3.jpg" width="75" border="0"></a>&nbsp;<br/><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아시아 국가는 가족을 중시하는 가족주의 성향이 짙다. 하지만 예외는 있다. 일본은 집단 중심이라기보다는 개인을 중시하는 개인주의 성향을 보인다. 일본인은 함께 하기보다는 혼자 하기에 익숙하다. 많은 사람들이 일본의 개인주의를 고립된 섬나라 근성으로 대충 얼버무리는데 나는 도통 이 문화 해석에 대해 동의가 되지 않는다. 섬이어서 고립되나 국경선이 있어 고립되나 매한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본이 개인주의 사회라고 말하기도 모호하다. 일본의 개인주의는 상황과 환경이 극변하면 집단주의로 돌변한다. 평소에는 독립된 개인으로 살다가도 전쟁이 발발하면 개인은 천황의 부속물로 전락한다. ​이제 일본 군인들은 (천황을 위해) 항복 대신 할복을 명예라고 생각한다. 이 극단적 두 얼굴. 이것이야말로 일본의 선명한 본질이란 생각이 든다. 혼네(本音 : 속)와 다테마에(建前 : 겉)는 칼이자 국화다. 그래서 나는 일본의 과도한 친절과 예의에서 종종 위압감을 느낀다.저 미소는 칼일까, 꽃일까 ?  많은 문학 평론가들은 하루키 문학을 무국적 세계 문학이라는 평가를 내리지만 내가 보기에는 하루키 문학이야말로 일본적이다. 하루키 문학 속에는 미소된장과 사케 그리고 나또가 거세되어 있지만 주인공의 서양식 생활 양식(다테마에) 속에 숨은 것은 일본인 다운 근성(혼네)이다. ​하루키의 남자들은 겉과 속이 다르다. 매력적인 주인공(남)은 항상 무성애적 성향을 보인다. 수없이 많은 여성들이 주인공에게 달려들지만 남자는 목석이다. 그는 섹스마저 함께 하기보다는 혼자 하기에 익숙하다. 하루키 남자들이 시간 날 때마다 자위를 하는 이유는 혼자 하는 것에 익숙한 일본식 개인주의 성향 탓이다. 섹스마저 혼자 하는. 아, 이 얼마나 일본적인가. 그렇다면 하루키의 남자들은 자위를 할지언정 여자와 자는 행위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하루키 팬들은 소설을 읽는 내내 똑같은 질문을 던진다. " 잤니 ? 잤어 ? 잤냐고 !!!!! " ​하루키 문학을 한 줄로 요약하면 남자가 여자와 잔 이야기다. &lt;&lt;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gt;&gt; 는 잘 모르는 여자와 같이 잔 이야기이고, &lt;&lt; 1973년의 핀볼 &gt;&gt; 은 쌍둥이와 모두 잔 이야기이며, &lt;&lt; 양을 쫓는 모험 &gt;&gt; 은 귀가 예쁜 여자와 같이 잤는데 그 여자가 사라진 이야기 &gt;&gt; 이다. &lt;&lt;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gt;&gt; 에서는 밥 많이 먹는 여자와 자고, &lt;&lt; 노르웨이 숲 &gt;&gt; 에서는 중년 여자와 자고, &lt;&lt; 댄스, 댄스, 댄스 &gt;&gt; 는 호텔 프론트 직원과 사무실에서 잔다. 여자와 잔 이야기는 끝도 없다...... 결국 하루키의 남자들은 무성애자처럼 쿨한 모습을 보이지만 결론은 잤니, 잤어, 잤냐고??  ​혼네와 다테마에의 충돌은 다른 면에서도 엿보인다. 섹스에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섹스가 목적이었던 하루키의 남자들은 동일한 방식으로 물질적 욕망에서 자유로운 것처럼 보이지만 그 누구보다도 물질적이다. 하루키는 갈등과 선택 그리고 문제 해결을 통해서 인물에 대한 정체성을 관객에게 소개하는 전형적인 서사 진행에서 벗어난다. 하루키 남자들의 정체성은 그 남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상품 브랜드로 규정된다. 이 점이 바로 하루키 문학의 천박성이다. 하루키 문학에서 유독 상품 이름이 적나라하게 묘사되는 이유이다. 주인공들은 타미힐피거 티셔츠를 입고, 밀러 맥주를 마시며, 영국 스카치위스키 커티 삭을 고집한다. ​그리고 카프카 문학을 읽고, 라디오헤드의 키드 A를 듣는다2). 그러니까 하루키의 남자들은 근사한 상품명을 통해서 자신을 과시하는 전형적인 허세남이다. 하루키 남자들은 왜 바에서 재즈를 들으며 인생의 공허함을 말할까 ? 근사하니까( : 싸구려 술집에서 소주 마시며 인생의 공허함을 말하는 것은 신세 한탄이다). 하루키 남자들은 왜 타미힐피거 티셔츠를 입을까 ? 근사하니까( : 유니클로 입었다고 자랑하는 사람 봤냐). 하루키 남자들은 왜 밀러 맥주를 마실 때에는 병 채 마실까 ?근사하니까( : 서양인들은 밀러 맥주를 맥주잔에 따라 마시지 않으니까) . 하루키 남자들은 왜 카프카 문학을 읽을까 ? ​근사하니까( : 카프카 문학을 읽음으로써 자신을 카프카와 동일한 위치에 놓고 싶으니까). 아, 이 얼마나 천박한 자본주의적 허세인가 !  하루키 문학은 전형적인 성장 소설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주인공은 여자와의 섹스를 통해서만 문제를 해결하고 깨달음을 얻는다. 다 큰 애새끼들이 그 짓을 하고 있으니 읽다 보면 하이틴 로맨스 소설의 포르노 버전을 읽는 맛이다. 사람들은 왜 하루키 문학에 열광하는 것일까 ? 평론가 김현의 말을 빌려 이 글을 매조지하고자 한다. " 그의 글을 왜 좋아하는 척하는 것일까. 깊이도 고통도 없는 글들을. " ​​​​​                                                             ​1) 그 남자는 누구와 잤는가 ?-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 잘 모르는 여자와 같이 잔 이야기- 1973년의 핀볼 : 쌍둥이와 같이 잔 이야기- 양을 쫓는 모험 : 귀가 예쁜 여자와 같이 잤는데 그 여자가 사라진 이야기-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 밥을 많이 먹는 여자와 같이 잤는데 갑자기 일각수의 머리뼈가 빛난 이야기- 노르웨이의 숲 : 같이 잔 여자가 자살하고 그녀를 추모하다가 중년 여자와 같이 잔 이야기- 댄스 댄스 댄스 : 호텔 프런트 직원과 그녀의 직장에서 같이 잔 이야기-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 첫사랑과 같이 잤는데 그 여자가 떠난 이야기- 태엽 감는 새 : 같이 자긴 했는데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는 이야기- 해변의 카프카 : 어머니와 같이 잤는데 웬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이야기- 애프터 다크 : 진짜로 그냥 잠만 자는데 누가 지켜보고 있는 이야기- 1Q84 : 암살자인 첫사랑과 결국 같이 자는 이야기-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 같이 잔 적도 없는데 남들이 같이 잤다면서 욕하는 이야기​2) 그 남자는 무슨 음악을 듣는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ㅣ 비치 보이스의 California Girls노르웨이의 숲 (상실의 시대) ㅣ비틀스의 Norwegian Wood댄스 댄스 댄스ㅣ 비치 보이스의 Surfin' U.S.A , Fun, Fun, Fun1Q84ㅣ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ㅣ리스트의 순례의 해태엽 감는 새 ㅣ 로시니의 도둑까치, 슈만의 숲의 정경 중 예언하는 새, 모차르트 마술피리의 새잡이 사내양을 쫓는 모험ㅣ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제1번-프렐류드해변의 카프카ㅣ 라디오헤드의 Kid A기사단장 죽이기ㅣ Alabama Song국경의 서쪽, 태양의 남쪽ㅣ 지미 케네디와 마이클 카가의 South of the Border, 냇 킹 콜의 Pretend​]]></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1561/49/cover150/893743448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5614994</link></image></item><item><author>곰곰생각하는발</author><category>사설이 길다</category><title>하루키 ㅣ 탈아입구적 월드</title><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561024</link><pubDate>Thu, 08 Oct 2026 16:2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myperu/17561024</guid><description><![CDATA[<br><br><br>하루키 ㅣ 탈아입구적 월드<br><br><br><br>한 남자가 있다. 치,    치치치명적 매력을 가진 이십 대 청춘. 이 세상 모든 여자들은 이 남자에게 끌린다(끌린다기보다는 미친다). 그리고 꼴린다. 끌리고 꼴리고 난리도 아녀. 아, 이 남자 괜찮다. 너의 우수에 찬 얼굴을 내 풍만한 가슴으로 으깨고 싶어. 컴온, 컴온, 베이비. 남자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는 쉽게 곁을 내주지 않는다. " 나 여미새 아니거등 ?1) " 여자와의 섹스보다 안전한 것은 마스터베이션이다. 그는 자위를 하더라도 품위를 잃지 않는다. " 자위 " 라기보다는 " 자기애 " 에 빠진 행위처럼 느껴진다. 자위를 할 때에는 볼꼴사나울 정도로 천박해질 수밖에 없는 나는 하루키의 그 우아한 자위를 배우고 싶다, 진심이다. ​남자는 자신에게 상처를 주고 떠난 여자만 그리워한다. 그는 점심 식사로 샌드위치와 밀러 맥주를 마신다. 특히 밀러 맥주를 마실 때에는 반드시 병나발을 분다( : 사케를 병나발 부는 모습은 본 적 없다). 밀러 병나발은 그의 시그니처. 집에서는 파스타만 먹는다. 그리고 냉장고를 열면 항상 연어와 가리비가 있다. 그는 양식이 주식이다. 비프스튜, 크로켓, 파스타, 몽블랑, 스테이크, 가리비와 연어 요리. 남자의 식탁에 나토와 미소된장과 노란 다꽝은 사치. 햄버거를 먹더라도 항상 하와이안 햄버거. 도대체 하와이안 햄버거는 어떤 맛일까 ?  그의 주종은 스카치위스키 커티 삭'이다. 바에서 재즈를 들으며 커티 삭 한 잔. 이놈 참 신기하다. ​사케보다는 커티 삭, 미소된장보다는 파스타, 꽁치보다는 연어, 이자까와보다는 재즈 바만 찾는다. 정말 신비로운 것은 직업은 백수인데 양주만 마신다는 점이다. 생활비는 어디서 났냐, 이눔아 ?  어디 그뿐이랴. 대중음악은 듣지도 않는다. 그는 클래식(과 재즈)만 듣는다.  스크리아빈의 피아노 소나타 2번. 바흐의 불알덴.... 오타다.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마라톤은 그의 생활 철학이다. 우여곡절 끝에 여자는 남자를 침대로 끌어들인다. 온갖 방중술로 이 남자를 내 것으로 삼으리라. 아침에 여자는 침대에서 눈을 뜬다. 남자의 자리에 남은 것은 구겨진 시트다. 남자는 떠났다. 여자는 구겨진 시트처럼 주먹을 쥔다. 그녀의 손이 바르르 떨린다. ​하루키 월드 문학을 읽을 때마다 생각나는 것은 일본의 풍경이 아니라 유럽의 풍경이다. 그렇다면 하루키 문학은 일본적인가 ? 그렇지 않다(고 한다). 그의 문학은 지극히 서양적이다. 그래서 많은 평론가들이 하루키 문학은 일본적이지 않다는 비판을 하곤 한다. 하지만 나는 하루키야말로 굉장히 일본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내가 일본인에 대해서 불편한 감정을 가지는 이유는 역사적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역사 문제보다는 백인 선망 때문이다. 일본 근대화 시절부터 꿈꿨던 탈아입구(脱亜入欧 : 아시아에서 벗어나 유럽으로 편입하자는 사상)는 지금도 진행형1)이다. 1999년 일본에서 학술회의가 열렸을 때 일본 측 대표는 일본이 유럽연합에 가입해야 한다는 제안을 진지하게 요구했었다. ​일본 애니를 볼 때마다 궁금했던 것은 만화 캐릭터 속 인물은 누가 봐도 서양인의 외모와 체형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일본적이라는 미야자키 하야오 만화마저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공간은 유럽의 풍경이다. 왜 일본인들은 자신이 아시아에 속한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할까?  하루키 월드 속 남자들은 모두 다 서구적이다. 오후에는 마라톤을 즐기며 샌드위치에 밀러 맥주를 마시고, 저녁에는 바에서 재즈를 들으면서 스카치위스키 커티 삭을 마신다. 파스타는 주식이다. 나는 하루키 문학에서 명예 백인이 되고 싶은 욕망을 읽는다. 그의 작품은 감성적 허무주의가 깊이 스며들어 있는 척하지만 결론은 음담패설이다(결론은 여자와 잔 이야기2). ​왠지 모르겠지만 멋있는 것처럼 보이는 쿨 재팬 보이 속에 숨겨진 것은 탈아입구와 음담패설 그리고 스노비즘(속물 근성)이다. 하루키 작품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불쾌함이다. 보다 진지하게 말하자면 역겹다. ​​​​                                         1) <br><br>일본 1만 엔 지폐 속 인물 이름은 후쿠자와 유키치. 그는 탈아론을 제청한 인물로 아시아 혐오로 유명하다. 그는 대만을 향해서 " 오합지졸 좀 도둑떼 " 라고 말하는가 하면 중국에 대해서는 " 돼지 꼬랑지 새끼 " 라고 욕을 한다. 조선에 대한 평가는 ? " 조선의 민중이 크게 행복해 질 수 있는 방법은 오히려 조선의 멸망이다. 조선은 사지가 마비되어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병자와 같다. 진보의 길을 모르고 도덕이 땅에 떨어진데다가 잔혹함과 몰염치는 극에 달하고 오만방자하다. 조선은 논할 가치가 없다. 조선 민중을 위하여 조선 왕국의 멸망을 기원한다. 인민의 생명도, 재산도, 자존심도 지켜주지 않는 그런 나라는 오히려 망해 버리는 것이 민중을 구제하는 길이다. "  그의 제자 다카하시 요시오는 &lt;&lt; 일본 인종 개량론, 1884 &gt;&gt; 에서 서양인과 잡혼을 해서 일본 인종을 개량할 것을 제창한 인물이다. 그는 이렇게 쓰고 있다. " 서양인은 신장, 체중, 두뇌 모두 일본인보다 뛰어나다...(중략) 열등 인종이 우등 인종과 잡혼하면 열등 인종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국가와 개인을 위해 능력 유전을 목적으로 잡혼해야 한다. " ​2)    하루키 문학 속 남자들은 아름다운 여인과의 섹스에 관심이 없다. 성적 욕망은 주로 자위로 해결한다. 쓸쓸하다. 저 한없이 쓸쓸한 우울. 그렇다면 그의 작품을 한 줄로 요약해 보자(아래는 누리웹에서 펌). 결론은 여미새. 그래서 내가 항상 하루키 문학은 하이틴 로맨스 소설의 포르노 버전이라고 조롱하는 이유이다. ​-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 잘 모르는 여자와 같이 잔 이야기- 1973년의 핀볼 : 쌍둥이와 같이 잔 이야기- 양을 쫓는 모험 : 귀가 예쁜 여자와 같이 잤는데 그 여자가 사라진 이야기-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 많이 먹는 여자와 같이 잤는데 갑자기 일각수의 머리뼈가 빛난 이야기- 노르웨이의 숲 : 같이 잔 여자가 자살하고 그녀를 추모하다가 중년 여자와 같이 잔 이야기- 댄스 댄스 댄스 : 호텔 프론트 직원과 그녀의 직장에서 같이 잔 이야기-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 첫사랑과 같이 잤는데 그 여자가 떠난 이야기- 태엽감는 새 : 같이 자긴 했는데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는 이야기- 해변의 카프카 : 어머니와 같이 잤는데 웬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이야기- 애프터다크 : 진짜로 그냥 잠만 자는데 누가 지켜보고 있는 이야기- 1Q84 : 암살자인 첫사랑과 결국 같이 자는 이야기           -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 같이 잔 적도 없는데 남들이 같이 잤다면서 욕하는 이야기<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6/1009/pimg_639271356118431079.jpg</url><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561024</link></image></item><item><author>곰곰생각하는발</author><category>우물 밖에서 </category><title>노벨문학상 2026에 부쳐...</title><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559215</link><pubDate>Wed, 07 Oct 2026 16:4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myperu/17559215</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42131684&TPaperId=1755921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321/63/coveroff/k242131684_2.jpg" width="75" border="0"></a>&nbsp;<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이제 곧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호명된다(10.08). 아무도 문학을 읽지 않는 시대에 노벨 문학 수상자 결정일을 기다리는 것이 의미없어 보이기는 하나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해마다 가을이 오면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궁금하다. 예상 명단을 살펴보면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 해마다 후보에 오르는 하루키, 애트우드, 핀천, 루쉬디..... 과연 누가 될까 ? ​모두 다 훌륭한 문학성을 갖췄지만 개인적으로 하루키만큼은 제외되었으면 싶다. 하루키 문학은 뭐랄까. 징징거린다 ?! 주인공은 젊은 남성이다. 여자는 남자에게 상처를 주고 떠난다. 떠난 이유도 알지 못한다. 아니 알 것도 같다. 그래서 괴롭다. 남자는 이별의 고통에서 도통 헤어나오지 못한다. 하루키의 문장은 무심한 듯 시크하게 담담한 문장을 구사하는 척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질릴 정도로 질척거린다. 남자는 몸부림을 치면 칠수록 외로움에 몸서리를 친다. 외로우니무니다, 외로우니무니다, 외로우니무니다, 와따시와 조또 외로우니무니다..... ​그의 문학을 읽다가 나는 그만 인내심에 한계를 느낀다. 남자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물며 밀러 맥주를 병 채 마신다. 나는 이 지점에서 인간성을 상실하고 소리를 고래처럼 내지른다. " 야, 이 새끼야 ! 맥주는 잔에 따라 마셔. 새캬 !!! " 하루키의 사내새끼들은 왜 이렇게 징징거리는 걸까 ? 하루키 문학을 읽다 보면 샌드위치와 맥주는 일본의 국민 음식이란 생각이 든다( : 하루키 주인공이 나또와 미소된장 먹는 장면은 잘 보지 못했다. 대부분 남자는 재즈를 들으며 와인을 마시거나 샌드위츠를 먹으며 밀러를 마신다. 그리고 냉장고엔 항상 가리비가 구비되어 있다). 그놈의 파스타, 그놈의 스카치 위스키, 그놈의 샌드위치, 그놈의 클래식, 그놈의 연식 차(CAR).....​하루키의 남자는 여자의 부재 때문에 고통을 받지만 여자에 굶주린 것은 아니다. 그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수많은 미소녀들이 줄을 선다. 마치 바닥에 떨어진 설탕물에 몰려드는 개미처럼. 이 외로운 남자를 위해서라면 브라자 훅 정도는..... 이 남자 앞에서 미소녀들이 옷을 벗을 각오를 하지만 남자는 쉽게 여자와 몸을 섞지 않는다. 대신에 " 마스터베이션 " 를 한다. 하루키 월드의 화룡점정. 습관성 자위. 손이 가요, 손이 가 ~  어머머. 나도 모르게 자위를. 지구가 내일 멸망하더라고 오늘은 자위를 하리라. 하루키 표현대로 하자면 자위보다는 마스터베이션이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자위 ~ 참고 참고 또 참지 못하고 자위. ​내가 인내심을 가지고 그의 문학 작품을 읽다가 결국 포기하고 내려오는 지점이 하루키의 마스터베이션이다. 하루키 문학을 흉내 내자면 이렇다. 문장 완성은 1분이면 충분하다. ​" 와타나베는 커티 삭 한 잔을 마시면서 버터처럼 부드럽게 지퍼를 내렸다. 지퍼 내려가는 소리가 쓸쓸하게 들렸다. 나오미, 나오미 교코하리.... 그는 딱딱한 성기를 꺼내 자위를 하기 시작했다. 근원적 고독이 밀물처럼 몰려들 때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의 4악장이 연주되고 있었다. 챌로 소리를 들으며 그는 첼로 소리가 나오미의 목소리와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낮고 부드러운 떨림과 함께 그의 몸도 부르르 떨려왔다. 하얀 정액이 최고급 이집트산 마호메트 양탄자 이쉬탄(양탄자 상품명) 위로 떨어졌다. 나오미, 나오미, 오 나의 나오미...... " ​와우 ! 졌다, 시바. 문학적 취향은 모두 다를 수는 있겠으나 나는 당최 하루키 문학에서 문학성을 발견한 적이 없다. 그리고 20년 내내 그가 노벨상 후보에 올랐다는 것1) 자체가 노벨상에 대한 모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하루키만큼은 문학상을 수상하지 못했으면 싶다. 만약에 그가 올해 문학상을 수상한다면 나는 지구가 망한 것처럼 펑펑 울 것이다. 문학에 대한 모독이다. ​​​​​                                               ​1)      내가 노벨 문학상과 관련된 미디어에 불만이 많은 이유는 하나다. 하루키는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른 적이 없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하루키가 후보로 선정되었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 보다 적확한 표현일 것이다. 노벨 위원회는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오른 명단을 50년 후에나 공개한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알 수 있는 후보 명단은 1976년 후보 명단이 최신 정보다. 그런데 언론에서는 주구장창 하루키가 해마다 후보에 오른 것처럼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루키 팬들은 하루키가 20년 내내 후보로만 선정되었다고 투덜대지만 어쩌면 20년 내내 후보조차 오르지 못한 작가인지도 모른다. 물론 이 모든 주장은 50년 후에나 알 수 있다. 하루키 팬들이 분노하자 하루키는 이렇게 말했다. " 상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에게는 독자만 있으면 되니까요. " 항상 삐딱한 시선으로 세계를 보는 나는 그의 말을 이렇게 해석한다. " 이제 독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상이 중요합니다. " <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321/63/cover150/k242131684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3216369</link></image></item><item><author>곰곰생각하는발</author><category>영화관  </category><title>존 오브 인터레스트 - [[블루레이] 존 오브 인터레스트 : 풀슬립 일반판]</title><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559028</link><pubDate>Wed, 07 Oct 2026 14:4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myperu/1755902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D192938837&TPaperId=1755902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5803/54/coveroff/d19293883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D192938837&TPaperId=1755902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블루레이] 존 오브 인터레스트 : 풀슬립 일반판</a><br/>조나단 글레이저 감독, 크리스티안 프리델 외 출연 / 디온(The On) / 2025년 02월<br/></td></tr></table><br/>​<br><br>구토 ㅣ 죄와 재​<br><br><br>아우슈비츠 수용소 소장인 독일군 장교 루돌프 회스 아내 헤트비히 회스는 어머니를 집으로 초대한다. 자신이 꾸민 그림 같은 집을 어머니에게 자랑하기 위해서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자긍심이 묻어난다. ​별 볼 일 없는 집 자식으로 태어나 이만큼 자수성가했다는(  : 어머니는 유대인 집 하녀였다),  보통 사람의 뿌듯함이 엿보인다. 이 뿌듯함에는 소박한 정취와 건강한 생의 의지'마저 느껴져 인간적이다.   부유한 유대인 집에서 하녀로 일했던 어머니 또한 성공한 딸의 행복 앞에서 행복하다. 오, 행복. 행복. 행복하여라.   딸은 어머니를 모시고 정원의 높은 담을 지나가고 있다. 담 너머로 보이는 것은 아우슈비츠 수용소 소각장이다.  일반 가정집 천장 높이인 높은 담 너머로 붉은 지붕 소각장의 굴뚝이 보인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삶의 안온과 死의 절멸이 교차하고 있다.  아내는 행복한 미래를 설계한다. 내년에는 더 아름다운 정원을 꾸밀 거예요. 엄마, 나 행복해요. ​루돌프 회스 가족이 설계한 생의 의지 옆에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은 또 다른 의미로써 생의 의지다. 죄수이기에 죄수복을 입은 것이 아니라 죄수복을 입었기에 죄수가 된 수용자들은 살고자 하는 의지 하나로 지옥을 견딘다. 딸은 한 폭의 그림 같은 집에서 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다. 수용자들에게는 하루에 만 명씩 소각되는 장소의 벽이니깐 말이다. 딸은 엄마에게  집이 맘에 들어요 ? _ 라고 묻지만 담은 가족의 죄를 증명하는 증거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한다. 수용소 담을 가릴려고 포도 덩굴을 잔뜩 심어 뒀어요. 죽음의 수용소 담벼락을 예수의 피(포도)로 은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 ? ​이 장면은 내가 뽑은 가장 중요한 시퀸스다. 감독의 과시적인  허세(  :  스필버그는 이 영화를 두고 홀로코스트를 다룬 영화 중에서 쉰들리리스트 이후 가장 훌륭한 홀로코스트 영화라고 평가했는데 유감스럽게도 &lt; 존오브인터레스트 &gt; 는 쉰들러리스트 이후 최고의 홀로코스트 영화가 아니라 그냥 최고의 홀로코스트 영화다. 스필버그는 &lt; 쉰들러 리스트 &gt; 에서 온갖 기교를 자랑하며 홀로코스트의 비극을 강조했지만 그 화려한 기교에는 어딘지 모를 지랄 같은 감독의 과시적 허세가 엿보여서 불쾌했다. 흑백 화면 속에 붉은 옷을 입은 소녀만 컬러로 보여주는 장면은 촌스러웠다)도 없고, 재난의 전시도 없고, 노골적인 메시지도 없지만 그 무엇보다 강렬하다. <br>또한 서사보다 스타일이 강조되지만 그 형식 때문에 오히려 서사에 깊이를 더한다.  일반적인 영화는 관객의 " 심리적 몰입(감정 이입) " 을 유도하지만 이 영화는 관객과 인물 간 거리 두기를 통해서 " 심미적 거리 " 를 유지하는 소격 효과(브레히트의 낯설게 하기)를 강조한다.  형식이 서사를 잠식하는 것이 아니라 형식이 주제를 더욱 강조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매우 독창적인 걸작이다.<br>이 영화의 진짜 공포1)는 홀로코스트라는 " 지옥 " 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담벼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지옥과 함께 천국( 아내 : " 17살부터 꿈만 꿨던 삶을 마침내 이뤘어 ! 애들도 건강하고 우리 가족 모두 행복해 해 ! "  ) 이 공존한다는 사실이다. 레베카 솔닛은 &lt;&lt; 이 폐허를 응시하라 &gt;&gt; 에서 낙원은 지옥 속에서 출현한다( 지옥 속에 출현하는 낙원 A Paradise Built in Hell )고 희망을 품고 말했는데 이 말을 뒤집어서 절망적으로 말하자면 : 이 영화에서 지옥은 낙원 속에서 출현한다. 영화에서 제노사이드 장면은 오로지 생활 소음2)으로만 묘사된다. 시각은 철저하게 배제된 채 희미한 청각으로 재현된 학살은 담 너머 일상 생활 속으로 침투하지만 아무도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일상적인 생활 소음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다(반대로 의미 없는 생활 소음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조현병의 증후다). 지옥은 천국 속에서 출현하듯이 너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는 사실, 그것이 이 영화의 진짜 공포다. ​<br><br><br>​                                                               <br>1)​캄캄함 밤하늘 아래 루돌프 회스 가족 가정집 야외 정원에서 휴식을 즐긴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위압적이다. 가족의 야회 장면은 캄캄한 밤하늘의 압도적인 비율 때문에 짓눌려 있다. 이 포스터는 왜 기괴해 보일까. 아시는 분 ? 정답은 별이 없기 때문이다. " 별 볼 일 없다 " 라는 표현을 영어로 번역하면 " 디제스터 disaster " 다. 참사, 재난, 엄청난 불행이란 뜻인데 이 단어는 별과 연관이 있다. 이 단어( = disaster)는 별( : astro)이 없는( : dis-) 상태에서 유래한 말이다. 화산 폭발이나 대형 자연 화재 때 검은 재가 하늘을 덮쳐 밤하늘의 은하수가 보이지 않는 상황을 나타낸 것이다. 별이 없는 밤하늘은 지옥이다. 철학자 고병권은 철학은 지옥에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철학적인 영화다. 부창부수라 했던가 ? 내가 작년에 본 최고의 영화 포스터 디자인이다. <br><br><br>2) 영화 속 한 장면. 남편은 퇴근이 늦는 아내에게 전화를 건다. 폰 너머로 아내의 차분한 목소리가 들린다. " 나 지금 야근 중이야. 미리 전화 못해서 미안. 회사에 급한 일이어서. " 남편은 직감적으로 아내가 외간 남자와 모텔에서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한다. ​남편은 의심이 가는 한 남자를 떠올린다. 친구다. 그에게 전화를 건다. 친구는 전화를 받지 않을 것이다. 왜 ? 지금 내 아내와 침대에서 뒹굴고 있을 테니까. 신호음이 길게 이어진다. 받지 않는다. 남편은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 남편의 직업은 사운드 슈퍼바이저(음향 감독)다. 그는 아내의 통화음이 5평 내외의 닫힌 공간에서 울리는 소리라는 사실을 간파한다. 작은 공간에서 울리는 진동과 넓은 공간에서 울려퍼지는 진동의 차이를 그는 알고 있다. 또한 아내와의 통화음에는 일상 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생활 소음이 제거되어 있다. 마치 후시 녹음을 위해 녹음실에서 대사만 녹음한 테이프처럼 말이다. ​우리는 항상 생활 소음에 노출되어 있지만 그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 생활 기기의 기계음, 바람이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 귀뚜리마 소리 등등 x100. 생활 소음을 완벽하게 제거하면 고요하고 평화로운 생활을 할 것 같지만 막상 생활 소음을 완벽하게 제거하면 평화롭기보다는 기이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생활 소음은 우리가 일상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된다. 이것을 백색 소음ㅡ 화이트 노이즈라고 한다. 남편이 아내의 외도를 확신했던 것은 대사(아내의)만 있고 화이트 노이즈(생활 소음)은 제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모텔 방이 일종의 녹음실 부스 역할을 했던 것. 그래서 영화를 만들 때에는 반드시 생활 소음을 따로 녹음해서 대사와 믹싱을 한다. 이것을 영화 용어로 엠비언트 사운드라고 한다. 이 일은 영화 스탭 중에서 사운드 슈퍼바이저가 맡는다. ​생활 소음은 세뇌의 방식으로도 활용된다. 돈 드릴로의 눈부신 걸작 소설 &lt;&lt; 화이트 노이즈 &gt;&gt; 에서 주인공 가족은 미디어 속에서 송출되는 메시지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되고, 무작위적으로 적용되며, 무의식적으로 세뇌된다. 그들은 불안의 방식을 쇼핑으로 해소한다. 미디어는 명령하고 인간은 좀비처럼 따른다. 조나단 글래이저 감독이 연출한 &lt;&lt; 존 오브 인터레스트, 2023 &gt;&gt;은 인공적인 기괴한 음향과 생활 소음을 적극 활용하여 영화의 주제를 부각한다. 독일 장교 루돌프 회스는 한 폭의 그림 같은 집에 산다. 유리 온실이 있고 수영장도 있다. 정원에는 온갖 종류의 꽃과 나무가 아름답게 피어 있다. 넝쿨은 집을 둘러싼 높은 담을 초록으로 덮는다. ​그 담은 루돌프 회스의 가정집 담이면서 동시에 하루에 몇 만 명을 소각시킬 수 있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담이기도 하다. 관객은 수용소 안의 유대인을 볼 수는 없지만 가정집 담 너머로 들리는 생활 소음만 희미하게 듣는다. 이 생활 소음이 무엇인지 현대인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시각은 제거된 채 희미하게 청각만으로 침투한 소리의 홀로코스트를 지켜보고 있다. 이 집에 사는 사람들은 익숙한 소음이다. 그들은 하루에 4만 명이 넘는 유대인이 소각로에서 불에 태워질 때 나는 타닥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단잠을 잔다. 누군가에게는 제노사운드(제노사이드+사운드)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안온한 ASMR이다. 이 얼마나 몸서리 쳐질 정도로 끔찍한 역설이란 말인가. ​스티븐 스필버그는 이 영화를 두고 자신이 만든 &lt;&lt; 쉰들러 리스트 &gt;&gt; 이후 최고의 홀로코스트 영화라고 칭찬했지만, 이 영화는 쉰들러 리스트 이후 최고의 홀로코스트 영화가 아니라 그냥 최고의 홀로코스트 영화'다. 다 된 밥상에 숟가락 얹는 모습이 심히 꼴불견이다. ​​<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5803/54/cover150/d19293883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8035465</link></image></item><item><author>곰곰생각하는발</author><category>우물 밖에서 </category><title>존 오브 인터레스트 - [히틀러의 복지국가 - 약탈, 인종 학살, 공범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555104</link><pubDate>Mon, 05 Oct 2026 10:0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myperu/1755510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12131363&TPaperId=1755510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37/59/coveroff/k11213136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12131363&TPaperId=1755510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히틀러의 복지국가 - 약탈, 인종 학살, 공범들</a><br/>괴츠 알리 지음, 최준영 옮김 / 생각의힘 / 2026년 09월<br/></td></tr></table><br/>​​​그의 입에서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이 철도와 도로를 깔아준 덕분에 대한민국이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 : 뉴라이트의 식민지 근대화론)는 말을 들을 줄은 몰랐다. 내 목구멍에서 좆같음이 스멀스멀 기어 나왔지만 어쩌랴. 누런 강냉이를 털고 싶었으나 그의 우람한 이두박근을 보며 간신히 참았다. 몸에 남아 있는 근육이라고는 남근밖에 없는 나는 몸을 사려야 했으니까. 크아아아.  " 현실 속에서 뉴라이트 열혈 당원을 만나다니, 헐 ! "   뉴라이트의 식민지 근대화론은 칼 든 강도가 남의 집에 침입해서 집수리하고 나왔다는 주장과 다를 것이 없다. 선량한 강도는 없다. 제국의 점령지 정책에 있어서 핵심은 " 수탈 " 이다.​&lt;&lt; 히틀러의 복지국가 &gt;&gt; 에서 저자는 히틀러 정권 시절 독일 국민의 정치적 충성심은 사상보다는 사심(이념보다는 이윤)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그동안 수많은 학자들은 홀로코스트 문제를 인종 이데올로기 문제로만 접근했었지만 저자는 홀로코스트를 국가 재정 문제로 방향을 틀어버린다.  유대인 정책의 핵심은 국가가 유대인 재산을 빼앗아 국가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유대인이 소유했던 기업, 주택, 토지, 귀금속은 물론이거니와 가구, 식기, 침대, 옷 같은 생활용품도 경매를 통해 국가 금고로 환원되었다.  그 규모는 150억~ 200억 마르크.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260조다. ​이 돈은 고스란히 병사 급여와 독일 국민의 사회 복지 재원으로 사용되었다. 역설적이지만 독일 사회 복지의 황금기는 히틀러 정권 때였다(동물 복지도 히틀러가 만든 걸작품이다). 홀로코스트 문제를 다룬 21세기 걸작 영화 &lt;&lt; 존 오브 인터레스트 &gt;&gt; 도 이 점을 간과하지 않는다. 독일 나치 간부였던 회스 가족은 유대인에게서 빼앗은 고급 가구와 보석으로 집과 가족을 꾸민다. 그리고 영화 제목 &lt;&lt; 존 오브 인터레스트 &gt;&gt; 는 " 금전적 이익 " 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금전적 이득에 눈이 먼 독일 국민의 도덕성이다. ​히틀러는 독일 국민의 넉넉한 사회 복지를 위해 유럽 전체를 거대한 은행 ATM 기기로 만들었다. 아이러니한 풍경이지만 독일 국민이 누린, 사치에 가까운 풍요는 히틀러 시대 때 완성되었던 것이다( 낮은 세금, 안정적 물가, 풍족한 급여 ). 당시 독일 병사였던, 나중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는 하인리히 뵐은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 25마르크라는 엄청난 병사 급여 " 를 대체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썼다. 독일 국민에게는 히틀러 시대야말로 황금시대였던 것이다. 어쩌면 독일 국민은 히틀러의 말빨에 세뇌당한 것이 아니라 복지 정책에 만족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독일 유대인 재산을 약탈해서 사회 복지 재원으로 사용하던 히틀러는 범위를 확대하여 유럽으로 확장한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점령지에 대한 수탈의 양도 많아지고 그만큼 독일 국민은 풍요로웠다. 이런 맥락에서 살펴보면 홀로코스트와 독일 전쟁을 단순히 인종 혐오만으로 한정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히틀러의 죽음으로 모든 죄는 히틀러와 나치에게 돌아갔지만 따지고 보면 독일 국민은 공범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히틀러와 나치는 전쟁범죄자였고, 독일 국민은 장물아비였다. 그들은 자신이 누리는 물질적 풍요가 어디에서 왔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1945년 4월,  패망한 독일에 입성한 한 영국군 장교는 이렇게 회고했다. “...... 사람들은 그 폐허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그들은 혈색이 좋았고, 행복해 보였으며, 깔끔하고 옷도 잘 갖춰 입었다.”  ​​<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37/59/cover150/k11213136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375955</link></image></item><item><author>곰곰생각하는발</author><category>사설이 길다</category><title>꿈에 한 번 오세요</title><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549124</link><pubDate>Thu, 01 Oct 2026 17:0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myperu/17549124</guid><description><![CDATA[<br>​비록, 어쩌다가 노래방에 가면( : 이번 명절에도 가족들이 모여 노래방에 갔다. 그곳에서 나는 박상철의 무조건과 태진아의 옥경이를 불렀다. 수치스러워서 몸이 떨렸다. 다음 생에서는 악기로 태어나리라 ) 트로트를 부르지만 내가 제일 싫어하는 음악 장르는 트로트다. 더군다나 아이가 화장을 하고 트로트 흉내를 내면 광기에 사로잡힌다. 아, 제발 ! 또한 신파를 싫어해서 질질 짜는 트로트 노래는 더더욱 질색이다. 친구가 이 동영상을 추천했을 때 나는 광안리 쭈꾸미처럼 째려보았다. 왜냐하면 내가 싫어하는 모든 요소를 갖췄기 때문이었다. 몇 번을 사양했지만 친구의 강권에 어쩔 수 없이 식당에서 국밥을 씹으며 보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신안 기거도 우럭처럼 울컥했다. 노래 가사 중에서 " 꿈에 한 번 오세요. " 라고 부를 때 그만 눈물이 주르르르륵. 아, 이 어린 소녀는 누구란 말인가. 아이야, 울지 마라. 한 아이를 키우는 데에는 온 우주가 돕는단다.  늘 하는 말이지만 러브 스토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 거리 " 1)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곁을 떠나 멀리 있으면 보다 애틋해지는 법이다. 꿈이란 공간이야말로 인간이 도저히 갈 수 없는 거리다. 소녀가 죽은 아빠에게 꿈에 한 번 오세요 _ 라고 간청할 때 이보다 더 애틋한 초청은 없다. 우느라 밥알 몇 개 쏟았다.&nbsp;https://youtu.be/IamJ5OoIEho?si=26YL2983-zRYSEJN​​​​​                                                             ​1) 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4148665662&nbsp;인터스텔라, 2014Out of sight, out of mind?? &lt;&lt; 인터스텔라 &gt;&gt; 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SF 영화다....blog.naver.com​<br>]]></description></item><item><author>곰곰생각하는발</author><category>사설이 길다</category><title>작별하되 작별하지 않는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545543</link><pubDate>Wed, 30 Sep 2026 12:3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myperu/17545543</guid><description><![CDATA[<br>작별하되 작별하지 않는다<br><br><br>https://youtu.be/OczdD6-qqAs?si=qfWVRN1bUgeRIsOm​​한국어 작별 인사에서 가장 인상 깊은 표현은 " 다녀오다(갔다가 오다) ! " 다. GO AND COME BACK ! 발화자가 학생인 경우는 학교 갔다가 집에 오겠다는 약속이고, 직장인 경우는 직장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겠다는 뜻이다. 그리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라면 여행을 갔다가 집으로 오겠다고 다짐을 말하는 표현이다. ​가만 듣다 보면 " 다녀오다 " 는 단어는 매우 숭고한 낱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발화자는 수신자에게 " 나는 반드시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 곁으로 돌아올거야 " 라는 약속을 당신에게 하고 떠나는 것이다. 작별이기는 하나 동시에 작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다. 작별인데 작별하지 않겠다니. 이 얼마나 멜랑꼴리하며 달콤한 속삭임인가. 이 낭만적 다짐을 날마다 약속한다. 한국인은 사랑에 대한 표현이 서툴다고 말하자면 사랑한다는 표현보다 다녀오다는 표현이 더 비장하고 웅장하다. 애정의 깊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책임의 깊이다. 서사의 깊이로 따지자면 사랑한다는 형이하학이고 다녀오다는 형이상학의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어는 매우 정교하며 깊이 있는 표현을 아무렇지도 않게 구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언어다. 내 비록 화장실에서 국어사전을 펼쳐 읽으며 한글 공부를 하지만 읽을수록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 &lt;&lt; 안녕하세요 &gt;&gt; 로 기억한다. 학교 수업을 끝내고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오후 늦게 집에 온 아이는 현관문을 열자마자 다녀왔습니다 _ 라고 큰소리로 말한다. 하지만 집에는 아무도 없다( :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아마도 아이가 집에 왔을 때 부모는 잠시 외출을 했던 모양이다). 인사란 인사를 하는 사람과 인사를 받는 사람이 있을 때 발생하기에 아이의 다녀왔습니다_ 라는 인삿말은 하나 마나 한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대사의 효율성만 놓고 따지자면 이 장면은 쓸모없는 장면이다. 그렇다면 오즈 야스지로는 왜 이 장면을 삽입했을까 ? 숭고하기 때문이다. 朝花夕拾(조화석습)이란 루쉰의 산문 제목이 있다. 아침에 떨어진 꽃을 저녁에 줍는다는 뜻이다. 오즈의 아이는 아침에 떨어진 꽃을 저녁에 줍는 마음으로 아침에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늦은 오후 집으로 돌아와 인사를 한다. 다녀왔습니다아 ~​​<br>]]></description></item><item><author>곰곰생각하는발</author><category>영화관  </category><title>걸음걸이</title><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543352</link><pubDate>Tue, 29 Sep 2026 14:1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myperu/17543352</guid><description><![CDATA[<br><br><br>내가 배우의 연기를 평가할 때 유심히 보는 것 중 하나가 " 걸음걸이 " 다. 대사 연기와 표정 연기는 어느 정도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다. 사람들은 배우들이 오열하는 장면을 명연기라고 칭찬하지만, 사실은 이 세상에서 제일 하기 쉬운 연기가 바로 눈물 흘리는 것이다. ​연기 경험이 전혀 없는 정치인들도 타이밍에 맞춰 눈물을 흘린다(정청래 이 새끼의 눈물 연기는 압권이다). 훌륭한 배우는 대사와 표정 연기는 물론이고 걸음걸이도 캐릭터에 맞춰 연기한다. 사람들이 걷는 장면을 유심히 살펴보면 단순히 다리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된다. 몸통 움직임도 동반이 되고 팔도 움직인다. 종합하면 걸음은 전신 운동이다. 그렇기에 걸음을 연기한다는 것은 온몸 연기인 셈이다. 걸음걸이야말로 고난이도 연기다.  걸음걸이는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인장이 있다. 타고난 성격, 사회적 지위, 계급적 특징 그리고 그날의 마음이 뒤섞여서 다양한 걸음걸이가 만들어진다. ​페데리코 펠레니 감독의 영화 &lt;&lt; 길 &gt;&gt; 에서 잊을 수 없는 장면은 짐파노(안소니 퀸 분)가 어두운 밤 바닷가를 걷는 장면이었다. 성큼성큼 걷던 걸음이 휘청거리며 무너질 때 관객은 그의 비통한 표정을 볼 수는 없었지만 본 것이나 다름없다. 휘청거리는 걸음이 무너진 마음의 환유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까.&lt;&lt; 자전거 도둑 &gt;&gt; 을 만든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에게 어느 영화 담당 기자가 물었다. " 왜 전문 배우 대신 비전문 배우'를 영화 주인공으로 발탁하셨습니까 ? " 그 질문에 대하여 감독은 그 사람의 걸음걸이가 훌륭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연기를 전문으로 배운 배우가 특정 계급의 삶을 연기한다고 해도 ​걸음걸이만큼은 연기력으로 따라잡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는 걸음이 마음의 환유라는 사실을 아는 감독이었다(마르크스였다면 계급의 환유라는 표현을 사용했을 것이다. 또한 브르디외였다면 몸짓의 아비투스 ?!).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의 대답에 나는 감동했다. 내가 &lt; 자전거 도둑 &gt; 을 보면서 정말 좋아했던 것은 그 가난한 아버지를 연기했던 배우의 걸음걸이였다.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강력한 울림은 그가 걸을 때 보여지는 몸의 움직임에서 파생된다. 배우 김윤석이 연출한 영화 &lt;&lt; 미성년 &gt;&gt; 에서 이정은이 등장하는 짧은 장면은 이 배우가 얼마나 뛰어난 연기자인지를 보여준다. 대사 한 마디 없이 오직 걸음걸이 하나로 모든 것을 증명한 연기였다. ​내가 이 장면을 보다가 너무 흥분해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기립 박수를 쳤던 이유는 이 짧은 등장 장면만으로 그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역사를 10초짜리 약사로 요약했기 때문이다. 감독은 로우 앵글로 방파제를 걸어오는 여성의 걸음을 비춘다. 이 여성의 걸음은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고된 노동으로 인해 무너진 무릎 관절과 허리 디스크 그리고 술독에 빠진 걸음. 균형을 잃고 절뚝거리는 삶을 살아온 여성 캐릭터를 이정은 배우는 정교하게 연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보다 효율적인 연출이 또 있을까 ? 어쩌면 연기력만으로 전도연과 대결을 펼칠 수 있는 유일한 배우는 이정은이라는 생각이 든다. 탁월한 배우다. ​https://youtube.com/shorts/UuRGzsm3FJU?si=WdsUmpoNizqn0GSb​<br>]]></description></item><item><author>곰곰생각하는발</author><category>사설이 길다</category><title>섞으면 꼬인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541270</link><pubDate>Mon, 28 Sep 2026 14:0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myperu/17541270</guid><description><![CDATA[<br><br><br><br>내가 처음 배운 주종(酒種)은 맥주였다. 도수가 높지 않은 데다가 목넘김이 부드러워 마시기에 좋았다. 크아, 그래 이 맛이야. 그 당시에 옛 애인은 맥주만 마셨던지라 그 시절 내 몸에 흐르는 피의 팔 할은 맥아당이었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인생의 쓴맛을 경험하고 나서부터는 소주를 마시게 되었다. 싸구려 공업용 알콜 냄새와 기분 나쁜 쓴 맛이 개 같은 내 인생을 닮았기 때문이었다. 그래, 쓴 맛을 모르면 그게 인간이냐 인삼이지, 끄어억. 무엇보다도 소줏집의 풍경을 사랑했다(맥주를 마실 때는 맥줏집 풍경을 사랑했다). 내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 것은 소맥을 마시기 시작하면서였다. 소맥 맛에 눈이 돌아가 소맥을 마시기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쇼잉, 그래 쇼잉. 소맥 잔에 젓가락 넣고 흔들면 맥주 거품이 마술처럼 생성되는 그 쇼잉. 처음에는 재미로 소맥을 마시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소맥 이외의 술은 마시지 못하고 있다. 어즈버.... 소맥 10년 외길 인생이시다. 시바. ​친구들과 맥줏집에 가면 혼자 소주 한 병 시켜 혼자서 소맥을 말고, 소줏집에 가면 혼자서 맥주 한 병 시켜 혼자서 소맥을 만다. 친구들이 늘 하는 말. 너 참 유별나다. 이것은 내 의지가 아니었다. 이제는 소주를 마시면 소주가 너무 쓰고, 맥주만 마시면 맥주가 너무 싱겁다. 소맥이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맛이다. 섞어 마시면 인생 꼬인다. 한식의 세계화 전략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랍시고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현지인 입맛에 맞는 레시피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멍청한 소리다. 한식은 한식일 때 성공할 수 있다. 카레는 인도의 음식이지만 그 어느 누구도 카레를 먹으면서 인도 문화를 궁금해 하지 않는다. ​영국 카레는 영국인의 입맛에 맞게 개조된 영국 커리일 뿐이고,  일본 카레는 일본인 입맛에 맞게 개조된 카레라이스일 뿐이다(또한 아프리카 카레는 아프리카 사람 입맛에 맞는 카레일 뿐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소비되고 있는 카레는 이것과 저것이 섞인 소맥인 셈이다. 엉터리 같지만 매우 정교하게 만들어진, A급 실력을 갖췄지만 B급 감성으로 노래하는 노라조의 &lt;&lt; 카레 &gt;&gt; 에서 지적했듯이 "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르는 이 맛은.... 순한 맛 매콤한 맛 인도에도 없는 맛 " 이다. 인도 요리가 인도에는 없는 맛이니 무국적 요리인 셈이다. 인도인 입장에서 보면 음식의 현지화 전략은 실패다. ​가끔, 한국인 미슐렝 셰프들이 한식이랍시고 현지인 입맛에 맞는 한식을 선보이고는 하는데 그들이 내놓은 것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맛에 불과하다. 내 경험을 통해 그들에게 충고 한 마디 하자면 : 섞어 만들면 인생 꼬입니다요. 셰프 ~​​]]></description></item><item><author>곰곰생각하는발</author><category>사설이 길다</category><title>귀한 손님</title><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536118</link><pubDate>Fri, 25 Sep 2026 11:4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myperu/17536118</guid><description><![CDATA[​<br><br><br>귀한 손님<br><br><br>내 친구 별명은 " 귀한 손님 " 이다. 고1 때 캐나다 이민을 떠난 친구인데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만나게 된다. 이 친구에게는 독특한 말버릇이 있는데 툭 하면 너희들 ooo 귀한 줄 알아 ! _ 라며 충고를 한다. 예를 들면 너희들, 금수강산 귀한 줄 알아라. 세계 어디를 가도 금수강산 만한 데 없다. 뭐, 이런 식이다. 내가 누구인가. 작명의 달인 아닌가. 친구의 말버릇을 감지한 나는 그에게 귀한 손님이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친구도 꽤 만족해 하는 모양이다. 향수병을 모르고 살던 친구가 나이가 들어 신토불이자가 된 것을 보면 해외에 살다 보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가 보다.  친구의 귀한 시리즈 중에서 내가 잊지 못하는 에피소드가 있다. 어쩌면 황당한 내용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친구의 에피소드를 듣다가 눈물이 났다. 이제부터 친구의 어쩌구니없고, 다소 황당하며 당혹스럽지만 묘하게 감동적인 이야기를 여러분들에게 들려주고자 한다. 한가위 추석 선물이라 생각하시라. 몇 년 전, 친구가 무더운 여름에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한국 방문은 주로 여행 목적이라 날씨 좋은 봄 가을에 집중되었는데 그때는 경조사 문제로 한국을 방문한 계절이 8월 땡볕이었다고 한다. 귀한 손님 녀석은 한여름에 거리를 걷고 있었다. 너무 더워서 더위를 식힐 목적으로 놀이터 공원을 향해 가다가 귀청이 떨어질 듯한 소리를 듣게 된다. 매미 우는 소리다. 맴맴맴맴맴 ~  친구는 이 소리를 듣자 갑자기 그동안 잊고 있었던 기억들이 증폭되면서 그 자리에 멈춰 섰다고 한다.  기억상실증 환자가 느닷없이 기억이 되돌아오는 경험을 한 것이다. 친구는 캐나다 이민 후 단 한번도 여름 매미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고 한다. 캐나다에도 여름은 있고 매미도 있는데 매미 우는 소리는 없었다고. 그래서 매미 우는 소리를 잊고 있다가 한국의 여름 땡볕 거리를 걷고 있다가 그동안 잊고 있었던 매미 소리를 듣고 잃어버린 기억들이 되살아났다고. 그러자 갑자기 눈물이 났다고 했다. 이 황당한 친구의 경험담에 몇몇 친구들은 당황했지만 나는 그 친구가 경험했던 슬픔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친구는 그때 일을 회상하며 물 먹은 습자지처럼 앵앵거리며 말했다. " 너희들, 매미 귀한 줄 알아라, 쨔샤 ~ " ]]></description></item><item><author>곰곰생각하는발</author><category>우물 밖에서 </category><title>가능한 사랑 - [폭풍의 언덕]</title><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534584</link><pubDate>Thu, 24 Sep 2026 10:4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myperu/1753458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1188&TPaperId=1753458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54/93/coveroff/8937461188_3.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1188&TPaperId=1753458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폭풍의 언덕</a><br/>에밀리 브론테 지음, 김종길 옮김 / 민음사 / 2005년 03월<br/></td></tr></table><br/>​​​관객 혹은 독자 입장에서 보면 " 완전한 사랑 " 만큼 따분한 사랑도 없다. 최부잣집 셋째 딸과 부잣집 둘째 훈남의 러브 스토리. 양가의 축복 속에서 이루어지는 웨딩 스토리. 워뗘 ? 궁금하신가. 관객은 결핍이 없는 사람끼리 만나서 만드는 완전한 사랑 혹은 안전한 사랑에 대해 관심이 1도 없다. 가수 김현식의 노래 가사처럼 누구나 한 번쯤은 사랑을 해본 우리들은 사랑의 승질머리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사랑은 치열하지만 치졸하고, 더럽고, 짜증 나고, 죽이고 싶고, 가끔 미친다는 사실. " 이 세상 모든 사랑, 다 족구하라 그래,  C ~  "  관객은 열정적인 사랑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믿고 있지만 사실 우리가 열광하는 것은 드러운 사랑이다. ​&lt;&lt; 폭풍의 언덕 &gt;&gt; 의 히스클리프는 결핍의 아이콘'이다. 흑인 고아 소년(인도계로 추정 ㅡ )이 백인 남성의 딸을 좋아한다. 눈부시게 흰 캐서린은 검은 히스클리프의 결핍을 채울 수 있는 대상이다. 요구와 욕구와 욕망이 서로 어긋날수록.... 보다 강렬하다. 캐서린 또한 완전한(성숙한) 인격체는 아니다. 그녀는 진정한 사랑과 물질적 욕망 사이에서 주체 없이 흔들리는 갈대다. 그녀의 허영과 사회의 허용 사이에서 그녀는 갈피를 잡지 못한다. 이 남자냐, 저 남자냐의 문제는 캐서린이 결혼을 한 후에도 계속된다. 이 남자냐, 저 남자냐.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에 소설은 파국을 맞는다. 내가 보기에 이 소설의 진짜 악당은 캐서린이다. ​이처럼 결핍과 결핍이 만나면 떨어질 줄 모른다. 부침개의 설익은 면과 설익은 면이 붙으면 떨어질 줄 모르는 것처럼 말이다. 그들의 뜨거운 사랑은 서로가 서로를 녹여서 붙어버린, 뒤집기에 실패한 반달 모양의 부침개'다. 이 얼마나 징그럽고 징글징글하며 치열한 사랑인가. 자신의 온몸을 녹여서 붙어버린 육체성이야말로 사랑의 본질이 아닐까. 나의 결핍을 상대에게 투사하여 그것을 욕망하는 것은 건강한 사랑은 아닌 듯하다. 그래서 생각한다. 뜨거운 사랑보다는 미적지근한 사랑이 오래간다는 사실. 시들시들한 사랑이 건강한 사랑이다. 가끔 백년해로하는 부부를 보면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켜켜이 쌓인 부침개 같다. 양쪽 모두 노릇노릇 익어서 서로 붙지 않는. ​​​​<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54/93/cover150/8937461188_3.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49352</link></image></item><item><author>곰곰생각하는발</author><category>웃기지 마라</category><title>사랑은 익지 않았기에 붙는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532629</link><pubDate>Wed, 23 Sep 2026 12:0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myperu/17532629</guid><description><![CDATA[<br><br>" 부침개를 뒤집다가 공중에서 제대로 회전하지도 못한 채 떨어져 안 익은 면과 안 익은 면이 겹쳐지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동그란 부침개가 반달 모양이 된 것이다. 이 정도 두께면 부침개가 아니라 팬케이크'였다. 실수를 어떻게 해서든 만회하려고 두 면을 떼려고 수작을 부렸지만 익지 않은 면끼리 붙은 부침개는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중략) 가끔, 뒤집기에 실패해서 반달 모양이 된 부침개를 보면 부러울 때가 있다. 익지 않은 한쪽 면이 익지 않은 한쪽 면과 붙어서 떨어지려 하지 않는, 뜨거운 몸으로 서로를 녹여서 붙어버린 부침개를 보면서 사랑을 읽어내는 내 감성은 아마도 실패한 사랑을 경험한 남자의 뼈아픈 후회일 것이다. 결국 뜨겁고 지독한 사랑이란 설익은 것과 설익은 것이 만날 때에나 가능한 것이다. 다 익은 부침개는 겹쳐 놓아도 붙지 않으니까( 500일의 썸머, 설익은 것과 설익은 것이 만날 때 中 ㅡ  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3028282159 ) "​안 익은 면과 안 익은 면이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실패한 부침개를 보다가 문득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사랑의 본질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사랑은 본질적으로 지독하다. 더럽고 징그럽다. 이해 당사자들은 사랑에 눈이 멀어서 그것을 보지 못할 뿐이다. 나는 그것이 사랑의 본질이라 믿는 편이다. 롤랑 바르트도 말하지 않았던가. 사랑은 질병이라고 말이다. 더럽고 징그럽고 지독한 사랑은 죽기 살기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발악을 한다. 설익은 면과 설익은 면이 만나면 떨어지지 않는 부침개처럼 사랑 또한 결핍과 결핍이 만나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격정적 사랑의 대표적 소설 &lt;&lt; 폭풍의 언덕 &gt;&gt; 을 보라. 히스클리프의 익지 않은 한쪽 면과 캐서린의 익지 않은 한쪽 면이 붙어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뜨겁게 녹여서 붙어버린 부침개다. 익지 않았기 때문에 붙는다. 사랑이 그렇다. ​​<br>]]></description></item><item><author>곰곰생각하는발</author><category>사설이 길다</category><title>눈치의 정치학</title><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503367</link><pubDate>Tue, 08 Sep 2026 19:4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myperu/17503367</guid><description><![CDATA[​<br><br>눈치의 정치학<br><br><br><br>한국인은 " 한국인의 정 " 을 한국인 고유의 정서라고 자랑하지만 &lt; 정 &gt; 이라는 단어는 한자어다. 한자어 情을 대체할 수 있는 순우리말은 없다. &lt; 한 &gt; 도 마찬가지다. 한국인만이 가지고 있는 정서라고 믿어 의심치 않지만 恨 또한 한자어'다. 한국 고유의 정서라면서도 정작 우리는 한국 고유의 정서를 표현할 수 있는 순우리말이 없다. ​그렇다면 한국인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단어는 무엇을까 ? 내가 보기에는 &lt; 눈치 &gt; 같다. 눈치는 한국인이 아니고서는 설명하기가 좀 힘들다. 눈치라는 감각의 5할을 차지하는 것은 낌새다. 이 단어를 대체할 수 있는 세계 언어가 있을까. 눈치는 sence와도 결이 다르고 tact와는 미묘하게 결이 다르다. 이 단어들에는 낌새라는 야리꾸리하고 시금털털한 냄새가 없다. 그렇다면 한국인은 왜 눈치가 발달했을까.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은 한국인 친구가 부모와 통화할 때 신기한 경험을 한다고 한다. 어_로 시작해서 어_로 끝난다는 것. " 어... 어 ? 어 ~ 어. 어어어. 어 ?? 어.. 어, 어 !!!!!!!!!!!!  어, 어어, 어, 어어 ! "  ​통역하자면 " 안녕, 왜 전화했어 ? 뭐라고 ? 그래, 그래, 무슨 뜻인지 알아. 그래서 ? 뭐 !!!!!!!!!! 맙소사. 시발. 아 미치겠네. 그래, 알았어. 알았다니까. 미치겠다, 증말. 응응. 그래 전화 끊어. " 외국인은 모르지만 한국인은 친구가 사용한 어' 가 무엇인지 정확히 꿰뚫고 있다. 첫 번째 어는 기뻐서, 두 번째 어는 슬퍼서, 세 번째 어는 칭찬의 의미로, 네 번째 어는 놀라서, 다섯 번째 어는 당황해서, 여섯 번째 어는 초조해서, 일곱 번째 어는 다급해서 나오는 말이다. 이처럼 맥락과 상황에 따라 단어의 의미가 시시때때 달라지는 것을 언어학에서 고맥락 언어( (High-Context )라고 한다. 이러한 언어적 특성을 화용론이라고 부른다. ​한국인은 어_로 시작해서 어_로 끝나는 친구의 통화를 보면서 1) 말 자체보다는 그 말이 오가는 상황, 분위기, 인간관계, 표정, 눈빛, 태도, 시간, 장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어_의 뜻을 이해한다. 눈치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것은 한국인이 다른 사람보다 눈치가 발달했기 때문이 아니라 한국어의 특성에 적응한 결과라고 보아야 한다. 반대로 영어권 언어는 저맥락 언어다. 영어권 언어는 주어도, 목적어도, 행위자도 토씨 하나 빠뜨리지 않고 명시하기에 굳이 맥락을 살필 필요가 없다. 명확함은 영어권 언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기도 하다. 그래서 서양인들은 한국인보다 눈치를 살필 필요가 없다. ​영어권 언어가 " 자기중심적 사고 언어 " 라면 한국어는 " 타자중심적 사고 언어 " 다. 여기서 타자의 계급이 중요하다. 눈치는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약자의 생존전략이기 때문이다.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것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한쪽은 지나치게 자기 중심적인 인간 유형이고, 다른 한쪽은 권력형 인간 유형이다. 신분이 높은 사람은 신분이 낮은 사람 앞에서 굳이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최근의 한국 정치를 보면 눈치를 보는 이와 눈치를 보지 않는 이가 명확히 구분이 된다. 이재명은 눈치를 많이 보는 반면에 유시민은 거리낌이 없다. 유시민은 이재명을 향해 권력자 행세를 한다며 입에 거품 물며 쌍욕을 하지만​내가 보기에는 유시민이야말로 눈치를 보지 않고 할 말 안 할 말을 구별하지 않고 배설하는 권력자'다. 유시민을 보면서 깨닫게 된다. 인간은 눈치를 챙겨야 한다 ! ​​​​                                                     1)  한국인은 " 대화를 듣기 " 보다는 " 대화를 본다 ".  서양인들이 대화를 귀로 들으면서 의미를 파악하는 반면에 한국인은 대화를 눈으로 봐야 뜻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대한민국이 드라마 천국이자 강국인 이유는 드라마라는 장르가 대화를 눈으로 보는 데 최적화된 장르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시청자들은 드라마 속 대사를 듣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한국 시청자들은 대사가 오가는 상황, 분위기, 표정, 눈빛, 태도, 장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의미를 파악하는 데 익숙하다. ​​​]]></description></item><item><author>곰곰생각하는발</author><category>영화관  </category><title>Sell me this pen !  -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title><link>https://blog.aladin.co.kr/myperu/17489646</link><pubDate>Wed, 02 Sep 2026 18:3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myperu/1748964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D692736989&TPaperId=1748964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19dvd_75cover.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D692736989&TPaperId=1748964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a><br/>마틴 스콜세지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외 출연 / 킹미디어 / 2017년 11월<br/></td></tr></table><br/>​<br>" Sell me this pen ! "​​​"자살해서 보험금으로 빚을 갚아야겠다는 생각까지 했어요. 자살하면 나오는 보상금이 8억인데 그걸로는 빚을 못 갚더라고요. 죽지도 못하고 일만 하고 있습니다."    10년 전, 방송에서 청담동 주식부자로 소개되었던 이희진 주식 사기 사건의 피해자가 한 말이다. ​몇 년 전 아내와 이혼한 그는 지금도 빚을 갚느라 다리도 제대로 못 뻗고 고시원 쪽방에서 쪽잠을 자고 있다고 한다.  이희진의 말빨에 속아서 노후 자금을 모두 탕진한 피해자들은 지금도 쪽방촌에서  입에 풀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희진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 그는 출소 후 걸그룹 출신 연습생 여자와 결혼하여 250억짜리 청담동 펜트하우스에서 신혼을 즐기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쁘게 사는 직업군이 바로 사기꾼이다.  그는 출소 후 프로 골퍼 자격증도 획득하여 골프 지도자 자격도 갖췄다. 그의 일상을 포착한 인스타 이미지는 온통 골프와 시계와 스포츠카가 전부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의 머릿속에는 물음표 백만 개가 생성되어 집 나간 개처럼 여기저기 떠돌고 있을 것이다. 이희진 재산은 피해자의 피해 보상을 위해 국가가 몰수한 것이 아니냐고요.  천만에, 그럴 리가 !   네버, 앱쏘루뜰리, 언빌리버블, 나무아미타블. 나랏말쌈이듕국과달라서로사맛디아니..........      사기꾼들에게는 법망을 피할 수 있는 차명이라는 이름의 저수지가 있지 않은가. 이희진은 잘 살고 있다.  맞은 놈이 다리 뻗고 자는 시대는 끝났다. ​<br><br>​마틴 스콜세이즈 감독이 연출한 블랙코미디 &lt;&lt;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2014 &gt;&gt; 의 주인공 주식 브로커 조던 벨포트(실존 인물이다)는 영락없이 이희진을 닮았다. 감독은 사기꾼인 조던 벨포드라는 인물에 집중하기보다는 미국 월가의 생태계에 집중한다. 이곳은 징글징글한 욕망의 정글이다.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서 조롱하고 싶었던 대상은 인물이 아니라 미국 월가의 생태계와 인간의 집단적 욕망이다. 황금만능과 신앙에 가까운 속물근성을 신랄하게 조롱하는 영화답게 영화는 온통 황금색(옐로)이다. 인물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모두 황금에 눈이 멀어 얼굴이 누렇게 떠 있다. ​배우들의 약 빤 연기와 도파민 터지는 연출은 몰입도를 높인다. 나도 모르게 마틴과 레오의 브로맨스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스콜세이즈 영화 중 가장 웃긴 작품이다). 무엇보다도 FBI 요원으로 나오는 배우 카일 챈들러의 착한 얼굴은 감동적이다. 욕망의 피라미드 꼭대기까지 올랐다가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실존 인물 조던 벨포드는 어떻게 되었을까 ? 가짜 주식을 팔던 벨포드는 출소 후 동기부여 강사가 되어 대중의 진짜 욕망을 팔며 다시 활활 비상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몰락을 상품(월가의 늑대들에게 속지 않는 법)으로 판매하며 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나처럼 이렇게 하면 망합니다잉 ~   내가 얼마나 돈을 많이 벌었냐면 ㅡ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그는 자기 계발 강사가 되어 청중 앞에서 동기부여라는 상품을 판다. 그 장면은 마치 복음주의 교회 부흥회 같다. 그는 양복 속주머니에서 볼펜 한 자루를 꺼내 강의 수강생에게 건네며 이렇게 묻는다. " 나에게 이 볼펜을 팔아 보세요. "  이를 바라보는 수강생들의 눈빛은 신앙인에 가깝다. 그가 양복 속(주머니)에서 꺼낸 것은 볼펜 한 자루가 아니다.  욕망이다. 성공하고 싶은, 반짝반짝 빛나는, 동기부여와 자기계발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눈이 멀어 누렇게 뜬 그 욕망말이다. ​<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img/19dvd_150cover.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23489857</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