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달이 참 아름답습니다 :











달이 참 밝네요














                                                                                                        작가 나쓰메 소세끼는 일본을 대표하는 국민 작가'다. 1900년 메이지 유신  시대, 그는 국가 장학생 자격으로 영국에 유학하여 영문학을 전공한 엘리트 지식인으로 작가, 평론가, 영문학 교수였으며 당대 최고의 영문학 번역가였다.

그는 번역 작업 중 < i love you > 라는, 전 세계 누구나 해석 가능한 문장 앞에서 잠시 고민하다가 다음과 같이 번역한다. < 달이 참 밝네요 > . 달이 참 밝네요 _ 라는 뜬금없는 고백은 묘하게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_ 라는 직설적 고백보다 애틋하고 아따, 분홍분홍하다. 이처럼 멜로드라마에서는 서둘러 말하는 것보다는 에둘러 말할 때 정서적 울림이 크다. 에둘러 말하는 마음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소세키가 20세기 말 인간이었다면 달이 참 밝네요 _ 라는 문장 대신 어쩌면 라멘 먹고 갈래요  _ 라고 번역했을지도 모른다. 혹은 내일 바다 보러 갈래요 ? 

그래도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른 오브제로 환유하는 방식 중에서 으뜸 of 으뜸 오브제는 < 달 > 일 것이다. 그의 대표작 << 마음 >> 은 선생님(男)과 학생(子)의 멜랑꼴리한 마음을 다룬다. 학생이 선생에게 느끼는 매력이 지적 탐구에 대한 호기심인지, 아니면 스승에 대한 단순한 선망인지, 혹은 동성애인지가 불분명하다. 독자 대부분은 일본이라는 지정학적 위치와 시대적 배경을 염두에 두어 이 멜랑꼴리를 앎에 대한 동경 내지 스승에 대한 좋은 감정 따위로 치부했지만, 나는 단언하건대 소설 속 화자 < 나 > 가 느끼는 스승에 대한 감정은 동성애'다. 학생은 망설이다가 스승에게 이렇게 말한다. " 선생님, 달이 참 아름답습니다. "

영화 << 첨밀밀 >> 에서 가수 등려군이 부른 영화 주제곡 << 월량대표아적심 >> 에서도 사랑하는 마음을 달에 비유한다. " 웨량따이뱌오워디씬 月亮代表我的心 : 달빛이 내 마음을 비추었어요 ! " 등려군은 당신을 사랑합니다 _ 라는 말 대신 월량대표아적심이라고 말한다. < 달 > 이라는 오브제가 사랑을 환유하는 대상으로 사랑을 받는 것은 < 거리 > 때문이다,  인간이 갈 수 없는 가장 먼 나라는 달나라'이니까.  나는 멜로드라마의 핵심은 거리'라고 생각한다. 가장 가까이 있던 당신이 가장 먼 곳으로 떠날 때 슬픔은 완성되고, 가장 먼 곳으로 떠났던 당신이 가장 가까이에 서 있을 때 사랑은 다시 완성된다.  

종로 3가에 사는 여자와 남자가 사랑을 나누다가 남자가 을지로 3가로 떠나면서 헤어지자고 이별을 고할 때, 그 누가 절절한 마음으로 슬퍼하랴. 그렇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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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07-31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제가 작년 이맘때쯤 이 책 읽으면서, 선생님과 나 사이의 감정을 동성애라고 우길 수 있는 단서들을 세어 보자는 마음으로 포스트잇 플래그를 붙였는데 거의 60 문장 정도에 붙였드랬습니다.

써야지 써야지 하고 있었는데, 곰발님한테 당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8-01 16:01   좋아요 0 | URL
제가 개인적으로 소세키 문학을 좋아합니다.
뭐가 이 양반 소설에는 엘리트적 찌질함을 포획하는 힘이 있어요.
읽다 보면... 인간들 쪼존하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데...
전 이 소설을 만의 베니스에서의 죽음.. 반대 버전이라느 생각이 듭니다..

라로 2018-08-01 0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달달달한 글이라니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8-01 16:00   좋아요 0 | URL
그래서 멜로는 달달한가 봅니다.

레삭매냐 2018-08-01 17: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세키가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이긴 한데
정작 일본에서는 잘 읽히지 않는 작가라고
하더라구요.

한국 여행을 하면서 쓴 여행기인지 산문
이 있다고 하는데 궁금해지네요.

아무래도 식민지 체험 정도로 생각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8-02 15:15   좋아요 1 | URL
고전에 대한 그 유명한 정의가 있잖습니까.
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도 읽지 않은 책...

하긴 우리도 홍길동전이나 춘향전 제대로 읽은 이가 있었겠습니까..ㅎㅎㅎ
 
모스크바의 신사
에이모 토울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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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 스 크 바 의   신 사   : 



 

킹스맨의 이토록 미니멀한 라이프 스타일



 

정오까지 잠을 잔 다음에 누군가를 시켜 쟁반에 받친 아침 식사를 가져오는 것. 약속 시간 직전에 약속을 취소해버리는 것. 한 파티장의 문 앞에 마차를 대기시킴으로써 얘기만 하면 즉시 다른 파티장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하는 것. 젊었을 때 결혼을 피하고 아이 갖기를 미루는 것. 이런 것들이야말로 최고의 편리함이에요. 안나. 한때 난 그 모든 걸 누렸었죠. 그런데 결국 나에게 가장 중요했던 것은 불편함이었어요(555쪽)

 

- 모스크바의 신사 中, 에이모 토올스​ 

 






 

 





에이모 토올스 장편소설, 모스크바의 신사. 2016, 2017, 2018년 가장 많은 미국 독자를 사로잡은 책. << 뉴욕타임즈 >> 58주 베스트셀러, 버럭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추천 도서, 아마존 굿리즈 선정 올해의 책 !  책을 두른 띠지 광고 문고'다. 띠지 특성을 고려하면 반은 믿고 반은 의심하라. 하지만 이 소설을 끝까지 다 읽고 나면 띠지의 과장 광고를 어느 정도 신뢰하게 된다( 경고 : 새끈빠끈하며 하드바디적인 프리즌 브레이크를 상상한다면 번지수가 틀렸다).

소설은 우아하고 정중하며 깊이 있다. 읽던 책을 잠시 덮고 나서 강원도 소녀 집에 전화를 걸었다. 그녀 이름은 오제미 씨'다. 재미네죠. 재미있나요 ?  재미있다고요 ?!  오, 재미있네.                    그렇다. 이 소설은 재미도 있다. 독자 여러분을 위해 잠시 소설 속 주인공 이름 정도는 소개하고 가자. 이분이 누구시냐면 " 성 안드레이 훈장 수훈자이며 경마 클럽 회원이고 사냥의 명인이시며 << 그것은 지금 어디 있는가 ? >> 라는 프롤레타리아를 고무 찬양한 위대한 시집을 낸 시인인 일렉산드로 일리치 로스토프 러시아 백작 " 이다. 굳이 백작이라는 작위와 칭호를 뺀다 해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통성명만으로도 그의 신분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수식이 길다는 것은 향기 나는 족속이란 뜻이다. " 통성명 합시다. 나, 황만근이오 ! " 밑도 끝도 없이 잘라낸, 시적 간결함을 유지한 이 통성명에 비하면 로스토프 백작의 통성명은 얼마나 화려하고 고상한가. 하지만 볼셰비키는 혁명에 성공했고 왕의 목은 땅에 떨어졌다. 시대가 바뀐 것이다. 인민이 주인인 세상이 열린 것이다. 로스토프 백작은 그가 머물고 있던 메트로폴 호텔에 갇히게 되는 < 호텔 연금 종신형 선고 > 를 받는다. " ...... 살려는 줄게. " 이런 뉘앙스'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한다. " 절대 착각하지 마시오. 만약 당신이 한 걸음이라도 메트로폴 호텔 바깥으로 나간다면 당신은 총살될 테니까. "  

소설은 그 후( 1922 ~ 1954 ) 를 다룬다. 화려한 호텔에 갇힌 종신 연금 생활자의 수감 기록인 셈이다. 이쯤 되면 우리는 성 안드레이 훈장 수훈자이시며 경마 클럽 회원이시고 사냥의 명인인 일렉산드로 일리치 로스토프 백작이 감쪽같이 호텔을 탈출하는 탈옥극 서사를 예상하지만 " 성안드레이훈장수훈자이시며경마클럽회원이시고사냥의명인이며프롤레타리아를고무찬양한위대한시집을낸시인이신 일렉산드로일리치로스토프백작 " 은 예상을 뒤집고 이 몰락에 대해 순응한다. 만연체를 사용하던 작가가 말년에 간결체를 받아들이듯이,  스위트룸에서 쫒겨나 좁디좁은 다락방으로 옮긴 백작은 생활하는 데 꼭 필요한 물건 몇 개만 챙긴다.

그는 이 호텔에서 대부분을 " 웨이터 로스토프 씨 " 로 생활한다.  화려한 수식을 버리고 시적 간결함을 획득한 것이다. 이 과정이 이 소설을 흥미롭게 만드는 대목이다. 이 소설에는 매우 상징적인 행위가 등장한다. 로스토프 백작은 몽테뉴의 수상록을 탁자 수평을 맞추기 위한 받침대 따위로 사용한다. 이 행위가 상징하는 것은 명백하다. 로스토프 백작은 " 몽테뉴적 인간 " 이 아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그는 몽테뉴 대신 톨스토이 책을 받침대로 사용한다. 그리고는 << 수상록 >> 을 다시 읽는다. 그것은 로스토프 씨가 이제는 몽테뉴적 인간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테뉴는 우리 시대 최초의 동시대인'이다. 인간은 몽테뉴 이전과 몽테뉴 이후로 나뉜다. 전자가 중세적 인간이라면 후자는 현대의 정신적 인간이다. << 수상록 >> 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몽테뉴가 " 라이프 스타일(life style) " 을 창조(혹은 발명)한 최초의 유럽인'이라는 사실이다. 주인공은 귀족에서 인민으로, 그리고 백작에서 웨이터로 항로를 변경했으나 그는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버리지는 않는다. 에티켓(매너)은 한때 귀족이었던 그의 훌륭한 무기'가 되었다.   Manners maketh man.  매너가 신사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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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8-07-01 2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말에 읽어 보려고 금요일 오밤중에 서둘러서
주문장을 날렸지만, 당일배송 90% 확률이라던
책배송은 터미널 어딘가에서 오후 1시 36분에 멈춰
버렸습니다. 책을 주말에 못 받아 보게 된다는 사실
에 빡쳐 램프의 요정에 항의를 해볼까도 싶었지만,
애먼 택배 기사님을 잡을까봐 그만 두었습니다.

그렇게 가는 거죠 뭐. 당일배송 따위는 기대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순 거짓말이니깐요. 그런 거짓말
에 속은 사람은 빙신이지요.

그리하여 대신 하는 수 없이 크리스티안 크라흐트
를 읽었는데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그나저나 로스토프 백작의 연금과 호의호식은 히
틀러의 졸개들이 볼셰비키들의 적도를 위협하던
1941년 겨울에도 여전히 유효했는지 궁금하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7-01 23:56   좋아요 1 | URL
네에. 역사소설에 방점을 둔 영화는 아니기에 간단하게 묘사하고 지나갑니다.
소설 속에서 친구가 말하죠. 자네는 호텔에 갇힌 것을 두고 비극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밖은 지옥이고 여기가 천국이라네.. 뭐, 이런 뉘앙스로 말을 합니다.
이 호텔은 지금도 모스크바에 있다고 합니다..
호텔에 생각보다 굉장히 커요...

배송이 늦어지는 까닭은 아마도 날씨 때문이겠죠. 책은 역시 주말에 도착해야 제맛인데 말입니다..ㅎㅎㅎ

라로 2018-07-02 13: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버럭 오바마~~ㅎㅎㅎㅎㅎㅎㅎㅎㅎ 하튼 곰발님은 기발하셔!!ㅎㅎㅎㅎ
저도 이책 읽었는데 번역이 되었나봐요???
전 좋았어요. 이정도면 곰발님도 좋았다는 거죠???(꼭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단순녀;;;;)

곰곰생각하는발 2018-07-02 13:45   좋아요 0 | URL
네에. 저는 좋았습니다. 그나저나 라로 님 저의 깨알 같은 위트를 정확히 아시는군요.. ㅎㅎㅎ

2018-07-02 1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18-07-02 14:14   좋아요 0 | URL
당근이죠~~~제가 자칭 곰발님 왕팬인데 그정도는 되어야죵~~~.^^;;;

2018-07-02 14: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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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좆밥이 쌀밥에게







                                                                                                     잊힐 만하면 까고, 또 잊힐 즈음에 다시 깐다. 깐 데를 핀-포인트'로 겨냥해서 다시 까니 나라는 인간을 두고 잔인하다 아니할 수 있다 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하지 않을 이, 뉘냐?  
​이웃의 글은 내 망각을 다시 자각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훌륭한 글이다). 안철수, 신형철, 정성일 그리고 신경숙은 내 밥이다. 변방의 어두컴컴한 블로그나 운영하는 어느 좆밥이 이토록 훌륭한 교양 인간을 " 영양가 없는 쉰밥 " 이라고 외치니 가소롭게 생각할 이 많겠으나 어쩌랴 ! 독자여, 내 교양 수준이 여기까지인 걸 부디 이해하시라. 아님 말고 !  신경숙과 박근혜의 공통점은 몸은 여성이지만 맘은 남성( 욕망에 기생하는)이라는 데 있다. 신경숙 소설은 철저하게 남성 가부장 욕망을 따른다. 소설 속 여성은 주체적이지 못하고 불완전한 존재이다. 수동적인 말더듬이 캐릭터이다. 주눅 든 여성 이미지'라고나 할까 ? 
문체도 그렇다. 문장을 제대로 완성조차 못해서 쉼표로 끊거나 마침표 대신 말 줄임표를 자주 사용한다. 신경숙 문체 특징은 < 낮게 웅얼거리기(혹은 옹알거리기) > 이다. 이처럼 여성 목소리를 낮춰 집 담장을 넘지 못하게 하니 어르신 보시기에 좋았어라. 아니, 남성 문학평론가가 보시기에 졸라 좋았어라. 신드롬에 가까웠던 << 엄마를 부탁해 >> 는 이명박근혜 정부의 국정 철학을 대표하는 문학이다. 진단은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가족(문제)은 가족에게 ! 수구 정권에 기생한다는 점에서 프로파간다에 가깝다. 신경숙은 가족 문제를 철저하게 가족 문제로 고착화한다. 케어의 책임은 복지 정책 몫이 아니라 엄마(와 그 구성원) 몫이라고 주장한다.
가족을 위한 희생이야말로 가장 숭고한 " 케어 " 라고, 블알후드의 쌍팔련도 욕망을 빌려서 신경숙은 이야기한다. " 엄마 !  고마워, 사랑해, 그리워 ! " 웃긴 소리이다. 이런 소설을 읽을 때마다 이런 말을 하고 싶다. " 시발..... 엄마 등골 그만 좀 빼먹어라 ! " 믿는 구석이 없으면 가족에게 집착하게 된다. 가족 자경단이 생겨나는 것이다.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으니 내 가족은 내가 지킨다 ! 한국 사회는 가족이 무너지면 그것을 보완할 케어 장치가 전무하다. 그러다 보니 홍수에 집이 떠내려가면 땅바닥에 엎드려 대성통곡하는 이유이다.
반면에 사회적 케어 시스템이 잘된 국가의 시민들은 집에 떠내려갔다고 대성통곡하지는 않는다. 개인의 곤경을 보완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하여 나는 모성애를 찬양하고 희생을 미화하는 이 소설을 읽을 때마다 신경숙의 지랄 같은 수구적 욕망을 읽는다. 형편없는 소설이다.












뜬금

내가 제일 싫어하는 < 흥남부두'st 의 쌍팔련도 마인드 > 는 밖에서는 온갖 값비싼 산해진미를 즐기면서 정작 입으로는 집밥이 제일 맛있어요 _ 라고 말하는 인간'이다. 그들은 집밥 맛의 비결이 가사 노동자가 불 앞에서 흘린 땀(노동)이라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 니미, 엄마손이 비결이란다. 가끔 외식해라, 집밥 타령만 하지 말고. 한여름에 불 앞에서 요리를 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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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8-06-25 1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신경숙도 신경숙이지만 책 뒤표지에 실린 백낙청 교수의 표사가 정말이지 민망하더군요. 한때는, 어떤 의미에선 지금까지도, 참여문학 진영의 대부로 일컬어지는 사람이 저만한 소설에 극찬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 보기에 딱했습니다
사실 백낙청은 자신의 진영(창비)과 이해 관계가 맞닿는 한에서만 해당 작가에게 호평을 하면서 그외의 작가들에게는ㅡ 민중 지향적인 색채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비교적 냉연한 시선을 보내는 경향이 전부터 있기는 했습니다. 예컨대 문지 진영으로 알려진 조세희(황석영 만큼의 리얼리즘적인 전망이 없다)나, 무크지 출신의 박노해(선동이나 슬로건 정도에 불과하다)에게는 상당히 박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6-25 15:46   좋아요 0 | URL
백낙청이 엄마부탁을 빨아줄 때의 그 아름다운 문장... 정말 좋았죠. 징글징글합디다. 이렇게 매문은 아름다운 것이로구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언제 비오는날 술 한잔 해요..

거지 2018-06-29 03:18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아니 신경숙이나 빨던 작자가 감히 조세희를 깠다고? 사막보다도 척박한 한국 현대문학에서 그래도 읽을만한 거의 손에 꼽을 작품을 쓴 작가를? 그러고보니 백가놈은 박민규같은 쓰레기도 빨았지. 하여튼 제대로 노망난 영감탱이임 에이
 

 

 

 

 

 

 

 

 

 

 

 


 

 


 

​                                              

 

여 성 에 게   어 울 리 는   직 업  :




 



포와로 vs 미스 마플



부제 : 초원 님 질문에 답한다

 

 

 

 


직소퍼즐이라는 놀이가 있다. 나무판 위에 그림을 그린 후 직소(zigsaw : 실톱)로 나무판을 조각조각 잘라내어 퍼즐을 만들었다는 데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아버지가 붓질하던 분이다 보니 술에 거나하게 취하시면 문구점 가셔서 자주 사오셨던 장난감이다. 뺑끼집 아들인 나에게는 친숙한 놀이이다. 원판 그림을 백 조각 이상으로 산산조각을 내다보니 퍼즐 조각을 밑판 없이 맨바닥 위에 쏟아내면 그것은 원판 그림의 일부분이지만 전체에서 떨어져 나가는 순간 아무 의미 없는 쪼가리요, 쓰레기에 불과하다. 단서는 색깔과 조각 형틀의 모양새'에 있다. 초록은 동색끼리 모이고 요(凹)는 철(凸)로 합한다. 그렇게 하나 둘 짝을 맞추다 보면 그림이 완성된다.  추리소설은 백 조각으로 구성된 직소퍼즐과 같다. 원판에는 범인 얼굴이 그려져 있다.

탐정(혹은 형사)이 현장에서 발견하게 되는 것은 백 개의 조각 중 하나'이다.  물론, 이 조각 하나 가지고 범인 얼굴을 유추할 수는 없을 뿐만 아니라 의미 없는 쪼가리처럼 보여서 단서를 놓치기 일쑤다(중요한 단서처럼 보이는 것은 나중에 알고 보면 맥거핀인 경우가 허다하다. 진짜 중요한 단서는 아무 의미 없는 쪼가리처럼 보인다). 훌륭한 탐정은 이 피스 조각을 모아서 조각을 맞춘다. 드디어 지상 최대의 악당 그림 윤곽이 드러나고...... 시바, 도대체 이 극악무도한 악당은 누구인가 ?   마지막 한 조각 퍼즐이 완성되는 순간. 5초, 4초, 3초, 2초, 1초, 뙇 !!!   이명박 상판이 !  

완성된 퍼즐을 본 순간 당신은 시방새의 그 유명한 유행어가 귀에 아른거리리라. "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 "  여기서 밑판 없어 맨바닥 위에 쏟아낸 조각-들'은 엔트로피 상태(무질서)다. 그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무의미한 파편들이다. 기표도 아니고 기의도 아니다. 이 조각을 맞추는 과정이 바로 네트로피(질서)이다. 그러니까 네트로피는 무의미한 파편-들을 의미 있는 전체로 전환하는 과정인 것이다. 추리소설은 바로 이 과정을 거친다. 의미 없는 파편처럼 보이는 조각을 수집하고 모아서 통일성(공통점)을 부여하여 전체 그림을 보는 행위가 추리인 것이다.

프로이트 정신분석학도 마찬가지'다. 프로이트는 환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환자가 별 대수롭지 않다는 듯 내뱉은 말(조각)을 허투루 듣지 않고 새겨듣는다. 예를 들면 말실수나 농담 따위에서 단서를 찾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이 무의미한 말들을 모아서 최종적으로 병세를 진단한다. 여기서 환자의 횡설수설은 밑판 없이 맨바닥 위에 쏟아낸 조각들과 같다. 그리고 상담 과정은 그 조각을 맞추는 과정이다. 나는 여성이야말로 " 아이스크림 - 보일드 " 한 로맨스 장르보다는 " 하드 - 보일드 " 한 추리 장르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청소란 사물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무질서(엔트로피)한 세계를 질서(네트로피)의 세계로 편입시키는 과정이다. 바닥에 무수히 떨어진 조각들을 제자리에 갇다 놓는 것이야말로 청소의 기본이 아니던가.  싱크대 통 속에 수북히 쌓아놓은 릇을 씻어 싱크대 통을 비우는 것도 엔트로피에서 네트로피로 변화하는 과정이다.  하여 나는 남성 포와로1)보다는 여성 미스 마플이 더 재능 있는 탐정이라는 데 한 표 던진다.  

 

 

 

 

 

 

 

 

                                                 

 

1) http://blog.aladin.co.kr/myperu/6311271 : 나는 이미 오랜 전에 포와로가 시건방진 인간이라고 고백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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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1 1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21 1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굶주림 - 개정판
크누트 함순 지음, 우종길 옮김 / 창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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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때 강견이었다




 



​잔인하도록 배가 고팠다. 내 염치없는 식욕이 어떻게 끝날지 나는 알고 있었다

크누트 함순, 굶주림 중




 


                                                                                                     나는 강견이었다. 근육이라고는 괄약근이 전부였던 하체는 부실했으나 어깨만큼은 힘이 셌다. 중고교 체력장 종목인 " 공멀리던지기 " 나 " 턱걸이 " 는 항상 만점이었다. 군대에서도 튼튼한 상체 덕을 많이 봤다.

지옥 맛을 경험하게 해준다는 " 땅에대가리박기 " 는 나에게는 휴식에 가까웠다. 전우들이 사선에서 히마리 없이 푹푹 쓰러질 때 나는 대가리를 땅에 박은 채 잠을 잔 적도 있다. 아, 날마다 대가리를 땅이 박았으면 참 좋겠네. 물론, 다 옛날 일이다. 상체는 갑바를 잃은 지 오래. 또한 하체는 여전히 부실해서 이제는 괄약근뿐만 아니라 남근도 부실하게 되었다. 어느 날 개를 끌고 산책을 하다가 철봉을 발견했다. 철봉을 보는 순간, " 왕년에 ~ " 가 생각난 것이다. 나는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고는 생각에 젖었다. 왕년에 턱걸이 18개씩 하곤 했지......  거기서 멈췄어야 했다. 철봉에 매달렸다.

세상을 향해 외쳤다. " 지구의 중력과 무게를 거스르고 솟구쳐라. 나의 초울트라 강견이여 !!!  " 결과는 0개였다. 참담한 결과에 절망했다. 집에 돌아와 옷을 벗고 거울 앞에 섰다. 축 쳐진 가슴은 가슴이라기 보다는 젖가슴에 가까웠다.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B컵이 되겠군 !  딱정벌레처럼 단단한 결심을 하고 나서 헬스 3개월 티켓을 끊었으나.... 3개월 동안 3일 정도 출근한 게 전부였다. 젖가슴은 점점 B컵을 향하고 있어서 브래지어를 착용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시간을 거꾸로 되돌려서 뒤를 돌아보았다. 옛일이 주마등처럼, 아니 형광등처럼 빠르게 지나갔다. 오래 사귀였던 애인과 헤어진 후, 나는 콜라 중독자(동시에 주정뱅이였다)가 되었다. 결국에는 소주와 맥주 안주로 콜라를 마시는 지경에 이르렀다.

콜라는 하루에 평균 7병 !   눈 뜨면 콜라부터 찾았다. 탄산 알갱이가 피라냐처럼 내 혓바닥을 물어뜯을 때 오르가슴을 느꼈다. 너희가 콜라 맛을 알어 ? 콜라 맛을 알수록 몸은 망가졌다. 혈압은 160를 넘었고 체중은 과체중 근처까지 갔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얼굴은 부었고 화장실에서는 물똥을 싸느라 바나나를 본 지 옛날이 되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바로 1일1식'이다. 결과는 놀라웠다. 혈압은 120으로 떨어졌고 턱걸이는 10개 정도 한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바나나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어찌나 먹음직스러운지 변기에서 꺼내 먹고 싶을 정도다. 피부도 좋아졌다. 무좀은 사라졌고 옛날에는 머리를 감아도 비듬이 생기곤 했는데 이제는 머리를 감지 않아도 비듬이 없는 지경이 되었다.

1일 단식을 실천하면서 절실하게 깨닫게 되는 것은 단맛에 대한 새로운 정의'다. 굶으면 모든 감각이 기분 좋게 예민해지는데 가장 두드러진 감각은 미각이다. 미각이 예민해지면 배추나 양파를 날것으로 먹어도 단맛을 느낄 수 있다. 하여, 나는 이제 코카콜라와 영원히 작별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동안 내 혓바닥을 물어뜯었던 탄산 알갱이여 ! 너를 탓하지 않으련다. 한때 너는 나의 가장 훌륭한 오르가슴이었다. 굿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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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6-19 15: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깨의 근육을 발달시키는 기본 운동이 턱걸이라고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어요. 이런 정보를 듣기만하고 실천을 안 해서 문제입니다..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8-06-19 19:17   좋아요 0 | URL
턱걸이 막상 하면 진짜.... 힘듭니다... ㅎㅎㅎㅎㅎㅎㅎ

cyrus 2018-06-19 19:47   좋아요 0 | URL
1개 하는 것조차 힘들어서 안 해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