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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녀들 / 희곡, 장 쥬네 > ,  < 의식 / 영화, 로렌스 하비 > ,  < 심연 / 영화, 니코 파파타키 > ,  < 피부 속의 악마 / 소설, 플레트 우디예 > , < 의식 / 영화, 오시마 나기사 > ,  < A Judgement in Stone / 소설, 루스 렌델 > , < 이 집 안의 내 자매 / 소설, 웬디 케슬먼 > , < 자매여 내 자매여 / 영화, 낸시 메들러 > , < 의식 / 영화, 클로드 사브롤 > , < 버터플라이 키스 / 영화, 마이클 원터보텀 > 의  공통점은 ? 정답은 1933년에 벌어진 파팽 자매 사건'을 직간접적으로 다룬 소설과 영화들이라는 점이다.

 

1933년 2월 2일. 대저택에서 아내와 딸이 죽은 채 발견된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눈동자는 뽑힌 상태였고, 팔과 다리는 잘린 채 바닥에 나뒹굴었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눈동자는 피해자들이 살아 있을 때 뽑힌 것으로 밝혀졌다. 그 집에서 일하는 하녀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침대에 죽은 듯 누워 있었다. 다만 그들은 죽은 듯이 누워 있었을 뿐 죽지는 않았다 !  왜냐하면 하녀인 크리스틴 파팽과 레아 파팽 자매가 범인이었기 때문이었다. 파팽 자매는 별다른 저항없이 침대에 누워서 경찰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살해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 사건은 워낙 강렬해서 그 후 수많은 작가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국내에 < 활자 잔혹극 >이라는 기상천외한 제목으로 출간된 루스 렌델의 < 석상의 심판 > 또한 이 사건을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진 소설이다. 주인공 유니스'는 자신이 글을 읽지 못하는 문맹이란 사실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이러한 비밀'이 커버데일 가족에 의해 밝혀지자, 그녀는 가족을 몰살한다. 장정일이 발문에서 지적했듯이 소설은 문맹의 위험성과 함께 소통 없는 탐서'가 가지는 위험성도 함께 고찰한다. 사실 이 소설에서 제일 으시시한 인물은 유니스가 아니라 탐서가 자일즈'다.

 

한마디로 이 소설은 기똥차다, 환장한다, 끝내준다, 질질 싼다, 환상적이다 !!! 아마도, 이 불길한 예감이 맞을 것 같지만, 올해 읽은 소설 가운데 최고는 이 소설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상문학상 수상집 10권 읽는 것보다는 차라리 이 책 한 권을 읽는 것이 더 유익해보인다.  단연,  최고다 !  내 < 촉 > 은 틀린 적이 없다.

 

 

 

+

< A Judgement in Stone > 를 국내에서는 < 스톤家의 심판 > 으로 소개되었는데 왜 이런 제목이 붙었는지 당최 이해가 가지 않는다. 등장 인물 그 어느 누구도 스톤'이란 성을 가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 돌의 심판 > 이라고 하거나 < 석상의 심판 > 이 정확할 것 같다. 소설에서 중요한 모티브로 작동하는 < 돈 조반니 > 줄거리를 보면 망나니 돈 조반니'가 동상을 집에 초대하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한 소설 속 유니스'가 돌처럼 냉정하고 감정 없는 캐릭터인 것을 보면 < 돌처럼 냉정한, 감정없는 여자의 복수 > 란 뜻인 것 같다. 그런데 이 제목을 다른 시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내가 보기엔 이 제목은 하나님의 말씀을 적은 십계명이 새겨진 석판에 대한 속뜻'처럼 읽힌다. 그러니깐 < 돌에 새겨진 심판 > 이 의미하는 것은  결국 십계명'이 아닐까 ?

 

 

 

 


 

 

 

 

 

 

 

 

< 욕 먹을 각오로 쓴다 ! > 시리즈  제 3 탄.

 

 

 

- 독서, 허영의 불꽃

 

 

책을 읽지 않는 사회에서 독서 행위'는 미덕'이 되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 속물 > 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 교양 > 이 되었다. " 책 읽는 사람, 근사하다 ! "  읭 ?! 그런데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일수록 ( 나쁜 쪽으로 ) 고집이 세다. 가장 지저분하게 끝나는 술자리'는 글빨 좀 되는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이다. 시작은 수수하나 끝은 시시하거나, 미미하거나, 지저분하다. 서로 잘났다고 언성을 높아다가 싸움박질로 끝나고는 한다. 홍상수 식 작문으로 표현하자면 " 소주의 힘 " 이거나 " 막걸리의 힘 " 이다. 사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교양 있고, 이해심이 많으며, 지식이 풍부해서 큰 사람이 될 것 같지만 그것은 정말 오해입니다아아앙. 읭?

 

독서 행위가 인격을 높인다는 말은 과장이 심하다. 물론 독서를 통해서 세상을 보는 바른 눈을 가지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오로지 지적 허세'를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멀리서 볼 것도 없다. 나부터가 그렇다. 책 좀 읽었다고 아는 척을 한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문장의 지랄같은 허세를 보라. 읭 ?! 사실 가장 꼴사나운 판은 평단'이다. 강준만은 이들을 문학 권력'이라고 지적한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작가'는 문단 권력이 만든다. 문단 권력자'의 이해타산'에 의해 발굴되는 것이다. 이들이 큰소리 땅땅 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바로 < 등단 제도 > 때문이다.

 

이런 지적 허세'는 글을 쓰는 작가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대한민국 에세이 가운데 구 할은 자기 자랑'이다. 소소한 일상 예찬처럼 보이지만 핵심은 " 당신들이 놓친 것을 나는 간파했네 ! " 다. 김미경 자기계발서와 신달자 에세이는 동일하다. 그런가 하면 모 시인'은 블로그에 자신의 글이 올라왔다는 이유로 법적 대응 운운한 사례도 있다. 출처를 밝혔음에도 말이다.

 

 

한국 문단에서 등단을 통하지 않고 작가 행세'를 하면 개무시당한다. 문단 권력자들은 웃으면서 코 판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대가'라고 칭송하는 세계적 작가들은 등단을 마친 사람들일까 ? 나는 셰익스피어가 등단을 통해 작가 생활을 했다는 소릴을 들어본 적이 없다. 도스토예프스키는 ? 카프카는 ? 보르헤스는 ? 들어본 적이 없을 것이다. 당연하다. 등단 제도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등단 제도'가 있는 나라는 일본과 한국이 유일하다. 이런 것을 닮을 필요 없다. 못된 것만 배운다고 일본과 한국에만 있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보증 제도'다. 반드시 없애야 할 악법이 보증 제도인데 유감스럽게도 한국은 못된 것만 배운다. 아비가 진 빚은 자식이 갚아야 한다. 채권자 甲 에게는 정말 환상적인 제도'다. 乙에게는 개같은 제도이지만 말이다.

 

■ 서평가의 리뷰를 읽는 것은 즐겁다. 왜냐하면 거기에는 순수한 열정이 보이기 때문이다. 좋아서 하는 것이다. 그런데 같은 이유로 문학평론가의 리뷰는 불쾌하다. 왜냐하면 그 글들에서 권력 욕망을 읽기 때문이다. 서열과 자기 과시'가 읽힌다. 문학평론가가 쓴 평론보다는 서평가가 쓴 글이 담백하다.

 

 

이 글을 읽는 알라디너들은 기분이 나쁠 것이다. 하지만 이 글은 나 스스로를 향한 반성문'이기도 하다.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런데 < 나 > 라는 인간은 교양이 쌓이기는커녕 삐딱하게 세상을 보기만 했다. 그것은 타자에 대한 어떤 우월성이었다. 입만 살았지 발은 죽었다. 김수영 시인이 보았다면 냅다 내게 따귀를 때렸을 것이다. 김수영은 말했다. 책만 읽고 행동하지 않는 것은 읽지 않는 것만도 못하다고 말이다. 우리는 책상 앞에 앉아서 교양 있는 척 허세를 부리지만  막상 철탑 노동자를 위해 싸울 생각을 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진정성'은 입'이 아니라 발'에서 나온다.  

 

■ < 활자 잔혹극 > 에서 주인공인 유니스'가 보이는 심리 상태는 사실 탐서가'에게 적용할 만하다. 예를 들면 책을 많이 읽는다고 자부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이 읽지 않은 책'에 대하여 부끄러워 하는 경향이 있다.  탐서가들은 자신이 고전을 읽지 않았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그래서 종종 거짓말을 하고는 한다. 독서광들이 세르반테스가 쓴 < 돈키호테 > 를 읽은 적이 없다고 고백하는 것은 유니스가 문자를 읽지 못해서 오는 < 수치 > 와 비슷하다. 그래서 읽은 척을 한다. 루스 렌델은 이 소설에서 유니스(문맹자)와 자일즈(탐서가)를 비슷한 유형으로 설정한다. 장정일의 표현을 빌리자면 " 현실과 소통을 거부하는 탐서 " 는 문맹과 다르지 않다.

 

 

내 어머니는 국민학교 졸업장이 전부'다. 성경책을 필사하는 데 평균 2년이 걸렸다. 초등학생 같은 글씨체'가 부끄러워서 한 글자 한 글자 펜 글씨로 써내려가다 보니 세월이 그리 흘렀다. 그렇게 해서 모인 성경 필사본이 4권이다. 당신이 읽은 유일한 책은 성경책이 전부였다. 어머니는 시장에 가면 물건값을 흥정하지 않는다. 덤을 주면 거절한다.  값을 흥정해야 될 곳은 백화점이지 시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 가난한 시장 상인들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흥정을 하다니....  오히려 떵떵거리며 큰소리로 흥정해야 될 곳은 백화점이란다. 이 에미'는 못 배웠지만 적어도 그 정도는 안다. " 그 말은 마치 공산당 선언문'에 나오는 노동자여 단결하라, 처럼 들린다.

 

물론 어머니가 < 자본론 > 을 읽었을 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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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013-05-03 0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제 미비한 경험이나마.. 책 많이 읽은 식자들 술자리보다 더 꼴 사나운 곳은.. 독서량은 부족한 영화광들의 술자리였습니다.

물론 독서,를 참된 향유나 성찰의 계기로 삼기보다 지적 허영 내지 권력 삼는 사람들에겐 화살이 꽂혀 마땅하나..

대부분의 책을 읽고 이런 공간에 글을 남기는 분들에겐.. 세상이 비뚤어져 있는 것으로 보이리라..

알게 된 만큼 괴롭고 조오옷 같을 수 있으리라.. 책을 지독히도 읽지 않는 일인으로서 그리 생각하고 있답니다.

김수영님의 명제에서 작금의 우리 누가 과연 면책될 수 있을까..도 싶습니다.

암튼, 좋은 책 또 소개받고 글도 잘 읽고 갑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3 03:05   좋아요 0 | URL
조오옷.. 요 표현 좋습니다. 자주 써먹어야 할 것 같아요.
아니 이 야심한 밤에 왜 깨어있으시나요.. 읭 ? ㅎㅎㅎㅎ. 저 요즘 읭'에 꽂혔습니다.
전 서평가들은 좋게 봅니다. 서평가들은 정말 순수하게 책이 좋아서 그걸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문학평론가는 글이 곧 권력투쟁이 됩니다. 평단에서 싸우는 꼴 보십시요. 아주가관도 아닙니다.
이건 출판사 대표이사인지 아니라 술상무인지, 출판사 이익을 대변해요.
그럴 것이 문학상은 대부분 출판사와 관련이 있습니다. 심사위원 이거 대단한 닭 벼슬이거든요.
자기 한 마디에 작가들은 벌벌 떨죠.

하여튼 이 책 읽어보세요. 재미있습니다.
내 안에 악마'도 무척 재미있습니다. 전 이런 소설이 좋더라고요....



새벽 2013-05-03 22:50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흥미진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남은 건 책 구해서 펼쳐드는 실천...

그나저나 전 지금껏 '응?' 혹은 '음?'을 썼는데 정말 '읭?'이 더 낫군요. 앞으로 애용해야겠습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4 03:44   좋아요 0 | URL
읭'이 요즘 인기더군요. 하루빨리 표준어가 되었으면 합니다.
흥미진진보다 흥미즨즨'이 더 뭔가 느낌이 있습니다..ㅎㅎㅎ

twinspica 2013-05-03 0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새 책 10권을 읽는 것보다 애독서 한 권을 10번 읽는 게 나을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3 03:07   좋아요 0 | URL
비슷할 겁니다. 저라면 새 책 읽습니다만..ㅎㅎㅎㅎㅎ. 깊이 읽기 하려면 한 권을 열 번 읽어야겠죠.

승우 2013-05-03 0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식>은 정말 재밋었어요 활자잔혹극은 꼭 봐야겠군요.

읽던 보던 감상후 왜 좋은지 잘 설명할수 있으면 좋겠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3 03:37   좋아요 0 | URL
의식'은 제가 좋아하는 샤브롤 영화'입니다. 전 마지막 장면에서 일종의 카타르시스 비슷한 걸 느껴써요.
왜 마지막에 어둠 속에 있는 주인공으로 끝나잖아요. 아... 걸작이었어요.

재는재로 2013-05-03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활자 잔혹극 진짜 대단한 작품이죠 가족들의 허영때문에 닥친 파멸 그리고 가해자에게 쏜아진 동정 하지만 자신이 문맹이라는 사실이 세상에 공개되는게 그녀에게는 지옥같은 일이 아닐까요 자신의 문맹사실을 덮기 위해 저지른 살인이 오히려 더 지옥같은 삶을 살게하는 ..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3 15:41   좋아요 0 | URL
정말 대단하죠. 많은 걸 알게 해주는 책인 것 같습니다.
이 양반 처음부터 다 까고 시작하잖아요. 유니스는 글을 쓸 줄고 읽을 줄도 몰라고 가족을 살해했다.
이 첫문장읽고 이 양반 미친 게 아닌가 했어요. 범인을 공개하는 것까지는 그렇다고쳐도
살해동기까지 미리 말하면 어떻합니까 ? 그런데 재미있다는 거죠. 참 독특한 소설이에요...

마립간 2013-05-03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독서를 하기도 하지만, 문화적 허영심때문에 독서를 하기도 합니다. (이런 저의 심리는 저의 서재글에서 고백한 바 있습니다.) 제 서재 글의 구할구푼은 제 자랑입니다. (자랑이나 허영이 없는 글도 가끔 쓰지만 공개하는 적이 별로 없지요.)

여행의 악덕, 칭찬의 악덕, 반성의 악덕 그리고 독서의 악덕을 들었습니다만, 독서의 악덕에 '나쁜 쪽으로 고집이 세다'라는 이야기를 새로 듣게 되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3 15:40   좋아요 0 | URL
사실 ....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일수록 문맹적 성격이 강해요. 무슨 말인가 하면...
안 읽은 책을 읽었다고 거짓말하기 일쑤거든요. 예를 들어 돈키호테 안 읽었으면서
돈키호테 ? 아... 그거 끝내주지.. 이런 거.

안 읽었다고 고백하면 부끄럽다고 생각하잖아요. 위의 유니스와 다르지 않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독서광일수록 유니스를 닮았어요. 그리고 과시적 책소개도 일종의 문맹적 성격입니다.

마립간 2013-05-06 10:57   좋아요 0 | URL
제 페이퍼에 독서에 관한 글을 작성했습니다. 그 글에서 곰곰생각하는발을 언급하여 이해를 구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6 13:11   좋아요 0 | URL
아, 그럼요. 제가 나쁜 쪽으로 고집에 세다, 라고 한 전제에는 좋은 쪽으로 고집도 세다, 라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기도 합니다. 전 지나친 독서 행위가 독서 그 자체에 대한 맹신'을 부추긴다고 생각하니다. 일종의 부작용이라고 할까요. 모든 것은 책 안에 있다는 믿음은 좀 위험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개 2013-05-03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양하지도 않고, 분량도 적은 독서를 하는 1人입니다.

점점더 머리가 굳는다 다시말해 나쁜쪽으로 고집이 세어진다는 말에 깜놀했네요.
'읭' 나만 그런게 아닌거야? 하고 말입니다.
행동하지 않고 활자만 쳐다보는 제가 정말 잘못 살고 있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3 15:37   좋아요 0 | URL
저 요즘 읭'에 꽂혔습니다. 이거 웰케 귀여운 겁니까. 읭 ?! ㅎㅎㅎㅎㅎ.
저의 반성이기도 합니다. 제가 꼰대 스타일을 정말 싫어하는데 책을 읽고부터 좀 꼰대스러워졌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3-05-03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활자잔혹극>은 그보다 먼저 고려원 번역본 <유니스의 비밀>로 나왔죠.고려원이 망하기 몇 년 전에 유독 미스터리 소설 좋은 것을 많이 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3 15:5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맞습니다. 저 이 고려원 시리즈 한 20권 가지고 있습니다. 헌책방에서 팔길래 얼릉 구입했어요. 그런데 아쉽게도 < 유니스 > 는 없더라고요. 전 유니스'가 < 활자중독극 > 으로 나온 줄 전혀 몰랐습니다. 얼마전에 그냥 클릭하다가 어 ? 루스 렌델이란 이름을 듣고 알았어요. < 잔혹과 매혹 > 이란 작품도 파팽 자매에 대한 글인데 재미이습니다. 참.... 절판이군요..ㅎㅎ

알로하 2013-05-03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적인 허영심! 찔리네요. 가끔씩 흥미 없는 책도 고전이니까 꾸역꾸역 읽어내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고집도 세지는 게 확실한 것 같고, 조금 얻은 지식이 전부인양 떠벌리는 경우도 생기고요. 책을 통해 얻는 지식도 꼭 필요하긴 하지만 외려 어머님처럼 생활에서 우러나온 통찰이 더 진실되게 느껴질 때가 있네요. 반성 좀 해보고 갑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3 18:04   좋아요 0 | URL
제가 몇 년 전에 세익스피어 전공자와 대판은 아니고 소판 싸운 적이 있습니다. 추리소설, 이런 거 존나 무시하더라고요. 하긴 우린 둘 다 고집이 센 늙은이들이었씁니다. ㅎㅎ.
옛날에 컬트 마니아 붐이 있었죠. 저도 그중 한 명이었는데 오로지 남들은 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는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술자리에선 항상 그걸 자랑했죠. 남들은 보지 못한 것을 봤다는... 다 허세죠. 타자를 이해하기 위한 독서가 아니라 오로지 독서 목록을 채우기 위한 독서는 유니스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이거 저의 자기반성문입니다.

Nina 2013-05-04 0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책을 통해 도피하려는, 저의 아집을 더 굳건히 하려는 불순한 의도로
자기계발서가 아닌 자기위안서를 찾아다니던 제 모습을 직시하곤
한동안 책 읽기를 멀리하고
대신 행동에 집중하려던 시기가 있었죠.

예전에는 가리지 않고 책을 읽었지만
이젠 좀 가려가며 읽어야 할거 같아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4 05:49   좋아요 0 | URL
전 옛날에 영화광이 되겠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컬트 영화만 찾아다녔습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희귀 영화'만 찾아다녔던...
지금 생각하면 허세'였어요. 제가 술자리에서 얼마나 자랑을 했는지.
너 < 엘 토포 > 봤냐 ? 안 봤냐... 멍청한 놈. 이런 식...ㅎㅎㅎ 얼마나 보기 싫었을까용

Nina 2013-05-04 06:08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뭘요, 귀여우셨을거 같아요. 그때 나이에밖에 할수 없는 치기 어린 행동.. 누구나 있을걸요 ㅎㅎㅎ
근데 페루애님 말씀대로 십계명도 맞을거 같아요 좀더 나아가서 생각해보면...
구약을 보면 모세가 하나님으로부터 십계명 받아가지고 오잖아요. 돌에 새겨진..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4 06:19   좋아요 0 | URL
진상이었을 거예요. 잘난 척을 엄청 했던 거 같아요.

소설 내용이 문맹인 가정부와 활자중독증에 거린 가족 간의 갈등이거든요.

모세가 석판에 음각으로 새긴 활자 ( 십계명 ) 들고 내려오잖아요. 하여튼 돌판이 둘로 쩍 하고 갈라졌지만...

십계명 하시다시피 거짓말 하지 마라, 살인하지 마라 일ㄴ 거 있잖아요. 그게 문자로 새겨졌단 말이죠. 흠흠

그니깐 돌의 심판'이란 것에서 돌이란 것은 모세의 십계명 석판'이란 거... 뭐, 그런 생각..ㅎㅎ.

 

 

 

 

 

 

배송'이 빨라서 좋아요 !

 

 

( 옛날옛적 아주 오랜 옛날... ) 알라딘에서 배송되는 책을 받기 위해서 약속을 연기한 적 있다. 일주일 전부터 잡아놓은 약속인데 말이다. 부재 시 관리실에 보관되기에, 굳이 약속을 미룰 필요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종종 약속을 어기고 책'을 기다리고는 했다. 소년다운 고집'이었다. 배달된 책을 그 자리에서 확인하는 것과 집에 왔더니 책상 위에 놓인 택배 상자'를 발견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이었다. 전자가 냉장고에서 막 꺼낸 차가운 코카콜라'라면 후자는 냉장고에서 꺼낸 지 오래된 미지근한 코카콜라'였다. 택배를 직접 받아서 그 자리에서 책을 확인하는 행위,  톡... 쏘는 맛이 좋았다.

 

하지만 배송일'은 정확히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겨울에는 특히 심했다. 왜냐하면 당시 내가 살던 곳은 강원도 속초'였기 때문이었다. 폭설이 내리면 한계령'은 차량들이 넘어오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도 나는 배송 도착 예정일'에는 항상 약속을 잡지 않거나 밤 10시 이후로 술 약속을 잡고는 했다. 사정이 그러하니 예정일'이 하루 미루어졌다고 해서 항의'를 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그런데 나를 화나게 하는 것이 딱 하나 있었다.

 

미배송 이유가 < 고객 부재에 따른 미배송 > 으로 찍힐 때였다. 환장할 노릇이 아닌가 ? 나는 책 때문에 약속을 잡지 않은 것은 물론이거니와 약속까지 미뤄가며 텅 빈 방에서 온종일 기다렸는데 말이다. < 고객 부재에 따른 미배송 > 이란 메시지가 몇 번 반복되자, 나는 그만 이성을 잃고 고객 상담실에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고객을 1,3,5,7,9로 봅니까 ?  1,2,3,4,5,6으로 보아주십시요 ! ( 띄엄띄엄 보지 말란 소리다. )

 

항의 때문이었을까 ? 그다음부터는 " 고객 부재에 따른 미배송 " 대신 " 배송 지연으로 인한 미배송 " 이란 메시지가 떴고, 책들은 되도록이면 예정일에 맞춰 도착했다. 아, 착한 알라딘 !  하지만 마음은 여전히 편치 않았다. 왜냐하면 내 관할 지역을 담당하시던 택배 기사님이 바뀌었기 때문이었다. 일자리를 잃은 것은 아니겠지만, 이 변화가 꼭 내 탓인 거 같아서 꽤나 괴로웠다. 새로 오신 후임 기사 분에게 전임 기사 분의 근황을 물었으나 방그레 웃을 뿐 답이 없으셨다. 문득 형 친구'가 생각났다.

 

그 형은 공고 졸업해서 별다른 기술을 배우지 못한 채 온갖 배달 일을 했다. 처음에는 잠시 먹고 살기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던데 배운 기술 없이 나이를 먹다보니 배달 일이 직업이 되었다. 나는 그 형을 잘 따랐다. 사람을 재지 않을 뿐더라 잰 척하는 구석도 없었고, 윗사람이라고 으시대지도 않았다. 내가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도 우리는 종종 만나서 술을 같이 마셨다. 어느 날, 친형'은 잠시 한숨을 쉬더니 내게 말했다.

 

" 그 녀석 지금 병원에 있다. 배달하다가 교통사고 당해서 대가리 박살나 병원에 누워 있더라. 썩을 놈 ! 정신 차려야지. 언제까지 배달이냐. 배달은. 면 뽑는 기술을 배우던가...... "  다음날 나는 병문안을 갔다. 형 친구는 병실에 누워 있었다. 나를 보더니 방긋. 으하하하, 웃다가 이내 어디가 아픈지 으아아아, 했다. 그는 내내 으하하'와 으아아' 사이를 왔다갔다 했다. 중심을 잃고 갈팡질팡하는 쌍엽기처럼.  환자를 돌보는 가족은 아무도 없었다. 가족은 모두 사이비 종교에 빠져서 전 재산을 헌납한 후 모 기도원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는 모양이었다. 형 친구는 그래도 방긋 ! 

 

" 내... 내, 내..가 벌써 사고만 4번 째'다. 배에에에.. 으아아아. 아프다. 배달이란 게 그런 거야. 제일 바쁠 때가 언제인 줄 아니 ? 내가 일하기 싫어할 때야. 비가 억, 억수로 내리는 여름날이거나 눈이 환장하게 내리는 겨울날. 그럴 때가 제일 바, 바쁘고, 힘들고, 위험해. 그래서 난 꽃 피는 봄이 좋았어. 제일 한가하거든. 다들 놀러 가잖냐.  가끔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속에서 오토바이를 몰다 보면 이러다가 교통사고 당해서 죽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 늦게 도착하면 주문을 취소하거나 면발이 불었다고 욕을 하거든.... 무섭지만 그냥 전속력으로 달, 달린다. 장대비 내릴 때 달려봐. 하나도 안 보여. 그냥 눈 감고 달리는 것과 같어.....  "

 

듣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나는 수술 때문에 밀어버린 그 형의 머리'를 차마 볼 수가 없었다.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 사회'는 < 속도 > 가 전부인 세상이 되었다. 전세계에서 인터넷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가 되었고, 해외거주자는 대한민국의 당일 배송 시스템이 얼마나 놀라운 현상인가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쇼핑몰 감상 후기에는 늘 배송이 빨라서 좋아요, 라는 기이한 리뷰가 올라오고는 한다. 어디 그뿐인가 ! 슬로우 푸드인 한식은 사실 페스트푸드인 맥도날드 햄버거보다 더 빠르게 나온다. 이 정도면 한식은 슬로우 푸드가 아니라 패스트 푸드보다 빠른 퀵 푸드'라 할 만하다.

 

 

 

 

 

 

 

 

 

 

 

 

 

 

 

 

 

▶ 오늘 구매한 책'이다. 모두 중고로 샀다. 차일드 44'는 워낙 명성이 자자한 터라 보자마자 골랐다. < 돈키호테 > 는 축약본으로 읽은 기억은 있으나 완역'은 읽지 못했다. 피로도 때문일까 ? 김훈의 문장이 서서히 지겨워진다. 그래서 < 공무도하 > 는 읽지 않고 있었다. 그래도 읽어야 할 소설'이다. 끝으로 < 호모 코레아니쿠스 > 는 그냥 구매했다. 아무 생각 없이......

 

 

사실 오늘 당일 배송으로 책을 받았다. 오후 2시에 주문장을 제출했는데도 불구하고 당일 배송이라는 메시지에 깜짝 놀랐다. 개인 퀵 서비스'도 아닌데 어떻게 당일 배송이 가능한 것일까 ? 배송 현황을 살펴보니 담당 택배기사의 동선이 표시되어 있었다. 내가 받아야 할 지점에는 210'이란 숫자가 찍혔다. 무엇인가 하고 자세히 들여다보았더니 내게 책이 도착하기 전까지 들려야 하는 곳이 무려 209곳이라는 뜻이었다. 갑자기 울컥 했다. 형 친구가 병상에 누워서 했던 넋두리가 생각났다.

 

책은 밤 10시가 넘어서 도착했다. 그는 다시 211번째 고객을 향해 달릴 것이다. 사탕을 준비했었는데 늦은 밤에 개가 하도 크게 짖어 정신이 없어서 못 전했다. 이 자리를 빌려 한 마디 하자. " 택배 기사님 ! 앞으로 피곤하시거든 저에게 도착할 책은 건너뛰셔도 좋습니다. 그냥 부재에 따른 미배송으로 신고해 주십시요. 다음날 받겠습니다. 농담 아닙니다. 하하하. " 오늘.. 자꾸 형 친구'가 생각난다. 소식이 끊긴 지 오래되었다. 앞으로 나는 배송이 빨라서 좋아요, 라는 병신같은 리뷰는 작성하지 않을 작정이다. 언젠가 대한민국도 배송이 느려터져서 씐난다요, 라는 리뷰가 올라오기를 기대해 본다.

 

 

 

 

 

 

+

그동안 나는 티브이'를 항상 티븨'라고 적었다. 브이'를 븨'라고 하면 뭔가 귀족적인 느낌이 든다. 백작이 된 기분이랄까 ? 그래서 태권 브이'는 항상 태권 븨' 라고... 으하하, 좋다. 그런데 고집이 지나쳐서 이젠 < 비 /rain >마저도 븨'라고 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한편 웅이네 가족은......     " 창밖을 봐. 븨'가 내린다. " 으하하, 좋다. 하여튼 < 븨 > 는 곰곰생각하는발이 개발한 문장이니 굳이 쓰시려거든 허락을 받고 쓰십시요.

 

지금 창밖에는 븨'가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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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na 2013-04-26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한국을 떠나고 나서야
한국이 왜 배달의 민족인지 깨닫게 되었어요. ㅋㅋ (그 '배달'이 그 '배달'인진 모르지만..ㅋ)
여긴 배송도 느리고, 인터넷도 느리고, 배달음식은 피자, 중국음식 빼곤 없고.. (그래서 왠만한건 다 제 손으로 직접 만들어먹어야 해요 ㅠㅠ)
하지만 다 적응하기 나름이더군요. 그거 몇시간 빠르게 받아서 뭐 한다고
사람의 목숨이 왔다갔다 하도록 촉박하게 강요하는지.. 택배 기사님들이 목숨을 걸 정도로 고액을 받는것도 아니고요.
게다가 한국은 도로 사정도 안 좋고 오르락 내리락이 많은 지형이라 배달하기 더 어려울거예요.
예전에 무슨 피자를 30분 이내에 배송 못하면 돈을 안 받겠다는 광고를 보고 욕이 나왔어요. 결국 어떤 배달원이 아마 배달중에 오토바이 사고로 운명을 달리했다죠..

곰곰생각하는발 2013-04-26 01:38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젊은 친구 한 명이 겨울에 오토바이 몰다가, 30분 보상제 때문에, 교통사고로 사망한 적이 있었죠.

사실 한국인'은 원래 빨리 빨리 민족이전혀 아니었어요.

일본 놈들이 한국 침략하고 나서 했던 가장 대표적인 말이 " 느려터졌다 " 는 말이었거든요.

한국인은 절대 빠르지 않았어요. 농경사회이다보니 빠를 필요가 없었죠. 때 되면 나가고, 비오면 쉬고....

일본이 착취를 하기 위해서는 빨리 빨리를 가르쳐야 했어요. 그래서 게으름은 죄'인 것처럼 교육을 시켰고

그게 지금에 이른 겁니다. 이 빠름 중독은 일본의 잔재'예요...




Nina 2013-04-26 01:52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화투'도 그렇고 많은 나쁜 관습들이 일본의 잔재다 란 얘기를 저도 어디서 들은 기억이 있는데
참, 일본 무섭네요. 일본 지배하에 있던게 언제적 얘기인데 아직도 우리가 그 잔재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악습을 계속 유지해오다니..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고 몰아치려다 보니 빨리빨리~ 가 입에 붙었나봐요. 지배하는 입장에서 아랫것이 생각을 한다는건 참 두려운 일일테니까요.
천천히 여유있게 하는건 결코 나쁜게 아니예요. 이노무 냄비근성을 없애줄지도. 게으름과는 다른데 말이죠.
제가 여기 와서 제일 많이 들은 말이 '넌 너무 빠르다. 말도 행동도. 좀더 여유있게 해라. 즐겨라.'였어요. 남들은 큰 수레바퀴 굴러가듯이 천천히, 하지만 스케일도 크게 여유로히 굴러가고 있는데 저 혼자 다람쥐 챗바퀴 돌리듯 작은 바퀴를 숨차게 굴려가면서 살고 있더라고요. 하지만 결과는? 다른 사람들이 저보다 더 많은걸 담을 그릇이 되었고 결과적으로 더 앞서나갔다는거죠. 바퀴 자체가 크니까,,

곰곰생각하는발 2013-04-26 01:57   좋아요 0 | URL
사실 제가 손이 무지막지하게 빠른 놈입니다.

군대 있을 때 k2소총 분해결합 시간 사단 신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분해에서 결합까지 1분이 안 걸렸거든요. 이걸 엄청나게 자랑스럽게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미친 생각 같아요. 그거 빨라서 뭐합니까 ? 아니 총 분해 결합 하는 시간 빠르다고 뭐에 씁니까..ㅎㅎㅎㅎㅎ. 노동시간에 쥐20에서는 가장 많을 겁니다.

일하는 시간도 천문학적인데, 또 빨리빨리 일을 해야 해요...
과연 누가 제일 좋을까요 ? 저 기업주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 생활의 달인 > 에 나오는 속도의 달인'을 경이롭게 보면 안 됩니다.
비판저 시선으로 보아야 해요...

빠른 기술이 좋은 기술이 아니며, 그것이 노동의 미덕이 아니란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끝으로 말죽거리잔혹사에나온 권상우의 그 유명한 말을...


대한민국 다 족구하라그래, 씨이..

Nina 2013-04-26 02:09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아니, 권상우가 그런 명언을 남겼단 말이죠? 그 영화 봤었는데도 기억이.. ㅋㅋㅋ
페루애님이 손이 빠르시다니 의외예요. '곰곰 생각하는 발'이라 해서 이미지가 침착하고 글씨도 막 공책에 연필로 꾹꾹 눌러가면서 곰곰 생각하면서 천천히 쓰실거 같은데, 막상 글도 정말 빠른시간에 휘날리듯 쓰시고 말예요 ㅎㅎ

생활의 달인은 많아져도, 장인은 나올수 없는 구조가 되어가고 있어 안타까워요 ..
달인이 보여주는 빠른 기술은 기계가 대신할수 있으니, 많은 부분이 다 기계화 되어가는거 아니겠어요. 그만큼 사람들의 입지는 좁아지고..

근데 전 알라딘 회원이 아니라 댓글이 달려도 표시가 안되니 불편하군요. 이건 뭐 회원가입해야 되는건지요. 저 누군지 알아보시겠어요? 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04-26 02:23   좋아요 0 | URL
니나 님 아니세요... 아 비로긘으로 댓글 다시니 알림창이 안 뜨는군요. 허허...
새로 하나 가입하셥셔. ㅎㅎㅎㅎ.
농담이고요.. 왜 권상우가 싸울 때 이런 말 하잖아요.

대한민국 교육 다 좆까라 그래. 시발...

이걸 김애란은

대한민국 교육 다 족구하라 그래. 시발...

로 적었더라고요. 아마, 김애란도 우스개 어디서 주워들었을 겁니다. ㅎㅎㅎ


아.. 블로그 댓글창 닫아드었군... ㅎㅎ 열어두겠습니ㅏ.


metro318 2013-04-26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은 택배아저씨께 박카스라도 한병 드려야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4-26 01:41   좋아요 0 | URL
ㅎㅎ. 좋은 생각이죠. 제가 주문한 시간이 오후 2시였는데 만나야 할 고객이 210대가 너었습니다. 거리를 보니 동네 갯수만 70개는 되더군요... 힘든 일이에요. 늦게 배달되었다고 짜증을 내거나 신고하거나 그런 건 진짜 찌질한 짓인 것 같습니다... 반갑스비다요.

잇힝.. 메트로 님 누군가해더니 *** 님이었구나..ㅎㅎㅎㅎㅎㅎ 깜빡했네요..

Forgettable. 2013-04-26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은 거의 매번 보고 있었는데 댓글은 처음인것 같은데.. 아니가; 여튼 술치매라 잘 모르겠습니당ㅋ 빠른 배송에 집착한 날도 없었던 건 아니건만, 아득하네요. 보내준다 해놓고는 날짜를 바꿔버리는 알라딘에 실망해서 갈아타놓고서는 이젠 배송날짜에 신경을 쓰지 않게 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약간 아이러니 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04-26 02:18   좋아요 0 | URL
술 치매'란 것도 있군요 ? ㅎㅎㅎ.
저도 처음엔 배송일 집착했는데 이젠 아예 거들떠도 안 봅니다.
저번에는 다른 곳에서 받을 택배가 열흘이 지났는데도 그냥 생깠습니다.
당뇨 환자라면 인슐린 주가 택배가 당장 필요하겠지만
뭐 책이나 옷... 바로 필요하진 않잖아요. ㅎㅎㅎ
아예 신경 안 쓰니깐 훨 좋도라고요..ㅎㅎㅎ.
반갑습니다. 포님 !!

곰곰생각하는발 2013-04-26 0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쓰고 보니 내가 마치 굉장히 착한 놈 코스프레를 했네...ㅎㅎㅎㅎㅎㅎㅎㅎ. 시부랄.. 이러면 안 되는데..ㅎㅎ.

Nina 2013-04-26 03:37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븨가와서 감상적이 되셔서 그런가봐요 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04-26 13:44   좋아요 0 | URL
오늘도 븨'가 오면 좋겠어요. 봄븨

나를 울려주는 봄븨. 언제까지 내리려나 봄븨.

밤비도 밤비' 구여운 밤븨...


뭔가 낭만적임...

마립간 2013-04-26 0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거의 (초기에 잊어버릴 때를 제외하면) 항상 익일 배송을 클릭합니다. 음... 다른 알라디너도 그래 주었으면 하고 기대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4-26 12:55   좋아요 0 | URL
음.. 그런게 있나요 익일'을 사전으로 찾아보았쓰니다..ㅎㅎㅎㅎ-_-
익일은 어느 날 뒤에 오는 날이군요. 그런 게 있었나요 ?
사실 제가 오래전에 알라딘하다가 한 달 전에 다시 알라딘에 터를 잡아서..
시스템이 좀 바뀌었더락요.... 그니깐 당일 배송하고 익일 배송이 있다는 말씀이시네요...'흠흠 다음에 참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아이리시스 2013-04-26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수도권에도 당일 배송은 잘 안되고 있었나보네요. 저는 지방이라 언제나, 익일도 아니고 다다음날.. 거의 받게 되어서 급한 주문은 알라딘에 하면(그런 게 있을리가 없지만) 안온다는 걸 알고 있고, 그러다보니 한 번 더 망설이고.. 빨리 안받아도 되는데 빨리 온다고 하니까 기다리게 되는 그 믿음이 배반당하면 싫은 것 같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4-26 16:59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ㅎㅎㅎ. 배송일 잘 지킵니다. 제가 한때 속초에 있었습니다. 눈이 오면 모든 차량은 미시령이나 한계령 넘기 힘들잖아요.
서울은 그래도 제때이지만 사실 속초 같은 지방은 교통사정상 어쩔 수 없이 지연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지금은 서울에 삽니다만... ㅎㅎ. 서울은 당일배송이더라고요. 놀랍기도 하고, 좀 씁쓸하기도 합니다.

봄밤 2013-04-30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언젠가 태풍이 왔을 때 오늘 배송예정 입니다. 라는 문자를 받고 날씨가 험하니 다음에 오시라고 답장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자 전화가 왔어요. 그래도 그날 오셨어야 했나봐요. 그래도 그것이 위로였을까? 물으면 다시 아무것도 아니다 라는 대답이 돌아와요. 배송이 빠르다는 건 자랑할 만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딘가, 무엇이 잘못되고 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4-30 12:53   좋아요 0 | URL
아주 크게 잘못된 거죠. 택배가 밤 10시 넘어 오다니요. 그분 얼마나 피곤하시겠습니까.
솔직히 책 바로 오면 바로 읽나요 ? 겉표지만 보다가..
전 읽을 책을 아직 백 권은 넘은 것 같아요. 욕심인 것 같습니다.
이젠 배송 늦는다고 항의하거나 그러지 않습니다. 부끄럽더군요...
 

 

 

 

 

 

 

 

 

 

 

 

 

 

 

 

 

 

 

 

 

 

 

 

 

 

 

흉터에는 신기한 힘이 있지. 과거가 진짜 있었던 일이라는 것을 일깨워주거든. 흉터를 얻게된 사연은 결코 잊을 수 없지. 안 그런가?

- 모두 다 예쁜 말들 中

 

 

 

오늘 생각없이 책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코멕 메카시의 < 모두 다 예쁜 말들 > 이 생각났다. 이유는 모른다. < 아비정전 > 을 생각하다가, 장국영을 생각하다가, 장만옥을 생각하다가, 실패한 내 연애를 생각하다가, 불현듯 < 모두 다 예쁜 말들 > 이 떠오른 것이었다. 다시 읽기 위해 찾는 것이 아니었다. 다만, 그냥... 찾고 싶었을 뿐이다. 다섯 개의 책장에서 코멕 메카시의 소설을 모두 골라냈다. < 핏빛 자오선 > < 국경을 넘어서 > < 평원의 도시들 >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 로드 > . 하지만 여전히 < 모두 다 예쁜 말들 > 은 보이지 않았다. 분실한 모양이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그동안 내가 잊고 있었던 기억이 갑자기 생각났다. 나는 천장이 낮은 옥탑에서 산 적이 있다. 그곳에서 한 여자를 오랫동안 사랑했다. 그 여자와는 헤어졌다. 그 책을 그녀가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책인 레비스트로스의 < 슬픈 열대 > 가 내 책장에 있는 것처럼 말이다.  기억이란 늘 이렇게 의뭉스러운 점이 있다.  생각해 보니, 이 아비정전'도 그녀와 함께 본 영화였다. 책을 다시 사야 할까 ? 고민하다가 이내 포기했다. 잃어버린 책을 다시 사는 것은 어리석다. 더군다나 그 책을 읽은 적이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그리고 헤어진 여자를 그리워하는 것도 어리석다. 더군다나 헤어진 여자가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졌다면 더더욱 그렇다. 이젠 소년다운 고집은 버려야 한다.

 

잃어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었을까 ? < 모두 다 예쁜 말들 > 에 대한 리뷰'를 읽어보았다. 그러다가 그 여자가 쓴 글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 천장이 낮은 옥탑에 살았던 남자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사람은 코맥 메카시의 소설을 유독 좋아했다고  담담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그리고 끝으로 < 모두 다 예쁜 말들 > 은 그 남자의 책장에 꽂혀 있어야 할 책이었으나 이렇게 자신의 책장에 꽂히게 되었다고 말했다.   2009년의 리뷰였다. 범종 같은 울림이 밑바닥 깊은 곳'에서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 밑에는 글쓴이의 동료로 보이는 사람의 덧글이 달렸다. 덧글은 2012년의 것이었다. 그러니깐 글쓴이의 동료는 3년이 지난 글에 뒤늦게 덧글을 단 것이다. " 우연히 네가 쓴 글을 보았다 " 로 시작한 글이었다. " 우연히 네가 쓴 글을 보았어. 내가 ** 샘'에게 보내던 메일 주소 아이디'와 알라딘 아이디가 똑같더라... 너무 아파서 끝까지 읽지 못했다. **샘'이 그렇게 불의의 사고로 허망하게 떠나고 나서, 나... 샘의 빈 자리'를 보며 많이 울었어. 여긴 마치 나를 위한 숨은 보물 찾기 쪽지 같아. 자주 올께. 주인 없는 집에 너무 자주 온다고 눈치를 주지는 마. 보고 싶다. 그립다... "

 

내일은 4월 1일'이다. 하루 앞당겨서 이리 쓴다. 

 

 

 

 


 

  

 

 

 

 

 

 

소년다운 고집.

 

 

 

장국영이 죽었다. 같은 날 김정일은 군부 세력에 의해 살해당했고, 기타노 다케시는 가족 살해 혐의로 체포되었으며, 심형래는 칸느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58건이나 되는 허위 신고가 119에 접수되었다. 2003년 4월 1일 만우절의 풍경이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모두 죽었다가 깨어나는 기적을 이루었으나 장국영은 더 이상 깨어나지 못했다. 그는 빌딩 24층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잉게보르크 바하만이 그랬던가.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고?! 스스로를 발 없는 새'라고 말했던 남자는 거짓말처럼 죽었다.나는 그 소식에 휘청거렸다. < 아비정전 > 을 스무 번 넘게 보던 즈음이었다. 그날 밤, 다시 아비정전을 보았다. 살아 있는 배우의 걸작'을 보는 것과 죽은 배우가 남긴 유작'을 보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사실을 그때 깨달았다.

 

 

              

 

 

 

 

 

 

 

나는 이 영화를 생각날 때마다 보았다. 볼 때마다 생각났다. 이런저런 일로 이 영화를 마흔 번 넘게 보게 되었다. 이 영화를 습관처럼 본다는 것은 소년다운 고집'에 속했다. 이 영화에 대한 개인적 오마쥬인 셈이었다. 내가 이 영화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2007년 봄, 낙원동 시네마떼끄'에서였다. 그때, 나는 이제 더 이상 이 영화'를 보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이 불길한 느낌은 적중했다. 성공한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소년의 불순한 고집따위는 버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담배를 끊으면 사탕을 찾듯이, 나는 고집을 버리는 대신 반짝반짝 빛나는 것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다시는 보지 않겠다는 태도는 지금 생각해 보니, 또 다른 고집이었던 것 같다. 오래된 고집을 버리고 새 고집을 얻은 셈이다

.

 

 

 

 

내가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장국영이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찾았을 때'이다. 바람과는 달리 어머니는 만남을 거부한다. 어머니에게서 다시 한번 버림받은 그가 뒤돌아서 빠른 걸음으로 씩씩하게 걸을 때, 화면은 재촉하는 걸음과는 달리 어느 순간 슬로우모션'이 되어 느린 걸음으로 바뀐다. 재촉은 지연된다. 이 빠른 걸음과 느린 걸음'은 주인공이 품고 있는 겉과 속을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빠른 걸음이 그가 어머니를 향해 내뱉는 위악'이라면, 느린 걸음은 어머니 곁에 머물고 싶은 그리움이다. 어머니는 커튼이 쳐진 창가에서 아들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앞에서는 보이지 않으나 뒤에서 보면 선명하게 보이는 것은 초라한 어깨'다. 내것이 아닌 타자의 어깨'는 늘 마음 속에 오래 남는 법이다.

 

 

 

 

 

▶ 편집 과정에서 삭제된 아비정전 스틸 컷

 

오늘 우연히 이 스틸 사진'을 발견했다. 편집에서 삭제된 장면 중 하나'다. 장만옥은 왜 천장이 낮은 양조위의 방 창가에 앉아 있(었)을까 ? 나는 엔딩에서 거울을 보며 머리를 빗는 양조위'를 장국영'이라고 착각한 적이 있다. 세 번째 보았을 때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인물'은 장국영이 아니라 양조위'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질 나쁜 모니터 화질 탓만은 아니었다. 둘은 묘하게 닮았다. 그녀는 여전히 첫사랑인 장국영을 잊지 못한 것이다. 장만옥에게 있어서 양조위는 장국영의 헛것이다. < 첫 > 의 반대말은 < 끝 > 이 아니다. < 헛 > 이다. 그러므로 첫사랑의 반대말은 헛사랑'이다. 나는 그 후로 양조위를 볼 때마다 장국영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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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013-03-31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이지 내일이 바로 그날.. 거짓말처럼 저 배우가 간지도 벌써 몇 년이 흘렀네요.
제게 곰발님 오늘 글은 특히나 좋네요. 가슴에 팍팍 꽂힙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3-31 18:37   좋아요 0 | URL
제 글이 아니라 저 영화가 가지는 독특한 매력 때문일 겁니다.
어제 한번 다시 보았습니다. 42번째 관람입니다.

달사르 2013-03-31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흉터는 그렇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며 치유의 과정을 반복하나봐요.
제게도 흉터가 있는데 가끔 나도 모르게 손이 갈 때면, 지나간 과정이 도르르 말리면서 재생되더라구요.
나를 사랑하는 남자라면, 내 흉터 또한 사랑해줬으면..생각이 가끔 들기도 하구요.

내일은 만우절보다는 장국영이 떠난 날로 더 먼저 기억되는 거 같아요. 이것도 흉터여서 그렇겠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3-31 19:53   좋아요 0 | URL
5월은 가정의 달이고, 4월은 장국영의 달이죠. 이젠 전 그렇게 기억합니다.
4월 1일 혹은 4월 16일을 장국영의 날로 정해야 합니다.
영화 속 장국영과 장만옥이 만나는 날이 4월 16일이거든요. 장국영은 공교롭게도
4월에 세상을 뜨고 말이죠. 4월은 이래저래 장국영이 떠오르비다.

포스트잇 2013-03-31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왕가위, 장국영, 양조위, 장만옥... 제게 90년대는 화양연화였네요...,영화의 시대였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4-01 00:01   좋아요 0 | URL
화양연화도 좋죠. 이참에 다시 보아야겠습니다.

라로 2013-04-01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것이 아닌 타자의 어깨'는 늘 마음 속에 오래 남는 법이다. 라는 말 인상에 남네요,,
첫의 반대는 헛! 이군요,,,,미리 앞당긴 만우절 페이퍼인가요?????ㅎㅎㅎ
늘 멋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4-01 17:22   좋아요 0 | URL
네에. 하루 앞당긴 만우절 페이퍼입니다.
전 이상하게 그 사람이 뒤돌아서면 그때부터는 어깨만 보이더라고요.
참.. 신기해요..

스누피 2013-04-01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 장국영에 빙의된 저 인물이 장학우라고 얼핏 착각하고 있었다는.
그런데 곰곰 발로 생각해 보니 머리 빗는 장학우는 영화전차 엔딩에서 본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당시의 홍콩영화들은 죄다 비빔밥이 돼 버려서
기억이란 놈 참 의뭉스럽다,그런 생각 많이 합니다.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04-01 17:21   좋아요 0 | URL
저 영화를 볼 때 모니터가 심각하게 어두웠어요.
왜 오래되면 어두워지잖습니까. 가뜩이나 어두운데
화면도 어둡다 보니 전 마지막 머리 빗는 남자가 정말 감쪽 같이
장국영인 줄 알았어요. 제가 생각하는 그 스누피 님 맞으시죠 ? 후후..

그 놈 맞음 스누피 2013-04-01 17:4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스누피란 놈도 워낙 의뭉스런 놈이라;; ㅋㅋㅋㅋㅋ
맞아요. 심각하게 어두웠지요. 원래 화면도 그런데다 그 땐 죄다 닳고 닳은 비디오로 아비정전을 봤으니까요. 그래서 저도 처음엔 응? 장국영인가벼? 저 놈 안 죽었나? 회상씬인가? 그랬다는; ㅋㅋㅋ

아마도 왕가위가 일부러 그런 걸 노리고 관객들을 놀려 먹은 게지요, 분명히.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04-01 17:56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왕가위가 워낙 뒤죽박죽 편집 대마왕이라서..
저도 과거의 한 장면이겠거니 했습니다.
이 영화에서 편집으로 잘려나간 장면이 무지 많았다고 하죠 ?
하여튼 잘리기 전에는 장만옥과 양조위가 한방에 있는 것으로 보아
연인이 되었나 봅니다. ㅎㅎ.
 

 

 

 

끝장대결 : 섹스피어냐, 스티븐 킹이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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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이었다. 가입된 철학 문학 카페'에서 오프라인 모임'을 주선한 것이다. 2009년 연말 망년회'가 밀리고 밀리고 밀리다가 결국은 연초'에 뒤늦은 연말 망연회가 열린 것이다. 평소 이런 모임'에 참석하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카페 회원 중 친하게 지내는 문청 L 때문에 그를 만나기 위해 참석을 하게 되었다. 열 명 남짓 모였다. 문학 카페이다보니 " 그 흔하고 흔하고 흔한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 되시겠다. 그중에서 자신을 명문대 영문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K라고 소개한 사람이 있었다. 내가 이 친구를 또렷이 기억하는 이유는 잘난 척을 너무 고상하게 했기 때문이었다. 대화의 5할은 이 친구의 몫이었다. 특유의 평론가 말투로 모더니즘에서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하여 이야기하더니 셰익스피어에서 토마스 핀천까지 줄줄줄. 신형철스러운 말투로 좌중을 압도하니 그날 모임의 슈퍼스타였다. 여성들이 눈을 반짝이며 그를 바라보았으니깐.

 

나는 그냥 테이블 한 모퉁이에 앉아서 맥주만 홀짝이고 있는데 K가 나를 동물원 원숭이 보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쳐다보았다. 손가락에 반지를 네 개 끼고, 목걸이는 다섯 개를 걸고, 팔찌는 왼쪽 오른쪽 네 개에 그 특유의 치요를 썼기 때문이었다. < 세상에 이런 일이에나 나오시지 왜 이런 문학의 향기에 나오셨어 ? > 이런 눈빛이었다. K가 대뜸 내게 말했다. " 혹시 좋아하시는 영문학 작가 있으세요 ? " 밤하늘에 높이 뜬 인공위성 같은 사내를 바라보던 눈들이 그 사내의 말에 온통 내게로 쏠렸다.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셜록 홈즈와 스티븐 킹'이라고 말했다. 당시 나는 한 달 전에 알라딘에서 홈즈 전집 반값 세일을 하길래 사서 열독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K가 웃었다. 웃었다. 시니컬하게 웃었다. 왜 좋아하냐는 후속 질문도 없었다. 그냥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식으로 더 이상 말을 섞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처럼 보였다. 경제를 이야기하는데 파리가 나는 것처럼 고고한 영문학을 이야기하는데 대중 추리소설 작가 얘기가 웬 말이냐, 이런 식이다.

 

속에서 부글부글 끓다가 내가 L에게 물었다. " 혹시 좋아하시는 영문학 작가 있으세요 ? " 내 질문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 전공 과목이 과목인지라 셰익스피어 고전에 관심이 많습니다. 지금 쓰고 있는 논문도 그에 대한 눈문입니다. " 하하하하하하. 내가 웃었다. 나는 하하하하, 라고 웃었지만 그에게는 " 지랄하고 자빠졌네 " 로 읽혔을 것이다." 왜요 ? " 그가 대뜸 물었다. 말투에 독이 서렸지.

 

- 아, 네에... 미안해요 ! 하하하. 전 셰익스피어 싫어하거든요 !

- 어떤 텍스트 말씀하시는 거죠 ? ( 말투가 꼭 책은 읽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라는 투였다. )

- 전부 다요. 제국주의자의 앞잡이 같아서 싫습니다. 으하하하하.

- 제국주의자의 앞잡이요 ?

- 네에, 알랑방구 대마왕 ! < 베니스의 상인 > 보세요. 그 재판이 무슨 세기의 재판입니까 ?

 

오고가는말대답'이 한참 이어졌다. ( 설전은 링크로 걸어둔다. ) 셰익스피어는 그런 분이 아니십니다. 됐거든요. 셜록 홈즈도 그런 분 아니시거든요 ? 제임스 조이스 님은 그런 분 아닙니다. 됐거든요. 스티븐 킹 님도 그런 분 아니십니다. 분위기는 험악까지는 아니었으니 약간 우중충해졌다. 대화에서 밀리지 않으니깐 그가 철학으로 문학을 이야기하며 셰익스피어와 제임스 조이스'를 옹호했다. 철학이라는 게 그렇다. 계보학을 꿰뚫은 놈이 이긴다. 철학의 창세기'를 읊는 놈이 이긴다.

 

깊게 아는 놈이 얕게 아는 놈을 이기리라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그것은 문제가 안 된다. 무조건 창세기 잘 읽는 놈이 이긴다. 소크라테스에서 알랭 바디우까지 누가 더 많이 철학 노선도를 암기하느냐의 차이. 물론, 나는 졌다. 반격을 가할 수는 있었으나 재미없고 지루한 대화에 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 자식의 눈이 다시 한밤의 인공위성처럼 반짝거렸다. 반짝 반짝 반짝. 와와, 와와와와. 모임에 참석한 아가씨들은 다시 그에게 박수를 쳤다. 다시 토론의 주도권은 k에게 돌아가고... 한편 웅이네 가족은......

 

K가 스티븐 킹을 비판한 것 중 가장 어이없는 것은 주장은 킹의 다작'을 문제삼은 것이었다. 하긴 스티븐 킹은 어마어마한 다작의 작가'다. 심농, 세이초, 킹 세 사람은 어마어마한 분량의 소설을 쏟아낸 장본인들이다. 이들 셋이 출간한 책은 대한민국 전후 작가들이 출한한 모든 책을 합쳐도 다작 3인방의 책이 더 많지 않을까 싶다. 농담이다. 하여튼 K는 킹의 몇몇 작품이 좋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빈약하다는 논리를 폈다. 셜록 홈즈나 킹의 작품은 문학적이기보다는 마니아적 현상으로 고찰해 보아야 한다고 친절하게 지적질을 하셨다. " 문학을 소비 상품으로 이해하시는 건 아니시겠죠 ? 허허허. " 라는 질문에 " 소비 상품으로 이해한다. 시부랄 놈아 ! " 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싸우면 질 것 같아서 해해해 웃었다.

 

쪽수에서 밀린 나는 할 수 없이 말문을 닫았다. 순문학 모임에서 대중문학 팬이 홈즈와 킹이 최고라고 우기는 것도 예의는 아닌 듯 싶어서 그냥 술만 마시고 나왔다. 가끔 교수들의 회식자리를 상상하고는 한다. 이런 놈이 전부 다 모여서 재미없는 이야기를 재미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을 상상하면 끔찍하다. 허허허. K 선생, Y 선생, P선생 하면서 말이다. 교수 사회 참 재미없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는 홈즈의 문장력은 후졌다에는 동의하지만 홈즈의 작품이 후졌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고, 셰익스피어의 문장력이 킹의 문장력보다 월등하다는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자 카페 회원들이 몇몇 더 모였다. 나와 L은 그 자리를 나와서 2차로 종로 굴보쌈집에 갔다. 셰익스피어를 좆나게 욕했다. 제임스 조이스도 덩달아 욕을 먹었다.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다. 셰익스피어보다는 스티븐 킹'이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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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 2013-04-22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섹스피어의 저주문에 놀라곤 합니다. 어쩜 그리 독하게 저주를 일삼던지...당시 유행이었을랑가요??...전공자들은 좀 재미있고 흥미로운 얘기들을 해주면 오죽 좋겠습니까...
곰곰발님 글이 워낙 많으셔서 미처 못읽은 게 많네요^^ 천천히 읽어보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4-22 17:37   좋아요 0 | URL
네이버 하도 지랄 같아서 폭파시킬려고 하루종일 자료 옮겼씁니다...ㅎㅎㅎㅎ


생각해 보니... 정말 섹스피어는 저주하는 대사'가 자주 나오죠. 복수'는 역시 모든 스토리텔링 중에서 갑인 거 같아요... ㅎㅎㅎㅎㅎ.

섹스피어 섹스 사전'도 있어요. 섹스피어'가 성적 은유를 즐겨 사용해서 아예 그것들로만 설명이 가능한 사전이 있다고 합니다. 햄릿도 보면 사실 거의 성적 도발'입니디ㅏ.

대단한 양반이기는 한가 봐요... 전 딱히 동하지는 않더라고요..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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