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된 책은 착상의 죽음이다

   

 

아 인간이 가진 가능성이란 게 얼마나 무한한 것인가 ! 미완성 작품, 이 작품, 아마 우리들 시대에 있어 가장 의미 있는 작품일지도 모를 이 작품......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단편 [ 삐에르 메나르, 돈키호테의 저자 ] 中


      

 

                                         못 먹고 못 살던 시절, 밥상 위에서 펼쳐졌던 혈육 상잔은 대개 < 젓가락질 > 에서 시작되었다. 황우석 이전에 그림을 팔아 겨우 고기 반 근을 사들고 집에 와야 했던 가난한 아비의 두 아들이 있었으니, 소생은 어린 나이에도 고기 한 점 더 먹겠다고 뜨거운 고기를 씹지도 않고 삼키는 신기술을 몸소 터득해야 했다.  신공은 21세기 젓가락질이 아니라 20세기 화통(火筒)을 삼키는 내공에 있었다. 식도는 불에 타도 배때기에 고소한 기름은 남으리라.         소생 또한 누대가 대대로 가난한 집 자손이어서 “ 괴기 한 점 ” 앞에서는 영혼을 팔 각오가 되어 있었다. 동생과 나는 고기에 접근하는 방식이 사뭇 달랐다. 동생은 나중에 반찬이 떨어져 맨밥을 먹더라도 일단 고기부터 거덜 내고 보자는 주의였고,

  

나는 밥 한 숟가락에 고기 한 점씩 고르게 배분해서 밥그릇 비울 때까지 괴기 맛을 음미하자는 주의였다. 집중이냐 분배냐 ?  동생은 독식을 찬양했고, 나는 고른 분배에 방점을 찍었다. 극과 극, 상극이다 보니 형제는 밥상머리에서 흥야항야하기 일쑤였다. 결론은 울며 겨자 먹기로, 나 또한 동생의 전략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고기반찬이 나오면 맨밥을 먹는 날이 나날이 늘어갔다. 상투 틀 나이에도 고기에 대한 식탐이 남아 있었다면 밥상머리 앞에서 볼썽사납게 상투 잡고 “ 삐약삐약 ” 할 뻔했다.            훗날, 동생은 정치적으로 우파를 지지했고 나는 좌파를 지지했다. 어릴 때 밥상머리 행동 강령‘이 정치에도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우리 형제는 지난 무상급식 논란 때도 다퉜다. 허, 허허허허허허 하면서 말이다.

  

고기를 앞에 두고 집중이냐 분배냐를 놓고 싸우는 유치한 짓은 하지 않았다.  볼록 나온 올챙이 배를 걱정하며 동치미 국물을 깨작깨작 마셨을 뿐이다. 장족의 발전인 셈이다.           올해 독서 목표는 < 다독 > 이 아니라 < 정독 > 이었다. 씹지도 않고 삼켰던 수많은 책을 부끄러워하며, 뜨신 밥 한 숟가락 위에 고기 한 점 올려놓고 천천히 오래오래 씹어보자는 의도였다. 첫 번째 목표는 스피노자의 << 에티카 >> 를 읽는 것이었는데 일찌감치 포기했다.  만만한 줄 알았으나 만만하지 않아서 이만저만 실만(실망)한 게 아니었다.  << 에티카 >>  읽기는 이만 하면 그만 !  < 에티카 읽기 > 은 내가 이 책을 읽기에는 아직 덜떨어진 놈이란 사실만 증명하게 된 계기가 되었을 뿐이었다. “ 이리하여 이 정리는 증명되었다. ”

  

두 번째 목표 도서는 발터 벤야민의 << 아케이드 프로젝트 >> 였다. 몇 달째 매달리고 있으나 아직 밥그릇을 다 비우지 못했다.  2500쪽 분량이다 보니 진도가 늦어지는 이유도 있지만, 그 이유보다는 < 지적 유희의 최전선 > 을 만났다는 데 있었다. 서지(書誌)의 환락가에서 노는 맛이란 이런 것이다. 읽기를 늦출수록 쾌락은 지연된다.           발터 벤야민이 주목한 아케이드는 보르헤스가 꿈꾼 “ 바벨의 도서관 ” 이며 “ 원형의 폐허 ” 이자 “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 ” 이었다.  그는 보들레르처럼 만보객‘이 되어서 거리에서  < 시대적 우울 > 을 읽어 나갔다.  다른 점이 있다면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는 거리를 걷는 사람에게 관심을 가졌고, 벤야민은 아케이드 거리 상점 쇼윈도우에 진열된 상품에 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는 점이다. 

 

■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라는 풀네임을 발음할 때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풀네임이 얼마나 우아한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문학적 위상으로 보면 둘 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이름을 놓고 보면 릴케의 완승이다.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는 노회한 정치가 이름 같다.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라는 이름을 지어준 그의  아버지에게 < big 엿 > 을 !

  

책을 읽다가 이해가 필요한 부분은 아케이드 프로젝트 해설서에 해당되는 << 발터 벤야민과 아케이드 프로젝트 / 수잔 벅 모스 지음 >> 를, 보들레르의 << 악의 꽃 >> 과 << 파리의 우울 >>을, 그 외 << 일방통행로 >> 와 데이비드 하비의 << 지리학 >> 서적을 참고하여 각주 읽듯이 번갈아가며 읽다 보니 진도가 더 느릴 수밖에.  끝이 보일 때 기운이 나는 책이 있는가 하면, 끝이 보일 때 아쉬운 책이 있다. 내 경험으로 미뤄 끝이 보일 때(마지막 페이지를 몇 장 남겨두었을 때) 힘이 솟는 책은 역설적이게도 그리 좋은 책이 아니었다. 100킬로 행군 끝에 오는 달콤한 휴식이라고나 할까 ?  고된 행군 끝에 최종 목적지가 보일 때 천 근 만 근 같던 군화가 나비 날개‘처럼 팔랑팔랑 가볍게 느껴지던 순간은 모두 다 경험했으리.

  

마지막 몇 페이지를 남겨두었을 때 힘이 솟는다는 것은 그 책에 대한 독서 경험이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의미했다.  무엇을 하기에는 너무 늦거나 이른 오후 3시처럼 애매모호한 책이 있다. 읽기를 멈추고 책을 덮자니 내용이 그리 형편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인내를 가지고 읽자니 지루해서 눈꺼풀이 무거워지는 순간. 두 가지 선택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읽다가 어느새 끝이 보이는 책이니 즐거운 독서가 아니라는 뜻이다. 영화 << 달콤한 인생 >> 에서 양아치를 연기한 황정민 말투를 흉내 내자면 “ 독서는 고해야, 몰랐어 ? ” 반대로 끝이 보일 때 힘이 빠지는 책은 좋은 책이다. 읽는 내내 즐거웠기에 이별이 아쉬운 탓이다.

 

<< 아케이드 프로젝트 1,2 >>    를 읽다 보면 아, 하다가 다시 아, 아아 하게 된다. 경탄, 경탄, 경탄의 < 아 > 다. 그는 < 시시껄렁한 문화사 사료 > 에 몰두했지만 그 사유는 독특한 방식으로 정치, 경제, 문화, 예술, 역사, 철학 전 방위로 확장되었다.      그가 주목한 사료들은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주류 철학자와는 달리“ 문학의 틀을 차용하는 모든 문학 행위 ” 는  쓸모없는 것으로 간주했다( 예외가 있다면 벤야민은 보들레르에게 특별히 관심을 보였다. 보들레르에 대한 카테고리 J는 거의 책 한 권 분량이다). 대신 벤야민이 주목한 것은 광고(선전용)인쇄물, 소책자, 신문 기사, 플래카드 따위였다.  그는 망원경으로 먼 산을 보는 대신 현미경으로 < 일상에서 분열되는 틈 > 을 눈여겨보았던 것이다.

그는 인간이 고고하다는 신화를 믿지 않았다. 그런 태도는 “ 유치하다 ” 고 생각했다.  벤야민이 아케이드 프로젝트라고 부른 계획은 끝내 미완성으로 남았다.     그가 세계 각국의 도서관을 전전하며 수집한 개요, 사료, 그것에 덧대는 간단한 논평 모음을 엮은 책이 바로

   

< 아케이드 프로젝트 > 로,

 

■ < 쿨 > 하게 말하자면 : 이 책은 착상과 집필 단계 中 중간 형태인 자료 수집 단계로 냉정하게 보자면 서류 뭉치일 뿐이며 많은 부분이 원본에 의지한 사본이었다. “ 미완의 걸작 ” 이라는 표현도 어폐가 있다. 이 책은 글을 쓰다가 완성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집필)시작도 하지 않았다. 그는 저자 수천 명의 동의도 없이 무단 발췌한 책임편집자였던 셈이다. 웃자고 하는 소리지만 저작권 소송 전문 변호사의 눈으로 보자면 이 책은 수천 명이나 되는 저자와 합의 하에 이루어진 발췌가 아닌, 무단 도용이기에 수천 명으로부터 저작권 침해 소송을 받을 운명인 책이다. 그리고 -

 

■ < 핫 > 하게 말하자면  :  미완성이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었고, 완벽한 걸작을 낳았다. 그는 거리에서 시대적 증후를 읽고, 그 증후에 맞는 문장을 고르기 위해 도서관에서 수천 권의 책을 읽었다. 그가 선택한 문장은 출처가 다양했다. 오히려 “ 괜히 젠 체하기만 하며 일반적인 제스처만 취하고 마는 저서보다 현재 활동 중인 공동체들에 영향을 미치기에 훨씬 더 적합한, 언뜻 싸구려처럼 보이는 형식들, 즉 전단지, 팸플릿, 신문 기사와 플래카드 ( 일방통행로, 14쪽) ”에서 발췌했다. 그는 철저하게 현학을 배제하고 현장을 중시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책이 << 아케이드 프로젝트 >> 인데 말 그대로 다 된 밥에 숟가락만 올려놓았을 뿐인 책이다.

  

그는 역사가 진보한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덧씌워졌을 뿐이다. 수많은 인용문으로 채워진 이 책은 그렇게 완성되었다. 

 

니체 또한 “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 고 생각했다. 우리가 새로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 낡은 것 위에 덧씌워진 환(등)상일 뿐이다. 그것은 일종의 패로디‘였다. 니체는 20세기를 두고 “ 패로디가 시작된다 ” 고 말했다. 니체가 말한 패로디와 벤야민이 주목한 몽타주는 서로 겹친다. 패로디와 몽타주는 모두 지난 재료를 가지고 도용, 모방, 복사해서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한다.

 

 

그는“ 완성된 책은 착상의 죽음 ” 이라고 썼다. 그는 << 일방통행로 >> 에서도 이와 비슷한 문장을 쓴 적이 있다. “ 작품은 구상의 데스마스크’이다. ” 이 문장을 오랫동안 들여다보았다. < 착상 > 이란 상상 속에서 원고지 칸을 채우는 과정이고, < 완성된 책 > 은 착상(아이디어)를 머릿속에서 밖으로 빼낸 결과이니 귀뚜라미와 연가시의 관계가 아닐까 ?  이 세상 모든 < 완성된 책 > 은 머릿속에서 기생하며 영양분을 빼앗아 먹다가 때가 되면 세상 밖으로 나온 연가시 성충이다. 착상은 숙주이고 완성된 책은 기생충인 셈이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뒤죽박죽 정리되지 않은 발터 벤야민의 머릿속을 들여다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쩌면 그는 자신이 세운 프로젝트가 완성되지 못한 채 “ 거대한 착상 ” 으로만 존재하게 되리라는 사실을 직감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완성의 한 형태라는 사실도 ! 유태인이었던 발터 벤야민은 히틀러를 피해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 마을에서 탈출을 시도하다가 좌절되자 스스로 죽음에 이르는 약물인 모르핀을 과다 투여한 후 죽었다(1940년). 그가 국경 마을 여인숙에서 남긴 것이라고는 “ 사무용 가죽가방, 남자용 손목시계, 파이프, 사진 여섯 장, 엑스레이 사진, 안경, 편지들, 내용이 기록되지 않은 잡지들과 기타 문서들, 그리고 약간의 돈(발터 벤야민과 아케이드 프로젝트, 수잔 벅 모스 452쪽)“ 이 전부였다.  아쉽게도 종이뭉치는 남아 있지 않다. 자살 시도는 처음이 아니었다. 1931년에도 자살을 시도했으며 1932년에도 다시 한 번 자살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아케이드 프로젝트를 착수한 해가 1927년이었으니 그는 이미 수차례 계획을 포기했던 셈이다.

  

<< 히틀러에 붙이는 주석 >> 에서 제바스타인 하프너는 현대를“ 좋든 싫든, 오늘 이 세계는 히틀러의 작품이다 ” 라고 지적했는데, 이 지적은 고스란히 << 아케이드 프로젝트 >> 라는 책에도 해당된다. “ 좋든 싫든, 오늘날에 미완성으로 남은 < 아케이드 프로젝트 > 는 히틀러의 작품이다. ” 히틀러가 아니었다면 벤야민은 지금과는 다른 형태의,  구성과 카테고리 순서가 바뀐  연가시 성충을 내놓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 완성된 책 > 은 미완성으로 끝난 지금의 책보다 더 완벽한 형태를 갖추게 될까 ? 쉽게 내릴 수 없는 “ 결론 ” 이다 ■

 

 

 

 

 

 

덧대기 ㅣ

 

 

<< 아케이드 프로젝트 >> 는 몽타주 기법을 적극 끌어들인 책이다. 존 하츠필드는 서로 다른 사진 이미지를 연결해서 새로운 이미지-메시지를 만든다(그는 기존 이미지 1 + 2 를 합쳐서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한다). 여기에 모호한 메시지를 대중에게 선명하게 부각시키기 위해 텍스트 3를  삽입한다. << 아케이드 프로젝트 >> 도 인용문 1 과 인용문 2를 이어붙인 후 발터 벤야민의 코멘트 3를 합성해서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한다. 이 책은 레터(letter) 몽타주 기법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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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5-10-15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발님 요즘 글들이 무지하게 기네요. 길게 쓰는 것도 쉽지 않은데, 쓸데없는 수다는 길게 늘어놓을 수 있지만 논쟁거리(?)들을 풀어놓기는 어려운 일인데요.
어찌보면 발터 벤야민은 백과사전(?)을 만들고자 한 건 아닐까요? ㅋㅋ
호기심이 뭉게뭉게 피어나게 하는 이야기들이 가득한가 보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10-16 12:50   좋아요 0 | URL
누가 벤야민 서평을 읽겠습니까. 그래서 길게 썼습니다. 서평을 안 쓰면 나중에 내용을 잊어보리게 되더라고요.
이렇게 정리라도 해야 리뷰 보고... 아, 그런 내용이었지 .. 하게 됩니다.

stella.K 2015-10-16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 이맘 때 도정제 임박하기 전 저 벤야민 책을 사라고 했다 도저히 너무 두꺼워
못 읽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 곰발님이 리뷰를 올리겠다고 하셨던 기억이 나네요.
언제 올라오나 했는데 드디어 올리셨군요. 벤야민도 벤야민이지만 곰발님도 대단하셔요.
벤야민이야 자신이 그렇게 쓰겠다고 했으니 말릴 수는 없는 일이고,
이 책을 읽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슴까?
그런데 과연 어떻게 썼을지 궁금하긴 하네요.
책이 좀 읽어보고 싶게 만들어졌다면 저도 늦게라도 도전해 보겠는데
아무래도 좀 어마무시하게 생겨서 겁이나는군요.
암튼 완독 축하하구요, 참 잘했어요!ㅋㅋ

참, 이제 곰발님 책만 나오면 되는데...ㅜㅜ

곰곰생각하는발 2015-10-16 12:52   좋아요 0 | URL
저도 도정제 할 때 호시탐탐 노리던 게 가져온 놈들입니다.
전 학자들이 상아탑 높은 곳에서 뒷짐 지며 사랑은 아름답다. 정의는 승리하리라, 이런 말 하는 놈을 굉징히 거부감이 생겨서... 이런 이단아 나오면 좋아합니다. 벤야민도 그런 부류를 굉장히 혐오했죠.

책상에 앉아서 좋은 소리만 한다고... 거리를 나가서 사람을 보라고...
뭐... 그런 내용입니다.

이런 책은 그냥 아예 천천히 읽기 작전으로 해야 합니다. 저도 하루에 4,5장 아니면 10장 정도 읽습니다. 무리하지 않는게 장땡입니다.
 

 

 

 

 

 

 

 

 

 

 

 

 

 

 

 

 

 

 

 


 

 

 

 

 

 

 

서민은 그런 사람'이다 

    

이 글은 뽀삐에게 바칩니다

 

 

                                                                                       평소 " 풀 - 네임 " 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다. 서양에서 태어나 스스로 내 이름을 지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반드시 고급스러운 < 미들 네임 > 을 넣고 싶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은 릴케의 풀네임이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그 이름을 소리 내어 부를 때마다 혀 끝에서 톡톡 터지는 청량감이 나를 기분 좋게 만든다. 소설 << 롤리타 >> 에서 험버트가 롤리타'라는 이름에 대해 애착을 갖는 장면이 나오는데 나는 그 사내의 애틋한 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가끔 혼잣말을 할 때는 뜬금없이 라이너 마리아 릴케'라는 이름을 소리 내어 부르고는 한다.

세상에나,   이토록 아름다운 이름이 존재하다니(잠시 눈을 감고 소리 내어 라이너 마리아 릴케라고 낮고 읊조려보라) ! 어느 문학 모임에서 있었던 일이다 _ 킨포크 스타일'을 추앙할 것 같은 여성이었는데 이야기 도중에 자꾸 라이너 마리아 릴케'를 마리아 라이너 릴케'라고 호명하는 것이었다. 아마도 지적 과시'를 위해서 풀네임으로 부르는 것 같은 뉘앙스'였다. 애초에 " 쫑코 " 를 줄 생각은 없었다. 내 귀에는 < 마리아 라이너 릴케 > 와 < 라이너 마리아 릴케 > 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보니 그 소리가 점점 < 귀 > 에 거슬리기 시작했다. 당시 그녀는 내 옆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옆에서 보니 콧대가 도도'해 보였다. 콧대 때문이었을까 ?  그래, 도도해 보이는 콧대 때문이었다고 해 두자.

시시해 보이는 콧대'였다면 모른 척했을 테니깐. 이미...... 나는 " 라이너 마리아 릴케 " 라는 이름이 주는 청음'에 반해버린 터. 그러니까 그 이름이 선사하는 " 기쁨을 아는 귀 " 가 된 지 이미 오래였던 것이다. ( 그 이름은 ) 청일한 아름다움 속으로 관능은 향기롭고 풍요롭게 내 귀에 배어들었으며,  그 무르익음은 이름을 부를 때 목소리 속으로도 기름지게 스며들어 이젠 내가 라이너 마리아 릴케를 부르는 게 아니라 라이너 마리아 릴케를 나에게 빨려오는 듯했다1. 참다 참다 못 참고 결국에는 시큰둥하게 지적했다.      " 마리아 라이너 릴케'가 아니라 라이너 마리아 릴케'입니다. 마담 !  "  영화 << 넘버 3 >> 에서 조폭 우두머리'인 조필(송강호)에게 " 임춘애입니다, 행님 ! " 이라고 지적했다고

좆나게 맞은 불사파 양아치'가 생각나서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는 했다. 하지만 어쩌랴. 이미 엎질러진 물인 것을. 나는 잠시 후면 예쁜 얼굴에서 느닷없이 송강호의 목소리가 튀어나오는 환청을 상상하기 시작했다.2    

내, 내내내내내가 말이야. 내가 마리아 라이어 릴케'라고 하면 마리아 라이어 릴케'라는 말이야.  휴우 ~  내 말에 토, 토토토다는 놈은 배신, 배, 배배배반형이야.  릴케, 휴우 ~  라면에 밥 말아먹구, 휴우우 ~  수돗가에서 맹물 먹구, 휴우우우우우 ~  시를 썼다구 하면 마리아 라이너 릴케는 맹물 먹구 시를 쓴 거야. 나도 알아. 너희들, 괴기에 쌀밥 먹구,  벤츠 타구 룸쌀롱 가서 양주 먹구 싶지 ? 하지만......   마리아 라이어 릴케의 헝가리 정신은 잊으면 안 돼, 헝가리. 부다페스트. 휴으~  내가 빨간색 보고 파란색 !  하면 파란색'인 거야. 알아↗  이 씹때끼야야야야아아아~      

여자는 잠시 표정 없는 얼굴을 보이다가 이내 방긋 웃으며 말했다.  " 호호, 아.. 저의 착각이었어요. 뭐... 호호 ! 마리아 라이너 릴케나 라이너 마리아 릴케나 다 거기서 거기죠. 호호호... "  하하하, 호호호, 하하하, 호호호. 우린 서로 웃었지만 그 웃음 속 행간은 서로에게 " 앙칼진 에미나이 새끼(혹은 남조선 아새끼) 그래, 네 똥 굵다 ! " 였다.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지만 그렇다고 이름이 너무 길면 우스꽝스럽게 되니 작명할 때는 피카소의 이름에서 교훈을 얻길 바란다. 피카소 풀네임은 다음과 같다.

< 파블로 디에고 호세 프란시스코 데 파울라 후앙 네포무세뇨 크리스핀 크리스피뇨 드 라 상띠시마 트리니다드 루이스 이 피카소 (Pablo Diego Jose Francisco de Paula Juan Nepomuceno Crispin Crispiano de la Santisima Trinidad Ruiz y Picasso) >

​대한민국'에도 피카소를 능가할 만한 위인'이 있었다. 성이 김으로 시작해서 < 수한무 거북이와두루미 삼천갑자동방삭 치치카포사리사리센타 워리워리세브리캉 무두셀라구름이 허리케인담벼락 서생원에고양이 바둑이는돌돌이 > 로 끝나는 어르신이었다. 바람이 전하는 말에 의하면 이름 끝자'인 < 바둑이는돌돌이 > 다음에도 이름이 계속 이어진다고 했다. 김수한무 선생이 주민등록등본 1장을 뗐는데 긴 이름 때문에 무려 등본이 18,000장이나 되었다고 한다. 김수한무 선생 이름은 파이( π ) 였던 셈이니 기네스북에 오를 만하다. 이렇듯 이름이 너무 길면 웃긴 이름'이 된다. 내가 무턱대고 긴 이름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식 이름은 오히려 외자(-字)가 근사하다. 강타, 윤상, 허준, 최강, 류근 따위 말이다.

하지만 외자 이름이라고 해서 모두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 허만이라는 이름과 서민'이라는 이름은 서로 엇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운명이었다. 허만 씨는 내 옛 직장 동료'였다. 그는 전형적인 마초였는데 자신의 이름에 대해 꽤 불만이 많았던 인물이었다.  그가 내뱉는 하소연'에 귀를 기울여 보도록 하자.  

" 내 말 좀 들어봐. 옛날에는 고객이 은행이나 관공서 혹은 병원'에서 대기표를 받고 기다리면, 잠시 후 창구 직원들이 안내방송으로 고객 이름을 부르고는 했는디, 아따 시부랄..  질 낮은 마이크와 스피커 때문에 " 허만 손님 " 이라는 고상한 이름이 스피커를 거치면 사람들 귓구멍에는 " 험한 손님 " 으로 들린다는 거시지. 오호츠크 시밤바 새끼들..    내가 서울 사람 될라고 을마나 애를 썼냐. 뜩이나 변두리 촌놈 출신'이어서 인상을 쓰면 험한 표정이 되는디,  깽깽이에서 울려퍼지는 " 험한 손님 " 이라는 말에 내가 양 미간을 찡그리면 진짜루 험한 손님이 되는지라. 그 싸구려 스피커에서 울려퍼지는 애코 땜시,  사람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창구 앞으로 다가갈 사내를 노려보는 것이라. 얼마나 험한 쌍판인지 한번 보겠다는 거시지비. 니미. 시바 조낸 쪽팔리더라. "

그는 술만 마시면 자기 이름이 뒷골목 양아치 이름 같다며 영 못마땅하다는 투로 말을 하고는 했다.  술 마실 때마다 하는 소리였는데, 신기하게도 이 자학 만담을 자주 들어도 질리기는커녕 들을수록 재미있는 에피소드'였다. 나는 그에게 위기철의 << 아홉살인생 >> 이라는 책을 건내며 따스한 위로 한 마디를 던졌다. " 그래도 성이 허씨요, 이름이 만'이니 다행인 줄 아쇼. 위씨 성을 가진 사람이 허만'이라는 이름을 가졌다고 생각해 봐요. 위험한 손님보다는 험한 손님이 낫잖아요 ! " 험한 손님은 잠시 생각하더니 급기야 빵도 아니면서 빵인 척, 빵 터지는 연기를 펼치며 낄낄거렸다. 이럴 때는 맞장구를 쳐야 하는 법. 나는 동태인 척하기 위해 " 이런,  얼어 죽을 !!! " 이라고 외쳤고, 막내 사원은 죽은 척하는 생태 연기를 펼쳤다. 머, 머머멋진 하모니'였다.

우리는 소주를 마시면서 험한 손님보다 더 최악인 이름을 찾기 위해 3차는 호프집으로 향했다. 아침에는 팔팔한 꼴뚜기였으나 밤만 되면 오징어가 되어서 흐느적흐느적 종로3가를 휘졌고 다녔던 시절에 있었던 일이다. 반면 티븨 출연은 물론 한겨레와 경향신문에서 칼럼리스트'로 왕성한 활동을 하는 서민 씨'는 이름 덕을 톡톡히 본 사람이 아닌가 싶다. < 서 > 와 < 민 > 의 조합은 탁월한 한 수'였다. 압도적인 비주얼을 자랑하는 원빈'이 서민'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고 상상해 보라. 서민이 서민이라는 이름으로 신문 칼럼에서 " 윤창중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 " 라고 하거나 서민이 서민이라는 이름으로 서슬 퍼런 이명박과 박근혜를 가차없이 깔 때, 거개가 서민 신분이었던 독자는 알 수 없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고는 했다. 

지금까지는 농담처럼 말했지만 정색을 하고 진담을 말하자면 그는 용감한 사람'이다. 서슬 퍼런 권력 앞에서 글 깨나 쓴다는 사람들3이 모두 몸을 사릴 때  서민이란 이름을 가진 그는 용감하게 권력자에게 " 쫑코 " 를 준다. 학벌과 직업으로 평가를 내리는 한국 사회'에서 보자면,  사실 그는 서민이 아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단국대 정교수로 재직 중이며, mbc오락 프로그램 << 컬투의 베란다쇼 >> 에서 고정 멤버로 활약했던 인물이니 말이다. 더군다나 책도 여러 권 펴냈으니 그는 꽤 알아주는 < 셀럽 > 인 셈이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다. 정치인이나 연예인이 서민인 척하며 연기를 하면 가증스럽기 마련4인데 서민 씨가 서민인 척 연기를 하는 것은 꽤 유쾌하다.

그럴 수밖에 없다. 서민이 서민인 척 연기 하니 그야말로 진정한 서민인 것이다. 그가 최근에 책을 출간했다. << 서민적 글쓰기 >> 라는 제목이다. 무릎 탁, 치고 아, 했다. 자고로 옛말에 좋은 이름이 좋은 팔자를 만든다고 했다. 허만 씨가 자기 이름을 따서 << 험한(허만) 글쓰기 >> 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간한다고 생각해 보라. 그 아무리 글솜씨가 아스트랄하다 해도 이름이 허만인 사람은 책을 쓸 생각은 하덜덜 마시라. 더군다나 위허만, 소시만, 한시만, 천박한, 방만한 씨는 더더욱 말이다.  << 서민적 글쓰기 >> 라는 책이 많이 팔린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서민 씨의 글솜씨 때문이 아니라 이름 덕'이 팔 할이리라. 성이 촌스러워서 그 아무리 세련된 이름을 붙여도 촌스러운 이름을 가진 나는 내 이름으로 덕 볼 생각은 추호도 없다.

대신 개 이름을 멋들어지게 지을 것이다. 펄럭이, 봉달 씨, 밍키 따위는 지나가는 방동사니에게 주리라. 앞으로는 개 이름을 << 아름다우세요 >> 라거나 << 연락처좀알수있을까요 >> 라고 지을 생각이다. 개를 산책시키다 보면 아름다운 여성들이 다가와서 자주 내게 묻고는 한다. " 우쭈쭈, 우쭈쭈. 어머... 귀여워라. 이 개 이름이 뭐예요 ? "  그때 나는 당당하게 말하리라. " 아름다우세요,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 ? " 이 고백을 들으면  처음에는 당황하겠지만 개 이름이 < 아름다우세요 > 와 < 연락처좀알수있을까요 > 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여성들은 호기심을 가지고 나를 새롭게 볼 것이다. " 어머, 그러세요 ? 유머 감각 있으시다.  호호. 여기, 제 아파트 현관문 도어롹 비밀번호예요. 밤엔 언제나 혼자랍니다. 호호... " 

재치 있는 유머 감각이나 글솜씨는 사람의 호감'을 사는 데 아주 좋은 무기이다. 서민처럼 말이다. 서민은 그런 사람이다.






덧대기

< 미문 > 에 대한 집착을 버렸다. 글이 아름답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다는 증거'다. 글솜씨를 도끼'에 비유한다면, 도끼질에서 중요한 것은 도끼가 아니라 나무'다. 비록 낡은 쇠도끼'라 해도 죽은 나무를 베어 땔감을 장만하는 주인장의  도끼'가 윤리적 연장'이다. 그 아무리 번쩍번쩍 빛나는 금도끼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땔감을 얻기 위해 산 소나무를 베는 도끼는 좋은 연장이 아니다.  내가 서민을 지지하는 이유는 날은 비록 무디더라도 그는 정직하게 죽은 나무들만 벤다. 그래서 나는 신형철의 평론집 << 몰락의 에티카 >> 보다는 서민의 서평집 << 집 나간 책 >> 이 더 낫다. 내가 비록 서민 님으로부터 책을 보따리로 선물 받았다고 해서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나는 그럴 사람이 아니다.









 

  1. 신경숙이 < 전설 > 에서 표절한 문장을 읽을 때마다 항상 추억의 부스러기'라는 코너에서 나레이터를 맡은 원호섭 목소리가 들린다.
  2. 이 일은 실제로 벌어진 일'이다. 그녀는 계속 마리아 라이너 릴케'라고 불렀다. 하지만 내가 그녀에게 마리아 라이너 릴케가 아니라 라이너 마리아 릴케'라고 지적하지는 않았다. 재미를 위해 이 부분은 각색한 것이니 " 판타지 " 로 이해하시라
  3. 정치인이 선거철만 되면 시장 가서 순대 먹는 짓은 하지 마시기를, 당신의 고급진 입에 고통을 주시지 마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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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행복하자 2015-09-19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대국밥에 소주한잔 땡기게 하시는 군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5-09-19 20:54   좋아요 0 | URL
캬... 술맛을 아시는군요. 순대국밥에 찬 소주`가 제격이죠..ㅎㅎ

yamoo 2015-09-19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본명은 말이쥐요....외자 입니다..외자...수자가 제 이름이지요...근데, 오 씨이면 좀 낭패인 이름 같습니다...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9-20 11:40   좋아요 0 | URL
앗. 저의 로망이로군요. 이리 부러울 때가....

제가 본 가장 아름다운 외자 이름은 섬이었습니다. 영문 이름이 island입니다.

라로 2015-09-20 0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ㅎㅎㅎ 이거 강조하신 부분이 반대로 들리는 걸요?ㅎㅎ 책 많이 받으셔서 쓰신 거 아냐요???ㅎㅎㅎ (농담입니다~~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9-20 11:40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마자요. 저 그런 사람입니다 -_- ㅋㅋㅋㅋ

라로 2015-09-20 0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저는 최근에 참 좋은 이름을 알게 되었는데 왜 그런지 발음은 안 좋게 들려요~~. ㅋㅎㅎ 배 려자. 이 이름 참 좋은 이름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자` 라는 글자 때문인 것 같아요. 뭐 그렇다구요. ㅋ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9-20 11:42   좋아요 0 | URL
그래도 옛날에는 자` 가 꽤 새련딘 이름이었을 겁니다. 가만 이 < 자 > 로 끝나는 이름 유행이 아마
일본 잔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문득.. 든 생각이 < 자 > 로 끝나면서도 세련된 이름이 있을까요 ?
리자? 리자도 뭐 촌스럽네요..ㅎㅎ

2015-09-20 0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20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다맨 2015-09-20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라리 김훈은 정직한 구석이라도 있지요. 그는 웬만해선 대사회적 발언을 하지 않고 스스로를 일러 사회나 역사보단 개인의 내면만을 탐색하고자 하는 `작은 작가`로 정의하고 있으니까요. 김훈의 글에도 분명 모순적인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그는 자신이 했던 말은 지키면서 살지요.
하지만 신형철은 심히 아쉽습니다. 그가 한겨레에 고정 지면을 얻어서 칼럼을 쓸 때는 정치적 성향을 띤 글도 적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정치적 현안을 논할 때는 글에 서 있던 예각이, 문학장에 들어오면 바로 무뎌지는 현상이 생기더군요. 그는 무익한 비판보다 정확한 칭찬을 하고 싶다고 강변을 하지만, 이러한 태도가 문학장에서만 관철되고 사회적 권역에선 드러나지 않으니 심히 안타깝게 보입니다. 차라리 저는 김훈이ㅡ적어도 이중적이지는 않다는 점에서ㅡ신형철보다는 낫게 느껴지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9-20 16:04   좋아요 0 | URL
동의합니다. 다만 ˝ 밥벌이 ˝ 에 대한 지나친 강조가 따분한 감이 있죠. ㅎㅎㅎ. 적어도 김훈은 뒤로 호박씨는 까지 않는 스타일.

신형철 같은 경우는 비판보다는 칭찬의 글을 쓰고 싶다는데 그 정신 상태가 바로 사망이 아닌가 싶습니다. 평론의 정신은 날카로운 화살의 촉이지 부드러운 깃털은 아니지 싶습니다. 평론가가 가져야 할 무기는 깃털이아니라 화살. 이걸 신형철은 모르더군요.

yamoo 2015-09-20 23:39   좋아요 0 | URL
흠...신형철이 평론가였군요! 전 첨알았습니다~ㅎ
평론다운 글을 본 적이 없어서뤼..--;; 물론 신형철의 글을 다 찾아 본 것은 아닙니다만..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9-21 16:58   좋아요 0 | URL
꽤 잘나가시는 분입니다. 항상 드는 의문...
늘상 팟캐스트에서 문학하는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데
평론가가 과연 작가들과 친분을 쌓는 것은 좋은 일일까 하는 생각입니다.

samadhi(眞我) 2015-09-20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모시던 상사가 전에 조썬일보를 봤는데(아 진짜 꼴통 하면서 욕을 해댔었죠. 그땐 신문을 유리창이나 거울 닦는 용도로만 썼지요.) 배달사고가 여러번 나는 바람에 썽이 나신 우리 상사가 과감히(모기만한 목소리로 흑심((제가 읽고 싶은 의도))이 있던 제가 추천했죠.)경향신문으로 바꿨어요. 으하하하. 만날 상사가 다 읽고 신문이 나오기만 기다리곤 했지요. 박홍규 교수 칼럼이랑 서민과 사회부터 보고 사회면 정치면들을 읽어댔지요.
아직 서민씨(?) 책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유쾌할 거라 생각은 돼요. 칼럼 읽을 때마다 많이 웃었으니까요.
곰발님 뻥카(?)가 돌아와 기뻐요. 으하하핫

곰곰생각하는발 2015-09-20 20:58   좋아요 0 | URL
그나마 개인적으로 경향이 제일 낫지 않나 싶습니다. 요즘은 조썬 일보는 식당에 가야 있지, 이젠 신문 구경하기도 힘들죠. 언론 자유가 최고조였던 노무현 때는 아무리 쌍욕을 해도 끌려가지 않으니 마치 용자처럼 현 정권을 씹더니 이제는 말 잘못하면 끌려가니깐 입 다물더군요. 그땐 왜그리도 입바른 소리를 하셨던 분들이 왜 쥐새끼처럼 찍소리도 못하는 지 궁금합니다. 서민 님 보세요. 할 말은 하잖아요. 보면서 속으로 이거 좀 쎈데 이런 느낌이 들 때도 있는데... 읽으면서 용기 있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 한겨레출판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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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거짓말과 초라한 거짓말 !



                                                   거짓말'에는 의외로 종류가 많다. 선의의 거짓말, 말도 안 되는 거짓말, 화려한 거짓말, 초라한 거짓말, 행복한 거짓말, 사소한 거짓말, 달콤한 거짓말, 터무니없는 거짓말, 입에 침도 안 바르고 하는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등등. 북한에서는 거짓말쟁이를 " 꽝포쟁이 " 라고 하는 모양이다. 꽤, 마음에 든다. 사람들은 흔히 이렇게 말하고는 한다. " 나는 거짓말하는 사람들이 제일 싫어 ! " 그런데 정말 그럴까 ?  오히려 사람들은 거짓말에 대해서는 관대한 편이고 진실 앞에서는 불같이 화를 내거나 외면하기 일쑤'다.  대중들이 꼴도 보기 싫어하는 것은 " 꽝포쟁이 " 가 아니라 진실을 폭로하는 자'이다. 거짓말은 달콤한 초콜릿 같고 진실은 쓰디쓴 씀바귀 같으니깐 말이다.  세상은 < 진짜인 척하는 가짜 > 가 팔 할이다. 죽은 척하는 생태이거나 얼어죽을 동태이거나...... 

그러나 항상 예외는 있는 법이다. 조지 오웰, 나에게 < 그 > 는 얼음 조각이 깔린 나무 궤짝 안에서 입을 쩍 벌리고 자빠지거나 흐리멍텅한 동태 눈깔로 세상을 바라보는 생태'가 아니다. 그는 살기 위해서 죽은 척하느니 차라리 총을 들고 스페인 내전'으로 뛰어든 인물이다. 얼어죽을 동태가 될지언정 죽은 척하는 생태로 살지는 않겠다는 앙칼진 양심. 그가 여러 지면에 기고했던 에세이'를 모은 책이 << 나는 왜 쓰는가 >> 이다. 이 책은 조지 오웰을 단순히 << 1984 >> 와 << 동물농장 >> 을 쓴 작가라는 단순한 정보에서 벗어나 생활인으로서의 조지 오웰을 엿볼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그는 << 1984 >> 와 << 동물농장 >> 으로 명성을 얻기 전까지 돈을 벌기 위해서 꾸준히 에세이와 칼럼과 서평을 써서 밥벌이를 해야 했던 생활인'이었다. 그는 한 해에만 백 권 이상의 冊을 읽고 서평을 했다.  

그 진면목이 드러나는 부분이 에세이 < 어느 서평자의 고백 > 이다. 이 에세이를 읽다가 낄낄거리며 웃었다. 내용인즉슨 : 그가 밥벌이를 위해 정해진 시간 안에 읽어야 하는 책은 네다섯 권이지만 차일피일 미루다가 마감 하루 전에야 들춰본다는 식이다. 정독일 리는 없다. 대강 훑고 감으로 써내려가야 하는 영혼 없는 글쓰기. 그는 서평자에 대해서

 

책을 무차별적으로 평하는 일을 오랫동안 한다는 건 유난히 달갑지 않고 짜증스럽고 피곤한 노릇이다. 그것은 쓰레기를 칭찬하는 일일 뿐 아니라 그냥 두면 아무 감흥도 불러일으키지 않을 책에 대한 반응을 계속해서 날조해내는 작업이기도 하다. ( 나는 왜 쓰는가, 286쪽 )

 

 

이라거나

 

아무 책이나 닥치는 대로 서평을 하다보면 대부분의 책에 대해 과찬하지 않는다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책과 일종의 직업적인 관계를 맺고 보며 대부분의 책이 얼마나 형편없는 것인지를 알게 된다. 객관적으로 참된 비평은 열에 아홉은 ' 이 책은 쓸모없다 ' 일 것이며, 서평자의 본심은 ' 나는 이 책에 아무 흥미를 못 느끼기에 돈 때문이 아니면 이 책에 대한 글을 쓰지 않을 것이다 ' 일 것이다...(중략) 내가 보기에 최선의 방법은 대부분의 책은 그냥 무시해버리고 중요해 보이는 소수의 책에 아주 긴(최소한 1000단어는 되게) 서평을 쓰도록 하는 것이다. ( 같은 책 287쪽 )

 

이 글을 읽다가 문득 한국의 대형 출판사에 종속된 평론가(편집위원)들이 떠올랐다. ​출판사의 홍보부장이 되어서 자사가 출간하는 작품에 대해 의무적으로 비평을 남발해야 하는, 주례사와 정실과 덕담으로 얼룩진 영혼 없는 칭찬 팜플렛이 떠올랐다. 언제부터인가 책 뒤에는 항상 문학평론가'가 길게 늘여 쓴 만연체'로 원고지 칸을 꾸역꾸역 메운 평론이 부록처럼 달리기 시작했다.  우연한 일치이겠으나 문학 작품 뒤에 문학평론가가 출판사로부터 청탁을 받고 쓴 평론이 부록처럼 달리기 시작하면서 한국 문학은 신문지에 쌓인 시금치처럼 야금야금 시들어 가기 시작했다. 100자면 충분할 < 사용 후기 > 를 1000자 이내로 작성해야 하는 < 서평 > 에도 독자를 위해 달콤한 거짓말을 하느라 진땀을 빼야 하는데,  

거창하게 평론이라는 이름으로 10000자'를 써내려 가야 했던 팸플렛(문학 작품 내 평론) 저자들은 얼마나 고역이었을까 ?  그동안 출판사 청탁을 받고 쓴 그 무수한 팸플렛 부록 글'을 읽었지만 비판적으로 접근하는 평론을 본 적이 없다. 그럴 수밖에 없다. 청탁료 받고 쓴 글이니 말이다. 그래도 글재주는 남달라서 거짓으로 쓴 글은 꽤나 화려하다.  미학에서 < 화려하다는 것 > 은 < 초라하다는 것 > 보다 상위(上位) 개념이다. 하지만 거짓말'이라는 영역에서 보자면 화려한 거짓말'보다는 초라한 거짓말'이 도덕적으로 그나마 우월한 서정'이다. 거짓말은 화려하면 화려할수록 < 위선 > 일 뿐이고, 거짓말이 초라하면 초라할수록 < 연민 > 을 생성한다. 조지 오웰의 에세이를 읽다 보면 자꾸 김수영'과 겹쳐진다. 깡마른 외모에 반짝반짝 빛나는 눈동자뿐만 아니라 글과 양심의 합일'이라는 측면에서도 그렇다.

이 책은 자서전적 에세이, 서평, 칼럼이 뒤섞여 있다. 그중에서도  몇 안 되는 서평'은 꽤 흥미롭다. 특히 << 리어, 톨스토이 그리고 어릿광대 >> 라는 글1'은 조지 오웰이 서평가로서도 탁월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는 < 서평 쓰기의 하, 하하하찮음 > 에 대해서 투덜댔지만 사실은 뛰어난 서평가'였다. 매의 눈과 사자의 발톱을 가졌다. 그는 이 글'에서 톨스토이'가 왜 셰익스피어'를 극도로 싫어했는지2에 대해 분석하는데 이 지적질이 꽤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이 글에 의하면  톨스토이는 << 리어왕 >> 을 신랄하게 비판했는데, 그 원인은 톨스토이와 리어왕의 말년 신세가 서로 유사했기 때문이라고 조지 오웰은 지적한다. 자기 혐오'가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으로 전이된 것이다. 이 글을 읽다 보면 문득 찰스 부카우스키'가 떠오른다. 그가 어느 자리에서 셰익스피어에 대해 " 아, 몰라 ! 좆까, 난 셰익스피어 좋아하지 않아 ! " 라고 말했던 모양이다.

 

이에 격분한 독자가 부카우스키에게 긴 편지를 써서 당신은 셰익스피어를 비판할 자격이 없다고 적는다. 찰스 부카우스키'는 일기에서 이 일화를 소개한 후 다음과 같이 덧붙인다. " 야, 좆까. 그리고 난 톨스토이도 좋아하지 않아 ! " 톨스토이는 셰익스피어를 신랄하게 비판했지만 부카우스키가 보기에는 < 똥 묻은 개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꼴 > 이다. 셰익스피어를 좋아하지 않은 나에게 톨스토이의 지적은 통쾌했지만  그런데 어쩌나...... 나 또한 부카우스키처럼 셰익스피어를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톨스토이도 좋아하지 않는다. 명료한 언어의 대적 大敵은 위선이다. 진짜 목적과 겉으로 내세우는 목적이 다를 경우, 사람은 거의 본능적으로 긴 단어와 진부한 숙어에 의존하게 된다. 조지 오웰이 에세이 << 정치와 영어 >> 에서 쓴 구절이다.

아, 하게 된다. 어느 스타 평론가가 진짜 목적은 쪽팔리니깐 숨기고 겉으로 내세운,  한국 문학에 대한 짝사랑 고백'을 읽었을 때 그 아부가 한심해서 징그러웠던 기억이 난다. 그가 독자에게 듣기 좋은 말만 한다는 것은 문학에 대한 애정이 아니라 애정을 빙자한 출세 욕망'처럼 보였다. 거짓말은 차라리 화려한 것보다는 초라한 것이 낫다. 문장도 마찬가지'다. 진짜 목적을 숨기고 겉으로 내세운 화려한 문장은 진짜 목적을 숨기고 어쩔 수 없이 내세운 초라한 문장보다 비열하다 ■

 













 

  1. << 정치 대 문학 : 걸리버 여행기'에 대하여 >> 라는 글도 탁월하다
  2. 톨스토이는 셰익스피어 작품을 반감과 지루함과 당혹감의 연속이라고 지적한 후 평균적인 작가도 못된다고 비판한다. 심지어는 셰익스피어를 호전적 애국주의자'라고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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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9-14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처음인 것 같습니다. 곰발님과 제가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책이 이 책이라는 게...ㅋ
그런데 문제는 제가 아직도 이 책을 읽지 않고 있다는 거죠.ㅠㅋ

요즘 드는 생각은 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이 오히려 그 분야를 썩게 만든다는 겁니다.
예를들어 성직자들이 알고 보면 하나님을 더 모독하고 속된 것처럼 문학에 밥 빌어 먹는 사람들이
문학을 좀 먹고 타락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물론 그래서 종교개혁이 일어났겠지만...

톨스토이나 되니까 셰익스피어를 깔 수도 있는 거지 저 같은 독자가 까면 누가 귀 기울여 주겠습니까?
저도 솔직히 셰익스피어는 별론데...ㅋㅋㅋ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9-14 20:43   좋아요 0 | URL
흑흑 눙물이~
스탤라 님 다음에 우리 같이 같은 기수루다가 신간평가단 함 해봅시다요.
같은 책 의무적으루다가 써야 하니깐 말이죠.....

항상 내부가 썩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yamoo 2015-09-14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믓한 글입니다. 역시 곰발님의 글의 보니 좋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9-14 20:4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

samadhi(眞我) 2015-09-14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발님 리뷰 썼다고 알림이 날아와서 깜딱 놀랐어요. 아마도 제가 서평을 썼던 책이어서 그랬나봐요.

저도 그 서평자의 고백에 묘사된 장면들이 그려져 킬킬 웃었어요.
톨스토이 얘기도 간디 얘기도 그 시대를 살았던 조지 오웰이기에 더 진솔하게 할 수 있었을 테지요. 신랄한데 다정한 느낌. 조지 오웰의 글은 정이 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9-14 20:45   좋아요 0 | URL
아니 왜 알람 들어온다고 깜딱 놀라나요.
전 이 책 100페이지 정도 읽다가 접고서 한 2년 만에 다시 읽었네요.
제가 읽다 접으면 다시 못 읽게 되요. 왜냐면 책을 계속 사니까 읽다 만 책은 일단 몇 년 후에나.....
이 책 무척 강명 깊게 읽었습니다. 에세이의 셰익스피어 같은 느낌...
대부분 에세이 느끼하잖아요. 알고 보면 자기 pr이나 하고 말이죠.
이 작품은 그런 게 없습니다. 김수영 접했을 때와 같은 감동이....

samadhi(眞我) 2015-09-14 20:47   좋아요 0 | URL
누가 리뷰 작성했다고 알림 온 건 처음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곰발님팬인 걸 알라딘이 안 걸까? 한 거죠. ㅋㅋㅋ
제가 조지 오웰 서평 쓰고 외국에세이 마니아가 됐다니까요. 아무한테 막 갖다붙이네요. 북플 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9-14 21:16   좋아요 0 | URL
생각해 보니 저도 댓글 달렸다고 알람 오는 경우는 있어도 리뷰달렸다고 알림 공지하는 경우는 없었던 듯싶습니다. 솔직히 에세이`가 꽤 매력있는 장르입니다. 롤랑 바르트의 사랑의 단상도 에세이 아닙니까. 근데 이게 우리나라에만 오면 신달자 에세이가 에세이의 전형처럼 받아들여진다 말이죠. 웃긴 일이지만 그런.. 눙물이 ~~

samadhi(眞我) 2015-09-14 21:19   좋아요 0 | URL
그렇다니까요. 알라딘이 저에 대해 많은 걸 알고 있나봐요. 이제나 저제나 곰발님 글 올라왔나 확인하는 거.
저도 에세이는 안 읽어요. 제가 존경하는 인물 아니면. 조지 오웰이나 신영복 선생, 김수영, 홍신자 정도 돼야 읽어줍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9-15 12:38   좋아요 0 | URL
에세이는 정말 골라서 읽어야 합니다. 자기 피알 수필 따위는 정말 읽으면 안 됨...
내가 아는 사람은 수필 쓸 때만 현모양처가 됩니다.

cyrus 2015-09-14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임스 조이스도 본격적으로 소설가로 활동하기 전에 잡지에 정기적으로 서평을 쓰면서 돈을 벌었는데, 읽는 사람도 불편할 정도로 악평에 가까운 내용으로 썼다고 합니다. 잡지 편집장이 악평을 쓰는 조이스에 불만을 표출하니까 조이스는 쓰레기에 가까운 책은 읽을 가치가 없기 때문에 악평을 쓰는 일은 당연하다고 대답했습니다. 조이스의 패기를 보면서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9-15 12:3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역시 조이스답군요. 조이스는 월등히 그럴 인물입니다.
사실, 영미 평론 보면 정말 무시무시할 정도로 나쁜 작품에 대해서는 악평을 합니다.
그리고 그게 그쪽 분위기죠. 우리처럼 덕담 문화는 없는 듯....
전 평론가들이 악담을 하는 게 윤리적으로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ㅎㅎㅎ
조이스 서평 모음집 따위 있으면 진심 읽고 싶네요...

라로 2015-09-15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응?? 저 어제 이 글에 분명 댓글 달았는뎅???ㅎㅎㅎㅎ 제가 정신이 나갔나봐요. 요즘 사실 그렇긴 해요~~~~ㅎㅎㅎㅎㅎ
그나저나 프로필 사진도 멋진 걸로 걸어주세요!! 곰발님의 예술성 넘치는 걸로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9-15 15:06   좋아요 0 | URL
그를까요 ???!! ㅎㅎㅎㅎㅎ. 마태우스 님도 프로필 사진 걸라고 하시던데... 귀가 얇아서 바로 달도록 하겠습니다. 워낙 예술적인 셀카`가 만아서요.. ( 농담입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5-09-15 15:11   좋아요 0 | URL
프로필 달았습니다 : 저의 집 고양이 샤오`와 젊은 시절의 저입니다.

수다맨 2015-09-15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에는 미치코 가쿠타니라는 아주 유명한 서평가가 있다고 합니다. 주로 뉴욕타임스에 서평을 싣는데 상찬을 할 때도 있지만 혹평을 할 때도 많아서 노먼 메일러, 조너선 프랜즌, 살만 루시디 등등 미국의 쟁쟁한 소설가들 사이에서는 공공의 적으로 통한다고 하네요. 심지어 그녀를 자르라는 외압도 있었다고 합니다만 뉴욕 타임스는 그래도 그녀에게 고정 지면을 주어서 서평을 쓰도록 격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여자가 참 독특한 게, 문인은 물론 출판사하고도 별다른 왕래가 없다고 하네요. 심지어 가쿠타니는 거물급 평자라 출판사에서 선물도 보내주고, 파티 참석하라고 권유도 하고, 작가와 함께하는 행사도 마련해주려고 하지만 본인이 일체 거절한다 합니다. 그저 외부와 최대한 연락을 끊고, 조그만 집에서 읽고 쓰는 삶 만을 수십년째 해오고 있다고 하니, 우리도 이런 사람을 한 명쯤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서평가들 보면 대개가 출판사랑 작가들이랑 꽤나 돈독한 인연을 맺는 것 같아 보여서 말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5-09-15 16:14   좋아요 0 | URL
손석희가 그러잖아요. 100분 토론 진행하면서 고정한 진행을 위해서 일부러 사람들을 거의 만나지 않았다고 말입니다. 한국 문단 보세요. 아주 작가와 평론가는 짝패임.. 모임 있으면 신발 벗고 찾아갑니다. 술마시고 부어라 마셔라.... 형 ! 어쩌구 저쩌구... 이런데 과연 제대로 된, 사심 없는 공정한 평론이 이루어질까요 ?

요즘은 아예 평론가들이 소설가 초대하는 팟캐스트가 인기잖아요. 미친 짓이죠. 그런 친분을 쌓아서 과연 공정한 룰이 되냐는 말입니다. 원래 영미권 서평 보면 무지막지한 서평 많습니다. 신랄하잖아요. 신경숙 깐 그 평론가도 보십시오. 김치 냄새 나는 크리넥스 티슈 같은 소설이라고....

한국에서는 그렇게 조세희보다 뛰어난 작가 운운한 작가였는데 말입니다. 그 평론가 말이 정확했죠.

도가도비상도 2015-09-17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다가 저랑 같은 생각(조지 오웰과 김수영이 닮은 구석이 있다는)을 가지고 계셔서 매우 공감하고 갑니다.^^ 친구 신청했습니다~ 종종 들르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9-19 18:38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니다. 자주 들려주십시오. ㅎㅎ.

기억의집 2015-09-23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문장 무한공감합니다. 진실은 말하는자..... 수장되죠!

저도 이 책 읽었는데, 하도 오래전에 읽어서 가물가물하네요. 조지 오뤨이 글은 잘 쓰죠? 전 미스터리 소설 이외엔 잘 안 읽히더라구요. 사건이 없다면 그건 소설이 아니다,란 주의여서....취향차겠죠!

한국소설 안 읽은지 하도 오래되서 아직도 소설에 서평이 있군요. 유치하게.

곰곰생각하는발 2015-09-24 01:43   좋아요 0 | URL
저도 미스테리 소설 이외에는 잘 안 읽습니다. 세상 온갖 시름 다 가진 듯 유세떠는 한국 작가 소설이 신물이 나거니와 일단 재미가 더럽게 없다는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소설가(시인)-평론가-문창과 교수`라는 겸업이 즈극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나라는 아마 대한민국 문단 밖에는 없을 겁니다. 가끔 시인들 보면 시를 좋아한다기보다는 시 등단을 마치 교수 자격증을 위한 토익 점수처럼 활용하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오웰, 정말 글을 잘 씁니다. 탁월합니다.

2015-10-13 1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13 16: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13 1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10-15 20:35   좋아요 0 | URL
그럼 앞으로 계속 입방정 떨어야 겠군요.. ㅎㅎㅎㅎ
 
별도 없는 한밤에 밀리언셀러 클럽 142
스티븐 킹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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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이 없는 밤'을 상상하라




※ 이 리뷰는 출판사 보도 자료에서 제공하는 스포일러 수준 이내'에서 스포일러를 제공하고 있으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글입니다.

 


 

 


 


                                                                        첫 단추를 제대로 끼워야 마지막 단추도 제대로 채울 수 있는 법이다.  소설의 첫 문장도 이와 같은 모양이다. 소설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소설을 쓸 때 제일 고심하는 부분이 < 첫 문장 > 이라고 고백한다. 김훈은 << 칼의 노래 >> 에서 첫 문장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을 쓸 때 < 꽃은 피었다 > 과 < 꽃이 피었다 > 를 놓고 오랫동안 고민했다고 한다. 반대로 영화는 < 끝 장면 > 이 중요하다. 독자가 첫 문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관객은 끝 장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이 독자와 관객의 차이'이다. 어떤 영화가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훌륭하다고 해도 마지막 장면이 지나치게 엉성해서 용두사미로 끝나면 관객은 아쉬움과 함께 배신감을 느끼고는 한다.

똥 싸다가 만 느낌 ?  와와, 로 시작한 탄성이 우우, 로 끝나는 경우다. 영화는 소설과는 달리 첫 장면(첫 문장)이 허술해도 마지막 장면(마지막 문장)이 뛰어나면 그 전까지의 불만은 쉽게 잊어버리게 된다. 내게는 막스 오필스 감독이 1948년에 만든 << 미지의 여인에게서 온 편지 [ LETTER FROM AN UNKNOWN WOMAN ] >> 가 그런 경우였다. 나는 영화 속 이야기에 동화되었다기보다는 막스 오필스의 " 유령처럼 떠다니는 카메라 " 의 움직임에 감동했을 뿐이었다. 명성대로 카메라는 한때 탱고로 명성이 자자했지만 이제는 늙어버린 댄서의 " 우아한 발놀림 " 처럼 아름다웠다. 중장비에 가까웠던 촬영 장비(과장을 보태자면 1940년대 카메라는 코끼리처럼 무겁고 덩치가 컸다) 를 생각하면 막스 오필스가 끌고 다니는 카메라는 카나리아 새처럼 가벼워 보였다.

하지만 나이 서른을 넘긴 조앤 폰테인'이 열세 살 소녀'를 연기하며 혀 짧은 목소리를 내다 보니, 그 아무리 절세미인이라 해도 영화 속으로 쉽게 몰입할 수는 없었다. 웃을 때마다 눈가에 주름이 잡히는 열세 살 꼬마'라니 ! 그러나 마지막 장면'은 실망을 환희로 바꾸기에 충분했다.  막스 오필스는 마지막 장면을 원작(슈테판 츠바이크)에는 없는 장면으로 채웠는데, 이 설정이 화룡점정'이었다. 그는 원작이 단순한 순애보가 아니라 복수극이라는 사실을 간파했고, 핵심을 꿰뚫었으며, 결국 멋지게 성공했다. 시즌 내내 저조한 성적으로 비난을 받았던 야구 선수가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 9회말 2아웃 상황에서 만루 홈런 한 방으로 영웅으로 등극하는 경우라고나 할까 ? 우우, 했던 내 심장은 어느새 와와, 했다.

스티븐 킹 소설집 << 별도 없는 한밤에 >> 를 손에 넣자마자 펼친 페이지'는 순서상 첫 번째 중편 << 1922 >> 의 첫 페이지 11쪽'이 아니라 작가의 말이 수록된 597쪽이었다.    그렇다, 이 소설집은 600페이지에 가까운 두꺼운 책이다.       버스 정류장 벤치에 앉아서 할 수 있는 가장 근사한 일'은 책 마지막에 수록된 3쪽짜리 < 작가의 말 > 부터 읽는 것이었다. 내가 기다리는 버스는 5분 후에 도착 예정이므로 이보다 더 알찬 계획은 없을 듯 싶었다. 예상은 국가대표 양궁 선수가 쏜 화살처럼 적중했다. 3쪽짜리 < 작가의 말 > 을 다 읽자마자 버스가 도착했다. 버스 안에서 곰곰 생각했다. 김치 없이 라면을 먹는 것보다는 킹 없이 밤을 보내는 게 더 힘들지.......

에둘러 말하지 말고 서둘러 말하자면 : 이 책에 대한 값어치는 책 마지막 3쪽 분량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내가 버스정류장 벤치'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읽은 < 마지막 3쪽 > 은 막스 오필스가 정성스럽게 찍은 마지막 3분과 같았다. 다시 말해서 작가의 말을 읽었다면 이 책에 수록된 소설들을 읽지 않아도 이미 본전은 뽑은 것이다. 책 부록처럼 마지막 페이지에 삽입된 " 작가의 말 " 은 대부분 수상 소감문처럼 형식적이고 상투적이어서 전자 제품 사용 설명서를 읽는 느낌이 들지만,  이 책에 수록된 작가의 말은 재미있어서 낄낄거리게 된다. 그러니까 전자 제품 사용설명서를 읽으며 낄낄거리며 웃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시라. 그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한테서 작품에 관한 질문을 받을 때면 나는 습관처럼 농담이나 우스운 일화를 들려주고 넘어가곤 한다( 그런 얘기를 믿으면 안 된다. 소설가가 털어놓는 자기 이야기는 절대 믿으면 안 된다.)

- 작가의 말, 닫는 글 中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가 독자에게 자주 소개했던 일화도 어쩌면 그가 꾸민 농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들려준 일화를 (왕창) 각색해서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 

미국 플로리다의 슈퍼마켓'에서 식료품을 고르던 스티븐 킹'을 알아본 할머니가 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다. " 난 당신을 알아요 ? 스티븐 킹 씨죠 ? 무시무시한 공포 소설을 쓰는 사람 말이에요. 맙소사 ! " 그리고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고 한다. " 나는 심장이 약해서 말이우. 당신이 쓴 공포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심장이 벌렁벌렁거려서 항상 잠자리가 뒤숭숭하다오. 그래서 다음에는 < 쇼생크 탈출 > 같은 책으로 마음을 다스린다오. 칠리 소스가 뿌려진 멕시코 요리를 먹고 난 다음에는 달콤한 디저트를 먹어야 하듯이 말이우. " 귀가 솔깃해진 킹이 < 쇼생크 탈출 > 도 자신이 쓴 책이라고 웃으면서 말하자 할머니는 그 사실을 끝끝내 믿지 않았다고 한다. " 이보슈, 작가 양반 ! 이 늙은 노인네를 놀리는 거유 ? 달달한 푸딩 같은 소설을 당신이 썼다는 거요 ? "

스티븐 킹이 자주 거론하는 에피소드'이다. 이 일화를 믿든 안 믿든      " 그런 얘기를 믿으면 안 된다. 소설가가 털어놓는 자기 이야기는 절대 믿으면 안 된다 "         중요한 것'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출판사 보도 자료에서도 지적했듯이 스티븐 킹 소설의 정점은 중편 소설이다. << 사계 >> 라는 이름으로 묶인 중편 소설 4편은 하나같이 모두 걸작이다. 놀라운 사실은 스티븐 킹이 보기에 4편의 소설(봄 - 리타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여름 - 우등생, 가을 - 스탠 바이 미, 겨울 - 호흡법)은 단편도 아니고 장편도 아니어서 쓰레기통에 버릴까 하다가 편집자의 요구에 의해 한 권으로 묶어서 출간했다고 한다. 맙소사, 이 고백은 한국의 수많은 소설가 마음 속에 " 열불 " 을 지를 만한 고백이 아닌가 ? 

마치 비만 클리닉 대기실'에 옹기종기 모인 환자 앞에서  " 저는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쪄서 고민이에요 ! " 라고 말하는 것 같다, 시바.    배부른 사람 앞에서 배부른 소릴 하고 자빠졌으니 !   오죽했으면 소설가 장정일이 < 독서일기 > 에서  << 사계 >> 를 언급하면서 "   스티븐 킹이  이 단편을 쉬어가는 의미에서 쓴 작품이라면 한국의 작가는 다 죽어야 한다." 며 넥타이 공장이나 차려야 한다고 말했을까.  또한 단편집 << 스켈리톤 크루 >> 중에서 유일하게 200페이지 분량인 < 미스트 > 도 기똥차게 재미있는 소설이다(미스트와 모비딕).  그가 1000페이지'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분량을 절반으로 확 줄인다면 작품마다 희대의 걸작이 탄생할 것이 분명'하다.


킹의 기준에 의하면 270페이지 분량인 << 스탠 바이 미 >> 나 300페이지를 훌쩍 넘기는 << 우등생 >> 같은 경우는 결코 장편이 될 수 없다. 중편을 장편으로 포장해서 책을 파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 그러다 보니 글에 군더더기가 붙기 시작한다. 스티븐 킹이 잇속에 밝은 장사꾼이었다면 한 권으로 묶인 소설집 << 사계 >> 를 4권의 장편소설로 출간해서 인세를 받아먹었겠지만 그가 보기에 그런 짓은 고객을 호갱으로 보는 짓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에게 중편을 장편으로 포장해서 파는 짓은 내용(과자)은 별로 없고 질소만 가득 찬 과자 포장지 같은 짓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출판 문화'를 생각하면 이런 짓은 멍청한 판단이다. 원고지 분량으로 따지자면 100페이지도 안 되는 << 칼의 노래 >> 를 2권짜리 소설로 내놓는 한국의 출판 문화를 생각하면 말이다.


나는 가끔 < 질소 충전 과자의  과대 포장 상술 > 에 대해 출판사 사장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질소 충전 과대 과자 포장지와 중편을 장편이라고 우기거나 분권해서 파는 상술의 차이를 말이다. 됐고 ! 뭐 그렇다고 1000페이지를 넘긴 스티븐 킹 소설들은 걸작이 아니다, 라는 말을 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올시다. 단언하건대 소설집 << 별도 없는 한밤에 >> 는 전성기였던 7,80년대를 지나 90년대 이후에 쓴 작품 가운데 최고 걸작'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소설집은 3편의 중편 << 1922 >> , << 빅 드라이브 >> , << 행복한 결혼 생활 >> 과 1편의 단편 << 공정한 거래 >> 로 구성되었다. << 1922 >> 는  < 쇼생크 탈출 > 에서 늙은 사서 브룩스의 " 프리퀼 " 같은 느낌이 든다.

또한 쥐 모티브'는 단편 << 맹글러 >> 에서 빌려온 설정'이다. 이 소설집에서 최고 걸작은 단연 << 1922 >> 다. 이 작품은 그를 두고 " 공포소설의 제왕 " 이라고 규정한 프레임이 얼마나 얼토당토않는가를 여실히 보여준 작품이다. 유령이 등장하지 않고도 킹은 맛깔나게 글을 써내려간다. 그는 뱀파이어나 좀비 없이도 관객 똥구멍을 쥐었다 폈다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 문학판 대장항문외과 의사 " 다. 누누이 하는 말이지만 그는 < 공포소설의 제왕 > 이 아니라 이야기꾼으로서 < 소설의 제왕 > 이라 할 수 있다. 반면 <<  빅 드라이브 >> 는 전형적인 스티븐 킹 소설'이다. 소설 속 주인공은 여성 추리소설가'이다.  주인공 테스는 미스테리/스릴러 장르가 가지고 있는 법칙을 조롱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법칙 안에서 소설은 작동한다. " 소프트 " 한 코지 미스터리 장르 작가는 현실에서는 " 하드 " 한 방식으로 복수를 감행한다. 반면 단편 << 공정한 거래 >> 는 악마에게 영혼을 판 거래'라는 줄거리에서 " 파우스트 " 를 떠올리게 하지만, 킹은 독자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배신한다. 이 소설에 반전은 없지만 반전이 없다는 점에서 진정한 반전'이다. 끝으로 << 행복한 결혼 생활 >> 은 16년에 걸쳐 무려 열 명을 살해한 실존 인물 데니스 레이더 사건'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작품인데, 킹이 관심을 보인 부분은 연쇄 살인마 데니스 레이더'가 아니라 그와 34년을 함께 산 폴라 레이더'였다. 행복한 가정 생활을 꾸렸다고 생각하는 평범한 중년 여성이 어느 날

남편이 그 유명한 연쇄살인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행동할까에 촛점을 맞춘 소설이다. 소설은 킹답게 흥미진진하며 빠르게 진행된다. 이 소설을 읽는 도중에 하, 하하하품을 하게 된다면 그것은 배, 배배배신이다. 내가 스티븐 킹 소설을 읽으면서 항상 궁금한 것은 " 글 쓰는 속도 " 다.  그는 인간이 아니라 기계다. " 킹도리코, 쓰는 기계 " 다. 참고로 리처드 바크만이라는 필명으로 쓴 370쪽짜리 장편 << 런닝맨1 >> 은 72시간 만에 완성한 소설이란다. 놀라지 마시라. 그 당시, 그는 낮에는 교사로 일하고 밤에는 글을 썼다고 한다. 물론 자상한 남편이었던 그는 쓰레기 분리 수거도 하고 아이들 똥 기저귀'도 갈아주었으리라. 오, 주여 !

 




 

  1. 실제로 이 시기'에 스티븐 킹은 약물 중독자'였다. 정신줄 놓은 상태에서 이 소설을 썼으나 정작 본인은 이 작품을 썼는지도 몰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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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 2015-09-11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고교 겨울방학 때 국도극장에서 러닝맨, 보면서 내용은 참 재미진데 연출과 배우(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영.. 그럼서 봤습니다. 그 또한 스티븐 킹 원작이었군요. 정말 신들린 쓰기 머신인 듯!

곰곰생각하는발 2015-09-11 17:13   좋아요 2 | URL
런닝맨 내용이 기똥차잖아요. 영화는 개판이지만....
이걸 3일 동안 썼다고 합니다. 평단에서는 재능있는 신인 작가의 탄생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는....
그냥 솔까말 타자 치는 데에만 일주일은 걸리겠습니다. 미친 작가임돠..

[그장소] 2015-09-11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신발이 내린 글을 읽고 갑니다.즐거운 글을 읽으면 그런 글이 탄력받아 나오게 되는것 같아요!^^ 재미있게 읽어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9-12 10:10   좋아요 2 | URL
신발`에서 한참 고민했습니다. 신는 신`인 줄 알고 말입니다.
ㅎㅎㅎㅎㅎㅎ 재미있케 읽으셨다니 다행이군요......

[그장소] 2015-09-12 11:01   좋아요 0 | URL
신빨~보통 그분이 오셨다...하지요?!^^;; 담부턴 진동이라도 울리고 오라고...미리 전언을 좀 넣도록 하..(응?)아..제가 쓴글이 아녔죠..참!!!^^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9-12 16:20   좋아요 1 | URL
제가 한글 맞춤범에 불만인게 바로 이런거죠. 신:발 하면 그 느낌이 안 나잖아요. 신빨... 옷빨.. 이래야 그 빨의 느낌이 확 나는데... 옷발 신발이라니.. 국어국립원에 심히 유감입니다. ㅎㅎ

cyrus 2015-09-11 1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킹이 아내를 잘 만나서 성공한 케이스이기도 하죠. <캐리> 원고지가 쓰레기통에 있는 걸 킹의 아내가 다시 써보라고 했는데, 그게 대박이 났잖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9-12 10:11   좋아요 0 | URL
글쎄말입니다만약에 아내가 버렸으면 아마... 포기했겠죠 ? 어디서 계속 학생들이나 가르쳤을 것 같습니다. 글구보면 참 가정적이에요. 킹 말입니다.

samadhi(眞我) 2015-09-11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름처럼 글쓰기왕 이네요. 같은 24시간을 이렇게 알차게(?), 전부를 쓰는 사람이 있어서 빈둥거리는 제 자신이 부끄러워집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9-12 10:11   좋아요 0 | URL
이번 소설집 읽어보세요. 무척 재미있습니다. 어찌나 찰지게 글을 잘 쓰는지...
장르적 속성을 감안하고 보시면 재미있습돠..

2015-09-11 2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12 1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12 1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12 1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15-09-11 2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띠, 스티븐 킹의 소설들을 누가 처분했는지 저번에 간 헌책방에 잔뜩있더이다. 분명 이 책도 있었을 거라 사료 되는데, 못 산게 한이됩니다. 좀더 일찍 페이퍼를 써주시지...ㅜㅜ

이 책은 알라딘 중고서점을 검색을 뺀질나게 해서라도 손에 넣도록 하겠습니다~ 찰진 리유 감사합니다~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9-12 10:14   좋아요 1 | URL
이 책 워낙 딲ㄴ 따끈한 신작이라... 없을 걸요? ㅎㅎㅎ
알아야 눈치 챈다고.... 비싼 책을 알아보는것도 결국은 시간과 노동의 결실 아니겠습니까.
법정 스님 그 시리즈 전권 구매했다는 소리에 얼마나 배가 아프던지.. ㅋㅋㅋ

[그장소] 2015-09-12 11:04   좋아요 0 | URL
왜요..법정스님과 스티븐 킹 소설..저는 동급으로 놓을 작정 입니다.^^
가슴에 새길 말이 꼭 궁서체에서만 나오란 법은 없으니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9-12 16:22   좋아요 1 | URL
전 헌책방에서 전집 갖춰진 거 보면 평소 안 읽는 분야라고 묘하게 사고싶더라고요.... 헌책방의 전집`은 뭔가 사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게 하는 뭔가가 있습니다요.

[그장소] 2015-09-12 19:01   좋아요 0 | URL
뭐..헌책방 뿐입니까? 나란히 줄서있는 내집의 책을 제외한 남의 책들은 전부~!!군침거리..아닙니까요??^^;; 스읍~

곰곰생각하는발 2015-09-12 19:48   좋아요 1 | URL
하긴... 그렇죠... ㅎㅎㅎ. 남의 책장 보는 게 취미인데 거들떠도 안 보던 책을 남의 책장에서 보게 되면
괜히 나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미스터 메르세데스 빌 호지스 3부작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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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요리 : 설탕 팍팍, 소금 듬뿍, 기름 넉넉


                                                                  이런 말을 하면 욕을 먹겠지만 : 내가 보기엔 셰익스피어보다 뛰어난 작가는 스티븐 킹'이다.  그가 " 개똥에 쌈 싸 드셔 ! " 라거나 " 바셀린 잔뜩 바르고 오른손으로 딸딸이나 치셔 ! " 라고 말할 때마다 독자로서 키득키득거리며 웃게 된다. 교양머리 없는 노인네, 여전하시구나 ! 잔머리나 굴리는 교양 소설 작가'보다는 차라리 교양머리 없지만 솔직한 작가'가 낫다는 생각이 든다. 찰스 부카우스키(찰스 부코스키를 요즘은 찰스 부카우스키'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그런데 나쁘지 않다. 이름이 길면 길수록 뭔가 러시아 작가 혹은 추운 나라에서 온 작가 냄새가 나서 그렇다. 릴케라는 이름보다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라고 길게 부를 때 느끼게 되는 어감 따위를 좋아한다. 뭐, 개인적 취향이다)

 

또한 셰익스피어를 그닥 좋아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의 일기(죽음을 주머니에 넣고)를 보면 셰익스피어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고백에 어느 독자가 분노에 찬 편지를 보냈다는 내용이 나온다. 그 편지'에 대한 반응은 역시 찰스 부카우스키답다. 그는 일기'에 이렇게 적는다. " 야, 좆까. 그리고 난 톨스토이도 좋아하지 않아 ! " 교양이 철철 넘치는 독자는 찰스 부카우스키와 스티븐 킹의 천박한 저잣거리 입말(비속어)을 거론하며 화를 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비속어'를 남발한다고 해서 작품성이 없다고 한다면 같은 논리'로 셰익스피어 작품도 형편없는 문학'이라고 지적해야 한다. 셰익스피어야말로 작품 속에 비속어를 남발한 대표적 작가에 속한다. 오죽했으면 셰익스피어 비속어 사전'이 출간되었을까 ? 이름부터가 프로이트의 범성론적 세계'를 떠올리게 한다.

 

" SEX/FEAR " 라니 !  하여튼 취향의 문제이겠으나, 나는 SEX/FEAR'보다는 KING이 좋다.  이름부터 근사하다. 킹 !  그가 한국에서 태어났으면 王씨 성을 얻었을 것이다. 스티븐 왕 ?!  뭐니 뭐니 해도 내 기준에 소설의 미덕은 " 재미 " 다.  < 재미 > 를 천박한 대중소설의 하찮은 날파리'따위로 치부한다면, 당신은 8월 무더위 속에서 제임스 조이스 장편소설 << 율리시즈 >> 를 읽고 나서 A4용지 20장 분량의 리포터를 제출하느라 엉덩이에 땀띠가 나 봐야 정신을 차릴 것이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고,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 " ....... 시바, 소설은 역시 재미야 ! "  쓰는 기계1, 스티븐 킹이 내놓은 신작 << 미스터 메르세데스 >> 는 그가 최초로 선보인 추리소설'이란다(나는 그가 공포 소설 작가'라는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처음 도전한 장르에서 에드거 상'을 수상했으니 교양머리 없는 싸구려 작가가 가지고 있는 재능의 스펙트럼이 어디까지인지가 궁금하다. 스티븐 킹'에게 수 싸움에서 지지 않겠다는 심정으로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4,50페이지' 정도 읽었을 때, 나는 킹이 파놓은 함정을 간파했다. " 제목이 미스터 메르세데스(살인자 별명이다)인 걸 보면, 범인은 여성이군 ! "  왕 영감, 감이 옛날만 못하십니다.  하지만 내 추리는 다음 페이지'에서 산산조각난다.  범인은 남자'다. 더군다나 이 소설은 시작부터 범인을 노출시킨 채 진행한다.  킹도 나처럼 어리석은 돌팔이 독자'를 염두에 둔 듯하다. 그는 이렇게 쓴다.

 

호지스(은퇴한 형사 반장)는 미스터 메르세데스가 사실은 미즈 메리세데스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원칙적으로는 가능하고 애거서 크리스티 소설이라면 깔끔한 해답이 될 수 있지만 이건 현실이다

- 460​ 쪽

 이 소설은 트릭이 정교하거나 반전이 뛰어난 작품은 아니다. 하지만 트릭이 정교하거나 반전이 뛰어난 추리소설'보다 재미있다. 킹은 트릭과 반전 대신 미스터 메르세데스'라 불리는 범인의 심리'를 예리하게 파고든다. 읽다 보면 뚱땡이 은퇴 형사'에게도 동정이 가고, 미스터 메르세데스'에게도 동정이 간다. 참신한 소설을 쓴 작가는 참신한 작가'다. 기발한 소설을 쓴 작가도 좋은 실력을 가진 기발한 작가'다. 하지만 매 작품마다 참신한 소설과 기발한 소설을 쓰는 작가는 거의 없다. 참신한 소설로 혜성처럼 등장한 작가'가 진부한 소설'을 쓰다가 결국에는 나자빠지는 경우는 흔하다.  트루먼 카포티처럼 말이다.

스티븐 킹은 진부한 내용(캐릭터)를 가지고 참신하게 쓸 줄 아는 재능을 가진 작가'다. 가늘고 길게 살겠다(쓰겠다)는 쩨쩨한 심산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는 내일이 없는 것처럼 매 경기'마다 전력 투구하는 강속구 투수이기보다는 대충 던져서 맞춰 잡는 투수에 가깝다. 한 작품에 모든 걸 쏟고 나서 나자빠지는 유형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 소설도 마찬가지다. 소설 속 등장인물은 탐정 소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캐릭터들이다. 스티븐 킹은 세필(細筆)로 세밀화를 그리는 대신 대필(大筆)로 크로키'를 그린다. 하지만 킹은 진부한 캐릭터를 생생하게 만드는, 시든 시금치를 파릇파릇한 시금치로 만들 줄 아는 셰프'다. 그는 글을 가지고 요리한다.

 

애초에 거창한 레스토랑 음식을 만들 생각은 없는 모양. 설탕 팍팍 넣고, 기름 넉넉하게 두르고, 고춧가루 팍팍 뿌린다. " 요리할 땐 코는 파지 마세요 ? HA, HA, HA ! " 그리고 이영돈 피디가 들으면 기절할 소리지만 조미료도 아낌없이 뿌린다. 그가 말한다. " 코딱지 여러분, 안녕 ? 어때유, 오늘 요리. 고급지쥬 ? " 나는 찍소리도 못하고 동의한다. " 네, 무척 고급집니다 ! "







 

  1. 오에 겐자부로'는 자신을 읽는 인간으로 설정했다면 스티븐 킹은 쓰는 기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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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9-04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급 언어로 버무린 질투날만큼 고급진 평론에 가까운 리뷰입니다. ㅋ

근데 전 추리소설이고 범죄소설이고 잘 못 읽겠더라구요.
머리 쓰게 만드건 당췌... 남들은 재밌다고 극찬을 하는데
뭐가 재밌다는 건지 멍 때릴까봐 겁나서 못 읽겠다능.ㅠ
전 소설을 사랑하지 않는가 봅니다. 흐흑~

곰곰생각하는발 2015-09-04 17:54   좋아요 0 | URL
장르만의 재미가 있어요.. ㅎㅎㅎㅎ 장르에 빠지지 않으면 재미가 없습니다.
사실 저도 소설은 잘 안 읽습니다. 인문학 서적 위주로 읽느라...
인문학 서적이 사실 재미없잖아요. 쓴 약 먹으면 사탕 먹듯이
전 인문사회과학 서적 읽고 나면 킹 소설 찾아 읽었던 듯합니다.

samadhi(眞我) 2015-09-04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티븐 킹 소설을 단편집만 들고 있는데 추천해 줄 만한 작품 좀 알려주세요. 이 대단한 작가의 작품을 거의 영화로 만나서 제대로 읽지 못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9-04 17:52   좋아요 0 | URL
사계 시리즈 있씁니다.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나온 사계.. 리타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하고 스탠바이미 두 권이 사계 시리즈입니다. 장정일이 이 책을 두고 말했죠. 버릴까 하다가 그냥 출간한 책 수준이 이 정도라면 한국의 소설가는 모두 목을 매 죽어야 한다고.... 말이죠. 그만큼 장정일도 사계 시리즈를 좋아했습니다. 킹 추천하라면 전 항상 사계부터....

samadhi(眞我) 2015-09-04 17:57   좋아요 0 | URL
접수했사옵니다. ㅋㅋ 최근에 무협소설을 읽어서 말투가...

곰곰생각하는발 2015-09-04 18:02   좋아요 0 | URL
무림은 평정하셨소? 사계가 창비로 얼룩진 난세에 오아시스가 될 것이라 믿쏘..
받으시오. 천창칠완법이오!!!!!!!!!!!!!! 쏴아아아아아아아아~

samadhi(眞我) 2015-09-04 18:04   좋아요 0 | URL
ㅋㅋ 강호에 고수들이 하 많아 그리 못 하옵고... 믿어 보겠소. ㅋㅋㅋ 스티븐 킹 소설은 읽어야지 하는데 뭘 읽어야 할 지 난감해서.

cyrus 2015-09-04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스티븐 킹 중편집이 나올 예정인데 서평단 모집한답니다. 한 번 신청해보십시오. 자세한 정보는 제 블로그에서 확인하면 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9-06 13:47   좋아요 0 | URL
오, 감사합니다. 지금 함 도전해 봐야겠네요... 킹 소설은 무조건 읽는지라....

yamoo 2015-09-05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타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하고 스탠바이미....쇼생크 탈출은 봤으니 나머지 두 책을 찜해야 겠군요. 추천 감솨~~^^

곰곰생각하는발 2015-09-06 13:46   좋아요 0 | URL
< 리타헤이워드 > 와 < 쇼생크 탈출 > 은 두 작품이 아니라 < 리타헤이워드와 숑생크 탈출 > 이 한 작품입니다. ㅎㅎㅎㅎ

yamoo 2015-09-11 23:10   좋아요 0 | URL
헐~~ 이럴수가!

털썩..

5DOKU 2015-09-05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읽다 중간 난데없는 스포일러에 일단 읽기를 멈춥니다. ㅠ_ㅠ

곰곰생각하는발 2015-09-06 13:45   좋아요 0 | URL
스포일러는 아니랍니다. 이 소설은 시작부터 범인의 나이, 이름, 직업 따위를 공개하고 시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