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부아르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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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적이다

 

 

국 가 는 적 이 다

- 마루야마 겐지

 

 

                                                  형사 베르호벤 시리즈로 장르 문학에 대한 탁월한 감각을 선보였던 피에르 르메트르가 쓴 장편소설 << 오 르부아르 >> 는 내가 기대했던 예상치를 모두 뛰어넘었다. 분량이 700페이지에 육박(678쪽)하다 보니, 요즘 힘 깨나 쓴다는 진박, 친박, 정박과 비교해도 중량감에서 뒤지지 않을 뿐더러 읽다 보면 지루할 것이란 선입견은 내가 이 책을 하룻밤 만에 읽었다는 사실로 초전에 박살이 났다. 또한 장르 문학 작가가 본격 문학에 대한 욕심 때문에 < > 대신 < 도(道) > 에 집중했으리라는 예상 또한 사실을 빗나갔다. 쉽게 말해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꼴이다. 600페이지가 넘는 장편이다 보면 때론 서사가 오래 입은 백양 메리야스 빤스 고무줄처럼 늘어지기 마련(멜빌의 << 백경 >> 을 보라)인데,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쫀득쫀득한 젤리 같다. 박력이 넘친다.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미덕은 박력이 서사의 논리적 비약을 동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액션 전문 배우에게 메소드 연기를 부탁하는 것은 감독의 과한 욕심에 해당되지만 이 소설은 그렇지 않다. 맙소사, 본격 메소드 연기를 하는 장르 액션 전문 배우라니 !  소설 줄거리는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나라 전체가 살아남은 자들은 혐오했지만, 죽은 자들에 대해서는 맹렬한 추모의 열기에 휩싸여 있었다.

- 358 쪽

 

전사자 국립 묘지 공공 사업 및 추모 기념비를 둘러싼 사기극은 크게 두 가지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국가 권력과 결탁한 자본()의 추악한 시체 장사. 겉으로는 국가를 위해 죽은 군인의 위대한 희생 정신을 추모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을 파면 장삿속이다.


  

공동묘지를 만든다는 도의적이고도 애국적인 대사업은 돈이 되는 온갖 종류의 일거리들을 낳았다. 예를 들어 수십만 개의 관을 제조해야 했으니, 대부분의 병사들은 그냥 군복으로만 감싸인 맨몸으로 흙 속에 묻혔기 때문이다. 

- 179 쪽

 

 

이 대규모 공공사업에서 이윤을 극대화하는 방법은 관의 제조 단가를 줄이는 방법이다(그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이 소설을 읽지 않은 독자를 위해 공개하지 않기로 하겠다). 또 다른 하나는 전장에서 생매장 될 뻔한 알베르와 에두아르가 국가 사업을 상대로 벌이는 사기극이다. 전후 사회는 전사자에 대해서는 국민 영웅 취급을 하지만 막상 전쟁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에 대해서는 벌레 취급을 한다. 보자 보자 하니깐 보자기로 보는군 ! 에두아르는 이 기만과 위선 앞에서 주먹 쥐고 일어선다. 무릎 꿇고 일어설 수는 없으니까. 이제 국가와 사회를 향한 두 남자의 화려한 복수가 시작되는 것이다. 국가의 사기극 위에 개인의 사기극이 겹치는 꼴이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근간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내 의문이 들었던 대목은 과연 < 국가 > 란 무엇인가, 이다.

 

 << 오르부아르 >> 라는 소설을 다 읽고 나자, 이 소설 제목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니깐 소설 제목의 뜻도 모른 채 읽은 것이다. 원제는 << AU REVOIR LA-HAUT >> . 번역하자면 천국에서 다시 봐요 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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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행복하자 2016-01-09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시는 길에 휴게소들러 간식도 사 드시고 길 잃지 말고 살펴 오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09 08:15   좋아요 0 | URL
네에 알겠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 가면 전 항상 배가 불러도 그 뭐냐... 우동 있잖습니까. 우동에 어묵 하나 있고 고춧가루 얹는... 그 우동이 그렇게 맛있더라고요.. 고거 하나 먹고 올라가겠스비다..

이 소설 함 읽어보세요. 허벌나게 재미있습니다.

지금행복하자 2016-01-09 08:26   좋아요 0 | URL
ㅎ 저는 어묵하고 핫바를 꼭 먹게 됩니다. 요즘은 커피까지 추가~ 아무리 배가 불러도 먹는 락을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요~~

추천하시는 겁니까? 꼭 읽어 보겠습니다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1-09 08:31   좋아요 0 | URL
절대 추천작입니다. 정말 재미있습니다. 장르 문학으로도 손색이 없고 본격 문학으로도 수색이 없습니다. 본격 문학 위주로 뽑는 공쿠르가 왜 이 소설을 뽑았는지 단박에 알 수 있습니다.

samadhi(眞我) 2016-01-09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딴 생각만 하는 저는 딴 길로 새는 거 참 좋아해요^^ 어릴 땐 강제주입식 교육 때문에 국가주의에 사로잡혀서 저도 모르는 반공의식과 애국심(?)에 도취됐었죠. 초등 1학년 교과서에 전두환 문어머리가 나왔었고. 그때는 그런 사람이 대단한 대통령인 줄 알았지요. 마찬가지였을 것 같아요. 박정희식 우리는 국가와 민족중흥의... 이걸 외우는 세대는 아니었지만. 우리보다 앞선 세대들에게도.

이제는 굳이 국가가 있어야 하나.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어느 나라에 속하든 무관할 것 같구요. 행복지수가 높고 그걸 귀하게 여기는 나라라면 살 만 하겠지만. 시민을 핫바지로 아는 남의 나라 출신(?) 권력자들이랑 한 조직에서 사는 게 너무 고통스럽고 짜증이 솟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09 09:17   좋아요 0 | URL
제가 틈만 나면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를 까는 이유는 국가가 백성에서 주입한 강령인 가족주의를 신경숙은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입니다. 적어도 오이시드 회원국이라면 모든 것을 집안일로 치부하는 짓은 하지 말았어야 합니다. 안전장치가 있는 사회가 좋은 사회죠. 물난리 나보십시오. 한국인 길바닥에 주자앉아 대성통곡합니다. 일본과는 대조적이죠. 왜냐, 사회적 안전장치가 없으니 한순간에 망한 꼴이니 우는 겁니다. 복지 사회일수록 어떤 재난 앞에서 길바닥에 앉아 대성통곡을 하지는 않죠. 오히려 추모의 눈물을 흘릴 뿐입니다. 적어도 이 정도 부를 축적했다면 백성들 길바닥에 앉아 대성통곡하게 만드는 짓은 하지 말아야죠...

기억의집 2016-01-09 10:22   좋아요 0 | URL
저도 같은 세대인데, 진짜 박정희 죽을 때 울면서 학교 가고 전두환이 위대한 대통령인 줄 알고 자란 세대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창피해요. 울 남편은 경상도라 대학 들어와 전두환 욕할 때 저거 빨갱이 새끼들!!! 이랬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다 나이 들면서 세상 보는 눈이 달라지더라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09 10:56   좋아요 0 | URL
글구 보면 두환이와 정희가 언론 통제는 참 잘했어요. 대단함~

기억의집 2016-01-09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이런 생각을 해요. 왜 우리는 유럽과 다른가? 그들은 권력 쥔 자들이 어떻게 하면 국민에게안정적이고 행복하게 할 수 잇을까 고민을 하는데 왜 아시아는 비정규직만 늘릴 생각을 할까? 왜 유럽인들은 히틀러 시대에 통렬하게 반성하는데, 아시아인들은 일본인이 저지른 만행을 돈 몇푼에 협정이라는 이름으로 사과 아닌 사과로 끝내려하는가? 왜 아시아인들은 유럽인들보다 열등적일까? 하는 생각이요. 잘 못 된 생각일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09 10:55   좋아요 0 | URL
이게 바로 국=가를 동일한 가치고 여기는 방식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책을 보니 서구와 아시아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하더군요.
서구 십대들은 부모 세대를 비판하면서 성장한다고 합니다. 그게 그들의 문화라고 말이죠. 즉, 대학생이 되면 지긋지긋한 집에서 해방되었다.. 이런 서사로 진행이 되는 반면 아시아는 반대로 부모를 그리워한다고 합니다. 이게 결정적 문화 차이라고 하더군요. 한쪽은 아버지 뻑유 먹어.. 이고 한쪽은 아버지 그리워요.. 입니다.

우리는 국가는 상징적 아버지라고 배웠습니다. 그렇기에 권력자를 비판한다는 것은 아버지를 비판하는 거죠. 그렇기에 용서하자고 말힙니다. 아버지를 비판할 수는 없으니 말이죠....

북깨비 2016-01-09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중고서점에서 발견하고 확 질렀습니닷! 집에 안 읽은 책들 무지 많은데 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0 12:29   좋아요 0 | URL
쌓아두면 언젠간 읽겠지요. 책이 좋은 점은 유행을 타지 않는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십 년 뒤에 읽어도 손해보는 장사는 아닐 듯합니다.

수다맨 2016-01-13 16: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도 일품이고, 곰곰발님께서 이렇듯 강추를 하시니 기대가 됩니다. 땡스투 누르고 지금 바로 구입했습니다. 잘 읽어보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4 11:59   좋아요 1 | URL
극렬 추천작입니다. 몰입도 갑입니다..... 근데 아직도 탱스투가 있습니까 ? 몰랐네.. ㅎㅎ

붉은돼지 2016-01-14 13: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생도 오르부아르 주문했어요. 곰발님께 땡스투 했습니다. ^^
어째 살림살이 좀 나아지겠습니까??? 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4 13:20   좋아요 2 | URL
^---------------------------------------- ^

제 입 보셨죠 ? 찢어지는 중입니다....

살리미 2016-02-15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하룻밤만에 다 읽으셨다구요??
제가 진작 이 리뷰를 못 읽은게 한이 됩니다 ㅋ
한 며칠 모든 뉴스 끊고 지내다 돌아왔더니 역시나 나라 꼴이...... 에효ㅠㅠ
복잡한 마음으로... 저도 땡스투 누르고 갑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2-15 15:14   좋아요 0 | URL
박근혜 악질 중 악질 중 악질 중 악질 같습니다.
그냥 3#$@#%$#^^$#$^ 같습니다.
대한민국 망한 것 같아요..


+

책 재미있씁니다.
 
정희진처럼 읽기 - 내 몸이 한 권의 책을 통과할 때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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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같다면



                                    평일 오후 3시 즈음, 전철 < 안 > 은 텅 비어 있다. 거리도 마찬가지'다. 3시는 애매모호한 시간. 점심과 저녁 사이이며, 밤과 아침 사이'이기도 하다. 3시는 타자를 인식하기에 좋은 시간'이다. 저녁 8시에 불 켜진 집을 궁금해 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새벽 3시에 " 불 켜진 집 " 을 보면 그 집 창문 너머가 궁금해진다. 불면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 불 켜진 집 > 과 < 잠 못드는 나 > 는 같다. 같다는 것은 때론 나에게 위안을 선사한다. 반면, < 같음 > 이 당혹스러운 경우'도 있다. 전철 안, 내 앞에 한 남자가 앉아 있다. 그 남자와 나는 잠시 시선이 마주쳤지만 둘 다 황급히 시선을 외면했다. 당혹스러운 상황이 연출되었다. 

우리는 서로 같은 옷을 입고 있었던 것이다. 동일한 브랜드, 동일한 디자인, 동일한 색상 ! 라벨을 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옷 상태'로 보아 N 백화점에서 재고 정리할 때 산 59,800원짜리 아우터'인 것이다. 나와 같다면, 그도 똑같은 생각을 했으리라. " 시바, 너도 나처럼 지지리도 못사는 집 자식이구나 ! "  불온한 거울의 힘'이다. 거울 속 상(象)은 성능 좋은 반면교사인 셈이다. 계급에 대한 인식'은 < 거울 > 에서 나온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1은  예리한 통찰'이다. 피지배계급은 자신이 속한 계급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들이 동일시하고자 하는 욕망은 지배계급의 욕망'이다. 자신이 속한 계급에 대한 부정,

그러니까 나와 같은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을 보면 동료애보다는 부끄러움이 앞서는 마음이 결국은 회피와 분열을 낳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 유니클로 > 와 < 루이비통 > 의 차이'다. 명품은 명품을 알아 본다. 명품을 걸친 사람이 명품을 걸친 사람과 마주치게 되면 부끄러움보다는 호기심을 갖기 마련이다. 그것이 바로 명품이 가지고 있는 아우라'다. 뒤늦은 고백이지만,  나는 < 거울 > 이 무섭다.  < 자기애가 강한 남자 > 로 포장했지만, 사실 " 자기애 " 는 " 자기혐오 " 에 대한 은유에 불과했다. 거울은 그 사실을 낱낱이 폭로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허영을 산산조각낸다. 거울은 깨지기 쉬운, 물성으로 이루어졌으나 약하다는 것이 때로는 강하다는 것보다 더 두렵다1.  하여, 내가 불편해 하는 대상은 역설적이게도 나를 닮은 사람이다.

정희진의 << 정희진처럼 읽기 >> 를 읽다가 깜짝 놀랐다. 생각의 DNA가 나와 99.99999999 % 가 동일한 것이다. 외투만 동일한 게 아니라 바지와 신발, 심지어는 가방까지 같은 것이다. 다행히도 이 책은 < 나와 같은 옷을 입은 타인 > 이라기보다는 < 새벽 3시에 불 켜진 창문 > 같다. 반감보다는 공감의 울림이 크다. 정희진은 오 헨리의 << 마지막 잎새 >> 에 대한 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 겨울이 좋은 점이 있다. 여름의 빗소리는 소란스럽지만 겨울에 내리는 눈은 음 소거 기능이 있다(290쪽) "  소리와 소음은 분리할 수 없다. 소리에서 소음을 분리하면 자연적인 소리는 사라진다. 아무리 아름다운 소리라고 해도 그 음역 속에는 소음이 자리하고 있다. 여름의 빗소리는 소리와 소음이 만든 결과'다.

하지만 소리와 소음이 동시에 사라지는 경우가 있다. 그때 창문을 열면 < 눈 > 이 소리 없이 내리고는 했다. 내 마음과 자연의 일기(日氣)가 서로 교감하는 순간이었다. 그때, 내가 깨달은 사실은 " 무음(無音) "의 힘이었다. 빗소리보다 아름다운 소리는 눈이 소리 없이 내리는 풍경이다. 그렇기에 말이 많거나, 목소리가 크거나, 언변이 유려한 사람을 믿지 않는다.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 정직 > 이다. 정희진은 에둘러 말하는 법이 없다. 벼린 칼로 단칼에 베어버린다. 군더더기가 없다는 말이다.  정희진이 한 꼭지에서 " 나의 소원은 인류 멸망이다. 내 소원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즉사(卽死)는 모든 사람의 희망일 것이다 " 라고 말했을 때 격하게 공감했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연출한 << 멜랑콜리아 >> 는 행성 충돌에 의한 지구 멸망으로 끝나는 영화인데, 나는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이 영화를 두고 비극적 결말이라고 말하는 데 질려버렸다. 이 영화는 비극이 아니라 해피엔딩'이다. 충돌과 함께 지구는 먼지가 되어 사라진다. 70억 인구가 모두 공평하게 동일한 죽음의 방식으로 매우 짧은 시간에 죽는다는 것은 비극이 될 수 없다. 그것은 축복받은 죽음이다. 아우슈비츠가 비극인 이유는 누구는 살고 누구는 죽었다는 데 있다. 정희진을 흉내내서 단칼에 말하자면 이 < 책 >  좋다.





  1.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보수는 부패로 망한 적이 없다. 부패로 망한 보수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보수는 부패 때문에 성공한 부류다
  2. 김기택, 유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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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12-25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사진에 찍히는 것을 싫어해요. 사춘기부터 외모에 민감하게 생각해서 그런지 지금도 제 모습이 있는 사진을 보면 부끄러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12-26 14:01   좋아요 0 | URL
사진도 습관인 거 같습니다. 자주 찍혀봐요 ~ 자연스러워지는 거 같습니다. 자기 얼굴에 익숙해져야 한다고나 할까요..

살리미 2015-12-25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읽고 `왜 나는 저렇게 읽을 수 없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했었지요 ㅎㅎ 이 책 좋아요!! 정희진의 어떤 메모라고 아직도 한겨레 신문에 매주 연재되고 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12-26 14:02   좋아요 0 | URL
정희진 씨 말처럼 새롭게 보고 이해할 필요가 있는 거 같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좀 연습을 해야 겠어요... 앗, 늦었으나 멜크스마스입니ㅏ.

돌궐 2015-12-25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어린 딸내미가 저에게 세상에서 없애버렸으면 하는 게 있냐고 물었을 때 ˝인간들˝이라고 답했다가 놀란 딸내미 대성통곡해서 급하게 ˝아니 그게 아니고 아빠 말은 나쁜 사람들을 말하는 거였어˝라고 급둘러댄 기억이 나네요.
오랜만에 들렀다가 인사하고 갑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12-26 14:0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 저도 완전 똑같은 경험이...
애 아빠 앞에서 그리 말했다가.... 얼릉 수정했습니다.

달걀부인 2015-12-26 0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동네, 아웃렛에서 70%이상 세일을 할때가 간혹있답니다. 아이들 어렸을땐 거기서 삼천원짜리 티같은 많이 사서 입혔는데 거짓말 안보태고 동네아이들이 색깔만 다르고 다 같은 옷을 입고 뛰어놀아요. 부끄러운 거울 효과라기 이전에, 이건 사실 완전히 코메디같은 상황인거죠. 어른들 옷은 이보단 덜하지만, 주변에 아웃렛 천지인(아시죠? 가산 마리오 근처) 곳에서 사는 웃기지만 웃지못할 상황들이 저에겐 늘 일상이었어요.. ㅋㅋ 이럴땐 동질감을 느껴야 하나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5-12-26 14:05   좋아요 0 | URL
아. 재미있는데요.... 이런 댓글을 위해서 댓글창 열어둡니다.
남해에는 조금새끼라는 말이 있어요 조금 때가 되면 어부들 배 타고 나가지 못해서 집에만 있ㄴ느다고 하네요. 그때 그 마을은 온통 임신을 해서 거의 같은 시기에 아이들이 탄생하는데 그때 아이들을 조금새끼라고 한답니ㅏ. 이때 태어난 아이들이 한 가족처럼 지낸다고 합니다.

akardo 2015-12-26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점퍼는 아주 모양이나 색깔이 특이한 거 아니면 관심 잘 안 두는 사람이라서 그 생각은 못해봤네요. ㅎㅎ 사람들 옷이 다 시커먼 색으로 통일되어있어 역시 겨울엔 검정....이란 생각만 하고서 지나쳤거든요. 하하; 패션 감각이 원체 없어서.

곰곰생각하는발 2015-12-26 14:06   좋아요 0 | URL
오 패션 감각이 남다르신가 봅니다...ㅎㅎ
우린 너무 검은색 계열만 입습니다. 거의 90%는 그쪽 계열임....

samadhi(眞我) 2015-12-26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 많고 목소리 큰 저는 조용히 닥치고 있을게요 ㅋㅋㅋㅋ 진보의 문제는 시비에 집중한다는 거지요. 보수는 시비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데. 그래서 늘 보수에게 당하는 게 아닌가 해요. 보수의 뻔뻔함을 배워 역공격하는 전략적인 왼날갯짓을 보고 싶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12-27 16:51   좋아요 0 | URL
ㅎㅎ 앙탈 한 번 부려봤습니다. 여러모로 보수가 유리하죠.같은 문제라도 진보라면 욕을 먹고 보수라면 그러니깐 보수아니야.. 이런 마인드이니....
 

 

 

 

 

 

 

 

 

 

 

 

 

 

 


 

 

 

 

 


 

 

잘 표현된 불만





 

 

                                                     1. 서랍에 지우개를 넣어 두었다 : 미학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 잘 표현된 칭찬 > 보다 < 잘 표현된 불만 > 이 상위 개념이다. < 잘 표현된 칭찬 > 은 개나 소나 표현할 수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 추게 한다 하지만, 칭찬을 무조건, 무조건, 무조건 믿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도 없다( 칭찬의 최대치'는 칭송이다. " 꽃 중의 꽃 근혜 님 꽃 " 이라는 표현이 칭송'이다. 이런 칭찬은 맹목적 광신도'가 즐겨 사용하는 표현이다. 여기서 맹목은 눈이 멀었다는 뜻이다).  < 칭찬 > 은 상대의 공격성(혹은 경계성)을 무력화시키는 전략'이다. 웃는 얼굴에 침 뱉으랴 ?  이 세상에 조건 없는 칭찬은 없다. 무뚝뚝한 사기꾼을 본 적 없다. 사기꾼'이 하는 말은 언제나 달콤하다. 반면 잘 표현된 불만'은 고급 기술이다.  

좋은 예'가 안철수를 서랍에 비유한 표현1이다. 무릎 탁, 치고 아, 했다.  이 서랍은 개성이 있다. 당신은 지우개가 필요하다. 서랍 속에 지우개가 있다. 서랍을 연다. 그런데 열리기는 열리되 서랍 속 잡동사니에 걸려서 1/4 만 열린다. 처음에는 열릴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한다. 뛰어봐야 부처님 손바닥 안이라고, 아무리 고집이 센 서랍이라 해도 몇 번 열었다 닫았다 하면 열릴 것이라는 믿음. 하지만 이 서랍은 열릴 줄 모른다. 어랏 ?! 하는 수 없이 1/4만 열린 서랍 아가리 속에 손을 욱여넣어 지우개를 꺼내려다가 그만 핀셋에 찔리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우, 고통은 이성을 마비시키는 힘이 있지. " 아, 서랍(혈압) 오르네 ! " 그리고는 느닷없이 서랍을 " 뿌사 " 버리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참다 참다, 결국에는 참치가 된 당신은 있는 힘껏 서랍을 당긴다. 탁, 서랍 속에 걸렸던 플라스틱 자'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면서 항복 선언을 한다. 문제는 서랍 속에 지우개가 없다는 점이다. 황당한 상황과 허망한 마음. 안철수는 바로 이 서랍을 닮았다. 그는 < 속 > 을 내보이지 않는다. 그는 의뭉과 음흉 사이에 위치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가 어떤 < 속 > 을 가지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막연히 그래도 서랍 속에 " 지우개 " 는 있으리라 추측한다. 무릎팍을 보며 무릎 탁, 쳤던 사람들은 안철수가 정치에 입문한 이후의 행보를 보며 실망을 했다. 이 실망이 거듭될 수록 그가 품은 < 속 > 이 궁금해졌다. 서랍이 속을 보여주지 않으면 강제로 여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안철수라는 이름을 가진 서랍은 고집이 세다.

람들은 열리다 만 서랍을 보며 이렇게 생각한다. 서랍이 아무리 속 썩이더라도 < 낡 > , < 은 > , < 정 > , < 치 > 라는 네 글자'를 지울 지우개 하나쯤은 남아 있으리라. 당신은 서랍을 거칠게 열어 보기도 하고, 어루고 달래기도 한다. 우쭈쭈 우쭈쭈 ~  하지만 열릴 기미가 없다. 성질이 급한 사람은 손을 넣어 지우개를 꺼내려고도 한다. 서랍의 최후는 위에 나열한 것과 같다. 지우개는 없다. 부서진 플라스틱 자'가 12월의 엿처럼 똑 부러져 있을 뿐이다. 이럴 땐 늘상 하는 소리. 엿 같네, 시바 !



 



                                                       2. 인간은 항상 참된 행동만 한다 : 평소에는 책을 읽지 않더라도 이상하게 화장실 변기에 앉는 순간,  책을 읽고 싶다는 강한 욕망이 생긴다. 괄약근에 힘을 주는 순간 독서에 대한 강렬한 " needs " 를 느끼는 것이다. 뭐지, 괄약근과 책은 서로 연결된 것인가 ?!  나는 주로 화장실에서 짧은 글이 수록된 칼럼 모음집을 읽거나 에세이'를 읽었다.

< 똥 싸고 자빠지고 있을 시간 > 과 < 짧은 글을 읽을 때 소요되는 시간 > 의 씽크로율을 계산한 결과였다. 문제는 똥 싸는 시간에 맞춰 책을 읽어야 하는데,  책 읽을 시간에 맞춰 똥을 조절한다는 데 있다. 항문이 몸통을 흔드는 격. 결국 화장실에서 책을 읽는 습관은 치질을 낳았다. 치욕이었다. 대장항문과 여자 의사가 내 항문에 손가락을 넣으며 말했다. " 국화무늬네요, 호호. 이런 말씀...... 조심스럽지만,  항문이 아깝네요. 왜.... 있잖아요.  뻐드렁니를 가진 못생긴 남자가 천사의 목소리'를 가진 경우. "  나는 항의의 표시로 괄약근에 힘을 주어 의사의 손가락을 깨물었다. 치욕을 경험하고 나자,  나는 화장실에서 오랫동안 책을 읽는 습관을 고치기로 마음 먹었지만 오랜 습벽을 고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내가 선택한 것은 화장실에 " 국어사전 " 을 배치하는 일이었다. 사전'은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다가 일을 마치면 간단하게 사전을 덮으면 된다.


계속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이 바로 < 사전 > 이 가지고 있는 장점 아닌가. 사전을 계속 읽고 싶다는 욕망에 시달리는 사람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오늘도 화장실에서 아무 생각 없이 사전을 펼쳤는데 < 거짓 > 이라는 단어가 보였다. 그 아래에는 < 거짓말 > 이 있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 거짓말 > 이라는 단어는 있을 수 있지만 < 거짓 > 이라는 단어는 존재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는 거짓 행위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 거짓 (행위) " 가 아니라 " 거짓(말) " 이 있을 뿐이다. < 행위 > 가 거짓을 만들지는 않는다. 그 행위를 거짓으로 만드는 것을 < 말 > 이다. 어떤 행위에 대하여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거짓이 발생하는 것이지, 행위 자체가 거짓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내가 내린 결론 : 말(언어)이란 대체로 진실을 증명하는 도구이기보다는 거짓을 만드는 도구에 가깝다. 참된 행동을 거짓으로 만드는 것은 거짓말이다. 인간은 항상 참된 행동만 한다 ! 이 결론 앞에서 나는 소쩍새처럼 당황했다. 엿 같네, 시바.

 

 

 

 

 

 

 

 

현실 속에서 거짓을 만드는 것은 말(파롤)입니다. 말은 존재하지 않는 것을 도입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 또한 도입할 수 있습니다. 말 이전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정말 아무 것도 없는 것입니다. 아마 모든 것이 이미 거기에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존재하는 것 ㅡ 진실이나 허위인 것, 달리 말해 존재하는 것 ㅡ 과 존재하지 않는 것은 오로지 말을 통해서만 있게 됩니다. 실재적인 것에 진리가 박히는 것은 말의 차원에서[가능한 것]입니다. 말(파롤) 이전에는 진리도 허위도 없습니다. 말과 함께 진리도 도입되고, 거짓 또한 도입됩니다.

 

- 야전과 영원 68쪽, 라캉의 말 인용


 

 


덧대기

 

 

< 불만 > 에도 품격이 있다. 비주류인 주승용'이 최고위원을 사태하며 남긴 말은 잘 표현된 불만과 좆같은 불만의 차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 야당에 악마(문재인)이 산다 ! " 다음은 그의 정치 인생이다. 당뇨가 있으신 듯,  당이 필요할 때마다 탈당을 밥 먹듯이 하신.......

 

 

1995. 전남도의원에서 탈락, 민주당 탈당

1996. 여천군수 보궐선거에서 공천 탈락, 새정치국민회의 탈당

1998. 여수시장 선거 경선 불복, 새정치국민회의 탈당

2002. 정몽준 국민통합 21 입당, 탈당

2007. 열린우리당 탈당

2007. 중도통합민주당 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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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맥(漂麥) 2015-12-09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느끼는 것 하나! 어쩜 글을 이렇게 군더더기 없이, 순수히 쓸 수 있을까... 부럽다...^^
글을 읽으면서 정구업진언을 떠올립니다.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네이버이웃 2015-12-09 10:31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레알 동의 ^^
네이버 이웃인데 페루애님 최강 고수에요
이정도 글빨이면 대한민국 평균 독서량이 올라갈 거에요
오늘 아침도 핵잼으로 시작 ㅋㅋㅋㅋㅋ

보슬비 2015-12-09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화장실에 사전보기. 당장 실천해야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12-09 13:44   좋아요 0 | URL
사전이 의외로 재미있슴돠

akardo 2015-12-09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유가 죽여주네요. 정말 대선 때는 그냥 그런 사람도 있지 싶었는데 점점 볼수록 밉상.....;;;밀당을 싫어해서 그런가....그냥 밀기만 하는 것처럼도 보입니다. 아무튼 화장실에서 사전 읽기라니 아주 유용한 생활의 팁이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12-09 19:28   좋아요 0 | URL
여당 쪽에서 간철수 간철수 할 때 그 말이 참 듣기 싫었는데..
돌이켜보면 쪽집게 작명 실력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왕자병이 좀 심하신 듯합니다. 뭐, 그 정도 성공한 장사꾼이라면 그럴 만도 하지만....

붉은돼지 2015-12-09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다 참다 결국에는 참치가 된...ㅋㅋㅋㅋ
재미있게 읽었어요....

재미있게 읽었고 또 사전사용 팁에 대한 보답으로 저도 유용한 생활팁 하나 알려드릴께요
등산을 갔는데 만약 휴대폰이 안터진다 이럴 때는 가져간 막걸리를 휴대폰에 부으라고 하더군요...
막 걸린다고....^^;;;;

그냥 생각나서....
이게 말인지 막걸린지....

곰곰생각하는발 2015-12-09 19:29   좋아요 0 | URL
막 걸린다고란 문장을 안 읽었을 때까지만 해도 안 터지면 막걸리 부으면 걸리는 줄 진짜 진심 아, 감탄사 내뱉으며 믿으려고 했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

samadhi(眞我) 2015-12-09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서랍 올라 ㅋㅋㅋㅋ 이런 거 매우 좋아효~ 저는 대선 끝나고 바로 미쿡으로 도망치듯 떠나던 서랍을 음모론으로 바라봤었죠. ㄹ혜랑 짜고 친 거 아닐까. 하는 생각. 얄미움의 화신이예요. 계속 바이러스만 잡아줄 것이지...

곰곰생각하는발 2015-12-10 11:14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제 유머 코드를 이해하시고 적극 지지해주시는 분... ㅎㅎㅎㅎㅎ. 고맙습니다.
아, 서랍 올라 ! 요거 괜츈하쥬 ?

기억의집 2015-12-10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안철수에 대한 미련이 있었는데 이번에 쏴악 사라지고 간철수란 말이 무슨 의민지 이해 되더라구요. 오히려 문재인을 다시 보게 된 경우입니다. 사람 좋아보여서 흔들릴 줄 알았는데, 자기선에서 최대한 양보도 할 줄 알고 주변 압력에도 버티는 거 보고 저 사람이 대통령감인데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문재인이 더러운 정치가였다면 박근혜가 가만 있었겠어요. 채동욱 당한 거 보면... 저는 삼성ㅇ
하락하길 바랍니다. 조중동이 언제까지 버틸지 궁금하고요. 우리 나라가 지금 얼마나 심각한 위기 상황인지, 이대로 기다가는 삼성도 저무는 해가 되겠더라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12-10 11:14   좋아요 0 | URL
누가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사회다. 한 사람이 잘못한다고 나라가 좌지우지되면 그것은 북한 사회다. 이런 말을 하길래 제가 말했습니다. 아니다. 한 사람을 잘못 뽑으면 나라가 망한다. 정치가 부패하면 사회는 반드시 부패한다. 그렇기에 잘못 뽑은 정치가 한 명에 나라를 병들게 한다고 말입니다. 여전히 궁금한 것은 한국 사회를 민주주의의 완성으로 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문재인 잘하고 있습니다. 강단 있어야지요. 간철수라는 작명은 정말 신의 한수인 표현입니다.

별족 2015-12-10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저도 `내 맘대로 해 주는 독재자`를 원해서, 그런 독재자가 잘 해서 내가 정치 신경 끄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음, 우리 정치의 문제는 급한 성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12-10 11:47   좋아요 0 | URL
있는 듯 없는 듯, 정치가 썸 탈 때가 가장 이상적인 것 같습니다.
정치가 일상을 좌지우지할 때가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치가 국민을 조종하는 것만큼 끔찍한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ㅎㅎㅎ
국민이 정치를 조종하는 것도 그닥 건설적인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전자는 파시즘이고 후자는 포퓰리즘이니 말입니다.

별족 2015-12-10 13:10   좋아요 0 | URL
저는, 정치는 원래 일상을 좌지우지 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국민이 정치를 조종할 수 있는 더 작은 규모로 권력이 쪼개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12-10 13:19   좋아요 0 | URL
권력을 쪼개면 별족 님 말씀대로 정치가 일상을 좌지우지하는 것도 국민이 정치를 조종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됩니다. 권력을 쪼개서 분자화된 권력이 된다면 말입니다.

최은하 2016-02-10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엿같네 시바~한번 따라 해봤습니다.
시원하구만요
욕도 글도
문재인에 대한 평도 다시 솔깃하네요

뭔가 자주 들여다보고 싶어지네요 곰곰 생각하는 발님 그 이외 댓글님들~

곰곰생각하는발 2016-02-11 10:22   좋아요 0 | URL
엿같네 시바..
앞으로 종종 쓰겠습니다.... 은하 님..
 
롱 워크 밀리언셀러 클럽 143
스티븐 킹 지음, 송경아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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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의 좀비들에게 고(告)함 !


                                                                                  펑 !   대한민국은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 그때는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야구 경기에서 8회'가 끝났을 때 대한민국은 7 : 0 으로 이기고 있었으니까. 더군다나 뛰어난 마무리 투수를 보유하고 있었으니까. 그러니까, 대한민국이 9회초에 8실점을 하면서 경기를 내주기란 쉽지 않다니까 !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마무리 투수가 마지막 9회'에 올라 첫 타자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을 때만 해도 승리의 여신인 나이키'는 대한민국을 향해 웃고 있는 것만 같았다. 한시름 놓을 수밖에. 캔맥주를 비울 수록 방광은 가득 차길 마련이다. 그런데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 일 > 이 묘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연속 안타를 내주면서 차곡차곡 점수를 잃더니 결국에는 역전을 허용했다.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야구에서는 종종 있는 일이다.

김영삼이 전두환과 노태우에게 수의를 입힐 때까지만 해도 민주주의는 무난하게 안착될 것처럼 보였다. 맨주먹으로 칼을 앞세운 군인의 강철 군화를 벗겼으니 말이다. " 칼국수의 힘 " 이라고나 할까. 칼국수1가 칼을 이기다니. 남은 이닝을 김대중과 노무현이 불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무난하게 경기를 이끌어 갈 때까지만 해도 민주주의는 완성된 것처럼 보였다. 마무리는 이명박이었다. 믿을 만한 구석은 별로 없는 선수였다. 철쭉도 아니면서 들쭉날쭉한 실력을 보여서 믿음이 가는 투수는 아니었으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투수...... 와인드업 ! 던졌습니다 !!!  와와. 대중은 환호했다. 7점 차 앞선 경기에서 마무리 투수가 첫 타자를 삼구 삼진'으로 잡은 것이다. " 웬일이니, 쭉정이인 줄 알았더니 알맹이였네...... "

하지만 이명박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은 이후 홈런 포함 10안타를 두들겨맞으며 강판되었고,  이어 던진 박근혜는 역전을 허용했다.  혼이 나간 표정이었다. 경기가 끝난 후, 그녀는 어느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 그때는 혼이 비정상이었어요. 우주의 기운이 마운드에 강림할 줄 알았죠, 뭐.  호호호. "  " 분홍분홍 " 했던 장미빛 미래는 어느새 " 부들부들 " 한 헬조선으로 변했다. 일찍 터뜨린 샴페인은 < 민주화 > 와 < 민주주의 > 를 혼동한 결과였다. << 민주화 >> 는 과정일 뿐이지 완성이 아니지 않은가. 개천에서는 용 대신 이끼벌레가 창궐했다. 흙수저가 땅을 파서 십 원짜리 동전을 긁어모을 때 금수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전망 좋은 방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좋은 것만 먹고 좋은 것만 보다 보니 금수저는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기 시작했다.

그들은 항상 웃었다. 웃을 때 고른 치아가 반짝거렸다. 금수저와 흙수저를 구별하는 표시는 샤넬이나 루이비통'이 아니었다. 그 옛날, 자가용 뒷자리에서나 볼 수 있었던 뤼비똥'은 이제는 아침 8시 지옥철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웃을 때 하얗고 고른 << 치아 >> 가 금수저와 흙수저의 << 차이 >> 를 만들었다. 흙수저에게 " 치아 " 라는 낱말은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다. 금수저에게는 없지만 흙수저에게는 있는 것.  그것은 바로 " 고르지 않은 누런 이빨 " 이었다. 금수저는 치아를 가지고 태어나고 흙수저는 이빨을 가지고 태어난다. 들어가는 말풍선이 길었다. 본론으로 들어가자. 스티븐 킹이 리처드 바크만이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 롱 워크 >> 는 압도적 걸작'이다.

킹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그가 고등학교 졸업반일 때 이 소설을 썼다면 대한민국 소설가는 넥타이 공장이나 차려야 한다. 목 메 죽어야 한다는 소리'다. 심하다고 ?!  내가 한 소리가 아니다. 비난의 화살은 모두 장정일에게 ! 장정일이 독서일기에 적어놓은 표현이니까. 경기 룰은 간단하다. 10대 참가자 100명이 오래달리기(걷기)를 한다.  최종 우승자 1인이 모든 부와 명예를 차지한다. 단, 걷기를 멈추면 죽는다. 대회를 진행하는 군인이 그 자리에서 총으로 즉결처형하는 방식이다. < out > 이 아니라 < kill > 이다. 이 죽음의 레이스'에 참가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  물어볼 필요도 없다. 아메리칸 금-포크 자식들이 상금을 노리고 목숨을 담보로 한 경기에 뛰어들 놈은 없으니깐 말이다. 아메리칸 흙-포크'들이 한탕을 노리고 이 경기에 뛰어든다. 생존 확률은 1/100이지만,        어쩌라고 ?

내가 이 소설을 읽으며 깜짝 놀랐던 것은 킹이 선보이는 " 디스토피아적 우화 " 의 우아한 상상력 때문이 아니었다. 이 소설은 우화가 아니라 현실을 냉정하게 반영하고 있었다. 롱 워크 게임은 스포츠 파시즘과 연결되어 있다. 승자독식, 1등만 알아주는 더러운 사회에 대한 통렬한 반영이다. 특히 한국 사회는 스포츠 파시즘이 일상 생활 곳곳에 침투되어 있다. 탕 ! 경기가 시작되고 나서 첫 번째 총성이 울렸을 때( 총성이 울렸다는 것은 누군가가 낙오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낙오는 곧 죽음이다)  그 게임의 승자는 99명이었고 패자는 1명이었다. 탕 ! 다시 총성. 두 번째 총성이 울렸을 때 승자는 98명으로 줄어들었고, 패자는 한때 승자 중 1명이었다. 이런 방식으로 한때 승자였으나 패자가 된 사람이 하나둘 사라지게 된다.

즉결 처형'은 조용하게 진행된다. 킹은 < 헝거게임 > 이나 < 베틀로얄 > 처럼 야단법석을 떨며 경기를 진행하지 않는다. 바로 그 점이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품격'이다. 이 소설은 킹의 기존 소설에 비해 재미는 1/2로 줄어들었지만 메시지는 강력하다. 만약에 이 경기'가 헬조선에서 벌어진다면 참가하는 사람이 있을까 ? 상금을 노리기 위해 목숨을 내놓고 하는 경기에 말이다. 헬조선에서 하루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자는 대략 40명. 그들은 대부분 경제적 빈곤에 시달리는 사람들이다. 1년이면 15,000명이 자살을 하는 사회.  어디 그뿐인가 ? 죽지 못해 사는 사람은 널리고 널렸다. 사업에 실패해서 빚더미에 오른 자도, 비정규직 노동자도, 갑질에 분노하는 을도 이 경기에 뛰어들 것이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걷기만 하면 된다. 멈추지 않으면 된다. 상대방과 경쟁할(싸울) 필요는 없다. 상대가 지쳐서 쓰러지기를 바랄 뿐이다. 타인의 고통이 나에게는 기회가 되는 사회. 경주마에게 씌우는 눈가리개를 사람에게 씌우는 사회. 옆사람의 손을 잡으며 연대를 이야기하면 고대를 무시하냐며 좌빨로 모는 사회. 공산당이 싫어요, 라고 말했다가 눈알이 파이고 입이 찢어졌다는 서사를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사회. 일제의 쌀 수탈을 수출이라고 주장하는 사회. 티븨만 돌리면 먹방만 방영되는 사회. 자식새끼들은 굶어죽는데 엄마와 아빠를 부탁한다고 신소리만 하는 사회. 이 삭막한 도로 위에 흙수저와 흙포크가 출발선에 서 있다. 앞은 볼 수 있으나 옆은 볼 수 없는 말 눈가리개를 쓰고 초조하게 출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탕 ! 신호가 떨어지면 걷기 시작한다. 

서바이벌 게임이 시작된다. 생존확률은 1/100 % 내가 잘한다고 우승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흙수저로 태어나 할 일도 많지만 오늘도 걷는다. 탕 !  생존확률 1/99 %  탕 !  다시 울리는 총성. 생존확률은 1/98 % 앞만 보고 가련다. 탕 !  ■

 









 






 

  1. 김영삼의 상징적 오브제는 칼국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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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5-11-23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는, 지금˝을 적나라하게 깔끔하게 정리해주셨네요. 정리의 힘! 배우고 싶사옵니다. Winner takes it all. 정말 소름끼치는 말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5-11-23 00:38   좋아요 0 | URL
조지오웰이 동물농장에서 이런 소릴 했죠. 과거를 조종하는 사람은 미래를 조종한다. 뭐 이런 소리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아니다. 1984인가 ???!! 하튼. 박근혜 보니 저 문장이 느닷없이 생각나더라고요...

수다맨 2015-11-23 0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 전직 대통령이 세상을 떴더군요. 사실 그와의 추억을 많이 공유하지 못한 저로서는 애보다는 증이 좀 더 큽니다. 저는 그의 민주투사 시절보다는 경제 위기 관리와 대처에 너무나도 무능했다는 점과, 노동법을 가장 반민주적인 방법으로 처리하고 수습에 미흡했다는 점만 생각나네요. 하지만 야당 정치가로서 그만한 배짱을 보여준 이도 드물었다 봅니다. 김 씨에 비하면 안철수/문재인 같은 사람들은 유약한 사람들이지요. 그의 명복을 늦게나마 빕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11-23 16:51   좋아요 0 | URL
저도 김영삼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뭐 말년에는 자식 농사 잘못 지어서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시대적 인물이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겠네요. 안철수와 문재인의 공통점은 사람은 좋아보이는데 히마리가 없어보인다는 점... 아쉽습니다.

기억의집 2015-11-23 0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맨 마지막 한 줄은 압권입니다. 아침부터 한참 웃었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11-23 16:48   좋아요 0 | URL
유독 한국에서는 킹 할베의 인기가 별로 없어요. 순문학 애호가 강해서 그런가 보다 합니다.
욕이 많이 나와서 순수하지 않다고 생각하거나... ㅎㅎㅎ

재는재로 2015-11-23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수 짝짝~

곰곰생각하는발 2015-11-23 16:46   좋아요 0 | URL
짝짝 하니 갑자기 짝짝짝 짝짝 ~ 응원 박수 박자가 생각났ㅅㅂ니다.

보슬비 2015-11-23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 이책을 읽지 않아서 곰발님 페이퍼를 읽지 않았어요. 다 읽은후에 그때 읽을겁니다. ^^
빨랑 도서관에서 책아 오너라~~

곰곰생각하는발 2015-11-23 17:44   좋아요 0 | URL
스포일러는 전혀 없습니다만, 책 읽기 전에 리뷰 먼저 보는 것은 재미를 반감시키기는 하죠.. ㅎㅎ

강가딘 2015-11-23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는 밀리언 셀러클럽말고 딴데서 스티븐킹 책을 출간했으면좋겠어요.
영어에서의욕설을 차라리 원문 그대로발음만 적어놓던지
완전히 한국식 쌍욕으로 바꿔놔서.. 특히 듀마키라는 책을 번역했던조영학이라고하는 번역가는
진짜 너무 싫습니다. 자기가 쓴책도 아니면서 왜 남의 책에다가 그짓거리를 하는지..
출판사가 하나 밖에 없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읽긴하지만..

기억의집 2015-11-24 09:17   좋아요 0 | URL
저도 이 분 말 공감해요. 제가 롱워크를영어로 읽었는데, 킹 작품이 번역된 다른 작품들처럼 싼티나지 않아요. 절대로.... 스탠 바이미도 그렇고. 제가 한때 청소년 소설은 영어로 읽었는데, 킹 문체가 생각보다 진중해요. 번역본처럼 싼티 절대 안 나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11-24 16:58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
욕을 번역한다는 게...... ㅎㅎㅎㅎㅎ 번역가도 좀 난감할 겁니다. ㅎㅎ
밀리언셀러클럽이 제본에 신경을 안 씁니다.
톰 고든을 사랑한 소녀 읽다가 정말 뒤집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역대급 발번역...
번역가 님들 신경써주세요~~

기억의집 2015-11-24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저는 젊어서부터 킹을 좋아해서 그의 책을 대부분은 아니더라도 신간은 나오면 대부분 사서 읽었는데, 예전에 고려원에서 킹 소설 많이 냈어요, 남자들이 무협지 보는 사람 취급하더라구요. 하하. 그래도 쟝르문학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껴져 가고 있긴 해요. 전 그래서 순문학에 대한 반감 혹은 반항심이 없지 않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11-24 17:04   좋아요 0 | URL
킹이 뭐 워낙에 학교 선생할 때 작문 선생이었으니 정통성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신기하죠 ? 왜 킹이 한국에서는 인기가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킹은 일종의 소수 팬덤 문화일 뿐이지 대중적이지는 안잖아요. 한국 독자들이 너무 순문학에 집착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순문학 지지자들이 종종 하는 말이 장르 문학은 발로 뛰며 쓴 체험이 아니기에 형편없다고 말하는데, 전 순문학 대부분이(요즘 현대문학 순문학)에 발로 뛴 흔적을 찾질 못하겠습니다. 리얼리티가 문학의 모든 것으라고 착각하는 것을 보면 좀 그렇습니다. 하튼 이번 롱 워크 좋더군요. 재미는 1/2이지만 아.. 뭔가 깊이가... 전 이 소설을 굉장히 슬프게 읽었스비다.

비로그인 2015-11-27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진심으로 하는 말인데 지금까지 쓰신글 다듬어서 책좀 내주시면 안될까요 ? 이게 속모르고 하는 소리는 아닌지 걱정입니다만...출판업계 사정을 잘몰라서요...근데 매번 북플와서 읽기도 힘들뿐더러 곁에 두고 봤으면 하는 글이 너무 많아요. 아 그리고 책으로 나와도 각종 감칠맛나는 비속어들은 제발 무삭제로 나오기를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11-28 09:50   좋아요 0 | URL
이 댓글을 출판업자들이 보아야 할 터인데 말이죠.... ㅎㅎㅎㅎ
나중에 프린트로 뽑아서 묶어서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비속어는 삭제하면 맛이 안 나죠.. 후후...
 
롱 워크 밀리언셀러 클럽 143
스티븐 킹 지음, 송경아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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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워크 : 국토대장정, 오이디푸스 그리고 복면가왕




                                                                       해마다 여름이 되면 : 연중 행사'처럼 진행하는 퍼레이드가 있다. 동아제약에서 진행하는 << 국토대장정 >> 이다. < 박카스 > 가 대한민국 대표 자양강장제라면, < 국토대장정 > 은 < 지신밟기 > 의 20/21세기적 문화 행사'다. 마을 사람들이 집집마다 돌며 땅을 다스리는 신령을 달래고 안녕을 빌던 풍속은 지금에 와서는 기업 스폰서를 받아 글로벌하게 확장되었다. 해남 땅끝에서 서울로 범위를 넓힌 것이다. 국토대장정은 일종의 답정굿'인 셈이다.  행사 취지는 분명하다.  맨발의 청춘들은 해남 땅끝에서 시작해 서울로 입성하는, 600km가 넘는 거리'를 밟으면서 나라의 안녕을 빈다. " 비나이다, 비나이다. 천지신명께 비나이다. 평화통일 이뤄 주시고(할렐루야~), 부국강명 이뤄 주소셔(아멘~) ! "   이 퍼레이드가 성공하자 여러 단체에서도 희망원정대, 국토횡단모험단, 나눔로드 따위로 행사를 진행한다.

 

 

몇몇 단체에서 진행하는 21세기 지신밟기 행사에는 참가비가 무료이지만 몇몇 단체는 참가비를 내고 참여해야 한다.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 딱 > 이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21세기 지신밟기 풍속 서사'는 < 기-승-전-國 > 이 아니라 < 기-승-전-家 > 이다. 주최 측에서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 화려 강산 " 보며 자긍심을 가지라며 " 팔도 유람 " 시켜 줬으나 대원들 머릿속은 집 생각뿐이다. 당연한 결과'다. 지신밟기'란 원래 내 집의 안녕을 비는 기복신앙에서 파생된 풍속이지 않은가 말이다. 이 세상 모든 행사 취지는 " 좋은 취지 " 에서 시작하지 " 나쁜 취지 " 는 없다.  이명박(or 박근혜)은 항상 나쁘지만 취지는 항상 좋은 놈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면 취지와는 다른 놈이 얼굴을 드러내는 법이다. 국토대장정에 참여한 청춘은 모두 오이디푸스'다. 오이디푸스가 " 퉁퉁 부은 발 " 이란 점에서 이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오이디푸스'라는 말이다.

 

그들이 이 행사에서 깨닫게 되는 것은 극기나 애국 따위가 아니라 " 집 나가면 개고생 " 이라는 평범한 진리'다.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것을 배우기 위해서 돈 내고 집 나가서 개고생 하는 게 국토대장정이라는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휴먼드라마의 주제'다. 아 !  쪽팔린 일이다, 이런 서사 앞에서 눈물을 흘린다는 것은. 그런데 좀더 비판적으로 접근하면 군사 문화의 잔재'가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국토대장정 프로그램은 " 개인의 극기 " 를 다루는 게 아니라 " 집단의 극기 " 를 다룬다. 이 행사에 참가한 청춘은 독단적 주체가 아니라 조(組)의 일원'일 뿐이다. 그들은 팀의 일원으로서 팀워크를 강요받는다. 팀워크는 하나를 위한 전체의 희생을 강요한다. " 너만 힘드니? 나도 힘들거등 ! " 국토대장정이 중요한 가치라고 여기는 것은 << 완주 >> 이지만, 팀원 중 낙오자가 없을 때에나 빛나게 되는 가치'다. 특정인의 낙오는 곧 그 특정인이 소속된 팀 전체의 낙오로 간주되어 얼룩이 된다.  

 

여기서 낙오된 자는 나쁜 신체'라는 멍에를 쓴다. 그러다 보니 도중에 그만두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 내가 대한민국에서 국토대장정'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파시즘적 군국주의를 읽어낼 때, 스티븐 킹은 고등학교 졸업반이던 1966년에 << The Long Walk >> 라는 소설을 쓴다(여러 출판사에 투고했지만 출판사는 모두 거절한다. 후에 스티븐 킹은 리처드 바크만이라는 가명으로 출간하게 된다). 번역하자면 " 오래달리기 " 이지만 오래달리기'라는 표현은 지나치게 자기계발서 제목 같아서 거부감이 든다. 차라리  " 국토대장정 " 이라는 이름이 그럴 듯하지 않을까 ? < 킹 > 은 오래 전에 이미 변방의, 어두컴컴한 대한민국에서 벌어질 한국판 국토대장정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피력한 것이다. 이 소설에서 어린 청춘들은 국토대장정과 유사한 오래 걷기 대회에 참여한다.

 

 

< 룰 > 은 다음과 같다 : ㉠ 경기에 참여한 선수는 최저 제한 속도는 6.5km 이상으로 행군해야 하며, ㉡ 행군 중 최저 제한 속도 이하로 떨어지면 경고를 받는다. ㉢ 이 경고 횟수가 3회를 넘어 4회에 이르면 탈락된다. ㉣ 참가 인원은 100명이다. ㉤ 최후의 1인이 될 때까지 게임은 지속된다. ㉥ 당연히 최후의 1인은 엄청난 금전적 보상이 따른다 - 는 줄거리. 아참, 중요한 것 하나를 빼먹었다. ㉦ 경고를 4번 받아서 경기에서 탈락하게 되면 .......  총살(즉결 처형)을 당한다. " 어때요, 킹답죠 ? " 깊이 있게 이 소설을 이야기하고 싶으나 스포일러 대방출이라는 어쩔 수 없는 덫에 빠지기에 생략하기로 하자. 이 소설은 스티븐 킹이 리처드 바크만이라는 가명으로 내놓은 두 번째 작품이다. 쉽게 말해서 리처드 바크만은 스티븐 킹의 복면가왕인 셈이다. 킹이 바크만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된 이유는 문단의 홀대'에 있었다.

 

 

당시, 킹은 문단으로부터 대중에게는 인기가 높지만 퀄리티는 떨어지는 싸구려 대중 작가'라는 평이 대부분이었다. 킹 스스로도 실력보다는 운이 따른 영광이 아닐까 라는 의심을 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탄생하게 된 복면가왕이 바로 리처드 바크만'이었다. 그가 리처드 바크만이라는 이름으로 고등학생 때 쓴 << 롱워크 >> 를 내놓자 평단은 호평 일색이었다. " 킹, 보고 있나 ?  장르 소설을 쓰려거든 바크만처럼 쓰시게나.  킹,  자네는 바크만의 발톱 때만도 못하다네...... " 장정일이 << 사계 >> 를 읽고 나서 이런 소리를 한 적 있다. " 스티븐 킹이 이 단편을 쉬어가는 의미에서 쓴 작품이라면 한국의 작가는 다 죽어야 한다. " 장정일이 이 소설을 읽는다면 똑같은 소리를 했을 것이다. " 스티븐 킹이 이 소설을 쉬어가는 의미에서 고등학생 때 쓴 작품이라면 한국의 작가는 다 죽어야 한다. "

 

에둘러 말하지 말고 서둘러 말하자면 : << 롱 워크 >> , 쥑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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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5-11-22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사람은 참 이른 나이에 날아다니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11-23 00:36   좋아요 0 | URL
난놈은 난놈입니다. 1년에 장편(보면 페이지 수가 1000되는 게 만음) 2개씩 생산하는 거 보면
집단 창작 같기도 하고.... 미스테리한 인물입니다.

기억의집 2015-11-22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튼 글 참 재밌게 쓰심~

곰곰생각하는발 2015-11-23 00:36   좋아요 0 | URL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지금 춤추고있슴돠

5DOKU 2015-11-22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 <스탠 바이 미>를 읽었습니다만, 소설 속 인물들의 이야기나 글로서 등장하는 단편들을 들여다보면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킹 스스로도 장르와 순문학 사이의 정체성에서 많은 고민을 한 듯합니다. 그런데 저는 킹의 존재 자체가 그런 구분이 무의미하다는 증거라고 생각해요. 과연 킹 앞에서 플롯 중심이니 인물 중심이니 하면서 장르와 순문학을 구분할 자격이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요. 직접 발로 뛴 흔적이 문장에 없다면 킹처럼 서사적 즐거움이라도 주든지 대개는 순문학이라는 이름만 달았지 책상머리 앞에서 쓴 건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 말이죠. 그놈의 와닿지도 않는 주제의식 제대로 전달할 실력이 없으면 알레고리도 무의미할 뿐인데 말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11-23 00:35   좋아요 0 | URL
낮에 거의 7시간을 자버렸네요. 난감하네요.... ㅎㅎㅎㅎㅎ 5 님의 지적에 박수 4000번 때립니다. 말씀대로 발로 뛴 문장이 없다며 순문학은 지랄을 하던데, 솔직히 요즘 순문학 발로 뜁니까 ? 그냥 책상머리에 앉아서 모르는 것은 네이버 뒤지지요. 그럴 바에는 아예 킹처럼 읽는 맛이라도 주던지...만날 가족 얘기. 아빠는 항상 폭력적이야. 아빠 땜시 트라우마 생겼어. 엄마는왜 만날 아빠에게 맞아 ? 엄마도 싫어... 만늘 이런 이야기. 질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