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콩은 ......

 

 

 

 

 

 

50년대 헐리우드 삐끕 괴물 영화'를 무척 좋아한다. 조악할 수록 좋다. 그래서 헐리우드판 < 고질라 > 보다는 일본판 < 고지라 > 가, 봉준호의 < 괴물 > 보다는 북한영화 < 불가사리 > 가 더 재미있다. 괴물 영화'라는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뭐니뭐니해도 원조는 " 킹콩 " 이다. 킹콩이 빌딩을 오르다가 장렬히 죽는 장면은 지금 보아도 눈물이 앞을 가려서 차라리 앞을 가리고 눈물을 흘렸다. 그런데 킹콩을 꽤 여러 번 접하다 보니 " 킹콩 " 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이 매우 흥미롭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검은 킹콩은 유색인종에 대한 백인 사회의 혐오를 담고 있다. 영화 < 킹콩 > 은 검은 킹콩과 백인 여성이 섹스를 하는 상황에 대한 백인 사회의 신경질적 반응'이다. 좀 유식하게 말하자면 이 영화는 이종교잡에 따른 불쾌함'을 다룬다. 이 메시지를 뒤집으면 헐리우드 주류 백인 사회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 유유상종 " 이다.

 

< 이종교잡 > 은 용서하지 않는다만 < 유유상종 > 은 허락하마, 라는 뜻이다. 한류 스타 " 비 " 가 액션 주인공으로 나온 < 닌자 어쌔신 > 은 그 사실을 분명히 한다. 동양 배우인 " 비 " 와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여배우는 백인 여성이 아니라 흑인 여성이다. 백인 남자와 동양 여성이 러브 라인을 형성하는 경우는 많은데 왜 동양 남성과 백인 여성의 섹스씬은 없는 것일까 ? 쉽게 말해서 끼리끼리 놀라는 당부'다. 백인 주류 사회가 보기에는 킹콩이나 비'는 성적 주체'이기보다는 단순히 < 물건 > 으로만 작동된다. 그것은 일종의 장난감'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러한 문화적 배타주의'를 마냥 비판할 자격은 없다. 한국이야말로 문화적 배타주의가 심각한 수준이니깐 말이다. 한국이 아시아 주변국을 바라보는 편견은 미국 백인 주류 못지 않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는다. 영어'는 이미 근사한 명품 브랜드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 < 슈퍼스타 k > 에서 심사위원인 박진영은 유창한 영어 실력을 뽐내기 위해 자리를 지키는 양키 같다.

 

반면에 스리랑카나 베트남어를 구사하는 외국인은 그 사람의 교양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 사실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스리랑카나 베트남은 같은 아시아 문화권에 속하지만 대한민국은 그 사실을 부정한다. 한국은 일본과 더불어 아시아권 세계에서 백인 행세를 한다. 꼴값이요, 주접이다. 만약에 영화 < 킹콩 > 에 나오는 배경을 한국 사회라고 설정한다면 킹콩은 이주노동자처럼 보인다. 킹콩은 돈을 벌기 위해 저 멀고 먼 곳에서 온 아시아 유색인종이다. 그는 이주노동자'이다(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은 아프리카 미술관 이주노동자를 킹콩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백옥 같은 피부를 원하는 유사 백인 선망 사회인 한국은 킹콩을 단순히 노동력을 제공하는 몸뚱이로만 생각한다. 피 섞이면 곤란하다. 그들이 백옥 같은 피부를 가진 한국 여성과 섹스를 해서 아이를 낳으면 한국 사회는 그들을 철저하게 응징할 자세가 되어 있다. 이처럼 킹콩'이라는 아이덴뛰뛰'는 백인 사회 속 유색인종이며,

 

이 상황을 고스란히 한국 사회에 적용하면 아시아계 이주노동자'가 된다.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아브젝션 개념과 조르조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 개념을 섞으면 킹콩은 " 지저분한 누런 육체 " 다. 이러한 노골적인 인종 차별적 시선은 혈통을 중시하는 순혈주의'에서 비롯된다. 피 섞이면 안 되는 것이다. 이처럼 한국의 애국심이 위험한 이유는 독일의 게르만 혈통 우선 주의와 유사하기 때문에 그렇다. " 김연아 현상 " 이 보여준 메시지는 애국심에는 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베트맨을 위해서는 조커가 필요하듯이, 김연아를 위해서는 제2의 조커가 필요했다. 한때 조커는 아사다 마오'였고 지금은 소트니코바'다. 아나운서는 다음과 같은 멘트를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지껄이고는 한다. " 이번 스피드 스케이트에서는 다른 선수는 몰라도 러시아만큼은 꼭 이겨서 김연아의 복수를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

 

애국주의를 위해서는 < 악당 > 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바뀌는 법이다. 원래 액션 영웅이 등장하는 시리즈 영화일수록 악덕은 범위가  점점 커진다. 시리즈가 진행될 수록 악당은 늘 얼굴이 바뀌지만 더 악랄하다.  아사다 마오에서 소트니코바로, 그리고 피겨 스케이트에서 스피드 스케이트로, 결국에는 러시아 선수 전체를 김연아 선수의 복수'를 완성시킬 먹잇감으로 확장하게 된다. " 증오 " 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거대하게 부풀어지는지를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흥미롭다. 이게 바로 포데기 신파에 뿌리를 둔 한국형 스포츠 서사'가 가지고 있는 국수주의'다. 색깔이 비슷한 친구끼리 끼리끼리 노는 걸 두고 나쁘다고 할 수는 없으나 이것을 확장해서 민족끼리 끼리끼리 놀면 매우 위험하다. 게르만 민족끼리 놀다가 벌어진 사태가 바로 히틀러와 나치'가 아니었던가 ?

 

김연아는 개인의 욕망 실현일 뿐이지 그것을 국가의 욕망 실현이라고 착각하면 안된다. 그동안 김연아가 꿈을 이루어서 행복하다고 ?! 천만에 ! 그런 일은 없다. 인간은 타자의 행복에 대해 그닥 즐거워하지 않는다. 김연아, 당신이 있어서 행복했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만약에 당신이 김연아를 통해서 행복을 얻었다면 그 사실은 역설적이게도 당신은 여전히 불행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행복은 자기 만족감에서 오는 이기적 희열이지 이웃의 행복 때문에 당신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에 가깝다. 김연아의 우승에는 박수를 치더라도 눈물은 흘리지 마라. 싸구려 신파 같다.

 

 

 

 

첨언 ㅣ p.m 6 : 40

케이팝스타 본선 진출 룰은 다음과 같다. 3명이 1조가 되어 1,2,3위를 결정한다. 1등은 본선 진출이고, 3등은 탈락이다. 그리고 2등은 각 조 2등과 패자부활전을 통해 절반은만본선 진출을 한다. 각 조 1등은 느긋한 마음으로 패자부활전을 지켜본다. 그리고 패자부활전을 통해 올라온 동료와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눈다. 그렇다면 각 조 1등'은 패자부활전을 통해 올라온 경쟁자와 기쁨을 나누었기에 타자의 행복 때문에 행복해진 것일까 ?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엔 반드시 다음과 같은 전제가 깔려야 한다. 자기가 먼저 행복한 조건을 갖추었을 때에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만약에 당신이 김연아 때문에 행복해졌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김연아 때문에 행복해진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이미 행복한 조건을 갖추었기에 타인의 행복에 함께 기뻐한 것일 뿐이다. 대한민국 국민이 박세리나 박찬호 혹은 김연아 때문에 용기를 얻었다는 말랑말랑한 스포츠 서사'는 모두 가짜다. 그들의 우승은 결코 당신 삶에 그 어떤 영향도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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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our 2014-02-23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성에 대한 오랜 성찰의 결과인 속담만큼 단도직입적으로 인간성을 관통하는 것도 없죠. 이웃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것이 본성. 타자의 성공과 실패에 같이 기뻐하고 슬퍼하는 일은 동일시가 이루어졌을 때뿐. 불행히도 동일시는 판타지죠. 그뿐.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3 18:32   좋아요 0 | URL
방금 케이팝스타를 보았는데 1등은 진출하고 3등은 탈락이고 2등은 2등끼리 붙어서 절반만 진출을 하더군요. 즐인 님 말씀은 떨어진 3등이 본선 진출한 1등의 행복 때문에 같이 행복해질 수는 없다는 말씀이죠 ?
역으로 1등은 본선에 가까스로 올라온 사람과 기쁨을 함께 나눌 수는 있지만 말입니다.

rtour 2014-02-23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곰곰발 연아 홀릭은 이중적인 이유가 있다 보지만 일단 국가와의 동일시가 첫째 이유라 생각하구요. 대략의 스케치는 곰곰발 님 요약이 정확한 거죠. 하지만 예컨데 간혹 난 3등도 절대 못한다 생각했던 이가 3등을
하는데 그 경우는 감격에 겨워 급관대해지는 경우도 있어 보입니다. 자기 기쁨이 넘쳐흘러 질투가 사라진달까. 틀은 그대로인데 변종이 다양한 거죠~ 인간들은 냉혹한 진실을 싫어해요. 듣고싶은 애기를 해줘야함. 달달한.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3 19:03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인간은 진실을 말하면 화를 내고 거짓을 말하면 좋아하죠. 진실은 날것이고 거짓은 익힌 것이죠. 후진국일수록 금메달을 윈합니다. 왜냐하면 백성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분명하거든요.
봐라 ! 게으른 백성들아. 너희들도 저 선수처럼 죽기살기로 노력해봐라. 그러면 영광은 너의 몫이다.
승리 후 포상금을 보거라. 징징거리지 마라. 오롯이 자기 힘으로 우승을 했잖니 . 잔말하지 말고
어서 나가서 일해라...


비로그인 2014-02-24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면이 얼굴이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된 거죠. 그에 대해 진짜 진실을 말하면 어른들끼리 이미 합의한 알흠다운 기만, 일종의 신사협정에 대해서 애가 딴지 걸고 객기 부린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자기들이 믿던 기존 가치를 유연하게 틀어 볼 생각은 안 하고 자신들의 인격 자체가 전적으로 부정되고 반박된다고들 여기면서 불쾌해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4 03:27   좋아요 0 | URL
엇, 새벽 님이시군요. 후후. 가면 얼굴에 달라붙어서 나중에는 뗄 수가 없느 지경에 이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유식하게 말하면 허언증 같은. 황우석이나 앗.. 이름은 까.. 아, 신정아 같은 경우는 아예 자신이 만든 가면이 가면이 아니라 얼굴이 되는 경우도 있잖습니까. ㅜ후...

주도면밀 2014-02-24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멋진글에 한표 던지고 갑니다. 속이 시원하네요.... 그리고 솔직히 김연아 그녀의 극성사나운 팬들 때문에 싫어했는데,
김연아가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코치로 부터 이제 다 끝났어란 말을 듣자 울음을 터뜨리는데 안타깝더군요.....
몸상태도 겉으로 보기와는 달리 진짜 너무 안쓰럽고요...어린나이에 정말 많은 성장을 했지만 그만큼 잃을게 많다는 생각하면 그녀 또한 참 많이 외로웠을 겁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5 03:00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 긁적긁적. 칭찬에 약합니다.
하여튼 이 세상 모든 빠' 가 문제입니다. 좀비 같습니다.
그냥 개인으로 보아야 하는데 무슨 뜬구름 위의 여신으로 추앙하고 있으니
답답할 뿐이죠. 저도 김연아 참 안쓰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국... 얼마나 극성스럽습니까.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극성스러운 나라죠.
이런 나라에서 버틴다는 게 참 힘들죠.
 

 

 

 

 

 

김연아 편파 판정 논란 : 포데기 신파에서 스포츠 국가주의로.

 

방금 피겨 스케이팅 종목이 끝났다. 결과는 러시아 선수가 금메달, 대한민국이 은메달, 이탈리아가 동메달'이었다. 김연아 선수가 별다른 실수 없이 경기를 마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억울한 면이 있다. 사실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소치 올림픽이 푸틴의 야망을 확장하기 위한 1인 모노극이기에 부덕의 소치'가 될 것이란 점은 모두 알고 있던 터였다. 볼썽사나운 시나리오가 연출될 거란 예상이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볼썽사나운 현상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질 거란 사실도 알아야 한다. 이제 곧 끔찍한 저주의 험담들이 오고갈 것이다. 언론은 한때 김연아를 띄우기 위해서 아사다 마오를 작살냈듯이, 이번에는 편파 판정에 대한 울분을 토해낼 것이다. 한국인은 어느새 국제 빙상 연맹 피겨 스케이트 국제 심판처럼 굴며 러시아 선수가 왜 잘못되었는가를 조목조목 설명하며 해당 선수는 물론 심판진에 대한 신상털기를 외치지 않을까 ?

 

안 봐도 뻔하다. 열심히 한 김연아에게 박수를 보내듯이 러시아 선수에게도 박수를 치자. 그냥 러시아의 홈 텃새는 강했고 김연아는 금메달 따는 데 아쉽게도 실패했다고 생각하자. 혈압 올리며 퍽유 러시아를 외치지는 말자는 뜻. 이번 경기가 그렇게 억울하면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2002년 월드컵 경기 때 한국이 저지른 편파 판정을 생각해 보자. 월드컵 역대 오심 베스트 10'에 무려 2002년 월드컵 한국 경기가 4차례나 순위에 올랐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 유감스럽게도 오심 10'에 오른 4경기에서 한국은 모두 이겼다. 이 결과는 한국에게 유리한 편파 판정이었다는 점이 된다. 꼭, 이쯤되면 나오는 딴지. " 넌 어느 나라 편이냐 ? " 이럴 때, 나는 매우 슬픈 목소리로 당신에게 촉촉하게 대답하겠다. " 나도 목이 터져라 김연아 우승을 응원했다, 시바. 됐냐 ? "

 

벌써부터 해당 선수에 대한 사이버 테러와 심판들 신상털기'에 착수한 모양이다. 국가가 나서서 해결하기를 요구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 아주 뻔한 스토리여서 놀랍지도 않다. 이처럼 편파 판정에 대해 들끓는 여론을 다루는 언론과 국가를 보면 국격을 읽을 수 있다. (이웃인 잉여킹 님이 재치있게 분류한 것을 적용하자면)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① 국민은 분노하지만 언론과 국가는 흥분하지 않는다. ② 국민은 분노하고, 언론도 이에 동조한다. 하지만 국가는 분노하지 않는다. ③ 국민이 분노하고, 언론이 이에 동조하며 덩달아 국가도 흥분한다. 1번과 같은 성향을 보이는 나라는 대부분 선진국이다. 반면 2번 이하는 국격에 문제가 있다. 대한민국은 2번에 해당된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한국 스포츠 영웅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싶으면 가차없이 그 상대를 비난하기에 열을 올리고는 했다.

 

아사다 마오는 여왕의 시녀가 되어서 김연아 앞에서는 " 피겨 하지 마오 " 가 되고, 안톤 오노를 향해서는 " 한국에 언제 오노 ? " 라며 칼을 간다. 한국 오면 원 펀치 쓰리 강냉이를 선보이겠다는 말씀. 거친 여론을 걸러서 중재해야 할 한국 언론은 오히려 더 거칠게 ,< 피겨 하지 마오 > 와 < 한국에 언제 오노 > 를 재생산한다. 아침 뉴스는 온통 김연아에 대한 잡다한 뉴스'를 배치하고는 그 다음 뉴스는 부산외대 사건을 짧게 다룬다. 왜 한국인은 김연아가 금메달을 빼앗겼다고 생각할까 ? 김연아가 은메달을 얻었다고 생각하면 안 되나 ?! 당신이 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 라는 성경 말씀을 실천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이 실천은 좀 존나 간사한 데가 있다. 우리가 눈물을 쏟고 온 열정을 다해서 지지하는 이웃은 " 될 놈 " 이 아니라 " 된 놈 " 들이다.

 

그것은 박애가 아니라 편애'다. 비판을 받아야 할 사람들은 엘리스 크리스티나 소트니코바'가 아니라 스포츠 마피아들이다.  선수들은 그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실력을 뽐냈을 뿐이다. 한국인이 스포츠 판정에 대해 지나치게 흥분하는 이유에는 " 포데기 신파 " 가 큰 몫을 차지한다.  < 포데기 신파 > 란 " 내 새끼 가는 길, 아무도 막지 마라. 이 엄마는 내 새끼가 가는 길이라면 그 무슨 짓이라도 하리 - 주의 " 다. 내 혈통을 위해서라면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 오히려 < 억척 > 과 < 악착 > 을 아름다운 모성으로 둔갑시킨다. 이 포데기 신파'가 스포츠 국가주의를 부른다. 내 새끼 박승희'에게 반칙을 한 엘리스 크리스티는 쌍년이 되고 여동생 김연아에게서 금메달을 빼앗은 소트니코바는 얄미운 년이 된다. 이 억척과 악착에 가까운 애국적 오지랖이 나는 혐오스럽다.

 

이따위 신파에 울지 마라. 이제는 포데기 신파를 버릴 때도 됐다. 이번 2차 자유 경기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인 사람은 아사다 마오'였다. 물론 김연아 선수도 아름다웠다. 소트니코바'도 대성할 재목이다. 하여튼 흥해라, 눈물과 기쁨이여 ! 청춘은 그렇게 소비되는 것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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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동 2014-02-21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굿모닝입니다
웬일로 아침일찍 글을 ㅎㅅㅎ

후후
곰발님이 연아킴의 은메달 획득에 분노하는 이들의 사고를
포데기 신파"와 연관시키실거 같았어요

뭐. 저도 아쉬운 1인입니다만.
외신까지 나서서 자극적인 기사를 내도 달라질건 없쟈나여

그녀가 잘 해냈고, 유종의 미를 충분히 거두었다는걸
모두가 알기에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즐금 불금 행금 되십쇼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1 12:24   좋아요 0 | URL
은메달에 분노하는 애국 시민을 보면 이 심리의 기저에는 " 애국적 오지랖 " 이라고나 할까요.
지금 청원 때리고 난리던데, 후후...
이런 자세라면 적어도 4천만 애국 시민들이 모두 하얼핀으로 가 도시락 폭탄 던질 태세입니다.

엄동 님도 알금 되시기 바랍니다. 알콜로 젖는 금요일되시길...

마립간 2014-02-21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경기를 보지 못하고 아침에 결과만 알게 되었고, 몇 신문의 기사를 읽었지만, 생각보다는 국민과 언론이 덜 흥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이든 국가든 한순간에 성숙될 수는 없지 않을까요? 그리고 어느 정도의 자기 절제 안 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고, 그런 사람의 행동이 크게 보이잖아요.

저는 4년 뒤가 더 걱정됩니다. 서울올림픽이나 2002년 월드컵처럼되지 않을까 해서요.

마립간 2014-02-21 09:29   좋아요 0 | URL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14440
연관된 글이기에.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1 12:25   좋아요 0 | URL
평창의 복수인가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울올림픽과 2002 월드컵 때 정말 어마어마한 편파판정으로
애간장 태운 나라가 한두 나라가 아니죠.

마립간 2014-02-21 14:56   좋아요 0 | URL
오후가 되니 흥분한 글이 많이 보이네요. 아마 제 판단이 틀리고 곰곰발님의 판단이 맞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편파 판정에서 1986년 서울 아시안 게임도 만만치 않았죠. 저는 이런 국격을 기대해 봅니다. (평창에서 기대하기는 무리지만,) 다른 대회와 달리 홈그라운드의 잇점이 전혀 작용하지 않은 공정한 대회였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2 05:51   좋아요 0 | URL
러시아에 대한 복수는 편파 판정으로 복수를 하기보다는 ㅁ
정말 깨듣한 페어로 복수를 하는 게 가장 통쾌하죠.
하지만 그럴 것 같지는 않습니다.
88올림픽, 86아시안게임, 2002월드컵에서 보여준 편파판정은 역대 모든 리스트를 파괴할 만큼 잔인하고 집요하게 편파 판정으로 순위를 올리고는 했죠. 88올림픽 때 로이 선수인가요 ? 미국 선수...
그 사람 완전 이기고도 져서 이거 거자고 미국이 엄청 항의했던 기록이 있더군요.

마립간 2014-02-22 08:11   좋아요 0 | URL
언뜻 듣기에 서울 올림픽때 경기에 지고 스스로 은메달로 딸 것을 생각했는데, 미국 선수 제치고 금메달 딴 한국 선수, 편파 판정의 충격으로 권투를 그만두었다고 하는군요. (인터넷 검색에는 박시헌 선수로 나오고, 자살까지 생각했다는 글이 보이네요.)

누구의 평에 의하면 푸틴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은 닮았다고...

samadhi(眞我) 2014-02-21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겨하지마오로 불린 줄은 몰랐어요. ㅎㅎ. 마오를 보면 자꾸 짠해요. 속된 말로 연아는 그냥 신. 이라 생각되는데. 저 우에서 혼자 느긋하게 거니는 그런 존재처럼 느껴져요. 그래서 이런 일도 "뭣도 모르는 것들" 하고 가볍게 넘어갈 것만 같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2 05:48   좋아요 0 | URL
피겨하지마오'는 제가 막 지어낸 말입니다...ㅎㅎㅎㅎㅎ. 개인적 말장난이에요..

블랙겟타 2014-02-22 0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피겨스케이팅이라는 종목자체가 기록경기가 아니기에 판정논란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지요. 제가 보기엔 올림픽 경기중에 참 '주관'적인 종목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하지만 그것보다 어제 새벽 마지막 올림픽경기이었던 김연아, 마오의 경기를 보면서 즐거워했습니다. 금메달이든 아니든 전 그걸로 당연하게 만족 합니다. 메달을 떠나 두 선수에게 모두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네요. 거대한 국가(한국, 일본)를 뒤에 짊어진채 그 동안 힘들어했을 동갑이자 라이벌이었던 아사다 마오, 김연아. 이제 그 무거운 짐을 놓으셔도 될 것같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2 05:48   좋아요 0 | URL
제가 이런 글을 쓰면 꼭 넌 누구를 응원했냐, 하는데 전 물론 김연아를 응원했습니다. 안티가 아니란 말입니다. 하지만 겟타 님 지적처럼 채점 기준이 심판의 주관적 입장이 크게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과 남이 하면 블륜이 되는 걸 지적하고 싶었던 겁니다. 신문선 해설위원인가요 ? 가 양반이 월드컵 때 한국 선수 반칙이 맞다고 해서 지금까지 스포츠 해설을 못하고 있습니다. 끔찍한 광기죠. 화면 판독 결과 한국 선수의 반칙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신문선 해설 위원 말이 맞죠. ) 지금까지 해설을 못해요. 과연 그런 것들을 모두 외면한 채
이번 편파 판정에서만 광기에 가까운 소릴 하는 게 그렇다는 말입니다.
 
화양연화 (1disc) - [초특가판]
왕가위 감독, 양조위 외 출연 / 드림믹스 (다음미디어)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돌의 흉터.

 

 

 

 

 

 

 

 

한 여자를 사랑했다. 부모는 시장에서 생선을 팔았다. 가난한 누대의 맏딸'이었다. 그녀와 함께 그녀가 사는 달동네 집을 찾아간 적이 있었다. 그녀가 내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손으로 닦아주며 말했다. 마을 어귀에 다다를 수록 성한 나무는 없다고, 근사한 놀이터와 장난감이 없는 달동네 아이들에게는 나무가 놀이터이자 장난감이라고, 그래서 가끔은 친구 같다고, 내 몸이 나무에 비해 너무 성해서 부끄럽다고. 운동권에 몸담았던 그녀는 치열하게 살지 못한 자신을 부끄러워했다. 그녀 말마따나 마을이 가까울 수록 나무엔 흠집이 많았다.  가지는 꺾이고 나무 기둥 곳곳은 움파였다. 어떤 나무에는 칼로 나무를 도려낸 낙서도 있었다. 소년 A가 소녀 B를 사랑한다는 낙서이거나, 소녀A가 소년B를 짝사랑한다는 낙서였다. 저 나무는 얼마나 오랫동안 저 낙서를 간직하고 있었을까,

 

그리고 또 앞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간직해야 할까 ? 가파른 기슭 끝에 여자네 집이 보였다.  낡고 좁고 초라했다. 몇 년 후, 우리는 헤어졌다.  오래 사귀었으나 이별은 승냥이의 걸음보다 빨랐다. 그리고 또다시 몇 년 후, 문득 그 동네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하던 일을 내팽개치고 그 동네를 향했다. 나무는 모두 그 자리에 있었다. 마을이 가까울 수록 흠집이 많던 나무는 여전히 흉터가 많았지만 싱싱하고 울창했다. 조금 더 올라가자 칼로 새긴 낙서를 품은 나무가 보였다. 그래, 바로 그 나무였다. 세월이 흐른 만큼 살이 돋았으니 나무에 새겨진 문신은 사라졌을까 ?  다가가 꼼꼼하게 살폈으나 칼로 새긴 흉터는 보이지 않았다. 그때, 나는 한없이 슬퍼졌다. 왜 슬퍼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유를 알 수 없어서 더 슬펐다. 아쉬운 마음을 접고 그녀가 살던 집을 향해 몇 걸음 더 걸었을 때,

 

나는 방금 내가 착각을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칼로 새겨진 낙서를 품은 나무는 아까 그 나무가 아니었다. 내 앞에 있던 나무는 몇 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음각으로 새겨진 낙서가 선명하게 보였다. 아, 그때 깨달았다. < 흉터 > 는 느리게 자라는 존재라는 사실을 말이다. 흉터는 나무와 함께 자라고 있었다. 꽃은 피고 지지만 흉터는 달팽이보다 느리게 조금씩 조금씩 자랐다. 상처는 빠르게 봉합되면 흉터가 남지 않지만 흉터는 오랫동안 아물지 못하고 부풀어올라 이음매를 남긴다. 그 나무를 보다가 깨닫게 되었다. 그녀는 나의 흉터였다. 아주 오랫동안 그녀 때문에 아팠다. 아물지 못하고 부풀어올라 흉터로 남은 여자. 그 나무 밑에 있다가 어둑어둑해질 무렵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옹이가 빠져서 생긴 나무 구멍에 입을 대고 속삭였다. 무슨 말을 했는가는 당신에게 말하지는 않겠다.

 

나는 그해 부산영화제'에서 기술 스텝으로 일을 했다. 영화제 기간 중 늦은 밤, 부산 다찌집에 들렸다가 왕가위 감독을 우연히 만났다. 그리고 그 자리에 합석을 하게 되었다. 그때 나는 그에게 달동네와 흠집이 많던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나무 구멍 속에다 비밀을 털어놓았다는 말도 했던 것도 같다. 왕가위의 눈빛이 순간 반짝였다. 몇 년 후, 왕가위는 < 화양연화 > 라는 영화를 만들었다. 왕가위 감독이 만든 영화 중 가장 아름다운 영화였다. 저 처연한 슬픔은 " 느림 " 에서 파생된 아름다움이었다. 느리다는 것은 슬픈 것이니깐, 뒷모습은 늘 느리니깐, 기억이란 본질적으로 아주 오래 묵힌 된장 같으니깐. 양조위가 앙코르와트 사원을 찾는 장면에서 나는 낮게 소리쳤다. " 개새끼... 내 이야기를 훔쳤군 ! "  움파인 나무에 대고 속삭인 장면은 어느새 돌벽 구멍에 대고 속삭이는 양조위로 바뀌었다.

 

화가 난 나는 극장을 박차고 나와 홍콩에 머물고 있는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 웨이 ? " 그의 탁한 목소리가 전해졌다. 나는 분을 삼키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 오갱끼데스까 ? 와따시와 갱끼데스.... " 그는 내 심중을 알아채고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 이봐, 친구 ! 이 영화 속 주인공은 곰곰발 자네도 아니고 장만옥도 아니야. 물론 양조위도 아니라네. 실제 주인공은 바로 흉터'야. 나는 흉터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다네. 돌의 흠집 말이야. 사람은 흉터가 생기면 부풀어오르지만 나무는 흉터가 생기면 파인다네. 돌도 마찬가지야. 나는 벼린 것들로 도려진 흉터를 메우고 싶었지. 흉터를 치유하고 싶었거든...... "  감독의 말을 듣고 나자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깨닫게 되었다. 양조위는 돌 속에 비밀을 묻는다. 돌은 바람과 달라서 입이 무거운 법, 그가 토해놓은 비밀은 천년만년 봉합되리라. 

 

돌의 흉터를 생각하니 아득해졌다.  얼마나 많은 세월 동안 아물지 못하고 부풀어올라야지 저토록 단단한 흉터가 될 수 있을까 ? 언제부터인가 나는 < 상처 > 라는 단어가 그닥 슬프게 와닿지 않았다. 상처'라는 말에는 " 지금의 아픔 " 과 통증만 있을 뿐 오랜 세월의 흔적은 없었다. < 흉터 > 라는 말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흉터는 느리게 자라는 통증이니깐, 흉터는 선명한 불행이니깐, 나는 불행한 것과 느린 것을 사랑하니까.

 

 

이상한 꿈을 꿨다. 한 여자가 내게 와서 수상한 소문이 떠돌고 있는데 그 소문이 아무래도 당신 이야기 같다고 말했다. 여자는 슬픈 듯 잠시 바닥을 보더니 내게 뜬금없이 미안하다는 소리를 남기고는 이내 사라졌다. 여자가 사라진 자리에는 라일락 향이 코끝을 어지렵혔다. 꿈에서 깼으나,  잔향은 그대로 남았다.

 

 

하, 수상하여 오늘 그 동네를 가보았다. 마침 여름 수해를 대비하기 위한 산림 정비가 한창이었다. 내가 가지고 있던 비밀을 고백했던 나무는 베어져서 밑둥치'만 허옇게 보였다. 생각해 보니, 그 나무는 라일락이었다.

 

 

 

 

FIN.

 

 

 


 

 

왕가위 영화에 대한 생각(들)

 

 

▦ 내가 가장 좋아하는 왕가위 영화는 < 동사서독 > 이다. 사실 완성도 측면에서 보았을 때 그가 만든 영화 중 가장 질이 떨어지는 영화이지만 나는 이 영화가 좋다. < 아비정전 > 은 마흔 번 넘게 보았다. 느리다는 것이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것을 < 화양연화 > 를 통해 깨닫게 되었다. 빠르다는 것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즐거움에 속한다. 그러므로 < 느림 > 의 반대말은 < 빠름 > 이 아니다. 내가 < 해피투게더 > 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장첸이 양조위와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서 포옹하는 씬'이다. 이때 화면은 버퍼링 노이즈'처럼 잠시 멈춘다. 그 장면을 좋아했다.  ▦ 이 세상에서 흰 빤스가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는 장국영이었다. < 아비정전 >< 해피투게더 > 를 보다가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불알이 큰 놈은 흰 빤스가 어울리지 않는다.  장국영이 자살했을 때, 나는 섹스에 열중하고 있었다. 섹스를 좋아하니깐. 내가 생각하는 왕가위 영화 중 최악은 < 2046 > 이었다. 자기 복제 차원을 떠나서 자기 표절에 가까워서 그 이후로는 그의 영화를 보지 않았다. 왕가위는 악전고투 끝에 영화를 뒤죽박죽으로 만들 수록 이상하게 좋은 영화를 만든다. < 아비정전 > 이 그렇고 < 동사서독 > 이 그렇다. ▦ 지금 방금 생각났는데 가장 최악은 < 동사서독 리마스터링 > 이었다. 색 보정을 보강하고 불친절한 서사를 친절하게 재배치했는데 마치 알타이 고분 벽화가 희미하다고 해서 노루표 페인트로 덧칠을 하는 것 같은 효과를 주었다. 맙소사, 정말 끔찍한 영화였다. 한때 나는 매점 아가씨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 아비정전 > 때문이었다. < 타락천사 >< 중경삼림 > 이란 영화는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왕가위가 별 걱정없이 쉽게 촬영을 끝냈으니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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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2014-02-18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흑흑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9 03:10   좋아요 0 | URL
유령이라 좋은 이름이군요.

유령 2014-02-19 0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는 그 나무구멍에서 오백년을 살은 넋입니다. 어느 날 당신이 속삭인 말을 들었지요 후후.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9 16:48   좋아요 0 | URL
그럼, 그때 내 꿈속에 나온 분이 바로 당신이셨군요 ? 후후

엄동 2014-02-19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누군가와의 추억이 깃든 장소를
서성거리고 기웃거리곤 합니다
강도하 만화에서 말했듯.
이별 후 잃는건 사람만은 아니니

이 글을 읽고 나니
그닥 설레지도 아리지도 않았던
흉터"란 단어가 달리 느껴져요
부르튼 아픔" 처럼 따꼼따꼼하게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9 17:03   좋아요 0 | URL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장소를 공유한다는 것이 됩니다.
흉터'가 한자 조합 같지만 사실은 순수이말이에요.
여기서 ~터' 가 바로 ' 장소 ' 를 나타냅니다.
낚시터, 놀이터 할 때 그 터죠.
그리고 왜 우리 흉터를 흔히 흠집이라고도 하는데
~집'도 보면 자리를 의미합니다.
상처도 마찬가지잔하요. 처가 바로 곳 처' 라는 한자 뜻이니...

사랑은 본질적으로 상처요, 흉터요, 흠집이라고 생각하는 저에게는
사랑과 자리'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samadhi(眞我) 2014-02-19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양연화 비디오테이프를 싸게 사려고 발품 좀 팔았는데 티비 없이 십여년 사는 동안에 어디로 가버렸는지 모르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9 17:04   좋아요 0 | URL
저도 티븨 안 봅니다만... ( 밥 먹을 때만 봄 )
안 보면 안 보게 되더라고요. 안 보니 차라리 편합니다...

samadhi(眞我) 2014-02-20 11:00   좋아요 0 | URL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크고 선명한 화질로 된 야구중계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1 00:26   좋아요 0 | URL
진짜 그르네요. 하지만 보고 싶은 경기할 때는 무조건 호프집 가서 봐야죠.
야구는 집에서 보는 것보다 술집 가서 맥주 마시면서 보아야 함...

미미달 2014-02-20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해피투게더를 다시 보고 싶어졌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1 00:28   좋아요 0 | URL
전 어제 다시 보았는데 영화 처음 부분이 좀 야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극장에서 보았을 때는 삭제를 했나 ?! 배드씬이 안 나왔던 거 같던데...ㅋㅋㅋㅋ
제가 동성재 반대를 외치는 사람은 전혀 아닌데 사실 남자이다 보니 동성애 배드씬이 나오면
좀 당황하게 됩니다. 하지만 영화는 뭐 명불허전이죠...
 

 

 

 

 

 

안현수'를 생각한다. 

 

 

- 국뽕의 좋은 예 : 김연아 보고 김연아가 아니라고 한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관계부정은 확장되면 관계망상으로 이어진다. " 너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 가 아니라 " 너는 대한민국이다 " 라고 할 때 개인을 국가로 인식하는 과대망상이 된다. 정신과 치료가 요구된다.

 

 

이번 소치 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 나는 한국인이기 때문에 한국 선수를 응원했다. 동시에 안현수 선수도 응원했다. 박근혜가 " 비정상화의 정상화 " 를 주문했다면 나는 " 빅토르의 빅토리 " 를 응원했다. 누가 이겨도 좋았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투지'이지 국적이 아니니 말이다. 지금까지 펼쳐진 레이스를 보았을 때, 빅토르의 빅토리'로 끝날 판이다. 인코너를 파고드는 솜씨와 불꽃 질주가 인상적이었다.  지금은 " 국뽕 " 이 제철인지라 안현수의 선전과 비교해서 한국 선수들이 맥을 못 추자 애국심이 투철했던 열혈 시청자들은 빙상에서 빙신으로 추락한 빙상 연맹과 선수들을 부덕의 소치'로 치부했다.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 소치 " 는 러씨아의 소치이지 부덕의 소치는 아니다. 부덕이 부곡 하와이 옆에 있는 다운타운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하여튼, 안현수는 영웅이 되었다. " 빙상인지 빙신인지 빵상인지 " 모를 연맹 때문에 불의에 저항한 영웅이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 안현수에게 토, 토토토토토다는 놈은 모두 to 부정사, 투투 용법, 배신, 배반형이 되는 형국이다. 국뽕이 제대로 발휘되는 시점이다. 사실 안현수를 지지하며 만행을 저지른 연맹과 선수들을 싸잡아서 비판하는 태도는 얼핏 보면 " 스포츠 국가주의를 넘어 한 선수의 개인적 선택을 존중해주는 풍토가 조성된 것 ( 미디어오늘 기사 발췌) "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게 다 한국 쇼트트랙의 성적이 형편없기 때문에 발생한 불만이다. 결국은 성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적 지상주의 결과가 역으로 안현수 지지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왜 그런 것 있지 않은가 ? 믿었던 놈이 못하면 오히려 열불이 나서 상대팀을 응원하는 현상 : 한-일 전에서 한국이 1대0으로 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목이 터져라 한국의 빅토리를 응원하지만 5대0으로 지고 있으면 차라리 일본의 빅토리를 응원하는 삐딱한 마음 말이다.

 

안현수 사태를 냉정하게 바라보고자 했던 경향일보 기사'는 한순간에 막돼먹은 경향일보'로 찍히는 추세다. 조중동도 안현수를 옹호하며 빙상 연맹을 맹비난하는데 하물며 진보지였던 경향이 ?! 라는 속내가 읽힌다. 그런데 나는 경향일보가 오히려 한쪽으로 쏠리지 않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여서 좋았다. 경향일보가 < 안현수 파벌 피해 ' 진실 혹은 오해 ' > 라는 기사에서 말하고 싶었던 점은 안현수를 비극적 피해자'로 만들기 위해서 지나치게 한국 선수들을 가해자로 몰고간다는 지적이었다. 안현수는 거대한 조직의 만행과 불의에 맞서 싸우기 위해 투쟁한 영웅이 아니라 단순히 자신이 바랐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러시아 行을 선택한 것이다. 내 말은 안현수는 불의에 대항한 투사'가 아니라 단순히 개인적 꿈을 충족시키기 위한 선택이었을 뿐이라는 점이다. 

 

나는 개인적 꿈을 위한 안현수 선수의 용기를 비판할 생각이 없다. 문제는 안현수가 아니다. 안현수를 소비하는 당신이다. 안현수 선수가 파벌 싸움의 희생양이었다면 역으로 안현수 선수가 한체대와 비한체대의 싸움에서 혜택을 입었던 적은 없었는가, 라는 반론을 역으로 제기해 볼 필요가 있다. 비한체대 출신 코치가 감독을 맡았을 때 안현수가 차별을 받았다면 역으로 한체대 출신 코치가 감독이었을 때 안현수를 위해 비한체대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았던 적은 없었을까 ? 애국심에는 적이 필요하다. 또한 영웅을 만들기 위해서는 악당이 필요하다. 베트맨을 위해서 조커가 필요하듯이 말이다. 지금 우리는 안현수라는 베트맨을 만들기 위해서 성적이 나쁘다는 이유로 쇼트트랙 선수들을 조커로 만들고 있다. 내가 보기에는 빙신 연맹과 함께 출전 중인 쇼트트랙 선수들도 도매가로 싸잡아서 비판하는 자세야말로 " 국뽕 "의 전형처럼 보인다.

 

빙신 연맹을 욕해도 좋다. 하지만 열심히 달린 쇼트트랙 선수를 욕하지는 말자. 안현수나 이호석 선수나 모두 열심히 달렸다. 다만 행운의 여신 티케는 안현수를 지지했을 뿐이다.

 

 

 

+

 

http://amd780501.blog.me/130185822278  : 안현수 사태'에 대한 가장 속시원한 글이다. 이 글의 핵심'은 이젠 더 이상 스포츠가 국위 선양이나 인간 승리 따위'의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지 않다고 이 글을 쓴  나턀야 이브첸코 라스콜리니코프'는 말한다. 인기 없는 종목은 퇴출당한다. 마라톤과 함께 올림픽 스포츠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레슬링'도 퇴출당하는 판국에 무슨 올림픽 정신인가. 스포츠를 통해 우정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 글쎄다, 올림픽 정신을 구현하기에는 현대 스포츠는 지나치게 자본化되어 있다. 개인적 욕망과 국가적 욕망을 혼동하면 안 된다. 대한민국은 될 놈'에게는 관심도 없다. 오로지 된 놈'만 좋아한다. 비록 남자 쇼트 트랙 선수들이 노메달에 그친다고 해도 우리는 안현수를 지지하듯 한국 선수들을 지지할 필요가 있다. 스포츠 성적 우선 주의의 피해자라는 인식 때문에 안현수를 지지한다면, 적어도 당신은 성적 우선'에 얽매여서 노메달에 그친 한국 선수를 비판하면 안 된다. 이율배반적 태도이니깐 말이다. 대한 육식 연맹 총수님 말마따나 애국은 별개 아니다. 소고기 맛있게 사 묵고 먹은 고깃값 에누리 없이 내면 그게 애국이다. 다 큰 어른이 고기 값 비싸다고 " 음마, 앙 돼용 ! " 이라며 애교 떨지 말자. 한국 선수 노메달이라고 몸 부들부들 떨지 말자. 한국 쇼트트랙 노메달이어도 국격은 여전히 G20이다, 라고 이 글을 쓴 나탈야 이브첸코 라스콜리니코프 3세'는 말한다. 그러므로 이 글을 읽고 뿔따구가 난다면, 이 모든 비난은 나탈야 이브첸코 라스콜리니코프  주니어 3세'에게 있음을 알리는 바'다. 링크를 걸어 두니 모든 비난은 그의 블로그에서 하자 ! 나는,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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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4-02-18 0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과학을 좋아하고 과학에도 상보성이 있지만 과학의 상보성은 저에게 감정적 동요를 일으키지 않는데, 인문학에 존재하는 상보성/역설?은 저에게 불쾌감을 일으킵니다.

내적 유대 강화에 외부 배척 (이것은 외부 배척을 통해 내적 유대가 강화되기도 하죠.) - 같은 이유로 인해 외부에 개방적인 상황을 유도하는 것은 내적 유대감을 약화시킵니다. 외부 배척을 통해 내적 유대를 강화하려는 가장 좋은 예는 남한 사회의 북한을 대하는 태도죠. 경우에 따라 일본이 되기도 하고 중국이 되기도 하고, 서양 문명 자체가 되기도 하고 인종적으로 백인, 흑인이 되기고 하고. 이것은 분명히 도덕적으로 나쁜 것입니다. 타파해야 할 나쁜 인식이죠.

반면 문명 특히 교통 통신의 발달로 근세 이전보다는 외부 배척이 약화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어려운 사람을 돕거나 다른 나라에 지진, 태풍이 있을 때, 국제적인 도움이 있기도 합니다. 여기에 동반된 (부?)작용이 바로 옆에 있는 사람에 대한 연민이 약화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도시에서 노숙자를 외면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일부 진보적 모임에서는 작은 사회 운동을 펼치기도 하죠.)

경향신문의 기사는 저도 읽었습니다. 한편으로 제가 생각했던 것을 이야기해 주어 후련한 면도 있지만, 인문학의 모순이 보여 답답함을 함께 느꼈습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안연수 선수 발탁이 이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겠습니다. 빙상계의 집행위원들은 성인군자입니다. 누구를 선수를 뽑느냐 그 기준에, 재능있고 노력해서 실력있는 선수가 될 가능성을 뽑는 것이 정의롭고, 도덕적일 것입니다. 하지만 가능성 있는 후보가 뽑혀 훌륭한 선수가 되는 것이 아니고 뽑힌 선수가 훌륭하게 자라나는 것이죠.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

마립간 2014-02-18 09:27   좋아요 0 | URL
http://amd780501.blog.me/130185822278

자본주의, 대량 소비 사회 다음에 무슨 사회가 올까요. 무슨 사회가 아니고 인류 멸종이 있으려나.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8 09:46   좋아요 0 | URL
스피드 스케이트'는 기록 경기입니다. 그래서 누구나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하지만 쇼트트랙은 스피드 스케이트와는 사뭇 다릅니다. 협동이 필요하죠. 바람잡이가 필요하는 거죠. 그게 바로 작전입니다. 같은 국가 선수 두 명이 오르면 한 명은 질주를 하고 다른 한 명은 조력자가 되어야 합니다. 뒤따라오는 다른 나라 선수의 길목을 차단하거나 앞서 달리는 자국 선수가 힘을 보충하게 만들기 위해서 느리게 질주를 해서 자신이 미는 선수와 격차를 벌이기도 하죠. 그렇다면 누가 선두가 되고 조력자가 되고 싶을까요 ?

안현수 사태는 안현수가 코치진의 작전대로 조력자 역할을 하기에는워낙 실력이 타고 났다는 점입니다. 다들 고만고만한 실력인데 안현수는 탁월했죠. 그래서 조력자 역할을 할 수 없는 겁니다. 하지만 조력자 역할을 했던 나머지 선수들도 실력이 모두 고만고만하다고 해서 당연히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겁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충돌이 생기는 것입니다.

안현수는 파벌 싸움의 피해자이지만 역으로 파벌 싸움에서 수혜를 입기도 했습니다. 바로 그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자본주의 - 소비 사회 다음은... 음, 지구최후의날이지 싶습니다..
전 지구멸망을 원하지는 않지만 인류멸망에는 동조합니다. 모든 자연생태계는 타자에게 에너지를 공급하죠. 꽃은 열매를 짐승에게 주고 짐승은 그 열매를 먹고 다른 짐승에게 먹이가 되고.. 하지만 인간은 오로지 자연을 착취할 뿐입니다.

마립간 2014-02-18 12:45   좋아요 0 | URL
첨언을 하자면, 우리 나라가 쇼트트랙에서 팀웍이 뛰어나 누구나 질주하는 선수가 되어 금메달을 딸 가능성이 있다면,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질주 선수와 조력자 역할을 바꾸는 것이 옳을까요. 아니면 그래도 역시 잘하는 선수가 질주를 하는 것이 옳을까요. 누군 말에 의하면 이 (지분에 해당하는) 파벌 싸움에 병역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안현수 선수는 탁월한 재능이 있었겠죠. 하지만 탁월한 재능이 꽃 피우는 것에 (곰곰발님일 언급한, 그리고 저도 이해를 하지만) 파벌싸움에 수혜를 입었다는 것이 탐탁하지 않다는 것이죠. 안현수 선수가 아닌 다른 선수가 발탁되었어도 그 선수가 역시 혜택을 받은 것이고요.

아랫글도 비슷한 내용
http://sports.media.daum.net/sports/column/newsview?newsId=20140218090604511&gid=110349

다크아이즈 2014-02-18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격하게 공감합니다. 안현수 잘못도 없지만 안현수 사태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가해자가 되는 형국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빙상연맹이 잘못한 건 백 번 지당하지만 그 때문에 그 어떤 선수도 전적으로 피해자거나 가해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선수 모두 피해자인 게지요. 이 건 관련 각종 자료를 훑어본 입장에서 결코 안현수만이 피해자가 아니라는 걸 확신하게 되었습니다.우리 선수 모두가 피해자였지요. 지금 안현수 선수는 영웅이 되었고 심리적 경제적 보상이라도 받게 되었지만, 또다른 피해자인 선수들은 어떻게 되나요?

차제에 금메달 하나에 애국을 들먹이는 과격한 풍경이 없어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개인의 영광이 타인에게 더불어 흐뭇함을 선사할 수는 있지만 온 국민이 그짓에 열광하는 것은 코미디보다 더한 코미디일 뿐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8 09:44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팜므 님이 정확하게 뽑으셨습ㄴ다. 지금 뛰고 있는 선수들은 가해자가 아닙니다. 같은 피해자라고 봐야죠. 그래고 박근혜가 철딱서니없이 성급하게 경기 중에 뒷조사 운운해서 지금 뒤숭숭할 것입니다. 그들이 뭔 죄가 있나요. 4년 동안 단 며칠의 이 축제를 위해 여기 서 있을 뿐인데 말이죠.

스포츠 국가주의, 참 천박한 것인데 이게 없어지질 않아요. 올림픽만 되면 모두 안중근 의사 같습니다. 놀라운 광경임..

samadhi(眞我) 2014-02-18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구멸망=인류멸망으로 가볍게 인식했고, 머지 않아 곧 이라는 생각에 2세도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가질 정도입니다. 저도 그냥 망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그렇게 바라지 않아도 하루하루 멸망을 향해 달려가는데요.

언제나 분야별 스포츠협회, 연맹때문에 선수들만 죽어나는 것 같습니다. 책임자들이 심지어 그 분야 전문가도 아니고. 어쩌면 그렇게 구태의 정치행태와 똑같은지.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8 20:37   좋아요 0 | URL
사람들이 흔히 인류멸망하면 지구멸망이라고 착각하더라고요. 인류가 멸망하면 지구는 번성하죠.
전 인류는 멸망해야 한다고 보는 1인입니다. 그게 지구를 착취했던 인간이 마지막에 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모든 연맹을 꿰차고 있는 놈들은 모두 정치인이죠. 쓰레기들입니다.

나탈야 이브첸코 라스콜리니코프 2014-02-18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빙신연맹이 지랄이라서 그렇지 선수들끼리는 사이 좋답니다. (코팜)

연맹자체를 없애버려야함. 선수들 상금받으면 그거 삥뜯어 운영하는 조직이- 정작 선수한테 지랄 염병

곰곰생각하는손. 2014-02-18 14:13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전적으로 공감입니다.
대한민국 체육계는 주로
연맹이란 새키들이 죄ㅡ말아먹죠ㅡ

근데 나탈야랑 라스콜리니코프,는 알겠는데
이브첸코? ..는 어디서 가져다 붙이신 겁니까?

음.. 제법 매력적인 이름이란 생각에 궁금해서..

나탈야 알렉산드로브나 로마노바 2014-02-18 16:43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당황스럽군요... <나탈야 이브첸코 라스콜리니코프>는 페루애님이 본문에다가 직접 만들어 적어주신이름 아닙니까... ㅇㄴㄹㄴㅁㅇㅎㄴㅇㅎㅁㅇㅎ

저의 본명은 사실 다음과 같습니다.
Natalya Aleksandrovna Iskander Romanova

나탈야 알렉산드로브나 이스칸더 로마노바.

곰곰생각하는손 2014-02-18 19:21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어? 첨엔 링크만 달랑 있었는데 어느새 글이 불어났네?!ㅎㅎㅎㅎ

오호~ 본명은 그러했군뇨?! 스펠까지 가르쳐주셔서 감사하므니다.
음 그러니까 당신은.. 나탈야 알렉산드로브나 이스칸..응? 로마노.... ?

ㅎㅎㅎㅎ(에잇~ 본명은 이브첸코 머시기보다 더 지긋지긋 매력적인 이름이로군!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8 20:39   좋아요 0 | URL
나탈야 이브첸코 라스콜리니코프 주니어3세가 아니라 원래
나턀야 알렉산드로브나 로마노바'로군요. ㅎㅎㅎㅎ
전 이상하게 이 러시아 이름이 뭔가 굉장히 귀족적이고 입에 짝짝 붙어요.
다음에는 긴 이름을 달 수 있는 나라에서 태어나고 싶습니다.


+

곰곰생각하는손 ? 오늘은 우리 곰곰가문이 모두 출동해서 손발이 다 척척 맞는구나.


밤하늘의별소리 2014-02-18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선전 보다보니 소름이 돋네요... 무서울지경..

또 주제에 엇나간 댓글을 남기자면, 저는 서경식의 <디아스포라 기행>을 읽고 있는 와중에 안현수 선수가 러시아로 귀화한 과정을 알게 되었어요. 한국 빙상연맹의 부패를 견디지 못하고 한국을 떠나 러시아로 간 안현수 선수가 멋있지만,저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조선을 떠났지만 다시 돌아오지 못하고 일본에서 애매한 신분으로 남아있을 수 밖에 없는 재일조선인인 서경식 선생님의 처지에 계속 마음이 가더라구요.

<디아스포라 기행>에 나온 한 구절이예요
: 실재로 재일조선인들 중에는, 일본이 정말로 싫어져 해외이주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있는 이들은 경제력이나 특별한 능력을 지닌 소수뿐임 을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재일조선인의 대다수가 일본 식민지배의 결과 의도하지 않은 채 이 나라에서 태어났다. 때문에 이 나라의 언어밖에 모르고, 여기밖에는 집이 없고, 여기밖에 직장이 없고, 여기밖에는 친구도 아는 사람도 없다. 다시 말하면, 삶의 기반이 여기 외에는 없는 것이다. 어떤 때는 완곡하고 부드러운 말로, 어떤 때는 거친 목소리로 싫으면 나가라고 하는 말을 들어가면서, 그래도 여기밖에는 살 곳이 없는 것이다. (31)

한국의 여건이 자신과 맞지 않아 스스로 한국을 떠나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선수를 바라보면서, 한국에서 떠나야만했지만 여전히 국적을 '한국'으로 지니고 일본을 터전으로 살아가고 있기에 어느 국가에도 동화되지 못하고 살아가야만하는 그 경계인의 슬픔이 느껴지는데, 너무 억지로 문제를 연결시켜버린건가..하는 생각이 들기도하고 디아스포라의 삶에 대해서 아는 것도 잘 없어서 좀 더 알아보고 있는 중이예요;;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8 20:49   좋아요 0 | URL
저게 굉장히 위험한게 자세히 보면 < 너는 한 명의 대한민국 국민이다 > 가 아니라 < 너는 단 1명의 대한민국이다 > 라고 하잖아요. 대한민국 국민이다 와 대한민국이다, 는 전혀 다르잖습니까. 멘트를 전자'로 차용했다고 해도 스포츠 국가주의인데 후자는 이에 한발 더 나아가 파시즘이 되는거죠. 이건 완벽한 파시즘입니다. 개인과 국가를 합일의 차원으로 이미지화한게 대표적으로 무엇인가요 ? 가미가제 특공대 아닙니까.
그때 그들에게 세뇌시켰던 것은 너는 국가'다. 그래서 자기 목숨 버리고 뛰어든 거...

이슬람 과격 단체도 같은 논조 아닐까요 ? 너의 희생은 국가의 부활이다, 바로 이 슬로건으로 미친듯이 자살 폭탄 테러를 감행하는 거죠. 저 광고는 그냥 재수없는 광고가 아니라 한국 사회가 파시즘으로 흘렀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기표이기도 합니다.

+
디아스포라, 저도 읽어보았습니다. 많지 않은 분량인데 참 많은 것을 메시지를 던져주더군요. 문득 송두율 교수도 생각나고 스티브 유도 생각나네요.

 

 

 

 

 

금메달과 상금

 

 

스피트 스케이트 5000미터에 출전한 이승훈 선수가 12위로 경기를 끝내자 그가 한 말은 " 죄송합니다 ! " 라는 짧은 답변이었다. 그러자 모 정치인이 60억 인구 중 12위'이니 그 성적 또한 대단한 성적이라고 그를 위로했다. 여기저기서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라는 응원이 이어졌다. 옛날처럼 메달 색깔에 환장하는 천박한 태도'는 아니어서 보기 좋은 풍경이기는 하지만 그닥 바뀐 문화는 아닌 것 같다. 예의상 던지는, 영혼 없는 멘트 같았다. 마치 생각없이 던지는 " 식사하셨어요 ? " 라는 인삿말처럼 들린다.  금메달이라도 따면 물 먹은 습자지처럼 흐느끼거나 뭍 밖의 문어발처럼 흐느적거리며 앵앵거린다. " 장하다, 대한의 아들 딸들아 ! "  누누이 말하지만 승부욕과 애국심'을 동일한 것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 승부 < 慾 : 욕심 욕 >은 이기적 욕심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애국 < 心 : 마음 심 > 은 이타성에 뿌리를 둔다. 황영조 추문에서 알 수 있듯이,

 

황영조 ( http://blog.naver.com/bangton/20029275664 ) 는 승부욕이 강한 사람이기는 하지만 도덕성'이 투철한 사람은 아니지 않은가 ? 효율적 측면에서 보자면 " 1/60억 선수 " 에 대한 호들갑은 비효율적'이다. 우리가 금메달을 딴 영웅에게 열광할 때 그 뒤에는 노메달에 그친 선수들이 겪어야 할 슬픔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단 1명의 영웅을 위해서 나머지를 희생해야 하는 구조가 바로 금메달 신화'이다. 이상화 선수가 1등을 했을 때, 그녀는 감격에 겨워 울먹거렸는데 나는 이 풍경이 생경스러웠다. 그녀에게는 적수가 없었다. 그녀가 우아한 날개를 단 날치'라면 나머지는 오징어'였다. 모든 대회를 휩쓸었고 최근 대회에서는 세계 신기록을 3회 연속 이룩했다. 그것은 브라질 국가대표 팀과 베트남 국가대표 팀 간에 벌어지는, A매치 경기만큼이나 뻔한 결론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왜 울었을까 ? 그동안 참고 인내해야 했던 훈련 과정 때문이었을까. 하지만 지옥의 훈련 레이스'는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겪는 헬 오브 지옥'이 아니었던가. 올림픽 경기를 볼 때마다 늘 보게 되는 것은 한국 선수들의 눈물이다. 한국 선수들은 금메달을 따면 감격해서 울고 은메달을 따면 억울해서 운다. 오히려 동메달을 따면 환하게 웃는다. 여기에는 " 조금만 더 잘했으면 금메달을 딸 수 있었는데... " 라는 석패의 한이 작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다른 나라 선수들은 금메달을 따면 기뻐서 웃고, 은메달을 따도 기뻐서 웃고(물론 다 그렇다는 말은 아니지만) 동메달을 따면 메달을 땄다는 그 사실에 안도하며 웃는다. 한국 선수들이 우는 이유에는 " 몰빵 " 이라는 경쟁 시스템 때문이다. 1등을 하면 다 가지지만 순위권에서 벗어나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그들은 은갈치보다 은은하고 금 같이 빛나는 금메달을 따기 위해 또다시 4년이라는 지옥 훈련을 경험해야 한다. 두 주먹 불끈 쥐며 다시 한번 다짐을 하지만 여기에는 캄캄한 절망과 그 절망을 애써 위로하는 희망이 반반 섞인 감정이리라.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따게 되면 의례 뉴스 데스크에서는 뻔한 말들을 쏟아낸다. 여러 단체에서 포상금이 지급된다는 기사이다. 이 단체 저 단체, 이 기업 저 기업, 혹은 개인 기부까지 이어진다. 매우 이상한 풍경이다. 엄밀히 말하면 국가가 포상금이라는 당근으로 선수들을 독려하는 것은 올림픽 정신이 어긋나는 태도이다. 우승하면 돈을 준다 ?! 바로 여기에 서구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면 웃고 은메달을 따도 웃고 동메달을 획득해도 웃는 이유가 있다. " 동계 스포츠의 강국으로 꼽히는 스웨덴과 노르웨이에서는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라도 단 한 푼의 포상금을 받을 수 없다(한국일보 발췌) " 고 한다.

 

여기에 " 미국도 금메달을 받는 선수에게 단 2만5,000달러의 보너스만을 지급할 뿐이다. 또 오스트리아는 별도의 포상금 대신 17조각으로 된 은화를 주는 것 " 으로 나타났다. 속물처럼 말하자면 우승해도 얻는 게 없다는 말이 된다. 그들은 오로지 우승이라는 영광을 얻고자 할 뿐이다. 그래서 그들은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차지해도 그닥 손해를 볼 것은 없다. 금메달을 딴다 해도 고작 꾀죄죄한 수고비가 전부이니 말이다. 국가, 단체, 기업, 개인 기부자가 금메달 선수에게 몰빵하는 풍경을 본 한국인에게는 이 풍경이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폴린 스웨덴 올림픽위원회 대변인은 블룸버그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우리는 1년에 1,100만달러(약 118억원) 이상을 훈련비, 선수들 장학금 등으로 쓰고 있다"고 한다. 무슨 말인가 하면 한국은 모든 포상과 혜택을 경기 후 우승을 한 선수에게 몰빵을 하는 반면 스웨덴 같은 국가들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 골고루 나눠준다는 의미가 된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메달의 색깔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몰빵의 설움이 없다 보니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스웨덴이 될 놈(들)에게 골고루 투자한다면 한국은 된 놈'만 밀어주는 시스템이다. 이 얼마나 얌체 같은 시스템인가. 그러니깐 한국형 올림픽 정신은 딱 한 놈에게만 몰빵하는 경쟁 시스템인 것이다. 국가나 기관 혹은 기업들이 된 놈에게만 밀어주는 이유는 전시 효과 때문이다. 상금이 많은 복권은 한 놈에게 몰아줄수록 금액이 올라간다. 사람들은 10명에게 2억을 주는 복권(A)보다는 1명에게 10억을 몰아서 주는 로또(B)에게 몰리는 법이다. 지출한 총 금액을 보면 A가 B보다 많고 그만큼 상금을 탈 기회도 더 많지만, 사람들은 10억 상금에 몰리게 된다. 돈을 지불해야 하는 주최측 입장에서는 로또 시스템(B)이 경제적으로 이득이다. 상금도 적을 뿐더라 복권이 팔리는 양 또한 A 판매량을 압도한다.

 

금메달을 딴 선수에게만 포상금이 몰리는 현상은 한국이 문화 후진국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 될 놈 > 은 거들떠도 안 보면서 < 된 놈 > 만 러브'하는 방식은 참 얍삽한 방식'이다. 이것이 바로 한국형 인사 관리 시스템'이다. 기업들이된 놈'을 영입하려고 하는 전략'을 두고 뭐라 할 수는 없지만 국가가 나서서 < 된 놈 > 에게만 러브하면 재앙이 된다. 길게 설명 안 하겠다.  다음은 이번 대회 국가 포상금 순위'이다. 대부분 구 소련에서 독립한 국가들이 상위에 랭크되어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탈리아와 한국이다. 문화적으로 공통점이 많은 두 나라'다.

 

카자흐스탄(25만달러ㆍ2억7,000만원ㆍ1위),  라트비아(19만2,800달러ㆍ약 2억800만원ㆍ2위),  이탈리아가 18만9,800달러(약 2억500만원ㆍ3위),  벨라루스(15만달러ㆍ약 1억6,000만원ㆍ4위),  에스토니아(13만8,500달러ㆍ약 1억5,000만원ㆍ5위),  러시아(11만3,200달러ㆍ6위)...  한국 (6만2,000 달러ㆍ6,700만원ㆍ10위)  공교롭게도 이들 나라들은 민주주의적 절차가 부실한 국가라는 공통점도 있다. 그리고 이탈리아 하면 부정부패가 가장 심각한 나라 중 하나가 아니었던가 ? 한국과 이탈리아는 문화적으로 비슷한 점이 매우 많다. 가족주의 문화인 나라일수록 부정부패가 심하고 비민주적 사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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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 2014-02-12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맞아요 체육몰빵시스템은 전부터 유명하고 돌려먹기도 있었고. 게다가 체육자체가 전국민 생활스포츠에서 좀 잘 한 다는 사람 내세우는 게 아니라 사법고시 마냥 올인에 올인을 거듭하는 거라. 제 생각에 여긴 몇 년, 몇 십 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을 것 같아요. 아무리 교육 시스템을 바꾼다고 난리쳐도 학벌위주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 상관 없는 것 마냥.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2 17:18   좋아요 0 | URL
외국은 보면 생활 체육을 통해서 실력이 있다 싶으면 뽑혀서 실력을 뽐내는 시스템이 많잖습니까. 스키 좋아하던 사람 중 실력이 출중하면 대표로 발탁되어 뛰는 시스템이지만 한국이나 중국 이런 나라는 아예 공장처럼 돌려서 훈련시키잔습니까... 한국 선수들이 우는 건 허무해서 일 겁니다. 금메달을 땄다. 어라, 그럼 다음에는 뭐하지 ?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어요..

마립간 2014-02-12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스톱이 우리 나라 국민 성향을 보여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는 것 같은데, 대개 우리 나라 사회 문화가 몰빵, 올인 문화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체육계도 우리 나라의 한 부분인 것 뿐이죠.

재미있는 것은 (이것도 옛날? 이야기에 들은 이야기라서 법제가 바뀌었는지 모르겠는데.) 사회 체육의 하나, 회사에서 법률로 강제 하는 (사원들의 건강을 위한) 체육 활동 규정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합니다. 단지 법대로 지키지 않고 서류로만 처리하거나 요식 행사만 해서 문제이지요. 결국 사람의 가치관이 문제인 듯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2 17:28   좋아요 0 | URL
국가가 개인의 욕망에 간섭하는 게 한두 개가 아니지요. 간통죄만 해도 개인의 성생활을 간섭하는 대표적 예이고, 소고기 등급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국가가 뭔가 국민의 혓바닥을 고려해서 이게 좋은 거니 먹어라 말아라 합니까. 그 선택은 개인에게 맡겨야지요. 제가 보기엔 한국은 스물 브라더 사회인 것 같습니다.

푸르푸르 2014-02-12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될 놈인 페루애에게 몰빵하겠습니다
제 최대 가용치인 월 2회 술 사드리겠습니다
대신 나중에 잘 되시면 제게 월 4회 술을 사주시면 됩니다
어떻습니까 제 파격적인 제시가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2 17:29   좋아요 0 | URL
올 !!!! 좋습니다. 어서 날짜를 잡으십시요.
글고, 그냥 더치 페이로 합시다. 오쉬프 괜히 허세 부리지 마세요.
없는 형편 잘 압니다. 눈물이 앞을 가리는군요..

푸르푸르 2014-02-12 17:43   좋아요 0 | URL
내가 다른 사람 술사주진 못해도 우리 곰발 몸보신 시켜주고 할 여력은 있습니다 다음 주 수요일 어떠십니까?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2 17:52   좋아요 0 | URL
콜 !!! ( 전 그냥 분빠이하겠음.... 난 술 얻어먹는 체질은 아님 ! )

푸르푸르 2014-02-12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페루애를 위한 시 한편을 지었습니다

부디 제 선물을 거부하지 마시길

~~~~~~~~

페루애가 자신의 머리 속엔 똥만 가득 차 있다고
술을 마시며 운다

똥을 쌀 때마다
텅 텅
머리 속이 비어지는 것 같아
무섭다

무서움에 술을 마시고 또 마신다
똥대신 피가 나온다
내 머리 속에 똥대신 피가 흐르는 것 같아
좋다

같이 술을 마시는 페루애의 바지에도 피가 묻어있는 게 보인다
그도 웃고 있다

~~~~~~`

어떻습니까?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2 17:57   좋아요 0 | URL
음... 시가 무척 좋네요 !
치질 환자의 처절한 절망이 있어 좋군요.
일반 사람들은 잘 모르죠.
대장항문과 의사가 예쁜 여자 의사'여서
정말 당황했던 기억을...

이 시는 < 피 > 라는 격정적 시어로 그 당황스러움을 잘 표한하신 것 같습니다.
시인이 쓴 시이므로 이게 시가 아니다, 라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참고로 대장항문과 의사들이 최고의 항문으로 치는 아름다운 항문은 국화무늬 항문이라고 하더라고요.
전 얼갈이배추 무늬'였습니다.


2014-02-12 17: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2 18: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2 18: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다맨 2014-02-12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될 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된 놈만 러브하는 방식...... 참 이런 문화는 어떻게 수십 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것 같아요.
오늘 하루 종일 이상화 얘기만 나오더군요. 이상화 선수에게는 얼마든지 경의를 표해야겠지만, 이런 방식으로 한 인물을 우상화/신비화/상업화하고, 더불어 신파가 곁들여진 인간 극장 만들려는 모습에는 정말로 구역질이 나더라구요. 대체 이게 뭐하는 건가 싶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3 02:07   좋아요 0 | URL
하루 종일 이상화'에 대해 방송할 줄은 알았지만 여전히 이 관습은 바뀌지 않는군요.
금메달이 곧 애국심이 되는 이 이상한 틀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이게 도통 바뀔 생각이 없는 모양입니다.
한동안 인간극장은 꽤 오래 지속될 것 같습니다.

밤하늘의별소리 2014-02-12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육 시스템도 문제지만요, 저는 스포츠에 큰 관심이 없는지라 우리나라의 [스포츠선수를 평가하는 것]과 [육체 노동자들을 평가하는 것]의 괴리를 생각해보았어요.

올림픽 몇 일 전에 [다큐 3일]보는데, 연탄 배달하는 아저씨가 '힘들지 않으세요?'라는 질문에 '내가 귀가 안좋아서(청각장애) 공부를 못했지. 그래서 젊었을 때는 노가다도 하고 지금은 연탄배달을 해요..' 이렇게 답변을 하시더라구요.

저 답변에는 (정신성과 가까운) 공부를 못해서 (육체성과 가까운) 막노동, 연탄배달을 한다는 '정신성'이 '육체성'보다 더 가치있고 멋있는 직업이라는 가치평가가 개입되어있잖아요. 근데 그건 아저씨만의 생각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그렇게 평가하잖아요. 육체적으로 일하는 노동은 저평가하고 정신적으로 일하는 노동은 찬양하는... 다른 나라에서도 이런 경향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전 한국이 육체적 노동자를 괄시하는 경향이 좀 더 심하다고 보거든요. 또한, 다른 시대에도 육체성보다 정신성을 우위에 두었겠지만, (제 짧은 역사지식에 비추어 보면) 그 때는 지금처럼 육체성이 최대화된 스포츠에서 일 등 하는 사람을 지금처럼 숭배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한국에서 최고 스포츠 스타들이 받는 대우를 보면 어마어마하지요. 육체성이 최대화된 스포츠를 하는 사람은 떠받들여주고, 육체성과 관련된 노동을 하는 사람들은 과소평가하는 게 저는 이해가 안가더라구요...

너무 과도한 해석일까요....? ㅠㅠㅎ

곰곰손 2014-02-12 22:51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실례지만 잠깐 끼어들게요.
노동을 정신성과 육체성으로 구분지어 생각하시군요.
그런데 저는 스포츠가 (밤하늘별소리님이 말씀하시는)육체성 노동의 분류에
들어간다는 생각은 좀 잘못되었단 생각이에요.
소위, 한국에서 공부못하는 애들이 '예체능' 한다는 관념과 같은?
저는 스포츠가 그 어떤 지능적인 두뇌를 사용하는 직업보다
정신성,이 요하는 전문분야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한 스포츠 스타 - 영웅을 사람들이 숭배한다면..
그건 그의 정신에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밤하늘의별소리 2014-02-13 01:01   좋아요 0 | URL
저도 사실 이 댓글을 적다가 제 글이 스포츠라는 운동에서 정신성을 배제한 것 처럼 읽힌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완전한 정신성만 갖춘 노동이 있을 수 없고, 완전한 육체성만 갖춘 노동이 있을 수도 없구요. 이건 과도한 이분법적인 생각인 것 같아요...

저는 곰곰손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스포츠, 예술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노력에 가치를 부여해야한다고 보아요. 스포츠에 육체성 뿐만 아니라 정신성이 필요한 것처럼, 겉으로는 정신적 노동으로 보이는 것도 육체성을 필요로 하기도 하구요.

위의 댓글에서는 '예체능'에 대한 제 의견보다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시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라던가, 연탄 나르시는 분들, 청소하시는 분들 등등의 노동이 저평가되고 있다는 지점에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좀 더 컸다고 할까요.

아버지께서 전문대학교에서 일을 하시는데요, 아무래도 아버지께서 전문대에 대한 고민을 많이하셔서 저도 '예체능'보다는, '기술'을 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좀 더 많이 하게 된 것 같아요. (이것도 뭔가 모호하네요..ㅠㅠ)

[+ 덧, -> 상위권 학생들만 인정하는 한국 교육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서 대부분 중,고등학교에서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에게 어떻게하면 '영어,수학,국어 등등'에 관심을 가지게 할까-라는 방안을 모색하려고해요. 저는 물론 공부에 관심을 갖게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보지만, '성적 안나오는 학생'에게 '성적이 잘 나오도록'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어쩌면 '성적이 안나오지만 다른 것(ex. 공장에서 노동하거나, 청소하는 등등)'을 하면서 살기를 결심한 케이스를 덜 성공한 인생이라고 만들어버리는 것 같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

횡설수설하지만, 저는 스포츠에 정신성이 없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다만, 스포츠는 -다른 직업보다- '육체성'이 최대화되어있잖아요, 그런 '육체성'에 대한 뛰어남을 인정해주는 한국에서 '육체성'을 활용한 일반 노동은 상대적으로 괄시한다는 그런 생각에서 이 글을 쓴 것입니다. 음.. 곰곰손님께서는 스포츠가 (제가 위에서 분류한) 육체적 노동보다는 정신적 노동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요, 저는 육체적 노동일지라도 결코 정신적 노동보다 가치를 폄하할 수 없다는 입장이예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자면, 저의 의견은 '스포츠'보다는 '일반적인 육체적 노동'들에 더 방점을 찍고 있어요. (주제에서 너무 어긋난건가요?..ㅠ)

(앗, 그리고 육체노동으로 여겨지는 일반 노동들에서도 정신성이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제가 너무 거칠고 무식하게 분류한 것 같기도하네요..)

제가 아직 생각이 정리가 안되었고 글솜씨가 부족해서 오해가 생길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절대 예체능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3 02:59   좋아요 0 | URL
노동자를 폄하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더 심각한 것은 노동이라는 단어 자체를 불온한 것이란 인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노동자이면서 스스로 노동자 계급을 혐오하는 부류가 많습니다. 저는 선거가 기본적으로 계급 연대의 연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강남 3구가 강남 3구를 대표하는 오세훈을 찍었을 때, 그 행위에 대해 비난했던 다른 사람들을 저는 비난했죠. 강남 3구는 강남 3구를 대표하는 사람을 찍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어요. 문제는 스스로가 가난한 노동자이면서도 오세훈을 찍은 사람들이죠. 그것은 연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입니다.

+

개인적으로 올림픽은 기본적으로 힘을 겨루는 경기잖아요. 이 힘이 현대 올림픽에 와서는 마인드 컨드롤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어서 결국에는 힘'이 반이고 정신이 반인 스포츠가 되었습니다. 결국 반반인 셈이네요. 그러므로 운동선수를 정신력만을 강조할 수도 없고 힘만을 강조할 수도 없는 그런 영역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뿌리는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힘과 기술이 바탕이 되는 위에 정신 훈련이 더해지는 것이니 말이죠.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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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큼 육체 노동자를 무시하는 g20 회원국은 없을 겁니다. 노동 경시가 만들어낸 풍경인데 정말 부끄러운 자화상이죠. 종종 생홀의 달인에 나오는 찐빵 기술자 보면 손으로 밀가루 반죽을 떼어낼 때 보면 정확히 600그램을 만드시잖아요. 고런 거 보면 정말 위대하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노동에 대한 대우가 필수인데 대우는커녕 우습게 보는 풍토가 아쉽습니다.














samadhi(眞我) 2014-02-13 0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갈이배추문 항문소유자 발님의 아픈 사연이 절절히 와닿네요. 잘 아실테지만 질긴 채소와 좌욕, 반신욕이 최고입니다.
세계대회 때마다 환기되는 문제이죠. 군사적 전시적 정책(?)에 익숙해져, 죽어라 애쓴 그들에게 유독 가혹한 군중심리가 얼마나 잔인한지. 군중심리의 잔혹성을 전 영화 말레나에서 보았습니다. 모니카 벨루치가 너무 이뻤던 거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3 08:24   좋아요 0 | URL
얼갈이배추였으면서도 항상 국화무늬'라고 뻥을 치고는 했죠.
저를 아는 사람들은 전부 제 항문이 국하무늬인 줄 알고 있습니다.
반성 많이 했어요.
말레나 보셨군요 ? 이 영하에서 벨루치 정말 예쁘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