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서 생긴 일




                                              다양성을 존중하는 생태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대형 멀티플렉스는 유해 어종으로 지정된 " 배스 " 와 같다. 식성이 좋아 닥치는 대로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다 보니 토종 어류가 사라졌듯이 대기업 자본이 독점한 멀티플렉스는 동네마다 랜드마크로 우뚝 솟았던 개인 극장-들(3류 극장)을 잡아먹었다. 한때, 사랑방 구실을 했던 극장 건물은 방치되어 < 깨진 창문 이론 > 에 적용될 만한 폐허가 되거나 땡처리 마트로 바뀌었다. 지금 이 이야기는 그 당시, 영화관에서 생긴 일'이다. 그때 보았던 영화 제목이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을 보면 형편없는 영화인 것만은 분명하다.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벌거벗은 몸이 서로 엉키는 에로 영화였다는 사실 뿐. 마지막 회, 텅 빈 극장 안에 뜨문뜨문 앉은 관객 앞에 한 여자가 외쳤다. " 너희들, 그렇게 섹스하고 싶니 ? " 여자의 얼굴에 영사된 영화의 편린들이 겹쳤다. 뒤엉킨 몸과 신음소리가 여자의 몸에 다닥다닥 달라붙었다. 나를 포함한 관객들은 당황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될지 몰랐다. 그 사이, 여자는 홀연히 사라졌다. 해프닝이라고 생각할 즈음 여자는 다시 나타나서 스크린 앞에 서성거리며 어두컴컴한 극장 속을 서성거렸다. 나는 영화보다 그 여자가 흥미로웠다. 영화보다 그 여자가 더 영화 같았으니까. 그때였다. 그 여자와 내 눈이 서로 마주쳤다. 여자는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극장 안으로 영사된 희미한 빛만으로도 그 사실을 감지할 수 있었다. 묘한 긴장감이 들기 시작했다. 여자는 나를 오랫동안 바라보다가 영화관 밖으로 사라졌다. 다시 영화관은 평온을 되찾았다. 긴장감 넘치는 해프닝에 비하면 영화 같지 않은 영화는 재미가 없어서 나는 까무룩 잠이 들었다. 눈을 떴을 때 영화관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마지막 회 상영이었기에 사람들이 모두 영화관 밖으로 빠져나간 모양이었다. 허겁지겁 옷을 추스리고 몸을 뒤로 돌리자 바로 뒷자리에 그녀가 앉아 있었다. 나는 너무 놀라 뒷걸음질 치다가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영화를 상영 중일 때는 몰랐었는데 극장 딤머(조명등)가 켜지고 나니 여자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기괴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마치 로버트 알드리치 감독이 연출한 << 베이비 제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 에 나오는 늙은 베티 데이비스를 닮았다. 부들부들 떨리는 목소리로 " 내가 뭘 잘못했는데요 ? " 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남자로서의 마지막 자존심은 있어서 차마 내뱉지 못했다. 여자는 허리를 굽혀 내 귀에 입을 대고 속삭였다. " 빙신아, 영화...... 끝났어 ! " 나는 허겁지겁 영화관 문을 열고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때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그 극장은 문을 닫은 지 이미 10년이 넘었다는 사실을. 극장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깨진 창문 사이로 그녀가 나를 보고 웃고 있었다.

 

 

 

오늘 내가 여러분에게 소개하고 싶은 영화는 로버트 알드리치 감독이 1962년에 연출한 이상 심리극 << 베이비 제인에게 무슨 생겼나 ? WHAT EVER HAPPENED TO BABY JANE ?  >> 이다. 베티 데이비스의 연기가 압권이다. 심리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신다면 이 영화는 마스터피스'다. 위의 에피소드는 폐쇄된 극장이라는 설정을 제외하고는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픽션이라고 지레짐작했다면 틀렸다. 논픽션이다. 그러므로 당신의 예측은 틀렸다. 내가 경험했던, 내가 극장에서 경험했던 가장 무서운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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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9-05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끝났어!~~이 맨트 잊혀지지 않을듯 하네요..ㄷㄷㄷ (하여간 주장은 하되 강요는 하지 않아야 하는데 말이죠 ㄷㄷㄷ)

곰곰생각하는발 2016-09-05 12:27   좋아요 1 | URL
실제 있었던 일입니다. 그녀가 내 귀에 대고 영화 끝났어, 라고 말하진 않았지만.. 내 뒤에 와서 내 목덜미를잡더니 이런저런 말을 속삭여서 기절할 뻔한 적은 있었습니다.. 극장 관계자가 끌고 나갔는데 원래 자주 오는 사람이라고...

yureka01 2016-09-05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뜩했을 거 같은데요..우허..ㄷㄷㄷㄷ

곰곰생각하는발 2016-09-05 12:39   좋아요 1 | URL
어마어마하게 깜짝 놀랐죠..ㅎㅎㅎㅎ 그때 극장 앞쪽에서 영화를 봐서 그녀가 사라진 줄 알았는데 내 뒤로 왔더군요. 기절 기절..

곰곰생각하는발 2016-09-05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멜티플렉스의 시장 독점으로 인해 영세하게 극장을 운영했던 사람들은 도산을 했다. 내가 아는 극장 사장은 멀티플렉스와 경쟁하기 위해 사채를 끌여들여 단관을 4개관으로 확장했는데, 결국은 경쟁에서 도태되어 빚더미에 앉게 되었고, 사장은 극장에 목을 매 자살했던 사건이 있었다.

stella.K 2016-09-05 13:41   좋아요 0 | URL
그럼 거기서 영화를 봤다는 말인가요?
오늘 페이퍼 믿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곰발님 어느 날의 꿈을 쓴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결국 그 여자가 사장의 원혼이 되어 나타난 거 같기도 하고.
근데 진짜 영화 같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9-05 13:45   좋아요 0 | URL
두 개 사실이 모두 사실인데 따로 따로 입니다..
글 쓰다 보니 재미를 위해서 약간 조미료를 치기는 했습니다..


stella.K 2016-09-05 14:41   좋아요 0 | URL
그러면 그렇지...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9-05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이비 제인`이라는 영화에서 실제 배우인 조안폰테인과 베티 데이비스는 실제로 어마어마한 앙숙이었다. 말은 물론 얼굴도 쳐다보기 싫어했을 정도였다고... 그러니까. 불꽃튀는 연기는 어느정도 본심을 드러낸 것이다..

stella.K 2016-09-05 13:37   좋아요 0 | URL
이런데서 명화가 나오는 거겠군요.
하긴 배우와 연출이 너무 좋다거나,
작가와 연출이 좋으면 발전이 없죠.

곰발님 이 댓글 읽으니까 예전에 연출가하고 더 싸울 걸 그랬다는 생각이 마구 드는데요?ㅋㅋ
하긴, 작가는 연출가의 쨉이 안 되더요. 배우쯤 되야 쨉이되지.
우리나라는 아직도 작가를 봉으로 알고 있는 연출가들이 많지요.
오태석 정도는 되야 누가 건드리는 사람 없으려나...?
그래서 작가가 연출하겠다고 그러는 거고.
우리나라 이 바닥은 정말... ㅉ

곰곰생각하는발 2016-09-05 13:47   좋아요 1 | URL
한국에서 대본작가는 힘이 0%입니다.. 대들지 못하죠.
미국처럼 노조가 있어야 힘을 발휘하지
노조가 없는 한국에서는 쫒겨나기 일쑤죠..

하튼.. 이 영화에서 두 배우는 서로 앙숙이었다고 합니다. 서로 안 볼 때 욕하고 그랬다더군요.
내가 최고지... 이 자신감이 불꽃튀는 연기 대결로 이어진 경우.

yureka01 2016-09-05 1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구에 동성아트홀이라는 단관 극장이 있습니다.
여기는 예술인전용극장으로 탈바꿈해서 문화예술인들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일반적으로 멀티플렉스랑 똑같이 경쟁하면 자본력 앞에서 버텨내기 불가능하더군요...

동성아트홀에서 밥말리 다큐멘터리 봤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런 영화는 일반 멀티플렉스에서는 상영을 아예 하지 않거든요....
돈벌이용 영화만 틀어주니 그만큼 영화 보는 사람들의 선택권 자체가 없는 셈이죠....
또 광고는 얼마나 길게 하던지..게다가 밥콘장사는 아주 그냥 노났더군요..
제벌 4세들이 팝콘장사하는 거 보니..ㄷㄷㄷㄷ

곰곰생각하는발 2016-09-05 13:03   좋아요 1 | URL
한국영화판의 큰 문제는 배급과 극장을 대기업이 독점한다는 거죠..
이거 미국에서는 불법입니다. 배금과 극장 하나만 해야 합니다.
두 개 다 독접하면 자신이만든 영화를 극장에 독과점할 수가 있거든요.
이게 기형적인데..
한국이 워낙 친기업 정책을 펼치다 보니..
보면 2000개 스크린에 한 영화가 1800개까지 독점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습니까.
매우 심각한 문제죠..

clavis 2016-09-06 05:41   좋아요 0 | URL
밥 말리..넘넘넘 보고잡네용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6-09-06 12:23   좋아요 0 | URL
말리 형 좋죠..ㅎㅎㅎ. 레게 머리 한번 하고 싶은데 머리를 감을 수 없다고 하니.....

시이소오 2016-09-05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ㅋ ㅋ ㅋ ㅋ ㅋ ㅋ
영화 끝났어, 완전 무섭네요.

글래머러스한 팜므파탈과의 에로스적인 경험을 기대했습니다만
반전이네요 ㅋ

배급과 극장을 독점하는건 산업자본이 은행을 독점하는것과 마찬가지 아닐런지요?

ㅋ 알드리치 영화 보고싶네요. 저도 참 영화 본다고 봤는데 곰발님한테 게임이 안될듯. 박찬욱이나 오승욱 감독님에비견할 덕후십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6-09-05 15:37   좋아요 0 | URL
알드리치의 이 영화 < 선셋대로 > 와 함께 죽여주는 이상 심리 스릴러`입니다.

제가 주로 현대 영화보다는 고전을 보는 편이라 상대적으로 많이 보는 것 같지
사실은 허당입니다.. 허허..

푸른희망 2016-09-05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긴장하며 읽어내리다가 영화포스턴가요?
저 얼굴에 기함했습니다 ㅜㅜ
이야기가 매럭적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9-06 12:22   좋아요 0 | URL
정식 포스터(영화 개봉 당신 포스터)는 아니고 아마도 DVD나 이런 쪽 포스터일 것입니다..
함 보세요. 무척 재미있습니다..

transient-guest 2016-09-08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곳도 작은 극장들은 고전하고 있고 전국적으로 AMC, Regal, Kirkorian 등의 대형극장이 독식하고 있는 추세에요. 다만 저의 경우 근처에 있는 작은 극장을 종종 가는데, 오후 5시 전에는 할인가격으로 $6이면 신간을 볼 수 있어서입니다.ㅎ 회사 근처라는 이점도 있구요. 옛날엔 학교 앞이나 지하상가도로에 가끔 미친 여성이 옷벗고 전도하는 경우도 있고 그냥 약간 맛이 간 아저씨가 역시 전도하면서 이상한 얘기하는 걸 종종 봤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요즘은 제정신으로 그런 분들이 꽤 있다죠??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9-08 11:04   좋아요 1 | URL
제정신이 아니신 분들이 그러는 것은 100% 이해하는데, 제정신인 분들이 종종 대형 사고를 치죠. 자기만 벗고 돌아다니면 상관이 없는데 남들을 벗기려고 하는 목사가 꽤 많은 편이라........ ㅎㅎ.. 작은 극장들이 선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전 멀티플렉스 생기고 나서부터 영화에 대한 관심이 급 떨어졌습니다...
 

 


                                            


외모와 신분에 대한 선입견 고찰 :




 

눈물의 결정체 






                                                                                              지난해 가을,  교육부가 후원하고 서울대 연구팀이 진행한 실험에 참여한 적이 있다. 실험 제목은 << 외모와 신분에 대한 선입견 고찰 >> 이었다. 진행 방식은 간단했다.  

금수저 출신 5명과 흙수저 출신 5명을 섞은 후 출신 성분을 맞추는 실험이다. 물론 실험을 진행할 스탭은 신분을 드러내기에 좋은 값비싼 장신구나 명품 브랜드 옷 따위는 탈의한 후 동일한 옷을 입혔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은 그들의 첫인상만 보고 신분을 맞춰야 했다. 맞힌 확률은 평균 50% 안팎이었다. 파나 마나 한 파나마 모자처럼 하나 마나한 실험 결과였다. 정부로부터 용역비를 사용한 연구팀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신분 차이를 드러내는 기호는 빈티나는 얼굴과 부티나는 얼굴이 아니라 몸에 두르는 장신구의 차이에 있으며, 소비 사회일수록 부유층은 중산층과의 신분 차이를 확연하게 드러낼 수 있는 상품을 구매하게 된다는, 하나 마나한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나는 이 연구 결과에 즉각 반발해서 연구팀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 저에게도 기회를 주신다면 확률 100%에 도전해 보겠습니다 ! "  연구팀은 즉각 반응했다. 실험은 서울대 사회학 심리 연구소에서 진행되었다. 나는 열 명의 스탭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신파 영화를 보여줬다. 예상대로 눈물 없이는 볼 수 없기에 스탭들은 모두 눈물을 쏟았다. 잠시 후, 내가 내놓은 답안지를 보던 서울대 연구팀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보았다. 확률 100%였다. 나는 명탐정 홈즈처럼 으스대며 말했다. " 우리는 빈티나는 얼굴과 부티나는 얼굴을 식별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빈티나는 얼굴과 부티나는 얼굴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그 사람이 소유한 상품의 아우라로 인해 빈티나는 얼굴처럼 보이거나 부티나는 얼굴처럼 보일 뿐입니다.  여기까지는 연구팀이 내놓은 결과죠. 하지만 한 가지 사실을 놓쳤습니다.  눈물, 그렇습니다. 바로 눈물입니다. 금수저와 흙수저는 울 때 차이를 보입니다. 믿으실지 모르시겠으나...... 그러니까, 그게......  금수저는 울 때 흑흑, 하고 울지만 흙수저는 울 때 흙흙, 하고 웁니다. 제가 실험에 앞서 신파 영화를 보여준 이유이기도 하죠.  흑이냐 흙이냐의 문제인 것이죠. 하지만 귀로 흑과 흙을 구별한다는 게 그리 쉬운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눈물을 모아서 급속 냉동시킨 후 조각을 떼내 현미경으로  결정체를 들여다보았습니다.  눈(雪)의 결정체가 모양이 다 다르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계시죠 ?  눈물에도 결정체가 있습니다.  여기 화면을 보시죠 ! "    화면에는 흙이라는 글자 하나가 모니터 전체를 꽉 채우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 보이십니까 ? 흙이라는 글자처럼 보이는 것은 문자가 아니라 결정체입니다. 조직 구조인 셈이죠. 한글인 흙의 폰트 크기를 키운 게 아닙니다.  지금 여러분이 보고 계시는 것은......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흙수저의 눈물입니다. "

와와. 여기저기서 소란이 일었다. " 그렇습니다. 흙수저 세대는 흙흙, 웁니다. 여기 정부 기관에서 근무하시는 교육부 공무원도 참석하신 걸로 아는데 손 들어 보십시오. 아, 네네.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대통령은 어떤 결정체를 가지고 있을까요 ?   저는 정보원을 통해 지난 세월호 때 흘린 대통령의 눈물을 어렵사리 채취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대통령이 흘린 눈물의 결정체를 세계 최초, 아니 우주 최초로 공개합니다. "  모니터에는 흙 대신 듥과 닭 사이의 글자를 닮은 결정체가 형광등 백 개를 켜 놓은 듯한 아우라를 뽐내며 빛나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듥이다 닭이다 주장해서 잠시 소란이 일었다.

듥이다, 닭이다, 아니다 듥이다. 파나 마나 한 파나마 모자를 파는 상인처럼 사람들은 하나 마나 한 논쟁에 빠져서 모니터 앞으로 듥닭같이 달려들고는 서로 삿대질을 하며 싸웠다.  듥이오, 닭이오, 듥이오, 닭이오. 정부에서 파견된 고위직 공무원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공무원 1 이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 듥이오,  저게 어찌 닭이란 말이오 ! "   누군가 한숨을 깊게 쉬며 말했다. " 니미. 히트다, 히트 ! "

 

 

 

 

 

 

 

                                             

 

1)                서사심연(서울대 사회학 심리 연구소) 강당에서 듥이라고 주장했던 교육부 고위 공무원은 다음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주인공이 된다.

 

 

 

골든리트리버로 6살이다. 털을 바짝 잘랐다. 이름은 봉달 씨다. 몸무게 33k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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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8-01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곰발님 입담은 쁘로빠쇼날 하십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8-01 11:45   좋아요 0 | URL
이상하게 전 외국어 표기법은 창비 스타일이 마음에 들더군요..ㅎㅎ

stella.K 2016-08-01 14:24   좋아요 0 | URL
와우, 곰발님네 개로군요.
숫컷인가 봅니다. 몸무게가 33이면 배설물도 상당하겠는데요?
저는 요크셔 숫놈을 13,년째 키우고 있는데 아직도 먹성이 좋아 배설량도 제법 많은 편이죠.
제가 이것을 주로 많이 치우는데 좀 귀찮더군요.
그것만 아니면 키울만 한데 말입니다.ㅋ
골든리트리버 종은 덩치만 좋지 순하지 않아요?
사람 못 물게 생겼음.
그래도 곰발님 말은 잘 듣나 봐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01 14:36   좋아요 0 | URL
13년이라... 이제 슬슬 걱정 되시겠씁니다.
저도 가끔 개를 보면 이별을 생각하고는 합니다.
봉달이는 좀 성격이 모나서 주인 외에는 절대 사람이 만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번에는 공원에서 술 취한 사람이 득달같이 달려와서 머리 만지려다고 손을 물었어요..ㅎㅎ

stella.K 2016-08-01 14:53   좋아요 0 | URL
그래서 죽도록 많이 사랑해 주려고 하는데
녀석이 말을 안 들어요. 매를 벌고 있지요.
뭐 그것도 녀석이 아직 건강하다는 증거겠지만.ㅋ

골든리트리버도 신경이 날카롭군요.
저는 안내견종으로 많이 쓰여서 순한 줄만 알았어요.
모르긴 해도 지난 번 공원에서 취객도 저 같은 생각으로 만지려 들었을 거예요.
조심해야겠어요.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8-01 15:16   좋아요 0 | URL
어릴 때 무슨 좋지 못했던 기억이 있는지..
이놈은 처음 우리집에 온 날부터 날 물었습니다. 밥 먹을 때 귀엽다고 머리를 쓰다듬었더니 물더라고요. 고 쪼꼬만 놈이.... 이게 지금까지 이어진 경우입니다..

기억의집 2016-08-01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배꼽 빠지게 웃고 있음. 미치겠음.

곰곰생각하는발 2016-08-01 11:44   좋아요 0 | URL
어제 잠이 안 와서 비몽사몽 간에 노트북 켜놓고 잠시 쓴 글인데
의외로 재미있나 보내요. 유머코드가 안 먹힐 줄 알았으니 웃어주니

히트다,히트..

시이소오 2016-08-01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ㅋ ㅋ ㅋ ㅋ ㅋ 히트다. 히트
대단하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01 11:43   좋아요 0 | URL
요즘제가 히트다, 히트의 묘한 라임에 빠져서요..

yureka01 2016-08-01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물의 농도가 다르다는 걸 의미하네요..결국 눈물이 상징하는 공감력과 불감증의 차이.......이처럼 적중률 100%의 의미 아니겠나 싶어요..재미도 나면서 의미심장하기까지 한 글이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8-01 12:06   좋아요 1 | URL
오오. 이런 글에 과학적 분석이라니 무척 새롭습니다. ㅎㅎ
사실 전 이 글을 시라고 생각하고 썼습니다. 나름 저항시입니다.

samadhi(眞我) 2016-08-01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주 휴가라 어제오후 늦게 계곡에 왔는데 지난주와 달리 날씨가 심하게 뜨거워 다리밑인데도 덜 시원하네요. 여긴 늘 추웠는데요. ㅎㅎ
우리언니랑 저랑 늘 귀티랑 돈티(?)를 구분하곤 했죠. 대부분 귀티가 아니라 돈티가 나는 사람들이었지요. 곰발님 연구결과와 비슷한 듯해요. 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8-01 12:38   좋아요 0 | URL
주말만 되면 다리 밑에서 사실는, 자발적 청빈의 삶 ! 빈티인 제가 보기엔 돈티내는 부류만큼 꼴불견인 것도 따로 없죠.. 어젠 정말... 좀 고통스럽더라고요. 쮸쮸바 사러 밖에 나왔더니 거리에 아무도 없더군요.. 민방위 훈련하는 줄 알았씁니다..

samadhi(眞我) 2016-08-01 12:40   좋아요 0 | URL
그러니 전국이 얼마나 들끓겠어요. 여기도 일요일밤에 왔는데도 사람들이 많아서 이상하더라구요. 우리 명당을 2주 연속 빼앗겨 그 자리를 노려보고 씩씩거렸습니다.

samadhi(眞我) 2016-08-01 12:41   좋아요 0 | URL
서울은 갈 데가 마땅치 않아 문제인데... 그래도 어디 바람 좀 쐬고 오세요. 덩치 큰 녀석 데리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01 12:45   좋아요 0 | URL
올 가을, 중국으로 가족 여행을 떠납니다.. 개인적으로는 질색.
한 5년 전부터 여름 휴가는 가족 전체가 모여서 떠나는 문화가 저희 가족에게 부여되어서..
전 질색입니다. 가족 여행...

개는.... 뭐.... 동물병원에 마껴야지요.. 참.. 개 찍은 사진 있는데 올려야 겠습니다..

samadhi(眞我) 2016-08-02 10:12   좋아요 0 | URL
봉달이는 덩치 큰 귀염둥이네요. 떠억~! 하는 느낌이예요. ㅋㅋㅋ
가족여행은 저도 질색이예요. 울 식구들 재작년에 전부 베트남 갈 때도 저는 기어이 안 갔어요. 제가 있었음 분명히 저를 죽여놨을 둘째 언니가 저 대신 넷째언니를 미친듯 괴롭혀서 그 뒤로 둘 사이가 매우 나빠졌지요. 가족여행이란게 어떤 가족에게는 허울 뿐이더라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02 11:05   좋아요 0 | URL
저는 첫째 누님이 그렇습니다. 자기는 배려라고 하는데 이게 왜 이렇게 불편한지.
자기가 다 여행 계획에서부터 물품.. 다 짜기는 하는데...
한번은 계곡에서 물 속으로 들어가지 않았다고 그렇게 뭐라 하더라고요. 놀 줄 모른다고..
아니 무슨 다 큰 어른이 애들도 아니고 계속물에 들어가서 놉니까..

지금행복하자 2016-08-01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티 돈티 우리는 책티내야 할까요? 전라도 말에 귄있다는 말이 있는데 `귄`은 미모로도 돈으로도 쭉쭉빵빵으로도 설명할수 없는 단어에요..
사람은 귄이 있어야제잉~~~

곰곰생각하는발 2016-08-01 15:05   좋아요 0 | URL
????! 귄???! 귄이 뭡니까 ? 사전 찾아보니 귀염이라는 전라도 방언이라고 나오는데 그것입니까 ?

지금행복하자 2016-08-01 16:17   좋아요 0 | URL
귀염.. 그런단어로는 설명이 안되는 단어랍니다. 귀염은 너무 1차적이에요~
어떻게 설명은 안되고 느낌만 알아요~ 저도 처음에 듣고 뭔소리인가 했어요..
지금도 사람들이 쓰는데.. 사전에도 안 나오는 말인줄은 몰랐어요 ㅋㅋ

`아따 곰발이는 귄이 있어야~~`
최고 칭찬.
`쟈는 얼굴은 반반한디 귄이 없어.. 귄이.. `
이건 흉..
이런 느낌이에요.. 절대 귀엽다는 뜻이 아니에요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8-01 16:34   좋아요 0 | URL
허어. 이거 점점 귄의 정체를 알고 싶어지는군요.
집에 가면 << 귄의 정체 >> 라는 제목으로 페이퍼를 남겨야겠습니다.

당최, 귄의 정체가 뭐야.....

곰곰생각하는발 2016-08-01 16:38   좋아요 0 | URL
찾아보니 다음과 같은 기사가 있는데 이 기사를 읽으니 더욱 귄의 정체가 궁금합니다.

뭍과 물이 교직하는 남도 땅에서 살아온 사람들에게 공유되어 온 대표적인 용어가 `귄`이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했고 지금도 사용한다. 그럼에도 딱히 이것이 뭘 말하는지 꼬집어 말하진 못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고 지춘상 교수는 남도미학의 전거로 이 용어를 들었다.

다른 지역에서 사용하지 않는 남도사람들만의 특별한 용어라는 것이다. `귄`이라 호명하는 태도들 속에 남도인들의 정서가 배어있다는 주장이다.

전남방언사전에는 `귄`을 `귀염성`이라 했다. 장성이나 담양에서는 `귐`이라 한다.

국어사전에는 `귀염`의 사투리라 했다. `귄있다`는 표현은 담양, 광산, 영암, 광양, 진도, 여수 등지에서 사용하는 귀염성스럽다는 형용사다.

`귄`이 없으면 `귄대가리 없다`고 했다. 예컨대 ˝갸는 왜 그리 귄대가리가 없다냐˝고 했다. 모두 `귄`이 남도사람들이 가지는 미학적 전거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흔히 이를 비유할 때 하는 말이 ˝얼굴도 예쁘지 않은데 쏙 맘에 든다˝는 식으로 설명한다. 예쁘거나 잘생긴 것과는 다르다는 뜻이다. 대체로 사전에서 설명하듯이 `귀염` 정도로 해석된다. 영어로 번역하려면 `매력`정도가 적당할 것이다.

하지만 `귀염`이나 `매력`으로 해결되지 않을 정서들이 있다. 그게 무엇일까? 이를테면 공옥진의 비틀어진 춤을 보면 `귄이 찍찍 흐른다`고 했다. 그 안에 한이 있다고 했다. `추의 미학`과는 다른 정서다. 여기서의 `귄`은 `귀염`일까, `매력`일까?

나는 이것을 공동체라는 화두 속에서 찾아왔다. 이른바 `거시기`를 공유하는 혹은 공유할 수 있는 공동체라야만 이 `귄`의 미학을 이해할 수 있다고 정리해 가고 있다.

이렇게 바꾸어 말해볼까?

˝흠, 이라고 시작은 했소만, 거시기 이 글이 쪼깐 귄이 있소 어짜요?˝

지금행복하자 2016-08-01 16:43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귄대가리 ㅋㅋ 자주 듣던 말인데 요즘은 통 못들어서 잊어버리고 있었어요~ 역시 전문가. 저의 짧은 말로 해결이 안되는 부분을 채워주시네요~ ㅎㅎ

정서의공유라는 말이 맞을것 같아요. 거시기처럼~ 어렸을때는 촌스러운 단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정말 좋은 단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 세상에는 징하게 귄대가리없는 애기들이 득실득실 항께요~~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8-01 16:55   좋아요 0 | URL
남도마학을 대표하는 단어가 < 귄 > 이라고 하니 궁금하네요. 언제 한번 전라도 내려갈 일 있으면 귄을 만나고 와야겠습니다. 정말 독특한 녀석이네요. 그 어느 기의에도 포섭되지 않는 기표라니... 대단한 녀석입니다. 사랑에 빠졌습니디ㅏ.

문득 그런 생각이 드네요. < 귄 > 이란 단어는 그리스인들이 소크라테스를 ˝ 아토포스 ˝ 라고 했는데

귄 = 아토포스가 비슷하다는 거. 아포토스도 딱히 어떤 기의로 정의를 내리거나 붙잡을 수 없는 아주 신비한 단어거든요. 둘은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인이자 철학을 전공한 진은영은 아토포스를 비장소성이라고 번역했는데 제가 보기엔 실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토포스의 번역어는 귄`임..

지금행복하자 2016-08-01 17:04   좋아요 0 | URL
아토포스까지.. 귄의 격상이네요~ ㅎㅎ 몸소 체험을 해서 체화되어야 하는 어휘임은 확실합니다~^^

samadhi(眞我) 2016-08-01 17:53   좋아요 0 | URL
그 사람만이 가진 고유의 매력을 말합니다. 개성. 못 생겨도 긘이 있어야제. 요것이 긘을 한마디로 나타내는 말이구요. 아무리 예쁘고 잘 생겨도 긘이 없으면 금방 질리고 말지요.

boooo 2016-08-01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재미있는데요? 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8-02 11:05   좋아요 0 | URL
더위 때는 심각한 내용보다 가벼운 내용을...

2016-08-01 17: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02 1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슬비 2016-08-01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뎌 봉다리 사진을 보네요. 글로만보다가 사진을 보니 반가워요. 덩치가 커도 순하게 보이는데 낯을 가리는군요. 요즘처럼 더운날 힘들것같아요. 털 안자른 사진도 올려주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02 11:06   좋아요 0 | URL
털 길 때 사진 몇몇 있었는데 용량 정리하면서 삭 지웠네요. 털 그르게 되면 한 컷 올리겠습니다..골든은 역시 털이 길어야 폼이 납니다..

clavis 2016-08-01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봉달씨 제가 깨물어주고 싶네요 귄이 짤짤 흐르는고만요~ㅋㅋ
사진 하나 더 궈궈

곰곰생각하는발 2016-08-02 11:08   좋아요 0 | URL
깨물어주려다가 개,물려죽는수가 있습니다.. ㅋㅋ.
요놈이 종과는 달리 사납습니다.
 

 

 

 


 



싸움의 기술



                                              나는 모르겠으나, 사람들은 내가 주먹을 휘두르면 바람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쉭, 쉭쉭쉭 !  내 앞에서 수많은 일진(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갔다. 사람들은 나의 권술(拳術)을 검술(劍術)이라 했다.  내 주먹은,  강했다. 머리가 나쁜 탓에 공부를 못했기에 주먹 세계에 발을 들였다. 주먹 하나만큼은 자신있었으니까. 이 글은 내가 동정 없는 세계에 몸담으면서 깨닫게 된 << 진실 >> 에 대한 이야기'다. 경청 바란다. 주먹이나 칼부림으로 이기는 놈은 싸움을 잘하는 놈이 아니었다. < 칼부림 > 은 하수나 하는 짓이었다. 이 짓보다 상수는 < 욕부림 > 이었다. 살벌한 욕 한 마디'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다. 손자병법에 의하면 이 전술은 고급 기술에 해당된다.

싸움의 기술에서 유혈'보다 한 단계 위는 무혈인 것이다. 그런데 칼부림과 욕부림을 담당하는 놈들은 조직 내 계급이 낮은 녀석들이었다. 쫄따구들이나 사용하는 기술이었던 것이다. 이보다 한 단계 위인 놈은 싸울 때 큰소리로 욕을 하지 않는다. 욕을 하기는커녕 존댓말을 쓰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는 무서워서 벌벌 떨고는 했다. 목소리 큰 놈보다 목소리 작은 놈이 이긴다 ?!  반말 하는 놈보다 존댓말 하는 놈이 이긴다 ???!!!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리라. 당연하다, 그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카메라를 줌-아웃시켜서 원경(遠景)으로 빠지면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이 놈 뒤에는 칼부림하는 놈과 욕부림하는 놈들이 병풍처럼 서 있다.

칼부림하는 놈도 무섭고 욕부림하는 놈도 무서운데, 이런 놈들을 한갓 병풍처럼 사용하는 저 놈은 얼마나 무시무시한 놈인가. 이 상상력 앞에서 주눅들게 된다. 영화 << 올드보이 >> 에서 사설 감옥 감시인이었던 철웅( 오달수 扮)이 장도리로 오대수(최민식 扮)의 이빨을 뽑을 때 이런 말을 한다. " 있잖아...사람은 말이야...상상력이 있어서 비겁해 지는 거래...그러니까...상상을 하지 말아봐... 존나 용감해질 수 있어... " 그렇다, 상상력이란 그런 것이다. 하지만 이 녀석도 이 세계에서는 중간 보스에 지나지 않았다. 몇 년 전, 조직 내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서 조곤조곤한 존댓말로 상대를 제압하던 중간 보스'가 무릎을 꿇은 적이 있다. 그를 무릎 꿇게 만든 자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말 대신 손짓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놈이었다. 그가 손가락을 까닥거리자 중간 보스의 손모가지가 잘려나갔다. 그런데 손짓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놈은 결국 눈짓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놈에게 제거되었다. 건달의 최상위는 눈짓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놈이었다. << 의중 意中 >> 이라는 단어가 있다. 풀어서 설명하면 " 마음속 " 이라는 뜻이다. 의중을 읽다, 의중을 헤아리다, 의중을 파악하다, 의중을 알아차리다, 의중을 살피다, 의중을 꿰뚫다 라는 말은 말로 표현된 메시지를 읽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무언(無言)을 읽는다는 뜻이다. 뉴스에서 거물급 정치인을 다룰 때 흔히 사용하는 단어가 < 의중 > 이다. 그렇다면 의중을 읽고, 의중을 헤아리는 주체는 누구일까 ? 당연히 아랫것들이다.

아랫것들이 하는 일은 보스의 마음속을 읽는 것이다. 아랫것들의 자발적 충성 경쟁은 바로 의중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보스의 의중을 읽지 못하는 부하는 성공하지 못한다. 거물급 정치인을 다룬 뉴스에서 < 의중 > 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꼭지는 박근혜와 관련된 뉴스'다. 그녀의 정치술은 말의 메시지가 아니라 손짓과 눈짓으로 이루어진 무언술'이다. 진실한 사람은 무언에서 의중을 파악하는 이'다. 바로 그 점이 한국 정치의 비극이다. 정치의 기본은 밀실이 아닌 열린 광장에서의 대화'다. 박근혜와 안철수의 공통점은 말이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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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6-01-24 17: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입만 열면 모지란 티가 나니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4 17:19   좋아요 1 | URL
지난 연설 보니깐... 보고 읽어도 잘 못 읽으시더라고요..

cyrus 2016-01-24 17: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과 박. 말이 없어서 오히려 다른 사람들의 말이 많아진 이상한 케이스.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4 17:19   좋아요 1 | URL
바로 그겁니다. 당사자가 말이 없으면 아랫것들이 충성을 증명하기 위해 의중을 읽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의중을 해석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죠. 메시지가 없으니 수많은 해석이 존재하게 됩니다. 당연히 아랫것들의 말이 많아지는 케이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역겨운 정치를 하는 것이죠.

cyrus 2016-01-24 17:36   좋아요 1 | URL
안과 박 공통점 하나 더 있습니다. 가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을 툭 꺼내면(본인들은 옳은 말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주변 사람들(국민)을 할 말 없게 만듭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4 18:14   좋아요 1 | URL
둘 다 물 새는 쪽박이죠. 왜 이들을 두고 하는 말이 있잖습니까.
박에서 새는 쪽박, 안에서도 샌다 ! 선조들이 미래를 예견하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stella.K 2016-01-24 18: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년 가을 동생하고 한 35년만에 싸운 일이 있는데
겉으로는 제가 이긴 것 같긴 했습니다.
뭐 아무래도 제가 누나니까. 그리고 목소리에서 절대 꿀리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여자니까 여자들 싸울 때 잘하는 거 있잖습니까?ㅋㅋ 등등해서.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굳이 그렇게 힘들여 싸울 필요가 있나 싶더군요.
짜증나서 그런 거거든요. 그건 제압하기가 차라리 쉬웠는데 말입니다.
적어도 ˝너 나이가 몇 개니?˝ 한마디면 게임은 오버되는 거였는데
후회되더군요. 싸움의 고수가 되려면 아직도 멀었구나 싶더군요.
더구나 조직 생활을 안하다 보니 싸울 일도 없더군요.
싸움도 역시 뇌를 자극해서 똑똑해지는 건데 말입니다.ㅋㅋ

근데 곰발님은 정말 질 싸움은 안하실 것 처럼 보이긴 합니다.
다혈질만 잘 다스린다면...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4 18:16   좋아요 1 | URL
조직이 든든한 놈이 무조건 이깁니다.
그래서 벡이 필요한 것 같습ㄴ디ㅏ.
한국인이 집단 속에 있기를 간절히 원하잖아요.
아파트만 해도 사실 서구에서는 실패한 주거 환경이었씁니다.

[그장소] 2016-01-24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 느님 ㅡ이...조직에...?!으헉~!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4 18:17   좋아요 1 | URL
세상을 조직에 단순 비유한 겁네다.. ㅎㅎ

[그장소] 2016-01-24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ㅡ전,또~곰곰 님이 온 몸에 곰발 문신 두르고
고객을 가~ 족˝ 가치 ..모신다고 하시나...했죠~^^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4 19:31   좋아요 1 | URL
전 주로 때리는 쪽보다는 맞는 쪽이었습니다..

[그장소] 2016-01-24 22:19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전주ㅡ로 때리면 간주 중에는 마이크 돌리고 헤드뱅잉 하시겠습돠~?! ^^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5 14:10   좋아요 1 | URL
오, 그장소님 말장난의 묘미를 아시는군요. 반갑습니다.. ㅎㅎ.

[그장소] 2016-01-25 14:15   좋아요 0 | URL
아하핫~; 일찍 알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
점심시간도 다 지났는데..ㅎㅎㅎㅎ^^
별미는 없고..드릴게 묘미 뿐인지라~^^
곰곰 님 ㅡ따라가려면 ㅡ아직 아직 입죠~!!
잘.부탁 드립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5 14:39   좋아요 1 | URL
아닙니다. 그장소님이야말로 말장난의 달인이십니다.

세실 2016-01-25 1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 맘도 내가 잘 모르는데 어찌 의중을......
할말은 하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답답한 사람은 딱 질색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5 14:09   좋아요 1 | URL
정답이십니다. 할 말은 하고 살아야 합니다.
꼭 말해야 알아 ? 라고 말하는 것은 어찌 보면 폭력의 일종이죠..

수다맨 2016-01-25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나라의 지도자라면 연설문 정도는 스스로 초안을 잡고, 정확한 문장으로 남들이 알아듣기 쉽도록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언젠가 시사인에 김대중/노무현 밑에서 일하던 연설비서관이 나온 적 있는데, 김대중 노무현 둘 다 자신의 손으로 국정과 관련한 연설문을 쓸 역량이 있었다고 합니다. 때로는 수정 가필도 본인들이 알아서 했다고 하구요. 근데 박통은 (예전에 전여옥이 했던 말처럼) 베이비 토크baby talk를 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니 단답을 하거나, 자꾸만 비문을 만드는 거지요. 냉정히 말해서, 자기 생각을 논리 충분한 문장으로 옮길 수 없는 사람은, 지도자 자격이 없다고 봅니다. 하다못해 일본의 거대 야쿠자 단체(야마구치구미) 두목도 졸개들한테 보내는 신년 축사는 본인이 직접 쓴다고 하는 것 같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5 17:48   좋아요 0 | URL
읽기조차 잘 못하시는 분인데요, 뭘 기대하겠습니까 ?
노무현 같은 경우는 오히려 자신이 거의 쓰다시피 했다고 하더군요..
정치의 기본은 토크 아닙니까. 말을 해야 소통이고 나발이고 불통이고 하지
토크 자체가 없으니 아랫것은 충성한답시고 의중을 파악하려고 하죠..
하나의 메시지와 수백 개의 해석이 가능하게 됩니다. 의중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면 말이죠..

yamoo 2016-01-25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른 한겨레나 경향에 고정 기고 란을 섭외해 보세요. 곰발 님은 매체에 필력을 휘날릴 분입니다. 뭐, 전 시간 문제라 생각합니다만... 곰발님이 액션을 취하느냐 마느냐..

고맙게 잘 읽고 갑니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6 12:48   좋아요 0 | URL
ㅎㅎ 감삽니다. 이제 슬슬 액션을 취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기억의집 2016-01-26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머저리 대통령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사실.... 그런 사람에겐 말싸움이든 몸싸움이든 통하지 않어요 후!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7 15:16   좋아요 0 | URL
가장 무서운 사람은 말해도 못 알아듣는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건 뭐, 공산당과 다른 게 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삼권이 이렇게 삼위일체인 경우도 드믈죠..
 

 

 

 




읽어버린 감자'를 찾아서

 

 

                                         우스갯소리로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말라는 말을 하고는 한다. 사소한 것은 하찮은 것이니 사소한 것을 두고 싸워서 이득을 취한다 해도 별로 얻을 게 없다는 소리. 그런데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한국 사회는 사소한 것을 너무 사소하게 생각하는 사회가 되어서 사소한(시시한) 사회가 되었다. 사소한 것이 모여서 중요한 것이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다. 그래서 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는 경향이 있다, 쩨쩨하다는 소리를 들을지언정 ! 지금 이사 온 곳은 ○○()에서 나름 중산층이 모여 사는 곳에 해당된다. 으로는 백화점이 있고, 西로는 대형마트가 있고, 으로는 구청이 있으며 으로는 국립보건원이 있다. 모두 10분 거리 안에 위치해 있다. 반면 이사 오기 전에 살던 곳은 달동네였다.


주말이면 여행객들이 가난한 마을을 구경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어슬렁거리며 사진을 찍고는 했다. “ 포즈 좀 취해 주실래요 ? 스마일.... 아뇨, 아뇨... 좀 빈티지스럽게 웃어주세요. 달동네잖아요. 호호. ” 나는 이 달동네 초입에 살았다. 그래도 이 마을에서는 부잣집(비록 전세였지만)에 사는 사람으로 통했다. 마당 있고, 텃밭 있고, 30년 된 라일락 하나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곳으로 이사를 오면서 상황이 역전이 되었다. 가난한 동네에서 나름 번듯한 집에 사는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그럭저럭 넉넉한 동네에서 가장 후진 집에 사는 사람이 된 것이다. 시바, 쪽팔리네 ! 뱀 머리로 사느니 용 꼬리로 사는 게 나은 것일까, 아니면 용 꼬리로 살다가 뱀 머리로 사는 게 나은 것일까 ?

그래도 좋은 점이 있다면 넓은 평지에 온갖 위락시설을 누릴 수 있는 편리성을 갖춘 곳이어서 밤이면 가끔 영화를 보러 가기도 한다. 영화관 또한 걸어서 10분 거리이다. 그런데 지난 주말(일요일 새벽 557분경)에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그날도 새벽 3시에 일어나 책을 읽고, 개 산책을 시키고 돌아오니 잠시 후 어머니가 새벽 기도를 마치고 돌아오셨다. 대뜸 집 앞에 감자 박스를 두었으니 가져오라는 명령이었다(어머니는 허리 디스크를 앓고 있어서 무거운 것을 들지 못한다). 냉큼 밖으로 나와 살펴보았으나, 웬걸 !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어디에다 둔 거야.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가 문득 잠시 마주쳤던 할머니가 생각났다(말이 할머니이지 환갑이 갓 넘은 사람이었다). 박스를 들고 어딘가 급히 가던 모습이 떠오른 것이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왔던 길을 되돌아가니 골목 끝에 그 할머니가 있었다. 할머니는 종종걸음으로 걷다가 왼쪽으로 꺾었다. 나는 따라잡기 위해서 뛰어갔으나 할머니는 사라지고 없었다. 할머니가 사라진 곳에는 거성 빌라 입구가 있었다. 그곳이 막다른 곳이니 하늘로 사라진 것이 아니라면 그곳으로 들어간 것이 확실했다. 감자를, 잃어버렸다 ! 16,000원짜리 감자 상자. 어머니는 웃으면서 별일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사실, 가난한 달동네 초입에 살 때에도 어머니는 집에 짐꾼()이 있을 때에는 늘 온갖 것들을 거리에 두고 오셨다(30계단을 올라야 집이 있기에 어머니는 늘 장바구니를 첫 번째 계단 아래 두고는 했다). 그것을 들고 오는 것은 내 몫이었다. 어느 때는 밥을 먹고 있을 때도 있었고, 잠을 자고 있을 때도 있어서 종종 한 시간 늦게 찾으러 가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그 달동네에서 8년을 살면서 어머니가 두고 온 물건을 도난 맞은 적은 없었다.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달동네였으나 어느 누구도 남의 것에 손을 대지는 않았다. 거리에 놓아둔 장바구니를 말이다. 하지만 넉넉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이 동네는 원,,,킬이었다. 단 한 번, 집 앞 거리에 두고 온 감자 박스는 몇 초 만에 누군가가 훔쳐간 것이다. 점심을 먹고 나서 거성빌라를 찾았다. 얼추 살펴보니 좋은 빌라였다. 8가구가 사는데 주차장은 차를 15대 넘게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주차장이 넓다는 것은 비싼 빌라라는 것을 의미했다. 밖에서 살펴보아도 빌라 규모는 가구당 50평은 넘어 보였다. 갑자기 화가 나기 시작했다. 50평짜리 빌라에 사는, 차를 최소한 2대 주차할 수 있는 주차권을 가진 사람이 16,000원짜리 감자를 훔쳐?

집에 돌아온 나는 박스를 뜯어 유성 매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모월 모일 새벽 557, 감자 박스 가지고 거성빌라 속으로 사라지신 분. 제자리에 갖다 놓으십시오 ! 농담이 아니라 팻말을 만들어서 1시간 동안 그 빌라 앞에서 시위를 했다. 생각보다 쪽팔렸으나 이 모습을 베란다 같은 곳에서 보고 있을 그 할머니가 더 쪽팔릴 것이란 생각을 하며 버텼다. , 나오면 쳐들어갑니다. 허허허허. 물론 바늘 도둑이 자수를 할 리는 없었다. 집에 돌아오다가 문득 cctv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확인하니, 맙소사 ! 바로 그 거리에 cctv가 있는 것이 아닌가. 바로 그 길로 경찰서를 찾아 도난 신고를 했다. 16,000원짜리 감자를 도둑맞았습니다. 눈물이 앞,               을 가립니다. 절차는 나름 신속했다.

​감자 도난 사건은 파출소에서 경찰서로 넘어갔다. 형사가 와서 현장 검증을 마쳤다.   잃어버린 감자를 찾기 위해 꽤 애를 쓴 하루였다. 누군가는 쩨쩨하게 감자 몇 알 가지고 뭔 짓이냐고 말하는 이도 있겠으나 그런 사람에게 말하고 싶다.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자고 말이다. 좆대가리 같은 한국 사회는 사소한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소도둑보다 바늘 도둑이 더 얄밉다. 사소한 성적 농담이나 사소한 접촉이나 사소한 외면이나 사소한, 사소한, 사소한 기타 등등이 어쩌면 이명박과 박근혜가 탄생하게 된 동력이 되었을 거라고 말이다. 며칠 전, 감자 도둑이 잡혔다. 예상대로 거성 빌라 주민이었다. 바늘 도둑은 훔친 것이 아니라 거리에서 분실물을 취득한 것이라고 우겨서 벌금을 내는 선에서 마무리가 되었다.

잘 다듬은 머리 모양으로 보아 넉넉하게 사는 집 부인이었다. 나는 그 사람 들으라고 혼잣말을 했다. 시바, 지랄도 풍년이네. 들었을까 들었을 것이다. 귓볼이 붉어진 모습을 봤으니까. 감자 값을 돌려받았다. 이 만원 주길래 사 천원을 건냈더니 선심 쓰듯 됐다는 손사래를 하길래 말했다. " 장난하세요 ? " 이 동네, ...... 지랄도 풍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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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루스의 기표 2015-06-20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는 그러나 쫌 슬픈 글이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0 12:37   좋아요 0 | URL
기승전애`인가요 ? ㅎㅎㅎㅎㅎ

팔루스의 기표 2015-06-20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랜덤 애에요

stella.K 2015-06-20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발님 글의 뜻은 충분히 공감이 가는데 꼭 1인 시위 하신 게
뭐해서 쓰신 것 같아 귀엽기도 하네요.ㅋㅋㅋㅋㅋ

그런데 그런 사람이 있다니... 요즘 웬만해서 남의 물건 잘 안 가져가는데.
그래도 다행이어요. 얼굴 붉힐 줄 알고. 그러지 않을 사람도 있을 것 아니어요?
왜 습관적으로 그러고 입맛 다시는 사람도 있잖아요.

근데 이사 하신다더니 하셨군요.
어느 동넨지 꽤 부럽습니다. 어디든 10분이라니...
있는 동네 살면 물가가 좀 비싸더군요. 그렇지 않나요?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0 15:16   좋아요 0 | URL
큰 시장도 있습니다. 습관성 도둑질이죠.... 동네가 지랄같아서 어느 미장원 앞에는 주인이 코팅을 해서 내걸었는데 내용을 읽으니 다음과 같습니다.

화분 훔쳐간 사람 천벌을 받을 것이다. 잡히기만 해라

이거 내가 웃길려고 자작한 게 아니라 실제로 이게 걸려 있더군요. 가게 앞에 말입니다. 누가 화분을 훔쳐간 모양....

아마 감자 훔쳐간 사람이 가져간 것 가틈..

Joule 2015-06-21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승전승! 축하합니다. 감자도 집에 돌아갈 수 있게 되어서 기뻤을 거예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1 15:37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감자 대신 돈으로 받아서 개에게 줄 순대 사줬습니다.

Joule 2015-06-21 15:54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건성으로 읽었어요. 마지막 문단을. 해야 할 일 안 하고 놀고 있으려니 괜히 마음이 찔릴 때는 잘 집중을 못해서 그렇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1 16:10   좋아요 0 | URL
원래 제 글은 건성으로 읽어야 제맛이 나지 정색하고 읽으면 재미없습니다...ㅎㅎ 건성 읽기를 권합니다.

뽈쥐 2015-06-24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잉 사천원 돌려주신거 넘 멋져요. 적절한 비유는 아니겠지만 부잣집 아들하고 사귀는 가난한 주인공이 돈봉투 주는 부잣집 마나님 엿먹이는 통쾌한 드라마 장면이 떠오르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5 06:06   좋아요 0 | URL
가끔 거리에서 마주치는데 이 여자 어찌나 동네 사람 험담을 그리하는지..... 웃긴 분이세요...
 

 

 

 




봉달 씨는 숀 코넬리'다

                                 새집으로 이사를 왔으나 헌 집이었다. 아파트에서 살던 어린 시절을 제외하고는 20년 넘게 마당 있는 단독 주택에서 살았던지라 빌라 주거 환경에 익숙하려면 시간이 걸려야 했다. 한국인은 아파트 주거 환경에 익숙하지만 나는 체질적으로 군집 형태의 주거 환경이 불편했다. 두고 온, 한때 새집이었으나 이제는 옛집이 되어버린 그 집도 낡고 오래된 라일락 나무가 있는 마당이 있고 작은 터앝이 있는 주택이었다. 그 마당에서 개를 키웠다. 목줄을 다는 것은 왠지 학대인 것 같아서 항상 풀어놓았다. 봄에 터앝에 배추와 도라지를 심었으니 하루가 다르게 자랐으리라. 터앝에 채소를 기르면서 깨달은 것은 볕에 따라 자르는 속도가 다르다는 점이다. 봄볕에 이파리는 자라고 여름 볕에서는 색이 짙어지고 단단해진다. ...... 자라고 있으려나 ?

전세 대란 " 을 넘어서 전세 전쟁 이라는 말을 듣기는 했으나 항상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내다가 막상 전셋집을 구하다 보니 실감하게 되는 대목이다. 헌 집이지만 새집이 된 집으로 이사를 왔지만 전에 살던 전세보다 2배 많은 금액을 지불했지만 공간은 절반으로 줄었다. 마당도 없고, 터앝도 없고, 라일락도 없다. 대신 복도라는 이상한 길이 생겼다.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잠을 놓쳤다. 오늘은 키우던 개와 함께 인왕산에 오르기로 약속한 날. 새벽부터 등산 가방을 챙겼다. 삼겹살은 살짝 익혀서 도시락에 담고, 빵과 우유, 그리고 냉동실에 둔 얼린 물통도 챙겼다. 아침 여섯 시 반에 집을 나왔다. 걸어서 인왕산 입구에 도착했다. 시계를 보니 얼추 한 시간이 걸렸다. 개는 지쳤는지 벌써부터 혀를 내밀고 헉헉거렸으나

오랜만에 나들이를 하는 날이라 흥분한 표정이 역력했다. “ 봉달이 가 제일 좋아하는 것이 바로 산책이었다. 우유를 주자 목이 마른지 냅다 먹었다. 개를 이끌고 산에 올랐다. 정상에 도착해야 한다는 목표는 없었다. 좀더, 조금 더 오래 개와 함께 산책하는 것이 목표였으니까. 가다가 지치면 길이 아닌 풀숲으로 빠져서 쉬고는 했다. 목줄을 풀어주니 개는 사냥개 흉내를 내며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틈틈이 고개를 돌려 내 위치를 확인하고는 했다. 어느덧...... 개는 시야에서 벗어났다. 잠이 오기 시작했다. 배낭을 베고 잠시 잠을 잤다. 바람과 볕이 좋았다. 우울증에는 볕이 가장 좋은 약입니다. 볕을 많이 쬐도록 하십시오. 의사는 처방전을 작성하면서 늘 그 이야기를 했다. 맞는 말이었다. 바람과 볕은 우울과 불면에 가장 좋은 약이었다.

눈을 뜨니 개는 내 옆을 지키고 있었다. 다시 일어나서 산길을 걷기 시작했다. 가는 길, 틈틈이 개에게 먹이를 주었다. 고기가 상할까봐 살짝 익힌 삼겹살부터 줬다. 김칫국에 밥 말아 먹던 놈이라 삼겹살로 배를 채우니 마냥 좋은 모양이다. 그래,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맛있는 거 배불리 먹을 수 있고 하루 종일 산책을 하니 오늘이 네 생일이다. 목이 마를 때 마시려고 준비한 물도 몽땅 개에게 주었다. 내가 물을 마시려고 하자 개가 낑낑거리며 물을 달라고 보챘기 때문이다. 산 정상에 오르고 산 밑으로 내려왔어도 나는 개를 끌고 이리저리 세상 구경을 시켰다. 어느덧 날이 어둑어둑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공원에 앉아 구멍가게에서 사온 비비빅 를 개에게 주니 잘도 먹는다. 내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봉달아, 미안하다. 오늘이 너와 함께 하는 마지막 산책이구나.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 혼잣말처럼 내뱉은 말이었으나 슬퍼서 울컥했다. 이 집에서는 너를 키울 수 없단다. 전날 이리저리 뒤척이면서 곰곰 생각했다. 개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 무엇을 해야 할까 ? 생각하다가 떠오른 것이 개와 함께 세상 구경을 하는 것이었다. 마지막 산책이었다. 공원 벤치에 앉아 어두워지는 하늘을 보다가 달거리하는 여자처럼 터졌다. 강원도 농장 주인이라고 하니 마음껏 뛰어놀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자위를 내내 하면서...... 집에 돌아와 다시 생각해도 몹쓸 짓이었다. 형편이 되는 대로 키우기로 했다. 전화를 걸어서 입양은 없던 일로 했다. 그날, 꿈을 꾸었다. 꿈에 영화배우 숀 코넬리를 닮은 금발 신사를 나를 보며 웃고 있었다. 그가 다가와서 나에게 말을 걸었다.

 

- 아따, 성님 ! 나 모르것소. 봉달이오. 봉달이 !

- 봉달이 ??!

- 그려, 나 성님 동생 봉달이여. 꿈에서는 항상 사람으로 둔갑을 한당께. 이때 한번 사람 흉내 내지 언제 사람 행세 하것소.

- 사람으로 둔갑을 하니 꽤 잘생긴 놈이었구나.

- 말이라도 고맙소잉. 근데 아까..... 공원에서 왜 울었소 ? 사내새끼가 눈물이나 찔끔거리 고...... 말 안 해도 다 알지라. 사실, 알면서도 내색은 안했소. 내가 시무룩하면 성님 더 마음 아플 것 아니오. 기분도 꿀꿀하니 어디 가서 삼겹살이나 구워 먹읍시다.

 

나는 숀 코넬리를 데리고 허름한 삼겹살집으로 들어갔다.

 

- 성님, 고맙소잉. 이 은혜 잊지 않겠소. 같이 함 살아봅시다. 내 똥 오줌 잘 가릴 것이니 너무 걱정 마소. 잘 짖지도 않을 테니껜 걱정 붙들어 매쇼 !

 

그 사이, 삽겹살이 노릇노릇 구워졌다. 나는 숀 코넬리를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인간보다 더 인간답구나. 내가 젓가락으로 삼겹살을 집자 숀 코넬리가 으르렁거리며 소이쳤다.

 

- 젓가락 놔라잉! 건들면 배때기를 확 째셔 줄넘기 해부려. 내 밥그릇에 손 대는 놈은 배, 배배배배신 배반형 투, 투투투부정사야.

 

숀 코넬리는 먹이를 보자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식욕 앞에서는 사람 흉내고 나발이고 없었다. 하지만 나는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어차피 꿈이니까, 고기 한 점 먹었다 한들 헛배 부를 리 없으니까. 많이 먹어라. 아프지 말고 오래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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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5-06-13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터앝. 예쁜 말이네요. 자신의 취향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군요. ˝비비빅˝ 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6-13 10:05   좋아요 0 | URL
텃밭과 터앝은 다르더군요. 텃밭은 집 밖에 있는 작은 밭이고 터앝은 집 울타리 안에 있는 땅이랍니다.

비비빅... ㅋㅋㅋㅋㅋ 오늘 새벽에도 비비빅 하나 줬습니다. 여름에는 비비빅이 최고에욧//

samadhi(眞我) 2015-06-13 10:07   좋아요 0 | URL
네 찾아보았죠. 국어사전 찾아보기가 취미거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6-13 10:42   좋아요 0 | URL
좋은 취미로군요. 저도 사전 찾아보는 재미를 알고 있습니다. 사전이 의외로 재미있습니다. ㅋㅋ

samadhi(眞我) 2015-06-13 10:44   좋아요 0 | URL
˝새록새록˝ 알아가는 맛이 있죠.

cyrus 2015-06-13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 준비 때문에 며칠동안 글 포스팅이 뜸했군요. 더운 날에 이삿짐 옮기고 새집 정리하느라 고생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6-14 09:33   좋아요 0 | URL
이사야 포장 이사`에서 다 하는 것이니 이사 때문에 글이 뜸했던 것은 아니고 그냥 책을 안 읽다 보니 딱히 글 소재가 없어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