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신, 괴물 - 타자성 개념에 대한 도전적 고찰
리처드 커니 지음, 이지영 옮김 / 개마고원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                             

 

우 리 가    남 이 가   :




 


묻지도 따지지도 않겠다,


 

 

                                                                                                       하니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오로지 철천지원수 생각뿐이다. 한겨울, 허파가 터질 것 같이 뛰어도 철천지원수를 생각하면 힘이 나서 다시 달리고,

천근만근 무거웠던 다리도 구름처럼 가벼워라. 증오는 힘의 원천이다. 달려라 하니는 힘이 들 때마다 나애리 이 나쁜 계집애 _ 라는 말을 주문처럼 외운다. 하니의 < 나애리 나쁜 계집애 > 는 < 아브라카다브라 > 와 같은 말이다. 적이 선명할수록 목표는 명확하니까. 철천지원수 중에서도 철천지원수는 내 부모를 죽인 원수'이다. 시베리아 칼바람이 부는 설원, 누군가가 쓰러져 죽어가고 있다.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고 했던가. 얼어죽을 동태처럼 죽어가는 자는 자신의 부모를 죽인 철천지원수'이다.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  십중팔구, 철천지원수의 곤경을 외면할 테지만 에스키모인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오로지 철천지원수 생각뿐이어서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기를 학수고대했던 그는 예상과는 달리 철천지원수를 집으로 데려가 극진히 보살핀다. 극진한 보살핌으로 원기를 회복한 악당은 나흘 안에 그 집을 떠나야 한다. 나흘이 지나면 집주인의 절대적 환대는 곧 적대로 변한다는 사실을 악당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에스키모인의 관습법(사회적 합의)이다. 에스키모인은 죽어가는 자가 그 아무리 철천지원수라 해도 그를 집으로 데려가 극진히 보살필 의무가 있고, 이 복무 기한은 나흘이다. 나흘이 지나면 집주인은 환대에서 적대로 변할 권리를 갖는다. 

" 알래스카 " 라는 극한 환경에서 사는 에스키모인을 다룬 모 다큐멘터리의 내용 중 일부이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면 머리가 복잡해진다. 에스키모인의 애티튜드는 환대인 듯 적대 아닌 환대일까, 적대인 듯 환대 아닌 적대일까, 아니면 환대인 듯 환대 아닌 환대일까 ?  눈 위에 쓰러져 죽어가는 자가 누구이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보살피는 절대적 환대'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 궁금하다면 리처드 커니가 쓴 << 이방인, 신, 괴물 >> 을 읽으면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적대(hostility)와 환대(hospitality)는 그 라틴어 어원이 동일하다고 한다.

커니는 데리다가 쓴 << 환대에 대하여 >> 라는 책의 일부를 인용한다.

 



 

                        나는 나의 집을 개방할 것을 요구받는다. 그리고 이방인에게(성씨와 이방인으로서의 사회적 지위를 부여받은)뿐만 아니라 절대적 타자, 알려지지 않은 자이며 이름 없는 자에게도 그래야 한다. 그리고 나는 그가 도착할 장소, 발을 들여놓을 장소를 주어야 한다. 이름을 말하라고 요구하지도, 계약 맺을 것을 요구하지도 않으면서 그에게 제공한 장소를 그가 차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방인, 신, 괴물 124쪽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머릿속에서 계속 떠돌았던 관용어는 " 우리가 남이가 ? " 라는 말이었다. 이 말속에는 < 나 > 와 < 남 > 을 < 우리 > 라는 동일성 안으로 끌어들인다는 점에서 환대에 가까운 포섭처럼 보이지만, 속뜻을 살펴보면 < 우리 > 에서 벗어나면 < 남 > 이 될 수 있다는 적대적 경고를 담고 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_ 라는 소리를 듣는 순간 코끼리만 생각하게 되듯이 우리가 남이가 _ 라는 혈맹은 역설적으로 남이 되는 순간 응징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키는 효과를 초래한다. 수많은 조폭 영화에서 등에 칼을 꽂는 이는 한때 우리가 남이냐며 서로의 혈맹을 맹세했던 동지(동료)였으니 말이다.


우리가 남이가 _ 라는 말은 경상도 남성의 화술이라는 점에서 주류의 담화이며 적대를 숨긴 환대를 내포하고 있다. 대선 티븨 토론회에서 유승민이 문재인에게 북한은 주적이냐 아니냐 _ 고 묻는 것과 홍준표가 동성애는 합법이냐 아니냐 _ 고 묻는 것은 당신은 < 우리 > 인가 < 남 > 인가를 묻는 방식이다. YES 라고 말하면 적대적인 적(hostis)이 되고 NO 라고 말하면 선한 주인(hostis)가 된다. 사실, 이 질문 - 들은 모두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적대적인 적과 선한 주인은 동일어이니 물으나 마나한 질문이요, 대답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동일한 대답을 놓고도 전혀 다른 해석을 한다. 좋은 사회는 우리가 남이가 _ 라고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는 사회다.

그래, 시발놈아 ! 우리가 남이지 님이냐, 니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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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04-28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좋아요 30번 누르면 결국 좋아요 0번이 되는 걸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4-28 12:29   좋아요 0 | URL
쇼 님, 그만 좀 괴롭히십시오. 실망입니다. 제가 누누이 29번 만 누르라고 그렇게 당부했거늘..

syo 2017-04-28 12:40   좋아요 0 | URL
아니, 말을 왜 그렇게 버릇없이 합니까. 그만 좀 괴롭히라니.

곰곰생각하는발 2017-04-28 12:52   좋아요 0 | URL
허어, 돼지발정제 논란이나 해명하세요..

2017-04-28 1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28 1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요정 2017-04-28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마지막 문구 참 좋습니다 ㅎㅎ 우리는 남입니다. 자꾸 우리 안에 넣으려는 거 보니 우리를 개, 돼지 취급하는 게 맞는 듯 하네요. 사람들은 것두 모르고 자꾸 우리 안에 들어가려고 하고 말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7-04-28 14:05   좋아요 0 | URL
저는 사회 생활하면서 우리가 남이가 - 서사‘를 자주 하는 놈치고 제대로 된 놈 못 봤습니다..
우리는 남이죠. 피 한 방울 안 섞였는데 자꾸 남이가 남이가 하면 화가 납니다..

마립간 2017-04-28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집단 편향(ingroup bias)는 보수의 철학이기도 하고 진보의 철학이기도 하죠.

곰곰생각하는발 2017-04-28 14:39   좋아요 0 | URL
네에... 보수 철학이기도 하고 진보 철학이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내집단 편향은 정치적 속성이기도 하죠..
정치는 사실 편가르기 게임 아니겠습니까... 편 가른다는 것을 반드시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웅장한 사운드는 넓은 공간에서 나온다


 

 

 


 

 

                                                                                                        칠 월 한 낮, 찌는 듯한 더위. 좋은 사운드 시스템을 갖추고 싶다는, 오직 그 욕망 때문에 지게에 벽돌을 지고 계단을 올랐다.

단계 단계, 계단을 오를 때마다 한 땀 한 땀, 땀이 흘러넘쳤다. 오늘 내가 흘린 땀'이 보다 좋은 사운드를 만들기 위한 디딤돌이 되리라. 지옥에서 보낸 한철이 지나자, 품을 팔아 삯을 모은 돈으로 꽤 근사한 오디오 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다.  처음 열린 청음회 날, 스티븐 스필버그의 << 라이언 일병 구하기 >> 를 관람했다. 극장용 5채널 돌비 써어 ~ 라운드 스피커가 전후 좌우에서 지원 사격을 하자 " 싸운드의 쓰빽따끌한 입체적 효과음 " 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하울링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 고음 파트와 중저음에서 발생하는 파동 에너지에서 오는 박력은 명불허전이었다. 이것이 바로 우, 우우우        웅장한 사운드의 힘이로구나 !  

하지만 이 만족감은 이내 무너졌다. 일반 가정집 거실에서,  그것도 깊은 밤에 극장용 사운드 출력으로 영화를 본다는 것은 이웃 간 소음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미처 알지 못한 까닭이다. 이 분쟁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였다. 소리를 최대한 줄이거나 헤드폰를 끼고 듣거나 !  그것은 마치 차안에서 라디오 스피커를 켜 놓고 자동차 극장 스크린을 보는 것과 같았다. 비싼 돈을 투자해서 장만한 스피커는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  이러려고 땡볕 아래 지게를 지었나 하는 자괴감에 팔공산 뻐꾸기처럼 울었다. 뻐꾹, 뻐꾹, 뻐어어어꾹. 좋은 관람 환경은 좋은 출력 시설에 앞서 좋은 방음 시설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통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코딱지 만한 원룸에 살던 친구가 최신식 스마트 티븨'를 사겠다고 했을 때, 나는 좋은 스피커를 장만했지만 볼품없는 집구석 때문에 실패했던 내 사례를 들며 신중한 결정을 당부했다. 하지만 티븨광이었던 친구는 내 충고를 귓등으로 흘러듣고는 100인치 초대형 최첨단 스마트 인공지능 4K LED UHD 쌍방향 유틸리티 티븨를 장만하게 되었다. 그는  100인치 초대형 최첨단 스마트 인공지능 4K LED UHD 쌍방향 유틸리티 티븨를 장만하기 위해 세 달치 월급을 통째로 쏟아부었다. 친구는 원룸에서 가장 넓은 벽에 거대한 티븨를 설치했다. 하마터면 티븨 설치를 못할 뻔했다. 티븨보다 큰 벽은 그 벽 말고는 없었으니까. 감개무량한 듯 친구는 말했다.  

​                          화면 크기를 보라고. 작은 소극장 스크린 규모잖아. 얼마나 똑똑하다고.  100인치 초대형 최첨단 스마트 인공지능 4K LED UHD 쌍방향 유틸리티 티븨는 티븨가 아니라 알파고에 버금가는 로봇이야, 로봇이라고. 별별 기능이 다 있어. 쌍방향 토크도 가능하다네. 우와, 여기 봐봐. 티븨 시청으로 인한 시력 감퇴를 염려해서 주인이 너무 가까이에서 티븨를 보면 꺼지기도 한다니까. 캬 ~  정말 똑똑한 티븨야.

친구는 설치를 끝마치고 나자 곧바로 리모컨으로 티븨 전원을 눌렀다.  팟 _ 소리와 함께.......  어라 ?!  전원 버튼을 아무리 눌러도 티븨 전원은 들어오지 않았다. 

고객 센터에 전화를 걸어 문의한 결과, 다음과 같은 답변이 들려왔다. " 고객님, 그 티븨는 시청 공간이 최소한 5미터 거리가 확보되어야 티븨 전원이 들어옵니다. 저희가 이번에 야심차게 준비한 시력 방지 기능이죠. 영화관 맨 앞에서 영화 관람하신 악몽 같은 경험 있으시죠 ? 큰 화면은 멀리서 보셔야 제맛이죠. 혹시.....  (혼잣말로) 아니다, 아, 아아닙니다. 정 그러시다면 실례를 무릅쓰고.....   고객님, 집구석이 코딱지 만하신가 보죠 ?   에이, 설마.... 이 제품은 상위 1% 럭셔리 계층을 위한 제품입니다. 박근혜 씨가 최근에 이 티븨를 구입하셨어요. 각하도 티븨광이시잖아요. 지금까지 코딱지 만한 집구석에 거주하시는 분이 이 티븨를 장만하신 경우는 아직..... 없었는데...... "

친구와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친구는 리모컨을 쥔 채 현관문을 열고 빌라 복도로 나갔다.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네 걸음. 걸음을 내딛을수록 참담한 마음이었으리라. 친구는 복도 끝에서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서서 리모컨을 눌렀다. 팟 _ 티븨 전원이 켜졌다. 영화 전문 채널 OCN에서 << 아바타 >> 가 방영 중이었다. 화면 비율이 16 : 9 였던 시네마스코프 화면은 현관문에 가려져서 9 : 16 프레임으로 보였다. 팔공산 뻐꾸기처럼,  친구는...... 소리 없이 울었고, 나는 <화면이 잘린 < 아바타 >> 를 보면서 안철수를 떠올렸다. 갑철수를 볼 때마다 작은 그릇이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를 느끼게 된다.  비좁은 집구석에서 아무리 좋은 오디오 시스템과 100인치 초대형 최첨단 스마트 인공지능 4K LED UHD 쌍방향 유틸리티 티븨를 갖춘다한들 소용없듯이,  속좁은 사람이 담대한 양 우렁찬 목소리로 위대한 정책 비전'을 쏟아낸들 무슨 소용이랴.

철수 씨, 좋은 사운드는 목소리 변조가 아니라 넓은 도량에서 나오는 법입니다. 자신의 정책 비전이 100인치 초대형 최첨단 스마트 인공지능 4K LED UHD 쌍방향 유틸리티 미래형 윈도우 티븨 화면처럼 넓으면 뭐하냐고요. 마인드가 10센티인데 말입니다. 안철수 지지자 입장에서 보면 내 글이 거북스럽겠지만 어쩌랴. 여러분, 안 그렇습니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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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4-25 15: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오디오 끝판이 리스닝룸 하나 가지는 겁니다.흐..

곰곰생각하는발 2017-04-25 16:53   좋아요 0 | URL
캬, 좋군요. 리스닝룸... 문득 영화 < 무간도 > 가 생각납니다..
무간도 처음 장면이 리스닝룸 비슷한 곳이었는데..

마립간 2017-04-25 16: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드럼 연습실을 원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4-25 16:54   좋아요 0 | URL
드럼 사시기 전에 방음 시설 먼저.. ㅋㅋㅋ

cyrus 2017-04-25 17: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안철수의 사자후가 웃겨도 고승덕의 사자후를 능가할 수 없습니다.

못난 애비를 둔 딸에게 정말.. 미야ㅏㄴ하아아아아아드으으으으아아아앙아!!!!!

곰곰생각하는발 2017-04-26 09:57   좋아요 0 | URL
개인적으로 안철수에 한 표 더 던지겠습니아..

시이소오 2017-04-25 2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 ㅋ ㅋ ㅋ ㅋ ㅋ ㅋ 오늘도 살해당했습니다. 촌철살인에. 곰발님은 촌철살인마.

곰곰생각하는발 2017-04-26 09:57   좋아요 0 | URL
앞으로 춘천살인마로 불러주십시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 미국 진보 세력은 왜 선거에서 패배하는가
조지 레이코프 지음, 유나영 옮김, 나익주 감수 / 와이즈베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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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쟈,   내 코끼리 어딨어 ?

 

 

 

내 머릿속의 코끼리




 

                                                                                                           정치인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뽑는 것이 조지 레이코프의 <<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 이다. 언어 인지학자답게 이 책은 말로 싸우는 법을 알려준다. 말로 싸우는 게 직업 윤리인 정치인 입장에서 보면 성서와 같은 책'이다.

내용은 이렇다 : 누군가 뜬금없이 "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 " 라고 소리친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_ 라고 말하면 코끼리를 생각하지 않으면 되는데, 사람 심리라는 게 그렇지가 않다. 왜, 저 사람은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소리쳤을까 ? 그때부터 코끼리가 뇌를 점령한다.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자꾸 코끼리 이야기를 해서 미안한 소리이지만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_ 라고 소리쳤던 사람의 바람과는 달리 사람들은 코끼리만 생각하게 된다.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이 언어 인지 심리를 활용한 것이 바로 프레임 전략이다.

프레임 전략은 정치뿐만 아니라 영화에서도 자주 사용된다. 맥거핀 : 소설이나 영화에서, 어떤 사실이나 사건이 매우 중요한 것처럼 꾸며 독자나 관객의 주의를 전혀 엉뚱한 곳으로 돌리게 하는 속임수'은 일종의 코끼리'다. 맥거핀은 NOTHING를 EVERYTHING인 것처럼 꾸미는 오브제'다. 영화 << 미션 임파서블 3 >>에 나오는 토끼발이라는 화학무기가 좋은 예이다. 저잣거리 입말로 투박하게 말하자면 좆도 아닌 것을 좆도 있는 것처럼 유세 부리는 애티튜드가 바로 맥거핀이요, 코끼리이다. 정치인은 이 프레임 전략을 잘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선거철만 되면 자유당이 북풍 카드를 들고 나오는 이유이다.

NLL 따위의 의혹은 사실 관계를 놓고 보면 좆도 아닌 nothing이지만 말려들기 시작하면 everything 이 된다. 각론이 총론을 압도하는 것이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것이 된다. 그런 점에서 서서 간보는 대통령 후보 3차 토론'에서 안철수가 구사한 전략은 누워서 침 뱉는 격'이다. 심하게 말하자면 누워서 허공을 향해 수류탄 던지는 꼴이다. 그는 토론 의제와 룰을 벗어나 집요하게 묻는다. 제가 갑철수입니꽈아 ? 제가 MB아바타입니꽈아 ? 이 질문 공세는 나는 갑철수가 아니고 아바타도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수용자 입장에서 보면 머리 떼고 꼬리 떼고 " 갑철수 " 와 " 아바타 " 라는 몸통만 남는다.

즉, 갑철수입니까 ? _ 라는 물음표는 유권자 입장에서는 갑철수입니다 ! _ 라는 느낌표로 되돌아온다. 안철수는 자신에게 불리한 언어를 스스로 쏟아내면서 자기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고착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뉴스 접근도가 낮은 유권자마저 갑철수라 단어를 인지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는 상대 진영을 향해 화살을 쏜게 아니라 부메랑을 던진 꼴이다. 이보다 멍청한 코끼리가 있을까 ? 영화 << 옹박 >> 에서 토니 쟈'는 온종일 코끼리를 찾아나선다. 그가 영화에서 내뱉는 대사는 " 코끼리 어딨어 ? " 가 전부이다. 그는 온종일 코끼리 어딨어, 코끼리 어딨어, 코끼리 어딨어 ? 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토니 쟈는 안철수처럼 멍청한 전략을 구사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코끼리는 토니 쟈의 폭력을 정당화하는 오브제'다. 코끼리는 상대 진영의 언어가 아니라 " 내것 " 이기 때문이다. 그가 코끼리를 언급할수록 폭력은 정당화된다. 안철수는 토니 쟈보다 토론을 못하는 인물이다. 토니 쟈, 대사 연기가 형편없다고 욕하지 마라. 안철수보다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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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7-04-24 12: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를 읽었고, 타당성 있게 생각했는데, 의외의 결과는 18대 대통령 선거였습니다.

새누리다에서 복지 프레임을 먼저 가져갔지만, 프레임 설정을 놓고 보면 야당이 승리했어야 했는데...

곰곰생각하는발 2017-04-24 12:37   좋아요 0 | URL
저는 생각이 약간 다른데 복지 프레임을 새누리가 선점했기에 그동안 복지 하면 야당의 전략이었는데 거꾸로 새누리의 주요 정책 공약처럼 되버린 측면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cyrus 2017-04-24 21: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심상정이 먼저 준표를 공격하고, 나머지 후보들이 숟가락 얹은 것을 보고, 토론회가 또 산으로 갈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어제 안철수의 모습에 실망한 사람들이 홍준표로 변경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중장년층들은 홍준표의 돼지 발정제 사건을 심각하게 보지 않아요. 그들은 젊은 시절에 누구라도 한 번쯤 겪어보는 치기라고 생각해요. 성폭행 미수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돼지발정제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안보입니다.

후보시절 트럼프는 구설수가 하도 많아서 그의 당선이 물 건너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저도 그랬어요. 지금 문, 안, 심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구설수가 많은 홍의 지지율을 경계하지 않을 겁니다. 지금 대다수 여론은 ‘문 vs 안‘의 대결 양상으로 언급하고 있어요. 언제 일어날 지 모르는 ‘북한 핵 실험‘을 생각하면 홍의 지지율이 치고 올라갈 기회가 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4-25 13:42   좋아요 1 | URL
돼지발정제는 약국에서 팔지 않고 동물 약국에서만 파는 약 아닙니까.
그걸 인간에게 먹였다는 것 자체가 중범죄죠.
대충 넘어갈 문제가 아닙니다..

그런데 준표 지지자는 사실.. 그것에 대한 신경을 아예 안 쓰죠..
인간에 감수성에 제로에 가까우니깐 말이죠..

나와같다면 2017-04-25 1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제가 갑철수 입니까? 안철수 입니까?˝
˝내가 MB 아바타냐?˝ 이런 질문이 오히려 잘 몰랐던 국민들에게 알려주는 모습이 되어 셀프 네거티브가 되었네요

어떤 프레임 전략인지 모르겠네요

잠시 후 Jtbc에서 하는 대통령후보자 토론 기다리고 있습니다
 
높은 성의 사내 필립 K. 딕 걸작선 4
필립 K. 딕 지음, 남명성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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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것 이   < 알 > 고    싶 다   :

 

 

 

 

 

 


쩨깐한 세계



                                                                                                                                                                                                                     옛날에는 짜장면 위에 올려진 고명(데커레이션 ?)으로, 짜장 짜잔  ~   " 채 썬 오이 " 와 " 메추리 알 " 이 올려져 나왔다. 검은 춘장 위에 올려진 하얀 메추리 알의 대조적 비주알visual이 강렬했던 탓일까 ? 

짜장면에서 메추리 알이 점점 사라질 때마다 나는 짜장면에 대한 식탐을 버렸다.  21세기가 메추리 알을 버리다니 용서할 수 없다.                                  그깟, 쩨깐한 새알이 뭐라고 미주알고주알 왈왈거리냐 _ 라고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메추리 알 없는 짜장면은 별사탕 없는 건빵과 같아라. 쩨깐한 새알의 양은 말 그대로 쩨깐해서 간에 기별도 안 갈만큼  먹으나 마나 한 것이겠지만,  사실 짜장면에서 메추리 알은 다크한 세상을 밝힐 한 줄기 빛이니 짜장면이라는 그림을 완성시킬 화룡정점이다(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메추리 알은 짜장의 우주이닷). 딱 그만큼의 존재 이유.

간에 기별도 안 가서 간에 기별이라도 하라며 메추리 대신 달걀 한 개를 통째로 넣어준다고 해서 새알에 대한 허기가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문학이나 영화도 마찬가지'다. 서사의 파이를 쓰빽따끌하게 키운다고 해서 그 작품-들이 웅장해지는 것은 아니다. 본편에서는 마을을 지키던 보안관이 속편에서는 국가를 지키는 영웅이 되고, 지구를 지키는 영웅이 되고, 우주를 지키는 영웅으로 확장될 때 그 서사는 망한다. 차이 밍량의 그 유명한 금언1)을 살짝 비틀자면 나쁜 서사는 먼 미래를 걱정하고 좋은 서사는 나의 내일을 걱정한다. 내가 필립 딕의 SF 소설에 대하여 뜨거운 애정을 가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필립 딕'은 당대 너머 미래를 다룬다기보다는 자기 발등에 떨어진 불을 다룬다. 그렇기에 웅장한 스페이스 오페라'를 기대했던 독자는 한입도 안 되는 쩨깐한 새알의 세계에 당황하게 된다. 필립 딕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영웅이라기보다는 생활고에 시달리는 생활인에 가깝다. 읽다 보면 초라한 얼라들이다. 우람한 강철 페니스를 상상했는데 아담한 번데기를 보고 있는 느낌. 그러니까 쩨쩨한 쓰빽따끌의 SF 세계에 경악하게 된다. 맙소사, 초라한 에쓰에쁘의 세계라니 !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이 매끄럽지 못한 흠집 많은 결이 묘하게 감동적이다.

그것은 담배와 위스키로 숙성한 썩은 음색과 가창력으로 아슬아슬하게 엇박자를 벗어나는 탐 웨이츠의 그것이다. 또한 삑사리는 결격 사항이 아니라 자유로운 예술혼을 높이는 품격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 높은 성의 사내, 1962 >> 도 쩨쩨한 세계이자 쩨깐한 메추리 알이며, 딕(DICK) 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고추-들의 세계'에 속한다. 소설 속 주요 무대인 " 아메리칸 예술 공예품 상사 " 는 말이 좋아 골동품 가게이지 고물상에 가깝다. 채소 즙으로 염색한 염소털 깔개 따위가 무슨 얼어죽을 예술품인가 !  이 허수룩하며 쩨깐한 무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스페이스 오페라이다보니 규모가 웅장할 리 없다.

다른 SF 작가들이 우주 미래를 걱정하며 우주 전쟁을 펼칠 때,  필립 딕은 소설을 빗대서 신경쇠약에 걸린 자신의 불안과 망상을 고백한다.  바로 그 점이 필립 딕 세계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하다. 필립 딕 소설은 수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매우 훌륭한 결과를 도출한다. 짜장면 위에 올려진 쩨깐한 새알의 우주, 딱 그만큼의 스펙타클이 바로 필립 딕 소설이 가지고 있는 소박한 스페이스 오페라이다. 하여, 나는 다음과 같이 주문한다. 주문 !  짜장면 위에 올려진 새알을 무시하지 마라. 너는 누군가의 허기를 채워줄 한입이었나 ■



 




​                                                    

 

1) 나쁜 영화는 먼 미래를 걱정하고 좋은 영화는 내일을 걱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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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 2017-04-02 0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댓글이 없길래 걍 ㅎ
모두가 잠든시간이라서...쫌 기다리면...댓글 달리면 이거 지우께요.
쩨깐해서 간에 기별도 안 간다는 말은 울 엄마 전용언어인줄 알었는데
오랫만에 들으니 피식 웃음이 나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4-02 10:50   좋아요 0 | URL
3시의 알라디너답게 역시 3시 즈음에 댓글을 다셨군요... ㅎㅎ
댓글 안 지우셔도 됩니다, 3시 님..

겨울호랑이 2017-04-02 0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메추리알이 든 찌장을 본 기억도 가물가물하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4-02 10:51   좋아요 1 | URL
그렇죠 ? 언제부터인가 짜장면에 메추리알이 사라졌어요.

samadhi(眞我) 2017-04-02 07: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째깐하고 째째하고 별 볼 일 없는 게 저랑 닮아 매우 땡기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4-02 10:50   좋아요 0 | URL
취향 타는 작가여서 딱히 권하지는 않습니다. 호불호가 분명한 작가죠..ㅎㅎ

2017-04-02 0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02 1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4-02 1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짜장면에 메추리알 넣던 시절이 있었군요. 처음 알았어요. 횟집에 가거나 생선회를 주문하면 메추리알 주잖아요. 어른들은 그걸 껍질째 씹어 먹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4-02 12:11   좋아요 1 | URL
저 옛날에 꿈을 꿨는데 냉면집에서 냉면을 시켰는데 달걀 반쪽 대신 메추리 알이 나와서 막 화를 내다가 꿈에서 깬 적이 있습니다...



요즘도 중국집에서 짜장 시키면 메추리 알 고명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습니다..

북깨비 2020-07-06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F고전에 꽂혀서 이리저리 헤매던 중에 3년 전 짜장면 대화에 끼어들어 봅니다. 짜장면 고명은 채썬 오이밖에 본 적이 없지만, 간짜장 고명으로 계란 후라이를 좋아했어요.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20-07-06 12:48   좋아요 0 | URL
필립 딕 문학 어떻습니까 ?
 
물고기는 알고 있다 - 물속에 사는 우리 사촌들의 사생활
조너선 밸컴 지음, 양병찬 옮김 / 에이도스 / 2017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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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의 죽음 앞에서 침이 고일 때 :



 

 

 

 

 

 

 


 

 물고기는 thing이 아니라 being이다

 

 

                                                                                                                                                                                                   극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영화 내용은 이렇다    :    아내와 사별하고 홀로 외아들을 키우는 아버지. 금이야 옥이야 은이야, 어허둥둥 내 새끼. 어느 날, " 내 새끼 " 가 괴한에 의해 납치당하자 아버지는 아들을 찾아 지옥에라도 갈 결심을 한다는,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극단적 최루성 쓰빽따끌 무비

 

<< 니모를 찾아서 >> 앞에서,    눈물 없이도 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듯 객석 뒤쪽에서 콧방귀를 뀌는 사람이 딱 한 명 있었다. 사연이 궁금하여 푸른 눈동자를 가진 그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원어민처럼 물었다. 아임파인탱큐앤드유 ? ( 번역 :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영화인데 왜 웃으시죠?) 내 질문에 대해 그는 가방에서 책 한 권을 꺼냈다. << 물고기는 알고 있다, What a Fish Knows. 2016년 >> !  그가 대답했다. 아임파인탱큐앤드유 ! ( 번역 : 내가 이 책의 저자올시다. 반갑소 ! 나, 조너선이오. )  < 니모를 찾아서 > 에서 주인공 아버지 말린과 외아들 니모(물고기)의 실제 모델은 횐동가리라는 물고기인데 이 책에서는 흰동가리에 대한 재미있는 사실을 알려준다.  

 

 

영화 < 니모를 찾아서 > 아버지 몰리와 아들 니모

흰동가리와 말미잘

흰동가리들은 몸집, 서열, 그리고 성전환에 의존하여 사회질서를 유지한다. 이들은 ' 덩치 큰 개체 ' 두 마리와 ' 덩치작은 개체 ' 여러 마리로 그룹을 형성하는데, 덩치 큰 두 마리는 ' 번식 커플 ' 이며, 둘 중에서 더 큰 것이 ' 지배적인 암컷 ' 이고 작은 것이 ' 비지배적인 수컷 ' 이다. 덩치가 작은 하급자들은 모두 수컷인데, 몸집 순서대로 서열이 매겨진다. 서열이 낮은 수컷들의 나이가 번식 커플과 같을 수 있지만, 성적으로 성숙한 개체들의 행동 지배가 하급자들의 성장이나 발육을 억제한다...... 서열이 낮은 수컷들은 본질적으로 정신생리적으로 거세된 상태라고 한다. 이 상황에서 각각의 수컷들은 지휘부에 결원이 생길 때까지 대기하고 있다가 알 낳는 암컷이 죽으면 서열 1위 수컷이 암컷으로 전환되고, 서열 2위 수컷의 지위가 한 단계 상승한다고 한다. 따라서 흰동가리 그룹에서 억압받는 수컷들은 늘 한 줄기 희망을 품고 있는 셈이다 ( 물고기는 알고 있다, 253 쪽 )


 

맙소사 !              흰동가리 무리는 암컷 한 마리에 수많은 수컷으로 구성된 사회인데, 서열 1위인 암컷이 사라지면 서열 2위였던 수컷이 암컷으로 전환되고 서열 3위였던 넘버쓰리가 남편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내와 사별한 홀아비 몰리가 아들을 애지중지 키운다는 영화 설정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물고기 생활에서는 수컷이 양육의 책임을 지는 것은 다반사이지만 흰동가리 세계에서 홀아비는 존재하지 않는다. 넘버 투인 남편이 죽으면 넘버 쓰리가 남편의 자리를 차지하고, 넘버 원이 죽으면 넘버 투인 수컷이 암컷으로 성전환을 하니 말이다. 해저 2만리. 어허, 재미있는 세상일세.  

 

얼핏 보면 흰동가리 성생활은 두 명의 하드바디만이 섹스를 즐길 수 있는 승자 독식 사회 모델(넘버 원과 넘버 투'만이 섹스를 할 수 있다)을 따르지만 한편으로는 하빠리-들에게도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회 평등 사회'이자 성차 없는 양성 평등 사회라는 점에서 인간 사회보다 진보한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과연 인간 사회는 물고기 사회보다 고등할까 ? 이 책은 물고기가 인간이 생각하는 것보다 똑똑하다는 사실을 증명할 뿐만 아니라 어느 실험은 물고기가 인간보다도 똑똑하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증명하기도 한다. 네 살짜리 꼬마에게  색깔이 각각 다른 M&M초콜릿 두 개(a와 b라고 하자)를 준다.  

 

꼬마가 a 초콜릿을 먼저 먹으면 엄마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b 초콜릿을 수거한다. 반면, 초콜릿 b를 먼저 먹으면 a 초콜릿도 먹을 수 있도록 치우지 않는다. 네 살짜리 꼬마는 이 게임의 법칙을 알게 될까 ?  b초콜릿을 먼저 먹는 쪽이 유리하다는 사실을. 꼬마는 100번이 넘도록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순서를 깨닫지 못했다. 그렇다면 인간 다음으로 영리하다는 영장류는 어떤 결과를 얻게 될까 ? 결과는 영장류 열여섯 마리 중 두 마리'만 성공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 3초 기억력의 세계 " 로 알고 있는, 머리 나쁜 짐승의 대명사인 물고기(청소놀래기)는 ?  정답은 전원 통과'이다. 이 책을 쓴 조너선 밸컴이 주장하고 싶은 말은 인간의 희노애락과 물고기의 희노애락은 동일하다는 점이다.



 

첫째, 물고기는 사물thing이 아니라 존재being이며, 단순히 살아있는 게 아니라 생활을 영위한다. 둘째, 물고기는 개성을 갖고 있으며 관계를 형성하는 개체이다. 셋째, 물고기는 계획과 학습, 인식과 혁신, 책략과 회유를 하며, 쾌락, 공포, 장난, 통증 그리고 즐거움을 경험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물고기도 느낄 건 다 느끼고 알건 다 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론은 물고기에 관한 기존의 통념과 얼마나 일치1)하는가 ?  우리는 그동안 물고기를 어엿한 개체로 취급해 왔을까 ? ( 286쪽 )



좋은 독서 경험은 내가 생각하고 있던 고정 관념을 산산조각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조너선 벨컴의 << 물고기는 알고 있다 >> 는 얼음을 깨는 도끼(카프카)이며, 낡은 가치를 부수는 망치(니체)이고, 어둠을 밝히는 형광등 101개(박근혜)다2). " 금붕어의 기억력은 3초 " 라는 프레임은 인간이 악의적으로 유포한 가짜 뉴스인 셈이다. 물고기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희노애락을 느낄 줄 안다. 어쩌면 모든 생물은 통증을 느낀다는 그 단순한 사실을 인간만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_ 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인 우리는 노는 물 이 다르다는 이유로 물고기를 being이 아닌 thing으로 인식하려 한다.

물 밖으로 나온 물고기가 울지 않는다는 이유로, 핏기 하나 없는 횟감이라는 이유로, 혹은 표정이 없다는 이유로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품격 없는 무지에 대한 훌륭한 반격은 조너선 밸컴이 이미 준비해 두었다나랏 말쌈이 듕국과 다른,  영국에서 태어나 미국에 정착한 그는 여러분에게 묻는다. 아임파인탱큐앤드유?( 번역 : 우리가 물고기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결정적 이유는 노는 물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낚싯바늘에 꿰여 물 밖으로 끌려나온 물고기가 울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물속에 빠졌을 때 울지 않는 이유와 마찬가지다, 316)           

륭한 번역'이라 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대한 평가는 별 다섯 개 만점에서 여섯 개 주겠다. 흥행성과 함께 작품성까지 두루 갖춘 책이다. 다 읽고 나면 묘하게 울컥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이 책은 물고기를 키우는 이보다는 오히려 해물탕 냄비 속에서 살아있는 문어의 고통을 보며, 아아.................    입에 침이 고였던 당신에게 권한다.  싱싱한 생물을 보여주기 위해서 낙지해물탕집 주인은 손님  앞에서 산낙지를 부글부글 끓는 냄비 속에 넣는다. " 요래요래, 오래,  낙지가 힘차게 꿈틀거리는 거 보십시오.  지랄하는 거 보이십니까 ?  낙지가 얼마나 싱싱하면 끓는 물 속에서 3분 동안이나 꿈틀거리겠습니까 ! 하하하. "

사(死)의 몸짓을 선(鮮:싱싱하다)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연 온당한 일인지 묻고 싶다. 하여,  만국의 지구촌 친구들에게 원어민 발음으로 묻는다. 아임파인탱큐앤드유? ■








                                                                         

 

1)   번역 오류인 것 같다. 전후 문맥을 살펴보면 < 일치 > 가 아니라 < 대치 > 가 아닐까 ?

2)   삥 뜯기의 달인인 박근혜는 삥의 규모도 쓰빽따끌해서 집 한 채 사달라는 요구 대신 동네 전체를 사달라고 한다. " 삼성동 사줘 ! " 라니.......  탄핵으로 인한 연금 박탈을 이유로 박씨의 먹고사니즘을 걱정하는 인간에게 되묻고 싶다. 아임파인탱큐앤드유 ?

 

 

 

 


 

 

▶ 별책부록

 

 

http://blog.aladin.co.kr/myperu/6370810  : 낙지 사회

http://blog.aladin.co.kr/myperu/6695997  : 심장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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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7-03-15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회 평등 사회‘이자 성차 없는 양성 평등 사회라는 점에서 인간 사회보다 진화한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 ‘진화‘보다 ‘진보‘가 더 어울리는 단어 선택이 아닐까요?

이글을 읽고 숙고 중입니다. 1) 성폭력 범죄자는 being일까? 2) 사람은 짐승과 다를까? (어느 페미니스트가 제게 한 말, 사람은 동물이 아니잖아요. 사람이라면 더 높은 도덕성을 발휘해야 하잖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3-15 14:49   좋아요 0 | URL
고쳤습니다아.. ㅎㅎㅎㅎ



숙고의 결과에 도달하시게 되면 결과르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ㅎㅎㅎ

마립간 2017-03-15 15:02   좋아요 0 | URL
숙고 전의 default value를 말씀드리면

1) thing과 being은 인위적 분류이다. (생명이 단자 monad인지, 영 spirt가 단자인지는 불분명하다.)
2) 사람은 짐승(동물)과 다르지 않다.

1)은 2)에 의한 따름 정리입니다.

cyrus 2017-03-15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근혜 형광등... 진짜 오랜만에 들어보는 희대의 개드립입니다. 이제는 그 형광등은 완전히 깨져버렸어요. 얼른 이 폐형광등을 수거했으면 좋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3-15 19:20   좋아요 0 | URL
어디 형광등뿐이겠습니까. 꽃 중의 꽃, 박근혜 꽃이라고 노래하는 이도 있었는데....

yureka01 2017-03-15 1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폐형광등은 함부로 버릴 수가 없...수은은 상온에서는 액체인 금속인데요..대표적인 증상이 무감각증과 기억장애랍니다. 수은 중독이 의심되는 상황에 놓은 형광등의 아우라였나 싶더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3-15 19:1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 훌륭한 베스트댓글입니다.......

아 우리 근혜 머리가 수은으로 가득 차서 그렇게 형광등 백 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를 풍겼군요..
그게 수은 중독 증상이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몰랐었나 봅니다..

samadhi(眞我) 2017-03-18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임파인탱큐 앤드유 때문에 집이 떠나가라 웃었습니다. ㅎㅎㅎ
전 근혜에 주석을 단 이유가 3초 기억력 때문이겠거니 했어요. ㅋㅋㅋ
이 책 곰발님 때문에 마구 땡기네요. 곰발님 뽐뿌질 정말 심하셔.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6 09:04   좋아요 0 | URL
엇, 요기 댓글 하나 놓쳤군요. 뒤늦게 봐서 죄송합니다..
원래 닭도 머리가 똑똑하다고 하더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