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사이언스 클래식 24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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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 총량의 법칙




 



                                                                                                       나는 세대별 " 지랄 총량의 법칙 " 을 믿는다. < 1세대 지랄 총량 > 과 < 2세대 지랄 총량 > 은 동일하다. 그러니까 요즘 청소년들( 예를 들면 부산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의 범죄 수위가 옛날과 비교해서 더 흉폭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10년 전 청소년 범죄나 지금의 청소년 범죄나 범죄 수위는 모두 엇비슷하다. 다만, 요즘의 청소년 범죄가 더욱 잔인하게 느껴지는 까닭은 영상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쉬워졌기 때문이다. 디지털카메라와 cctv의 발달과 함께 그 정보를 유통하는 SNS의 발달로 인해 실제로 느껴지는 체감은 글로 재현된 것과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같은 이유로 현대가 과거보다 평화로운 시대라는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심리학자이자 인지 과학자로 손꼽히는 스티븐 핑커는 <<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라는 저서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이 과거 어느 때보다 덜 잔인하고

덜 폭력적이며 더 평화로운 시대라고 정의했지만, 나는 이 양반의 대책없는 선한 의지'에 의문이 든다. 시대가 변하면 의미와 가치도 그에 따른 변화를 겪는다. 폭력도 마찬가지'다. 스티븐 핑커는 육체에 가하는 폭력의 총량 비교만으로 현대가 과거에 비해 덜 잔인하고, 덜 폭력적이며, 더 평화로운 시대라고 단언했지만 그는 폭력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얼굴을 바꿨다는 사실을 까마귀도 아니면서 까맣게 잊고 있는 모양이다. 이제 < 육체적 폭력 > 은 < 심리적 폭력 > 으로 바뀌었다. 옛날에는 폭력배들이 동원된 백골단이 쇠파이프로 파업 노동자의 육체를 강타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파업을 했다는 이유로 노동자에게 백 억이 넘는 손배액을 청구하면 된다. 이명박근혜 정부 시절,  노조가 쟁의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기업이 민주노총 20개 사업장에 1천52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금속노조KEC 는 2010년회사와 임금 및 단체교섭( 근로시간면제 제도 적용에 따른) 을 벌였지만 실패하자 파업에 동참했는데 회사는 파업 노동자 88명에게 301억 원을 물어내라고 요구했다. 이들 노동자가 받은 월급은 월 130만 원이었다. 만약에 당신이 파업에 동참한 노동자였다면 머리통이 깨지는 아픔과 300억 청구서 가운데 무엇을 선택할 지 묻고 싶다. 현대 사회가 폭력이 줄어든 데에는 굳이

폭력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육체적 폭력보다 더 심한 폭력은 심리적 폭력'이다. 우리의 스티븐 선생님은 워낙 곱게 자라셔서 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모양이다. 부산 여중생 집단 폭력 가해자를 향해 이게 다 어른이 잘못한 탓 _ 이라고 고해성사를 하면 마음은 편할지 모르지만, 내 눈에는 위로용 알사탕'으로 보인다.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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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0 1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10 2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열차 안의 낯선 자들 버티고 시리즈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홍성영 옮김 / 오픈하우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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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드 히치콕과 패트리샤 하이스미스  :






좆은 없습니다만 !



 

 

                                                                                                        대중적인 이름 딕 Dick,릭 Rick,힉 Hick은 사자왕 리처드 1세 Richard l '에서 첫 글자만 바꿔 만든 이름이라고 한다. 중세 무훈담의 단골 주인공이었던 사자왕 리처드가 대중적 인기를 한 몸에 받다 보니 생긴 현상이었다.

히치콕에서 " - cock " 은 누구네 아들'이라는 의미로 종합하면 히치콕은 " 히치네 아들 " 혹은 " 히치 2세 " 라는 뜻이다.  훗날,  영화사에 큰 획을 그은 알프레드 히치콕은 청과상으로 부를 쌓은 상인 히치 씨의 아들'이었다. 그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히치라고 합니다 _ 라고 말하곤 했다. 그리고는 익살스럽게 뒷말을 덧붙이곤 했다. " 하지만....... 좆은 없습니다. ㅋㅋㅋ " 정확히 기술하자면 " 히치라고 합니다. 콕(cock)은 없습니다만 ! " 인데,  cock이 속어로 페니스를 뜻하는 단어이니 말장난인 셈이다. 이 농담은 가볍게 웃고 넘어갈 일이기는 하나 공교롭게도 히치콕이 영화에서 주로 다루던 주제가 주인공의 정체성'이다

보니 허투루 넘기기에는 뼈 있는 소리에 가깝다. 정설에 의하면 히치콕은 성불능자'였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좆은 없습니다 _ 라는 " 실없는 말 " 은 곧 " 뼈 있는 말 " 이었던 셈이다. 그는 어느 인터뷰에서 외동딸인 팻을 가지기 위해서 부인과 딱 한 번 섹스를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렇게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소.                        사실은(성불능)은 그가 동성애자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다. 실제로 영화 제작에 참여했던 스텝 중 상당수(아이버 노벨로, 헨리 켄달, 존 길구드, 마이클 레드그레이브, 캐리 그랜트, 아서 로렌츠, 팔리 그레인저)는 동성애자이거나 양성애자'였다.

히치콕 영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 남성 주인공 - 들이 남성다움을 강조하는 마초 이미지'라기보다는 << 사이코 >> 의 앤서니 퍼킨스처럼 여성성이 내포된 이미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평소 여배우는 불화산이라고 말하고 다녔던 감독은 이들 남성 배우들이 여성 배우와의 스캔들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들은 항상 여배우 앞에서 수줍은 표정을 짓고는 했다.  아내와 딱 한 번의 섹스로 낳았다는 딸 팻(페트리샤 히치콕)이 비중 있는 배역으로 출현한 영화 << 열차 속의 낯선자들 >> 도 동성애를 다룬 범죄극에 가깝다.  히치콕이 당시에는 무명에 가까웠던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 열차 속의 낯선 자들 >> 을 영화화하기로 마음먹은 데에는 원작자가

소설 속에 숨겨놓은 동성애 코드를 간파했기 때문이다. 공산주의자와 함께 동성애자를 국가의 적으로 간주했던 당시 상황을 고려한다면,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겨야 했던 하이스미스 입장1)에서 보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영화였다는 것은 분명하다. 돌이켜보면  :  하이스미스 소설(열차 속의 낯선 자들, 태양은 가득히, 캐롤 등등)을 관통하고 있는 것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긴 채 살아가야 하는 자의 " 내면과 외면에 대한 이야기 " 이다. 만약에 히치콕이 동성애자 혹은 양성애자라고 가정한다면, 그 또한 범죄극이라는 형식을 빌려서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긴 채 살아가야 하는 자의 내면과 외면(으로 분리되지만

사실은 하나로 연결되는 뫼비우스의 띠) 다뤘다고 볼 수 있다. 성소수자에게 위장은 생존을 위한 전략일 수 있다. 실제로 하이스미스가 광기에 가까운 혐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이성애자인 척 연기를 했던 것처럼, 어쩌면 히치콕이 선택한 이성애자와의 결혼 또한 위장일지도 모른다. 영화학자 로버트 L 캐린저'가 지적했듯이 가이는 겉(외면)으로 보기에는 미국을 대표하는 스테레오타입 이성애자'이지만 속(내면)을 들여다보면 동성애 분위기에 희생된 사람들을 대신하는 인물로 보인다. 그는 " 타협할 수밖에 없는 취약한 상황에서 발견되는 모호한 성 정체성을 가진 남자 " 다.

 

하이드가 지킬 박사의 내면(이드)이듯이 겉으로는 미국을 대표하는 스테레오타입 이성애자 가이의 외면이자 도플갱어는 (실크 가운을 걸치고 집안에서 빈둥거리며 어머니의 매니큐어를 바르는) 브루노'이다. 브루노는 사회적 억압으로부터 분출된 욕망'이자 동시에 좆이 없는 남자, 이성과는 섹스가 불가능한 성불능자였던 히치콕의 도플갱어가 아니었을까 ?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 현기증 >> 이나 << 이창 >> 과 비교해도 좋을 만큼 걸작'이다. 풍부하고 깊이 있는 텍스트뿐만 아니라 기술적 완성도 면'에서도 매우 뛰어나다. 전반부와 후반부에 두 번 등장하는 놀이동산과 테니스 씬은 명불허전이다(유투브에 한글 자막이 깔린 고화질 풀버전이 있다). 기술은 간결하지만 이미지는 강렬하다.  

 

 

 

 

                                     

1)    패트리샤 하이스미스는 동성애자'다. 그는 동성애를 다룬 두 번째 작품 << 소금의 값(캐롤) >> 를 내놓았지만 사회적 비난을 의식해 클레이 모건 이란 필명으로 출간했다.  그가 자신을 숨긴 채 동성애 문제를 다룰 때 사용했던 40여 개의 필명 가운데 하나였다.  그는 말년이 될 때까지도 공개적으로 이 소설이 자신의 작품이라고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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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대기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출간 1년 만에 거장들에 의해 영화로 탄생하는 명예를 누렸다. 하드보일드의 거장 레이먼드 챈들러가 이 작품을 각색하여 시나리오를 쓰고, 서스펜스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이 연출하여 영화 「열차 안의 낯선 자들」이 탄생한 것이다. 최근에는 데이빗 핀처 감독이 다시 영화화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진다.

-출판사 책 소개 글 中

 

그런데 이 정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실제로 레이먼드 챈들러가 이 작품의 각색 작업에 참여한 것은 맞지만 그가 쓴 대본은 쓰레기통에 버려졌다(글자 그대로 히치콕 감독은 이 대본을 쓰레기통에 버린다). 영화에 사용된 시나리오는 챈지 오먼드였다. 챈들러는 엔딩 크레디트에서 자신의 이름을 지워줄 것을 부탁하지만 제작사는 상업적 이득을 고려해서 거절했다. 히치콕은 이런 말을 했다. " 뛰어난 예술영화를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훌륭한 상업영화를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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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kim 2017-09-04 14: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은 주문 했고 영화도 찾아서 봐야지 좋은 정보 고마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9-04 14:45   좋아요 0 | URL
탁월한 선택이 되실 겁니다. 굳럭 ~

꼬마요정 2017-09-04 18: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 번의 섹스로 딸을 낳았다니... 대단합니다. 아이를 갖고자 하는 부부들이 모두 히치콕 부부 같다면 좋겠군요.

여러모로 히치콕 감독은 양파 같은 사람이네요. 그리고 곰발님 글은 참 재미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9-05 11:02   좋아요 0 | URL
히치콕은 굉장히 수수께기 인물입니다.. 모호하죠. 뛰어난 장사꾼이기도 하고..
자기가 만든 상품을 몇 배로 부풀려서 팔 줄 아는 비즈니스맨이기도 했습니다. 재미있어요. 영화도 이 양반도..
 
악평 - 퇴짜 맞은 명저들
빌 헨더슨, 앙드레 버나드 지음, 최재봉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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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   문 학 의   팔   할 은  :





 


플로베르는 작가도 아니다 !



  

                                                                                                                                                                                                                                                                                            민머리에 풍성한 백발 수염, (나이 든) 그는 얼핏 보면 찰스 다윈'을 닮았다. 뭐, 어디까지나 내 직관에 기댄 인상 비평에 지나지 않지만 풍모뿐만 아니라 성격도 비슷한 면이 있다.

그도 인간을 원숭이 취급하는 부류였으니까.  그는 교사 생활을 하며 틈틈이 완성한 원고를 여러 출판사에 보냈지만 번번이 퇴짜를 받다가 스물세 번째로 방문한 출판사'에서 가까스로 합격점을 받는다. 이 소설을 출간한 출판사의 문학적 안목이 뛰어난 것도 아니었다. 이 원고를 처음 검토한 출판사 직원은 와사비 같은 20자평을 남긴다. 그 직원은 좋은 문학을 보는 자신의 안목에 대한 자부심이 하늘을 찔렀다고 한다. 출판사는 그 점을 높이 샀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가 보낸 편지 위에 짤없고 칼 같이 냉정한 의견을 첨부하길 좋아했다(고).  이 맛에 문학을 있어요. 호호호.                        그녀가 남긴 코멘트는 다음과 같다.

식민지에 원자폭탄이 폭발해서 뉴기니 근처 정글 지대에 한 무리 아이들이 상륙한다는 허황되고 지루한 판타지.  별 볼 일 없고 따분함. 요령부득         

하지만 출판사 직원 중에 갓 입사한 젊은 편집자'가 의욕적으로 이 작품을 밀자, 출판사 대표는 젊은 직원의 사기를 꺾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출간을 하기로 결정한다. 일종의 직원 복리 후생 지원 차원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이 소설 원고는 마침내 빛을 보게 되어 << 파리 대왕 >> 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다. 월리엄 골딩, 그가 처음 문학에 입봉한 나이가 42세'였으니 늦깎이 데뷔인 셈이다. 이 소설에 대한 뉴요커(誌)의 반응은 냉담했다. ...... 불쾌하다.                  다들 아시겠지만 이 소설은 훗날 월리엄 골딩에게 노벨 문학상 수상자'라는 명예를 안겨주었다. 이 작품에 대해 별 볼 일 없다며 요령부득이라고 악평을 쏟아냈던 그 출판사 직원은 지난 일을 생각하며 별 볼 일 있는 밤마다 이불킥 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 위대한 걸작이 빛을 보지 못했다면 스티븐 킹의 가상 마을 캐슬록1)이 배경이 된 작품도 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 벌교 " 없는 << 태백산맥 >> 을 상상할 수 없듯이, " 캐슬록 " 없는 스티븐 킹 소설 또한 상상할 수 없는 로컬리티'이다. 이처럼 고전(古典)은 이제 갓 걸음마를 시작하는 시기(신간)일 때  평단의 세계에서 고전(苦戰)하는 경우가 많다.  악평 중에서도 인상에 남는 " 헬 오브 악평 " 은 르 피가로(誌)'가  플로베르의 << 마담 보봐리 >> 에 쏟아낸 평일 것이다. 플로베르 씨는 작가도 아니다 !                이 뾰족한 말풍선'은 꼭 너는 인간도 아니다  _  라는 뉘앙스처럼 들려서 생각할 때마다 낄낄거리게 된다. 이런 맛에 악평을 읽는다.

고전 혹은 앞으로 고전이 될 명저'에 쏟아진 악평이라고 해서, 나는 그 악평을 모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일리 있는 악평도 꽤 많다. 예를 들면 : 한 출판사가 어느 작가에게 보낸 출간 거절 편지는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되뇌었던 불평이다. 친애하는 동료여, 제가 아둔패기라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 봐도, 주인공이 잠들기 전에 침대 위에서 뒤척이는 모습을 묘사하는 데 서른 페이지나 필요한 이유를 알지 못하겠습니다.              변학도라면 이 문장(침대 위에서 뒤척이는...)에서 남녀가 응응 하는 상상을 떠올리겠지만 문학도라면 어느 정도 눈치를 챌 수도 있다.

바로 마르셀 프루스트의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에 대한 악평이다. 그중에서도 내 마음을 사로잡는 악평은 바이런 경이 제임스 호그에게 보낸 편지에서 언급한 뒷담화'이다.

 

셰익스피어의 명성은 황당할 정도로 지나치게 높아져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바닥으로 떨어질 거예요. 제 말을 믿어도 좋습니다. 그에게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없어요. 아예 없습니다. 그는 옛날 소설들에서 얼개를 가져와서는 그 이야기들을 극적인 틀에 맞출 뿐이에요. 그가 들이는 노력이라고는 당신과 내가 그의 희곡을 다시 산문적인 이야기로 바꿀 때 드는 정도에 지나지 않아요.

 

바이런의 길고 길고 길고 긴 불평을 르 피가로 스타일로 압축하자면 셰익스피어는 작가도 아니다, 시바.                   격하게 동의하는 바이다. 하지만 바이런 씨와 내 악평에도 불구하고 셰익스피어의 명성이 바닥으로 떨어질 날은 오지 않을 모양새'다, 앞으로 영원히 !   그런데 좋은 문학을 나쁘게 평가하는 악평보다 나쁜 영향을 끼치는 쪽은 오히려 나쁜 문학을 좋게 평가하는 호평'이다. 한국 문학을 망친 것은 악평보다는 주례사 비평이나 정실 비평이 아니었던가. 끼리끼리 모여서 서로 덕담을 주고받으며 도토리 키재기 놀이에 열중하고 있으니 한국 문학이 발전할 리가 없다.

짜고 치는 고스톱에서 노름 돈을 독차지하는 쪽은 서로 짜고 치는 타짜뿐이니까. 그래서 나는 한국 문학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 안으로는 자주 독립을, 밖으로는 꿋꿋하게 악평을 쏟아내고 있는 중이다. 한국 문학의 팔 할은 쓰레기다. 너무 심했나 ? 고쳐 쓴다, 한국 문학의 육 할은 쓰레기'다 


 





                        

1)   스티븐 킹이 기회가 될 때마다 독자에게 추천하는 책이 바로 << 파리대왕 >> 이다. 영국 출판사에서 출간된 월리엄 골딩 100주년 기념판의 추천사'를 스티븐 킹이 썼다.  킹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가상 마을 캐슬록'은 소년 잭의 요새 이름 캐슬록에서 비롯되었다. 미저리, 스탠 바이 미, 캐슬록의 비밀, 쿠조, 미스트, 쇼생크 탈출, 그것 등은 모두 가상의 마을 캐슬록과 연관이 있다. 캐슬록은 스티븐 킹 세계관을 관통하는 키워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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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08-28 1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핵재밌겠다, 저 책....

곰곰생각하는발 2017-08-28 11:06   좋아요 0 | URL
어느 책 말씀인가요 ? 악평 아니면 파리대왕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 둘 다 핵잼입니다..

syo 2017-08-28 11:44   좋아요 0 | URL
악평이요. 그거 읽고 더 열심히 악평하고 다녀야겠어요. 작품을 잘못 본 건 등신같지만 일단 악평을 하기로 맘 먹었다면 탈탈 털어야지 싶은....

곰곰생각하는발 2017-08-28 11:46   좋아요 0 | URL
ㅎㅎ 재미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악평을 좋아하거든요. 별 다섯 착한 서평 남발하는 블로거보다는 차라리 별 하나 남발하는 블로거 글이 더 재미있더군요..

tv책한엄마_mumbooker 2017-08-28 1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악평도 애정이 있어야 합니다.
특히 저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그래요.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7-08-28 11:19   좋아요 1 | URL
서평도 착한 서평보다는 칼칼한 서평이 눈에 쏙 들어오죠.. ㅎㅎㅎㅎㅎ

2017-08-28 1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28 1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다맨 2017-08-28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약간은 다른 얘기입니다만 김신용 시인도 최승호 시인의 도움이 없었다면 세상에 알려지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1988년에 김신용 시인은 마로니에 공원 근처에서 보도블럭 까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인사동의 어느 대폿집에서 김선유라는 시인에게 자신이 일하면서 썼던 시들을 보여주었고, 김선유는 크게 고무되어 그당시 ˝현대시사상˝이라는 시잡지를 창간 준비하던 최승호 시인에게도 보여줍니다. 최승호 시인은 김신용 시인을 직접 만나서 작품의 게재 동의를 구하고는 창간호에 김신용의 시들을 싣게 됩니다. 바로 이 작품들이 곰곰발님께서도 무척이나 좋아하시는 양동시편 연작이지요. 그의 나이 44세 때의 일입니다.
김신용 시인도 자신의 작품들을 (윌리엄 골딩처럼) 여러 출판사나 신문에 투고를 했을 것이고 아마도 호평을 듣지는 못했을 듯합니다. 그는 26세 때부터 시를 썼다고 하던데 스무 해 가까운 세월이 지나서야 비로소 자신의 글을 활자화했지요. 만일 최승호나 김선유가 없었다면, 그가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8-28 15:38   좋아요 0 | URL
아, 네에.. 저도 그 내용 어디서 들은 기억이 나네요. 어디서 들었더라 ? 술자리에서 수다맨 님이 저에게 말씀하셨었나 ? 아마.. 그런 것 같기도. 잘지내시고 계시죠 ?

김신용, 탁월하죠. 한국 문학 특유의 문창과 스타일에서 완전히 벗어난... 뭔가... 이 사람의 세계야말로 순문학스럽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죠. 오히려 문단에서 순문학이라고 추켜세우는 작가들의 작품들이 잡탕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전 묘하게 김신용과 손창섭이 겹쳐집니다..

2017-08-29 15: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30 0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긁적 2017-09-19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딴건 몰라도 파리대왕에 대한 출판사 직원의 코멘트는 맞는 소리라고 생각한다.
첨언하자면, 그리고 글쓴이의 마지막 대목을 흉내내어 한마디 (진실을) 남기자면, ˝노벨문학상의 구할은 쓰레기다.˝
 
뒷모습
미셸 투르니에 지음, 에두아르 부바 사진, 김화영 옮김 / 현대문학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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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등짝의 재발견





                                          영화에서 배우는 독백이 아닌 이상, 대화 상대를 앞(혹은 옆,뒤)에 두고 대화를 나눈다. 감독은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설정을 관객에게 사전에 알리기 위해 두 사람이 한 화면에 잡히는 각도로 촬영된 화면을  제일 앞에 배치한다. 등장 인물을 한 화면에 모두 담기 위해서 카메라는 어쩔 수 없이 피사체-들'로부터 뒤로 물러나야 한다.

두 사람보다는 세 사람을, 세 사람보다는 네 사람을 한 화면에 모두 담으려고 할 때 카메라는 점점 더 뒤로 빠질 수밖에 없다. 이것을 " 마스터 숏 " 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마스터 숏은 한 화면이 시작할 때와 끝날 때 주로 배치된다. 그런데 " 마스터 숏 " 은 배우의 섬세한 표정 연기를 담기에는 한계가 있다(예를 들면   :   학교 졸업식 단체 사진'을 생각하면 된다. 단체 사진은 개개인의 풍부한 표정을 담을 수 없다. 단체 사진 속 피사체가 대부분 무표정하다. 굳이 감정을 드러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졸업식 단체 사진에서 중요한 것은 " 쪽수 " 를 증명하는 것이지 개성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영화에서 마스터 숏을 시작과 끝에 배치하는 이유는 카메라가 자유롭게 피사체에 접근하기 위해서다. 만약에 마스터 숏을 배치하지 않는다면 관객은 " 영화적 상황 " 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연출한 << 현기증 >> 의 한 장면을 보자.

 


관객은 마스터 숏이 있기에 c와 d 장면에서 대화를 나누는 대상이 누구인지를 쉽게 알 수 있다. d는 남자가 프레임 밖에 위치하고  있지만,  여자는 남자 배우의 리액션을 어느 정도 가정하고 카메라 정면을 응시하며 액션을 선보인다. 좋은 배우는 액션(단독 숏에서의 연기)뿐만 아니라 리액션에도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다. 훌륭한 배우는 오버 더 숄더 숏(b)에서 등짝만 보여주기에 낯짝을 보여줄 필요가 없는 장면에서도 성실한 낯짝으로 상대 배우의 연기를 도운다. 영화 << 밀양 >> 에서의 송강호 연기가 대표적이다. 그는 배우란 낯짝뿐만 아니라 등짝도 메소드 연기를 해야 된다는 사실을 몸소 실천한 배우'다.

 

미셀 투르니에의 사진 에세이 << 뒷모습 >> 은 " 등짝의 재발견 " 에 대한 에세이'다. 타인의 어깨 너머에서 바라보게 되는 등은 텅 빈 기표에 가까운, 우리에게 백지에 가까운 정보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미셀 투르니에는 뒷쪽이 진실이다 _ 라고 말한다. 그의 말에 동의한다. 좋은 배우는 성실한 등을 보여주듯이 정직한 사람의 뒷모습에는 비릿한 비열함이 없다. 많은 말을 쏟아내는 얼굴보다는 많은 감정이 읽히는 등짝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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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08-23 1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곰발님이 며칠만 안 보이셔도 허전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8-23 11:55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

2017-08-23 1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23 1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17-08-23 14: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셸 투르니에의 책은 도서관에서
빌리기만 하고 결국 못 다 읽고
반납했네요. 다시 한 번 빌려다
읽어 볼까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8-23 20:16   좋아요 0 | URL
글이 별로 없어서 금방 읽을 수 있습니다.
사진도 좋고
글도 좋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08-23 16: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보이지 않는 공헌도가 높다고 평가받았던 박지성 선수가 생각나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8-23 20:16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박지성이 훌륭한 이유는 공과 상관없이 분주하게 움직여서 기회를 만들어준다는 점이라고 하더군요..

무해한모리군 2017-08-23 17: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은 책이나 기억이 가물한데 곰곰생각하는발님 글로 다시 만나니 좋으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8-23 20:17   좋아요 0 | URL
확실히 읽은 책에 대한 리뷰를 작성하는 것은 그것을 오래 기억하기에 가장 좋은 방식이더군요..
 
문어의 영혼 - 경이로운 의식의 세계로 떠나는 희한한 탐험
사이 몽고메리 지음, 최로미 옮김 / 글항아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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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박근혜보다 문어


 

 

 


                                                                                                      그해, 나는 위대한 수작을 완수하기 위해서 날숨을 길게 내뱉은 후 들숨을 깊게 마셨다. 어찌나 깊게 들이마셨는지 들이마신 공기가 괄약근으로 빠져나갈 것만 같아서 순간 " 케겔 " 운동 요법으로 괄약근을 꽉 조여서 공기의 유실을 막아야 했다.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리 어려운 계획도 아니었건만, 그때는 " 미션 임파서블 " 하지는 않지만 " 미션 임파서블에 가까운 미션 파서블한 " 과제였다고 생각했다. 비디오 가게 문을 열고 공포영화만 모아둔 진열장 앞에 서서 공포 영화 비디오 세 개를 골랐다. 골랐다기보다는 진열된 순서대로 뽑았다고 표현하는 게 맞는 표현일 것이다. 그해가 가기 전에 < 공포 영화 300편 보기 > 가 내가 세운 원대하고 위대한 수작이었다. 주중에는 일을 하느라 시간이 없으니 주로 주말에 몰아서 보았다. 남들은 찬란한 미래를 위해서 토익이다, 공무원 시험이다,

각종 자격증 공부 설계를 하고 있을 때 나는 어두컴컴한 골방에서 어두컴컴한 영화를 보고 있었다. 졸라 재미 없는 공포 비디오'를 5,6편씩 몰아서 본다는 것은 말 그대로 헬 _ 이었다. 그런데 지옥 같은 상황도 참고 견디자 나중에는 지옥이 뭐가 나빠 _ 라고 반문할 정도로 여유를 찾기 시작했다. 애정을 가지고 공포 영화를 보기 시작하자 < 몬스터 > 와 < 프릭스 > 들이 내 눈에 들어왔다. 무엇보다도 내 취향은 " 길고, 흐느적거리며, 꿈틀거리는 것 " 이었다. 아나콘다와 같은 거대 뱀이 등장하는 영화는 물론이고, 거대 지렁이나 거대 거머리 괴물이 등장하는 장면 앞에서도 넋을 놓고 보게 되었다.

남들이 그토록 형편없다고 욕을 했던 << 디워 >> 조차 내 눈에는 친근하게 다가왔다. 머, 머머머멋지다 이무기 ! 그중에서도 최고의 몬스터는 문어-괴물'이었다. 거대한 아나콘다 한 마리만 나와도 열광했던 나에게 아나콘다 여덟 마리(문어는 다리가 여덟 개다)가 한몸으로 구성된 문어-괴물은 슈퍼스타'였다. 그것은 마치 연기파 배우 여덟 명이 한 영화에 출연할 꼴이었다. 사랑하,      지 않을 수 없었다. " 올드 old " 한 외양과 " 오드 odd " 한 서정을 좋아했던 나는 넋을 놓고 보곤 했다. 심지어 인간과 문어가 싸우면 항상 문어를 응원하곤 했다. 옥토퍼스, 가시는 길에 영광 있으라 !

실제로도 문어는 매우 매력적인 생명체'다. 머릿속에는 위장이 달렸고, 발에는 생식기가 달렸으며, 피는 파랗고 심장은 무려 세 개나 된다. 그리고 멸치조차 뼈대 있는 가문이라며 으스대는 시대에 문어는 뼈 없는 동물이다. 멸치가 문어에게 족보 없는 놈이라고 조롱한다면 문어는 멸치에게 심장이 하나 밖에 없는 놈이라고 맞받아치면 된다. 또한 몸통보다 대갈통이 큰 대두이나, 압도적으로 큰 대두(大頭)에 비해 다리가 시원스럽게 쭉 뻗었으니..... 이런 등신은 해석이 불가능하다. 무엇보다도 문어는 카멜레온처럼 변신이 가능하다. 문어는 변장술이 뛰어나서 시시때때로 얼굴을 바꾼다.

바위에 붙으면 바위 색으로 변하고 산호 옆에서는 산호처럼 보일 정도로 감쪽같다. 놀라운 것은 피부 색깔뿐만 아니라 피부 감촉이나 질감마저 변화시킨다. 또한 문어는 집에서 키우는 개나 고양이보다 지능이 높다. 만약에 당신이 키우는 반려동물을 향해 하는 짓이 사람과 똑같다 _ 며 칭찬을 늘어놓은 적이 있다면, 문어가 사람보다 한수 위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이처럼 문어는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odd이다. 기네스 팰트로는 문어는 음식이 되기에는 너무 똑똑하다 _ 면서 문어 요리를 먹지 않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다. 생각해 보라. 너무 똑똑해서 하는 짓이 사람과 같은 짐승을 먹는다는 것을 말이다.

실제로 문어는 사람보다 뇌에 뉴런이 더 많다고 한다. 어쩌면 문어는 박근혜보다 더 많은 뉴런으로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시름하는 짐승일지도 모른다. 나는 기네스 펠트로의 말을 지지한다. 문어는 음식이 되기에는 너무 똑똑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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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7-07-27 15: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포영화.. 저는 공포영화를 보는거는 하나도 불편하지 않는데, 억울한 영화는 힘들어서 도저히 못봐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7-27 14:52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습니다. 공포영화가 불편하지는 않는데 오히려 고발 다큐를 볼 때가 더 불편한 적이 많습니다..

얄라알라북사랑 2017-07-27 0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제목보다 리뷰의 제목이 더 강렬합니다. ^^ 읽고나니 리뷰 제목의 뜻이 이해되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7-27 14:53   좋아요 0 | URL
내기 걸면 이길 확률이 높으니 얄라 님도 문어에게 내기를 거십시오. 이 힘든 세월에 500원이 어디입니까.
제가 보기엔 박은 지능이 낮습니다.

2017-07-27 14: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27 14:5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