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문화의 수수께끼 오늘의 사상신서 157
마빈 해리스 지음 / 한길사 / 199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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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단백질 로드 :

애타게 동물성 단백질을 찾아서

                 

< 올드보이 > 에서 최민식이 질리도록 먹었던 군만두'는 서비스 메뉴'였을 것이다. 이런저런 추론을 해보면 유지태는 최민식을 사설 감옥'에 보내면서 날마다 밥값을 지불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밥값은 사설 감옥 직원들의 공돈으로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고 대신 서비스'로 나온 군만두를 주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 그러니깐 최민식은 15년 동안 직원들이 점심을 시켜 먹고 남은, 서비스로 나온 만두만 먹다가 속 터져버린 이야기다. 만약에 최민식에게 군만두 대신 딤섬을 點心 으로 내놓았다면 그토록 비극적이지는 않았으리라. 짬뽕이 맵고 자극적이었다면, 김이 모락모락나는 딤섬'은 담백하고 순한 맛있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젊을 때는 자극적인 것을 탐하다가 늙으면 순한 맛에 매료된다.

 

- 보수란 무엇인가, < 짬뽕과 딤섬 > 중

 

 

아버지의 여름 밥상은 언제나 단촐했다. 밥은 늘 찬물에 말고 잡수시고 반찬은 마늘이나 고추를 된장에 찍어 드시는 정도가 전부였다. 소고기나 닭고기를 좋아하지도 않으셨고, 그렇다고 해서 채식주의자'는 더더욱 아니셨다. 여름 식단만 놓고 보면 영양 불균형'처럼 보이지만 사계절 전체를 놓고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아버지는 가을에서 봄까지 삼시 세 끼 보신탕'만 드셨다. 남들은 삼복에 단고기'를 즐겨 먹었지만 아버지는 특이하게도 여름 삼복에는 단고기를 멀리 했다. 여름을 견디기 위해서는 겨울에 몸 보신을 해야 여름을 이길 수 있지, 여름에 먹는 보양식은 헛것이라는 소신을 가지고 있는 독특한 노인이었다. 아버지의 고집 덕에 집에서 키우던 개들는 삼복을 무사히 넘겼지만 소설(小雪)을 넘기지는 못했다. 개들은 김장철과 무서리 내리는 초설 사이에서 비명횡사하고는 했다.

 

그리고 입춘이 오기 전에도 똑같은 일이 다시 한 번 반복되었다. 삼복을 거쳐 첫눈 무서리를 견딘, 마지막 남은 황구는 결국 입춘을 통과하지는 못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마당에서 뛰놀던 황구는 보이지 않았다. 훵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표가 난다고 하지 않았던가 ! 하지만 꽃 피는 봄이 오면,  어미 젖을 갓 뗀 황구 새끼 서너 마리가 개집을 차지하고는 했다. 어머니는 종종 자식들에게 쇠고기 육계장이라고 말은 하고는 밥상에 올렸으나 쉽게 먹지는 못했다. 그것이 단고기'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그때 이후로, 나는 단고기'를 먹지 않기로 단단히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 입맛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매우 맛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 맛이냐 > 아니면  < 의리냐 > 를 놓고 잠시 고민을 했지만 결국 의리'를 선택하기로 했다.  나는 단고기'를 먹지 않지만 그렇다고 보신탕 문화가 야만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보신탕 문화'를 수치스럽고 혐오스러운 식문화'라고 주장하는 태도는 꼴사나운 짓처럼 보인다. 하지만 김홍신 작가처럼  "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야, 안으로는 자주 독립과 밖으로는 민주 번영에 이바지하기 위해서 " 보신탕 문화를 민족의 자금심  따위'로 숭상하려는 태도 또한 꼴사납기는 마찬가지였다. 벼 농사 중심인 한국과 중국'은 동물성 단백질'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국가였다. ( 마빈 해리스의 주장을 전제로 한다면 ) 콩이나 다른 채소에서도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할 수는 있으나 동물성 단백질을 대체할 만큼의 영양가 있는 것은 아니다.  소는 농사를 짓는 데 매우 중요한 일꾼이었고, 닭은 날마다 달걀을 공급하는 짐승이었으니 잔칫날이 아니고서는 함부로 죽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서민들에게 만만한 것은 개'였다. 개는 중요한 동물성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 삼복 > 할 때 복이 사람 人과 개 犬이 합쳐져서 伏(복)으로 쓰이는 꼴을 보면, 복날에는 반드시 개를 잡아먹는 풍속이 대중적으로 널리 퍼진 모양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현대는 동물성 단백질 과잉 섭취의 시대이다. 옛날에야 질 좋은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 개를 잡아먹었지만 지금은 얼마든지 값 싼 고기를 얻을 수 있으니 굳이 애완동물인 개를 식용으로 사용하면서까지 먹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 이유로 나는 단고기 식용에 반대한다. 문화인류학자인 마빈 해리스는 < 음식 문화의 수수께끼 > 에서 동물성 단백질 공급원을 찾기 위한 인류의 노력을 다룬다.  흥미진진하다. 그는 힌두교 사람들이 쇠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와 이슬람 사람들이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를 단백질 공급 루트'로 설명한다. 그가 내세운 가설은 이렇다.  쟁기와 수레를 끄는 < 소 > 는 인도 사람에게 있어서 노동력을 제공하고, 우유를 공급한다. 그리고 똥은 화력 좋은 연료로 쓰인다. 짚, 왕겨, 나뭇잎, 풀을 뜯어먹고 나서 싸는 똥이니 좋은 연료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인도 소는 인간이 먹지 못하는 것만 골라서 먹으니 식량 경쟁을 할 필요가 없다.

 

여러모로 보나 소를 죽여서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는 이득보다는 소를 보호해서 얻는 이득이 월등히 많은 것이다. 효율 대비 측면에서 보자면 소를 죽이지 않는 것이 경제적이다. 그래서 소를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었고 결국에는 소를 숭배하는 문화가 탄생한 것이다( 라고 마빈 해리스는 주장한다. ) 이슬람 문화권이 돼지를 혐오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으로 설명할 수 있다. 돼지는 무더위에 약해서 이슬람 문화권 기후에 맞지 않다. 돼지는 몸에 열이 오르면 물이나 진흙 속에 뒹굴어서 열을 식혀야 하는데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사막을 횡단하는 유목민 입장에서 보면 돼지'는 이래저래 키울 수가 없다. 설령 악조건을 이기고  키운다고 해도 손실을 벌충할 만한 요소가 없다. 소, 염소, 닭, 낙타, 양 등은 고기뿐만 아니라 가죽은 물론이고 동물성 단백질인 우유와 달걀을 생산하며 보온을 위한 털과 쟁기를 끄는 노동력'을 제공하지만  돼지는 고기 공급 이외에는 얻을 것이 없다.

 

돼지를 키워서 투자 대비 비싼 동물성 단백질을 얻느니 차라리 투자 비용이 저렴하며 동물성 단백질뿐만 아니라 다른 부산물을 얻을 수 있는 다른 짐승을 키우는것이 낫다.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는 속내일까 ?  이슬람교 사람들은 돼지를 더럽고 혐오스러운 짐승으로 취급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힌두교가 < 숭배'> 라는 방식으로 소고기를 금지시켰다면 이슬람교는 < 혐오 > 라는 방식으로 돼지고기 식용을 금지시켰다. 마빈 해리스는 이런 식으로 말고기, 개고기에 이어 결국에는 식인 문화'에까지 접근하게 된다. 하지만 마빈 해리스의 동물성 단백질 인류사'는 여러 측면에서 도전을 받고 있다. 그는 동물성 단백질'을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될 절대 반지'처럼 설명하지만 대부분의 영양학자들인 단백질에 대한 가치와 필요성을 마빈 해리스가 지나치게 과장했다고 주장한다.

 

사실 단백질은 중요한 영양소 가운데 하나일 뿐이지, 굳이 동물성과 식물성을 나눌 필요는 없다. 채식주의자는 간단한 동물성 단백질 섭취만으로도 건강하게 산다. 설령 우유와 계란마저 먹지 않는 완전 채식주의자라 하더라도 건강을 해칠 정도는 아니다. 채식주의를 실천하는 승려'를 보면 답이 나온다. 그렇다고 해서 마빈 해리스의 주장이 모두 엉터리라고도 할 수 없다. 문화 인류의 역사'란 딱히 한 가지 조건으로만 이루어진 결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수많은 요소들이 얽히고설켜서 지금의 문화 인류사'를 만든 것이다. 제레미 다이아몬드가 총, 균, 쇠'가 이동하는 경로에 따라 독자를 지식의 고고학으로 안내한다면,  마빈 해리스는 식신로드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한다. 마빈 해리스는 독자를 들었다 놨다 하는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제레드 다이아몬드처럼 대중적인 문장력을 갖춘 뛰어난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이 책을 읽다가 문득 박찬욱 감독의 < 올드보이 > 가 생각났다. 사설 감옥에서 15년 동안 군만두만 먹은 사나이 ! 어쩌면 그는 야채로만 속을 꽉 채운 야채 만두를 꾸역꾸역 먹다가 드디어 속이 터진 것은 아니었을까 ? 그가 원한 것은 유지태를 향한 복수였지만, 사실 그에게 당장 필요했던 것은 동물성 단백질'이었으리라. 일단... 먹고 나서 복수하자 ! 이처럼 인간에게 있어서 거창한 결심보다 앞서는 것은 항상 식욕이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 그나저나 인간이 소처럼 짚, 왕겨, 풀 따위를 먹었다면 에너지 걱정은 덜었을 것이다. 인간이 싼 똥을 연료로 사용할 수 있으니 말이다. " 여보 !  올겨울에는 부모님 댁에 똥을 놓아드려야 겠어요 ! " ( 아, 인간이란 자원을 낭비만 할 뿐이니, 소똥만도 못한 존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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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13-10-23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 명쾌한 결론.
저도 맛이냐 의리냐 에서 의리를 택한 경우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0-23 14:40   좋아요 0 | URL
뭐 맛을 선택했다고 해서 야만인'이라고 하고 싶은 생각은 배꼽만큼도 없습니다만...
전 개인적으로 개고기 문화가 나쁜 습속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개와 함께 사는 인간으로써 도리를 지킬 뿐입니다....ㅎㅎㅎ

슈아 2013-10-23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곰곰발님! 블로그에서 지난번에 대화하고는 이제서야 역주행하러 왔어요. 띄엄띄엄 등장하는 건 제 시간이 느리게 흐르고 있기 때문이지 제게는 매일매일 안부인사를 드리는 것과 같답니다 :)
네이버 블로그도 물건이었지만(?) 알라딘 서재도 하나하나 정말 주옥같네요. 물흐르듯 맛깔스러운 한글을 오랜만에 접하며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집니다..ㅠ_ㅠ 그나저나 이 책 읽었던 책이에요! 오래전에 타부와 금기에 대해서 공부하다가 읽었던 책 같은데 저는 매번 의리를 입에 담지만 정작 저는 맛의 충동을 이기지 못하는 위선주의자에 가깝답니다. 패스트 푸드의 나라에 오니 그런 위선이 한층 더 돋보이는 느낌이라 숙연해집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0-23 14:44   좋아요 0 | URL
앗, 슈아님이군요 ! 타관 생활 견딜 만하십시깡? 저도 사실 의리 타령하지만 늘 혀의 욕망에 당합니다. 동물 윤리로 따지자면 닥, 소, 돼지도 먹으면 안 돼죠. 지금처럼 공장식 사육장에서 말입니다.
실천이 중요한데 이게... 이 동물성 단백지에 대한 유혹으 쉽게 버릴 수가 없네요.
두부를 많이 먹고 고기는 조금 먹으려고 해도.. 입맛이 초등 입맛이라...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언젠가는 꼭 약속을 지킬 겁니다.

슈아 님 보니 또 고양이 생각이 나네요. 애쉬 안부를 묻습니다.

나탈야 2013-10-23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벙개, 스케쥴 체크 좀 하겠습니다.

10/24 (목)
10/28 (월)
10/30 (수)

괜찮으신 날 좀 골라주세요.

제 블로그에 댓글로 부탁드립니다. 스맛폰이 댓글 떳다고 알려주거등녀.
 
팩토텀
찰스 부코우스키 지음, 석기용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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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나스키, 놀이하는 인간.

 

 

 

똥구멍이 뭐가 나쁘냐고 ! 당신한테도 똥구멍은 있잖아. 나도 똥구멍이 있다고 ! 가게에 가서 큼지막한 쇠고기 스테이크를 하나 사봐. 거기도 똥구멍은 달렸어 ! 지구상에는 똥구멍이 널렸단 말이야 ! 어떤 면에서는 나무들도 똥구멍이 달렸는데 못 찾는 것뿐이야. 나무들도 이파리를 싸잖아. 당신 똥구멍, 내 똥구멍, 세상에는 수십억 개의 똥구멍으로 가득 찼어. 대통령도 똥구멍이 있고, 세차장 직원들도 똥구멍이 있어. 판사들도 살인자들도 똥구멍이 있다고. 심지어 자주색 넥타이핀 남자도 똥구멍이 있어 !

 

 

- 우체국, 中

 

 

입대하기 전'까지 공사판에서 막일'을 했었다. 입대 날짜'를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어림잡아 6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아돌았다. 당시 내 꿈은 집에 근사한 홈시어터'를 장만하는 것이었다. 성능 좋은 진공관 앰프와 빔프로젝트'를 장만하여 거실 쇼파에 앉아서 영화를 감상하는 것이 꿈이었다. 영화가 끝나면 어두컴컴한 거실 쇼파에 앉아서 영화가 남기고 간 진동을 느끼리라. 그러기 위해서는 편의점이나 주유소에서 깨작깨작 일 할 수는 없었다. 공사판에서 열흘 일하면 편의점에서 한 달 동안 일한 품삯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공사판에서 막일'을 했다. 기술이 없으니 허드렛일을 해야 했다. 목수 시다바리를 했고, 미장공 시다바리를 했다. 첫째 날은 다리가 후들거렸다. 둘째 날에도 다리가 후들거렸고, 셋째 날에도 다리가 후들거렸다.

 

공사장 십장은 갓 스물이 넘은 나에게 노가다라는 것이 처음에 힘이 들지 일주일만 버티면 막일도 할 만하다고 했다. 하지만 입곱째 날에도 다리가 후들거리기는 마찬가지였고 여덟째 날에도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리고 막일을 한 지 일백 서른 다섯 번째 날에도 다리가 후들거리기는 마찬가지'였다. 봄이 오자 꽃은 피었지만 내 등골에는 소금 꽃이 피었다. 시멘트 400포를 혼자서 옮겼을 때에는 허리가 끊어지는 줄 알았다.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을 때에는 저절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이 나이면 또래 여자아이와 뒹굴며 신나게 신음소리를 토해내야 하는 게 정상이었지만 삭신이 쑤셔서 뒷방 늙은이처럼 신음소리나 내고 있다니, 하지만 거실에 꾸며질 작지만 화려한 극장을 생각하며 참았다. 일이 힘들다 보니 참을 먹는 시간에 틈틈이 술을 마셨다. 몸이 힘들면 술의 힘을 빌려서 벽돌을 옮겨야 했다.

 

공사판에서 일하면서 제일 고통스러웠던 것은 씻을 수 있는 곳과 똥 쌀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는 점이었다. 나는 공구리를 치지 않은 나무 거푸집 위에다 똥을 쌌다. 그러므로 남양주 레미안 105동 11층과 12층 사이에 내가 싼 똥이 남아 있으리라.  그렇게 공사판을 전전하던 끝에 나는 드디어 7월 15일에 훈련소 입소를 했다. 이렇게 해서 모은 돈으로 출력 좋은 스피커와 성능 좋은 앰프 그리고 고해상도를 자랑하는 캐논 빔 프로젝트'를 장만했다. 입대 전 공사판에서 피똥 쌌던 생각을 하니, 아... 눈물이 앞을 가렸다. 내가 홈시어터를 만들고 나서 처음 본 영화가 < 라이언 일병 구하기 > 였다.  써라운드 입체 음향을 체크하기 위해서는 < 라이언 일병 구하기 > 만큼 좋은 영화도 없다.  화질은 생각보다 실망스러웠지만 사운드는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볼륨을 최대치로 올리고 감상하니 총 소리가 내 뒤통수에서 들렸다. 하지만 며칠 후부터는 귓구멍에 이어폰을 꽂고 영화를 봐야만 했다. 이웃들이 시끄럽다고 지랄을 한 탓이다. 시부랄, 이 좋은 스피커와 앰프를 두고 귓구멍에 이어폰이나 꽂고 영화를 감상해야 하다니. 개새끼들....  문득 슬픈 농담 하나가 생각났다. 가난한 사내가 큰 맘 먹고 최신식 티븨'를 장만했단다. 다기능 멀티 플레이어'여서 스마트한 티븨였다. 이 티븨'는 어린이 시력 저하를 방지하기 위한 거리 감지 센서가 부착되어서 시청자가 일정 거리 안으로 슬금슬금 기어들어 오면 전원이 자동적으로 꺼지는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술에 만취한 남편이 새벽에 들어와서 겁도 없이 아내의 팬티 속으로 손을 넣어 엉덩이를 만지려다가 심기가 불편한 아내가 냅다 손을 내려치는 풍경과 비슷했다. 접근 금지'였다 !

 

사내는 이 기능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외제차에나 있을 법한 거리 감지 센서'가 티븨에 내장되어 있다니 ! 그는 침대에 누워 이 똘똘한 티븨로 드라마를 볼 생각에 눈물이 앞을 가렸다고 한다. 하지만 침대에 누운 사내는 아무리 전원을 눌러도 티븨가 켜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티븨와 침대 간 거리는 스마트한 기기'가 보기에는 시력을 저하시킬 정도로 좁아터진 공간이었다. 사내는 포근하고 말랑말랑한 침대를 벗어나서 바닥에 냉기가 도는 딱딱한 방문 앞에 정자세를 하고 앉아서 티븨를 봤다고 한다. 허리가 뻐근해서 눕기라도 하면 성정이 곱지 못한 티븨'는 삐쳐서 핏 ! 소리를 하며 꺼지기 일쑤였다고. 사내는 멋진 스마트 티븨'를 소유하기 위해서는 먼저 방이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 개새끼, 좁아터진 단칸방에서 산다고 바보상자마저 나를 우습게 생각하는구나 ! "

 

며칠 후, 사내는 집에서 친구들과 함께 월드컵 본선 경기를 시청했다. 방문 앞에 다닥다닥 붙어서 말이다. 박지성이 골을 몰고 상대 팀 골대를 향해 달렸다. 너무 흥분한 친구들은 벌떡 일어나며 앞으로 다가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불길한 예감, 그렇다. 스마트 티븨'는 가까이 오지 말라며 핏 ! 소리를 내며 꺼졌다.  그 후, 친구들은 똑똑하지만 싸가지 없는 티븨 눈치를 봐야겠다. 소근소근 말했다. 승부차기에서 극적으로 이겨도 친구들은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스마트 티븨는 성격이 꽤나 지랄같으니깐....   곰곰 생각하니, 내가 영락없이 그 꼴이었다. 홈시어터는 근사했지만 집구석은 후졌던 까닭이다. 이웃집 화장실 물 내려가는 소리도 들리는 판국에 출력 300짜리 스피커를 장만할 생각을 했다니, 어리석은 일이었다. 3평짜리 방에서 시력 저하 방지 기능을 갖춘 티븨'를 장만하는 꼴이었다.

 

아마도 그 스마트한 티븨'는 속으로 이런 말을 했으리라. " 코딱지만한 집구석에서 나처럼 우아한 티븨를 장만하다니, 웃겨. 아.. 우껴 " 찰스 부코스키의 < 팩토텀 > 을 읽다가 훈련소에 입소할 때까지 공사판에서 허드레 막일꾼으로 일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나 또한 팩토텀( factotum : 잡역부, 막일꾼 )이었다. 그때 내가 느꼈던 것은 노동과 땀에 대한 숭고함이 아니었다. 이런 식으로 일하다가는 힘들어서 피똥 싼다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았다. 몸이 고생해야 큰 깨달음을 얻는다는 꼰대들의 메시지'는 뻥이었다. 몸이 고생하면 그냥 병든다. 고생은 사서 할 필요가 없다. 낚시로 잡힌 갈치는 금갈치'라고 불리며 비싼 가격에 팔리지만 그물에 갇혀서 몸이 찢기고 멍든 갈치는 먹갈치'라고 불리며 싸게 팔린다. 병든 놈은 싸게 팔린다. 그게 자본주의 사회의 진실'이다.

 

찰스 부코스키 소설은 반-노동소설'이다. 그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가 생산해내는 노동의 신화'를 거부한다. 치나스키는 그저 일하지 않고 놀고 먹는 게 꿈이다. 술 마시고, 노래 하고, 섹스 하는 것이 최고'다. " 좆이 서질 않는다 ! " 라는 문장으로 끝나는 이 소설'은 잰 척하는 먹물과 우아한 척하는 속물 문단과 주류 사회에 대한 주객(酒客)의 펄프픽션, 혹은 퍽유-픽션'처럼 읽힌다. 저잣거리와 뒷방 입말'은 캐릭터에 생생한 입체감을 부여한다. 그의 문장에는 후까시'가 없다.  헛과시'가 없다는 말이다. < 우체국 > 에서는 항상 똥구멍'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 펙토텀 > 에서는 자지'라는 단어가 검열 없이 자주 등장하지만 찰스 부코스키 소설은 전혀 외설스럽지 않다. 만약에 당신이 이 소설을 읽고 외설이라고 격분한다면 당신은 인생을 너무 우아하게 산 사람이다. 콜린 윌슨이 < 아웃사이더 > 를 쓰기 전에 부코스키 소설을 읽었다면,

 

그는 부코스키 소설을 전형적인 아웃사이더'라고 정의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가 내린 결론은 그대로 소설 속 주인공 치나스키에게도 적용된다.  " 나는 이렇다 할 재능도 없고 이룩해야만 할 사명도 없으며, 반드시 전달하지 않으면 안될 감정도 없다. 나는 가진 것도 없으며 무엇을 받을 만한 가치도 없다. 그런데도 나는 무언가 보상'을 바라고 있다. "   치나스키는 이렇다 할 재능도 없고, 사명도 없다. 그리고 가진 것도 없고 무엇을 받을 만한 가치도 없지만 그는 멋진 클래식을 감상할 수 있는 성능 좋은 앰프와 출력 좋은 스피커를 욕망한다. 비록 1.5평짜리 좁은 방에서 뒹굴지만 시력 저하를 방지하기 위한 거리 감지 센서가 부착된 스마트한 티븨'를 원한다. 게으른 놈이어서 지나치게 뻔뻔한 욕망인가 ? 얼리버드'였던 이명박 각하는 너무 부지런하셔서 오히려 더욱 뻔뻔하지 않았던가 ?

 

이 세상 모든 욕망은 뻔뻔하다. 뻔뻔하지 않은 욕망은 존재하지 않는다. 남자는 10분마다 여자와 섹스하는 생각한다는 수치가 있으니 치나스키는 뻔뻔한 것이 아니라 그저 욕망에 충실한 것이다. 사르트르의 < 구토 > 에 나오는 로깡탱'처럼 24시간 내내 실존과 존재에 대한 상념에 사로잡힌 인간은 없다. 사르트르는 고뇌하는 지식인 흉내를 내며 으스대고 거들먹거렸지만 그 또한 10분마다 여자와 하는 상상을 하며 아랫도리를 뜨겁게 달구었을 것이다. 인간은 다 거기서 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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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3-10-18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대한 서설(?)입니다요..ㅎㅎ
전 아파트 공사장에서 시멘트 200포대 날랐는데, 그날 완전 뻗었다는..ㅎ 아~ 엔날 생각 난다는..ㅎ
그나저나 이 소설을 꼭 보겠어요~ 제꿈도 역시 일하지 않고 놀고 먹는 것이라..^^

곰곰생각하는발 2013-10-18 21:21   좋아요 0 | URL
전 400포 날랐습니다. 정말 죽을 거 같았어요.토하고 싶었다니까요...ㅎㅎㅎㅎ
근데 진짜 이거 한두 달 하니깐 그렇게 죽을 거 같진 않더라고요.
편한 날도 있고 아닌 날도 있고, 오전에 일하다가 오후에 비가 쏟아져서
하루 일당 받고 집에 올 때는 얼마나 좋던지....

2013-10-18 2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19 1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히히 2013-10-19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희망 + 뻔뻔 = 욕망
욕망 + 뻔뻔 = 욕심
욕심 + 뻔뻔 = 옹심
옹심 + 뻔뻔 = 노망
수위조절 잘 하셔야 합니다요.
시골서 갓내려오셔서 특별한 기술없었으므로
아버지가 지어 올린 아파트가 한두 채가 아닙니다.
술 만큼은 뻔뻔뻔뻔뻔뻔....하셨는데
다행히 망령나시기 전에 호흡으로 수위조절하셨습니다.
관 부여잡은 우리들만 뻔뻔한 년놈이 되었습죠.

곰곰생각하는발 2013-10-19 22:38   좋아요 0 | URL
오, 옹심이 뭔가하고 찾아봤습니다.
강원도에서는 거 뭐냐 옹심이라고 해서 팥죽에 넣는 것을 옹심이'라고 하더라고요.
별미라서 자주 먹던데 제 입맛이는 별로....

하여튼 이런 공식을 만드는데는 히히 님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옹심과 뻔이 만나면 노망이라...
후훗.. 항상 마음을 비워야 할 것 같습니다.

편린 2013-10-20 0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팩토텀 하니 어느 공장이었던가 (공장이 하도 많이 나오니 기억이..) 사장 아내랑 섹스를 하는데
그 여자 팬티에 똥이 묻어있었다는 장면이 기억이 나네요.

날이 쌀쌀해집니다. 늘 몸조심하셔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0-21 11:43   좋아요 0 | URL
그 표현 강렬했죠... 생각나는군요...사실 소설이 굉장히 군더더기 엇이 깔끔하잖아요.
지리멸렬하게 묘사에 치중하는 것도 아니고...
소설가가 묘사에 집중한다고 해서 독자도 그 묘사를 보고 생생하게 이미지를 떠올릴 수는 없습니다.
대부분은 빠르게 읽어나가니까요. 그런 묘사가 많을 수록 짜증이 나는데
치나스키'는 시를 써서 그런가, 간략한 서술이지만 핵심을 찌르는 실력을 갖춘 이'입니다.
 
보이지 않는 고릴라 - 우리의 일상과 인생을 바꾸는 비밀의 실체
크리스토퍼 차브리스 & 대니얼 사이먼스 지음, 김명철 / 김영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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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을 믿지 마세요.

 

 

< 보이지 않는 고릴라 - 심리학 실험 > 은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심리학 전공이 아니더라도 교양 수업'에서 자주 언급되는 심리학 실험'이니깐 말이다. 내용은 간단하다. 모니터에는 흰 옷을 입은 팀과 검은 옷을 입은 팀이 섞여서 같은 팀'에게 농구공을 주고받는다. 이때 흰 옷을 입은 팀이 주고받은 농구공 패스 횟수'를 세면 되는 것이다. ( 내 말이 아리송한 사람은 당장 네이버로 달려가서 < 보이지 않는 고릴라 > 를 입력하면 동영상이 나오니 참고하면 된다. ) 그런데 함정'이 하나 있다. 패스 횟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중간에 고릴라가 나와서 춤을 춘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가 이 실험의 핵심'이었던 것이다. 고릴라 ?! 웬 고릴라 ?

 

농구공'에 정신이 팔린 우리는 농구공 만을 쫒느라 정작 모니터 중간에 나타나서 킹콩 흉내를 냈던 고릴라'를 보지 못한 것이다. 이 실험을 진행한 크리스토퍼 차브리스와 대니얼 사이먼스'는 이 유명한 실험'을 통해서 인간의 인지 능력'이 얼마나 불완전한 것인가에 대해서 통쾌하게 증명한다. 이 책은 이러한 불안전한 인지 능력에 의한 < 착각 > 을 다룬다. 결국 내용은 " 인간이란 꽤나 멍청한 존재야, 낄낄낄 ! " 이다. 이런 식의 조롱, 좋다. 그래, 인간은 멍청하지. 암, 그렇고 말고 ! 기대를 잔뜩 가지고 이 책'을 펼쳤으나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총 6장으로 이루어진 구성 가운데 1장 < 주의력 착각 " 제가 봤다고 생각합니다 ! " > 를 읽다가 몇 번이나 책을 덮을까, 생각했다.

 

< 보이지 않는 고릴라 > 실험은 매우 독창적이고 창의적인지는 몰라도 이 책 < 보이지 않는 고릴라 > 는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자화자찬도 어느 정도껏 해야 듣기 좋은데, 지나쳐서 민망할 정도'다. 1장'은 시작부터 " 고릴라 실험 " 이 얼마나 유명한가에 집중한다. ① 이 실험은 심리학 전반에 걸쳐 가장 폭넓게 입증되고 논의되는 연구, 라거나 ② 2004년 심리학 부문 이그노벨상을 수상했고, ③ 텔레비젼 시리즈 csi 에서는 등장인물들 간의 대화로 소개되었다는 식이다.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쓴 글치고 좋은 느낌'을 경험한 적이 없던 터라 무릎을 탁 치며 아, 했다. 우, 했다. 오, 오오 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글 솜씨'가 형편없는 거라. 보석 아저씨 ( 재래미 다이아몬드 ) 가 쓴 책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한 마디로 재미가 없다. 다 아는 내용'을 마치 아무도 모르고 있는 것처럼 말한다. 인간이란 어디서 다 주워 듣는 습속이 있는 법 아닌가 ? 영화 평론가 로저 애버트 옹'은 < 쉰들러 리스트 > 에 대한 짧은 감상평'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 (스필버그)는 자신이 말하고 싶은 바를 수백만의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방식으로 말할 줄 아는 사람이다. " 글쓴이는 아무래도 스필버그에게서 한 수 배워야 할 것 같다.

 

내가 알고 있는 < 착각 > 중 가장 충격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 추적 60 > 제작진 앞으로 제보 한 통이 도착한다. 제보자 사연인 즉, 억울한 누명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연이었다. 불알 친구 셋'이서 차를 몰고가다가 1명은 사망하고 2명은 중상을 입는 교통사고를 당한다. 문제는 사고 당시 자신은 조수석에 있었는데 의식이 깨어 병실에서 눈을 떴더니 자신이 운전자'가 되어 있더란 기막한 내용이었다. 제보자는 억울해 했다. 무엇보다도 가장 친했던 친구2가 사망했는데 그 원인 제공자'가 자신이 되었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그, 그그그그러니깐 말이죠. 옆에 있던 만근이 새끼'가 운전해 놓고는 내가 운전했다고 거짓말을 한 겁니다. 어, 어어어억울해서 잠을 못 자겠습니다 !

 

추적 60분 제작진'은 이 사내의 진술을 토대로 사건을 재구성한다. 사고 당시 목격자와 119 구조대원'을 찾아나서서 당시의 상황을 재현한다. 의견은 분분했으나 대체로 제보자의 말'이 맞다는 진술이 쏟아졌다. 제보자 말처럼 사고 당시 차 조수석에는 제보자'가 있었다는 진술이 나온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은 이미 2년 전 사고'라 증거가 없었다.  제작진은 제보자가 가해자'라고 지목한 친구1'를 찾아가 인터뷰를 하는데 뭔가 의심스럽다. 당당하지 못하고 거짓말하는 느낌이 강하게 와닿았다. 횡설수설이다. 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만근이, 이 나쁜 자식 !  프로그램 < 추적 60분 > 은 방영 57분까지는 거의 제보자 진술'을 토대로 만들어졌고 그가 한 말은 구구절절 진실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마지막 3분'을 남겨놓고 거대한 반전이 생긴다. 어렵사리 사고 당시 사진'이 발견된 것이다. 놀랍게도 사진 속 조수석에는 제보자가 아니라 친구1'이 타고 있었고, 운전석에는 제보자가 타고 있었다. 제보자가 사고 가해자'였다.  제작진도 당황한 눈치였다. 결국 제보자'가 그토록 진실'을 알고 싶어했던 부분은 자신이 가해자'라는 팩트'로 돌아온 것이 아닌가 !  수습이 안 될 땐 정신과 의사'가 등장하여 정리를 하면 된다. 정신과 의사'가 내린 결론은 < 기억 조작 > 이었다.  제보자가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제보자의 뇌'가 제보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거짓 정보를 흘린 것이었다. 뒷자석에 타고 있던 가장 친한 친구가 자기 때문에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제보자는 결국 기억을 조작해서라도 그 책임에서 도망치고 싶었던 것이다. 추적 60분'은 그렇게 끝난다. 기막힌 반전으로 마무리한 채 말이다.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대부분 믿을 만한 것이 아니다. 기억'은 온통 수상한 것투성이'다. 뇌'는 자신의 숙주인 주인에게 유리하도록 기억을 저장하는 버릇이 있다. < 뇌 > 입장에서 보면 숙주인 < 주인 > 에게 불리한 진실'로부터 보호해야 할 임무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믿는 어떤 < 확신 > 에는 " 정치적 입장 " 이 반영되기 쉽다. 백인우월주의자가 목격자인 경우에는 백인과 흑인 용의자 중 흑인'을 지목할 경우가 높다. 어두컴컴한 밤에 목격한 것이라고는 겨울 점퍼를 뒤집어쓴 범인의 그림자가 전부였는데도 말이다. 인간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최근의 NLL 논란'도 이와 비슷하다. 팩트'는 어떻게 나열하는가에 따라서 전혀 다른 팩트'가 된다. 인간은 몽타쥬 이론의 대가'들이다.

 

 

 

 

 

+

아이가 실수로 도자기'를 깼을 때, 아이들은 종종 거짓말을 한다. 이럴 때 부모가 가장 흔히 하는 말은 " 다른 것은 다 용서가 돼도 거짓말하는 것은 용서 못한다. " 이다. 그런데 사실 이 말은 거짓말'이다. 부모는 아이가 잘못을 거짓으로 은폐하려고 했기 때문에 화가 난 것이 아니라 그냥 잘못을 저지른 행위 자체에 대해 화가 난 것뿐이다. 그러니깐 도자기'를 깨놓고서는 안 깼다고 우기는 아이의 거짓말에 화가 난 것이 아니라 도자기'를 깬 것 자체'에 화가 났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이 < 아이의 거짓말 > 에 화가 났다고 말하는 이유는 실수를 가지고 화를 내면 뭔가 어른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부모는 아이에게 " 다른 것은 다 용서가 돼도 거짓말 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 " 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거짓말은 나쁘다고 말하지만 결국 부모 스스로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꼴이다. 부모는 아이'를 훈계해야 될 대상'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어른은 아이'를 훈계할 만큼 훌륭하지는 않다. 그것은 어른들의 착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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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3-08-31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은 몽타주 이론의 대가들이다... 아 무릎을 치게 만드는 명언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8-31 19:07   좋아요 0 | URL
한국인은 특히 에이젠슈타인의 후예입니다.

푸른희망 2013-09-02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 내용보다. 말미의 한문장.. 사실 어른은 아이를 훈계할 만큼 훌륭하지 않다. 그것은 어른들의 착각이다.. 이 두문장이 가장 와닿네요... 그걸 인정하면 마음이 편할까요? 오히려 더 전전긍긍하게 될까요? 어른이 된다는게 참 어렵다고 생각되는 요즘이라서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2 14:2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푸른희망 님 ! 어른 또한 불완전한 존재라는 측면에서 아이의 불완전한 측면을 이해하고 위로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훈계가 아닌 위로' 말입니다. 아이 같은 어른'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요즘입니다.

yamoo 2013-09-02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다맨님 의견에 한표!!!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2 14:2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야뮤 님 ! 저도 한 표 !

히히 2013-09-02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사십 줄에 들어서니 제 기억은 온통 수상한 것 투성입니다.
<뇌>의 충정에 가족들만 억울하게 뒤집어씁답니다.
사멸할 것 같지 않은 심장과 다르게
이놈의 뇌는 유연성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히히가 안쓰러워 먼 산 보며 주루룩거리기도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2 14:27   좋아요 0 | URL
전 제 기억'을 잘 믿지 않아서
다른 사람들이 그때 그랬잖아, 라고 주장하면
내 기억을 접고 그 사람 기억이 맞다고 말하고는 해요.

그게 여러모로 편하더라고요...

레베랑스 2013-09-08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 보니 영화 '메멘토'가 떠올라요.
혹시 보셨나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8 12:08   좋아요 0 | URL
에이.. 그럼요. 저 메멘토'란 영화 무척 좋아했습니다. 안나수이 님 ! 참... 에티튜드'가 알고 봤더니
발레 용어더군요 ! 그렇죠 ? 발레리나 안나수이 님...

J 2013-09-11 15:36   좋아요 0 | URL
엇 안나수이님^^저도 놀러왔어요

레베랑스 2013-09-28 12:25   좋아요 0 | URL
가람님 여기서 뵙다니~ 반가워요~
근데 전 알라딘에 아직 익숙하지가 않아서...
왜 제가 단 댓글에 답글이 달린건 확인이 힘들죠..?
찾아 찾아 와서 확인을 해야하니.....
아직 기능을 다 파악하지 못했나봐요..잉잉


네 애티튜드가 발레 용어에요.
아라베스크랑 비슷하지만 뒷 다리를 살짝 구부려서 우아하게^^
아름답죠~ ^^

곰곰생각하는발 2013-09-28 16:15   좋아요 0 | URL
저도 그게 좀 당황스럽더라고요.
여긴 답글 알림 기능이 없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일일이 찾아와서 확인해야 합니다.
좀 많이 불편하죠.. 흠흠...

맞아요.아라베스크도 에티튜드도 무용 용어더군요....
 
우리집
사이바라 리에코 지음, 김문광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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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은 내가 지킨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현재 영화화가 진행 중인 시나리오 작가'도 있었고, 인디 밴드'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뮤지션도 있었으며, 취업 준비생과 창업 준비 중인 학생도 있었다. 그리고 분당에서 나를 만나기 위해 먼길 온 주부'도 있었다. 모인 이유는 송별을 가장한 음주 모임'이었다.  사람들은 내가 알라딘'에 둥지를 튼 것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 곰곰생각하는발 씨'가 네이버에서 글 재주를 뽐내기에는 아깝지. 글 깨나 쓴다는 알라딘'에 가서 솜씨 한 번 발휘하겠다. 이 뜻 아니겠어 ? 그동안 네이버에서는 허세와 뻥이 팔 할이었잖아. 안 먹히니 부랴부랴 이사를 했겠지. " A가 말했다.

 

B도 맞장구를 쳤다. 맞는 말이다. 허세와 뻥이 먹히지 않아서 이곳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사실, 내가 알라딘에 둥지를 튼 이유는 명확하다. 여성이 많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엉덩이 크고 심장도 큰 여자'를 만나서, 달도 아니면서 달달한 연애'를 할 목적으로 이곳에 둥지를 튼 것이다. 우린 그날 코가 비뚤어질 때까지 술을 마셨고, 떡이 될 때까지 술을 마셨다. 술 마시는 틈틈이 코가 비뚤어지는 것은 아닌가 걱정을 했으나 기우였다.  떡도 안 됐다. 야호 !  A는 내게 이별 선물로 미용 가위 세트'를 선물했다. 숱 치는 가위'도 선물했다. 헤어샵'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어서 3년 넘게 미용실을 가지 못했는데, 그 대안으로 직접 머리를 깎으란다. 그리고는 혼자서 머리를 깎는 다양한 방법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B 는 예쁜 손수건 두 장을 내게 선물했다. 그리고 C는 자신이 착용했던 팔찌'를 선물로 내놓았다. 마지막으로 D는 책을 선물했는데 오늘 소개할 책'이기도 하다. 스무 살 앳된 청년에 늙은 내게 선물한 책은 < 우리집 / 사이바라 리에코 > 라는 만화책'이었다. " 이 책은 꼭 선물하고 싶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님 !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만화책입니다. " 예의상 건성건성으로 대충 살펴보니 그림체'가 내 취향은 아니어서 살짝 실망했으나 내색은 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타인의 취향은 다양한 법이다. 오늘은 하루 종일 뒹굴며 잠을 자다가 심심해서 < 우리집 > 을 읽기 시작했다.

 

문득 내 친구'가 생각났다. 일본에서 만화가로 활동하는 친구'다. 실력을 인정받아 만화 잡지'에 실리곤 하는 순정 만화 작가'인데 그 과정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 컷 하나 그리는데 몇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나중에는 연필을 쥘 힘조차 없을 때도 많다고 넋두리를 늘어놓고는 했다. 그 생각을 하니 리에코의 < 우리집 > 은 선화'가 무척 단순하다. 그리다가 손에 마비가 올 정도는커녕 초등학생도 그릴 수 있는 그림체'처럼 보였다. 이 정도면 날로 먹는 것 아닐까 ? 하지만 이러한 불신은 10페이지 정도를 넘기면 싹 사라진다. 이 만화는 엎드려서 읽다가 나중에는 정자세로 읽게 된다. 그리고 지금 나처럼 오랫동안 여운을 간직하다가 이렇게 글을 쓸 것이다.

 

무대는 작은 어촌 섬 마을'이 배경이다. 배 다른 형제와 가출했다가 창녀가 되어 돌아온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누나'가 있다. 엄마는 남자가 좋아서 집을 나가고 남자 빚 때문에 집도 저당잡힌다. 하지만 이 가난은 이들 남매만의 불행은 아니다. 섬 마을 전체가 가난하다. 술에 중독되거나 약물에 중독되거나 폭력에 중독될 뿐이다. 이 섬을 지배하는 것은 폭력과 매춘이 팔 할이다. 하지만 리에코'는 이 불행한 서사'를 단순하게 끌고 가지 않는다. 가여운 불행에 대한 가벼운 신파'는 존재하지 않는다. 섣불리 진단하지 않고 비판하지 않는다. 그녀는 야금야금 독자의 심중을 파고들다가 어느 순간 잭팟을 터트린다.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서사이지만 촌스럽지 않다. 신파가 촌스럽게 생각되지 않을 때는 그 이유는 단 하나'다. 깊이, 눈물에 깊이가 있으면 그것은 촌스러운 것이 아니다. 이 19금 만화는 눈물에 깊이가, 아... 있다.

 

만화는 <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 와 < 자기 앞의 생 > 을 닮았다. 동정 없는 세상'에 내버려진 가난한 아이들은 거친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 법을 배울 터'이다. 만화책을 읽는 내내 내가 살았던 " 양동 " 이 생각났다. 늙고 병든 창녀들이 마지막으로 몸을 팔기 위해 모이는 곳이 바로 서울역 창녀촌'이었다. 포주와 돼지엄마 그리고 앵벌이'들이 모여 살았다. 밤이 되면 아무도 이 거리를 지나가는 이는 없었다. 오로지 삐끼 손에 이끌려서 매춘을 하려고 오는 술 취한 취객이 전부였다. 앵벌이를 하던 아이들은 약 때문에 뼈가 썩었다. 내가 만난 아이 중에는 두개골이 녹아서 얼굴이 내려앉은 아이도 있었다. 누군가는 적십자에 끌려가서 썩은 다리를 잘라야 했고, 누군가는 칼에 찔려 죽었다. 그들이 벌어오는 돈은 모두 포주와 돼지엄마가 강탈했다.

 

< 우리집 > 에서 배경이 된 섬'은 양동'에서 내가 겪었던 악몽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이 지역에 재개발이 진행되었고 날마나 낡은 일본식 건물이 허물어져 갔다. 공교롭게도 집은 무너졌으나 담을 허물지 않은 곳이 많았다. 창녀의 아이들과 유아 인신매매로 앵벌이가 된 아이들은 밤 늦게까지 본드나 부탄 가스'를 불었다. 그리고 러미널이라는 감기약을 먹었다. 그들은 순한 양이었으나 밤이 되면 아리랑치기'가 되어서 벽돌로 취객의 뒤통수를 내리찍고는 지갑을 훔쳤다. 아침이면 담벼락엔 종종 락카로 쓴 낙서가 발견되고는 했다. " 양동은 내가 지킨다 ! " 스스로에 대한 자기 경멸과 조롱이 섞인 이 낙서'가 쓰여진 담벼락도 이내 무너졌다. 무너진 자리에 새로운 빌딩이 들어섰다. 이 만화를 보는 내내 그때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갔다.

 

이 만화 참, 좋다 ! 책을 선물한 스무 살 청년의 선택과 내가 다 읽고 난 다음에 내린 결론은 동일했다. 탁월하다 ! 읽지 않으면 후회할지도 모른다. 내 선택은 틀린 적이 없다. 책을 덮고 나서 다시 읽기 시작했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409094  : 김신용, 환상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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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3-08-26 0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발님이 이렇게 상찬하는 책이라면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수다맨 2013-08-26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리고 양동에서 사셨군요. 저는 양동에서 살아본 적은 없지만, 양동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김신용 시인입니다. 그의 첫 시집이 "개 같은 날들의 기록"이었나요? 양동시편 연작을 보면서 저릿하고 뭉클했던 기억이 생각납니다. 처절한 생존의 지옥도라고 해얄까요.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비참과 냉혹을 그만치 생생하게 보여준 시들도 드물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곰곰발님께서 양동에 사셨다니, 둔중한 무게감을 가슴으로 느낍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6 17:31   좋아요 0 | URL
양동에서 산 것은 아니고 한 3,4년 이곳에서 버텼습니다.
김신용 시인'을 아시는군요 ? 맞습니다. 양동 연작시편이 있지요.
제가 무척 좋아하는 시인이에요. 이 시인이야말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시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만화도 무척 좋습니다.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루치아 2013-08-26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이버에서 페루에땜에 알리딘으로 넘어 왔네요^^
그날 모임에서 정량보다 많은 알콜 섭취로 하루종일 비몽사몽 거리다 오늘에서야 쫌 멀쩡해졌어요
페루에 본 소감
음 생각보다 순하고 예의바른 청년 같다고나할까^^
그리고 너무 풋풋한 어린 친구들 모임이라 약간의 담황스러움...
어쨋든 반가웠어요~~
나중에는 나이 상관없이 즐거웠구요^^
알라딘에서...건투를 빌어요
뜻한데로 여성팬들 많이 확보하시구요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6 17:34   좋아요 0 | URL
아, 루치아 님 ! ㅎㅎ. 많이 마신 것 같더라고요. 벌컥 벌컥 드셨습니다. ㅎㅎㅎㅎ
다 나이 어린친구들이 모였나요 ? 다 나이 많인 친구들이 모인 것 같았는데.....ㅎㅎ.
루치아 님 새로 하나 개장하셨군요. 잘하셨어요.
이곳에서 자주 뵙겠습니다.

근데 여성팬들은 개미 한 마리도 없는 것으로 보아 실패한 목표인 것 같습니다.

2013-08-26 1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6 17:34   좋아요 0 | URL
뭐 술 마시는 게 다 비슷하지 않겠습니까...ㅎㅎㅎ. 다음에 술 한 잔 합니다.

만화애니비평 2013-08-26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라고 그저 우습게 보면 안되죠. 우리집 보진 않으나 많이 듣습니다. 이래저래..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6 17:34   좋아요 0 | URL
오덕 님이 아직 안 읽으셨더니 기쁘군요. 앞으로 읽을 기회가 있으니 말입니다.

히히 2013-08-26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초등 입학전 시골서 내려와 거의 고등학교 입학까지
구배있던 골목의 끝집에서 살았습니다.
5년전에 큰애 손을 쥐고 그 비탈길을 오르며 솟는 자신감에 흥분했습니다.
"엄마, 정말 이렇게 작은데서 살았어?"
유년의 응달진 골목 그곳에 동심이 왜 없었겠냐만
보란듯이 벗어난 가난에 코가 벌렁거리는 걸 보면
우선은 가난의 상흔이 먼저였나봅니다.
가난은 비켜났으나 고통에서 물러난건 아닙니다.
가령,
개미가 여럿 들어간 라면을 아까워 버리지 못하고
맛있게 먹어되던 언니를 묵도리라고 유쾌한 추억거리로 웃어넘기겠으나
초등2학년 담임이 저의 튼 손등을 긴 자로 쿡쿡 찌르며 검사하던 일은
무덤까지 같이 가겠지요.
결국,
가난 때문에 당했던 수치심을 가난으로 기억하고 있는 듯 합니다.

매번 곰...발님의 글을 삥뜯는 히히입니다.
아리랑치기라 욕하진 마십시요.
댓글은 남기지 않습니까?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6 17:36   좋아요 0 | URL
하긴 옛날 집도 그렇고 학교 운동장도 그렇고
나중에 찾아가면 다 초라하고 그래요.
저도 전에 살던 집, 술 먹고 문득 그리워서 택시 타고 간 적이
있어요. 물론 들어가지는 않고 겉에서면 보았는데
그땐 나름 좋은 집이라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촌스럽더라고요....

항상 그런 것 같아요. 떠나고 나면 그때부터 초라해지는 거...

Forgettable. 2013-08-26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목적이 그런 목적이 있었군요? 눈미언니도 없고 페루애님도 없고 쓸쓸한 네이버네요. 나도 다시 옮기까 ㅋㅋㅋ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6 17:37   좋아요 0 | URL
포 님도 저와 같은 계획으로 네이버에 가신 거 아닙니까 ~ 알라딘에 수컷이 너무없어. 네어버로 갈꺼야..
난.. 그런 포 님의 의도 이해해요.

느낌 아니까 ~

yamoo 2013-08-27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네이뇬 블로그에서 팬이 많으셨나 봅니다. 팬들이 알라딘까지 따라온 것을 보면...
곰곰생각해 보면 저라도 그랬을 거 같다는..ㅎㅎ
저두 네이뇬에서 이리루 넘어왔답니다. 거기는 거의 폐쇄수준...ㅎㅎ

그나저나 이 만화책을 반드시 보아야 할 거 같은데요...반드시요~! 좋은 만화 소개 감솨~~~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7 22:20   좋아요 0 | URL
좋은 이웃이 많은 것뿐이지, 팬을 거느릴 만큼의 추종 세력을 거르린 것은 아닙니다
조만간 이들을 꼬셔서 한국은행 털 생각입니다.



참.. 이 만화는 진짜 보십시요. 대단한 작품임..
 
호모 루덴스 - 놀이하는 인간
요한 하위징아 지음, 이종인 옮김 / 연암서가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13세 난 개구쟁이 조슈는 어느날 축제에 놀러갔다가 '졸타'라는 기계에 어른이 되고 싶다는 소원을 빌자 다음날 정말 30세의 어른으로 변한다. 커진 조슈를 본 어머니가 강간범으로 알고 칼을 들고 덤벼들자 어쩔 수 없이 집을 나오게 된다.일자리를 찾다가 멕밀런 완구회사의 전산과 말단 직원으로 취직한 조슈는 어린이의 시각에서 어린이가 원하는 장난감의 아이템을 기획해냄으로서 승진을 거듭하게 된다. 갑자기 어른이 되버린 어린 소년 조슈가 어른의 세계에서 겪게되는 모험과 사랑, 그리고 사업의 세계, 어른이 되면 세상에서 뭐든 할수 있을 것 같은 소박한 꿈을 꾸는 조슈가 실제 현실로 부딪히게 되면서 겪게 되는 웃지못할 갖가지 해프닝이 벌어 진다. 완구회사의 간부 수잔은 그가 평범한 사람들과는 달리 어린 아이처럼 행동하자 호감을 갖고 마침내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그러나 쇼슈와는 점점 어린 시절과 집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되고 자신만을 기다리는 어머니를 만나고 싶어진다.

 

- 영화 < 빅 > 네이버 영화 소개글 발췌

 

 

 

 

나는 아이'다운 아이'에게 끌리지 않는다. 같은 이유로 어른다운 어른'에게도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 < ~ 답다 > 라는  이데올로기는 가부장 중심 사회가 만든 폭력적인 시선일 뿐이다. 아이는 아이다워야 하고, 어른은 어른다워야 하며, 여자는 여자다워야 한다는 사고'는 주인이 노예를 길들이기 위한 술책에 지나지 않는다. 아이답다는 기준은 무엇일까, 어른답다는 기준은 무엇일까 ? 다시 한 번 묻자. 아름답다는 기준은 무엇인가, 정말 여자답다는 기준은 무엇인가 ? 계통과 계열을 분리하고 솎아서 동종의 군집을 만다는 상상력은 폭력'에 가깝다. 아이는 아이답지 않아도 된다. 어른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도 되고, 여자는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워도 된다. 내가 관심 있게 지켜보는 사람은 < 아이어른'> 이거나 < 어른아이' > 이다. 이상적인 인간형은 어릴 때는 < 아이어른 > 이었다가 어른이 되면 < 어른아이 > 가 되는 사람이다. 반면 어릴 때는 아이다운 아이였다가 어른이 되면 어른다운 어른 ( 남자다운 남자가 되거나 여자다운 여자가 되는 ) 이 되는 사람은  답답하고 갑갑한, 지나치게 체제순응적 인간이다.  말뿐인 말장난이 아니다. 빈말도 아니다. 말뿐인 말장난을 원하거든 텅 빈 마굿간으로 가라. 이 세상 모든 아웃사이더'는 자신이 가진 몸보다 정신이 너무 빠르거나 늦은 경우이다. 오후 3시처럼 말이다.  성장과 성숙'은 비슷한 말 같지만 다른 말이다. 오히려 반대말'이다.

 

- 두 편의 소설 : 자기 앞의 생 vs 두근두근 내 인생 中

 

 

 

 


 

 

 

 

 

 

 

 

 

 

 

호모 루덴스 : 히틀러와 시인.

 

 

제주도는 말과 은갈치의 고장이다. 8월에 잡힌 은갈치는 얼마나 고소했던가 ! 그물이 아닌 낚시로 잡은 은갈치 상품은 한 마리에 5만 원에 팔리니 은'보다 가격이 높아 서민들은  비싼 은갈치를 금갈치'라고 부른다. 가격이 비싼 금갈치'이다보니 어부는 금갈치 보기를 금같이 한다. 하지만 똑같은 어종과 크기라 해도 그물에 잡힌 갈치'는 은갈치'라는 이름 대신 먹갈치'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그물 속에서 이리저리 몸부림치다 보니 빛나는 비늘이 다 떨어져나가 먹빛을 보이기 때문이다. 가격 또한 절반 이하로 팔린다. 이처럼 상처 받지 않고 잡힌 놈이 비싼 몸값을 자랑하고 맛도 좋다. 청춘도 마찬가지다. 상처받지 않고 자란 놈이 더 행복한 삶을 산다.

 

이명박이 젊은이들에게 공장 가서 고생 좀 해 봐야 한다고 지껄일 때, 그리고 김난도가 천 번은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고 마굿간도 아닌 곳에서 말 털며 고래도 아니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칠 때 우리는 그들에게 빅엿을 날려야 한다. 천 번을 몸부림치거나 흔들린 놈은 은갈치'가 될 수 없다. 당신은 먹갈치의 삶을 살아야 한다. 은갈치가 5만 원에 팔릴 때 당신은 시장에서 절반 가격에 팔린다. 멸치도 정치망에 걸린 놈보다는 죽방림'에서 잡힌 놈이 비싸게 팔린다. 이처럼 상처 입지 않은 몸은 귀하게 팔린다.  그게 진실이다. 그러니 흔들리지 마라. 젊어서 고생 사서 하지 마라.  꼰대의 말은 개나 소에게 줘라.

 

말장난이 아니다. 빈말도 아니다. 말 장난을 원하거든 경마장으로 가고,  말 털려거든 마굿간으로 가라. 그리고 소꿉장난은 외양간으로 가라. 내 글이 속사포 랩'처럼 리듬을 탄 말뿐이어서 내용은 없는 말재주'라는 당신의 지적은 옳다. 말은 제주도'에 많으니 말뿐인 재주'라는 표현은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 내가 지향하는 것은 말장난이 아니라 말놀이'이다. 말로리'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왜 목숨을 걸고 산을 오르냐는 질문에  조지 말로리 ( 1886년 6월 18일 - 1924년 6월, 산악인.  ) 는 이렇게 말했다. " 거기 산이 있기 때문 ! " 나도 마찬가지'다. 왜 문장 속에 라임과 리듬을 넣습니까 ?  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하겠다. " 거기 산문이 있기 때문 ! "  산문에 리듬이 없는 문장은 죽은 글이다. 이 세상 모든 문학은 말놀이'이다. 작가는 창작 과정을 고통'이라고 말하고는 했으나 사실은 엄살'이다. 그들이 말하는 창작은 고통을 잠식할 만큼의 희열'을 제공한다. 고통이 클수록 희열'도 크다. 작가는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하위징가) 다. 놀이는 가장 순수한 기쁨이다. 요한 하위징가'는 그 사실을 간파한다.

 

반면 호모 루덴스와는 반대되는 개념인 호모 파베르 homo faber는 도구를 사용하여 노동하는 인간'을 뜻한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주인과 노예의 관계에서 주인은 파베르'를 지나치게 미화하고, 루덴스'를 가치 절하시킨다. 대표적인 텍스트가 바로 < 베짱이와 개미 > 우화'다 ! 놀고 먹는 베짱이는 얼어 죽을 놈이고, 개미는 행복한 일꾼'이라는 식'이다.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인 이 행복한 이솝 우화는 당신이 생각을 조금만 달리 한다면  꽤나 끔찍한 서사'다. 이솝은 그리스 사모스 왕의 노예'였다. 그는 세헤라자데(천일야화)처럼 날마다 왕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줬고, 그 대가로 왕은 이솝을 노예 신분에서 해방시켰다. 그리고는 한 마디 했다. 재,미,꾸,나 ! 그러니깐 내 말은 이솝 우화는 철저하게 주인에게 아부하는 근성을 가진 서사'라는 점이다. 꾀 부리지 말고 열심히 일해서 주인을 즐겁게 하라, 가 바로 이솝 우화가 가지고 있는 핵심'이다. 놀이/play'는 과연 아무 쓸모도 없는 비생산적인 행위이며 애들이나 하는 짓일까 ?

 

니체'였다면 < 베짱이와 개미 > 우화를 망치로 부셨을 것이고, 카프카였다면 도끼로 찍었을 것이다. 니체가 보기에 이 우화는 전형적인 노예의 도덕'이다.  니체는 < 비극의 탄생 > 에서 술을 관장하는 디오니소스의 정열적, 도취적, 낭만적, 격정적 예술 경향을 이상적인 가치'로 인식했다. 그것은 낭비'가 아니라 생산'이었다. 이와는 반대로 히틀러는 생산적 인간인 일하는 인간 " 호모 파베르 " 를 숭배했다. 히틀러 식 우생학인 우생 혈통 찬양은 쉽게 말해서 공장에서 일 잘 할 놈을 뽑는 시스템이었다. 건강한 몸에 대한 집착은 생산성에 기반을 둔 욕망이었다. 우리가 홀로코스트'에 대하 모르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히틀러에 의해 희생된 집단은 유대인뿐만이 아니었다. 유대인'보다 더 큰 희생을 당한 무리는 장애인과 집시'였다. 

 

나치에 의한 최초의 대량학살 희생자는 유대인이 아니라 장애인'이었다. " 나치가 고안한 < 죽음의 장치 > 는 애초에 독일인 장애인들을 위해 고안되었다. 그리고 나서 유대인에게 적용되었던 것이다/홀로코스트산업, 노르만 핀켈슈타인. " 여기에 50만에 다다르는 집시도 체계적으로 살해되었다. 이들 무리가 공격 대상이 된 이유는 명확하다. 생산적 집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 집시홀로코스트 규모만 해도 유대인 홀로코스트와 엇비슷하다. ) 히틀러가 보기엔 공장에서 일하지 않는 인간이야말로 얼어 죽을 베짱이'라고 생각한 탓이다. 하위징가의 < 호모 루덴스 > 가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시점'에서 쓰여졌다는 점은 호모 파베르的 인간인 히틀러에 대한 회의 때문이 아니었을까 ? 그는 실제로 나치에 반대하여 수용소에 감금되었고, 풀려난 지 2년 후인 1945년 2월에 71세의 나이로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하위징가'는 언어, 법률, 전쟁, 철학, 문학, 신화, 음악 속에 잠재된 놀이의 흔적을 끄집어내고는 놀이'가 비생산적 영역이 아니었음을 역설한다. 그가 주장하는 핵심은 문화에서 놀이가 파생된 것이 아니라 놀이에서 문화가 파생되었다는 것이다. 놀이는 문화에 앞선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장은 7장 < 놀이와 시 > 이다. 하위징가는 " 시는 말로 하는 놀이 " 로 규정한다. 이러한 맥락은 폴 발레리'에게서도 발견된다. 그는  시를 가리켜 " 말을 가지고 노는 행위 " 라고 말했다. 참고로 말을 가지고 노는 행위라고 해서 과천 경마장을 떠올리지는 말(달리)자.  딱딱한 내용이라서 웃자고 한 소리다.

 

고대 음유 시인들은 말 재주'의 달인이었다. 시는 커다란 수수께끼'였다. 우리는 그 수수께끼'를 풀어야 한다. 이상(李箱, 1910 ~ 1937)의 그 상상'을 풀기 위해서 독자는 상상의 그 이상( 以上) 에 도전장을 내야 한다. 시는 본질적으로 수수께끼 놀이'이다. 시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문학 전체는 하나의 커다란 알레고리'이다. 이 알레고리를 하나 하나 풀어나가는 방식이 바로 독해 놀이'가 아니까 ? 문학에서 은유는 가면이자 변신'이다. 독자인 우리는 그 가면을 벗기고, 변신'하기 전의 생얼'을 파악해야 하다. 그것은 놀이'이다. 작가는 수수께끼를 던지고 독자는 그것을 푼다.

 

가장 이상적인 사회는 놀이와 노동이 하나일 때이다. 일하면서 놀고, 놀면서 일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창조적이다. 대한민국 사회'가 불행한 이유는 놀이'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자살률 세계 1위'라는 비극은 파베르'를 맹신한 나머지 루덴스'를 인정하지 않기에 발생한 비극이다. 호모 파베르적 인간인 각하'가 집권했을 때 자살률이 급격하게 치솟았다는 사실은 그것을 증명한다. 이 사회가 시를 읽지 않는 이유도 파베르적 가치'를 숭배하는 분위기 때문이다. 시인'은 호모 루덴스인 디오니소스의 후예'다. 그 옛날 원시 사회는 시인'이란 직업이 없었다. 왜냐하면 모두가 시인'이었기 때문이었다. 엘곤퀸 족은 1월을 < 해에게 눈 녹일 힘이 없는 달 > 이라고 불렀고, 크리크 족은 11월을 가리켜서 < 물이 나뭇잎으로 검어지는 달 > 이라고 했다. 닝기미, 이 정도면 김소월보다 더 시적이지 않은가 ? 하위징가가 지적했듯이 고대인은 놀이와 일'을 동일한 것으로 간주했다. 놀이가 일이요, 일이 놀이였다. 이 풍부한 은유의 시대'는 곧 만인의 시인化를 탄생시켰다.

 

페니 마샬이 감독하고 젊은 톰 행크스가 연기한 < 빅 > 은 파베르와 루덴스'가 서로 조화를 이루게 될 때 창조적 결과를 얻는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어느 날 갑자기 마법에 걸려서 어른이 된 13세 소년 톰 행크스'는 우연한 기회에 장난감 회사'에 취직을 한다. 몸만 어른인 그가 일과 놀이를 분별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놀이'를 하는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그는 승진을 위해 별 지랄을 다 떠는 승부욕에 불타는 직장 어른'보다 일을 잘한다. 그에게는 경쟁'보다는 놀이'를 통해서 일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이처럼 건강한 시스템은 파베르'와 루덴스'를 동등한 가치'로 인정한다. 내가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라면 호모 루덴스'라고 짓겠다.

 

 

 

 

 

 

+

 

영화 < 빅 > 에서 몸만 어른인 꼬마 조쉬'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음과 같은 고백을 했다. " 집에 갈 이유는 많은데, 남아야 하는 이유는 단 하나뿐이였어요. 당신이요. " 아, 이 얼마나 멋진 사랑 고백'인가 !!!! 그에 비하면 내 고백은 정말 병신 같다. 주로 소주 4병 정도 비우면 혀 꼬부라진 목소리'로 말하고는 했다. " 나아,, 끄억.... 너. 됴하하느으 것 가따 ! " 아효 ~ 시부랄 ! 다 큰 어른이 이게 무슨 고주망태요, 얼어 죽을 동태인가 ! 다음부터는 꼬마 조쉬의 멋진 고백을 배워서 써먹어야겠다. " 오춘자 씨 ! 제가 왜 당신 집 앞에서 기다린 줄 아십니까 ? 집에 가야 할 이유는 많은데, 남아야 하는 이유는 단 하나뿐이었어요. 바로 당신 때문입니다. 오춘자 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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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2013-08-12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한국스럽지 않은 저의 외모로 봐서
흑인의 피가 흐른다는 가물가물함이 있었지만
1885년 인디언추장이 미국대통령에게 보낸 메시지를 접하고
전 확신했습니다.
시애틀인디언추장의 후예라는 것을!
'늑대와 춤을' '주먹 쥐고 일어서' '머리에 부는 바람' '발로 차는 새'
전생에 샬랑샬랑했던 언어들이라니깐요.
그리고 그때 저의 이름은
'다시 태어나도 히히' 였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8-12 13:37   좋아요 0 | URL
저는 인디언 식 이름이 두 개'입니다.
하나는 < 날개접은새 > 이고 하나는 < 곰곰생각하는발 > 이죠.
종종 사람들에게 인디언식 이름을 지어주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면 < 넘어지지않으려고구르는돌 > 도 있었고
< 날마다까진무릎 > < 어쩌다낳은한숨 > < 손에잡히는바람 > 따위였죠.
인디언 이름 참 좋아요... 무척 마음에 듭니다.
옛 고대인은 모두 시인이ㅓㅆ어요.


영화 빅 안 보셨다면 강추ㅏㅂ니다.

iforte 2013-08-12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빅, 엄청 좋아하는데요. 그거 보면서 놀이랑 일이 하나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거기에 부수적으로 딸려오는 금전적 보상.. ㅋ) 그런게 행복이지 하며 마냥 부러워했었죠. 지금은 꿈이 바뀌었어요. 로또 당첨되서 평생 그냥 책만 보면서 빈둥빈둥 사는 잉여적 삶?! 하하하.... 하하... 하............................... ㅡ.ㅡ;
막상 로또는 한번도 사본적 없어요. 그냥 꿈은 꿈으로 간직할때가 좋은거죠. ㅍㅎㅎ

그런데, 네이버 출처의 영화소개가 좀 잘못된듯요. 주인공이 마지막에 집에 돌아가고자 한 것은 집이 그리웠다거나 그의 소년시절이 그리워서가 아니었던걸로 기억해요. 주인공이 점차 어른의 세계에 물들면서 어린아이의 세계에서 점점 멀어지죠. 그것을 일깨워 주는게 그의 친구고. 그래서 어른의 세계를 떠나 다시 아이의 세계로 돌아간다는게 그 끝이었죠. 이 영화도 아이세계, 어른세계를 구별하는듯요. 섞어보려했지만, 한쪽으로 동화가 되면 되었지 두 영역에 양다리를 걸칠수는 없다는거 아닐까요? 그래도 감독이 좀 묘하게 끝을 맺었네요. 맨 마지막에 주인공이 비디오게임을 하는데, 전에는 번번히 깨지던 판에서 마녀를 제압하잖아요? 그러니까, 그냥 원점으로 다시 돌아온게 아니라, 그사이 뭔 변화가 있었던거죠. 성숙이랄까.

험험.... 갑자기 이 영화를 보던 때의 추억이 물밀듯 밀려오네요. 이만 깽판부리고 일하러 가야겠어요. ㅎ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08-13 01:07   좋아요 0 | URL
늘 이 시간에 등장하시는 포르테 님. 포르테 님 지적이 정확하십니다. 네이버는 안 보고 그냥 줄거리 올린 듯해요. 네이버에 항의한 후, 국정원에 고발할 예정입니다. 포르테 님 이름 대며 꼭 항의를 하겠어요.
이 영화 ! 참.. 좋아요. 재미있는 영화 만들려면 이런 영화 만들어야 합니다.
페니 마샬 감독이 은근 재미있는 영화를 많이 만들어요.
전 오늘 책을 주문했으니 내일 책이 오겠네요.
전 이상하게 상자가 도착ㅎ고 뜯을 때에만 기분이 좋고, 그걸 또 이 더운 여름에 읽을 생각을 하면
한숨이 나옵니다. 그나저나 이번에는 에티카'를 주문했는데 혹 읽어보셨나요 ? 어렵다 하는 데 이 더운 여름에 스트레스 받는지 모르겠어요. 주변에 스피노자 전공은 아니고 하여튼 스피노자 달인이 두 분 계신데 물어보면서 함 공부해 볼 생각입니다. 서광사 판 사라고 했는데 동서 판 사서 반칙을 범하기는 했으나 동서 판도 나쁘지 않다고 사람들이 말하더라고요. 그 돈으로 다른 책 4권 중고로 더 샀음....

곰곰생각하는발 2013-08-13 01:10   좋아요 0 | URL
전 참고로 아이스크림도 비비빅'만 먹습니다.
세 개'를 사오는데 하나는 어머니, 하나는 나, 나머지 하나는 개 쩍쩍이' 이렇게 세 개를 사서 사이좋게 나눠먹느데 그 개놈의 새끼인 쩍쩍이가 너무 순식간에 먹어치우고는 달라고 해서 결국은 반만 먹고 줍니다. 어머니도 마찬가지.. 결국 개가 비비빅 두 개 먹는 꼴이에요. 오늘도 그렇고, 어제도 그렇습니다..

iforte 2013-08-13 02:30   좋아요 0 | URL
비비빅..... ㅎㅎㅎㅎㅎㅎㅎ 혹시, 가수는 빅마마?
저도 어릴때 아빠가 가나 쵸코렛바를 꼭 애들것만 세개를 사오시면, 엄마가 옆에서 자기꺼 안사왔다고 땡깡부리고.. 순진한 우리 형제들은 반씩 쪼개어 엄마께 헌납을... 그럼 결과적으로 저희 형제는 쵸코렛 반개씩 먹고, 엄마는 한개반을 드시고.. (아빠도 안드려요. 그냥 혼자서 독식하심). 벌받으신게지, 지금 울 엄마는 아빠한테 '코끼리'라는 애칭으로 불리시고 (거대한 체격 덕으로), 저는 여태껏 날씬...한가..? (퍽, 퍽. 퍼퍽..)

에티카라.. 저는 아직 안읽어봤지만 어렵다는 소문은 익히 들었어요. 그래서 에티카 대신에 에티카 해설서 샀어염. ㅠㅠ
그거 (해설서부터 읽는거) 진짜 안좋은 글읽기라는데.. 아놔, 제 공부하기도 바쁜데 언제 머리싸매고... 제가 천재도 아니고... 흑흑흑... 곰발님이 먼저 열심히 공부하신후에 제 독선생을 해주심이....

iforte 2013-08-13 02:39   좋아요 0 | URL
갑자기 굿 윌 헌팅이 넘 부러워져요. 이잉... 거의 매 초당 책을 술술 넘기는데, 그걸 페이지 수까지 다 기억하고 자빠지고... 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3-08-13 02:55   좋아요 0 | URL
제 조카 별명도 코끼리'인데, 다리가 코끼리 같아서 제가 지었는데
싫다고 지랄을 해서 철회했습니다...ㅎㅎ.

에티카'는 만만치 않은 독해라 들었는데 음... 뭐 읽다가 막히면 물어보죠, 뭐.
한 번 읽어보고 쉽게 풀어서 글을 올리도록 하겠씁니다.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말이죠. 흠흠...

저는 44사이즈'가 자본가들이 상품 팔기 위해 만든 신화 같아서 44사이즈'를 별로 안 좋아해요.
아, 왜 괴물 중에 크룰로프'인가 ?! 하여튼 침대에 눕혀서 길면 자르고 짧으면 늘리는....
이젠 옷이 인간 체형에 맞게 옷 사이즈가 나오는 게 아니라
옷 사이즈에 맞춰 인간이 몸을 맞춥니다.

미의 기준을 종합하면 55에서 66 사이즈'가 미'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