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부일체에서 빠진 것들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현재 벌어지고 있는 페미니즘 논란에 대해 서로 편을 갈라 싸우는 모습을 보며 이마에 한자 川 를 새기는 모양인데, 나는 이 분열이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 갈등은 충분히 건설적이다. 계속 지속되기를 바랄 뿐이다. 왕정에서 공화정으로 가는 혁명은 왕의 목을 칠 때 시작되며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 그것은 이미 역사가 증명한 사실이다. 폭력으로 정권을 장악한 군부 정권일수록 폭력은 그 어떤 이유에서도 용납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유포한다. 저항하는 세력은 곧 폭도'다. 바리케이트 너머 돌팔매하는 운동권에 대한 군부의 미러링은 곤봉으로 머리를 가격하거나 고문을 하는 방식이다. 어느 것이 더 위험한 폭력일까 ? 어쩌면 한국 사회가 메갈리아를 비판하면서 내세우는 " 극악한 폭력성 " 운운은 그동안 폭력으로 여성을 억압한 가부장의 엄살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오랫동안 군사부君師父의 서열을 너무나 당연시한 나머지 이 서열에 여성이나 아이와 같은 사회적 약자가 빠져 있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애써 외면했다. 만약에 배가 침몰하여 작은 보트로 옮겨야 한다면, 그래서 선별적 선택을 해야 한다면 그 대상은 누가 되어야 할까 ? 군사부 체제는 명확하다. 임금 다음에 스승이며 그 다음은 아비'다. 결국 침몰하는 타이타닉에 남는 사람은 여자와 아이이다. 남성 본위 사회가 만들어 낸 폭력성이다. 서양식 애티튜드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남성이 여성에게 조롱의 대상이 된 지는 얼마 지나지 않았다. 그동안 여성에게 가해진 잔혹사에 비하면 찰나에 지나지 않을 시간'이다.

 

그런데 이 미러링을 남성은 견디지 못한다. 나는 여혐론자 아니거등요, 나는 잠재적 가해자 아니거등요, 나는 페미니즘은 존중하지만 메갈리아는 싫거등요. 이러한 혀 짧은 말투는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 모두에서 쏟아내는 목소리'다. 그동안 사회적 약자를 지지하던 진보 논객마저 < 아니거등요 - 쓰리 콤보 > 를 남발하는 것을 보면 내로남불적 자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지독한 에고를 목격하게 된다. 그는 주류가 사회적 약자를 비난하면 사회적 약자 편에 서지만, 막상 사회적 약자가 자신의 남근을 비아냥거리면 참지 못하는 것이다. 그게 진보의 꼬라지'다, 모두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가난을 정당화하기 위해 선택한 진보적 애티튜드일 뿐이다.

 

진보 논객으로 이름을 날렸던 박●●과 한●●을 보면 답이 보인다. 이제 아버지 같은 마음으로 젊은 여성을 바라보지 말자.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이 아버지 같은 마음으로 한마디하는 것만큼 꼴불견도 없다. 서로 남남일 뿐이고 남남으로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좋은 태도'다. 가족 같은 분위기를 강조하는 직장일수록 분위기가       족 같은 경우는 수없이 목격했던 우리가 아니었던가. 왜 한국인은 타인을 유사 가족 관계로 끌어들인 후 골프 치면서 여성 캐디에게 딸 같다며 젖꼭지를 만지는 것일까. 그리고 왜 그토록 남성은 잠재적 가해자라는 프레임을 화를 내는 것일까 ? 잠재적 가해자라는 말은 가해자라는 말이 아니라 가해자일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에 대한 각성이지 않은가 ?

 

그런 식으로 따지자면 독일인들은 왜 지금까지도 홀로코스트를 반성하고 사죄하는 것일까 ?  거의 대부분이 홀로코스트 이후에 태어난 그들이 말이다. 꼴도 보기 싫은 페미니즘을 멸종시키는 방법은 단 하나'다. 성차의 완전한 평등뿐이다. 그렇게 된다면 페미니즘은 사라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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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8-28 2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에 페미니즘 소설을 읽으면서 남자는 있는 것 보단 없는 게 낫지 않나 뭐 그런 생각을 해 보게되요.
그리고 여자가 만드는 이상사회 가능할 것만 같더군요.
무엇보다 전쟁은 남자들이 일으켜 놓고 희생자는 어린이와 여성과 노인들이잖아요. 특히 여자들.
이 역사를 지금도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한다는 게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더군요.
몇분에 5백명씩 밀려든다는 유럽의 난민들 그들 중 여자와 아이들은 어떤 삶을 살게될까
상상할 수가 없어요.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9 09:57   좋아요 0 | URL
군사부녀동일체`라고 하던지
어떻게 쏙 남자들만 뽑아놓고는 자화자찬을 하는지..
씁쓸합니다..

hellas 2016-08-28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거등요 대열에 참가한 남성이 애처롭기까지 합니다. 눈가리고 귀막고 아냐아냐하는건 성숙한 인간이 보일 태도는 아닐테니까요. 미성숙함을 드러내는것이 그동안의 불평등과 부조리를 인정하는 것보다 낫다는 걸까.... 생각하게 됩니다....만. 버릴건 버리고 가야한다는 말에 무게를 싣고 있는 요즘입니다. -.,-

2016-08-29 0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lavis 2016-08-28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오!브라보!!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9 09:56   좋아요 0 | URL
갑자기 존 포드 영화를 보고 싶네요. 리오브라보`라는 영화가.. 아마 포드 영화죠 ? 아니구나... 하워드 혹스랍니다.ㅎㅎ

clavis 2016-08-29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부산에 있을 때,요트경기장 안에 시네마 테크가 있었어요 바다가 보이는 그 곳에 들어서면 커피향이 훅~거기서 하워드 혹스를 처음 들었던..오늘 바람이 꼭 부산에 바닷 바람 같아요^^어쨋든..페미니즘이라는 말이 사라질 그 때까지,라는 말에는 브라보,브라비,브라바를 영원히 외쳐드립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9 10:09   좋아요 0 | URL
그럼요. 이젠 페미니즘으로 서로 싸우지 않도록 평등 사회 되면 가능하니..
페미니즘 꼴보기 싫다면 성차 해결에 서로 압장서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혹스 할베.. 흙흙... 좋죠.

clavis 2016-08-29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트뤼포나 오즈가 무지 땡기는데 촌구석이라.. 관객 수 7천이 들었다는,그래서 재미없으면 니 탓이라는 ****영화를 보러갑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9 10:21   좋아요 1 | URL
무슨 영화입니까 ?



가을에... 오즈 좋죠. 봄 가을 하면 오즈입니다.. 아, 오즈 영화 보고 싶네...갑자기 꽁치의 맛이란 영화가 보고 싶네요...

clavis 2016-08-29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흙흙,오늘같은 날엔 안국동 아트선재에서 프랑소와 오종같은 걸 혼자 봐야하는데 떼지어 플로랜스 보고왔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30 10:21   좋아요 0 | URL
혹시 시네큐브에서 보셨나요 ? 아니다. 플로랜스면 일반 시지비 극장에서 걸렸겠구나...


그나저나 아직도 아트선재가 있나요... 문 닫은 걸로 알고 있었는데... 정독 도서관 아래 있는 극장 말씀하시는 거죠 ?

clavis 2016-08-30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흙.제가 하산한지 오래라..전 코아아트홀을 사랑했던ㅠ아 맞네요 그 집 낙원으로 이사간지 아주오래..광화문하고 여긴 넘 멀어용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8-30 11:25   좋아요 1 | URL
크아. 코아 ~ 한때 예술상영관의 대명사였는데...
어찌나 스크린이 작던지.. 하튼 이 영화관에서 영화 보면 절반은 못보죠. 앞사람 머리 때문에..

clavis 2016-08-30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그래도 제게는 짱 소중한 추억의 그장소..폴락,그녀에게,말도 못할 시간들이 방울방울..그땐 그게 좋아서 영화표와 포스터를 아주 진지하게도 스크랩북에 모아두었댔지용

곰곰생각하는발 2016-08-30 11:59   좋아요 0 | URL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지금 그곳에는 뭐가 있을 까요. 종로 지나갈 때 설핏 보긴 본 것 같은데....
참. 서울아트시네마도 옮겼더군요. 서울 극장 한쪽에 전세 내서 그쪽으로 옮겼다더군요.
전 서울아트시네마 자주 갔었습니다. 항상 시간표 꿰뚫고 다녔는데..
이젠 열정이 식어서 동네 극장 아니면 안 가게 되더군요..

clavis 2016-08-30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번에 영화의 전당을 꿰뚫고 올 작정입니다.그런데 너무 싫지 않나요 거대한 례술영화관이라니요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6-08-30 12:21   좋아요 0 | URL
진상이죠. 진상.... 예술영화관이 너무 삐까뻔쩍하면.. 전 이상하게 반감이 들더라고요.
뭔가 좀 지린내도 나고, 어두컴컴하고.. 들락나락거리는 관객도 좀 머리도안 감고 맹한 사람들이 모이는 풍경이 예술영화관답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영화의 맨살 - 하스미 시게히코 영화 비평선 시네마 4
하스미 시게히코 지음, 박창학 옮김 / 이모션북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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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지만 강단 있는 비를 섭외하게나 :
 


 

 

 

 

 


 

왜 슈퍼맨은 항상 새옷일까 ?


 

 

 


 

                                                                                                     내가 좋아하는 영화는 4,50년대 헐리우드 영화'다. 다른 식으로 말하자면 스튜디오 시스템으로 만들어진 미국 영화'다.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 영화 작가와 고다르는 스튜디오를 거부하고 거리로 나와 맨살의 영화를 생산했지만, 나는 스튜디오 시스템 아래 만들어진 엄격함을 좋아한다.

카메라 동선은 검약을 미덕으로 하고, 빛은 정확한 계산 아래 다양한 각도로 투사되며 조율된다. 현대인은 현대 영화에 비해 4,50년대 영화가 기술적으로 뛰어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정반대'이다. 4,50년대 만들어진 미국 고전 영화는 공룡과 아바타를 컴퓨터로 그려내는 영화보다 기술적으로 뛰어나다. 아닌 게 아니라 요즘 카메라는 동선의 우아함 따위는 개나 준 지 오래이다.  무조건 스피드로 승부를 보려고 한다. 제구력 형편없는 투수가 무조건 스피드로 승부를 보려는 것처럼 말이다. 편집도 마찬가지'다. 호흡이 너무 짧다. 현대 영화는 마치 ADHD 환자 같다.

처음에는 지독한 만연체 때문에 학을 떼다가 점점 빨려들 게 되는 평론가 하스미 시게히코도 같은 말을 한다. 그는 현대 영화 감독이 " 눈을 찍는 방법 " 을 모른다고 지적한다. 일리 있는 지적이어서 무릎 탁, 치고 아, 하게 된다. 아, 하고 나서 무릎 탁, 치면 어색하니 말이다. 비나 눈이 오는 장면은 로케이션 촬영으로 찍어야 한다는 믿음은 멍청한 생각이다. 설령, 실제로 눈이 내리는 장면을 야외 로케이션으로 찍었다고 해서 최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눈이 내리는 장면에서 주인공은 눈(雪)이다. 만약에 눈을 선명하게 보여주지 않으면 그 촬영은 실패한 촬영이다.

눈 하면 생각나는 영화 << 러브레터 >> 는 공교롭게도 눈 내리는 장면을 형편없이 찍은 영화에 속할 것이다. 이 영화에서 눈은 많이 내릴 뿐, 세세한 눈의 묘사에는 실패한다. 그저 무더기로 내릴 뿐이다. 비빔밥의 생명은 낱낱이 독립적인 밥알이듯이 눈 내리는 장면에서 중요한 것은 뭉쳐진, 떡진, 무더기로 내리는 눈이 아니라 눈송이 하나하나가 생생한 눈이다. 그런 점에서 << 러브레터 >> 의 설경은 실패한 촬영이다. 눈도 제각각 다른 결정체를 가지고 있듯이 성격도 가지가지'다. 훌륭한 감독은 영화 줄거리에 맞는 캐릭터(雪)를 원한다. " 어이, 조감독 ! 이 장면에 필요한 눈은 말이야.

부드럽지만 강단이 있고, 약간 성격이 급한 녀석으로 섭외를 하시게. 지나치게 얼굴이 허연 놈은 사절이야. 약간 잿빛이 도는 놈으로 섭외하라고. 탄광 출신으로 구하라고. 데려올 때 녹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 그렇다, 눈도 제각각 성격이 있는 것이다. 하스미 시게히코의 전언에 의하면 일본에서는 특기부라는 부서가 있어서 비나 눈을 찍게 되면 이 사람들이 달려와서 그 작품에 어울리는 비나 눈을 내리게 했다고 한다. 스튜디오 시스템이기에 가능했다. 스튜디오 시스템을 정작한 영화사가 1년에 만들어내는 작품이 많기에 철저한 분업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렇기에 비나 눈만 만들어내는 기술자가 존재했던 것이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한다는데 비와 눈을 만든 지 어언 40년이면 도통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 스튜디오 시스템으로 돌아가던 고전 영화에서 눈이나 비가 내리는 장면을 자세히 보면 광장히 아름답게 만들어졌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무더기가 아니라 송이 송이 눈꽃송이 하나하나가 아름답게 재현되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스튜디오 시스템이 붕괴되면서 이러한 기술자들도 모두 사라졌다. 장인이 사라진 것이다. 그렇기에 이제는 눈이 오면 실제 눈이 내리는 장면으로 만족한다. 그런 눈은 아름답지 않다. << 러브 레터 >> 에 등장하는 설경을 보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은 죽이 된 비빔밥을 보며 맛있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리처드 브룩스 감독이 연출하고 콘래드 홀 촬영감독이 촬영한 << 인 콜드 블러드, 1967 >> 는 지금까지 내가 본 < 비 > 가운데 가장 입체적이고 선명한 비'다. 사형 선고를 받은 사형수가 비오는 창밖을 보며 지난 일을 후회하는 장면에서 보여지는 비는 탁월한 연기자'였다. 이 장면에서 비는 개성이 있다.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도 않는다. 빨리 떨어지는 빗방울이 있으면 유리에 붙어서 느리게 떨어지는 비도 있고, 액션에 반응하여 사선으로 튀는 리액션도 보여준다. 그뿐이 아니다. 사형수의 얼굴에 반사된 비는 필름이 열기에 녹는 것 같은 느낌도 전해준다. 이토록 입체적인 비를 본 적이 없다.

무엇보다도 사형수의 얼굴에 반사된 비는 이제 곧 죽어야 하는 사형수의 마음을 형상화한다. 기가 막힌 장면이다. 또 한 가지 불만은 실내 장면이다. 모든 가전과 가구가 새것으로 번쩍거리는 모델하우스를 보는 듯하다. 세월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실내 공간은 실패한 공간이다. 훌륭한 미술 감독이 실내 공간을 만들 때 가장 신경을 쓰는 곳은 손잡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손때가 많이 묻은 곳이 손잡이니 손잡이를 보면 그 집의 세월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스튜디오에 소속되었던 기술 팀이라면 손잡이에 세월을 창조했을 것이다. 나는 종종 미국 슈퍼영웅들의 슈트가 지나치게 깨끗하다는 점에서 절망하게 된다.

언제나 새옷이다. 김치 국물 자국도 있고, 케첩 묻은 흔적도 있고, 다른 단추와는 달리 색깔이 다른 실로 꿰맨 단추도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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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8-27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파트 사기 전에 시공사에서 미리 꾸민 공간을 전시하는 것을 뭐라 하더라.. 생각이 안 나네..

2016-08-27 16: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7 17:32   좋아요 0 | URL
아하.. ㅎㅎㅎ. 그렇군요. 올 여름 폭서에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습니까- 라고 문안 인사 올렸습니다. ㅎㅎ 제가 검토를 안 하고 일단 글을 올리고 보는 스타일이어서.... 얼른 고쳐야게 ㅆ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7 17:4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네요..
저도 하루아침에 바뀐 날씨 보고 뭔가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이래도 되는 거니 ? 응 ??! 참.. 절기라는 게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젠 감기 조심해야 할 계절이 온 건가요 ? ㅎㅎ 반가운 계절이네요.
어젠 정말 걷는 기분이 좋더군요. 일부러 많이 걸었습니ㅏ다.

지금행복하자 2016-08-27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풍경을 가장 자연스럽게 그리려면 여러 장치가 있어야한다고 했던 지인이 생각나네요~ 그림 그리시는 분인데.. 맨눈에 자연스럽게 보인다고 그대로 그리면 절대 자연스럽지 않는 거라고..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7 17:20   좋아요 0 | URL
바람이 예술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타르코프스키의 << 거울 >> 이라는 작품인데 여기서는 촬영 중에 우연히 돌개바람이 불어옵니다. 촬영 계획에 전혀 없던 바람이라네요.. ㅎㅎ

눈 오는 장면을 로케로 찍으면 떡진 장면이 됩니다. 그래서 눈 오는 장면은 오히려 장치를 사용할 수 있고 통제가 가능한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게 더 선명하고 좋죠.. 로케가 자연 풍경의 최고다, 라는 건 잘못된 것이라 생각됩니다..ㅎㅎ 영화 보면 좋은 바람을 연출하는 감독도 별로 없어요. 왜 바람은 한쪽으로만 일방적으로 흐르지는 않잖아요. 영화 보면 선풍기 바람 틀어놓고 바람이라고 우기면 할 말이 없습니다..

yamoo 2016-08-27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영화는 시간이 거꾸로 가는 거 같습니다. 저도 클래식한 영화들이 요즘 영화보다 훨씬 좋더군요~
인 콜드 블러드는 못본 영화인데, 꼭 찾아 보고 싶네요.
타르코프스키의 거울은 본 영화인지 가물가물합니다..

어쨌거나, 곰발 님의 영화 얘기는 언제나 내공이 느껴집니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7 17:37   좋아요 0 | URL
제가 소요한 영화서적만 300권이니... 돈으로 따지자면 얼마냐.. 그러니까.. 15000원만 잡아 도
450만 원 투자했네요.. 쓰벌... 그러니까 영화 관련 글은 450만 원을 투자한 결과라고나 할까요. 막 우기고 봅니다.. 후후..

위에도 언급했지만 현대 영화가 바람을 연출할 때 화딱지가 납니다. 바람은 한방ㅇ 향으로만 흐르지는 않지요. 시시때대 방향을 틀잖아요. 변덕 심한 사람처럼... 그런데 영화 속 바람은 항상 일정하죠. 대형 선풍기 틀어놓고.... 짜증나죠..

아, 정말 좋은 바람 연출 있습니다. < 사탄 탱고 > 인데 이 영화가 거의 8시간이 넘는 영화라...

아니면 토리노의말 추천합니다. 바람 연출이 탁월한 예였습니다. 약간 떡지기는 했씁니다만.. 나름 만족스러운 바람 연출..

samadhi(眞我) 2016-08-27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구 안 되는 강속구 투수들 보면 속 터지죠. 차라리 구속이 안 나오면 기대도 안 할 텐데 150을 가볍게 찍으면서 공이 하늘로 가거나 땅바닥에 꽂히면 욕이 터져 나오지요.
그다지 눈여겨보지 않았는데 그렇군요. 영화에서 날 것으로 살아있는 눈이랑 비를 자세히 치어다보아야겠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7 17:38   좋아요 0 | URL
한화였던가요. 지난 번에 볼넷을 13개 남발하는 거 보고..
야, 이게 사회인 야구도 아니고...
맞더라도 볼넷은 주지 말아야 하는데... 일단 볼넷..
이게 무슨 프로양구입니까. 사회인 야구죠. 13 볼넷을 남발하는 프로야구라니..

samadhi(眞我) 2016-08-27 18:24   좋아요 0 | URL
볼넷 정말 싫어요. 차라리 거하게(?) 안타를 맞는게 낫지. 볼넷 주는 투수 되게 무기력해보여요.

stella.K 2016-08-27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군요.
영화 장면 다시 봐도 압권이예요.
어떻게 얼굴에 비가 떨어지는 게 반사될 수 있을까요?

진짜 드라마도 그렇고 모델하우스풍은 정말 인간미가 없어요.
어떻게 여기서 사람이 잠을 자고 밥을 먹을 수 있는지.
그럴 수 있다고 우기는 연출가들이 있다는 게 짜증나죠.
보는 사람이 좀 공감하며 믿게 해 줘야할 텐데...
그래도 여배우들 화장 곱게하고 잠옷 갈아있고 불 끄고 자는 씬은 없어져서 다행이죠.ㅋ

원더우먼의 옷도 항상 깨끗했어요.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7 19:36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왜 항상 웃이 깨끗하나고요.. ㅎㅎ
전부 새옷임.점 누빈 흔적도 있고 해야 좀 인간적인 것 아닙니까 ?

가끔 드라마 보면 거지가 입은 옷에새옷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때는 그냥 다른 채널로.. 돌립니다..ㅎㅎ
 
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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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남자

 

 

 

 

 

 

 

 

 

 

                                                                                            누군들 파란만장한 삶을 살지 않은 자 있으랴. 자신이 살아온 날들을 회상하다 보면 첫사랑은 구슬처럼 아름답고 고난은 험란하며 역경은 눈물겹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이웃의 사적 서사가 소설로 만들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당사자에게는 흥미진진하고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으며  우여곡절이 많은 파란만장한 삶이라고 생각할지는 모르겠으나 한 발짝 뒤로 물러나서 보면 누구나 겪는 희노애락에 불과하다. 존 윌리엄스 장편소설 << 스토너 >> 에서 주인공 윌리엄 스토너는 내 주변인이 겪는 파란만장한 삶보다 오히려 평범하다. 그에게는 내 이웃의 농약 먹고 죽은 누이도 없고 아들 셋을 내리 잃은 어미'도 없다. 실패한 결혼과 한때의 열병 그리고 직장에서 흔히 있을 법한 모략과 질투가 있었을 뿐이다. 

 

월리엄 스토너, 그는 자기 이름만큼이나 과묵한 사람이다.  조용하고 수동적이며 내향적이라는 점에서 스토너는 독특한 캐릭터이자 독특한 소설이다. 이 소설이 미국 소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사실, 존 윌리엄스라는 이름은 생경하다. 그토록 흔하디 흔한 존과 월리엄스라는 조합이 만들어낸 이름인데도 존 월리엄스라는 이름은 낯설다.  작가는 별다른 사건 없이 진행되는 스토너의 삶, 다시 말해서 규모 면에서 빈약한 서사(파란만장도 없고 우여곡절도 없는)를 정교한 문장으로 극복한다. 이 정교함에는 곁가지를 쳐낸 단순함과 윤리적 검소함 그리고 섬세하고 정밀한 묘사가 어우러져서 효율성을 높인다.

 

특히 인물에 대한 묘사가 인상적이다. 작가는 인물 묘사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지는 않지만 등장 인물의 색깔은 선명하며 강렬하다.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미덕이 아닐까 싶다. 마치 적은 제작비로 만들어진 훌륭한 독립 영화를 보는 듯하다.  소설은 스토너의 약사(略史)와 추도사를 반반 섞은 듯한 문단으로 시작한다. 페이지에 할애된 분량은 고작 17줄이다. 그의 生은 17줄로 요약될 수 있는 삶인 것이다. 이 첫 번째 문단은 소설 속 주인공이 얼마나 간결하며 단순한 삶을 살았는가를 증명하는 증명서'이다. 주변인에게 그는 " 단순한 이름에 불과하다(9쪽) "

 

흙을 다루는 농부 아들인 스토너에게 있어 공부를 한다는 것은 " 집에서 하는 허드렛일보다 조금 덜 피곤한 허드렛일(10쪽) " 이다. 그렇기에 공부는 노동의 확장인 셈이다. 비록 그가 농학에서 문학으로 전공을 바꿨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공부하는 일은 " 앙상하게 마른 암소들의 젖을 짜고, 집에서 몇 야드 떨어진 우리로 가서 돼지들에게 먹이를 주고, 껑충한 닭들이 낳은 작은 달걀을 가져오는 일(9쪽) " 에 다름 아니다. 그는 농사일을 하듯 문학을 공부한다. 그렇기에 그에게 있어서 교육(문학)은 농사일처럼 정직한 영역이다.

 

소설가 줄리언 반스가 가디언지에 기고한 < 스토너 리뷰 > 에 따르면 작가가 처음 지었던 제목은 <<빛의 결점과 사랑이라는 문제 >> 였다고 한다.

 

 

미국의 출판사가 제안한 제목은 지금도 전혀 짜릿하지 않다(하지만 윌리엄스가 처음에 지었던 제목인 《빛의 결점과 사랑이라는 문제》보다는 나은 것 같다).........  《스토너》는 2003년에 빈티지에서 다시 출간되었다. 맥개헌이 로빈 로버트슨 사장에게 이 책을 추천한 덕분이었다. 그 뒤 2012년까지 10년 동안 이 책의 판매고는 4,863부였으며, 그 해 말에는 주문에 따라 책을 찍는 식으로 팔리고 있었다. 그런데 2013년 들어 11월까지의 판매고는 164,000부이다. 그 중 대부분(144,000부)이 6월 이후에 팔려나갔다. 여러 출판사들이 이 소설의 가능성을 주목하게 된 것은 이 소설이 2011년에 프랑스에서 느닷없는 성공을 거둔 덕분이었다.

 

 

 

줄리언 반스는 출판사에서 지은 << 스토너 >> 라는 제목이 " 전혀 짜릿하지 않다 " 고 말했지만,  내가 보기엔 편집자의 안목은 탁월한 것 같다. 스토너(stoner)라는 제목은 전체적 맥락을 관통하는 키워드'이다. 이 소설이 말하고 싶은 것은 " 실패한 인간에 대한 연민 " 이 아니라 " 견딜 수 있는 실망 " 에 대한 이야기다.  독자인 우리는 스토너의 삶을 연속된 실패라고 간주하지만 그에게 그것은 실패가 아니라 견딜 수 있는 실망에 불과하다. 견딜 수 있는 실망은 그가 절망에 동의했기에 가능한 것이다. 단단한 돌이 풍화(風化)에 의해 부드러운 흙이 되듯이 돌처럼 과묵했던 사내 stoner는 세월에 의해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간다.

 

책을 덮고 나면 여운이 오래 남는다.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그녀도 스토너처럼 모국어를 가르치는 성실한 교사였고 공정한 사람이었다. 스토너는 캐서린과의 진정한 사랑에 눈을 뜨면서 비로소 빛의 결점을 인식한다. 가까이 더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 갈색이거나 검은색이라고 생각했던 그녀의 눈동자는 짙은 보라색이었다(272쪽) " 빛의 결점은 색을 정확히 재현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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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7 0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7 1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7 0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7 1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포스트잇 2016-08-17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다들 좋다고 할때도 그런가부다 했는데 곰발님마저 좋다니... 이 팔랑귀는 어쩔 수 없네요. ㅋㅋㅋㅋㅋ
주문해서 읽을랍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7 10:52   좋아요 0 | URL
일상성 영화, 예를 들면 이윤기 감독 영화를 재미있게 보신다면 추천할 만하고, 스펙타클한 줄거리 영화를 선호하시는 분이라면 비추합니다. 호불호가 가릴 것 같긴 합니다..

포스트잇 2016-08-17 11:03   좋아요 0 | URL
곰발님 덕분에 이윤기 감독의 <멋진하루>도 떠올리게 되네요. 하정우 전도연의 연기도 그렇고, 그 전체적인 분위기도 흥미롭게 봤던 영화죠..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7 11:07   좋아요 0 | URL
멋진 하루 좋죠. 제가 좋아하는 영화. 이틀 전에 이 영화 다시 보았씁니다. 여전히 재미있더군요..

stella.K 2016-08-17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알기론 존 윌리암스란 작곡가가 있는 줄 알고 있어요.
주로 영화 음악을 했던가 그런 거 같은데...

저 어제 곰발님 글 읽고 이 책 지르려다 말았어요.
오랜만에 알라딘에 책 주문하고 어제 받았는데 또 지른다는 게 그래서...
빈약한 서사를 정교한 문체 채운다는 말에 깜빡 넘어가겠더군요.
솔직히 우리나라 작가들 서사는 없고 묘사만 있다고 까기도 했지만
알고 보면 제가 그렇거든요. 이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서라도...ㅎㅎ

<멋진 하루> 옛날에 시나리오 공부할 때 우연히 보고 넘 좋아서
같이 공부했던 나를 무척 좋아했던 자매님에게 얘기해 줬더니 그냥 시큰둥하더군요.
지금은 기억에 없지만 대사의 절제미가 탁월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7 14:40   좋아요 0 | URL
유명한 영화 음악가 있죠. 80년대 영화음악은 모두 이 양반으 주름잡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말한 빈약한 서사는 규모 면에서 소규모라는이야기이지
내용 자체가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함 읽어보세요. 좋아하실 겁니다..


+

이윤기 감독이 워낙 섬세한 분이라... 대사에 기울이는 내공이 크죠..
그 영화 대사는 참 훌륭합니다. 좋은 시나리오죠..

yamoo 2016-08-18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토너....서점 가니 눈에 띄었는데, 이거 재밌나요? 재미지면 저도 구입해서, 아니 서점에 죽치고 앉아 야금야금 읽어 볼 요량입니다! 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8 09:28   좋아요 0 | URL
호불호가 좀 있을 것 같아, 딱히 추천하는 데 주저하게 됩니다. 사실 별 내용이 없거든요. 이 작품의 특징이니까. 일단 사지 마시고 서점에서 야금야금 읽기 추천합니다.
 
변신 이야기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
오비디우스 지음, 이윤기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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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는 소중하니까





O. 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 다시 펼치니 머리가 아플 정도로 다른 이야기다. 이렇게 짧은 분량에 이토록 생각할 거리가 많으니 새삼 문학과 철학의 경계가 따로 없구나 싶다. 대단한 장편(掌篇)이다. 스물두 살의 가난한 부부 짐과 델라. 사랑하는 이들은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팔아 상대에게 가장 ‘필요한’ 성탄절 선물을 한다. 델라는 머리카락을, 짐은 시계를 팔지만 그들이 받은 선물은 이제는 소용없는 머리빗 세트와 시곗줄. 나는 두 가지가 걸렸다. 하나는 가난한 남성은 물건을 팔지만, 가난한 여성은 몸의 일부(머리카락)를 파는(팔 수 있는) 현실. 이것이 성매매가 성별 중립적이지 않은 이유다. 선물을 사기 위해 매혈하는 남성은 드물다. 게다가 델라의 머리카락 묘사는 남성들의 판타지가 투사된 듯 사뭇 관능적이다. “지금 델라의 아름다운 머리채는 갈색의 폭포처럼 잔잔하게 흔들리며 몸 주위에 드리워져 있었다. 무릎 아래까지 흘러내려 마치 긴 웃옷같이 되었다.”(335쪽)

한겨레 칼럼, 정희진의 어떤 메모 2015. 12.18





정희진은 << 크리스마스 선물 >> 에서 인류의 오랜 불평등을 읽어낸다. 정희진이기에 가능한 신선한 접근이기도 하다. 정희진이 지적한 대로 남자는 < 물(物)의 부분 > 을 팔아서 머리빗을 사고, 여자는 < 몸(身)의 부분 > 을 팔아서 시곗줄을 산다. 남녀 성차에 따른 인식과 해석의 차이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잰더 차이는 신화에서도 종종 엿볼 수 있다. 내 기준에 의하면 나르키소스와 메두사는 동일한 플롯을 가진 서사'다. 나르키소스의 여성판 버전이 메두사이고, 메두사의 남성판 버전이 나르키소스'다. 미(美)를 대표하는 남자와 추(醜)를 대표하는 여자를 한통속이라고 주장하니 혀를 끌끌 찰 만하지만,

두 서사가 전혀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는 것은 장르를 변주한 데에서 오는 이질감 때문이다. 퀴어 멜로 영화인 < 나르키소스 > 를 호러 영화로 변주한 작품이 바로 < 메두사 > 인 것이다. 플라톤은 공포가 아름다움의 첫 번째 현존이라고 말했다.  오비디우스의 << 변신 이야기 >> 에 따르면 나르키소스는 물 위에 뜬 형상을 보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는 별처럼 빛나는 두 눈뿐만 아니라 디오니소스(바쿠스)만큼이나 아름다운 머리카락1)에 홀리게 된다. 오비디우스는 놓쳤지만 내가 주목한 부분은 나르시소스의 페티시'다. 그는 포도송이처럼 탱글탱글하며 윤기가 흐르는 긴 머리카락을 보면 꼴린다.

실제로 나르키소스는 물 위에 뜬 자기 모습을 보며 " 아연실색한 채 움직이지 않는다 ". 그리고는 물에 빠져 죽는다. 눈치가 빠른 이'라면 이 설정이 메두사 - 서사와 유사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리라. 나르키소스는 물 속에서 디오니소스( = 나르키소스)처럼 생긴 남자 형상을 보자마자 발기된 채 죽는다. 사실, 그가 본 것은 빛나는 얼굴이 아니라 발기된 남근이다. 음경을 뜻하는 라틴어 fascinus와 범죄적 행위를 뜻하는 facinus가 닮은 꼴이란 사실은 꽤나 의미심장하다. 나르키소스는 facinus(음경)를 응시해서 fascinus(범죄)에 이르게 된 자다. 자살이란 자기 자신을 향한 범죄 행위이니깐 말이다.

 

메두사도 마찬가지'다. 원래 메두사는 고르곤의 세 자매 중 막내로 아름다운 여자'였다. 무엇보다도 머리카락이 아름다운 미녀2)였는데 아테네와 미를 겨루다 벌을 받는다. 아름다운 머리채를 가졌다는 점에서 그녀는 여성판 디오니소스인 셈이다. 디오니소스는 다시 태어난 자'라는 뜻이다. 이 말은 그가 죽은 적'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의 죽음은 나르키소스와 메두사의 " 자기 환시에 매혹된 죽음 " 과 일맥상통한다3).  나르키소스가 물 위에 반사된 자기 모습를 보고 죽는다면, 메두사는 페르세우스의 방패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고 죽는다. 둘 다 자기 모습에 아연실색하여 죽는 존재다.

물과 방패라는 두 오브제는 모두 거울 이미지'를 대표한다. 아연실색과 대경실색을 동일어라고 한다면 나르키소스가 디오니소스를 닮은 이미지에 아연실색하는 장면은 메두사와 연결된다. 프랑스어 meduser는 " 대경실색하게 하다 " 란 의미를 가진 동사니까. 메두사를 바기나 덴타타(이빨 달린 질)로 해석한 프로이트는 그녀를 본 사람은 돌처럼 굳어 죽는다는 설정에 대해서는 발기 현상이라고 지적했는데,  그는 이 드라마틱한 맹목(盲目)을 거세 공포로 해석한다. 나르키소스와 메두사는 성적 오브제 앞에서 눈먼 존재'다. 신화에서 어떤 대상을 정면으로 본다는 것은 금기'다.

뒤돌아보면 화(禍)을 입는다는 경고도 같은 맥락이다. 그것은 마치 태양을 똑바로 쳐다보면 눈이 멀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오이디푸스가, 호메로스가, 티레시아스가 그런 경우다. 그들에게 진실을 마주한다는 것은 정면을 응시하는 것과 같다4)내가 재미있게 생각하는 지점은 자신이 소유한 성적 오브제에 대한 반응이 성차에 따라 다르다는 점이다. 나르키스소는 자기애에 눈이 멀고, 메두사는 자기혐오에 눈이 먼다. 둘 다 아연실색하지만 본질은 다르다. 나르키소스는 자신의 남근을 선망하고 메두사는 자신의 성기를 혐오한다. 정희진이 << 크리스마스 선물 >> 에서 머리빗과 머리카락을 통해서 성매매가 중립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한다면,

나는 << 변신이야기 >> 를 통해서 신화가 남성 서사라는 점을 발견했다. 만약에 << 변신 이야기 >> 를 여성이 썼다면(혹은 모계 사회라면) 결과는 지금과는 사뭇 달라질 것이다. 메두사는 물 속에 비친 아름다운 머리카락에 매혹되어 물에 빠져 죽고, 나르키소스는 방패에 비친 자신의 남근을 보며 경악하지 않았을까. 신화 속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한 번쯤은 " 메두사(méduser) 한 경험 " 을 하게 된다. 사랑이라는 감점은 본질적으로 마비이자 맹목이다. 콩깍지가 씌이고, 호흡이 가빠지며, 넋 놓고 가만히 바라보게 된다. 그렇기에 나는 사랑이라는 감정에서 독(毒)을 읽는다. 

상대에게 끌린다는 것은 그 대상이 독을 품고 있다는 증거'이다. 숲길을 걷다가 독을 품은 뱀을 만나게 될 때의 신체 반응은 당신이 누군가를 사랑하게 될 때의 신체 반응과 동일하다. 어찌 할 줄 몰라 넋 놓고 바라보며, 때론 멀리 도망치고 싶지만 한발짝도 움직이지 못한 채 아름다운 대상에게 매혹된다. 그것이 사랑이다. 내게도 그런 여자가 있었다. 내가 사랑한 것은 그녀의 독이었다 

 


 

​                                    


1)      디오니소스는 술의 신으로 머리카락은 포도송이처럼 탱글탱글하고 윤기가 흐르는 신이다. 아름다운 머리카락 선발 대회가 열린다면 1등은 디오니소스'다. 그는 머리카락이 아름다운 남자'다.

 

2)      여성의 긴 머리‘는 남성의 성적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오브제요, 로망이다.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숱이 많고, 부드러우며, 윤기가 흐르는 긴 머리카락은 젊음과 건강을 알려주는 지표’다. 이 말은 곧 “ 좋은 번식 능력을 가진 여성 ” 이라는 증거가 된다. << 라푼젤 >> 이라는 동화에서 왕자가 라푼젤의 긴 머리카락을 보고 사랑에 빠진 것도 긴 머리키락이 가지고 있는 좋은 유전자에 대한 무의식적 인식 때문이다. ​여자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여자 인형을 봐도 그렇다. 못난이 인형은 대부분 헤어스타일이 짧고(양배추 인형을 보라), 예쁜 여자 인형은 머리카락이 길다. 모발과 성적 판타지는 김훈의 << 언니의 폐경 >> 에서도 나온다. " 출장에서 돌아온 남편의 속옷에 가끔씩 여자 머리카락이 붙어 있었다 … 어깨까지 내려올 정도로 길었다. 염색기가 없는 통통하고 윤기 나는 머리카락이었다 … 끄트머리까지 힘이 들어 있었다 … 겨울 속옷의 섬유 올 틈에 파묻힌 머리카락을 손톱으로 떼어내자 더운 방바닥 위에서 머리카락은 탄력을 받고 꿈틀거렸다.(언니의 폐경,32쪽) " 김훈은 번식 능력을 상실한 여자(언니의 폐경)와 대조되는 오브제로 “ 염색기가 없는 통통하고 윤이 나 ” 고 “ 어깨까지 내려올 정도로 길 ” 고 “ 탄력을 받고 꿈틀거 ” 리는 머리카락을 전면에 내세운다. 무시무시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진화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긴 머리 여성은 상품 교환 가치가 매우 뛰어난 유전자를 가진 존재다.

 

3)       디오니소스는 어릴 때 거인이 준 " 주의를 흐트러뜨리는 거울 " 을 들여다보며 거울에 반영된 자기 모습에 홀려 있는 동안에 거인들이 거울에 빠진 디오니소스를 갈가리 찢어죽이게 된다.


4)      알면 안되는 진실은 보면 안 되는 거울-이미지'다. 오르페우스, 프시케, 악타이온도 맥락은 비슷하다. 오르페우스는 뒤돌아보면 안된다는 경고를 무시하고 뒤를 돌아보았다가 아내를 잃고, 프쉬케는 남편의 얼굴을 보면 안 된다는 경고를 무시하고 등잔으로 잠자는 남편을 비췄다가 남편을 잃고, 악타이온은 목욕하는 아르테미스를 훔쳐보았다가 죽음을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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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6-07-16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변신이야기」를 읽었는데 곰곰 생각하는 발님처럼 깊이 있게는 못 읽었습니다 다시 찬찬히 생각하며 읽어야겠어요^^ 감사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7-16 09:38   좋아요 1 | URL
언젠가 포스트에 쓴 적이 있는데.. 알라딘 검색 지랄같아서 검색에 안 걸리네요.
대경실색은 순간적 마비 현상입니다. 잠깐의 공포인 것이죠.
이것은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것과 동일합니다. 왜 영화에서 보면 넋 놓고 바라보는 장면 있잖습니까.
플라톤이 말한 공포가 아름다움의 첫 번째 현존이라는 증거죠.
독이 있는 짐승을 공포를 유발하는 데 사실 그것은 공포이면서 동시에 아름다움입니다.
라고.. 저는 생각합니다..ㅎㅎ

yureka01 2016-07-16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큭..신화이야기를 이렇게 맛깔나게 해석하셨습니다..재미나게 읽고 고개만 꺼덕꺼덕.......하여간 곰발님의 해석을 읽으면 뭔가 해석사유력 1상승!~

곰곰생각하는발 2016-07-16 09:57   좋아요 1 | URL
유레카 님도 변신 이야기 함 읽어보십시오. 옛날에 읽었다고 안 읽던 책인데
이거 나이 좀 먹고 다시 보니 정말 재미있습니다.
신화 이야기 재미있습니다.

겨울호랑이 2016-07-16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하지 못한 좋은 관점 소개에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곰곰생각하는발님! ^^

곰곰생각하는발 2016-07-16 09:57   좋아요 1 | URL
네에. 여기는 비가 추적추적 내립니다. 추격자나 함 봐야겠습니다.

지나가는이 2016-07-16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혀를 내두르게 되네요 공포와 사랑을 이런 식으로 연결하실줄은
곰님이 말하면 이상하게 설득이 되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7-16 09:58   좋아요 0 | URL
플라톤의 저 말을 곰곰 생각하면서 변신 이야기를 읽으면 무척 재미있습니다
지나가닌이 님도 읽어보시기를..

마립간 2016-07-16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화심리학에서 남자의 `경제력`과 여자의 `성(육체)`가 대칭의 깨침으로 인한 대척점으로 설명한 사실 판단에, 정희진 씨는 `불평등`이란 가치판단을 했군요. 정희진 씨가 데이트 비용의 남녀 공동 부담이라는 저의 주장을 어떻게 판단할지 궁금해집니다.

저는 고민을 했겠지만, 결국 빨간약을 선택했을 것으로 제 자신을 판단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7-16 10:24   좋아요 0 | URL
정희진 씨는 어느 글에서 데이트 비용의 남녀 부담은 당연한 거라고 말한 글을 읽은 적 있습니다.

마립간 2016-07-18 07:58   좋아요 0 | URL
제가 정희진 씨와 공통점을 곰곰발 님을 통해서 확인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자주 인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과연 남자와 여자가 경제력의 분담이라는 문화-유전 공진화의 결과인 본능을 잘 극복할지는 의문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7-18 11:01   좋아요 0 | URL
ㅋㅋㅋ.. 출처를 알고 있다면 그 글을 링크를 걸겠는데..
하튼, 그런 말을 한 적은 있습니다. 이젠 추렴 문화가 발달해야죠..

저는 추렴 문화 적극 찬성하는 사람입니다..

stella.K 2016-07-16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헨리는 우리가 아는대로 그냥 금슬 좋은 부부의 온정있는 사랑 뭐 이런 걸 표현하려고
쓰지 않았을까요? 자신이 그런 문제작을 쓴 줄 알면 무덤에서 살아 돌아왔을 텐데...

젊을 땐 같은 여자라도 여자의 긴머리가 눈에 안 들어와요.
치렁치렁하게 뭘 저러고 다닐까 싶지만 나이들수록 남자들이 왜 여자의 긴머리를
좋아하는지 알겠더군요. 그러면 뭐합니까? 가질 수 없는 머리인 것을. 뭐 대충 이렇게 되겠죠.

저는 뱀 보다는 아기 낳는 여자의 신음과 오르가슴의 신음이 같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과 절정에 달했을 때가 하필 같다닛!
그리고 남자는 그것에서 쾌감을 느끼지 않습니까?

제가 오늘은 좀 표현이 과했나?ㅋㅋㅋㅋ

이미지의 전복이 필요한 것 같긴해요.
양배추 인형을 비롯한 못 생긴 인형은 다 머리가 짧다.
예쁜 인형은 머리가 길다. 이런 거.
누가 압니까? 양배추 인형에도 관능이 없으라는 법 없고,
못 생긴 사람은 머리가 다 짧으라는 법은 없잖아요.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7-16 14:42   좋아요 0 | URL
헨리 형이 알고 썼든 모르고 썼든.. 상관은 없다고 봅니다.
작가가 쓴 텍스트는 그의 손을 떠나면 온전히 독자들의 몫이라고 말이죠.
저도 헨리 형이 그런 의도로 썼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작품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겠죠. 워낙 작품이 좋잖아요..

그런데 아기 낳을 때 신음과 오르가슴의 신음이 같다는 표현은
좀 과하긴 한 것 같습니다.

+

제가 언제 글에서도 쓴 적이 있는데 못생긴 인형들은 다 머리가 짧아요..
반면 바비 인형처럼 예쁜 인형은 모두 머리가 길죠..
옛날에는 머리가 성적 기호로써
여자들은 외출을 할 때 머리를 항상 감싸야헸습니다.
대낮에도 머리를 감추지 않고 풀어헤치면 사람들이 창녀라고 했다네요..
서양 그림 보면 중세시대 그림 보면 여자들은 다 캡을쓰고 있죠.
모나리자 그림도 보면 투명 캡을 썼어요.
다빈치가 잔꾀를 부린 거죠..

곰곰생각하는발 2016-07-16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고로... 매혹이란 라틴어 단어는 발기한 성기`라는 뜻이다.

변신 이야기를 지금에야 읽었다는 점에서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안도하는 마음도 크다. 어릴 때 읽었다면 별다른 감흥이 없었을 것.
변신이야기는 어느 정도 나이가 찬 다음에 읽어야 제맛이죠.
이 책은 별 다섯 개 만점에 별 13개 준다.

현대의 모든 이야기의 원형은 모두 이 책에 포함되어 있다.

cyrus 2016-07-16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희진님과 곰발님이 캘래버한 듯한 글. 잘 봤습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6-07-17 11:51   좋아요 0 | URL
제가 정희진 님을 애정합니다 ㅎㅎ
 
고어 영화
필립 루이에 지음 / 정주 / 1999년 12월
평점 :
절판


 

 

가격은 상담 후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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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소오 2016-06-22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판된 책을 소유하는데서 오는 짜릿함이 있죠.
모리스 블랑쇼의 문학의 공간을 읽겠다고 국립도서관 출퇴근 한 일이 떠오르네요. 뭔소린지 모르면서도 어찌나 좋던지요. 재출간된 이후에도 좋았지만 절판된 책을 보던 시기만큼 짜릿하진 않더라구요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2 14:38   좋아요 0 | URL
비슷한 경험을 저와 공유하셨군요. 전 오래전에 로브그리예의 < 고무지우개 > 란 소설을 읽기 위해 여러 군데 거쳤다가 정독까지 간 경험이 있습니다. 그냥 이런 희귀 소설을 읽게 되는구나, 에서 오는 쾌감 비스무리한 거....


절판된 책이 재출간되면 화딱지나죠.. ㅋㅋㅋ

stella.K 2016-06-22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허. 저라면 별 두 개짜리는 리뷰 안 쓸 텐데
참 명문으로 잘 쓰십니다.
저도 별 두 개짜리 보게되거든 곰발님처럼 잘 쓸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별로 잘 될 것 같지는 않지만...^^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2 14:40   좋아요 0 | URL
쓸데없는 소릴 주저리주저리..
번역자는눈 감고 번역하고(번역이 나쁘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고어 장르에 대한 애정이 없다는 것이지..)
중요한 원서 스틸 사진은 흑백으로 그것도 이상하게 인쇄가 되고..
출판사의 퀄리티는 동문선의 퀄리티를 압도하고...

짜증 이빠이 난 상태에서 읽은 책입니다.. 오랮 전에 읽었죠. 10년 도 더 된 독서인데 이제 쓰네요..
책장 뒤지다가 역자 서문 보다가 웃으면서 썼습돠..

수다맨 2016-06-22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때 오에 겐자부로 전집을 모으겠다고 헌책방 전전했던 적이 생각나네요. 몇 년에 걸쳐서 한두 권씩 모으다 보니 이제는 팔할은 모으게 된 것 같습니다. 근데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까 후회도 약간 들더군요. 전집이란게 그렇듯이 오에는 수작도 많이 썼던 반면에 범작도 만만치 않게 썼더군요.
그래도 오래전 절판된 서적이 제 서가에 꽃힌 모습을 보노라면 뭔가 기분이 묘하긴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3 09:40   좋아요 0 | URL
전작주의가 문학 공부해야 하는 교수나 평론가 아니면 쓸데없는 짓 같기도 합니다.
반드시 다 읽어야 할 필요는없는 것 같습니다.
카잔차키스 전집 사놓고 한 권도 안 읽은 1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