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실물 ㄹ,ㅁ,

 

 

 

 

 

 

 

 

배추

 

엄마, 배를 가르니 이렇게 예쁜 속'이 나와. 내 배'를 갈라도 요렇게 노랗고 아삭아삭'한 속살이 나올까. 배추의 속'을 가르자, 볕'을 채우지 못한 하얀 속살'이 뱃속에서 잠을 자고 있다. 배를 갈라서 속이 예쁜 짐승'은 배추'가 유일하단다. 아니구나. 이 엄마'도 속이 예쁜 배추'란다. 내 배'를 갈라서 너처럼 예쁜 딸을 낳았으니, 나도 속이 예쁜 배추'로구나. 스물셋의 딸'은 고개를 돌린다. 육개월 시한부 선고' 받고 고향 찾아 내려온 몸. 엄마에게 미안하다. 배추'의 몸 어딘가에는 한 마리 푸른 새'가 숨어 있다. 벼린 칼로 배추 밑둥'에 살짝 생채기'를 내고  손으로 틈'을 벌리면 푸드득 푸드득 소리를 내며 날아간다. 신기하다, 너. 식물의 몸'으로 알을 품어 새'를 낳다니. 신기하다 어미. 남부시장'에서 고사리'를 팔던 엄마'가 붉은 배춧속'을 하얀 배추 속'에 넣는다. 엄마, 매운 배춧속' 넣지 마. 엄마 속 버려. 딸 서러워서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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