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일











첫눈 소식이 들리는 것을 보니 생일이 다가오나 보다. 어머니, 김장을 담그시다가 나를 낳으시던 날. 젖을 물리며 물끄러미 밖을 보는데 첫눈이 내리더란다. 아닌 게 아니라 그날이 되면 어디에선가 눈이 내리고는 했다. 첫눈은 무척 내성적이어서 소리 없이 내려 흔적 없이 사라지곤 했다. 내리되 쌓이지 않고 내리되 녹지 않는다. 그해 누군가는 첫눈을 보았다고 하고 누군가는 첫눈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소리 없이 왔다가 흔적 없이 사라지는 존재를 좋아했다. 첫눈처럼 소리 없이 왔다가 소리 없이 떠나고 싶다. 부코스키의 말처럼 우린 얼른 뒈져서 여길 떠나주는 게 제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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