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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수의 지문 2 - 법의관
퍼트리샤 콘웰 지음, 홍성영 옮김 / 노블하우스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만화책을 제외하고 시리즈물을 읽은 것이 얼마만인지..
스카페타 시리즈를 두번째로 접하면서 문득 든 생각이다.
그렇지...시리즈는 이런 것이지....
이 책을 읽으면서 먼저 눈에 띤 것은
바로 지난 번 읽었던 '소설가의 죽음' 편에 비해 달라진 주인공들의 상황이었다.
스카페타는 (내가 읽지 않은 )어떤 사건에 의해 집을 이사했고
마리노형사는 이혼을 했다.
그리고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은 마크의 죽음이었다.
으...이렇게 죽는 줄 알았다면 지난번 리뷰를 그렇게 쓰는 것이 아니었는데... 미안, 마크...
우리가 살아가면서 여러가지 상황이 변하고 바뀌고 적응하고 그런 것처럼
시리즈물도 그렇다. 마크가 죽은 이후의 스카페타의 변화는 어쩌면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그런 흐름을 소설에서는 예상치 못하다가 문득 깨닫자 시리즈물의 특징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한동안 한국소설을 읽지 않은 때가 있었다.
나오는 이름들이 너무 익숙하고 묘사되는 거리들이 어딘지 알듯해서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별로 읽고 싶지 않았었다.
당시의 나의 독서 경향은, '옛날 옛날에~' 하면서 할머니 무릎을 베고 듣는
가까이 접할 수 없는 옛날 이야기같은 것을 원했는지도 모르겠다. 비현실적인 이야기 말이다.
지금도 그리 많이 바뀌지 않았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몸서리가 쳐졌다.
잔인한 살해방법, 묘사되는 거리 풍경, 집에 대한 설명들이
정말 너무나 가까이에 있는 일처럼 알 것 같단 말이다.
처음 미국으로 이민 왔을 때는
자신도 모르게 잠재의식속에 있던 미국에 대한 안좋은 면에 대한 생각에
여기저기 보이는 미국사람들이 모두 마약중독자 같고 총을 숨긴 사람, 에이즈같은 병이 걸린 사람처럼
보였던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에서 느끼는 감정은 더 이상 '먼나라 이야기' 가 아니고
내 이웃의 문제가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몸이 떨렸다.
작품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손에서 놓지 못할 만큼 속도감 있게 읽혔다.
이미 죽은 사형수의 지문이 사건 현장에 속속 나타난다.
그렇다면 죽은 사람이 바뀐 것인가, 아니면 지문조작인가....
재미있는 설정이다.
현실적인 결말 또한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스릴러라고 해서 모두 범인이 꼭 잡혀야만 한다면 식상해 질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다음편 스카페타 시리즈를 기대한다.
언제쯤 다시 읽게 될진 모르겠지만.
그 때 또한 스카페타의 변화를 이해하며 읽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