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밤의 고양이 - 2023 ARKO 문학나눔 그림이야기 1
주애령 지음, 김유진 그림 / 노란상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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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지만 초등학교 1~2학년 아이들보다는 3학년 이상의 아이들에게 적합한 책이다. 글밥도 일반적인 그림책과 비교해 양이 많은 편이고 내용에 대한 이해도 저학년 아이들은 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수채화 느낌의 서정적이고 따뜻한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글의 내용을 잘 드러내면서도 더 확장해서 보여주는 이미지들이 마음에 들었다.


아버지가 사기를 당해서 집을 잃고 월세방으로 이사를 오게 된 아연이. 어린아이가 겪는 불안과 슬픔, 어쩌지 못하는 상황과 마음을 그림책에 의지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그런 점에서 어린 시절 책으로 도피한 적이 있는 어른 독자라면 마음 아프게 공감하며 읽을 그림책이다. 한편 이야기의 어떤 부분들은 아이들의 입장보다는 어른들의 시각에서 쓰이지 않았나, 싶어 아쉬웠다. 사소하게는 아연이가 편의점에서 배 채울 거리로 요구르트를 사는 것도, 도서관에 뜨거운 물을 챙겨가는 것도 실제 아이로서는 하지 않을, 어른스러운 설정이 아닐까. 환상적으로 처리한 결말은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고 어른 독자들에게 더 의미 있게 다가갈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꼭 독자를 어린이로만 한정하지 않고 어른 독자들이 읽어도 좋을 그림책으로 넓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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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와 통하는 세계사 - 역사를 아는 만큼 미래가 보인다 10대를 위한 책도둑 시리즈 41
손석춘 지음 / 철수와영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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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10대를 위한 세계사 책이다. ‘10대와 통하는 책도둑 시리즈’ 41번째 책으로 방대하고 오랜 세계사를 한 권에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좋은 점은, 일방적으로 알려주는 서술방식이 아니라 이 책의 독자인 10대를 고려하여, 서술 문장에 특히 신경 쓴 점이다. 강연을 듣고 있는 것처럼 매끄럽게 읽히고, 너무 길지 않게 적절히 문장의 길이를 조절하여 세계사는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을 넘어 멈추지 않고 계속 읽을 수 있도록 돕는다.


  세계사를 소개하는 책은 수없이 많지만 이 책의 새로운 점은 세계사를 네 차례의 미디어 혁명(말의 혁명, 글의 혁명, 인쇄 혁명, 인터넷 혁명)으로 전환점을 맞았다고 보는 관점이다. 특히 현재 21세기에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소통 혁명이 전개되고 있다고 보고, 단지 세계사의 사실만을 전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세계사의 방향을 결정해 갈 주체가 지금 살아 있는 인류, 청소년 임을 이야기한다.


  이런 방향성이 이 책의 좋은 점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죽은 지식을 암기하도록 상세하게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세계사를 거시적으로 이해하게 하면서 현재의 삶과 연결하여 바라보도록 하는 것. 세계사가 나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나와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하는 것. 각 장을 마칠 때마다 산마루로 세계사와 관련해 생각해 볼만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도 좋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이 책의 독자를 10대로 선정했음에도 표지 디자인과 색감이 너무 구리다는 것이다. 시각적인 자극에 민감한 10대의 특성을 고려해 표지를 좀 더 산뜻하게 디자인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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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베공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걸까? 날마다 그림책 (물고기 그림책)
필립 귄 지음, 그레고리 로저스 그림, 한성희 옮김 / 책속물고기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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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제목이다. 단순하게 캐릭터화된 그림체와 간결한 글이지만 다 읽고 난 후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제목인 질문은 책의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되풀이된다. ‘워베공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얼핏 들어서는 걱정해주고 염려해 주는 말 같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곧 알게 된다. 워베공은 아무 말이 없고 다만 모래사장 위에서 일광욕하고 있을 뿐인데 말 많은 게가 자신의 편견어린 말을 가오리에게 전한다. 일광욕을 하면 먹지 않는 게 당연한데 먹는 걸 무지 좋아하는 워베공이 아무 것도 먹지 않는다. 그 말은 조개, 혹등고래, 바닷새의 입을 통해 한 마디씩 더 덧붙여진, 부풀려진 말로 계속 퍼져나간다.


처음에 말을 만들어낸 말 많은 게가 가장 큰 잘못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동물들은 책임이 없을까? 책에서는 자신이 덧붙여 전한 말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은 다른 동물들이, 자신이 전해 들었던 동물에게 따져 묻고, 책임은 말 많은 게에게로 돌아간다. 하지만 말 많은 게는 다시 가십을 재생산한다.

결말은 좀 당황스럽기도 했다. 어린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가십으로 힘들었던 경험이 있던 사람이 이 그림책을 읽는다면 통쾌할 것 같다. 가십이 잘못된 것으로 판명된 후에도 사람들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 리 없다며 계속 피해자를 의심과 편견의 눈초리로 쳐다보니까. 피해자가 아무리 아니라고 말해도 사람들은 피해자의 말을 듣지 않고, 말 많은 게와 같은 가해자는 오히려 당당할 뿐이니까.

 

그렇게 생각하니 당황스러웠던 결말이 오히려 강한 메시지로 다가왔다. 누군가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 말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에게, 그 말이 얼마나 피해자에게 괴로운 일인지, 자신의 말에 책임질 것을 강하게 경고하는 것 같았다.

4-7세의 어린이 그림책으로 설정되어 있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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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니와 악몽 가게 1 - 끔찍한 간지럼 가루의 비밀 닌니와 악몽 가게 1
막달라네 하이 지음, 테무 주하니 그림, 정보람 옮김 / 길벗스쿨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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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탐정이나 유령과 같은 소재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닌니의 악몽가게는 저학년들을 위한 흥미진진한 동화책이다. 책을 다 읽고 나니 1편당 주제를 달리해 옴니버스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것 같았는데, 시리즈 동화가 빨리빨리 출간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저학년의 흥미를 고려해 1(1편씩) 마무리되는 이야기가 적합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1권의 부제는 끔찍한 간지럼 가루의 비밀이다. 부제만으로도 흥미를 유발한다. 주인공인 닌니는 아홉 살밖에 안된 어린이지만 갖고 싶은 자전거를 사기 위해 일하기로 결심할 만큼 독립적이고 주체적이다. 십 대 중반부터 아르바이트하며 부모에게서 독립할 준비를 하는 외국의 문화를 떠올릴 수 있는데 저학년 어린이들이 이런 설정에도 신선한 충격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다. 아홉 살짜리가 뭘 알겠느냐, 뭘 하겠느냐, 라는 세상의 편견을 뒤집고 닌니는 주체적으로 행동하는데 그 점이 멋지게 느껴졌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닌니는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그 일을 해결해줄 어른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이야기에는 가게 일을 도와주는 유령과 스케이트를 타는 문어, 가게 주인인 이상한 할아버지 등 다양한 캐릭터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아이들은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빠져들어 단숨에 끝까지 읽어내려갈 것 같다. 이야기만큼이나 삽화와 거기에 덧붙여진 글들이 재미있고 웃겨서, 이야기를 읽는 재미를 증폭시켰다.


아이들이 스스로 책 읽기를 즐겨 하려면 일단 책이 재미있다고 느끼는 경험이 쌓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아이들의 읽기 재미를 확실히 보장할 책이다. 초등학교 1~3학년 어린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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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똥누기 - 마음을 와락 쏟아 내는 아이들 글쓰기 살아있는 교육 43
이영근 지음 / 보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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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선생님들에게 이영근 선생님의 이름은 친숙하다. 나는 '초등 따뜻한 교실토론'으로 이영근 선생님을 처음 알게 됐는데 글쓰기 지도까지 하고 계시는 줄은 몰랐다. 안그래도 올해는 아이들과 다시 글쓰기를 해 보려고 하던 차에 이영근 선생님의 새 책이 반가웠다. 


그동안 '삶을 가꾸는 글쓰기'로, 아이들에게도 글을 쓰도록 지도해 왔지만 정작 글쓰기를 즐겁게 하는 아이들은 많지 않다는 것이 내가 글쓰기 지도를 멈췄던 이유였다. 아이들은 글쓰기를 숙제로 여겼고, 주 1회임에도 면제해 주는 날에는 환호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글쓰기를 즐겁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만난 것이 '글똥누기'이다.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책을 읽어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아이들과 글똥누기를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짜를 쓰고 한 두 문장으로(분량도 스스로 정한다.) 학교를 오가며 본 것이나 느낀 것, 생활에서 느낀 것을 자유롭게 표현한다니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부담없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며 글쓰기에 재미와 자신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책에 실린 구체적인 방법과 풍부한 글똥누기 학생 예시글이 있어서 어떻게 글똥누기를 지도해야할지 쉽게 이해가 되었고,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아이들과 함께 할 생각에 기대가 되었다. 글똥누기를 한 후 학급운영에 활용하는 법과 학급문집을 꾸리는 법까지 안내되어 있다. 초등학교 선생님들과 아이의 글쓰기를 지도하고 싶어하는 학부모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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