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당신들이....마녀의 후손들이다.>
이번 달의 여성주의 책읽기였던 이 책은 읽어본 책 중 가장 얇고 빨리 읽혔던 책이었다.
중세의 여성들을 마녀 몰이로 인해 화형시켰다는 이야기는 역사책을 통해서도 익히 알고 있었고 영화를 통해서도 그런 장면들이 종종 등장하고 있으니 책을 읽어나가며 낯설지 않아 그래서 쭉쭉 읽힌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도 평소 느끼던 것을 또 깨달을 수 있었다.
막연하게나마 알고 있었던 것의 원인을 좀 더 내밀하게 알게 됨으로 결과가 달리 보인다는 점이다.

마녀로 몰려 죽임을 당하는 희생양은 역시 힘없는 여성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희생을 당하고 있다.
특히나 책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7장의 ‘아프리카에서 일어나고 있는 마녀사냥, 지구화 그리고 페미니스트 연대‘ 부분이 너무 강렬하여 책을 덮은 한참 후에도 두고 두고 생각이 났는데 지금 현재 아프리카에서 자행되고 있는 마녀사냥은 그야말로 충격이다.

오늘날 아프리카의 ‘마녀‘들이 고발당하는 범죄에는 유럽의 마녀사냥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 있다. 이 범죄들은 종종 유럽의 악마 신앙을 차용한 것으로 보이며, 복음화의 영향을 반영하고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예를 들면 야반도주, 변신, 식인, 여성 불임화, 영아 살해 그리고 농작물 파괴다. 또 두 사례에서 모두 ‘마녀‘는 주로 나이 든 여자나 가난한 농부이고, 종종 혼자 살며, 또는 남자와 경쟁한다고 여겨지는 여자들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유럽의 마녀사냥처럼 아프리카 마녀사냥은 ‘시초축척‘ 과정을 겪는 사회에서 일어난다. 그런 사회에서는 많은 농민이 자기 땅에서 강제로 쫓겨나고, 새로운 재산 관계와 새로운 가치 창출의 개념이 자리를 잡아 가고, 공동체적 연대감이 경제적 갈등의 영향 아래 파괴되어 간다. (143~144쪽)

시초축척은 원시의 자본을 최초로 축척한 과정을 말한다.
그러니까 아무 것도 없었던 최초의 0이란 개념같은 구조에서 자본을 쌓으려고 보니 아마도 먼저 선점하는 자만이 승리하는 구조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먼저 선점할 수 있는 자라면 막강한 권력이 있는 자일테고 권력이 없다면 하물며 힘이라도 쎈 자이지 않겠는가. 힘으로라도 뺏어 내 것을 만드는 게 급선무다.
그래서 시초축척 과정을 겪는 구조라면 당연히 권력도 힘도 없는 자는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데 그 희생양이 여성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주된 희생양은 나이 든 여성, 혼자 있는 여성이 타깃이 된다. 평생 모아 둔 재산이라도 가지고 있는 나이 들고, 혼자 있는 여성이라면 좋은 사냥감이 되는 것이다.
나도 나이 든 여성이라 글을 읽으면서 내가 아프리카에 태어났더라면 죽임을 당할 순번 1번이었겠구나! 생각하니 소름이 오소소 돋는다. 아...재산이나 땅이 없었다면 또 다를려나?
아니지. 힘 없고 권력이 없기 때문에 어차피 죽은 목숨이다.
아프리카의 저 사태를 어떡해야 할 것인가?
참.....

광복절 휴일에 딸들과 여자 조카를 실내 놀이터에서 놀게 해 주고 기다리는 시간동안 카페에서 이 책을 읽었다.
뭔가에 몰입하면 며칠 동안은 그것만 생각하는 나!
며칠 뒤 조카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데 길가에 세워진 승용차 뒷좌석에 어떤 외국인 여자 아이가 쌩긋 웃고 있었다.
아마도 그 아이는 조카가 비슷한 또래로 보이니 인사를 하고 싶은 듯한 포즈를 취하는데 조카는 급 내향적인 아이가 되어 고개를 땅에 떨구어 빨리 걷는다.
아까전만해도 인형 뽑기에 중독되어 더 하고 싶다고 조르며 조잘대던 모습을 보아선 제법 외향적인 아이였었는데....?
외국인 아이라 주눅이 든 듯 했다.
어릴 때 주눅이 들던 내 모습도 떠오르기도 했고,
페데리치의 책을 읽으며 힘이 없으면 페미사이드 공포감에 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란 생각에 꽂혀 있기도 했던지라,
조카에게 잔소리를 좀 했다.
˝조카야. 당당하게 살아야 한다. 어깨 쫙 펴고..엉?
어깨 쫙 펴고 당당하게 살면 행복할 수 있어.
너 행복해지고 싶지?
그럴려면 당당하게...엉?
어깨 쫙 펴고...엉?
고모는 오빠야랑 언니야들한테도 맨날 어깨 쫙 펴고 걸으라고 하잖아.˝
라고 말했더니 나를 흘끔 쳐다보던 초딩조카는
˝그래서 고모는 그렇게 가슴 내밀고 걷고 있나요?˝
?????? (무슨 뜻이지? 그래도 당당하게 답하자.)
˝그........러엄!!!!!! 어깨 쫙!!!!!!!˝

밤엔 내가 이 책을 읽고 있으니 슬쩍 다가오길래
˝조카야. 옛날엔 여자들을 마녀로 내몰아 불에 태워 죽였대.˝라고 말했더니 조카 완전 충격받아 딸들에게 달려가 ˝언니. 여자를 불에 태워 죽였대.˝ 알려 준다.
아....이걸 초딩조카에게 밑도 끝도 없이 결론만 얘길해줘 아이를 놀라게 한 게 미안하긴 했지만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저 초딩 조카같은 느낌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딸들과 초딩 조카가 살아갈 시대는 부디 피해자가 되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시대가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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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3-08-26 16: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무님의 책상에 알라딘 굿즈 PPL 이 안보이는 허전 허전 ㅎㅎㅎ둥이들 어린 사촌에게 좋은 언니 노릇 해 줄 것 같습니다 ! 어린 조카 귀요미 ^^

책읽는나무 2023-08-27 12:32   좋아요 1 | URL
오랜만에 집을 벗어난 카페에서 독서를 하다보니 굿즈가 부족해 보이네요.
아...그래도 필통이 알라딘 굿즈입니다.^^
숨은그림 찾기였네요.ㅋㅋㅋ

독서괭 2023-08-26 16: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언니들에게 달려가는 조카 너무 귀엽네요~~😍

책읽는나무 2023-08-27 12:33   좋아요 1 | URL
따라가서 그게 아니라고 하며...설명을 하려해도 어디서부터 뭐라고 설명해야할지 몰라 멍....뒷모습만 바라본 고모였습니다.ㅋㅋ

은오 2023-08-26 18: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무님의 여성주의책읽기 페이퍼: 디저트 사진 있음! 😆😍 오늘은 치즈케이크랑 라떼군요! ㅋㅋㅋㅋ 저도 좋아합니다.
이 글 읽고 어깨도 폈습니다!!!!!

책읽는나무 2023-08-27 12:37   좋아요 0 | URL
오늘도 당당하게 어깨 쫙. 폈습니까?
잘하고 계십니다.ㅋㅋㅋ
저 날은 야외 카페씬이라 고가의 치즈케잌도 곁들임 했네요.
먹느라 바빠 처음엔 책 내용이 잘 읽히지 않았던...ㅋㅋㅋ 어쨌거나 카페에서 책 읽는 중년 여성 컨셉을 끝까지 고수했던 날이었네요.^^;;;

단발머리 2023-08-26 19: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놀라운 소식을 전할 언니들이 있어서.... 저는 그래도 조카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촌 언니들이, 그리고 <우리는 당신들이 불태우지 못한 마녀의 후손들이다>를 읽고 생각하고 글을 남기는 고모가, 그 아이에게 큰 힘이 되어 줄 거라는 생각도 들고요.

완독하시느라 수고많으셨어요. 오랫동안 기다렸던 책 & 커피 & 케익 사진 반갑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8-27 12:44   좋아요 1 | URL
책 읽기 전 당분 보충으로 늘 간식을 먹다가 인증샷은 찍어두긴 하는데 기록을 잘 안하니 올려보지 못하고 핸드폰 갤러리에 묵혀지고 있는 사진들이 종종 있네요.
인증샷 한 장 올릴 수 있어 다행이네요.ㅋㅋㅋ

조카에게 과연 제가 큰 힘이 될 수 있을까요? 제발 그래야할텐데요.^^
친조카는 현재 딸랑 저 아이가 하난데 오랫동안 기다려서 만난 아이라 다들 오냐 오냐 하는 것 같아 제가 잔소리를 많이 하는 악역을 맡고 있어요. 그래도 잔소리 중에서도 조카가 한 여성으로서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나갔음 하는 바람을 늘 가지곤 있습니다.
큰 힘이 되어 줄 거라고 믿어 주시니 더 분발하고 노력하는 고모가 되어야겠단 생각을 하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희선 2023-08-27 02: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읽는나무 님 따님이나 조카는 좀 좋은 세상을 살아야 할 텐데... 책읽는나무 님이 공부하고 함께 이야기 할 테니 낫겠지요 아프리카에 사는 여성.... 여성뿐 아니라 아이도 힘들겠지요


희선

책읽는나무 2023-08-27 12:49   좋아요 2 | URL
때론 좋은 세상이 과연 오기는 할까? 회의적인 마음이 들긴 하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마냥 기다릴 순 없으니 조금이라도 좋은 세상을 살 수 있도록 우리 세대가 좀 더 노력해야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드네요. 아이들에게도 계속 그렇게 주체적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잔소리?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중요할 것 같구요.
그래서 공부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언제 우리도 마녀사냥감이 되어버리는 끔찍한 세상이 되어버릴지도 모를 일이구요. 아프리카 여성들의 이야기는 정말 안타깝네요.ㅜㅜ

다락방 2023-08-27 10: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자 아이에게 당당하게 어깨 펴고 걸으라고 말할 수 있는 책나무 님이 계셔서 너무 좋고요 또 아이에게도 너무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 어린 시절에 제가 가슴이 커서 계속 움츠리고 다녔거든요. 같은 학급에 키가 큰 여자아이도 저랑 똑같이 움츠리고 다녔어요. 여자아이는 키 크면 안된다고 해서 당시에 키 큰 여자 아이들은 다 움츠리고 다녔거든요. 그래서 그 친구들도 저도 어깨가 굽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진짜 애들한테 할말인가 싶고요. 그런데 이제는 어깨 펴고 걸으라고 말할수 있어서, 당당해지라고 말할 수 있어서 그래도 세상이 늦더라도 조금은 변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 변화를 위해서 우리는 계속 여성주의 를 알려고 노력하고 책도 계속 읽어야 하는 것 같고요.

책나무 님의 삶과 어린 조카의 삶이 앞으로도 더 당당하고 쭉쭉 뻗어나가기를 기원합니다!!

책읽는나무 2023-08-27 13:05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조카가 그래서 고모는 가슴 내밀고 다니냐고 물었을 때, 조카가 2차 성징이 시작 되었다면 ˝응. 고모가 가슴이 좀 크거든!˝ 그렇게 대답하고 싶어 근질근질 했었는데 참았어요.ㅋㅋㅋ
저도 국민학교 입학 때부터 반에서 두 번째로 키가 컸었거든요. 키가 제일 큰 여학생 친구 하나와 전, 남학생 수가 모자란 반에서 늘 그 친구랑 짝꿍을 했었어요. 그래서 그 친구와 저는 1학년 때부터 늘 키 작게 보이려고 구부정하게 서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짝꿍 정하는 날 울 둘이서 무릎을 살짝 굽혀 키 작게 보이려고 안간힘을 쓰다 담임샘이 빵 터지시고...ㅜㅜ
친구와 달리 성격도 살짝 내성적이기도 하여 주눅 들었던 시간들이 떠올라 조카가 움츠러든 모습이 순간 보기 싫더군요.
사춘기 때도 제가 가슴이 큰 줄 알고 남녀공학이어서 혹시나 눈에 띌까봐 저도 어찌나 어깨를 움츠리고 다녔던지..ㅋㅋㅋ
우린 왜 그러고 다녔던 걸까요?
그랬던 과거 때문에 아이들이 그렇게 생활하는 모습이 보기 싫더라구요. 그래서 맨날 애들에게 어깨 펴라고 잔소리 많이 합니다. 밖에 나가면 기 죽지 말고 당당하게 자기 얘기 하고 살라고 입버릇처럼 얘길 해주는데 조금 부작용?도 있긴 합니다만...아이들은 저처럼 주눅 들고 눈치보며 살지 않았음 싶네요. 세상이 평화롭지 않은데 아이들마저 주눅들어 산다면 얼마나 불행할까요?ㅜㅜ
그래서 아이들에게 좋은 말을 더 많이 해주려면 우리가 더 많이 공부하고 배워야겠죠?^^
다락방 님도 앞으로 많이 가르쳐 주세요^^
 

주로 1980년도의 통계와 자료 조사들로 이루어져 있어 현재와 조금 동떨어진 느낌도 들지만 어떤 자료들은 몇 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맞닿아 공감되는 걸 보면 ‘변화‘라는 것은 정말 파이어스톤의 말처럼 ‘혁명‘이 이루어져야만 가능한 것일까, 아득한 생각이 든다.

2장 남자 품귀 현상과 불모의 자궁 편에선 출산율이 하락되는 원인을 여성들이 아이를 일부러 낳지 않으려 하는 것에 원인을 두고 페미니스트의 영향이 일부 작용하고 있다고 몰아가고 있다.
그리하여 언론에 반박하는 자료 조사 인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 중 99쪽의 문장들이 눈에 띄었고, 밑줄 긋기를 해뒀다.

한 번씩 만나는 지인들 네 사람 중 한 사람은 직장을 다니고 있고, 나머지 세 사람은 전업 주부다. 직장을 다니는 그 지인은 늘 이야기를 듣는 쪽이고 나머지 세 명은 돌아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데 대화의 주제는 늘 우울스럽고 걱정 투성인 이야기들 위주다. 가끔은 대화 주제가 왜 그럴까? 한 번씩 생각을 하곤 했었다. 아마도 그것은 경험치가 다르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고, 나를 포함한 세 사람은 성격또한 예민하여 그런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직장 생활을 하지 않는 ‘주부‘였기 때문에 늘 우울감을 달고 살았기 때문이 아닌가,
라는 나의 사례도 추가해본다.

우울증 수준이 가장 높은 집단은 한 번도 직업을 가져 본 적이 없는 여성이다.
직장 여성들은 자살과 신경쇠약에서부터 불면증과 악몽에 이르기까지 크건 작건 정신적 문제에 시달릴 가능성이 주부보다 더 낮다. 이들은 집에서 지내는 여성들보다 덜 예민하고 덜 소극적이며, 걱정을 적게 표출하고 향정신성 약물을 적게 복용한다.  - P99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지 않고 직장에 다니면서 아이들을 얼굴 없는 시설에 보내는 미국 엄마들이 이 나라의 도덕적 근간을 좀먹고 있다"고 주장했던 고위 군 관계자처럼 노골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언론은 이들보다는 섬세하지만 마찬가지로 집요하게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엄마들과 어린이집 노동자 모두에게 악마의 탈을 씌웠다.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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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8-23 09: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3장까지 읽은 저의 소감은 기레기라는 건 예전부터 존재했구나- 였습니다 ...

책읽는나무 2023-08-23 10:23   좋아요 1 | URL
ㅋㅋㅋ 2장부터 저도 살짝 기레기 느낌 받았습니다. 언론 매체는 정말 믿을 게 못되는 것 같아요. 정말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죠.

2023-08-23 0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8-23 1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8-23 1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8-23 1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8-23 1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3-08-24 0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집에 있는 사람한테 더 우울증이 나타난다는 말 같기도 하네요 어쩌면 그럴지도... 그게 주부만은 아니겠지요


희선

책읽는나무 2023-08-25 22:51   좋아요 1 | URL
아마도 갇힌 공간에서 계속 걱정거리는 늘어나니 우울증이 생기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사람들마다의 성격도 있겠죠?^^

서니데이 2023-08-24 2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움직임이 적은 생활을 하면 이전보다 자극에 예민해진다고 해요. 우울증은 잘 모르지만, 직장을 다니면서 활동범위가 넓고 사람도 많이 만나는 생활에서 공간이 조금 더 작게 한정되면 심리적인 영향은 있을 것 같아요. 사람마다 편안하게 느끼는 것도 다르긴 하고요.
비가 와도 날씨가 꽤 덥습니다.
시원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책읽는나무 2023-08-25 22:55   좋아요 1 | URL
그럴 수도 있겠군요. 아무래도 사회성이 자꾸 줄어들게 되기도 하겠고 주부 입장에선 가족들의 안위가 늘 신경쓸 수밖에 없으니 정신적으로 쉬이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으니 그런 것에서 오는 예민함이 있을 수 있겠죠.
그래서 이 책은 여성들이 전업 주부로 있을 경우에 행복감을 느낀다는 미디어에 반박하는 사례를 들고 있는 것 같네요.^^
 
우리는 당신들이 불태우지 못한 마녀의 후손들이다 아우또노미아총서 81
실비아 페데리치 지음, 신지영 외 옮김 / 갈무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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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특출나 보였던 여성을 마녀로 내몰아 죽여 없애버렸던 것은 가부장의 못된 관습을 전면으로 내세운 군중의 이기심이 문제였지 않나, 하고 단순하게 생각했었다면 이 책은 좀 더 밀도 깊게 들어가 문제를 명확시하여 관점을 바꿔 준다. 인클로저 운동등 토지 사유화를 통해 정치 경제적 희생양을 찾다 보니 결국 마녀로 내몰린 나이 든 여성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은 쓰라린 묘한 감정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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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8-20 08: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이든 여성이 되어가고 있어서 그런가.. <캘리번과 마녀> 읽었을 때보다 조금 더 기분이 묘하더군요… 정희진 선생님이 페미니즘이 가장 필요한 여성은 성매매 여성과 나이든 여성이라고 하셨었지요.

책읽는나무 2023-08-20 11:01   좋아요 0 | URL
맞아요. 나이 든 여성이 바로 나이기에 예사로 읽히지 않고 비수가 되어 꽂혔습니다. 나도 혹시나 재산을 가지고 있었다면 모든 걸 빼앗기고 화형당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하니 끔찍했어요.
정희진 선생님 말씀이 옳네요.
더 많이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에휴....

독서괭 2023-08-20 12: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역시 백자평 달인👍👍👍

책읽는나무 2023-08-21 12:29   좋아요 1 | URL
와...👏👏👏

그레이스 2023-08-22 1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일럼의 마녀들 읽었을때 도대체 이들을 이렇게 몰아가는게 무엇일까 생각했었죠!
불안과 공포라고 하더라구요.
그 대상이 여성이라는 것은 또 다른 각도에서 보아야하구요.
ㅠㅠ

책읽는나무 2023-08-22 10:28   좋아요 1 | URL
이 책에선 처음엔 남성들이 가진 게 없어 나이 든 여성의 재산을 뺏고 옳은 말을 하는 여성들을 입을 닫게 하고 싶으니 마녀로 내몰아 죽임을 일삼았는데....시간이 지날 수록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서 이웃집 여성도 여성을 많이 고발하기도 했다더군요.
사람들의 극도로 불안한 심리전을 잘 이용한 것이겠죠?
뭐든 사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힘을 키워야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듭니다.
이 책은 <켈리번과 마녀들>이란 책의 입문서라고 하던데 마녀들에 관한 책을 좀 더 찾아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세일럼의 마녀들> 담아 두겠습니다.^^
 

이는 대량 빈곤화와 공동체관계의 파괴를 초래하였고 사람들이 자기 삶의 경제적 조건에 치명적인 변화를 가져온 세력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기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는 토지 사유화가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많은 공유지 communal lands가 광산 기업이나 농업 관련 기업들의 수중에 들어가는 상황 - P9

에서 마녀 고발의 근원에 토지 분쟁이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 P10

인클로저는 잉글랜드에서 일어난 현상이다. 잉글랜드의 토지 귀족과 부유한 농부들이 공유지에 담장을 둘렀고, 이 과정에서 관습권들이 사라졌으며 생계를 공유지에의존했던 농민과 점유자 squatter들은 공유지에서 쫓겨났다.
토지 사유화가 인클로저를 통해서만 일어났던 것은 아니다. 가령, 프랑스와 서유럽의 기타 나라들에서는 세금 인상이라는 방식을 통해 농민이 축출되었고 토지가 상업화되었다. 그렇기는 해도 이 장에서 나는 잉글랜드의 인클로 - P41

저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토지가 상업화되고 화폐로 매개되는 관계가 부상하면서 남녀 각각에 미친 상이한 양상이 여기에서 보다 분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내가 사용하는 인클로저 개념은 토지 매·독점, 소작료 폭증, 새로운 과세 명목 등을 아우른다. 인클로저가 어떤 형태를 취하는 폭력적 과정이었음은 분명하다.  - P42

희생자였다는 내용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유럽 지역과 마찬가지로 잉글랜드에서도 마녀사냥은 농촌에서 압도적으로 발생한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마녀사냥은 하나의 추세였고 토지가 둘러쳐졌거나 그러한 과정DE이 진행 중인 지역이 큰 타격을 받았다. 후에 자신의 주장을 철회했지만 앨런 맥팔레인은 『튜더 및 스튜어트 왕가 잉글랜드의 마술》
에서 마녀재판이 발생한 지역과 인클로저 현상이 일어난 지역이 서로 일치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에식스가 대표적인 박해 지역으로 그곳에서는 마녀사냥이 발생하기 1세기 전에 이미 토지 인클로저가 마무리되었다. 랭커셔에서도 인클로저가 있었다. 특히 펜들 포레스트 인근에서 1612년에 가장 흉악한 마녀 박해와 기소 사건 중의 하나가 일어났다. 이당시 처형당한 마녀들이 처음으로 심문당한 마을의 이름은 ‘펜스‘Fence로,
인클로저의 기억을 반영하고 있는 명칭이다.
- P43

마녀에 대한 공격으로 당국은 사유재산에 대한 공격, 사회적 불복종과 반항, 마법의 보급 전파를 동시에 처벌했다. 이 모든 것이 당국이 통제할 수 없는 힘을 전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와동시에 마녀에 대한 공격은 성행위와 출산을 국가의 지배하에 두는 성 규범으로부터의 일탈을 처벌하는 것이었다. - P50

욕망으로 인해 고통스러웠던 그들은 에로스의 위력과 권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 기동자가 분명 악마라고 생각했다. 그때 이후로 성직자들은 여성이라는 성별을 악마의 도구로 그리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는 교회를 가부장적 남성적 집단으로 응집력 있게 지켜낼 필요가 있었고, 여성의 권능 앞에서 성직자들이 약점을 보이는 것으로 인해 그 재산과 소유물이 탕진되는 것을 방지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 P65

여성의 욕망을 억압하다가도 실용적목적에 이용했던 것이다. 남성의 성적 필요를 만족시켜야했고 노동력을 풍부하게 출산하게 하는 것은 더 중요했다.
마녀사냥을 통해 귀신을 떨쳐내고 체제 전복의 가능성이 정화된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결혼이라는 맥락 안에서 작용하는 것으로, 출산이라는 목표에 복무하는 것으로 복구될 수 있었다. - P66

앞서 살펴보았듯이, ‘가십‘의 개념은 특수한 역사적 맥락에서 출현했다. 다른 문화 전통에서는 ‘한가한 여성들이 하는 말‘이 상당히 다르게 평가된다. 지구 곳곳에서 역사적으로 여성은, 기억을 엮어 짜는 사람들 weavers of memory로 여겨져 왔다. 즉 과거의 목소리와 공동체의 역사에 숨을 불어넣고 다음 세대에 전승하는 사람, 그럼으로써 집단 정체성을 만들어내고 서로가 단단히 연결되어 있다는 심원한 감각을 창출해내는 사람으로 여겨져 왔다.  또 남성과 관련된 것부터 시작해 의료적 치료, 심리요법, 인간 행 - P86

위에 대한 이해에 이르기까지 습득한 지식과 지혜를 물려주는 것도 여성들이다. 이 모든 지식생산에 ‘가십‘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은 악마연구자들이 만들어낸 정형화된 여성상, 즉 쉽게 사악해지고, 다른 사람의 부와 권력을 시기하고, 악마의 속삭임에 넘어가기 쉬운 존재라는 그러한 여성상의 연속선상에 있는 것으로서, 여성 비하에 속한다.
이것이 여성을 침묵시키는 방법이다.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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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냥이 MBTI 스티커팩 : 내향형 I 떼냥이 MBTI 스티커팩
대원앤북 편집부 지음 / 대원앤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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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대화를 하려고 mbti 검사를 했지만 요즘은 성인들과 대화를 할 때도 자주 mbti 얘길 꺼내게 되고 그제서야 바로 공감하고, 상대를 이해하게 된다. 아이들도 스티커 속 고양이들의 귀여운 행동을 들여다 보며 나와 너의 성향을 쉽게 파악하고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을까 싶다. 귀여운 스티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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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8-11 2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무님이 더 귀여우세요!!!

책읽는나무 2023-08-12 08:18   좋아요 1 | URL
은오 님 덕분에 자꾸 귀여워지고 있네요? 큰일입니다. 넘 귀여워져서요.ㅋㅋㅋ

그레이스 2023-08-17 2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intj가 많다죠?
강점강화에는 좋은데,,,, 약점을 핑계로 써먹고 있는 우리 막내 때문에 mbti 부작용도 있어요 ㅋㅋ

책읽는나무 2023-08-18 12:41   좋아요 1 | URL
intj가 많나요?
알라딘에만 많은 게 아닐까요?
바깥 세상엔 E들도 넘 많더군요.ㅋㅋㅋ
그레이스 님 자제분도 intj로군요?ㅋㅋㅋ
핑계에 넘어가시면 안됩니다.
저도 애들 앞에선 늘 정신 바짝 차린답니다.ㅋㅋㅋ

그레이스 2023-08-18 13:39   좋아요 1 | URL
저희 딸들은 istj, infp입니다 ㅎㅎ
서로 상극인데 잘 지내요 ^^
한 아이는 책상이 티끌도 없이 깨끗하고, 한 아이는 책상에서 막 물건이 떨어져요.

책읽는나무 2023-08-18 13:59   좋아요 1 | URL
ㅋㅋㅋ 아...그렇군요.^^
혹시 infp 따님이 혹시 책상에서 물건이 떨어지는는 건가? 잠깐 생각했습니다...제가 infp인데 정리를 잘 못하거든요.ㅋㅋ

그레이스 2023-08-18 14:12   좋아요 1 | URL
맞아요
책나무님도?
흉보지 말아야지 ㅋㅋ

책읽는나무 2023-08-18 14:32   좋아요 1 | URL
ㅋㅋㅋ
그래도 infp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