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참 재미난 그림책 시리즈를 발견하였다.

 

 

 

 

 

 

 

 

 

 

 

 

 

미야니시 타츠야라는 일본 그림책 작가인데 '고녀석 맛있겠다'이책이 엄청난 인기를 얻었는지 시리즈가 무려 다섯 권 정도가 된다.

사실 난 그전에 작가의 다른 그림책을 미리 접했었는데 그닥 재밌다라는 느낌을 받지 못했을뿐더러 심한 이질감이 느껴졌었다.

 

 

 

 

 

 

 

 

 

 

 

 

 

이 두 권을 미리 접했었는데 일단 그림이 너무 늑대스러워서(?) 일단 선입견부터 먼저 가졌었나보다.내용은 뭔가 짠 한 것같은데 그 짠함도 억지로 꿰다 맞춘 것같은 억지스러움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아이들에게 읽어주곤 바로 덮어버렸다.
책표지의 승냥이와 늑대의 눈매를 보라!

감히 아이들에게 읽어보라고 선뜻 꺼내주기 힘든 그런 싸늘한 눈매가 아닌가!ㅡ.ㅡ;;

 

그러다 학교 도서관을 매일 찾아오는 학부형이 있었는데(이젠 친해져 이언니가 오는 시각이면 커피를 마시는 시각이라고 자처하고 우리는 두 번째잔인 커피를 같이 타마시는 사이가 되었다.^^) 
이언니가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가 더 없느냐고 물었다.
난 그게 무슨 말인지 몰라 뭐가 맛있느냐고 우문을 띄워줬다.

그래 그언니가 이그림책을 가져오면서 설명해주길래 그제사 알아챘다.

맛있겠다 시리즈의 그림을 보았을적에도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그림이다 싶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바로 그 승냥이 구의 그그림이었단 것을 뒤늦게 알았다.

그언니도 나처럼 그림이 그닥 눈길이 가질 않는데 아이가 너무 좋아해서 읽어보니 제법 괜찮은 것같더란다.그래서 나도 한 번 가져와 읽어보니 아~~~

정말 모든 것에는 선입견을 가져서는 안되겠다는 반성을 또 했더랬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다 내가 더 짠해서 감동받아버렸다.

아이도 특히나 '나는 티라노사우루스다'를 읽고 나선 '좀 슬퍼요!'한 마디 한다.

 

그래서 이작가를 다시 보게 됐다.

그림책 한 권마다 강한 메세지를 담고 있다.
어리수룩한 티라노사우루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사랑과 우정이란 개념을 상기시켜주는 듯하다.

하지만 티라노사우루스다에서는 눈물이 찔끔 나올정도로 넘 슬프게 끝나서 많이 안타까울정도다.

그림책을 보면서 눈물을 쏟아낼만큼의 작가가 흔치 않을터인데 이작가는 그렇게 만들어버린다.

더군다나 그림이 감성을 자극할만한 그림은 절대 아닌데 말이다.
되려 너무나도 거칠게 그려내어 눈에 거슬릴정도다.

하지만 이내 책 내용에 한 번 매료되어버리면 사납게 생긴 티라노사우루스는 이내 사랑스러운 존재로 남는다.

 

 이책도 어쩌면 마음이 찡하다 못해 눈물을 흘릴지도 모르겠다.

 진짜를 알아보지 못하고 가짜를 진짜라고 착각하고 살아가는 
 현실세계에서 우리네 진짜 영웅을 우리손으로 죽이고 만다.
 진짜 영웅은 알고 봤더니 어린시절 자기 손으로
 살려줬던 잠자리였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된
 주인공손에 진짜영웅은 이미 목숨이 다했다.
 참 심오한 내용이다.
 되려 초등학생들이 읽어볼만한 그림책이지 싶다.
 

 

 

작가의 또다른 시리즈를 얼른 구해다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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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2-03-30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작가 좋아하는데, 메리 크리스마스를 통해 알아서 고녀석 맛있겠다도 사서 읽어주었거든요. 메리 크리스마스, 애들한테 읽어줄 때 늑대 목소리 흉내내면, 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 있잖아요, 애들이 너무 좋아하는 거에요. 한 때 열심히 읽어주었는데^^

진짜 영웅은 관심이 가요.

책읽는나무 2012-04-04 13:56   좋아요 0 | URL
전 고녀석 맛있겠다를 맨먼저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퍼뜩 들더라구요.

진짜 영웅은 참~~ 영화같다라는 느낌마저 들더라구요.ㅠ

숲노래 2012-03-30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견을 느껴 처음에 알아보지 못하더라도
좋은 책은 언젠가 알아보기 마련이에요.
나중이든 처음부터이든
즐거이 누리셔요~

책읽는나무 2012-04-04 13:55   좋아요 0 | URL
뒤늦게나마 누릴 수 있어 다행이에요.^^

울보 2012-03-31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류도 아주 좋아하는 책인데요,,

책읽는나무 2012-04-04 13:54   좋아요 0 | URL
류도 좋아했을 것같아요.^^
책 좋아하는 애들은 다 좋아했으리라 봐요.
 

 

 

 

 

 

 

 

 

 

 

 


gogo지식 박물관 시리즈물도 열심히 빌렸는데 분실되었는지 몇 권 빠진 것 제외하곤 거의 다 읽은셈이다.빌려오는 나는 지루하였지만 남자아이라 그런지 탐험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 내용인지라 꽤나 재미나게 읽는 것같다.

 

 

 

 

 

 

 

 

 

 

 

 

미래아이 저학년문고 시리즈 중 '꼬마 저승사자 마꼬'시리즈는 소재가 참 독특하고 재미나다.
비록 어린나이에 교통사고로 안타깝게 죽어 저승사자가 되었지만 마꼬는 하는 행동들이 언제 봐도 귀엽다. 
 

 

 

 

 

 

 

 

 

 

 

 

 

이 세 권은 뭉클~
감동의 도가니다.리뷰를 막 쓰고픈 충동이 일었지만 일단 '행복한 비밀 하나'만 올리고 기운 빠져 포기했다.
'고슴도치 아이'는 정말 별 다섯 개 짜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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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2-03-13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슴도치아이. 용구삼촌, 참 마음속을 따뜻하게 해주는 책들이지요,
정말 어릴적부터 읽었던 책인데,
책꽃이 어디쯤 있을텐데,,다시 찾아 읽어봐야겠어요,
류에게 제가 소리내어 읽어주고요, 류는 이책을 읽고 정말 아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이나네요,

책읽는나무 2012-03-14 10:07   좋아요 0 | URL
고슴도치 아이는 예전부터 읽으리라 찜해둔 책이었는데 이제사 읽었네요.
용구삼촌은 이제 발견해서 읽었구요.
참 좋은 책이더라구요.

숲노래 2012-03-14 0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구 삼촌도 별 다섯 주셔요~ ^^

책읽는나무 2012-03-14 10:06   좋아요 0 | URL
용구 삼촌은 별 여섯 개에요.
그림도 넘 예쁘구요.
 

 퀜틴 블레이크 작가의 이름을 보고서 분명 들어본 이름인데 도무지 생각나질 않아 갸웃거리면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데 줄곧 그림도 눈에 익었더란 말이지!
어떤 그림책에서 본 작가의 것인지 도무지 기억나질 않는데도 주인공들 그림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더란 말이지!
책을 검색하고서야 아~ 그때서야 저주받은 내기억력을 확이하였다.
바로 로알드 달의 책에다 그림을 입히신 바로 그분!
로알드 달이 그렸다고 착각하게 만든 그장본인!
헌데 이그림책도 읽고 있노라면 로알드 달이 글을 쓰고,퀜틴 블레이크가 그림을 그린 것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로알드 달의 상상력을 쏙 빼닮았다.혹시 그림을 그리다가 작가의 세계에 세뇌당했나?ㅋ
아이의 성장과정을 이렇게나 멋지게 표현해버리다니~ 이건 이 두사람이 아니고선 이렇게 발랄하게 감히 표현해낼 수가 없으리라~
물론 마지막 부분에서 부모가 갈색 펠리컨으로 변해버려 미래의 내모습이 저렇겠구나! 오버랩되면서 좀 많이 서글펐지만 그래도 작가는 인생은 정말 굉장하다니까요! 하면서 끝을 맺는다.
인생! 그래,좀 굉장하겠지? 
맞아! 굉장할 것이다.
아니,아니 굉장하다.로 인정,인정!^^

 

 

 

 

 

 

 

한 달전이었나? 둥이들에게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영화를 보여준적 있었다.
것도 3D로 봤다.말로만 듣던 바로 그 3D!^^
서울 사는 조카들이 몇 년전 자기네들은 영화를 3D로 봤다고 자랑할적엔 촌놈인 난 그것도 영화제목인줄 알고 "3D가 뭐야?"하고 물어봤었지.ㅠ
근데 여기 양산에 유일하게 한 곳 있는 영화관에서 3D영화관이 따로 생겨 드뎌 보게 되었다.
물론 지금은 막을 내렸다.방학때 잠깐 보여줬나보다.
(난 3D영화 봤다고 막 흥분하고 있었는데 조카들은 "숙모! 요즘은 4D(?)야!" 건 또 뭐냐고 물었더니 여차여차 열심히 설명을 해주더라는~~ㅠ)

암튼...그날 민군은 지친구 만나서 논다고 빠지고 울 네 명이서 봤는데 신랑이랑 나랑은 영화표가 너무 비싸 식겁하면서 굳이 어른 두 명이 다 들어갈 필요가 있을까? 마뜩찮은 표정으로 둥이들 손에 이끌려 들어갔는데 영화가 생각보다 괜찮아 다행이었었다.
별기대를 안해서 더 멋졌는지? 3D영화를 처음 봐서 신기했었는지? 알 수는 없었으나 점박이 공룡 넘 멋졌다.점박이를 좋아하는 울둥이들은 두말 할 것도 없이 더더 광팬이 되어버렸다.
마침 도서관 사서선생님이 병설유치원생들 공룡책을 너무 좋아한다고 점박이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세 권 다 신간목록에 포함시켜 주셔서 따끈한 새 책을 첫 순서로 빌려 올 수 있었다.
뭐든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것보다 영화를 보고 책을 읽는 것이 훨씬 재미나다는 것을 이책을 통해서도 느끼게 된다.그림책이란 제한때문인지 이책은 타영화와는 반대로 영화의 줄거리가 더 길고 책은 세 권이지만 영화줄거리에서 삭제된 부분이 더 많아 어른인 내눈으로 봤을때 책을 읽는 것이 더 허탈한 순간이었지만 아이들은 환호했다.
영화의 장면들로 이루어진 그림책들이라 그날 본 영화가 생생하게 재현되는 순간이었나보다.
곁에서 민군만 그날 같이 보지 못한 것을 많이 아쉬워하고 못내 섭섭해했다.^^

 

 

 

 

 

 

 

 

 

 

 

 

  내친김에 에전에 읽었던 한반도의 공룡 오리지널 시리즈를 다시 빌려와 같이 읽어줬다.역시 영화와는 내용이 좀 많이 다르군!
영화에서는 점박이가 막내로 나오는데 여기선 점박이가 형으로 나온다.그리고 3권에서는 점박이가 장렬하게 죽음을 맞이하여 좀 놀랐다.영화에서는 아들과 함께 살아남아 희망적으로 끝이 나는데..(물론 그들도 결국은 죽었을테지만.....)

둥이들이 여자아이인 것치곤 공룡을 상당히 좋아한다.
유치원 같은 반 아이들이 공룡을 좋아해 군중심리에 휩쓸린 것같기도 한데, 암튼 예전 성민이가 좋아하던 것보다 훨씬 좋아라 하는 것같다.근데 차이점이 드러나는데 무엇인고 하니 성민인 그닥 열광하지 않았고 또래에 비하면 좀 시큰둥했는데 그래도 공룡이름을 세세하게 기억하고 있었는데 둥이들은 열광하면서 공룡,공룡 노래를 부르곤 있지만 정작 공룡이름을 기억하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고작 점박이가 타르보사우루스라는 것정도?
이것이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차이점인가?
암튼..다른 친구들이 워낙 많이 빌려가는지라 시리즈를 쭉 연결해서 읽기 힘들었는데 모처럼 권수가 다 반납되어 있어서 덕분에 일주일동안 공룡책 원없이 읽혔다.

 사파리의 옛이야기 시리즈 중 12권째!
 정말 이런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지 좀 궁금해지는 책이다.
 생전 처음 들어본 이야기인지라~~
 이름은 친근하여 옛이야기 같아 보이긴 한데...
 옛 이야기에 등장하는 의붓엄마는 왜 그리 하나같이 성격들이 고약하신지 아이들의 머리속엔 '새엄마는 나쁜사람'이란 고정관념이 박혀버려 그틀을 깨려면 나처럼 시간이 많이 흘러야할 듯하다.
여기 나오는 의붓엄마도 한성격하신다.ㅠ

 이책을 처음 보았기에 읽는내내 감탄했다.
 오오~ 어쩜~ 오오~

 초경을 시작하는 여자아이의 내면 심리가 아주 섬세하고도 정확하게

 표현하였지만 글과 그림은 신비하면서도 사색적이다.
 이러한 소재를 이렇게 멋지게 표현할 수 있다니!
 아이들에게 읽어주면서 내가 더 책에 매료되었던 듯하다.
 둥이들은 제목만 언뜻 보고서 왕국이란 단어에 공주를 오해한 듯하고,여자아이라는 단어에 여자아이인 자신들을 위한 책이라고 착각한 듯하다.(물론 자신들을 위한 책이기도하다.몇 년 후에...)
그래서 재밌냐고 물어보면 재밌다고 단호하게 얘기한다.
이제 일곱 살인데...에궁~

작가를 검색해보니 폴란드작가이며,네 아이의 엄마이고,한국에서 활동하는 작가라는 대목이 눈에 띄었다.꽤 여러작품들이 있었다.그중에서 <생각하는 ㄱ,ㄴ,ㄷ>, <발가락>, <생각연필>,<마음의 집>등을 읽어보았는데 이책과 함께 읽었던 책들을 떠올려보니 작가의 성향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작가는 작품마다 쉬운 듯,어려운 듯한 단어들로 꽤나 많은 생각꺼리를 던져준다.
한마디로 잛은 문장과 단어에 여러 의미의 사유를 담고 있다.
그래서 몇 번을 되풀이해서 읽어야 할 책들이다.
<생각연필>이란 그림책도 몇 번을 읽었는지 모른다.
읽을때마다 다른느낌으로 다가오는 심오한 책이었다.
몇 권의 책들이 그런 느낌으로 다가오기에 꽤나 눈여겨봐야할 작가다.

이그림책은 훗날 아이들이 여자가 되었을때 선물로 주고 싶은 예쁜책이다.
사춘기를 맞이하는 자녀에게 선물하고픈 책이란 마이리스트를 만든다면 이책을 꼭 포함시키길 바란다.

 


작가와의 인터뷰를 옮겨와 본다.(물론 본사람들도 있겠지만.^^)

   

 

폴란드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Iwona Chmielewska)'의 그림책은 한국에서 기획되어 한국에서 초판이 출간된다. 낯선 나라의 신비로운 일러스트레이터가 한국이 사랑하는 작가가 되기까지, 무척이나 이색적인 작품 활동과 출판 과정이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를 그림책 작가로 데뷔시키는 역할을 한 번역가 이지원 씨, 그리고 애정어린 노력으로 그녀의 책을 만든 출판사들. 열정적인 한국의 조력자들을 통해 차츰 차츰 알려지기 시작한 그녀의 작품들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독창적이다. 구조적이면서도 서정적인 일러스트, 한없이 자유로운 상상력과 그 안에 탄탄히 자리잡고 있는 논리, 다름의 무한한 가능성이 마법처럼 그림책 위에 펼쳐진다. 그리고 2011년 봄이 시작될 무렵, 국내작가 김희경과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가 공동작업한 <마음의 집>의 볼로냐 라가찌 상을 수상은, 한국의 많은 독자들에게 그를 널리 알리는 기폭제가 되었다. 신작 <여자아이의 왕국>과 함께 한국의 독자들을 찾은, 한국이 사랑하고 한국을 사랑하는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가 2011년 9월 23일 알라딘 독자들에게 건넨 이야기들.

(통역 : 설재인 / 사진 : 창비, 알라딘 / 인터뷰 진행 및 정리 : 이승혜)

 

 

알라딘 I 한국은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가을로 접어든 것 같다. 한국에서 새로운 가을을 맞는 기분이 어떤지.  

"한국에서의 첫 번째 가을이다. 이번이 세 번째 한국 방문인데 한 번은 5월, 다른 한 번은 12월이었다. 먼저 5월에는 한국에 머무는 내내 비가 왔었고, 12월에는 너무 추웠다는 것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에는 너무나 시원한 공기와 산뜻한 바람 때문에 기분이 좋고, 모든 게 초록색이라서 너무 예쁘다. 폴란드에서는 이미 낙엽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알라딘 I 초경을 시작한 날부터 여자아이는 자기 왕국의 주인이 된다는 비유를 담고 있는 신작, <여자아이의 왕국>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이 책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비밀스럽고도 개인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월경을 끝내는 시기가 나에게 오면서, 월경을 할 수 있었던 기간 자체에 대해 그리움이 쌓이게 되었다. 월경을 겪던 그 기간을 책에 함축적으로 담고 싶었다. 내게 월경이 있었던 시간은 40년 정도다." 

 

알라딘 I <여자아이의 왕국>의 모티브가 된 초경을 한국에서는 사춘기의 시작과도 연결 짓곤 하는데 자신의 사춘기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돌이켜본다면.

"내가 열살 때 초경이 왔다. 초경, 월경이라는 건 나에게는 아프고 고통스럽기만한 순간들이었다. 어떤 기쁨조차 느낄 수 없었다. 아, 나도 이제 여자가 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은 전혀 해보지 못했다. 그냥 아이로 남고만 싶었다. 사춘기라고 하는 기간에 가슴이 자라고 월경을 해야하고, 그렇게 여자가 되는 준비를 하는 과정. 그 자체가 굉장히 힘들고 아팠다. 정신적으로는 아이인데, 몸만 속도를 앞질러 자라는 것이 굉장히 이상했다. 열살 아이의 생각으로는. 어깨가 잔뜩 굽은 자세로 걷게 되고, 자신 있게 가슴을 펴고 다닐 수 없었다. 그랬던 만큼 그 시간은, 사춘기라는 시간은 행복하지 않았다. 여자가 된다는 준비 기간이 기쁘게 느껴지지 않았다. 사춘기는 내게 아팠던 기간으로 기억된다."

 

알라딘 I 한글의 간결한 논리성에 매료되어 <생각하는 ㄱㄴㄷ>과 같은 한글 그림책을 작업하기도 했는데, 한글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와 내가 생각하는 한글의 매력이란.  

"한국어를 처음 접하게 된 건 논장 출판사에서 나온 <생각하는 ㄱㄴㄷ>을 준비하면서부터이다. 논장에서 처음 제의를 주셨을 때는 내가 과연 준비가 되어 있는지 의구심이 들었고, 나에게는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나는 한글을 하나도 모르고 본 적도 없었고 심지어 써 본 적도 없는데. 이런 내가 어떻게 아이들을 위한 한글책을 만들 수 있겠는가에 대한 걱정이 컸다. 그렇지만 출판사에서는 이런 나를 믿어주었고, 굉장히 많은 지원을 해주셨다. 그렇게 출판사의 도움으로 한글을 처음 보게 되었다. 한글이 가진 뜻을 전혀 모르다보니 아무런 느낌이 없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나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보다 더 폭넓은 해석을 가지고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할 수 있었다. 한글이란, 굉장히 논리적이고 치밀하게 짜여진 언어라는 생각이 든다. 마치 건축에 비유할 수 있을 정도로.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조각처럼 정확히 맞춰지는 그런 느낌이 굉장히 아름답게 여겨졌다."  

           

알라딘 I <반이나 차 있을까? 반밖에 없을까>를 비롯한 여러 작품들에서, 두 사람이 한 가지 사실을 바라보지만 서로 자신의 입장에서 이해한다는 내용의 상대주의의 개념을 자주 다뤄왔다. 다리미 자국, 발자국, 연필이 온갖 형태로 변신하는, <문제가 생겼어요>-<학교 가는 길>-<생각 연필>로 이어지는 상상 그림책 시리즈도 이 개념의 발전 내지 변형에서 비롯됐다는 생각이 든다. 이 주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작품 활동을 해왔는데.  

"상대주의는 내가 굉장히 즐겨 쓰는 개념이다. 모든 것은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많이 가지고 있다. 하나를 가지고 어떻게 노느냐, 하나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가. <마음의 집>에 등장하는 '마음' 또한 그 중의 하나다. <문제가 생겼어요>란 작품에서는 다리미 자국이 배가 되었다가 다시 섬으로 바뀌며 계속 변화를 거듭한다. 다리미 자국이란 것이 여러 가지 형태로 바뀌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어떤 사람들에게 있어서도 하나의 문제가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 이러한 가능성을 나는 계속해서 그림책을 통해 말하려 한다. 테마는 항상 하나(상대주의)에서 시작하지만, 나오는 책은 제각각 다른 여러 가지 모습을 띤다. 이것을 논리적으로 풀어내려고 노력하고 있고, 이것이 내 작품 활동의 목표이고 과제이다. 상대주의 개념이 가장 이상적으로 드러나 있는 나의 작품으로는 <시간의 네 방향>을 꼽고 싶다. 그리고 나의 모든 책에 이 개념이 적용되어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여자아이의 왕국>도 마찬가지다." 

 

 

알라딘 I 네 아이의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읽어 줄 책을 직접 만들면서 그림책 창작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엄마의 작품을 알고 있는지. 

"나의 가족에게, 새로운 책이 나오는 날은 항상 새로운 기념일 같은 날이다. 모두가 함께 모여 책을 펼쳐 보고, 각자 이야기를 나누면서 와 예쁘다! 감탄하고 신기해한다. 마치 아이가 태어난 것처럼. 그래서 새로운 책, 제일 최근에 출간된 <여자아이의 왕국>이 내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엄마의 책일 것 같다. (웃음)"

 

알라딘 I 아이들은 태어나서 일정한 나이가 되기 전까지 부모님 또는 어른들이 권해주는 책을 읽게 마련인데, 아이들이 아주 어렸을 때 어떤 기준을 가지고 읽힐 책을 선택했는지.  

"내가 아이들에게 읽힐 책을 구입하던 시기의 폴란드는 굉장히 암흑기였다. 지금도 폴란드 그림책 시장은 그리 크지 않지만, 그때에는 거의 시장이 없던 시기였다고 볼 수 있다. 책방에 가더라도 언제나 다른 부모들과 똑같은 책을 살 수 밖에 없었다. 양이 워낙 적고, 공급이 잘 되지 않았고, 수요가 아무리 많더라도 부모들에게는 선택권이 없었다. 그 전에는 달랐다. 내가 태어났던 해가 1960년, 어린 아이였던 내가 항상 일러스트레이션을 보고 자랐던 시기가 1970년대였다. 이때가 바로 폴란드 일러스트레이션의 전성기였다. 이 전성기는 1980년대까지만 지속되었다. 이후로는 공급이 되어도, 자유롭게 살 수 없었다. 나 자신은 그렇게 항상 예쁘고 아름다운 일러스트레이션을 볼 수 있었는데 정작 나의 아이들에게는 공급조차 되지 않았다. 언젠가 두 시간이 넘도록 긴 줄을 서서 기다린 끝에 책을 구해 아이들에게 읽혔던 기억이 난다. 나는 이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나의 아이들과 똑같은 세대의 학생들은 어렸을 때 읽은 책이 모두 같다. 그 정도로 그림책 공급이 극단적으로 제한돼 있었다. 그림책을 구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예쁜 일러스트레이션 하나라도 더 찾아내 아이들에게 보여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그리고 책이란 매체를 아이들 곁에 항상 가까이 하려고 애를 썼다." 

 

알라딘 I 대학에서 그림책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우선 강의는 그림책 작업에 국한되어 있지는 않다. 작가로서 글과 그림을 함께 담긴 책을 만드는 작업에 대한 강의라고 이해하면 쉬울 것 같다. 글과 그림 자체가 워낙 스스로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는 형태이다 보니, 이 두 가지가 같이 있는 것, 어울리게 만드는 것이 굉장히 힘들다. 글과 그림을 조화롭게 만드는 것을 수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또 강조하는 편이다."

 

알라딘 I <마음의 집>에 나오는 인상적인 대목 중 하나가 '마음의 집은 가끔 주인이 바뀌곤 한단다'라는 문장이었다. 이렇게 바뀌는 마음의 주인들 가운데, 나의 마음에 가장 오래 머물기를 바라는 주인이 있다면. 

"마음의 주인은 항상 자기 자신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같이 살고 있는 남편은 나의 두 번째 남편이다. 처음 부부의 연을 맺었을 때, 내 마음의 주인은 첫 번째 남편이었다. 하지만 내 마음 속에 뭔가 동의할 수 없는 것들이 생겨났고, 결혼 생활을 지속할 수 없는 이유들이 생기면서 나는 그를 떠나게 되었다. 첫 번째 남편이 떠나고 난 내 마음의 빈 자리에는 나 자신이 들어왔다. 내 스스로가, 내 마음의 주인이 되었다. 결혼을 두 번 하고 새로 태어난 나 자신이. 그 시기가 굉장히 힘들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이혼할 당시 이미 나에게는 세 명의 아이가 있었다. 그것을 견뎌내야 한다는 것이 굉장히 힘들었지만 이제는 괜찮다. 이제는 나의 주인이 나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알라딘 I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를 좋아하는 알라딘의 독자분들께 전하는 마지막 인사. 

"우선 너무나도 저를 사랑해주시는 것에 감사드린다. 내가 낯선 문화권에서 온 낯선 사람, 한국인이 아닌 다른 나라의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신뢰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점이 너무 감사하다. 나는 그림책이 세계를 좀 더 좋게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그림책을 좀 더 사랑해달라는 부탁을 하고 싶다. 우리 아이들이 그림책을 통해서, 그림책이라는 예술 작품을 통해 세계를 좀 더 풍요롭게,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살기 좋은 상태로 만들 수 있도록 그림책을 더 많이 사랑해주시면 좋겠다."

인터뷰를 마친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는 탁자 위에 놓인 <마음의 집>에 눈길을 주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책 자체가 항상 기쁘다. 그리고 내 첫 번째 남편이 한국어를 모른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마음의 집>은 내 첫 남편에 관한 책이기도 하니까. (웃음) 폴란드에서는 아직까지 출간되지 않았으니까.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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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3-12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으로도 여러 가지 그림책 골고루 태어나고,
즐겁게 누릴 수 있기를 빌어요.
폴란드 아줌마 그림책 가운데
(저한테는) 이번 책이 눈에 뜨이네요.
그렇지만, 누구나 스스로 생각하는 대로 살듯,
폴란드 아줌마도 어떠한 틀에
스스로 가두는구나 싶기도 해요.

책읽는나무 2012-03-12 18:05   좋아요 0 | URL
인터뷰를 살펴보았을때 자식을 키우는 시기에 그림책 정체기였다라고 적혀 있던데 다양한 책을 접하지 못해 틀에 가둔 것은 아닐까요?
그래도 작가의 작품은 틀에 가두지 않으려 노력하는 듯하던데...헌데 틀에 갖히지 않으려 노력한 흔적들이 너무 여러 권의 책에서 눈에 띄니 그것 또한 틀에 갇혀버린 아이러니가 되어버렸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이책은 그틀을 완전히 깨버린 듯해보이던데요.^^

기억의집 2012-03-12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쓰리디나 포디는 같이 안 들어가게 되더라구요. 가격이 넘 쎄서...어른은 만삼천원인가 해서.. 전 애니가 어떨 때 보기 힘들어요. 빨리 졸업하고 싶어요. 어휴~~

이보나의 그림은 섬뜩해서... 도통 집어들고 싶지 않더라구요==;;

책읽는나무 2012-03-12 18:01   좋아요 0 | URL
전 멋모르고 쓰리디 첨봤거든요.네 명 표값 내면서 속이 쓰렸어요.ㅠ
방학동안 애들 넘 방콕 시킨 것이 미안해서 영화라도 보여주려고 갔다가 참~~
재밌긴 했는데 오랜시간 앉아서 보기엔 눈이 좀 아프더라구요.
더군다나 안경위에 쓰리디 안경까지 겹쳐 쓰니 많이 갑갑했어요.
애들은 안경이 커서 흘러내리고..ㅠ
이젠 더이상 비싼 쓰리디 영화는 보여주지 않을생각이에요.ㅋ

이보나 작품 서,너 권 빌려본 것들은 대체로 괜찮았던 것같아요.
아~ <생각하는 ㄱㄴㄷ>은 좀 힘들었어요.너무 시간이 많이 걸리는 책이더라구요.애들한테는 좋은데 전 개인적으로 그런책, 기다리기 답답해서리~~ㅋ
<여자아이들의 왕국>은 정말 괜찮은책이던데요.나중에 따님 고때가 올때 살짝 손에 쥐어 줘보세요.^^
다른책들은 발상의 전환이라고 해야하나? 생각을 많이 해야하는 책들이라 좀 심오한 책들이긴 합디다.^^

프레이야 2012-03-12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자이고 딸만 둘 키우다보니 '여자아이의 왕국' 참 좋더라구요.
근데 작가가 완경을 하면서 그렸군요.^^ 월경을 한 40년을 생각하며라니..
귀찮아할 게 아니라 다시 생각해보게 되네요.

책읽는나무 2012-03-12 17:51   좋아요 0 | URL
아~ 저도 이책 홀딱 반했어요.
작가가 누군지 호기심을 갖고 찾아봤을정도라니깐요.^^
폐경기를 맞이했기에 더 아름답게 그려낼 수 있지 않았나 싶네요.
저도 아직까진 좀 귀찮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책을 접하고 나니 절로 소중한맘이 들더군요.
그리고 딸을 가졌기에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책이네요.

울보 2012-03-12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류가 너무 좋아하는 작가의 그림책들이랍니다,
저도 좋고요,,
정말 재미있게 읽은 그림책,,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
저는 쓰리디는 눈이 아파서 별로 선호하지 않아요,,

책읽는나무 2012-03-12 17:48   좋아요 0 | URL
이책 저도 좋네요.
다 찾아 읽어보진 못했지만 작가가 맘에 들어요.^^
근데 다소 어려운책들도 좀 있긴해요.

쓰리디 저도 첨 봤는데 오랜시간을 보고 있자니 눈이 아프긴 하더라구요.
더군다나 비싸서 이거 원~~
 

 

 

 

 

 

 

 

 

 

 

 

 

 

 

 

 

 

 

 

 

 

 

 

 

 

 

 

 

지난 주말에는 직업에 관련된 책들을 빌려왔다.
그 중 이만화책들을 참 재미나게 보는 듯했다.
내용을 세세하게 살펴보진 않았으나 직업의 종목들이 제법 살뜰하게 나와있는 듯하다.
책의 목차를 보면서 직업이 이렇게 많았었나? 생각을 했더랬다.
이렇게 수많은 직업 중 난 아무것도 택하지 않은채 시간만 빈둥거리는 것같아 죄책감이 일정도다.
녀석은 줄곧 낄낄거리면서 읽고 있었다.
도대체 뭐가 그리 웃긴건지? (절래절래~)

 

 

 

 

 

 

 

 

 

 

 

 

 

 

 

 

 

 

 

 

 

 

 


요 시리즈 책도 중학년정도 되는 아이들부터 읽으면 될 듯하다.
처음엔 양장본으로 되어 있어 그림책인줄 알았는데 내용은 제법 되는 그림동화책 형식으로 되어 있다.성민군은 한때 아빠의 영향으로 롯데 광팬이 되고선 야구선수가 장래희망이었었다.그전엔 또 축구선수도 꿈꾸고 있었던지라 운동경기에 관한 책이라면 마다않고 찾아서 읽기에 '축구선수'책을 맨먼저 읽은 듯하다.
헌데 작년중반부터 야구선수가 되겠단 장래희망을 접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키가 작아서 안될 것같다고 말했다.ㅠ
내가 볼땐 키도 키지만, 엄마를 닮아 저주받은 운동신경을 물려받았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된 듯하다.친구들과 매번 어울려 축구도 하고,야구도 하면서 일 년여를 겪어보니 금새 깨달았나보다.ㅋ
민아! 미안하다.그래 아빠를 닮지,왜 엄마를 닮아선...ㅠ

 

 

 

 

 

 

 

 

 

 

 

 

 

 

 

 

 

 

 

 

 

 

 

 

 

 

 

 

 

 

 

 

 

 

 

 

 

 

 

예전에 아이북에서 대여해서 읽었던 책들과,학교에서 추천목록에 선정되었던 책들에서 찾아 읽었던 책들이다.나열해 보니 직업에 관련된 책들이 이렇게 많을줄 몰랐다.
더 많은 책들을 통해서 아이들이 자신의 직업을 상상해보는 시간들을 가져본다면 좋을 듯하다.

민군은 다양한 분야의 직업이 있는 것에 흥미로워하는 것같았으나 그것도 잠시,
장래희망은 크게 변함이 없다.
다섯 살때 민군은 택시 운전기사가 되는 것을 꿈꿨다.
여섯 살때 민군은 대리 운전기사를 꿈꿨다.
일곱 살때 민군은 피아노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학원을 다닌지 몇 달 안되어 녀석이 갑자기 꿈을 바꿨다고 말을 걸어왔었다.뭐냐고 물어보니 "내가 피아노학원을 다니면서 바꾼건데요...."
순간 아~ 역시 아이들은 경험이 중요하다더니 피아노학원을 다니니 뭔가 좀 변화가 있구나! 역시 돈 들인 것이 허투루 쓰인 게 아니었구나! 헌데 피아니스트로 바꾸기엔 피아니스트라는 용어를 모를텐데 언제 알았지? 뭐 그찰나의 순간에도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서 "그래 말해봐! 뭘로 바뀐거야?" 물었더니 녀석....."엄마! 피아노 학원 차량 운전기사로 할래요~"....철푸덕~ 
그래서 일곱 살때 민군은 피아노학원 차량 운전기사를 꿈꿨다.
그리고 여덟 살때 아빠따라 부산 사직구장에 롯데 자이언츠 야구경기를 보고 온 순간 야구선수를 해야되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품고 집안에서 매번 야구공 던지는 연습을 해댔다.밖에 나가서 하라고 해도 움직이는 걸 엄청 싫어하던 때인지라 맨날 집에서 공 던지는 워밍업만 해대길 2년 반!
작년 가을께쯤 자신의 신체적인 결함을 뼈저리게 느끼고서 꿈을 또 바꿨다.
열한 살이 된 민군은 현재 로봇 과학자가 되겠다고 했다.
아마도 이건 로봇 방과후 수업때문인 듯하다.
전학온 이학교에 계신 로봇 선생님이 어찌나 열의가 대단하시던지 수업을 하고 오면 새로운 용어를 심어주신 선생님 덕분에 과학에 관련된 질문이 쏟아졌었다.나는 감히 대답을 해줄 수가 없었다.
과학시사에 전혀 관심이 없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턱이 없기에....ㅠ

아이들은 주변에 경험한 것들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꿈으로 목표를 두게 되나보다.
물론 자고 나면 그목표가 수십 번도 뒤바뀌지만...
아이들의 경험은 참으로 중요하단 것을 새삼 실감한다.
로봇과학자는 몇 년짜리 장래희망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다음에 또 바뀔 녀석의 장래희망이 기대된다.

참고로 둥이들의 장래희망은 제작년까지만 해도
지윤이는 토끼가 될 것이라 했고,지수는 생쥐가 될 꺼라고 했다. 
작년부터 녀석들도 꿈이 바뀌었는데 지윤이는 유치원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하고,
지수는 공주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암튼....둥이들의 장래희망은 사람이라서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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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2-03-10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양한 직업 세계를 책으로 읽어둔다면 직업 선택의 폭이 더 넒어지겠어요

책읽는나무 2012-03-11 07:52   좋아요 0 | URL
아이들은 경험한 것으로 장래희망을 선택하는 것을 볼적엔 분명 여러분야의 직업의 책을 접한다면 눈이 더 넓어질 확률은 있는 것같아요.조금씩 조금씩 질문하는 양이 많아지면서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을 보았거든요.ㅋㅋ
어젯밤엔 파티쉐도 괜찮아보인다고 하더라구요.^^

기억의집 2012-03-12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반반이에요. 내가 직업을 안 가지고 집에서 노는 게 좋기도 하고,,, 한편으론 아, 내가 이게 하루종일 하는 일 없이 뭐하는 짓인가, 좀 더 생산적인 일을 해야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책읽는나무 2012-03-12 17:46   좋아요 0 | URL
님의 마음이 제마음입니다.ㅠ
죙일 텔레비젼만 보았거나,죙일 서재질만 했다거나 그렇게 빈둥거리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아이가 학교 파하고 돌아왔을때 정말 애얼굴 보기가 민망할정도로 나 왜 이럴까?싶을때도 있구요.
일꺼리가 많아 하루종일 설치고 있을때는 시간이 왜이렇게 짧나?싶을때도 있구요.ㅋㅋ
이거 뭔가 효율적인일을 해야하는데 말입니다.ㅡ.ㅡ;;
그나마 도서도우미라도 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남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따름입니다.
 

 부끄럼 많은 핼리벗 잭슨이란 아이가 사람들 눈에 띄지 않으려 항상 숨어 있다가 결국 사람들 앞으로 나서게 되면서 조금씩 부끄럼을 이겨내는 과정이 잘 그려져 있다.

울아이들도 부끄럼이 꽤 많은편이다.특히 울집 막내 지수가 엉뚱한 성격이면서도 밖에 나가서 행동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면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장면들이 종종 눈에 들어와 박힌다.
나도 어릴적 부끄럼을 심하게 탔던지라 나 어릴적 모습을 보는 것같아 많이 안쓰럽기도하다.
스스로 잘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고 있긴한데...내년에 초등학교 들어가면 과연 어떻게 성장할지??
그래서 지수에게 이그림책이 도움되었음 맘속으로 소망해본다.


 <딸기나라 딸기우유>
 동화책으로 나왔음 좀더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란 생각과 함께 짧은 그림책에 담아내다보니 내용이 많이 살아나지 못해 조금 아쉬운 것같다.
내용에 살이 더 붙어 문고판 동화책으로 나왔음 재밌었을 것같다.

그래도 그림은 참 재밌다.
어릴때 내친구가 흰우유를 못먹는 아이가 둘 있었는데 흰우유 대신 딸기우유를 먹던 모습이 기억났다.우리집 아이들은 흰우유를 잘 먹는 편이지만 한 번씩 슈퍼에 가면 딸기우유를 즐겨 찾곤 한다.요즘엔 딸기우유보다 초코우유를 더 찾긴 하지만, 딸기우유에 대해선 참 너그러운 편(?)인 것같다.관심소재라 그런가 아이들은 이책을 참 이뻐라한다.

  한 편의 시 같은 그림책!
  딱 지금의 내모습도 담겨져 있고, 아이들의 모습도 담겨져 있다.
  시간이 빨리 지나 어른이 되고 싶어하는 아이와,
  다시 아이로 돌아가고픈 나이 먹은 어른. 
  딱 지금 나와 아이들의 모습이다.

  왜 어린시절엔 빨리 어른이 되고팠던 것일까?
  지금은 또 왜 되돌아가고른 것일까?
  참 알 수 없는 존재들이다.



아이들 월요일에 유치원 입학식을 거행했고,어제부터 본격적인 7세반 유치원생활을 시작했다.
꽤 긴 방학기간내내 집에 박혀 있었던지라 많이 갑갑했었는지 아주 의욕적인 자세로 유치원생활에 임했나보다.어제 첫날 유치원 선생님께서 27명 반 아이들 중에서 울둥이들이 가장 신나게 잘 놀았다고 말씀하셨다.아이들 절반은 작년 6세반 아이들 재원생들이고 나머지 아이들은 새로 들어온 아이들이어서 다들 낯설어했었다고 한다.
한 번씩 아침에 일어나기 귀찮을때 지윤이는 유치원 안가고 싶다고 떼를 쓰곤 하던데 이번엔 지윤이가 이제부터는 절대로 결석하지 않을꺼고,유치원 맨날 갈꺼라고 다짐한다.
의욕충만이다.
헌데 지윤이는 항상 신학기때만 저런다는 것!
유치원 만날 가겠다고 갈토에도 유치원 데려다 달라고 하던 아이는 바로 지수였다.
지윤이는 지켜볼일이다.^^
학교가 토요휴무제로 바뀌면서 5일만 학교를 가게 되었다.그러면 유치원도 같이 토요일이 휴무가 되어버릴지도 모르겠다.울애들은 언제부터인지 격주 토요일에 유치원 가는 것을 은근 즐기는 눈치였었는데 애들에겐 좀 아쉽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매번 함께 보던 선생님들이라 금방 적응한 것같은데 나는 아직 유치원 선생님들이 왜 어색한지~~ 분명 지난달까지도 오고 가면서 함께 인사하고 얘기 나누던 사이였었는데 수업해주셨던 작년 6세반 선생님과도 어색~ 지금 7세 담임선생님들도 어색~ 
갑자기 내가 어색하게 느껴져 겉으론 표시 안내려하면서 선생님들을 몹시 피하는중이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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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2-03-09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둥이라도 참 다르네요. 저의 아이들은 둘다 유치원 다니고 관두었어요. 너무 힘들어 해서 몇 달 다니다가 저랑 집에 있었어요. 집에 있으면서 그림책도 읽고 놀이도 많이 했던 것 같은데...전 아이들이 크면 시간이 많이 남아 돌 줄 알았는데...전혀 아닌 것 같아요. 요즘은 정말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르겠어요. 알라딘도 거의 못 하는 것 같다는. 살이나 빠지면 좋겠구만~

책읽는나무 2012-03-09 23:33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성민이를 초등학교에 보내보니 가면 갈수록 시간이란게 나질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애들 유치원에 죽어라 보내주고 있네요.심지어 비바람이 몰아쳐도 나 편하자고 걸려서 보내고 있습니다.ㅋㅋ
초등학교 입학전에 뭔가 많이 놀려주고,결석도 많이 시키고,늦잠도 많이 자게 해주고,책도 많이 읽혀주리라 맘만 굴뚝이지 아침만 되면 유치원 가자고 얼른 깨워대니 엄마인 제가 참~~ㅠ

그리고 저도 애들 학교 개학하면 시간적 여유가 있을 것이라 여겼건만 더 바쁜 것같더라구요.저도 알라딘 죽순이 하기 힘들어지네요.왜 그런거죠?



기억의집 2012-03-12 09:41   좋아요 0 | URL
알라딘 죽순이 시절이 한 때 있었는데..지금은 꿈만 갔어요. 지금도 청소하러 일어나야해요. 전 친정모가 혼자 있어서 청소 해 놓고 빨리 가서 엄마랑 있다와요. 열한시 반쯤 가서 네시반쯤 와요, 아들애 밥 먹이고 학원가야해서. 친정모가 나이가 드니 외로워하시네요. 하루종일 두 모녀가 할일 없어 티비보는데,,어제는 해품달 보고 있는데....완전 오글거렸어요.
역시 난 로맨스는 아니구나 싶어요. 다른 거 보자고 해도 한꺼번에 해 주니깐 더 재밌다고 보는데..완전 오글오글~ 어쩜 한 여자를 두고 둘이 좋아할 수 있죠. 속으로 웃겨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