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닮은 그릇, 도자기 보림한국미술관 13
방병선 지음 / 보림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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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한국 미술관'시리즈를 무척 편애하면서 아끼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이시리즈물은 그림책의 수준을 벗어난 어른인 내가 반드시 읽어두어야만 될 필독서가 아닐까 싶어 현재 아이들 손때가 타서 혹여 책이 더러워질까 노심초사 하면서 아이들 손이 잘 가지 않는 책꽂이 한쪽 구석으로 일렬로 꽂아 두었다.
도대체 이책은 누구를 위한 책이더란 말인가!
그만큼 이책은 보면 볼수록 아끼고 아끼게 되더란 말이다. 

 13권인 이책은 도자기에 관한 책이다.
도자기를 비롯한 그릇이란 것은 물건이란 개념을 벗어난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헌데 이책에서는 그릇은 곧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다.그릇의 명칭을 살펴보면 구연부는 사람의 입을 뜻하고 있고, 구연부 아래 사람의 목과 마찬가지로 목이 짧은 것과 긴 것,그릇의 한가운데를 몸통이나 배, 그리고 배 아래 굽다리 또는 굽부분은 사람으로 치면 다리부분을 가르킨다고 한다. 그릇의 명칭은 사람의 신체와 똑같다. 또한 그릇은 사람을 위해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졌으며, 고대에는 사람이 죽을때도 그혼을 받들어 그릇과 함께 시신을 무덤에 같이 묻는다고 한다. 그러니까 그릇은 사람의 삶속의 일부분이었으며, 사람이 죽어서도 그혼과 영원히 함께 하는 물건이었으니 그릇이란 실로 사람이라고 표현함에 있어 과장되지 않으면서 충분히 공감가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책에는 총 40종이 넘는 도자기가 시대별로 하나씩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이책을 읽고 있노라면 도자기 박물관이나 도자기 미술관을 홀로 거닐고 있는 착각이 인다.박물관은 옛 선조들의 물건을 듬성듬성 장식해 놓은 듯한 물건들을 쑥 훑으면서 간간이 설명문구를 보면서 지나가게 되는 곳이지만 미술관은 그림 한 점, 한 점 그 앞에 서서 이것 저것 자세하게 들여다보기도 하고, 멀리 떨어져 전체적인 그림을 감상하기도 하면서 한 작품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책의 도자기에 대한 아주 세밀한 설명을 천천히 읽으면서 정말 내눈앞에 있는 듯한 도자기를 하나 하나 세밀하게 살펴보면서 전체적인 도자기의 선을 몇 번이나 바라볼 수 있어 도자기 미술관에 다녀온 듯한 느낌이 들곤한다.

 미술관의 분위기도 연출하면서 어부지리로 역사의 흐름속에서 이도자기들이 여러가지 모양으로 그렇게 변화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책에서는 상세하게 할아버지가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 듯 친근하게 읽힌다.더군다나 도자기를 굽는 방법과 상감기법을 새겨넣은 방법 또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여러모로 귀하게 여길 수밖에 없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도자기를 보는 안목도 덤으로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오늘날의 현재는 과거가 있었기에 존재한다고 하지 않는가!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의 옛것을 그리고 우리의 과거를 먼저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옛것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키워준다면 아이들이 조금은 더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차지 않을까?


 이책을 읽으면서 많은 지식을 머리속으로 습득하여 훗날 아이들과 함께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들를 경우 자신있게 설명을 해주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된다면 아이들은 책에서 본 문화재를 직접 눈으로 확인을 하면서 더욱더 큰 호기심과 긍지를 느낄 수 있겠지?
그래서 나는 바쁘다.
도자기 이름 외우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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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과 물감 상자 미래그림책 48
카를로스 펠리세르 로페스 글.그림, 김상희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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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오면서 또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내가 가지지 못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일께다. 그러니까 운동신경이 부족한 나에겐 운동을 잘하는 사람들이 무척 부럽고,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하는 나에겐 또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들이 무척 부럽고,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부러운 사람은 바로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들인데..내게도 그림을 잘 그리는 재능이 있다면 나는 정말이지 이세상을 맘껏 활개를 치고서 살아갈 수 있을 것같은 생각마저 들곤한다...ㅡ.ㅡ;;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여 그나마 대리만족이라도 얻을겸 열심히 다른 사람들이 그려놓은 그림들을 눈으로 쓰다듬어 주기만 할뿐이다. 조금 아니 아주 많이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이 바로 이 미술이라는 단어인데..나자신이 이렇다보니 내아이는 나와는 좀 다르게 그림이라는 것을 좀 잘 그렸으면 하는 바램이 살며시 들곤한다. 부모들이 대개 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은 내새끼는 좀 월등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아이들에게 강요를 하게 되고, 기대를 하게 되나보다. 내가 지금 이제 다섯 살 난 아들에게 그러한 마음을 품고 있으니 말이다.

 아이는 그림을 잘 그리진 못하지만(?) 그림을 그리는 것은 좋아하는 듯하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되 사실적인 그림만 그려대는 것같다. 그러니까 온통 자동차 그림뿐이다. 택시,버스(버스도 시내버스,고속버스 종류도 다양하다..ㅡ.ㅡ;;),자가용을 줄기차게 그려대더니 이제는 유치원버스를 또 신나게 그려대고 있다. 그래서 아이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적잖이 실망스럽다. 매번 아이에게 이젠 차 그림은 그만 그리고 다른 것 좀 그려보라고 부탁을 해보지만 몇 개 정도 다른 그림을 그리곤 다시 차 그림을 그리기 바쁘다. 물론 차 그림을 그리는 것이 그리 실망스러울필요까지야 있겠느냐만...나는 개인적으로 상상력을 발휘한 좀 뭐랄까 추상화적인 그림을 많이 그렸음 하는 바램이 들곤하는데 아이는 사실적인 것도 너무나도 사실적인 그림만 그려대니 어째 좀 아이의 정서가 너무나도 삭막한 것이 아닐까? 라는 회의감마저 들곤하더란 것이다.

 사실적인 그림만 그려댄다고 그것이 어찌 아이의 탓만 할까! 물론 나의 잘못도 클 것이다. 아이들은 주로 스스로 경험한 것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을 포착하여 그것을 그리는데 엄마라는 사람은 그저 동생들 키우기에 바빠 미처 아들녀석에게 여러가지 다양한 경험들을 해주지도 못했으면서 상상력을 발휘한 그림을 그리길 원하고 있으니 참 나~~

 둘째들 때문에 외출이 그리 자유롭지 못해 많은 것을 구경시켜 줄 수 없는 상황이 되다보니 그저 아이에게 보여주는 것이라곤 책밖에 없는 것같다. 책이라도 상상력을 자극시킬 수 있는 종류의 책이 있다면 그나마 다행으로 여기고 있는 중 이책을 펼쳐보고서 단박에 내맘을 사로잡아버렸다. 이책에 나오는 줄리엣의 물감상자는 그야말로 상상력을 가득 담고 있는 물감상자다. 물감상자만 있다면 줄리엣은 그어떤 것도 개의치 않고 모두 다 그림으로 표현한다. 그러니까 줄리엣도 내가 부러워하는 부류의 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줄리엣은 비가 오는 바깥 풍경도 아주 멋지게 표현할 수 있고, 먹음직스럽고 탐스러운 딸기도 아주 멋지게 표현할 수 있고, 풀빛 당나귀도 멋지게 표현할 수 있고, 아침에 들은 새들의 노랫소리도 아주 멋지게 표현할 수 있고, 심지어 전날 꿈을 꾼 바닷속 풍경 또한 아주 멋지게 표현할 수 있으니 이어찌 부럽지 않을 수 있을까?

 사후 뒤치닥거리가 너무 까다롭다고, 동생들이 물감을 입에 넣을까봐 조심스러워 그동안 큰아이의 물감놀이는 못한지가 아주 오래전 일이 되어버렸다. 이책을 읽으니 아이에게 다시 물감을 손에 쥐어주고 싶은 충동이 인다. 아이의 상상력은 그저 아이가 나이가 차는 것처럼 그렇다고 키가 크는 것처럼 그것도 함께 자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엄마는 많이 귀찮아도 아이를 많이 놀 수 있게끔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상상력을 자라게 해주는 것일께다. 그래서 나는 반성을 많이 해야한다..ㅡ.ㅡ;;

 이책의 마지막장에는 이런말이 쓰여있다.
"그림은 세상과 나누는 이야기랍니다."라고.....
매번 그래~ 맞아~ 맞아~ 라고 혼자서 고개를 끄덕끄덕한다.
아이에게 세상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내가 많이 도와줘야겠다.
그러면 내아이도 줄리엣처럼 멋진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이런 기대를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지만 내아이도 내가 부러워하는 사람 중 한 사람이 되었음 하는 바램은 아마도 계속 이어질 듯 싶다. 그래서 어쩌면 계속 나는 틈만나면 이책을 아이에게 들이밀게 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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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11-27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챙겨봐야겟네요
 
하은이와 비토리아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수상작 12
이현경 글.그림 / 보림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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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수상작'이란 글귀가 유난히 눈에 띈다. 그러니까 이그림책은 순수 우리나라 그림책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표지그림만 얼핏 보고서 일본그림책인가? 오해를 잠깐 했었다. 공모전 수상작이란 글귀와 작가 이름을 보고서 아~ 싶어 더 큰 기대를 안고서 책을 펼쳤다.

이책은 책의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사람을 서서히 끌어당기는 힘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책의 간결한 글씨체와 화려하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그렇다고 수수하다고 표현하기에는 좀 더 강렬한 그림에 묘한 매력에 이끌리게 된다. 책의 초반부에는 여백이 더 많다. 하지만 그여백으로 인해 공허함이 생기지 않고 되려 작은 그림들에 집중을 할 수가 있다. 그리고 중반부로 넘어가게 되면 가녀린 선들로 인한 그림들이 단아하고 얌전한 색채와 만나 정말 소박한 자개무늬의 장식품을 대하는 듯하다. 참 묘한 느낌을 주는 그림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밤에 잠이 오지 않는 주인공 하은이는 보물상자인 듯 해 보이는 유리병을 꺼내어 이것 저것 물건들을 뒤져본다. 그중 할머니께 받은 자개빗을 이리 저리 불빛에 비춰보면서 그색의 영롱함에 취해본다. 그리고 자개는 조개로 만들어졌다라는 말을 떠올려 그조개가 있다는 바다속을 한 번 가봤으면 하고 생각을 품게 된다. 그때 유리병속에서 비토리아라는 하은이와 똑같이 생긴 아이가 나타나 인사를 건넨다. 비토리아는 하은이에게 바다 깊은 곳에 들어가는 방법도 일러주고, 바다 먼 곳 동굴 속 이야기도 들려주고, 하은이에게 조개도 따주면서 밤의 외로움을 달래준다.

하은이가 아주 멋진 상상을 하고 있는 이 책은 내겐 좀 서글프게 다가오는 것은 왜일까? 너무 내 주관대로 받아들여서 그러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하은이가 많이 외로운 아이같아 보여 좀 안쓰럽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항상 상상의 나래 속에서 사는 아이 같아 보인다. 물론 하은이 또래의 아이들에겐 공상과 상상을 많이 하곤 한다. 하지만 상상도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야 하는 법! 하은이는 잠을 자는 시간에도 잠을 자지 않고 상상을 하고 있다. 그리고 하은이 곁에는 아무도 없다. 그래서 하은이는 비토리아를 상상해낸 것일까? 작가는 상상을 품고 사는 아이들에게 이런 상상도 한 번 해보지 않겠니? 라고 말을 건네고 있는 듯하다. 이왕 하는 상상이라면 이런 멋진 상상도 한 번 해볼만할 것이다. 그림속에 표현된 몽환적 풍경들이 아이들이 상상하는 세계라면 아이들은 마구 상상해도 부족하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책의 그림들 중 동굴속 모험에 대한 그림이 마음에 든다. 그리고 하은이에게 비토리아와 친구들이 별과 같이 반짝이는 조개를 따서 하늘을 날아오는 장면도 마음에 든다.
책의 그림들이 어쩌면 전반적으로 자개빛깔을 담고 있는 듯하다. 자개빛깔을 참 잘 나타내었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요즘 아이들 자개빛깔을 직접 보지 못한 아이들이라면 이것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부러 자개빛깔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줘야만 이책의 빛깔들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아이는 외갓집에 자개농이 있어 예전에 이것이 자개라는 것이라고 빛깔이 이쁘지 않느냐고 설명을 해준 적이 있어 아이는 이책을 보고서 무척 반가워하였다. 녀석은 자기가 아는 것이 나왔다고 반가워한 것이리라!

그리고 생뚱맞게 왜 하은이는 친구의 이름을 비토리아라고 지었을까? 괜한 의구심이 든다. 그또래 아이들 대개 강아지나 인형 이름을 지어줄때 외국풍의 이름을 짓기가 일쑤인데 그래서인가?
암튼....하은이의 친구 비토리아는 밤에 잠이 오지 않으면 불쑥 나타나서 하은이를 달래주기에 하은이가 무척 부럽다.
아~ 나도 잠이 오지 않는 밤에 비토리아를 만나보았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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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쓰고 춤춰요 세계는 내 친구 2
김삼현 그림, 국립한경대학교 디자인학부 기획 / 보림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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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는 내 친구’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 각 나라별로 가면을 쓰고서 인사도 하면서 춤을 춘다는 주제를 가지고 표현한 책이다. 나는 이책이 그림책이 아니라 일종의 잘 만들어진 장난감 같아 보여 무척 반갑고, 귀엽다(?)란 느낌을 갖게 된다.
첫 번째 책인 ‘모자 쓰고 인사해요’란 책은 각나라별로 대표하는 모자가 페이지마다 그려져 있어 아이들은 그모자책을 머리에 쓰고서 인사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그림책이어서 무척 획기적이라고 여겼던탓에 나름 다음번 시리즈는 어떤책일까? 기대를 많이 했었다. 두 번째 책은 가면을 주제로 삼았는데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이책에 나오는 나라는 대한민국을 첫장에 등장하면서 일본,이탈리아,뉴질랜드,캐나다,앙골라,과테말라,인도네시아,콩고 이렇게 아홉 개의 나라가 등장한다. ‘모자 쓰고 인사해요’ 책과 중복되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제외하고는 한 개도 없다. 우리집 아이는 이책을 가지고 놀다가 어느새 ‘모자 쓰고 인사해요’책도 가져와 두 책을 펼쳐 놓고서 비교해 보면서 가지고 논다. 내친김에 세계국기,지도책을 가져와 책에 나오는 나라들의 국기를 찾아보기도 하고,그나라가 어디쯤 붙어 있는지 찾아보기도 하였더니 아이는 무척 흥미를 가지고 들여다보았다. 이책과 함께 세계지도책을 같이 곁들여 본다면 교육효과(?)가 무척 높을 듯하다.


시중에 이책과 비슷한 가면놀이책들이 제법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물로 나도 그중 한 권을 아이가 무척 어렸을적에 사준적이 있다. 동물얼굴모양의 가면놀이책인데 처음에는 무척 흥미있게 가지고 놀더니 조금 크고 나니 거들떠 보지 않아 조금 아쉬웠었다. 하지만 이책은 그러한 책들보다는 조금 수준이 업그레이드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책에 나오는 가면들은 정교하여 그리 유치하지 않다. 우리아이는 일본나라의 노멘이라는 가면을 보고서 무섭다고 손사래를 치면서 도망을 갈 정도다. 공포스러운 표정이 아닌데 가면색이 회색이어서 그런지 내가 봐도 좀 음산해 보이긴 한다.그리고 이탈리아 광대 가면은 무척 화려하고 유쾌하다. 또한 이책에도 맨마지막장의 하이라이트를 놓치지 않고 있다. 마지막 인도네시아 가루라 탈은 팝업이다.


책에 나오는 각 나라 인사말도 덤으로 배울 수 있어 좋다. 나라별의 인사말의 독특한 발음과 억양이 다채롭다. 특히 인도네시아 인사말은 “아빠 까바르”란 말은 우리아이를 배꼽을 쥐면서 웃게 만든다. 이페이지만 나오면 괜히 지아빠한테 달려가 “아빠! 까바르~~”하면서 지아빠를 놀려대곤한다. 인도네시아 말과 아빠와 무슨 연관이 있다는겐지? 아이의 넉살이 마냥 재밌어보인다. 그리고 아이의 눈으로 한 번 더 인사말을 살펴보니 그 독특한 발음들이 무척 어렵게 보이다가 나도 아들처럼 모두가 다 우습게 보이는것이 참 신기했다.


이책은 조금 큰아이들(5,6세 정도)이 보아도 무난할 것이고, 조금 더 어린 아가들이 보아도 괜찮지 싶다. 책이 보드북이라 안심할 수 있다.(하지만 마지막장의 입체 부분은 신경을 써야만 한다.) 또한 책에 관심이 없는 아이들 또는 아가들의 눈길을 단박에 끌기에 충분한 책이 바로 이러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란 텔레비전 프로에서 게임중독에만 빠져있고 책을 읽지 않는 아이를 상담하는 장면에서 상담선생님이 ‘모자 쓰고 인사해요’란 책을 직접 머리에 쓰면서 아이와 아이엄마에게 보여주고, 설명해주는 장면을 본 적이 있었는데 무척 인상깊었었다. 책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에게 장난감처럼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책으로 이 책이 포함되었다는 것에 개인적으로 큰신뢰를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나는 또 다음번 시리즈는 어떤 책이 나올까? 더 큰 기대를 가져본다. 




 대한민국의 양주 별산대놀이에 쓰이는 말뚝이 가면이다.



 일본의 전통 가면극 노에서 배우들이 쓰는 노멘이라는 가면이다. 아들은 이가면을 제일 무서워한다.



 이탈리아의 광대가면이다. 아들이 좋아하는 가면이다.



 캐나다의 갈까마귀 가면이다. 아들은 이가면도 좋아라한다.

 



 인도네시아의 가루라 탈이다. "아빠 까바르"라는 인사말을 아주 재밌어하고, 신나한다.

 



 책의 표지인 콩고의 테게 족이 쓴 가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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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퐁
박민규 지음 / 창비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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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하고,희고,눈부신 공을 스매싱하며 그는 천천히 다가온다.

너무나도 거대해보여....

너무나도 눈부셔.....

내눈에 잘 보여지지가 않아 이공은 무슨뜻인가요?

되물어도 그는 별 반응이 없다.

그저 핑퐁핑퐁~~~ 이소리만 낼뿐!


계속 그래왔던 것처럼, 어쩌면 계속 그렇게 나아갈 것 같은 그는 이번에도 세상의 마이너들을 내세웠다. 그의 글을 읽으면서 '그래~~ 그렇지~~'라고 고개를 끄덕이다 책을 덮고 나면 또 까맣게 잊고 살아간다. 그렇게 잘살고 있는 내게 또 그는 마이너들을 동반하여 눈앞에 척 나타나 깜짝 놀래키는 사람이라니!

그래서 이번에도 그의 쉽고도 어려운 글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집중에 집중을 기하여 읽어내려갔다.

그의 소설은 집중해서 읽어야만 한다. 집중하지 않으면 곳곳에 산발적으로 흩어놓은 그의 가장 큰 목소리를 놓치기 일쑤다. 쿡쿡~ 소리내서 읽기에 딱 안성맞춤인 어쩌면 한 권의 만화책을 읽고 있는 듯한 황당함을 커버로 무장한채(실제로 이책은 사은품인 핸드폰 액정클리너덕분에 비닐커버로 무장하여 내손에 도착되었다.비닐을 뜯는 내손이 덜덜 떨릴정도라니~~) 버젓이 세상에 나왔지만 그의 소설집을 다 읽어본 사람이라면 그의 문체들은 알고보면 여느소설가들보다도 가장 난해한 문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에서는 그가 발언하고자 하는 뜻을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다.그리고 <카스테라>에서는 조금 어려웠지만 그의 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것같았다.그러나 이번 <핑퐁>은 앞서의 책들보다 조금 더 난해하여 이해하기에 내지식이 많이 부족함을 느낀다.하지만 이해하고 싶었다.아니 이해해야만 한다라고 생각해 더 열을 올려 못과 모아이에게 빠져들었다.


여기 등장하는 못과 모아이는 반친구들에게서 왕따를 당하는 아이들이다.하지만 그들은 마흔한명의 반친구들을 넘어서, 육백삼십칠명의 같은 학년의 친구들을 넘어서, 천구백삼십오명의 전교생의 학생들을 넘어서, 오만구천이백오명의 시 전체의 중학생들을 넘어서, 육십억의 인류로부터 따를 당하고 있다고 한다.육십억의 군중속에는 '나'도 포함되어 있고,더군다나 '너'도 포함되어 있다.그러니까 못과 모아이는 세계가 깜빡하여 어쩔수 없이 따를 당하고 있다라고 여기고 있다.애써 누군가를 왕따를 시킬 생각이 없었다 할지라도 어찌어찌하다보면 우리들은 누군가들을 계속 왕따시키고 있는셈이다.그리고 역으로 우리들도 누군가에게 왕따를 당하고 있을지도 모를일이다.모두들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 하염없이 돌아가야만 하는 현대문명에 길들어져 그쳇바퀴만 바라보다보면 '나'와 '너'는 항상 왕따를 시키고, 당하고 있을지도 모른다.아무도 모르는사이에....


 못과 모아이를 육십억이란 인류속에 '나'또한 포함되어 이아이들을 왕따시켰지만..핼리를 기다리는 사람들끼리의 동호회 모임속에서는 은근히 내가 따를 당한 느낌마저든다.오로지 그들만을 하나의 공동체로 묶어주고, 오로지 그들만이 느낄 수 있는 희망과 기대감은 나를 따돌리고 있었다.
그리고 주인공 못은 악의 지존 치수에게 항상 얻어맞고 있다.얻어맞으면서 못은 왜 맞는지 이유도 모른채 그냥 아무생각없이 맞고만 있다.치수는 폭력을 가하므로 희열을 느끼고 있고,못은 맞으면서 하루의 일과를 마친듯한 느낌으로 그냥 대책없이 맞고있다.못은 오히려 맞으면서 희열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른다.못의 알 수 없는 정신세계는 읽는이로 하여금 동정심을 유발시키는 것이 아니라 되려 읽는이를 따시키는 듯한 소외감을 갖게 한다.(작가는 은연중 이것을 노렸단 말인가!) 나는 자꾸만 그런 생각이 든다.


 작가는 이세상은 항상 듀스포인트라고 한다.어느 한 사람이 인류를 위하여 선한 일을 이행하고 있으면 같은 시각 또다른 장소에서 한 인간은 인류에게 악을 해하는 행동을 일삼고 있어 스코어가 결정나지 않는 영원한 듀스포인트상태로 빗대고 있다.그래서 이지구는 멸망하지 않고 간당간당하게 유지되어 가고 있단 말인가?


 박민규의 소설은 읽으면 읽을수록 머리가 복잡해지고,생각이 깊어진다.그는 분명 '이세상 뭐 특별한 게 있어? 한 바탕 웃어보자구! '라고 외쳐대지만 호탕한 웃음을 실컷 웃어댄후 곧바로 찾아오는 표정의 어색함과 무표정, 그리고 잠깐동안의 진지함을 독자들은 '보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듯하다.속사포처럼 쏟아내는 그의 유머러스한 문체 뒷면에는 분명 그의 진지하고 고독해보이는 표정이 어려있다.

 그가 네 번째로 하고 싶었던 깊은 말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앞으로 다섯 번째로 하게 될 진지한 말은 또 무엇일까? 그래서 나는 그의말을 무척 귀담아듣는 중이다.혹여 이해되지 않는 말이 있어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그는 분명 이해해야만 될 작가중의 한 명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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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01 1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영엄마 2006-11-01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머리 복잡해질까봐 당분간은 안 읽을 생각입니다. ^^;;

책읽는나무 2006-11-02 0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곤님........시간이 부족하여 이책도 엄청 오래 읽었습니다. 애들덕분에 책 표지 물어뜯겨 다 찢기구요..ㅠ.ㅠ
아영맘님...........가끔은 제가 부러 복잡하게 읽는 건 아닌가? 라고 생각을 해봅니다.전혀 복잡한 책이 아닌데...일부러 복잡하게 읽고 있다라고 여기게 되는데 그것을 고치려 해도 그게 잘 안된다는~~ 이사람의 소설은 좀 그렇더군요.제게 있어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