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특권 - 여성혐오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케이트 만 지음, 하인혜 옮김 / 오월의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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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10 장의 <다음 세대의 여성들을 위하여>의 내용은 구구절절 와 닿는다. 다음 세대의 여성들은 곧 우리들의 딸들이다. 읽으면서 이렇게 가슴 쓰리게 공감하지 않아도 될, 그런 세상(특권을 쥐고 휘두르는 자가 없는)이라면 좋았을텐데,란 생각이 든다. 그러므로 그런 세상을 만들려면 또 부지런히 배우고 익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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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23-03-30 14: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책읽는나무 2023-03-30 18:06   좋아요 1 | URL
짝짝짝!!!!!
캐스테너츠 박수 감사합니다^^

다락방 2023-03-30 14: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생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책읽는나무 2023-03-30 18:05   좋아요 1 | URL
축하?!!!ㅋㅋㅋ
아, 네~ 감사합니다^^
축하해주시니 기쁘네요ㅋㅋㅋ

단발머리 2023-03-30 18: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지막에 자신의 딸 이야기 할때 울컥하더라구요. 좋은 세상 물려줘야 하는데 말이지요. 수고많으셨어요!

책읽는나무 2023-03-30 23:16   좋아요 1 | URL
네...고맙습니다^^
맨날 꼴찌로 읽는데도 이리 매번 토닥토닥 해주시니...감사함을 뭐라 표현해야 할지?^^;;;;
늘 감사해요♡

건수하 2023-03-31 14: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무님 완독 축하드려요~~ ^^

책읽는나무 2023-03-31 20:29   좋아요 1 | URL
아....꼴찌 완독!!ㅋㅋㅋ
감사합니다♡

건수하 2023-03-31 20:42   좋아요 1 | URL
저는 시작 못했어요 ^^;;;

책읽는나무 2023-03-31 20:55   좋아요 1 | URL
아...<제2의 성> 읽으신다고 바쁘셨던 거죠?
<제2의 성> 완독하기란....참!!
읽고나면 뿌듯한데 읽는 순간의 과정이란...😳😳
암튼 이러나 저러나 무조건 파이팅입니다.
저는 9 월쯤 괭님이랑 <백래시> 같이 읽기로 했는데 아...벌써 6개월밖에 안남아서 조금 초조해지고 있습니다ㅋㅋㅋ

건수하 2023-03-31 20:57   좋아요 1 | URL
오늘이 마지막인데 아직 다 못 읽었어요 ㅠㅠ (너무 피곤해서 널부러져 있습니다 흑)

그런 모임이 또 생기고 있었군요! 백래시.. 책은 있지만…. 🙄

책읽는나무 2023-03-31 21:06   좋아요 1 | URL
수하님도 주말동안 스카에 커피 사들고 가셔야 하나요?ㅋㅋㅋ
햇살님도 주말에 스카에 가서 읽으시고 완독하셨다고 하시더군요^^
오늘은 넘 피곤하시니까 푹 주무시고, 내일 다시 마저 읽으시길...^^;;;
<백래시>도 책 두께가 만만찮아서....조금씩 미리 읽을까? 머리 굴리고 있어요^^;;;
안그래도 읽기 시작했던 <워드 슬릿>이 마침 9 월 여성주의 책이더라구요?
한 권이라도 뭐든 미리 읽어두려는 꼼수?!

아....책 읽기는 참...시간이 흐를 수록 넘 재밌는 반면에 읽기가 수월하지 않는 느낌도 동시에 들면서 요즘 읽기에 대한 에너지가 자꾸 떨어져 조금 고민이긴 합니다.
암튼 열심히 일 하고 온 자여!
지금부터는 오로지 휴식을 취할지어다!
버전입니다.
원기충전 하십시오^^

건수하 2023-03-31 21:24   좋아요 1 | URL
스카… 고민해봐야겠네요 ^^

오늘은 좀 쉬고 내일 힘내야겠습니다. 감사해요 ❤️

바람돌이 2023-03-31 15: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드려요. 저는 아직도 읽고 있습니다. ^^

책읽는나무 2023-03-31 20:30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님도 곧 완독!
금방 읽으실 거에요.
좀 술술 읽히더라구요^^
 
대성당 (특별판) 레이먼드 카버 대표 소설집 특별판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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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ㅂ님의 이 책을 읽고, 치유받는 느낌이었다는 댓글은 내내 나를 따라다녔었다. 첫 단편 <깃털들>에서 띵!! 이 느낌, 예사롭지 않더니, 급기야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에서 갑자기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그 느낌이 이 느낌이었던가? 책을 덮으니 어느새 나도 치유가 되어버린 이 느낌! 식기전에 얼른 서점으로 달려가 다른 소설집을 사가지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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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3-27 09: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은 저도 정말 좋아하는 소설입니다!
어제 교보문고 갔다가 이 책 만지작거리기만 하고 그냥 왔는데, 살까봐요.

책읽는나무 2023-03-28 10:29   좋아요 1 | URL
카버의 소설들도 넘 좋더군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은 읽고 감동의 물결이 일더니 시간이 지날 수록 계속 그 감동이 파도를 치더군요.^^;;;
찔끔 찔끔...루시 바턴 이후, 또 눈물을!! ㅋㅋㅋ
근데 다락방님.
문동 세계고전 시리즈에 <대성당> 가지고 계시지 않나요? 전집 꽤 많이 가지고 계시던데...일단 찾아보세요^^
이 책은 리커버라,
카버의 팬이시라면,
말리지 않겠습니다만^^;;;
저는 문동 책이 없어서, 이 책을 서점에서 샀었던지라...알록달록 세트를 갖추려면 아무래도 리커버 판을 갖춰볼까? 싶은 생각은 있습니다.
지난 번 바람돌이님께서 이렇게 쨍한 표지의 리커버 책을 보시곤 배신?당한 느낌이라고 말씀하신 기억이 떠오릅니다. 맘에 들지 않으셨나 보더라구요.ㅋㅋㅋ

이렇든 저렇든 카버 책도 소장해서 한 번씩 다시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바람돌이 2023-03-31 15:47   좋아요 1 | URL
넵 이 표지 마음에 안들어요. 원래 표지가 훨씬 좋아요. ㅎㅎ
저도 이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읽었다가 바로 사서 소장했다는....
저는 가끔 대성당이랑 별것아니지만 도움이 되는 이 두 글을 읽어요.
전 특히 대성당 좋아합니다.
남자가 손님의 손을 잡고 대성당을 그리는 장면은 볼때마다 너무 찡해서 뭔가 감전된 그런 느낌이에요. ^^

책읽는나무 2023-03-31 20:29   좋아요 1 | URL
표지에 진심이신 바람돌이님^^
ㅋㅋㅋ
저는 또 자꾸 보니까 진분홍이 봄이랑 어울리는 것도 같고 그러네요^^
소설을 읽고 나니 책 표지의 그림이 이제 이해가 되기도 하구요.
올 봄 이 소설을 참 잘 읽었단 생각이 듭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은 삼 일은 운 것 같아요ㅜㅜ
그래도 이번 기회에 읽어서 전 정말 좋았답니다^^

실은 카버의 소설은 잠자냥님 서재에서 잠자냥님이 신간을 두고서 그래도 카번데...란 문구가 눈에 띄었었고, 바람돌이님이 두 번째로 대성당 이 책을 읽으시고 위로받는 느낌이었다고 하셔서 확 땡겼었는데 마지막 세 번째는 자목련님이 카버의 소설 한 권이라도 먼저 읽어보고 카버의 소설을 살 것인지 결정하라고 하셔서....그렇다면 <대성당>부터 읽어야지!하며 읽었는데......흑!!!!!
세 분 모두 그리고 다락방님까지 네 분 모두 모두 카버의 소설을 왜 사랑하는지 알겠어요. 제가 이제 다 알아버렸어요ㅋㅋㅋ
감사해요♡
 
나, 버지니아 울프 - 한 사람의 인생이 모두의 이야기가 되기까지
수사네 쿠렌달 지음, 이상희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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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의 생을 이 책으로 접하니, 울프의 우울감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알 수 있고, 그녀의 양성애적 사랑의 공존성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역시 내가 생각한 그 이상의 비범한 천재작가였다. 늘 써야만 했던 그녀였기에, 쓰는 삶을 동경하는 여성들의 우상이 될만하다.
이 책의 아름다운 그림들은 울프의 삶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느낌이 들어 읽는 내내 사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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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4 2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23-03-24 22:15   좋아요 2 | URL
ㅋㅋㅋ
지금 다른 책 읽기가 바빠서
긁적긁적...ㅋㅋ

독서괭 2023-03-25 08: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나무님 백자평을 보니 제 거 넘 대충 쓴 것 같아 부끄러워지네요;; 저도 그림 느낌이 좋더라고요^^

책읽는나무 2023-03-25 16:19   좋아요 1 | URL
저도 어제 마감이라 해서 각 잡고 읽고서, 밤늦게 겨우 백자평 썼어요.
뭐든 닥쳐서 하는 인생!!!!ㅋㅋ
근데 괭님이 제가 쓰려던 말을 다 써버려...그 내용을 제외하고 쓴 겁니다.
뭘 써야할지? 한참 생각했네요.^^

근데 확실한 건 이 책 읽고 나니까, 울프의 소설들을 읽어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올 해는 울프 책 세 권은 읽자!가 목표이긴한데....과연?^^
 
오, 윌리엄! 루시 바턴 시리즈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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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제목이 눈길을 끄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나는 대부분 책의 표지를 먼저 확인하고, 책을 사고 싶은 구매 의혹을 느끼곤 하는 습관이 있다.
하지만 이런 나의 습관을 깨는 작가들 몇몇이 있는데,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작가의 책이 그에 속한다. 그래도 이 소설은 책의 제목이 눈에 들어오긴 했지만, 소설을 읽기 전엔 ‘굳이?‘ 라는 생각을 먼저 했었다.(너무 평범하여 김이 샜다는 뜻이다.) 그러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아! 이 제목이 최선일 수밖에 없었겠구나! 라고 생각이 바뀐 소설인데, 스트라우트의 소설은 늘 그랬던 것 같다. 특히 <오, 윌리엄!>은 더더욱 탁월한 제목이지 않을까, 싶다.


 제목처럼 소설에서는 윌리엄이 등장한다. 윌리엄은 소설 속 화자인 나(루시)의 전남편이다. 그러니까 루시와 윌리엄은 이혼한 부부다.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의 소설을 미리 읽어 본다면, 루시와 윌리엄의 이혼 사유를 알게 될 것이다. 앞서의 소설에서 윌리엄의 외도로 인한 이혼이었기에, 그런 윌리엄을 용서할 수 없었던 나였던지라, 굳이 전남편 윌리엄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이 소설에서 느낄만한 깊이의 폭은 전작들에 비해 내겐 그리 크지 않겠구나! 살짝 삐딱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었다. 천하의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하지만 역시 스트라우트는 스트라우트였다. 
스트라우트는 늘 스트라우트를 넘어서는 것 같다.
읽으면 읽을 수록 루시의 눈을 통해, 그런 윌리엄의 공허한 마음을 차츰 이해하게 되었고, 공감하게 되었고, 때론 결핍으로 인한 그가 마음 아프게도 느껴졌었다. 내가 느꼈다기보다 루시가 느낀 감정을 고스란히 전해 받았다고 하는 것이 더 적확할 것이다. 루시는 윌리엄에게 미안한 감정도 생겼지만, 미운 감정도 다시 되살아 나기도 한다. 하지만, 젊은 시절 함께 살며 이해할 수 없었던 윌리엄의 행동과 생각들의 원천이 무엇이었는지 나름 깨닫기도 한다. 
그러니까, 이러한 심리적 변화 요인들은 아마도 현재 이혼을 해서 서로 한 발짝 물러 서서 바라보고 있기에, 가능한 시선일 수도 있겠다. 

루시는 가난한 집안에 태어난 아이였다. 너무 가난하여 가족끼리 느껴야 할 유대감이란 것이 결핍된 아이였다. 부모와 형제와는 사랑과 애정이 부족했던 것이다. 궁핍한 삶이다 보니, 추운 집보다는 따뜻한 학교가 더 안전하고, 아늑하여 혼자 남아, 숙제도 하고, 잠도 자고 오기도 했다. 루시는 학교에서 늘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다 보니 성적이 우수하여 대도시로 대학을 가게 될 기회로 인해, 가난한 집에서 벗어난 것에 안도하기도 하지만, 모종의 슬픔을 가슴에 숨겨 두고 살아간다.
그러다, 도시에서 윌리엄을 만나게 되었고, 결혼을 하게 되었다. 윌리엄과의 사이에서 두 딸을 낳았다. 남들이 보았을 때는 평범하고 단란한 가정을 이루게 된 것이다.
그러다 어느 날, 윌리엄은 직장에서 친하게 지내던 여성과 불륜을 저지렀고, 루시는 예리한 촉으로 그것을 감지하게 된다.
이 가정은 더 이상 안전하게 유지되기엔 힘들겠다라고 생각한 루시는 집을 나갔고, 이혼을 하게 되었다. 루시는 이혼을 했다고 해서 그리 궁상맞게 살아온 것은 아니다. 루시는 자신이 원했던 작가가 되었는데, 여기저기 싸인회를 다닐 정도로 꽤 유명한 작가가 되었고, 재혼도 했다.

윌리엄과 루시는 각자의 삶을 찾아 나름 만족하며 살아 온 것이다. 
이 소설은 그로부터 한참지난, 세 번째 부인으로부터 버림받은 예순아홉 살의 윌리엄과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당연히 루시도 나이를 먹었고, 재혼했었던 남편 데이비드는 지병으로 죽은지 몇 년이 지난 상태다.

소설은 줄곧 루시의 자기 고백적인 글이라,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감상하는 듯한 느낌이다. 루시의 말은 아주 덤덤하게 글로 표현되어 있어, 어쩌면 쉽게 읽힐 수 있지만, 때때로 놓치면 아까울 문장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내가 당시의 남편과 그의 누이와 함께 차를 타고 가던 그 날밤, 그 아늑한 기억이 강하게 떠올랐던 것은 그 옛날에는 윌리엄과 내가 서로의 세상이 되어 주었기 때문이다.‘ (51 쪽)

‘나도 울지만 울면서 아주 많이 두려워 한다는 것이다. 윌리엄은 그걸 잘 받아주었다. 내가 정말로 서럽게 울면, 데이비드라면 겁을 먹겠지만 윌리엄은 그러지 않았다. 하지만 데이비드와 살 때는 한 번도 첫 결혼에서처럼 그렇게 울지는 않았다. 아이처럼 서럽게 흐느끼지는 않았다.‘ (64 쪽)

‘내 안에서 튤립 줄기가 툭 꺾였다. 나는 그렇게 느꼈다.
튤립은 꺾인 채로 내 안에 남았고, 결코 다시 자라지 않았다.
나는 그 후로 좀 더 진실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98 쪽)

‘이것을 깨달았다. 이 권위가 바로 내가 윌리엄을 사랑하게 된 이유임을, 우리는 권위를 갈망한다. 진실로 그렇다. 누가 뭐라고 말하건 우리는 권위라는 감각을 갈망한다. 혹은 그런 사람과 함께 있으면 안전하다고 믿는다.‘ (168 쪽)

˝나는 사람이 뭔가를 실제로 선택하는 건 -기껏해야- 아주 가끔이다라고 생각해. 그런 경우가 아니면 우린 그저 뭔가를 쫓아갈 뿐이야 - 심지어 그게 뭔지도 모르면서 그걸 따라가, 루시. 그러니 아니야. 나는 당신이 떠나기로 선택한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194~195 쪽)


‘그것이 삶이 흘러가는 방식이다. 우리는 많은 것을 너무 늦을 때까지 모른다는 것.‘ (257 쪽)


‘우리가 알고 있는 아주, 아주 작은 부분을 빼면.

하지만 우리는 모두 신화이며, 신비롭다. 우리는 모두 미스터리다. 그게 내가 하려는 말이다.

아마도 이것이 내가 이 세상에서 진실이라고 알고 있는  유일한 것이다.‘ (298 쪽)


  문장은 평범하게 읽으면, 그냥 무난하게  읽힌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뜻을 공감하며 읽는다면 그 느낌은 너무 다른 것 같다. 그래서 책을 읽기 전의 나와 책을 다 읽고 그 속에서 빠져 나온 내가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그 느낌일 것이다. 때론 스트라우트의 문장 속에서 특별한 느낌을 전해 받으려면, 나는 몇 해를 더 살아야 하는 것일까? 싶은 마음도 든다. 지금은 내가 살아온 만큼의 경험을 통해 이 책의 문장을 읽고, 딱 요만큼의 감동을 받은 것 같다.

다시, 책 얘기로 돌아가 본다면, 
어린시절의 가난 때문에 부모에게 받지 못한 사랑과 형제에게서 느끼지 못했던 우애와 애정의 결핍을 윌리엄에게서 보상받으려 했던 루시!
하지만, 실은 그런 윌리엄 자신도 어린시절 어머니에게서 버림받았다는 결핍을 안고 살아 온 불안한 존재에 불과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다. 그리고 루시의 부모님도 전쟁의 피해와 트라우마에 시달려 살아 왔었고, 완벽해 보였던 윌리엄의 어머니인 캐서린 조차도 어린 시절 루시보다 더 가난했었던 집에서 성장했었지만, 그 결핍을 스스로 가리고 살아왔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어쩌면 겉으로 보기에 완벽해 보이는 그 누구라도 약간의 결핍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보상받고 싶어하는 사람과 그것을 감추고 살아가는 사람 두 부류로 나눠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그래서 작가는 우리 모두가 신화이고, 신비롭고, 미스터리라고 말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루시는 매사에 신중하고 섬세하다. 그런 성격적인 요소가 사람들하고의 대화 속에서 툭툭 튀어 나오곤 하여, 상대를 외롭게 한다. 윌리엄은 그런 루시더러, ‘자기 몰두적‘ 이라고 비난한다. 루시는 약간의 충격을 받았지만, 그래서 윌리엄이 받았을 섭섭함과 외로움이 이제사 눈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이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윌리엄에게 당신의 어머니와 내가 어딘가 비슷했기에 나와 결혼을 한 것이라고, 당신은 당신 어머니와 결혼한 것과 다름없단 루시의 말에, 윌리엄은 조용히 말한다.
당신은 기쁨이 가득한 사람이었노라고, 어린 시절의 집을 방문하여 깜짝 놀랐지만 그럼에도 기쁨을 유지할 수 있는 루시를 사랑했었고, 당신은 특별한 영혼을 가진 사람이라고 느꼈기 때문에 결혼을 한 것이란 윌리엄의 말에 루시는 행복함을 느낀다. 
루시는 윌리엄이 권위가 있는 사람이어 안전함을 느껴 결혼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노년이 된 윌리엄은 이제 그 권위가 서서히 옅어짐을 느끼게 된다. 

나이가 들어 두 사람은 연륜이 생긴 탓에 서로를 좀 더 관대하게 바라보게 되어, 좀 더 솔직해질 수 있었던 것일까?
좀 더 젊었던 시절 이렇게 따뜻한 말들을 솔직하게 말 했더라면, 이혼은 하지 않았을까?
여러가지 생각이 들긴 하지만, 현재 이혼을 했기 때문에 상대를 더 안쓰러운 연민의 감정으로 바라보는 마음이 먹먹하게 읽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제는 제목을 이해할 수 있다.
오, 윌리엄!
윌리엄을 호명하는 말 속에 수많은 감정이 묻어 있는 제목인 것이다. 
이런 소설은 나이 먹어 가면서 계속 더 읽어보고 싶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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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2 09: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23-03-21 17:25   좋아요 0 | URL
그죠?
오, ㅇㅇ이!!!!
나이들 수록 사랑하는 사람들은 좀 저렇게 불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페넬로페 2023-03-21 17: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 이름앞에 OH가 들어가면 좀 더 특별한데 두사람이 이혼했는데도 그 감탄사가 들어 있으니 어떤 의미인지 궁금한데요.
스트라우트작가의 책은 한 권 읽고 멈춘 상태인데 더 읽어봐야 저의 취향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책의 제목을 이해하려면 꼭 읽어봐야겠어요^^

책읽는나무 2023-03-21 18:40   좋아요 1 | URL
저도 처음엔 이혼했는데 어떤 미련이 남았길래? 감탄사를 붙이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읽다 보니 조금은 이해가 가더라구요^^
근데 이 책을 읽고 이해하려면, <내 이름은 루시 바턴>과 <모든 것은 가능하다>를 다 읽고 마지막에 읽어야 흐름과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저는 올리브 키터리지 시리즈도 좋았었어요.^^
루시 바턴과 윌리엄 부부의 시리즈는 나이 든 부부간의 관계에 대한 연민들이 전해져 와서 좋았어요^^

2023-04-07 15: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07 2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3-04-08 01: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책읽는나무 님 축하합니다 책 제목 따라서 오, 를 넣어봤습니다 어느새 주말입니다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책읽는나무 2023-04-08 07: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감사합니다. 희선 님^^
정말 감탄 할 일입니다.
오...🤲
 
오, 윌리엄! 루시 바턴 시리즈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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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상 더 좋은 소설을 내놓긴 힘들지도 모를 일이다.! 현재 읽는 그녀의 소설에 늘 최고점을 주었다.
그리고 또 나온 이 소설!
스트라우트는 늘 스트라우트 자신을 넘어서는 소설을 선보인다. 믿음이 갈 수밖에 없는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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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3-03-16 2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스트라우트 중에서 현재로는 이 책이 1등입니다. 믿음이 가는 작가, 스트라우트^^

책읽는나무 2023-03-16 22:57   좋아요 2 | URL
현재 읽는 스트라우트의 책이 늘 1 위인 작가죠?^^
저는 순위를 막상 매기려니...다 좋아서 결정키 어렵네요? 이렇게 우유부단한 성격이랍니다ㅋㅋㅋ
사람과의 관계적 통찰 심리에 대한 묘사에선 단연 압권인 작가가 아닐까? 싶어요.

유니와책친구들 2023-03-17 0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나무님 추천해 주신대로 <내 이름은 루시 바턴> 먼저 읽었고요, <무엇이든 가능하다> 읽기 시작했어요. 아직은…좀 낯선 문체로 느껴지긴 하지만, 뭔가 확실한 메시지는 있는 것 같아서 믿고 <오, 윌리엄!>까지 쭉 가보려고요.

책읽는나무 2023-03-17 09:36   좋아요 2 | URL
오오~ 👍
읽고 계셨군요?^^
저도 1 월부터 한 달에 한 권씩 스트라우트의 소설을 읽었어요. 이번 달은 <오, 윌리엄>까지 읽었네요^^
쭉 순서대로 읽으니까, 윌리엄에서 루시 바턴의 내면 심리가 이해가 갔었어요.
다 읽으신다면, <무엇이든 가능하다>의 문체에 익숙해지실테니 <올리브 키터리지>도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이번엔 괴팍한 올리브가 주인공인데, 또 색다른 감동이 있으실 겁니다.
유명해서 미드 4부작도 나와 있더군요.

scott 2023-03-17 1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무님 100자평은 명평! 리뷰로도 써주세용 ^ㅎ^

2023-03-18 0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