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줄무늬 바지 보림 창작 그림책
채인선 지음, 이진아 그림 / 보림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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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의 일상사에 일어나는 소소한 얘기꺼리를 참 예쁘게 잘 표현한 그림책이라고 생각한다.
갈수록 외동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요즘의 아이들이라면 100% 공감하기는 부족하겠지만 그래도 사촌지간에 우애가 깊어 옷을 물려주고,입는 상황들이라면 아이들은 또 금방 공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책은 엄마가 동대문 시장에서 사다 주신 빨간 줄무늬 바지를 한 집안의 큰아이가 입기 시작하여 둘째아이가 물려 입는 내용을 주를 이룬다.빨간 줄무늬 바지는 해빈이와 해빈이의 동생 해수가 입으면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사촌동생인 형민이에게 물려주게 되고, 또 해수 친구의 남동생인 종익이에게 물려주게 되고, 또 외사촌인 슬아에게도 물려주게 된다.
빨간 줄무늬 바지는 이렇게 5대를 물려입게 되는 사연이 고스란히 추억이 되어 담겨지게 된다.
5대를 물려입으면서 끝이 나지 않는 빨간 줄무늬 바지는 원주인인 해빈이가 성장하여 결혼하여 낳은 딸인 봄이에게도 돌아오게 된다.

우리네 어린시절을 보는 것 같아 흐뭇하다.
아마도 현재 자녀들을 두고 있는 부모세대는 유년기시절 대개 형제끼리 옷을 물려입고 자랐으리라 생각한다.우리집도 마찬가지였었다.나는 이남 일녀 중 장녀라 다행스럽게도 모든 옷을 대개 새옷으로 입고 다녔었다.피해를 가장 많이 본 사람은 바로 내밑으로 남동생 둘이었다.남동생들은 나의 모든 옷과 신발을 죄다 물려입고,신고 자랐기 때문이다.빨간바지,빨간운동화도 서슴없이 입고,신고 다니더니 초등학교를 들어가 친구들이 빨간색 옷을 입고 다닌다고 놀려댄 그순간부터 누나옷을 입기를 꺼려했었다.그래서 결단을 내리신 엄마의 결정은 나의 옷을 중성색깔이거나 아니면 남자아이옷 색깔로 맞춰서 사다 주시기 시작하셨다.그러니까 새옷을 입을 수 있는 큰아이의 입장도 무조건 좋은 조건은 아니었으니 헌옷을 물려입는 동생들과 서로 피장파장일께다.
그땐 뭐가 뭔지 모르고 그냥 그런가보다하며 옷투정을 별로 하지 않고 엄마가 사다주신 옷을 무조건 입고 다녔었는데 성장하여 어린시절 사진을 보니 옷색깔들이 우중충한 이유를 조금씩 알 것 같았다.

그시절은 대개 옷을 물려입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기던 시절이었던지라 옷에 대한 소중함이 더 각별한 때가 아니었을까 싶다.그래서 명절때가 되면 비싼 옷이 아니더라도 새옷을 받으면 괜스레 설레면서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았던 시절이었었다.물론 나보다도 내동생들이 새옷을 받아 입을 수 있는 순간들이어서 더 좋아했었지만 말이다.

그래도 오랜시간동안 우리네 옷장에서 떠나지 않는 옷들을 바라보며 추억의 시간을 함께하는 기쁨도 컸었던 것 같다.나는 지금도 어린시절 사진을 보면서 그때 나와 동생들이 입고서 찍은 사진 속 옷들에 대한 기억들이 꽤 정확하게 떠오른다.아마도 옷장에 오랫동안 보관된 옷들이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나는 현재 아이 셋을 키우는 엄마이다.
우리아이들도 물론 옷을 물려입힌다.큰아이는 물려받을 곳이 없어 계속 새옷을 사주곤 있지만 큰아이가 입고 작아진 옷들은 고스란히 둘째와 세째아이들이 물려입고 있다.물론 같은 동성이 아니라 이성이지만 그냥 그대로 입히고 있다.나의 어린시절 처지와 비교해본다면 우리집 큰아이는 남자아이이고, 둘째,세째들은 여자아이라 성이 서로 바뀌었다는 것이 달라졌을뿐이다.
그리고 둘째,세째들은 쌍둥이인지라 옷이 턱없이 부족하여 딸을 둘 키우는 친구에게서 옷을 통째로 물려 입히고 있다.요즘은 옷이 튼튼하게 잘 만들어진 덕분인지 몇 대를 물려입혀도 별로 해지지가 않는 것이 큰장점이다.큰아이의 옷을 둘째와 세째들에게 입히면서 큰아이가 이옷을 입었던 아가시절을 떠올리면서 쌍둥이들도 위의 오빠처럼 이렇게 크겠구나! 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니까 물려입는 옷은 앞서 입었던 아이들의 옛모습을 다시 추억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다 주는 것이다.

빨간 줄무늬 바지는 여러아이들에게 물려지게 되면서 그모습은 조금씩 변형되어간다.변형되어가는 모습은 옷을 입게 되는 주인공들의 개성에 딱 들어맞게 수선된다.그모습을 바라보는 것 또한 재미가 솔솔하다.그리고 해빈이가 성장하여 엄마가 되어 낳은 딸 봄이에게 다시 빨간 줄무늬 바지를 준 것 또한 감동스럽다.물론 봄이가 입은 것이 아니라 봄이가 아끼는 인형이 그바지를 입게 되었지만 봄이는 그인형을 소중하게 간직할 것이므로 그바지는 봄이에게도 계속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다.

 나도 해빈이처럼 내자식에게도 물려줄 수 있는 무언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던차에 이번에 친정에 다니러 가면서 친정집 옷장에서 오래전 내가 갓 태어났을적에 덮었던 아기담요를 발견하였다.고모 할머님이 엄한테 나를 낳기전 담요와 내복을 선물하셨다고 한다.다른 것은 다 없어졌지만 그담요만 유일하게 남아있는 물품이다.그담요는 나는 물론 밑으로 두동생들도 함께 사용했었고, 우리가 다 성장한 후에도 친정엄마는 그담요를 줄곧 다림질할적에 받침대격으로 사용을 하셨었다.나는 옷장구석에 처박힌 이담요를 본 순간 내아이들에게 덮어줘야겠다라고 생각하여 얼른 가져왔다.33년이나 묵어 많이 낡고 헤어져 무척 볼품이 없지만 내가 아가적에 사용하였던 물건이라 생각하니 무척 애착이 간다.일단 큰아이에게만 이것은 엄마가 아기적에 쓰던 것이라고 설명은 하긴 했지만 쌍둥이들이 조금 더 크면 다시 한 번 더 설명을 해줘야겠다.엄마인 내가 긴시간을 함께 해온 물건에 대한 애정을 표시한다면 내자식들도 모든 물건에 대한 소중함을 간직해주지 않을까?

빨간 줄무늬 바지 이야기는 소비만능시대인 현시점에서 어른과 아이들 모두 조금은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고마운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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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7-03-21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어릴때 물려입을 사람이 없어서 옷을 못 물려입었어요. 그래서 물려입는 친구가 늘 부러웠답니다.
사입는다고 옷을 많이 사주는 게 아니라서 늘 옷이 부족했다고 느꼈거든요. 그런데 물려입거나 언니랑같이 입는 친구는 옷이 많더라고요. 너무 부러웠죠.
그런데 우리 태은이도 언니가 없고 주위에 거의 아들이라 물려입을 사람이 없더라고요. 딸은 엄마를 닮는다고 하던데
그래서 꿈이 재봉틀사서 만들어 주어야겠다 싶어요.

하늘바람 2007-03-21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보관함으로 가야겟어요.

책읽는나무 2007-03-22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맞아요.새옷을 입어서 좋긴 하지만 그옷의 양이 많지 않다는 것! 이해합니다.그리고 저도 외동딸이라서 언니가 있는 친구들 언니랑 같이 옷 입으면서 옷의 양을 뽐낼때 무척 부러워했었지요..ㅡ.ㅡ;;
성민이는 태은이랑 반대로 주변에 옷을 물려입을 남자아이가 없어서 거의 새옷을 사주고 있긴 한데...옷값이 정말 만만치 않다는~~~
태은이도 조금 더 자라면 옷값 만만치 않을텐데 말입니다.
그래서 요즘 저도 재봉틀을 하나 구입해서 옷을 직접 만들어볼까? 생각을 해보고 있어요..헌데 옷 만드는 재주가 없어서리~~~ㅠ.ㅠ

비로그인 2008-07-17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인선 작가의 <시카고에 간 김파리>가 새로 출간되었습니다.
 
내가 언제 동생 낳아 달랬어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67
마사 알렉산더 지음, 서남희 옮김 / 보림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이작가의 그림책 시리즈의 제목은 아이를 둘 이상 키우는 엄마입장에서 가슴이 뜨끔한..가히 일침을 가하고 있다.이책 또한 어떻게나 내정곡을 찔러대던지~~

이번책은 동생이 생겨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동생에게로 쏠리는 것을 곁에서 지켜본 주인공 남자아이가 동생을 이웃에게 줘버리려고 동생을 손수레에 싣고서 길을 나서는 내용이다.


이세상의 큰아이들은 엄마의 배부른 모습에서 조금은 잘 상상되진 않지만 동생이 생긴다는 것에 막연하게나마 기쁨과 기대감을 갖고서 동생을 기다렸는데 막상 동생이 태어나고 나니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그동안 자신이 가장 사랑받는 관심의 대상이었고, 무조건 자신이 하는 서툴렀던 행동들도 엄마,아빠에겐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심지어 자신이 못난이 입술을 삐쭉 내밀어도 엄마,아빠는 이뻐 죽겠다고 귀여움을 독차지 하던 주인공이었었는데 동생이 태어나면서부터 상황은 역전되었다.동생이 엄마,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된 것이다.엄마,아빠는 그저 동생이 우는 것만 봐도 사랑스러워 죽겠단다.그리고 어디 엄마,아빠뿐이겠는가! 할아버지,할머니,삼촌,고모,이모...그리고 이웃사촌까지도 모두 아기인 동생만 바라보고 웃음짓고 서로 안으려고 달려든다.그런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큰아이들은 커다란 상실감과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비록 동생은 내동생이니까 이쁘고 사랑스럽지만 식구들의 관심이 내가 아닌 동생에게 쏠리는 것이 못마땅하고 화가 나게 되어 끝내는 동생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여기게 된 것이다.그래서 급기야 동생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버린 것이다.여기 저기 다니면서 동생을 팔아버리려고 고개를 쭈뼛거리지만 실상 속마음은 동생을 주고 싶지 않은 큰아이는 내내 고민중이다.


이책을 읽으면서 나는 내내 우리 큰아들을 생각했다.
처음에는 동생이 생겨 무척 기뻤던 아들은 아가들 이쁘다고 난리법석이더니 서서히 이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깨달았는지 갈수록 시큰둥해지는 듯했다.그리고 식구들끼리 잠깐이라도 산책을 나가는 일이 있어 유모차에 둘째들을(쌍둥이들인지라~) 태워 산책로를 거닐다보면 오는 사람,가는 사람 큰유모차 덕택에 쌍둥이들을 보고 한마디씩 건넨다.쌍둥이라고 놀라워하는 이웃 사람들의 반응이 처음엔 재밌었던지 큰아들은 무척 뿌듯해하더니 나중에는 조금씩 짜증이 났는지 "엄마, 왜 사람들이 자꾸 동생들만 쳐다보고 말을 걸어요?"하면서 투덜거렸다.동생들에게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 무척 싫었었나보다.동생들이 쌍둥이라서 그런 것이라고 타이르긴 하였지만 큰아이의 소외감이 무척 안쓰럽게 여겨졌다.지금은 쌍둥이들이 제법 자라 기어다니며 오빠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망가뜨리고,물고 빨고 하는통에 큰아이의 성화가 대단하다.날더러 얼른 쌍둥이들을 업고 재워달라고 야단이다.그래서 동생 한 명이라도 아래층에 데려다줄까?하고 살며시 떠보면 또 그것은 절대 안된단다.

큰아이의 동생에 대한 사랑은 아주 깊고도 넓다.다만, 엄마,아빠 앞에만 서면 동생에 대한 그사랑의 농도가 조금씩 옅어질뿐이다.그농도의 깊이는 부모가 하기 나름이겠지만 부모입장에선 그농도를 짙게 해주기가 무척 쉽지가 않다는 것이 큰결점이다.이럴수록 엄마인 나는 이책을 읽어보면서 아이의 감정을 더 절실하게 느껴본다.
그리고 내아들에게는 주인공 아이가 사실은 동생을 굉장히 사랑하고 있었나보다라고 설명을 해준다.아들은 맞는 말이라고 고개를 끄덕여준다.그모습에서 나는 나도 모르게 안도감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이책....현재 첫째,둘째들을 키우고 있는 나에게 여러모로 생각꺼리를 만들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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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7-02-09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생이 생기면 안스런운건 큰 아이죠. 여태까지 독차지하던 관심을 나눠야 될뿐만 아니라 어떤 때는 온통 관심이 동생에게로 집중되는 일까지.... 저도 저맘때 예린이의 맘을 달래는게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책읽는나무 2007-02-09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큰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 달래주고픈데 동생들과 맞서게 되는 상황에서는 참 힘이 들더라구요.전 또 쌍둥이다보니 쌍둥이들 데려다 앉혀야지~ 민이 달래야지~ 정신이 없다보니 자꾸 나도 모르게 짜증이 나게 되고..ㅠ.ㅠ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다 괜찮아지나보죠?..^^
 
끔찍한 것을 보았어요 몸과 마음을 키워주는 그림책 3
마거릿 홈스 지음, 유미숙 옮김, 캐리 필로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길을 가다가 혹은 어떤 특정한 장소에서 폭력이나 충격적인 사건을 목격한 사람들이라면 그장면이 오랫동안 뇌리속에 깊게 박혀 잘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내가 겪은 일들 중 가장 충격적인 일을 예로 들자면 작년 시어머님이 운명하시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본 경험이 있어 내겐 그일이 가장 충격이었다. 정말 오랫동안 그장면들이 잊혀지지가 않아 많이 괴로웠었다. 지금은 시간이 많이 지나다보니 조금은 덤덤해졌지만 그래도 그때 그모습들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떠오른다.

 성인인 나도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여 한동안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여 혼자서 많이 힘들었는데..어린아이들이 충격적인 장면을 직접 목격하였다면 그충격과 놀라움이 얼마나 크게 다가올지 가히 가늠할 수가 없다.아마도 아이들은 그기억들을 속에 담아두고서 평생 무거운 짊을 지고 가듯 살아갈 것이다.

 이책은 아이들이 생각지도 않게 끔찍한 장면을 목격하여 혼자서 괴로워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치료해주는 독서 치료용 그림책이다.동물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편안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너구리인 담담이가 끔찍한 장면을 목격하여 충격을 받았으나 담담이는 너무 놀란 나머지 이것을 아무에게도 말해선 안된다라고 결정을 내려 혼자서 해결하려한다.하지만 속에 담아두고서 혼자서 끙끙 앓고 있으니 되려 담담이는 마음의 병을 얻어 매사에 무기력해지고 만다. 실제로 밥맛도 떨어지고 심지어 복통을 앓기도 한다. 그러다 견디다 못한 담담이는 상담 선생님인 단풍 선생님을 찾아가 상담을 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되찾게 된다.
책의 내용은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아주 간결하면서 편안하다.

 현재 끔찍한 것을 목격하여 괴로워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이책이 큰활용이 되겠지만 내생각에는 끔찍한 일을 겪지 않은 아이들도 미리 읽어두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세상은 너무나도 복잡하여 무서운 이야기들이 줄기차게 뉴스나 신문에 올라오고 있다. 부모입장에서 끔찍한 소식들을 접할때면 간이 콩알만해지곤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남의 일이겠거니 싶었는데..아이들이 자라면서 내품에서 떨어져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불안감이 자꾸 커진다.
그래서 내아이에게 이책을 읽어주면서 혹시 너도 끔찍한 것을 보았다면 고민하지말고 꼭 엄마,아빠한테 미리 말하렴! 하고 일러주었다. 이렇게 미리 겁을 주면서 일러주는 것이 잘하는 행동인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모를일이기에 미리 예방을 하고 싶어진다.

 또한 아이들에게 미리 이런 책을 읽혀주면서 이럴땐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일러준다면 자기자신을 보호할 수 있음과 동시에 옆의 친구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관심을 가짐으로 친구의 괴로움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이책은 여러모로 활용성이 아주 큰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책도 독서 치료 프로그램 시리즈 중 한 권으로서 책의 맨 마지막장에는 부모님과 보호자를 위한 도움말이 상세하게 나와있다.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아이들의 심리적 상태의 변화와 그것을 부모로써 마음을 다스려줄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해주고 있다.책을 읽어주는 부모들은 이마지막장을 꼭 읽어두고 기억해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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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7-01-29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면서 아이들이 그저 행복하게 즐겁게 컸으면 하지만 그건 그저 부모의 바램일뿐이잖아요. 유용한 책일 것 같네요. 저도 예방 차원에서 아이들에게 읽혀주고 싶어요.

책읽는나무 2007-01-29 0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바람대로 아이들이 자란다면 아이들은 끔찍한 기억이 아닌 좋은 기억만 가지고 성장할 수 있을텐데...세상일이란 것이.....ㅡ.ㅡ;;
예방주사를 맞듯이 저도 가끔씩 읽어줄꺼에요..^^

파란 2009-02-23 0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독서치료프로그램에서 보았는데 그새 번역이 되었네요. 잘 읽고 갑니다. 다른 책도 있는지 궁금하네요.
 
엄마를 내다 버릴 테야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66
마사 알렉산더 지음, 서남희 옮김 / 보림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이그림책은 글이 간략해서 제법 어린 아가들에게 읽혀도 무방할 듯 보이지만 나는 굳이 4세 이상의 아이들에게 권하고픈 그림책이라고 생각한다.
4세 정도 또는 그이상의 아이들이라면 자신의 생각도 또박또박 말을 할줄 알게 되고, 대부분 동생이 있거나 아니면 동생이 곧 태어날 시기의 아이들이 많을 그런 나이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래서 이책의 연령대를 굳이 두자면 동생이 태어나 혼란스러워하는 아이들이거나 동생이 곧 태어날 그래서 동생을 기다리고 있는 큰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우리집 큰아이는 현재 여섯 살이다.그리고 녀석에겐 두 살 된 쌍둥이 동생이 있다.큰아이는 작년 다섯 살경에 동생들이 생겼고, 네 살경에 책의 표지 그림과 같은 엄마 뱃속에 있는 동생들을 마주보는 상황을 맞았다.아이를 낳기전에 큰아이에게 동생이 생기는 그림책을 몇 권 읽혀준 기억이 있는데 그 중 "잘했어 베니"란 그림책이 가장 인상 깊었었다.그책을 아이가 가장 좋아하여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고 나서는 녀석은 훗날 동생이 태어나면 자기도 직접 우유도 주고, 공갈 젖꼭지를 물려 주고, 같이 놀아주겠다고 몇 번이나 다짐했었다. 물론 나 또한 베니의 엄마에게서 감동을 받고서 둘째들을 낳더라도 절대 큰아이에게 마음의 상처 주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며 큰아이에게 더 잘해주겠다고 맹세했었다.

 허나....막상 출산을 하고보니 그맹세들은 그만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큰아이도 병원에서 데려온 쌍둥이 동생들을 보고서 너무나도 흥분하여 "엄마! 동생이 둘이라서 너무 좋아요".."엄마! 동생들이 너무 예뻐요".."엄마! 동생이 생겨서 너무 좋아요"..등등 이말들을 계속 반복했었다.저리도 동생이 생긴 것을 좋아하다니~~ 그저 신기하게 쳐다봤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헌데 시간이 갈수록 큰아이의 동생이 생겨서 좋아요~~ 란 말은 더이상 들을 수가 없었다.

  아기가 하나가 아닌 둘이 되다보니 줄곧 아가들한테만 매달려 있고, 큰아이에게 잠깐 짬을 내어 책을 읽어주거나, 같이 놀아주기라도 하려면 여지없이 둘이서 울어대는통에 도통 큰아이를 돌볼 수가 없었다.그러다 큰아이는 결국 외갓집에서 유치원을 다니게 되었다.큰아이는 주말에 집에 오는데..그동안 못받았던 엄마의 사랑을 받고 싶어도 엄마의 사랑을 받을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지금은 둘째들이 제법 자라 하루종일 아가들에게 매달려 있지 않아 그런대로 큰아이와 이야기를 할 기회가 생겼지만 이번에는 동생들이 큰아이의 장난감이나 아끼는 물건을 만지고 부서버려 녀석은 화가 많이 나 동생들에게 잔소리를 하거나 자기 물건을 만지지 말라고 동생들을 밀어내기도 한다.그런모습을 보고 있자니 괜스레 내마음이 급하여 말귀를 알아듣는 큰아이만 야단치게 되었다.
그리고 동생들이 생기고 난후 시간이 가면 갈수록 큰아이에게 잘해주겠다라는 다짐은 온데간데 없고, 큰아이의 얼굴을 보는 순간부터는 괜스레 큰아이만 야단치게 되고, 큰아이를 자꾸 구박만 하게 되었다.
그래서 아이는 마음에 스트레스가 가득 쌓여서 그랬는지....한 번은 나에게 이런말을 던졌다.
"엄마는 물에나 빠지세요~~"라고......
순간 너무 깜짝 놀라서 말문이 막혔었다.그리고 다짜고짜 녀석에게 화를 내면서 야단을 쳐댔다.다시는 그런 못된말을 하면 안된다고 다짐을 몇 번이나 받아냈다.
 다섯 살짜리 아이에게서 그런 끔찍한 말을 듣게 되다니~~ 정말이지 며칠동안 기가 막혀 아무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었다.아무리 아이가 그냥 한 번 내뱉은 소리였거니~~ 라고 여겨도 괜스레 분이 풀리지 않았었다.

 이렇게 우리집 큰아이의 이야기를 길게 적은 이유는 이그림책을 읽으면서 정말 뜨끔한 기분이 듬과 동시에 무언가 한 대 얻어맞은 듯한 기분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책에서 곧 동생을 맞이하게 될 주인공 아이의 분노에 찬 "엄마를 쓰레기장에 내다버릴테야"란 목소리가 꼭 우리집 큰아이의 목소리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동생을 맞이하면서 아이들은 큰혼란에 빠지게 된다.그혼란이 심리적으로 꽤나 오래 가는 것 같다.동생이 생겨 기쁘기도 한 반면 엄마,아빠의 반응이 크게 달라지면서 서운하면서 불안해지게 된다.그러다 그불안감과 서운함이 나중에는 분노가 된다.그분노를 표출하는 방법이 다양하겠지만 대부분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다.그언어의 표현이 아이들은 정말 솔직하게 말하게 되는데 부모들은 곧장 당황하게 된다.엄마를 내다버린다거나 엄마 물에나 빠지라는 표현은 아주 끔찍하게 버룻없어 보이지만 그당시의 아이들의 거짓없는 솔직함을 표현한 것 뿐이다라는 것을 이제사 깨닫게 되었다.어른처럼 다른 악한 뜻이 있어 그런 것이 아니라  순간적인 자신의 부당함을 표현한 것 뿐이다.

 주인공 아이의 의사를 묻지도 않은채 엄마는 아이의 쓰던 물건들을 동생들에게 물려주려고 미리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아이는 서운함과 동시에 화가 단단히 나버렸다.우리집 큰아이도 처음에는 자신이 읽던 그림책이나 아주 어릴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동생에게 쥐어주거나 읽어주니 자신의 물건은 절대 줄 수 없노라고 징징거렸었다.나도 처음에는 당연히 아이가 보지 않는 그림책이니 동생에게 물려줄 것이라고 여겼건만 그게 아니었었나보다.그래서 이렇게 저렇게 설명을 해주면서 동생들에게 물려주자고 겨우 꼬드겼었다.

 나자신이 정작 장녀로서 자라온지라 큰아이의 서운함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내자식에게만큼은 그렇게 키우지 않겠노라 여겼건만 현실로 닥치니 그게 뜻대로 되지 않는다.여러책을 읽고 미리 사전지식을 쌓아 놓았어도 것도 소용이 없다.큰아이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다스려준다는 것은 부모로서 무척 힘이 드는 일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 같다.

 이책은 나자신을 반성하게 만드는 그림책이다.
아이의 화가 나서 내뱉은 말에 대해서 엄마는 가타부타 화를 내지 않는다.아이에게 은유적으로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해준다.

 이책은 아이들에게는 어쩌면 후련함을 느끼게 해줄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을 가져본다.하지만 결국에는 예쁜 동생을 기다리게 되고, 엄마를 이해하게 된다.
물론 책의 뒷쪽에는 큰반전의 내용이 숨어 있어 읽는이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게 하지만 큰아이는 사랑으로 동생을 기다리게 된다.

 두 아이를 둔 엄마들은 이책을 읽으면서 많이 뜨끔하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큰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은 더 깊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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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사랑 2007-01-21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읽는 나무님의 고민이 묻어나는 리뷰군요.
 
사람을 닮은 그릇, 도자기 보림한국미술관 13
방병선 지음 / 보림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개인적으로 '한국 미술관'시리즈를 무척 편애하면서 아끼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이시리즈물은 그림책의 수준을 벗어난 어른인 내가 반드시 읽어두어야만 될 필독서가 아닐까 싶어 현재 아이들 손때가 타서 혹여 책이 더러워질까 노심초사 하면서 아이들 손이 잘 가지 않는 책꽂이 한쪽 구석으로 일렬로 꽂아 두었다.
도대체 이책은 누구를 위한 책이더란 말인가!
그만큼 이책은 보면 볼수록 아끼고 아끼게 되더란 말이다. 

 13권인 이책은 도자기에 관한 책이다.
도자기를 비롯한 그릇이란 것은 물건이란 개념을 벗어난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헌데 이책에서는 그릇은 곧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다.그릇의 명칭을 살펴보면 구연부는 사람의 입을 뜻하고 있고, 구연부 아래 사람의 목과 마찬가지로 목이 짧은 것과 긴 것,그릇의 한가운데를 몸통이나 배, 그리고 배 아래 굽다리 또는 굽부분은 사람으로 치면 다리부분을 가르킨다고 한다. 그릇의 명칭은 사람의 신체와 똑같다. 또한 그릇은 사람을 위해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졌으며, 고대에는 사람이 죽을때도 그혼을 받들어 그릇과 함께 시신을 무덤에 같이 묻는다고 한다. 그러니까 그릇은 사람의 삶속의 일부분이었으며, 사람이 죽어서도 그혼과 영원히 함께 하는 물건이었으니 그릇이란 실로 사람이라고 표현함에 있어 과장되지 않으면서 충분히 공감가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책에는 총 40종이 넘는 도자기가 시대별로 하나씩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이책을 읽고 있노라면 도자기 박물관이나 도자기 미술관을 홀로 거닐고 있는 착각이 인다.박물관은 옛 선조들의 물건을 듬성듬성 장식해 놓은 듯한 물건들을 쑥 훑으면서 간간이 설명문구를 보면서 지나가게 되는 곳이지만 미술관은 그림 한 점, 한 점 그 앞에 서서 이것 저것 자세하게 들여다보기도 하고, 멀리 떨어져 전체적인 그림을 감상하기도 하면서 한 작품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책의 도자기에 대한 아주 세밀한 설명을 천천히 읽으면서 정말 내눈앞에 있는 듯한 도자기를 하나 하나 세밀하게 살펴보면서 전체적인 도자기의 선을 몇 번이나 바라볼 수 있어 도자기 미술관에 다녀온 듯한 느낌이 들곤한다.

 미술관의 분위기도 연출하면서 어부지리로 역사의 흐름속에서 이도자기들이 여러가지 모양으로 그렇게 변화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책에서는 상세하게 할아버지가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 듯 친근하게 읽힌다.더군다나 도자기를 굽는 방법과 상감기법을 새겨넣은 방법 또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여러모로 귀하게 여길 수밖에 없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도자기를 보는 안목도 덤으로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오늘날의 현재는 과거가 있었기에 존재한다고 하지 않는가!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의 옛것을 그리고 우리의 과거를 먼저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옛것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키워준다면 아이들이 조금은 더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차지 않을까?


 이책을 읽으면서 많은 지식을 머리속으로 습득하여 훗날 아이들과 함께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들를 경우 자신있게 설명을 해주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된다면 아이들은 책에서 본 문화재를 직접 눈으로 확인을 하면서 더욱더 큰 호기심과 긍지를 느낄 수 있겠지?
그래서 나는 바쁘다.
도자기 이름 외우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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