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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해리!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85
바바라 퍼스 그림, 마틴 워델 글,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알라딘 편집팀의 아동도서 전문가님의 책추천을 보고서 이달에 구입할 책들중 이책을 얼른 끼워넣은 책이다....
제목만 보아선...."안녕 해리?"....하고 주인공 해리에게 상대방쪽에서 아는척을 하며 인사를 한다는 내용이지 싶다.....반은 맞고 반은 예상이 어긋난 책이다......^^
왜냐하면 거북이 해리는 친구와 놀고 싶어서 사방을 살피고 있는 중이다.....처음에 눈에 띈 토끼 버스터에게 인사를 건네며 같이 놀자고 하지만....급하게 어디를 가야한다며 쌩~~~ 가버린다....어딜 가냐고 물어도 대답도 없이 말이다........ㅡ.ㅡ;;....두번째로 만난 오소리 스탠도 바쁘다며 해리와 놀아주지 않고 가버리고....생쥐 새라도 마찬가지다......불쌍한 우리의 해리~~~~~ㅠ.ㅠ
거북이 해리는 결국 혼자놀기를 결정한다.....그래서 열심히 혼자서 놀고 있다.....대답없는 주변 사물들에게 인사를 건넨다...."버섯아 안녕?"....."바위야 안녕?"...."연못아 안녕?"......연못에 비친 자신에게도 인사를 건넨다.....누군가라도 "해리야 안녕?"해주었으면 좋겠단 안타까운 마음이 들때쯤 자기랑 같이 놀자고 누군가 말을 건네는 이가 있다.......바로 달팽이 샘이었다.....^^
달팽이와 거북이는 천성이 느릿느릿한 걸음걸이가 비슷한 존재들이어서 둘이 짝짜꿍이 되어 잘 논다...서로 달리기 경주도 하고....고개를 내밀어보기도 하고...집어넣기도 하고...뱅글뱅글 돌아보기도 하고...서로의 생활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그래서 해리는 오늘만큼은 오롭지가 않다....^^
달팽이와 거북이는 천성이 비슷해서 친구가 될수 있었겠지만....성격도 비슷하여 서로 좋은 친구가 될수 있지 않았나 싶다....서로의 외로운 마음을 잘 다독여주는 예쁜 마음씨를 지닌 이두동물들은 정말 예쁜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다......그리 크지도....그렇다고 그리 작지도 않은 책크기로....오히려 가로로 좀 길게 만들어진 책속에 거북이 해리가 화면 가득 그려져 있어.....해리에게 온시선이 집중된다...또한 발밑에 있어 쉽게 놓칠수 있는 작은 풀과 꽃들을 거북이 눈높이에 맞춰서 예쁘게 표현이 되어 있다....그래서인지 작은 곤충들도 계속 해리옆을 지켜주고 있다....장수풍뎅이,베짱이,귀뚜라미 같아 보이는 곤충들이 달팽이와 거북이의 달리기시합을 적극 도와주는 장면은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그러다 달팽이와 거북이가 둘이서 노는 모습을 지켜보다 그만 지쳐서 곤충들은 잠이 든다....참 익살맞고도 귀엽게 그려놓았다....^^
친구가 될수 있는 조건들은 뭐가 있을까??....성인이 되어....가정이 생기고...이사를 여러번 다니면서 주위에 친구 사귀기가 참 쉽지가 않단것을 느낀다....어릴땐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모두가 다 친구가 될수 있었지만..(물론 마음맞는 친구는 한정되어 있겠지만!!).....자랄수록 마음을 터놓는 진정한 친구만들기는 쉽지가 않다....아파트 생활을 많이 하는 현대인들에겐 더욱더 그러한것 같다....서로 문을 꼭꼭 닫아걸고 좀처럼 얼굴을 내비치지 않으니 말이다....세상이 워낙 험하고 무섭게 바뀌어가는 탓도 있겠지만....서로의 말을 들어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ㅡ.ㅡ;;
이책에 나오는 해리의 모습이 꼭 내모습 같아보이기도 하고.....우리아들 모습 같아보이기도 하다....친구사귀기는 어른들처엄 아이들에게도 참 어려운 숙제같아 보인다....마음을 열고 금방 서로 친구가 되기 쉬워 보이지만....아이들 세계엔 알수없는 텃세가 자리하고 있고....같이 다니는 학원이나 놀이방이나 유치원생이 아니면 친구사귀기에 강한 적개심을 드러내는듯하다...우리아들이 아직 나이가 어려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을 만나보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대충 놀이터에서 만난 우리아이보다 한두살 나이가 많아 보이는 아이들의 첫 반응이 다들 그러했다....걔중엔 성격이 활달하여 먼저 말을 걸어오는 아이도 있었지만 말이다........ㅡ.ㅡ;;.....
그래서 요즘은 우리아이의 친구사귀기에 나중에 혹여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조심스럽고 걱정스럽다...해리와 같이 매일 혼자노는것이 반복되는것은 아닐까?? 걱정된다.....하지만....해리도 결국 자기와 뜻이 맞는친구 달팽이 샘을 만났듯이....우리아들도 언젠간 멋지고 좋은 친구를 꼭 만날수 있으리라 희망을 품어본다....
오랫만에 나의 기우에 좋은 희망을 가지게 해준 고마운 책을 만났다....아들의 장래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기우가 앞설때가 많다....이럴땐 아이의 그림책을 읽어주면서....그림책의 내용처럼 우리아이도 밝고 따뜻한 아이로 자랐으면!! 하고 기도해보기도 하고....희망을 가져보곤 한다....그래서 더욱더 아이보다도 엄마인 내가 아이의 그림책을 좋아하는 이유가 되기도 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