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주의 문학이론에 관한 걸출한 저작이 번역됐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문학비평가인 필립 라쿠-라바라트와 비교적 우리에게 친숙한 철학자인 장 뤽 낭시가 그 주인공이다. <나를 만지지 마라>로 내 눈에는 익은 철학자이기도 한데 금방 새로운 저작이 번역돼 반갑다. 남들은 뭐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유럽발 문학이론서들 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페터 V. 지마의 오랜 저작인 <문예 미학>이나 <모던/포스트 모던>도 문학이론에선 꽤나 흥미있는 저작이다. 앞에 소개한 뤼디거 자프란스키의 <낭만주의>또한 수작인데, 대학출판부에서 출간한 터라 디자인과 편집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중요한 건 내용인데, 국내에 번역된 철학, 미술을 통튼 '낭만주의' 관련서 중 읽을만한 책으로 추천하고싶다. 자프란스키의 <니체>로 약간 영향을 받은 탓인지 그의 책은 괜시리 괜찮아 보이는 이유도 있긴하다.

 어쨌거나, 낭만주의 문학이론에 대한 600쪽이 넘는 분량의 신작이 나왔으니 미술과 더불어 문학적 낭만주의에 대한 이론과 작품들도 한 번 보는 것이 어떨지. 아 참, 프레데릭 바이저의 <낭만주의의 명령, 세계를 낭만화하라>는 낭만주의에 관한 참고도서 중 거의 빠지지 않는 책이라고도 한다.

 

 

 

 

 

 

 

 

 

 

 

 

 

 

 외국 저자의 독일 낭만주의에 관한 책들로는 벤야민의 박사학위논문 <독일 낭만주의의 예술비평 개념>이 있는데, 이 책은 <독일 비애극의 원천> 만큼이나 넘기 힘들다. <낯선 것으로부터 오는 시련>은 이번에 포스닝하다가 발견한 책인데, 독일 낭만주의와 번역에 관해 다룬 저작이다. 나의 넓고 얕은 지적 취향에 대해 반증하는 증거이기도 하고. <낭만적 영혼과 꿈>은 도서 정가제 이전에 문학동네 카페꼼마에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한 책이다. (이렇게 빛을 발할 줄이야..) 알베르 베갱이란 프랑스 문학비평가이자 비교문학자가 쓴 낭만주의 연구서다. <문학적 절대>와 같이 놓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손색이 없을 수도 있다.)

 

 

 

 

 

 

 

 

 

 

 

 

 

 

국내 저자의 독일 낭만주의 관련서로는 지명렬의 <독일 낭만주의 총설>과 최문규의 <독일 낭만주의>가 그나마 많이 접해본 책이다. 최문규의 평론집은 참고용으로 활용하도록 하자. 다들 너무 학술서 냄새가 짙게 나니 지루할 수 있겠다. 사실 바빠죽겠는데 '낭만주의'같은 허튼소리 하지말라는 알라디너 있을 줄 안다. 뭐 여기서나 허튼소리 한 번 해 보고 지적 유희와 허영이라도 채워보자. 내일은 다시 거친 삶 속으로 뛰어들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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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와 음모론에 대한 글과 책은 언제나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내가 알지 못하는 어떤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호기심은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시키기 때문이다. <음모론의 시대>는 한국 저자가 지은 거의 최초의 음모론 개론서(?)라고 할 수 있었는데, 음모론을 다양한 이론을 끌어와 정치, 사회적 시각으로 어떻게 이슈화 되는지에 대해서 분석한 책이다. 9월에 새로 나온 <대중은 왜 음모론에 끌리는가>도 이와 맥을 같이하는데, 이론적이기보다는 실제적이다. 인구에 회자됐던 커다란 음모론들을 나열해보고 파고들어가는 방식이다. <화폐전쟁>이 음모론이라는 후기가 많이 있었는데, 이 책은 <화폐전쟁>의 저자 쑹훙빙의 음모론도 다루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이외에 국내에 출간 되어 판매되고 있는 음모론 관련서가 대략 이렇다. 이마고에서 나온 <음모론>은 수년전 호기심있게 정주행 해본 경험이 있다. <누가 진실을 말하는가>,<시크릿 폴리틱스>는 정치적 음모론에 관해 누가 이득을 얻고 피해를 입는지를 다뤘다. <음모는 없다>, <음모의 네트워크>는 <음모론의 시대>와 마찬가지로 음모에 관해 이론적으로 접근해보는 책이다. 모든 음모에는 나름의 근거가 있고 그 근거가 실제적으로 명증하게 나타지 못할 때 계속 음모론으로 남는 것이 아닐까? 2015년,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에는 어떤 음모가 있을지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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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리어스라는 출판사에서 나온 <좋아하는 철학자 있으세요?>표지를 보면서 기시감이 들어 이런저런 기억을 더듬어봤더니 박정자 교수의 <잉여의 미학>이란 책 표지와 비슷하다는 것을 찾아냈다! 사르트르와 플로베르의 미학을 다룬 책인데 어찌보면 큐리어스에서 나온 책도 철학을 다루고 있으므로 책의 성격도 비슷한 점이 있다. 이런 일러스트가 원래 있는건지 같은 분이 작업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도 좀 놀라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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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막시즘의 선구자 김수행 교수가 별세했다. 향년 73세. 한국인의 높아진 기대수명과 의료현실을 감안해보면 세상을 떠나기에 조금은 일렀던 그와의 이별이 못내 아쉽다. 1980년대말~90년대 초반에 대학을 다녔던 사람들에게 김수행 교수의 존재는 거의 절대적이었으리라고 짐작된다. 지금도 비봉출판사에서 출판하고 있는 <자본론> 번역이 이를 반증하는 역사의 증거다. 사실 나도 <자본론>을 한국 최초로 '완역'해낸 공이 있는 학자로만 알고 있었고, 그의 다른 저작들을 감히 읽어 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나 돌베개에서 마침 벙커1에서 강의한 강의록을 추린 <자본론 공부>라는 책을 펴냈고, <자본론>을 해설하는 그 어떤 책보다 한국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쓴 '자본' 해설서였다. 맑스가 '자본'을 완성하지 못하고 눈을 감았듯, '자본'을 기초로 현대사회의 작동원리를 정리하는 원대한 프로젝트를 채 끝마치지 못하고 떠났다. 이제 그를 이어 그 숙제를 풀 후학들의 역할을 기대할 수 밖에 없겠다. 사진을 고르다가 어떤걸 올릴까 고민을 좀 했다. 저 사진은 한창 <자본론>을 완역했을 때 즈음 사진이라고 한다. 그가 학자로서 가장 총기넘칠때의 사진이라 괜시리 올리고 싶었다. 외로운 학자로만 비쳐진 김수행 교수 떠나는 길에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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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종
미셸 우엘벡 지음, 장소미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지도와 영토>를 기대하고 읽다 다소 멈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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