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도 첫 포스팅은 기분좋은 수상소식으로 시작한다. 2016년 이상문학상에 김경욱 작가의

'천국의 문'으로 결정됐다. 많은 루트로 소식은 익히 접하신 분들이 많으리라 본다. 한국 작가를 다 꿰고 사는 사람이 아니므로 역시 김경욱 작가의 수상은 의외였다. 그간 여성 작가들의 강세가 좀 있어서 남성 작가의 수상이 괜시리 오랜만인 것 같다. 이상문학상 선정위원들은 "설득력 있는 이야기 구성과 디테일의 구현, 시간의 능란한 구사와 서사 공간의 뼈대, 패러디의 감각과 그 주제의 새로운 해석 등을 높이 평가했다."고 그의 작품에 대한 수상이유를 밝혔다.

 

1993년 '작가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한 김경욱 작가는 2008년 동인문학상, 2009년 현대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당당히 중견작가의 반열에 올랐었다. 작가는 이번 이상문학상 수상작 제목처럼 '천국의 문'을 열어젖혔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이 소설이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은 조금 애달픈 점이 될 수 있겠다. 모쪼록 그의 최신작인 <소년은 늙지 않는다>를 먼저 마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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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막시즘의 선구자 김수행 교수가 별세했다. 향년 73세. 한국인의 높아진 기대수명과 의료현실을 감안해보면 세상을 떠나기에 조금은 일렀던 그와의 이별이 못내 아쉽다. 1980년대말~90년대 초반에 대학을 다녔던 사람들에게 김수행 교수의 존재는 거의 절대적이었으리라고 짐작된다. 지금도 비봉출판사에서 출판하고 있는 <자본론> 번역이 이를 반증하는 역사의 증거다. 사실 나도 <자본론>을 한국 최초로 '완역'해낸 공이 있는 학자로만 알고 있었고, 그의 다른 저작들을 감히 읽어 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나 돌베개에서 마침 벙커1에서 강의한 강의록을 추린 <자본론 공부>라는 책을 펴냈고, <자본론>을 해설하는 그 어떤 책보다 한국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쓴 '자본' 해설서였다. 맑스가 '자본'을 완성하지 못하고 눈을 감았듯, '자본'을 기초로 현대사회의 작동원리를 정리하는 원대한 프로젝트를 채 끝마치지 못하고 떠났다. 이제 그를 이어 그 숙제를 풀 후학들의 역할을 기대할 수 밖에 없겠다. 사진을 고르다가 어떤걸 올릴까 고민을 좀 했다. 저 사진은 한창 <자본론>을 완역했을 때 즈음 사진이라고 한다. 그가 학자로서 가장 총기넘칠때의 사진이라 괜시리 올리고 싶었다. 외로운 학자로만 비쳐진 김수행 교수 떠나는 길에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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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문학의 큰 별이 졌다. 향년 87세. 우리에게는 <양철북>의 작가로 그 누구보다도 더 잘 알려진 작가다. '독일의 양심'으로 불릴 만큼 그의 말과 행동은 거침이 없었다. 16살때 자신이 나치 친위대에 복무한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고, 한 때는 독일 수상 빌리 브란트의 연설문 작성 담당자이기도 했다.

 20세기 전후 독일 작가 중 하인리히 뵐, 루이제 린저와 함께 독일 문학을 굳건하게 받치고 있던 기둥의 소멸에 가슴이 시려진다. 문학의 황혼기에 창작활동이 활발하지는 않았지만 유럽이나 세계사적으로 중요한 일이 있을때마다 뚝심있는 행동과 말을 아끼지 않았던 그였기에 세계문학에서 그의 빈자리가 더욱 커 보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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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사학자로서는 한국에서 큰 획을 그은 임영방 선생이 타계했다.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지내기도 했던 그는 프랑스 파리에서 학부와 박사학위를 모두 받고 서울대 미학과에서 강단에 처음섰다. 임영방 선생은 1995년 국내 최초의 대규모 미술전시회인 광주 비엔날레의 조직위원장을 역임해 국제적인 미술전시회로 발돋움 하는데 초석을 다졌다고 한다. 늘 미술의 대중화에 주목하던 집필 활동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 중 내 머리속에 가장 각인 돼 있는 저서는 역시 <바로크>다. 도서정가제 전에 구입해 놓은 것이 다행일 정도로 가격은 비싸지만 한국에서는 좀처럼 나올 수 없는 저서이기에 더 손이 간다. 고인이 남긴 저서가 많지는 않지만 한 권의 무게감이 상당하기 때문에 한 권을 제대로 읽어내는 것만으로 서양미술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유작으로 남아 더욱 아쉬운 책이 돼버렸다. 모쪼록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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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통령의 시간: 2008-2013>이 RHK에서 나온다. 1년 10개월간의 집필끝에 탄생한 이 회고록은 당시 참모들의 기억과 크로스체크해 쓴 글이라고 한다. (정치인들의 책이 그렇듯..직접 쓰긴 썼을지 의심되지만) <신화는 없다>와 비교해 보면 필력과 문체의 차이가 두드러질 것이다. <신화는 없다>에는 국회의원 당선 이후의 커리아가 쏙 빠져있기 때문에 이번 회고록에 그 일들이 세밀히 다루어졌을지는 의문이다. <대통령의 시간>도 야권에서는 맹비난 하고 있는데 역시나 사료적 가치는 불분명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박 대통령의 책과는 달리 정주영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책도 두어권 나와있다. 정주영 전 명예회장이 입버릇 처럼 했던 <이봐 해봤어?>를 책의 제목으로 했다. <불굴과 도전의 정주영의 5가지 경영 정신>도 정주영의 기업가적 면모는 잘 드러낸 책이다. 정치적 결정의 실수담과 좀 더 내밀한 야사가 없는 것은 아쉽기도 하다. 세간의 관심이 고조되는 만큼 말들도 많을 것이니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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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1-29 2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통령의 시간에서 폭로한 남북회담 거부 스토리를 듣고, 남재준 nll 발언처럼 자기 살자고 진짜 끝까지 남북관계에 찬물을 끼얹는구나 아주 이가 갈리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