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은 자기의 우상이 무너지는 걸 원치 않는다. 그러니 그들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는 '멋지고 견고한 보스'라는 우상을 깨지 마라.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때로 페이크가 필요하다. 의연하라. 혼자일 때 외로움을 대하는 당신의 태도가 당신과 당신 회사의 내일을 결정한다."(42)



이 부분을 읽는데 좀 이상했다. 사장이 직원들의 우상인가? 나또한 워낙 오랜 시간동안 직원으로서 일해왔고, 직원들이 얼마나 넓고도 깊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사장을 욕할 수 있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심지어 사장을 욕하는 것은 사장의 인성이나 회사의 시스템이나 회사의 매출이나 그런 것과 별로 상관이 있는 것 같지도 않았다. 그냥 사장이기 때문에 씹는거다.)


알고 있음에도 나는 두려웠다. 인성이나 시스템이나 매출이나 그런 것과 상관도 없이 그냥 욕먹을 자리라면 과연 그것을 해야하는 것인가? 이제는 알 것 같다. 사장은 그냥 존재 자체만으로도 욕을 먹는 존재라는 것을. 그것이 권력이라는 것이다. 욕하면서도 그 말을 들을 수 밖에 없는 것. 뒤에서 욕하지만 앞에서 웃을수밖에 없는 것. 그런 자신을 감추고자 더욱더 욕하는 것. 그게 사장이라는 자리가 가지고 있는 권력의 의미다. 그렇게 보면 나는 권력을 두려워했나보다.



하지만 결국 무엇을 해도 욕을 먹는 것이라면 그건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의 문제다. 즉, 꽤 괜찮은 사장이 되는 것과 욕을 먹지 않는 사장이 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하나뿐이다. 욕을 먹든 안 먹든 관심 끄고 사장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



사장의 역할이란 무엇일까? 다른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지만 사장만이 해야하는 고민은 무엇일까? 나는 그것이 조직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직원들은 현재의 일만 잘하면 된다. 기껏 앞을 보아봤자 사업계획서를 세울 때 내년 1년이다. 그것도 그때뿐이다. 하지만 사장은 다르다. 사장은 지금의 문제를 타파함과 동시에 조직의 미래를 고민해야 한다.


조직의 미래를 고민한다는 건 곧 비전과 인사를 고민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비전은 상상력이 만들고 조직은 곧 사람들의 모임이다. 나는 비전을 내걸고 그 비전을 향해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구심점이 되는 거다. 그런 구심점에 나도 직원도 결국은 자신의 길을 가는 와중에 만나서 인연을 맺는 거다.


회사는 직원들의 성과와 노력을 통해 성장하고 직원 또한 각자 자신의 커리어에서 우리 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성공 사례로 남을 수 있어야 한다. 나를 스쳐간 사람은 모두 다 잘되어야 한다. 우리를 거치는 모든 사람이 성장한다는 것만이 내가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베네핏 아닐까. 이 책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직원을 묶어 둘 제도적 장치는 없다. 오직 부와 명예, 비전으로 인재를 잡아야 한다."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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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의 말들 - 사소한 것이 언제나 더 중요하다 문장 시리즈
엄지혜 지음 / 유유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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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진심보다 태도" 저자는 이 말 옆에다 고백한다. "어쩌면 나는 이 문장 때문에 '태도'에 관한 글을 모으게 되었는지 모른다... 사람은 행동으로 진심을 보여 줘야 한다. 행동은 곧 태도일 것이고.



<태도의 말들>을 읽으며 이 저자는 사소한 것의 가치를 알고 삶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역시 태도가 모든 것이다. 그리고 그 태도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글 한 문장, 행동 하나, 인사 하나에 알알이 배어나온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무서워진다. 나는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가? 나는 사람들에게 어떤 태도를 가진 사람으로 기억될 것인가?



많은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고 나인듯 나아닌듯, 나도 헷갈리지만, 요즘에는 딱 하나만 생각하려 한다. (착한지 안 착한지 좋은 사람인지 아닌 사람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저 사람을 만나면 무언가 도움이 된다고. 요즘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 그런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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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부터 해야겠다. 사랑고백이다. 내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3명이 있다. 바로 김연수, 신형철, 정희진. 쓰는 글도 스타일도 주제도 문체도 모두 다르지만, 나는 이 세 명의 글과 책을 통해 결과적으로 새로운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 3명의 글을 미친듯이 읽던 때는 같은 시기였다.



지금도 가끔 그때가 떠오른다. 나는 나를 바꿔줄 하나의 문장을 간절히 찾고 있었다. 그 하나의 문장을 찾기 위해 미친듯이 책을 읽었고, 필사를 하기 위해 까페에 갔고, 새벽에 일어나 일기를 썼고, 무리하게 독서모임을 쫓아다녔다.



어쩌면 그때 방황이 나의 지도를 그리는 과정이 아니었을까. 신형철과 정희진의 책에 관해 이야기할 때는 나중에 올 것 같고, 오늘은 우선 김연수의 <소설가의 일> 부터.



<소설가의 일>은 내가 너무나 열심히 닳도록 보던 책 중의 하나였다. 어쩌다 가 책장에 꽂혀있는 이 책을 다시 꺼냈을까. 아마도 다른 이런 문장을 읽고 싶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가지지 못한 것들이 우리를 밀고 가면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이 사실을 이해하면서부터 나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더 많이 원하자고 생각했다. 나 자신에게도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자고 마음먹었다. 왜 안 되겠는가?

어쨌든 결말은 해피엔딩 아니면 새드엔딩이다. 원하는 걸 가지거나, 가지지 못하거나. 그게 해피엔딩이든 새드엔딩이든 엔딩이 찾아오면 이야기는 완성된다.

이야기는 등장인물이 원하는 걸 얻는지 얻지 않는지에 대해선 신경쓰지 않는다. 인생 역시 이야기라면 마찬가지리라. 이 인생은 나의 성공과 실패에는 관심이 없다.

대신에 얼마나 대단한 걸 원했는가, 그래서 얼마만큼 자신의 삶을 생생하게 느꼈으며 또 무엇을 배웠는가. 그래서 거기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겼는가. 다만 그런 질문만이 중요할 것이다."(41p)



"친구들에게 들려줄 때는 정말 멋진 이야기였는데, 그걸 문장으로 옮기려니까 한 줄도 안 나오는 건 문학적 재능이 없거나 문예창작과를 안 나왔거나 부모를 잘못 만났기 때문이 아니라, 지금 쓰려는 그 이야기에 대해 사실 아는 게 별로 없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바가 없기 때문에 한 줄도 못 쓴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이 고통을 해결하고 싶다면 벽에다 머리를 박을 게 아니라 먼저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고 자기 바깥의 살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된다.


그러려면 충분히 시간을 두고 자신이 문장으로 쓰려는 것들에 대해 숙고해야 한다."(232p)



"나는 알게 됐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 쉽게 감정이입하는 이 마음은 누가 착한 사람이고 누가 나쁜 사람인지를 구별하지 못한다는 걸,


다만 이 마음은 건너온 다리를 불태운 사람, 모든 걸 걸고 이야기의 중심으로 향하는 사람, 자신이 원하는 걸 얻지 못하면 모든 걸 잃을 사람이 누군지만 알 뿐이라는 걸. 160p



"'왜 어떤 사람들은 죽을 줄 뻔히 알면서도 그 길을 걸어가는가? 그 이유는 그 길이 죽음의 길이기 때문이다.'

나를 소설가로 만든 건 그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나보다 먼저 살았고, 나보다 먼저 소설을 썼던 소설가들이 그들의 소설에 무수히 남겨놓은 바로 그 문장이었으니까.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죽음의 길을 갈 때,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는 쪽을 택할 때,


꿈을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꿈이 좌절됐다는 것을 깨달았으면서도 꿈에 대해서 한번 더 말할 때, 우는 얼굴로 어둠 속에 서서 뭔가 다른 좋은 생각을 하며 억지로 미소를 지을 때, 바로 그때 이 우주가 달라진다는 말. "(257p)


나는 여기에 나오는 모든 문장에 '소설' 대신에 다음과 같은 단어들을 넣곤 했다.


사업, 창업, 책, 결혼, 남편, 육아, 아이, 관계, 삶, 죽음, 그러니까 인생 같은 것.


그렇게 김연수의 글들은 나의 인생을 바꿨고, 바꿔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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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역시 사는 맛! 이라고 말하며 미친듯이 책을 사모으기만 하는(읽지는 않는) 삶에서 청산하고 싶어 동네도서관에 다니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건 비리는데로, 사는 거 사는데로, 또 각각의 책들이 집에 널려 있다는 것--;;

정재승의 <열두발자국>은 동네도서관에서 빌려와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가장 감동깊던 장면을 꼽으라면, 저자가 터키의 학회로부터 강연 초청을 받았던 사연.



이스탄불 옆에 테키르다라는 작은 도시에서 학회가 열리는데, 이스탄불에서 차로 두 시간 정도 걸린다고 해서, 공항에서 차를 빌리고 운전해서 가기로 한다.



그런데 문제는 학회가 테키르다에서 열린다는 건 알겠는데 테키르다 어디에서 열리는지에 대해서는 한번도 물어본 적도, 주최 즉으로부터 들어본 적도 없었다는 것!


그리고 저자는 그 도시를 미친듯이 헤매고 또 헤매다 결국 학회에 참석하지 못하게 된다. 다음날 그는 이스탄불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 혹시 도시에서 길을 잃은 적이 있으세요?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고, 그래서 미친 듯이 돌아다녔더니 그 도시를 잘 알게 되는, 저에게는 바로 그게 인생의 큰 경험이었어요.

우리는 평소 길을 잃어본 경험이 별로 없죠. 길을 잃어본 순간, 우리는 세상에 대한 지도를 얻게 됩니다. 우리는 적극적으로 방황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게 뭔지를 알려면 세상에 대한 지도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내가 어디에서 뭘 하고 싶은지, 누구와 함께 어떤 일을 해야 행복한지 내가 그린 그 지도 위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학교는 젊은이들에게 지도 기호와 지도 읽는 법을 가르쳐주고, 목적지까지 빠르게 도착하는 법을 알려줍니다. 학교는 학생들이 길을 잃지 않게 하려고 길 찾기를 열심히 훈련시켜 세상에 내보냅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세상에 나가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지도를 그리는 일입니다. 누구도 여러분에게 지도를 건네주지 않습니다. 세상에 대한 지도는 여러분 스스로 그려야 합니다.

세상은 어떻게 변할지, 나는 어디에 가서 누구와 함께 일할지, 내가 관심 있는 분야의 10년 후 지도는 어떤 모습일지, 나는 누구와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갈지,


내가 추구하는 가치는 지도 위 어디에 있는지, 자신만의 지도를 그려야 합니다. 아무도 여러분에게 지도를 주지 않아요. "59






나는 정말 이 부분을 읽고 감동을 받았는데, 얼마나 감동받았는지 이 책을 이미 읽었음에도 소장하려고 장바구니에 넣고 있었다.

내가 세상에 대한 지도를 그리기 시작했을 때는 아마도 처음 전업주부가 되었을 때였던 것 같다. 아이, 육아, 살림이라는 지도. 그리고 조금씩 그 지도의 영역을 넓히고 키워왔다.


심리학과 사주라는 영역, 마케팅과 전략이라는 영역, 페미니즘이라는 영역, 돈과 투자라는 영역 등.


나는 계속해서 분야를 넘나들며 새로운 지도를 그려나가고 있다. 내가 앞으로 어떤 지도를 그리게 될지 나또한 너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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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의 알고리즘 (골드 에디션) - 잘될 운명으로 가는
정회도 지음 / 소울소사이어티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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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마스터 정회도 선생이 운이 작동하는 원리에 대해 밝힌 책이다. 운에 관한 책들을 읽다보면 결국 운은 '기회'의 다른 이름이고, 이는 노력하는 자들에게 온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요즘 드는 생각은 사실 삶의 진실을 굉장히 흔하게 널려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보는 눈이 우리에게 없을 뿐.

타로카드나 사주, 운을 말해주는 사람들은 그 널려있는 진실들을 스토리화해 우리에게 알려주는 곳은 아닐까.

그제서야 우리는 간신히, 아 그렇구나, 하고 인식할 수 있게 될 뿐이다. 우리는 얼마나 작고 무지한지. 이 책을 읽으면서 또 밑줄 그었던 몇 군데 부분.


내가 상담을 하면서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정리한 결과, 다음의 네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다.

1. 바꿀 수 없는 것을 바꾸려고 함. 이것을 '어리석음'이라 한다.
2.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지 않음. 이것을 '나태함'이라 한다.
3.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임. 이것을 '평온함'이라 한다.
4.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려고 함. 이것을 '용기'라 한다.

바꿀 수 없는 것을 바꾸려고 하지 말자. 바꿀 수 있는 것은 용기를 내어 바꾸려고 하자.

단순하지만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것을 할 수 있다면 당신은 잘될 운명으로 흘러가게 된다. (49~51p)





운명의 주인은 자기 삶에 대해 명확한 목표나 미션을 세우고 그것을 위해 정성껏 살아간다.

운명의 노예는 주변 환경이 자신에게 부여한 인생을 어쩔 수 없이 살아간다.

주인으로 사는 사람은 이번 생을 마치고 떠날 때 태산 같은 죽음을 맞이하고, 노예로 사는 사람은 티끌처럼 가벼운 의미 없는 죽음을 맞이한다.

너무 비장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만큼 '이번 생을 살아가는 일'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정성껏 살아야 한다."(54p)



잘될 운명도 내가 만드는 것이지만 안될 운명도 결국 내가 만든다.

그런데 대부분 안될 운명으로 가는 사람들은 자기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모른다...

불행과 역경이 익숙해지면 행복과 편안함이 낯설어진다. 잘될 운명은 유지하는 게 어렵지만, 안될 운명은 빠져나오는 게 어렵다. (84p)




타로카드는 딱 한번밖에 본 적이 없는데, 이 책을 읽고 타로카드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정확히는 배우고 싶다는 마음.

타로카드 또한 사주나 주역처럼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어떤 에너지의 파장에 다가가기 위한 접근법의 하나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저자는 마지막 즈음, 자신의 상담기법을 이야기하면서 '본질'에 충실할 것에 집중한다.

마음에는 흐름이 있고 그 흐름이 말하고자 하는 바에 집중할수록 더 본질적인 것을 질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름. 소비자 심리와 마케팅에 대해서까지 한 수 배웠다.

저자가 말했듯 결국 잘될 운명으로 가는 방법은 정해져있다. 바꿀 수 없는 것을 바꾸려고 하지 말고, 바꿀 수 있는 것은 용기를 내어 바꾸려고 하자. 이것을 하기 위해 본질에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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