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통 건축 기술의 이해 - 일본 고대 건축기법의 흐름
무라타 겐이찌 지음, 김철주.임채현 옮김 / 한국학술정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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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은 지리적으로는 가까우나 친하기에는 먼나라인가 보다. 오늘도 주한일본대사관 앞의 가녀린 위안부소녀상에 일본의 극우인사가 독도는 일본땅이라며 말뚝을 박았다 하여 매우 시끄럽다. 영국과 프랑스 사이보다 훨씬 더 극렬하지 않은가.

 

어찌보면 우리나라와 일본은 영국과 미국 관계라고 한다면 지나친 말일까? 아이누족과 키작은 왜인들이 살던 일본 땅에 기마민족이며 항해술이 뛰어났던 삼국인들이 무수히 건너갔다. 특히 나라가 망한 가야인과 백제인은 숱하게 이주하였을 것이다.

 

얘기가 다소 빗나갔지만 어쨌거나 이래저래 가깝기로 따지면 굉장히 가깝고 원수로 치면 불공대천지원수인 일본이다. 그런 나라라서 그런지 -물론 우리나라는 미국과 유럽 몇 나라를 빼고는 자료가 거의 없다- 일본에 대한 려행서 빼고는 볼 만한 책이 별로 없다. 근자에 일본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서 일본 력사와 불교사와 건축에 대한 책들을 바쁜 와중에도 너댓 책을 읽었는데 그리 썩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일본 전통 건축에 관한 책은 나에게 세 책이 있는데 먼저 천연사진이 실린 책을 보고 나서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저렴할 뿐만 아니라 그냥 보면 내용이 별로 없는 듯 하지만 초학자들이 이해하게끔 잘 풀어서 설명해 놓았다.

일본에 가보면 워낙에 잘 정리되어 있고 또 꼼꼼한 사람들이라 전통 문화가 잘 전수되고 있을 법한데 이 책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가보다. 기능인인 목수의 수가 줄어들고 있고 자라나는 세대들이 전통건축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여 걱정하는 것을 보니 뜻밖이다. 그러나 그들이 백여년 가까이 쌓은 수리보고서라든지 상세한 정밀도면은 상당히 부러운 점이다. 20년마다 부분보수를 하고 200~300년마다 전체보수를 한다는데 여기에 목조 건축의 놀라운 장점이 있었다. 예전에 전통건축 수업을 들었는데 교수님께서 부석사 무량수전을 예로 들면서 비록 고려조에 지어졌으나 지금은 모든 부재가 다 바뀐 상태라고 주장하셨었다. 그때는 처음 듣는 얘기였지만 일리가 있어서 별 생각없이 넘어갔다. 그런데 이 책에서 지은이는 호류지의 1300년된 전각을 예로 들면서 핵심공간인 내진 구역은 외진이나 지붕(옥개부) 등의 보수만 잘 이루어졌으면 호류지의 전각처럼 1300년도 버틸 수 있다고 하였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니 과학적으로 검증된 일이고 조금만 생각해 보면 타당한 논리이다. 다시 한번 일본인들의 치밀하고 과학적인 사고를 느낄 수 있었다.  

 

다음으로 이 책에서 재밌게 본 내용은 일본인 지은이가 찾아낸 2칸 10미터의 구조이다. 목조는 부재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고 이러한 영향은 구조를 통해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또, 일본에서 즐겨쓰는 목재와 특히 지붕을 가볍게 하기 위해 쓰이는 재료들은 낯설지만 흥미로웠다. 특히 일본 전통 기법인 세와리와 아리쟌은 비슷한 것이 당연히 우리나라에도 있겠지만 실생활에서 써먹을 수 있겠다.

끝으로, 나이테 연대측정법인데 우리나라에도 있는지 모르겠으나 기후사?를 바탕으로 하는 그 기준이 아주 흥미로운 학문이라고 생각된다.

일본 려행을 자주 하시는 분들에게 이 책을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분량이 많지 않아 부담스럽지도 않으며 평이하여 읽기 편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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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슴츠레 2019-06-27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석사 무량수전은 완전 해체보수를 한 적이 없습니다. 고려시대의 대표적인 건물인 봉정사 극락전이나 수덕사 대웅전은 해체보수를 한 적이 있지만, 부석사 무량수전은 아직 해체보수를 하지 않아서 가구 구조의 대강은 알 수 있지만 그 내부 결구법은 정확히 알 수 없을 정도죠.일례로 문화재청에서 발간하는 실측조사보고서만 있고 수리보고서가 없는 대표적인 건조물 문화재 중 한나랍니다.

狂人 2019-07-07 0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아마도 그 교수님의 의견은 근현대이후의 보수를 두고 한 말씀이 아니라 기록에 남아 있지는 않지만 고려 조선시대의 상황을 두고 한 이야기겠지요. 목조 부재가 700~800년 가량 지속되기가 쉽지는 않겠지요. 고맙습니다.
 
사진으로 풀어본 한일전통건축 (반양장)
김성도 지음 / 고려(도서출판)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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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한 일본건축을 우리 전통건축과 비교하면서 풀어놓았다. 일본건축에 관한 책은 찾아보기 힘든데 그나마 이 책에 실린 천연사진이 다소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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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파집 추파수간 한글본 한국불교전서 조선 7
추파 홍유 지음, 하혜정 옮김 / 동국대학교출판부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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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말미에 옮긴이가 적었듯이 번역은 언제나 조심스러운 작업이라는 말에 동의한다. 어쩌면 영구히 남겨질 내 번역상 오류가 사람들에게 끼칠 폐단을 생각하면 부끄러우면서도 두렵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런 분들의 시도와 도전이 없다면 우리는  뛰어난 선조들의 글을 접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늘 그렇듯이 없는 길을 개척하며 앞서 가는 자는 힘들지라도 뒤따라 가는 자는 그 덕분에 고생이 덜해지고 차츰 길은 순탄해 지는 법이다. 따라서 더 좋은 번역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하수가 군소리를 하고자 한다.^^; 

나는 원래 고사를 좋아해서 나름대로 정리를 하던 차에 이 책의 미주를 살펴보게 되었고 또 뜻하지 않게 책을 처음부터 다 훑어보게 되었다. 본시 인명과 지명에 관심이 많은터라 유심히 보는데 고전을 번역할 때에 가장 많이 오류가 발생하는 부분이 이것이다. 요사이는 그나마 공구서와 참고서들이 많아서 덜하지만 아직도 제법 있다. 이는 어려서부터 역사를 비롯한 인문학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습득하지 않는 한 실수가 없기는 어려운 법일 것이다.

하나만 끄집어내자면 이 책 174쪽에 주인공인 추파스님의 스승인 한암스님께서 화림사에서 오셨다는 구절이 있다. 또 다른 기록을 보면 화림사는 덕유산의 북쪽에 자리잡고 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네이버에서 3분 정도 검색해 보니 남덕유산의 남쪽인 함양군 서하면에 있는 화림사가 그 절이 아닐까 싶다. 산청 금서면에도 고찰 화림사가 있지만 아무래도 덕유산과 너무 멀다. 그러한데 130쪽을 보면 '師今向花林之廬山 山之在花林者與在中華者 未知孰勝'을 '대사가 지금 화림의 여산을 향하는데 화림에 있는 여산과 중국에 있는 산 중 어느 것이 더 뛰어난지는 모르겠지만'으로 번역하였다. 이는 역자도 화림이 절이름인 줄 알면서도 놓친 듯 한데 내 우둔한 견해로는 직역을 하자면 '스님이 지금 화림사를 향해 려산=덕유산으로 가는데 려산이 화림사에 있는 것=화림사가 있는 려산과 중국에 있는 려산 가운데 어느 것이 나은지 알지 못하겠습니다.'라고 하는 것이 아주 조금 더 나을 듯 하다. 

항상 책을 보면서 하는  얘기지만 한글본 한국불교전서는 미주로 처리하였는데 책을 볼 때에 너무 불편하다. 제발, 주석을 보기 위해 책장을 넘겨야 하는 불편함과 책을 읽는 흐름이 끊기는 답답함을 해소시켜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사실 알려지지 않은 어느 한 인물의 삶을 되찾아간다는 것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일이다. 그래서 전혀 모르던 추파대사란 분에 빠져 책을 다 훑게 되었고 어느새 그 분의 행적을 좀 더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 년보를 만들게 되었다........

아, 이러한 책들을 번역하시는 분들은 퇴계선생의 년보를 만드신 정석태선생님의 치밀한 정성까지는 아니더라도 독자를 위해 간단하나마 년보를 만들어주십사 재삼재사 바라는 바이다. 형편없이 싼 번역료에 이런 부탁까지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겠지만 아뭏든 국학을 비롯한 인문학이 발전하리라고 믿는다.

 

추파대사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다른 얘기만 해서 좀 그러한데 서문을 지은 낯익은 이름 신경준과 영찬을 지은 번암 채제공이 눈에 띈다. 언제고 추파대사의 년보를 제대로 정리해서 그 발자취를 따라 조금이나마 걸어보고 싶다는 현실성 떨어진 생각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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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남자 - 한대 지식의 집대성 오늘 고전을 읽는다 4
이석명 지음 / 사계절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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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도에 중국 호남성 창사(장사)에서 발견된 마왕퇴 무덤은 그 경이로운 부장품=껴묻거리로 인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온갖 진기한 유물이 나왔지만 책을 좋아하는 나로서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죽간과 백서이다. 그런데 그 죽간과 백서에 대해 벌써 40여 년이 흘렀지만 우리나라에 속시원히 그 연구성과를 적어놓은 책을 과문한 탓인지 아직 찾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몇년 전에야 <백서노자>라는 책을 찾았고 아울러 이 책의 지은이인 이석명씨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씨의 다른 책을 훑어 보다가 이 책을 구입하여 두었는데 이씨의 다른 책인 소명출판에서 나온 <회남자>의 완역본을 보다가 회남자의 해제격인 이 책을 이제서야 꺼내서 정독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유가 경전의 일부와 노자와 장자 정도만이 알려져 있을 뿐이고 다른 제자백가서들을 읽은 이는 아주 드물다. 나 또한 예외는 아니라서 지금에야 원전을 통해 제자백가를 이해하고자 하나씩 손에 잡고 읽고 있다.

이 책 <회남자>는 한 고조의 다섯번째 아들인 회남려왕 장의 아들 유안이 지은 것이다. 그는 고제 이래로 시작된, 이성제후들에 이어 동성제후들의 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황제들이 고심하는 시대에 태어나 자랐다. 또한 황제에서 황자를, 노자에서 노자를 딴 황로학이 풍미하여 정치철학으로 쓰였던 상황에서 공부하였다.  그 역시 동성제후로 한 무제의 오촌당숙이였지만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문경지치를 지나면서 동성제후들은 오초칠국의 난을 일으켰지만 거대한 한 제국은 더욱 굳건해져 한 무제의 시대를 열게 된다. 그즈음 회남왕 유안은 무보다는 문에 치중하며 당대 지식을 총망라한 <회남자>를 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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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한문해석법
관민의 지음 / 창비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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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한문이라서 그런지 읽기가 쉽지 않다. 초보자에게 권할 만한 책은 아니며 그냥 한번 읽고 말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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