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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쑥 > 가볍지 않은 이야기

 가벼운 공주는 가볍게 읽기엔 좀 무거운 책이다. 공주라는 타고난 운명을 시샘하듯 공주에게 오는 시련은  다양하다. 잠들어 있어야 하거나, 내쫓겨서 독사과를 먹게 되거나, 공주는 아니지만 나중에 왕비가 되는 신데렐라는 계모와 언니들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요즘 공주는  무서운 용을 물리치기도 한다. 이 책에 나오는 공주는 약간은 특이한 마법에 걸리게 되는 데 바로, 무게가 없어지는 것이다.

가벼워진 공주는 공놀이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자칫 떠올라서 사라질 위험 때문에 주위에 시종들이 늘상 붙어다니며, 가벼운 몸 만큼이나 생각마저 가벼워 가볍게 세상을 산다. 단 가벼운 공주가 자신의 무게를 느끼며 보통 사람과 다름없이 될 때는 물에 들어가 있는 시간 뿐이다. 물과 인간, 양수와 태아의 관계이다. 공주는 태어 났으되, 실체가 없는 미성숙한 인간이었으며 물로 돌아갔을 때 비로소 세상의 인간의 무게를 가진다.


세상에 태어난 죄로 사람은 존재의 무게를 지니고 산다. 육체의 무게 만큼이나 정신적인 고뇌와 싸우며 버겁게 하루하루를 지탱해간다. 가벼움과 무거움. 공주가 성숙한 인간으로 두 발로 걷기까지  시간이 걸렸지만 그 곁에는 목숨까지 내놓았던 왕자의 사랑이 있었다. 미성숙함 자체로 사랑해주었을 때 미성숙한 인간도 진정한 사랑에 눈 뜨고 결국은 인간이 되고자하는 몸짓을 했다는 것. 하지만 이것이 메시지는 아닐 것이다. 뭔가 다른 비의가 무궁무진하게 숨어 있는 것 같은 책이 바로 이 책의 매력이다. 

 

이렇게 생각하며 이런 것 같고, 저렇게 생각하면 저런 것 같고, 옛이야기 같기도 하고 환타지 같기도 하고 아주 추현실주의 동화?를 보는 것도 같다. 가벼운 공주의 줄거리 만큼, 가벼운 문체도 참 독특해서 신경을 이상하게 건드린다. 기분 나쁘게 건드리는 것은 아니고, 약간은 시니컬하게 약간은 진지하게 말하는 그 중간톤의 문체가 비밀을 감추고 말해줄까? 말까? 약올리는 것 같기도 하다. 

 

가벼운 공주와 거인의 심장 두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가볍거나 말거나 이야기자체는 쉽고 재미있게 읽혀서 초등학교 저학년들도 단숨에 읽을 수 있겠다. 옛이야기와 우화의 알레고리, 비유와 은유의 심연, 샘물과 엄지손가락이 기적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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