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판매학
레이 모이니헌.앨런 커셀스 지음, 홍혜걸 옮김 / 알마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한 출판사에서 펴낸 비슷한 주제의식의 두 책을 한꺼번에 보는 재미? 또는 보람을 제대로 느낄 수 있던 글읽기였다. 그리고 최근에 나온 [메디컬 스캔들]을 먼저 만나고 [질병 판매학]을 나중에 본 것은 나에겐 어쩌면 행운이었다. 지난해 나왔다고 덜컥 [질병판매학]을 먼저 손에 들었다면 나는 아직 [메디컬 스캔들]을 읽고 있으리라. [질병 판매학]을 읽으며 끊어오르던 분노와 허탈함을 어찌 삭혀가며 다음 책을 쉬 손에 들 수 있었으랴….
 
1. [젊은 의사가 고백하는 읽기 두려운 메디컬 스캔들]
 
  1966년, 나랑 같은 나이의 독일 의사가 직접 전해주는 병원과 의사, 간호사 그리고 짐짝 같은 취급을 받는 환자의 현실은 꽤나 충격적인 현실이다. 특히 우리나라나 제 3세계 국가도 아닌 선진국이라는 독일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장의 목소리라니…. 사람들은 그만큼 개인의 이익과 편리함을 쫓아 나태해지고 무관심해지고 급기야는 야비해지나보다. 
 
 하지만 책에서 등장하는 많은 사례들의 축약판을 우리는 지난 겨울 [뉴하트]라는 TV드라마로 만난 적이 있다. 드라마를 보며 꽤나 많은 이들이 주인공인 최강국 흉부외과 과장과 젊은 의사 이은성의 매력에 빠져들었던 것은 이 책에 등장하는 사례들과 비슷한 경우에서 그들이 보여주는 반대의 행동, 즉 환자를 내 가족처럼 애정으로 대하고 바라보는 그 따스한 눈길 때문이었다. 어쩌면 우리의 현실도 이 책 속의 스캔들처럼 녹녹치 않기에 더욱 더 드라마 속의 인물들에 열광하였는지도 모르겠다. 
 
 환자를 길들이고 불편해하고 단지 이익의 도구 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많은 의료인들이 존재하는 한 이 책의 사례들은 국경과 시대를 넘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기계적인 처치가 아니라 애정 어린 보살핌이 진정한 '치료법' (67)
 
이라는 말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진실이다. 결국 '할머니 손이 약손' 이라는 우리 전래의 이야기가 다 이런 애정과 관심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책을 읽는 내내 아프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잠들기 전에는 이 책을 읽지 마십시오'(15) 라고 지은이가 일러주는 '주의사항' 처럼 절대 잠자기 전에는 읽지말아야 할 책이다. 흥분과 두려움으로 잠을 이루지 못할 수도 있으니…….
 
 
2. [질병 판매학]
 
 이 책의 내용은 너무 간단하여 단 몇 줄로 요약될 수 있다.
 
 "나에게는 꿈이 하나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들을 위한 약을 만드는 것입니다. 리글리 사의 껌처럼 보통의 건강한 사람에게도 우리 회사의 약을 파는 것, 그것이 나의 오랜 꿈입니다." ('핸리 개스덴'- 다국적 제약회사 머크사의 CEO ) (11)
 
 그리고 그의 꿈은 '30년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11)' 여기가 이 책의 출발점이자 종착역이다. 우리는 이 책에서 우리가 최근에 각광(?)을 받고 있는 10가지 무시무시한 질병들이 어떤 조작을 거쳐 우리 곁에 질병으로 자리잡게 되었는지, 얼마만한 약을 예전보다 더 많이 소비하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만날 수 있다. 우선 이 책의 지은이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주요 판매 전략들 중 하나는 사람들이 흔히 겪는 가벼운 증상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며, 자연적인 노화과정도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만드는 것이다. (15) 
 
 결국 우리들의 병에 대한 두려움을 상품으로 마케팅하여 질병과 관련한 약들을 팔아먹고 있는 것이다. 나쁜 녀석들이다.
 
 예를 들면 첫번째 이야기인 심장마비와 돌연사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는 "고콜레스테롤"에서  '높은 콜레스테롤은 심장질환에 걸릴 가능성을 높이는 많은 요인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  하지만 심장병 환자가 아닌 건강한 대다수의 사람이 심장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스타틴 계열의 약물을 사용하기보다 더 효과적이면서도 비용이 적게 들고, 보다 안전한 방법을 써야 한다. 식사 습관을 개선하고 운동량을 늘리고 금연하는 것인데 이는 가장 확실한 그리고 가장 잘 알려진 방법들이다. (26) 
 
 인용 예가 길어졌지만 이런 식이다. 결국 그닥 문제 될 것이 없는 기준을 낮추어 정상인을 병자 또는 환자 가능인/대기인으로 바꾸어 약물시장/약물중독으로,병원으로 이끌어내는 역할 들을 하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제약회사와 그들과 결탁한 의사, 공무원들이라는 무시무시한 이야기이다. 웃을 수도 없는 진짜 공포스런 드라마가 작성되고 상영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는 그 증거물들이 속속 등장하는데 우리는 아래의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책 내용을 100% 믿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식품안전과 관련하여서라면 꽤나 믿고 있던 미식품의약국과 관련된 이야기는 결국 의료계 전반도 제약회사의 자본에 따라 움직인다는 냉혹한 자본주의의 원칙이 관철되는 현실이다.
 
 미국식품의약국 업무 중 50퍼센트 이상이 바로 심사 대상 약물을 제조하는 제약 회사들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이루어진다. (96)
 
 우리가 어디에서, 누구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허탈하고 또 허탈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10가지 질병 - '고콜레스테롤, 고혈압, 골다공증, 과민성 대장 증후군, 월경 전 불쾌장애, 폐경, 사회불안장애, 주의력결핍장애, 여성 성기는 장애' - 중 30대 이상이라면 많은 이들이 한두가지는 해당한다고 느낄 터인데 그 까닭도 여기에 펼쳐진다. 아마 이런 경우에 '모르는게 약'이라는 말을 써야 할 것이다. 아는만큼 더 괴롭고 불안에 떨 것이니까…. 
 
 그럼 우리는 지은이의 말처럼 무엇을 해야하는가? 
 
 '현실'에 도전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질병을 매개로 한 약물판매를 걱정하는 모든 사람의 첫걸음이다. (270)
 
  약 없이, 질병없이 살 수 있는 세상에 대한 꿈을 우리가, 이제부터라도 꾸면 그 꿈은 길이 될 것이고 "질병(을 통한 약물) 판매"라는 어처구니 없는 일은 없앨 수 있을 것이다.
 
  '의사를 포함한 의료계 전반 / 제약업계 / 환자와 가족', 이 삼발이에서 두 곳이 썩어 있다는 가슴 아픈 현실을 두 책에서 만난다. 다행인 것은 그 현실을 돌파하고자 하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고 '환자와 가족'도 마냥 천덕꾸러기일 수는 없다는 자각이다. 새롭게 시작하기에는 아주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래도 꿈은 꾸어야 하고 길은 만들며 나가야 하는 법, 이 책의 지은이들과 함께 가는 길에 우리나라에도 많은 이들이 나서기를 기대하여본다.  하필이면, 더욱 더 이 '광우병 정국'에......
 
 
2008. 6. 21. 꺼지지 않는 '촛불'로 밤을 밝히리라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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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두려운 메디컬 스캔들 - 젊은 의사가 고백하는
베르너 바르텐스 지음, 박정아 옮김 / 알마 / 200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한 출판사에서 펴낸 비슷한 주제의식의 두 책을 한꺼번에 보는 재미? 또는 보람을 제대로 느낄 수 있던 글읽기였다. 그리고 최근에 나온 [메디컬 스캔들]을 먼저 만나고 [질병 판매학]을 나중에 본 것은 나에겐 어쩌면 행운이었다. 지난해 나왔다고 덜컥 [질병판매학]을 먼저 손에 들었다면 나는 아직 [메디컬 스캔들]을 읽고 있으리라. [질병 판매학]을 읽으며 끊어오르던 분노와 허탈함을 어찌 삭혀가며 다음 책을 쉬 손에 들 수 있었으랴….
 
1. [젊은 의사가 고백하는 읽기 두려운 메디컬 스캔들]
 
  1966년, 나랑 같은 나이의 독일 의사가 직접 전해주는 병원과 의사, 간호사 그리고 짐짝 같은 취급을 받는 환자의 현실은 꽤나 충격적인 현실이다. 특히 우리나라나 제 3세계 국가도 아닌 선진국이라는 독일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장의 목소리라니…. 사람들은 그만큼 개인의 이익과 편리함을 쫓아 나태해지고 무관심해지고 급기야는 야비해지나보다. 
 
 하지만 책에서 등장하는 많은 사례들의 축약판을 우리는 지난 겨울 [뉴하트]라는 TV드라마로 만난 적이 있다. 드라마를 보며 꽤나 많은 이들이 주인공인 최강국 흉부외과 과장과 젊은 의사 이은성의 매력에 빠져들었던 것은 이 책에 등장하는 사례들과 비슷한 경우에서 그들이 보여주는 반대의 행동, 즉 환자를 내 가족처럼 애정으로 대하고 바라보는 그 따스한 눈길 때문이었다. 어쩌면 우리의 현실도 이 책 속의 스캔들처럼 녹녹치 않기에 더욱 더 드라마 속의 인물들에 열광하였는지도 모르겠다. 
 
 환자를 길들이고 불편해하고 단지 이익의 도구 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많은 의료인들이 존재하는 한 이 책의 사례들은 국경과 시대를 넘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기계적인 처치가 아니라 애정 어린 보살핌이 진정한 '치료법' (67)
 
이라는 말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진실이다. 결국 '할머니 손이 약손' 이라는 우리 전래의 이야기가 다 이런 애정과 관심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책을 읽는 내내 아프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잠들기 전에는 이 책을 읽지 마십시오'(15) 라고 지은이가 일러주는 '주의사항' 처럼 절대 잠자기 전에는 읽지말아야 할 책이다. 흥분과 두려움으로 잠을 이루지 못할 수도 있으니…….
 
 
2. [질병 판매학]
 
 이 책의 내용은 너무 간단하여 단 몇 줄로 요약될 수 있다.
 
 "나에게는 꿈이 하나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들을 위한 약을 만드는 것입니다. 리글리 사의 껌처럼 보통의 건강한 사람에게도 우리 회사의 약을 파는 것, 그것이 나의 오랜 꿈입니다." ('핸리 개스덴'- 다국적 제약회사 머크사의 CEO ) (11)
 
 그리고 그의 꿈은 '30년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11)' 여기가 이 책의 출발점이자 종착역이다. 우리는 이 책에서 우리가 최근에 각광(?)을 받고 있는 10가지 무시무시한 질병들이 어떤 조작을 거쳐 우리 곁에 질병으로 자리잡게 되었는지, 얼마만한 약을 예전보다 더 많이 소비하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만날 수 있다. 우선 이 책의 지은이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주요 판매 전략들 중 하나는 사람들이 흔히 겪는 가벼운 증상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며, 자연적인 노화과정도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만드는 것이다. (15) 
 
 결국 우리들의 병에 대한 두려움을 상품으로 마케팅하여 질병과 관련한 약들을 팔아먹고 있는 것이다. 나쁜 녀석들이다.
 
 예를 들면 첫번째 이야기인 심장마비와 돌연사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는 "고콜레스테롤"에서  '높은 콜레스테롤은 심장질환에 걸릴 가능성을 높이는 많은 요인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  하지만 심장병 환자가 아닌 건강한 대다수의 사람이 심장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스타틴 계열의 약물을 사용하기보다 더 효과적이면서도 비용이 적게 들고, 보다 안전한 방법을 써야 한다. 식사 습관을 개선하고 운동량을 늘리고 금연하는 것인데 이는 가장 확실한 그리고 가장 잘 알려진 방법들이다. (26) 
 
 인용 예가 길어졌지만 이런 식이다. 결국 그닥 문제 될 것이 없는 기준을 낮추어 정상인을 병자 또는 환자 가능인/대기인으로 바꾸어 약물시장/약물중독으로,병원으로 이끌어내는 역할 들을 하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제약회사와 그들과 결탁한 의사, 공무원들이라는 무시무시한 이야기이다. 웃을 수도 없는 진짜 공포스런 드라마가 작성되고 상영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는 그 증거물들이 속속 등장하는데 우리는 아래의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책 내용을 100% 믿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식품안전과 관련하여서라면 꽤나 믿고 있던 미식품의약국과 관련된 이야기는 결국 의료계 전반도 제약회사의 자본에 따라 움직인다는 냉혹한 자본주의의 원칙이 관철되는 현실이다.
 
 미국식품의약국 업무 중 50퍼센트 이상이 바로 심사 대상 약물을 제조하는 제약 회사들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이루어진다. (96)
 
 우리가 어디에서, 누구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허탈하고 또 허탈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10가지 질병 - '고콜레스테롤, 고혈압, 골다공증, 과민성 대장 증후군, 월경 전 불쾌장애, 폐경, 사회불안장애, 주의력결핍장애, 여성 성기는 장애' - 중 30대 이상이라면 많은 이들이 한두가지는 해당한다고 느낄 터인데 그 까닭도 여기에 펼쳐진다. 아마 이런 경우에 '모르는게 약'이라는 말을 써야 할 것이다. 아는만큼 더 괴롭고 불안에 떨 것이니까…. 
 
 그럼 우리는 지은이의 말처럼 무엇을 해야하는가? 
 
 '현실'에 도전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질병을 매개로 한 약물판매를 걱정하는 모든 사람의 첫걸음이다. (270)
 
  약 없이, 질병없이 살 수 있는 세상에 대한 꿈을 우리가, 이제부터라도 꾸면 그 꿈은 길이 될 것이고 "질병(을 통한 약물) 판매"라는 어처구니 없는 일은 없앨 수 있을 것이다.
 
  '의사를 포함한 의료계 전반 / 제약업계 / 환자와 가족', 이 삼발이에서 두 곳이 썩어 있다는 가슴 아픈 현실을 두 책에서 만난다. 다행인 것은 그 현실을 돌파하고자 하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고 '환자와 가족'도 마냥 천덕꾸러기일 수는 없다는 자각이다. 새롭게 시작하기에는 아주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래도 꿈은 꾸어야 하고 길은 만들며 나가야 하는 법, 이 책의 지은이들과 함께 가는 길에 우리나라에도 많은 이들이 나서기를 기대하여본다.  하필이면, 더욱 더 이 '광우병 정국'에......
 
 
2008. 6. 21. 꺼지지 않는 '촛불'로 밤을 밝히리라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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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가지만 알면 나도 스토리텔링 전문가
리처드 맥스웰.로버트 딕먼 지음, 전행선 옮김 / 지식노마드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1. "향운장" 이야기
 
 프로야구 롯데팬이라면 '야구'에 대한 '열정'만으로는 늘 전국 1등인 10번째 야구선수일 것이다. 그리고 그 팬들이 바라는 '가을에도 야구하자'는 오랜 숙원이 되어 올해도 어김없이 사직벌에 메아리치고 있다. 최근에 떠오른 롯데 야구의 화두는 "향남옹" 또는 "향운장"이라 불리는 최향남 선수 이야기다. 몇 년만에 가을야구(포스트 시즌 진출)를 위하여 부리나케 달려가는 롯데의 발목을 잡는 것이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다 이기던 게임을 안타깝게 역전을 당하는 것을 지켜보며 열혈 팬들은 영웅을 기다릴 수 밖에 없었고 그 때 마침 등장한 선수가 있으니 그가 바로 "향남옹"이다. 고참/퇴물 선수에 가깝다고 하여 붙이는 '옹(翁)'이라는 호칭은 그만큼 나이가 들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의 승리를 빼앗아가던 악당-마무리 실패 또는 역전패-을 단칼에 제압하는 "향남옹"의 등장은 팬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하였다. 특히 타자가 생각할 틈조차 주지 않는 빠른 투구를 통한 시원시원한 투구와 삼진은 완벽한 마무리와 함께 보는 팬들을 꼼짝못하게 사로잡았다. 빠른 투구를 통한 시간차 공격과 그 효과의 깨달음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등장한 별명이 "향운장"... 이미 아시는 분은 아시리라..술이 식기전에 적장의 목을 베고 돌아와 따뜻한 술잔을 마시던 삼국지의 관우운장 이야기를...드디어 부산, 사직벌에 "향운장"이 등장한 것이다. 그저께 일요일, 9회 마무리에도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는 사이에 경기는 끝나버렸다. 공 5개로 3타자를 모두 아웃처리하고 승리를 지켜낸 사람은 역시 "향운장" 최향남 이었던 것이다. 그로 인하여 사직구장에, 롯팬들의 가슴에 "가을 야구 실현"의 꿈에 희망의 등불이 켜지고 있다. 롯데는 지금 '가을야구 모드로 변화하는 중이다.
 
2. "그들" 이야기
 
  그들의 말처럼 무려 10년을 이끌어오던 무능한 정권의 교체가 이루어졌다. 그들의 말처럼 이제는 경제만 살리면 되었다. 그들의 말처럼 경제만 살리면 나머지는 모두 용납될 것처럼 보였다. 
 
  사람들의 가슴속에는 이루지 못한 꿈이 있고 제대로 된 정치를 바라는 열정이 아직 남아 있었다. 사람들은 정치도 잘하면서 경제도 살려줄 영웅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영웅은 커녕 오히려 악당처럼 다가왔다. 영어몰입교육,오륀지, 어쩌구 저쩌구 하더니…대운하, 공교육 죽이기, 의료보험 민영화,  공기업 민영화,혁신도시 흔들기..그리고 마침내 '미친소'를 들여와 우리에게 먹이겠다고 한 것이다. 
 
 다시 사람들이 나섰다. 21년전 그날처럼.. 그때는 나같은 젊은이들이 주축이었지만 이제는 어린 조카들이, 엄마가, 유모차를 끌고, 아버지가 된 벗들이 거리에 나섰다. 아무런 보호장구도 없었다. 옛날의 화염병도 각목도 없었다. 다만 브레이크마저 고장나버린 이 정국을 세우고자 하는 열정 하나로 거리에 나섰다. 사람들이 나섰다. 그리고 아직도 거리에 있다. 그들이 이 시대의 영웅이다.
 
 이제는 악당이 되어버린 미친소로 대표되는 정국에 흔들리는 촛불의 작은 빛으로 맞서고 있다. 그들도 이제는 깨달음을 얻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아닌가보다. 전면 재협상이 아닌 어설픈 추가협상으로 성난 우리를 달랠 수 있다고 아직 생각하나보다. 그들에게는 이 세상의 변화가 눈에 보이지도 않나보다. 사람들의 진심을 두려워하지 않나보다.
 
 하지만 시대는 이미 바뀌고 있고 시대의 변화보다 우리의 아이들은 더욱 빨리 자라며 변화의 물결을 이끌고 있다. 드디어 골방에 숨어 웅크리고 망설이던, 침묵하던 나도 이제는 거리에 나선다. 21년만에… 우리는 이번에도 반드시 이기는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전할 수 있으리라.
 
 적극적으로 청취하는 법을 배우면 더 나은 사람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126)
 
 끝으로 그들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다.
 
 위대한 영웅의 자질 중 하나는 시간을 두고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들이 맡은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도움으로써 그들이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 같은 페이지를 보고, 같은 이야기를 하고, 또 그 이야기 속에서 살아가게 되면 그때는 앞으로 나아가는 일만 남게 될 것이다. (172)
 
2008. 6. 17. 장마가 시작되어도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들풀처럼
*스토리 텔링의 핵심요소 5가지 
 : 열정, 영웅, 악당, 깨달음, 변화 를 이용하여 스토리텔링 2편을 작성해 보았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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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화 선생님이 들려주는 이야기 한국사 1 - 구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 초기까지
이이화 지음 / 파란하늘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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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이화 선생님의 [한국사 이야기 22권]에 대하여는 귀동냥으로 들은 바가 많지만 사실 직접 만나 읽어보지는 않던 차였다. 적지 않은 분량에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 다 아는 역사 이야기를 무에 그리 디립다 팔것인가라는 나름대로의 깜냥이 있었던 게다. 그러던중 이번에 이 책 [이야기 한국사 1,2]를 만났다. 사전지식 없이 책을 만나는 경우가 많은 나는 이번에 1,2로 나온 책이라 시리즈로 이어져 나올 것이라 지레짐작하면서 책을 펼쳤다. 하지만 이 책은 딱 2권의 단촐한 내용으로 우리 겨레의 5000년 역사, 아니 70만년전 이야기부터 1987년 민주화 항쟁까지를 모두, 잘, 아우르고 있다. 
 
  언뜻 생각하면 2권의 책에 겨레의 모든 역사가 담겨있다면 수박 겉핥기처럼 제목만 또는 연표만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오해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책에는 그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다른 기술법을 사용하였다. 정확한 전문용어는 모르겠지만 1권에서 서술되는 선사,역사가 70만년전부터 1550년경까지로, 2권에서는 1550년 이후부터 1987년까지로 기간에따른 서술이 아니라 사안에 따른 역사 서술의 집중을 달리 하였다. 그러다보니 근세 이후의 주요한 사항들은 거의 이야기되고 있는 셈이다. 핵심을 짚어가면서 시간을 빠르게 지나가는 방식이라 읽기에도 부담이 없지만 중요한 부분만 압축하여 볼 수 있게 한다. 프로야구 경기를 다시 볼 때에 만나는 하이라이트식이라고나 할까? 지나온 역사를 어찌 하이라이트식으로 바라볼 수 있으랴만 개인에게도 같은 1년이라도 길고 짧게 느껴지는 시간이 있듯이 역사도 그러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다면 이런 서술방식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제2부 남북국시대가 열리다 / 제3부 북쪽으로 향한 굳은 의지 / 제4부 외세의 간섭과 자주정신이 맞서다 (이상 "1권"에서) // 제6부 왕조의 모순과 자기반성이 일어나다 / 제7부 민중의 저항이 불붙다 / 제8부 망해 가는 나라와 항쟁의 불길 (이상" 2권"에서)
 
 시대구분을 해놓은 10부의 제목만 대충 훑어보아도 지은이가 어떤 관점에서 우리 역사를 서술하고 있는지 알 수 있듯이 기존의 왕조중심의 역사서가 아닌 민중, 백성들의 움직임에 초점을 맞춘 살아있는 역사 이야기가 바로 이 책이다. 그래서 제목도 그냥 한국사,어쩌구저쩌구 한국사가 아닌 [이야기 한국사]인 것이다. 거친 세월을 겪어오신 할아버지가 무릎아래에 손주들과 막내 아들을 앉혀두고 들려주듯이 이야기되는 우리네 선조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때로는 가슴아프고 부끄러운 역사도 있고 불의에 항거하며 일어난 뿌듯한 백성들의 이야기도 있다.  
 
  책 속에는 이야기가 전개되는도중 모자라는 부분을 보충하고자 {조금 더 생각해 보아요}라는 별도의 쪽이야기가 곳곳에 등장하여 우리의 궁금증을 풀어주며 더 깊은 이야기로 우리를 끌어당긴다. 또한 오른쪽 왼쪽 가릴 것 없이 이야기에 필요하면 등장하는 갖가지 사진과 유물,유품, 지도는 읽는 이들에게 이보다 더 상세할 수는 없다고 이야기 하는 듯 하다. 마치 교과서에 참고서에 문제집까지 핵심을 한 권에 축약한 느낌이 든다면 적당한 표현일까? 읽는 내내 떠오른 생각은 이 책을 우리 청소년뿐만이 아니라 해외에 우리 역사를 소개하는 교재로 번안된다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1차적으로 교포3세들을 대상으로 이 책이 번안, 공급되어 유용도를 확인해보면 좋을 것이다. 적당한 분량으로 우리 겨레의 역사를 꿰뚫어 볼 수 있는 책은 많치 않을 것이기에 이 책을 교재로 강의/수업을 한다면 한학기로 중요한 우리 역사에 대한 궁금증을 많이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신생출판사인 것 같아 엄두를 내기가 어렵겠지만 분책?분철?하여 외국의 초중등 역사교재로 공급할 수 있다면 아주 좋은 책의 활용이 아닐까한다. 물론 우리네 역사교재로는 더 말할 나위가 없고.  참, 각 부의 앞에 요약된 연표만 따로 복사하여 10장으로 만나보아도 주요 史實을 얼추 아우른다. 시험공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전체적으로 한 시대를 조감할 수 있어 이 연표가 더욱 맘에 든다. 연도만 외우는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각 부의 도입부에 등장하는 『한국사 연표』와 곳곳에 나타나는 각종 지도만으로도 훌륭한 역사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참으로 잘 만든 훌륭한 책이라는 감탄이 절로 난다.
 
 하지만 재미있게 읽어나가는 중에 옥에 티가 몇가지 보이는데 그것은 {조금 더 생각해 보아요}의 서술 방식에 관한 것이다. "1,2권" 합쳐 50여편 이상 등장하는 - 직접 세보지는 않았음^^-  이 쪽지글은 '~하였습니다'라는 존칭을 써서 여러 사람에게 직접 이야기 하듯이 기술되어 있다. 그런데  몇몇 꼭지는 '~ 했다'체로 서술되어 있어 서술의 일관성이 흐트러져 있다. 아래 그 꼭지들의 목록이다.
 
 서희장군과 소손녕의 담판(72) , 경국대전(130) , 소수서원(144) (이상 "1권"에서) / 소현세자(28), 일성록(30), 통공정책(36), 격문의 내용(88), 한국전쟁으로 인한 피해~ (194) (이상 "2권"에서)
 
 특히 이 가운데 몇 꼭지는 '~습니다'로 이야기를 끌어가다가 난데없이 '~ 했다'로 마무리가 되어 읽는이를 당황하게 하는데 이는 새로운 판의 출간시 반드시 바뀌어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이왕 손을 대어 바꾼다면 이 꼭지들의 색인을 각 권 끝에 덧붙이면 더 친절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청소년들이…. 이 편집상의 오류만 제외하면 이 책, 정말 괜찮은 책이다. 겨레의 선사+역사를 간단하면서도 핵심적으로 정리하고플 때 우리가 한 번씩 들여다 보아도 지나온 역사에 대하여 정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상식정리용으로도 좋다. "1권의 우리 역사책을 본다면 이 책을 만나보시라"고 감히 강추! 하는 바이다.
 

2008. 6. 15. 늦은 밤, 서술만으로도 달라지는 우리 역사,

                      역사는 발전한다!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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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뭐예요?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추천도서 철학하는 어린이 (상수리 What 시리즈) 1
오스카 브르니피에 지음, 양진희 옮김, 카트린느 뫼리쓰 그림 / 상수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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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네가 행복하다는 걸 어떻게 알아?

 기쁘고 즐겁게 놀때….

 

 2. 행복해지는 건 쉬울까요?

 쉽다, 마음먹기에 따라 다르다….

 
 3. 어떻게 해서든 행복해지려고 해야 하나요? 

 마음만 먹으면 된다

 
 4. 돈이 행복하게 해 줄까?

 응,조금..

 
 5. 행복해지려면 친구들이 필요할까요?

 응, 반드시….참된 친구 한 명이라도..있어야 된다

 
 6. 왜 우리는 가끔씩 불행할까요?
 아빠엄마가 내 말을 무시할 때- 예)PC/닌텐도 등을 구입해주지 않을때
 
 초등학교 5학년 딸아이에게 이 책에 나오는 질문을 툭툭 던져보았더니 위의 말처럼 이야기를 한다. 어찌보면 참 긍정적인 모습이기도 하고 어찌보면 행복에 대하여 제대로 된 생각을 갖기에는 아직 어리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당돌함은 그동안 내가 제대로 키워왔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아침마다 등교길에 아이랑 나누는 인사는 딱 한마디, "오늘도, 즐!"이다. 하루의 시작을 "즐겁게" 하기를 아이에게, 나에게 주문을 외듯이 외치는데 이것이 쉽고도 간단하게 행복으로 가는길이 아닐까?  
 
 우리는 일상의 자잘한 행복들을 만나지도 않고 더 좋은, 더 커다란 무엇인가만을 찾고 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나는 지난 10여년을 밤마다 술과 거리에서 보낸 시간들로 인하여 요즘에서야 만나는 일상의 소소함이 그렇게 좋다. 딸아이가 아빠랑 잠시라도 놀아주는 그 순간만이라도 고맙고 즐겁다. 물론 딸은 귀찮아 하겠지만...뭐, 나도 책을 볼 때는 딸이고 아내고 다 제쳐두고 책만보곤 하였으니. 딸을 탓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일요일 한 낮, 거실에 앉아 수박타령을 해대는 딸이 그렇게 이쁠 수가 없다. 행복이 뭐 별건가?!
 
2008. 6. 15. 낮, 아빠는 아빠다, 딸은 딸이다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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