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초원에서 보내는 편지 - 평생 잊지 못할 몽골의 초원과 하늘,그리고 사람 이야기
강제욱 외 지음 / 이른아침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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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야, 서울에 혼자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너의 외로움은 깊어갔겠지. 그래도 이번에 잠시나마 함께 지낼 수 있어 형은 너무 다행이다. 여러가지 까닭이 있지만 먼저 불규칙한 식사로 인한 너의 건강이고 다음은 아버지의 적적함을 달래줄 막내로서의 너의 역할이다. 비록 완벽한 큰 성공을 이룬 것은 아니라도 너만의 세계를 구축한 뒤 한 번 틈을 두고 정리 후 새 길을 떠나기 위해 내려오는 집이라 네게도 나에게도 아버지에게도 설레는 날들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오늘은 네게 몽고, 이야기를 하련다. [몽골, 초원에서 보내는 편지]라는 글과 사진이 어우러진 이 아름다운 책을 읽으며 나는 너를 생각하듯 머나먼 곳, 몽고, 그 곳에 있을 몽고사람들을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몽고와 우리는 같은 핏줄임을 너도 알 것이다. 아직도 우리 아이들의 엉덩이에 묻어나는? 몽고반점 한 개로도 충분히 증명되지 않겠니…뭐, 그런 것이아니라도 이 책에 등장하는 순박하고 맑은 그네들의 얼굴을 보며 우리랑 다른 사람들이라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게다.
 
 기차안에서 바라본 몽골의 밤하늘은 정말로 멋졌습니다. 별은 그야말로 손에 잡힐 듯 총총하게 박혀 그 자태를 뽐내고, 환한 달빛이 초원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더군요. 책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환한 달빛과 별빛. 아, 한국에서 이런 밤하늘을 본 것이 언제였는지…… ('초원으로 가는 몽골 횡단 열차 안에서", 이상엽) (56)
 
 사진이 주인이고 이야기가 손님인 책이지만 몽고라는 땅이 주는 감동이 워낙 커서인지 여러명의 이야기이지만 결국엔 몽고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는 자기 고백들이다. 그 감동을 각자 다른 방식으로 우리에게 전해주긴 하지만….
 
 아우야, 문득 나는 못가더라도 너랑 아버지랑 함께 이 여름, 몽고를 다녀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너의 경제력이 허락한다는 걸 전제로 하는 말이지만 몽고라는, 아직도 원시의 자태가 남아 있는, 생명력이 충만한 땅을 밟고 오면 새 일을 찾아나갈 너에게도, 홀로 집에서 한낮을 지키시는 아버지에게도 많은 활력이 될 것 같구나..아니면 가까운 산이라도 다녀와야겠지만…. 아뭏튼 이 몽고라는 나라의 대자연과 그 속에 사는 우리랑 같은 사람들이 뿜어내는 건강성은 간접적으로 접해보는 나에게조차 전달되어 읽는 내내 가슴설레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너도 알다시피 이 형이 좀 감성적이지 않냐...ㅎㅎ
 
 높은 건물은 없지만 생명력으로 충만한 땅, 넓은 땅을 뒤덮은 이름 모를 풀의 색채와 달콤한 향기,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만드는 초원의 바람과 하얀 구름, 눈부신 태양과 은은하게 빛나는 달과 별, 그리고 여기에 사는 사람과 가축들. 자연과 인간이 만들어내는 비움의 미학은 반대로 모든 것이 넘쳐서 빈곤한 현대의 자화상을 돌아보게 합니다. 인간과 문명의 불협화음은 비울 줄 알 때 비로소 조화의 접점을 찾을 듯합니다. ("밤하늘에 가득한 은하수 별빛을 그리며",윤광준) (85)
 
 아우야, 이 책에는 이런 낭만적인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란다. 중국과 러시아로 인하여 반쪽이나고 그나마 반쪽은 아예 중국으로 빼앗겨버린 우리 몽고족의 원형질의 나라, 실패한 스탈린식 사회주의로 망가져버린 엄청난 인명 피해 및 불교 유적들… 그리고 이제는 초원과 사막까지 파헤쳐지는 현실들, 나아지지 않는 사람들의 삶…이 책에는 그런 아픈 얘기들도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게르에서 생활하며 건강하게 살아가는 그네들의 삶은 그 자체로도 우리에게 감동의 힘을 준단다.
 
 참, 이 곳은 가축들을 위하여 야채는 먹지 않고 고기만 먹는다네. 기회가 된다면 니가 요리해주는 양고기 스테이크를 먹어보았으면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보았다. 우리가 살아가는 힘은 뜻밖에 단순함에 있음을 그들의 삶은 잘 보여주고 있다. '여행은 어떤 목적을 가졌든 혹은 가지지 않았든 간에 늘 인간을 따뜻하게 다독여주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초원에서 만난 닌자 광부들",석재현) (130) 그럴게다. 여행은 사람을 그만큼 성장시키니 그만큼 더 따뜻해지는 것이겠지.  몽고든 아니든 너랑 아버지랑, 우리 가족 모두랑 짧은 여름휴가라도 이번에는 다녀와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가 함께 하는 시간들은 줄어들고  앞으로는 더더욱 멀어질 터이니 함께 있을 때 서로에게 더 잘 해주고 더 따뜻하게 안아주는 그런 삶을 살자꾸나..아우야.. 
 
 단순한 삶의 방식이 일구어내는 행복은 미처 몰랐던 지혜였습니다. 사랑은 알아야 생기는 감정입니다. 처음 공항에 내렸을 땐 즉시 후회했고, 일주일이 지나나 신기해 보였으며, 한 달 째엔 매력을 느꼈고, 1년 후에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된 나라, 바로 몽골입니다. (윤광준) (85)
 
  아우야, 꼭 몽고가 아니라도, 어디로간들 어떠랴, 함께 우리가 어깨걸고 옛날처럼 다닐 수 만 있다면 그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들이지 않겠니.얼마남지 않은 너의 귀향, 난이도 나도 기다리고 있다.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자꾸나. 아우야.
 
 
2008. 7. 21.  사랑한다, 아우야!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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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시클 다이어리 - 누구에게나 심장이 터지도록 페달을 밟고 싶은 순간이 온다
정태일 지음 / 지식노마드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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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세월이 변하긴 변하였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 나는 또 어떤 젊음으로 그 시절을 보내었는지 돌아보게 하는, 서른즈음에 도대체 내게 인생이란, 미래란 또 무엇이었던가 자꾸 뒷머리를 긁적거리게 만드는 젊은 이야기들….
 
 멋진 유럽 풍경과 더 멋진 여행일기, 자전거 페달을 밝으며 써내려간 청춘일기, 흘러가는 작은 사랑이야기까지. 어쩜 이렇게 짜맞춘듯 이야기가 완벽할까라는 생각에 미리 기획하고 틀을 짜고 다녀온 것은 아닌지라는 의혹의 눈길마저 가는, 그러면서도 장면장면 고개를 끄덕이며 나도 모르게 내 발로 내 청춘의 페달을 밟게 되는…한마디로 부럽고 멋진 젊은이의 책
 변화란 위대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지금껏 좀처럼 해오지 않던 것을 해보는 것뿐이다. '나는 할 수 없어!'라고 생각해왔던 것들을 그냥 저질러 보는 것이다.  (33)
 
 오늘 달릴 거리는 140킬로미터. 어제 달릴 양을 다 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늘의 일을 내일로 미루면 그 값을 치러야 하는 게 세상살이의 이치인 모양이다. (101)
 
 스물아홉의 청춘이 뱉어내기엔 조숙한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그리고 너무도 편안하게 다가오는 것은 자전거로 달린 유럽여행 두달이 가져온 행복한 열매들이리라. 지은이는 한 번의 여행을 통하여 많은 것을 얻고 돌아왔다. 어쩌면 그것조차 우리네 삶의 한 모습이리라. 자전거 여행이 삶의 축소판이듯.
 
 3개월여를 자전거 출퇴근을 하다 이제는 포기한 나로서는 유럽의 자전거 기반환경이 더 눈에 들어온다. 우리는 두려워서 포기하게 만드는 자동차문화가 그곳에서는 이렇게 다르다고 하니….
 
 파리를 비롯한 유럽의 거의 모든 도로에서는 자동차들이 시속 40킬로미터 이상은 밟지 않는다. (64)
 
 중소도시의 외곽에 위치한 회사까지의 거리는, 집에서 겨우 12킬로미터, 한시간이면 넉넉하게 달릴 수 있는 거리이지만 불안하여,목숨 걸고 자전거를 매일 타는 것이 도무지 불안하여, 나는 3개월을 버티다 포기하였다. 이야기를 읽다보니 더 해볼 걸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왕복 2차선도로에 갓길도 없는 길을 출퇴근 시간에 달리기란 왠만한 배짱과 담력이 아니면 불가능함을 이미 경험해본 바이다. 어쩌면 나이가 들어 이처럼 핑계는 차고 넘치나보다.
 
 몸은 상상한대로 움직이고, 자전거 바퀴는 핸들이 가리키는 방향으로만 달려간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페달을 밟는 순간부터 목적지에 도착한 모습만을 꿈꾸며 달리고 또 달려라. 그 길의 끝에 성공이 있다. (107) 
 
 이렇게 성공의 공식 = "강렬하게 꿈꾸는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음" = 을 한 번에 짚어내다니…. 자전거 여행은 지은이에게 그만큼 많은 가르침을 주었나보다. 그리고 그 뒤를 이을 다른 젊은이들에게도 그 이상의 깨달음을 줄 수 있으리라. 혹 자전거가 아닐지라도 스스로의 한계를 벗어나 도전하는 모든 젊음에게 축복있을지니 멀리서 지켜보는 중년은 그 젊음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뻐 박수치리니…. 오늘도 우리는 우리 삶의 페달을 밟으리라.
 
 
2008. 7. 20.  '태풍 갈매기'가 닥쳐와도 두렵지 않은 낮에~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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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원주민
최규석 지음 / 창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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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주민'이라하면 거기에 더하여 '식민지'라는 말이 생각나는 세대다. '식민지 원주민', 이어서 '아메리카 인디언'이 생각나고 유럽인들의 침탈..이어지는 아메리카 문명의 파괴….   그리고 이 책 [대한민국 원주민]이라니…80년대에 한창 울펴 퍼지던 '식민지 조국의 원주민'까지 이어지니 대뜸 서글픈 이야기들이 넘쳐나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드니 아니나 다를까 '가난하지만, 어디에나 있'는 '대한민국 가족 역경史!'(뒷표지에서) 가 펼쳐지는 데 작가의 얼굴사진을 보니 내용과는 다르게 아주 쿨!하게 잘 생겼다. 아니, 좀 냉정하게 생겨서 스스로의 가족사를 이처럼 찬찬히 후벼 파서 도려내듯 보여줄 수 있을게다.^^
 
 자,그럼 옛날 야그 속으로 들어가보자. 첫 이야기 <어디에나 있다>(12~13)에는 '아직까지'라는 말이 더해져야한다. 조그마한 땅이라도 있다면 그 곳에 채소를 심어 키우는 할머니들의 모습은 '아직까지'는 '어디에나 있다'. 내 곁에도 이른이 넘으신 장인장모님께서 김해평야의 너른들판 옆 둑길따라 텃밭을 '아직까지' 일구고 계신다. 만화 속 할머니할아버지처럼... 하지만 얼마남지 않았으리라..그 분들이 떠나시면 이제 '어디에나 있'던 그 텃밭들이, 그 정성어린 손길들이 우리 곁에서 사라져 갈게다. 그리고 우리는 그 고마움과 정성의 손길을 그리워하며 마트에서 대량재배된 야채들을 구입하여 먹게될게다. 아무런 감흥도 없이.
 
 이야기는 작가와 가족, 6남매라는 대가족에 얽힌 옛날이야기들로 돌아가 회고하는 형식으로 전개되는데 하나같이 아픈 시절 조각들이다. 그리고 마흔이 넘은 내 또래라면 대부분은 겪어 보았을 이야기들이 하나씩은 들어가 있는 정말 이 곳, 이 땅의 '원주민'들의 삶이다. 그것도 문디 경상도 토백이들의 삶...  배고픈 조카들에게 뭐라도 하나 챙겨먹이고 싶지만 줄 것이라곤 '깻이파리 무친 기' 전부인 반찬을 보며 큰어매는 스스로 짠한 맘에 이처럼 궁시렁 거렸을 것이다. '에이 쌔빠질 년들 밥이나 처묵고 앉아 놀지.쯔쯔.' <장녀 2>에서, (52~53)
 
  <공식답변>(60~61)에는 지식인이면서도 현장 노동자 생활을 하는 작가의 아버지가 가진 개성이 한 눈에 드러나고 <잘난 아들>(96~99)에서는 이루지못한 엄마의 첫사랑 이야기도 등장한다. 큰누나의 공장이야기도 70년대 우리네 삶의 한 모습이고…..이야기꺼리는 차고 넘치고 우리가 다독여야할 기억들은 어느덧 추억이 되어 우리곁에 앉아 쉬고 있다. <유적>(146~147)에서 우리는 수몰민이 되어 물속으로 가라앉고 끝편 <원주민>(148~149)에서는 결국 살던 터전을 다 잃어버린 아메리카 인디언과 나란히 앉아 텃밭조차도 빼앗겨버린 '원주민'이 된다....쩝...
 
  이제, '원주민'들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날까? 현실에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누나들과 가족들의 이야기는 어디로 이어질까? 궁금하다. 아마도 '대한민국 원주민'들의 이야기는 이 땅에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한 계속 이어지리라. 나는 그 영속성을 믿으며 책을 덮는다. 
 
 
2008. 7. 19. 새벽, 돌아가신 '어머니'가 문득, 그리워지는~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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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경영수업 - 켄 블랜차드가 최고의 비즈니스 멘토들에게 배웠던 모든 것
켄 블랜차드.돈 허트슨.이던 윌리스 지음, 윤동구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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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같으면 이런 "자기개발서" 또는 "성공을 도와주는 책들"을 보고나서 이렇게 말하였을 것이다. 속으로, 혼자. '그래, 그렇지, 그들은 늘 운도 좋고 주변에 늘 자신을 이끌어주는 좋은 사람들이 있지, 나같은 특수한 경우와는 다를거야. 그들에게는 무한의 신뢰를 보여주는 사업선배가 있고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지원자가 있으니, 그처럼 성공하는 것이 당연한 거지. 그리고 무엇보다 주인공 개인적인 능력도 엄청나잖아. 나랑 쨉도 안되.' 뭐, 이런 식이었을 게다.
 
 이 책도 읽고나면 그런말이 쏟아져 나올 책이다. 제목은 [1분 경영 수업]이라 되어 있지만 한 부부 - 주드 & 테리 - 의 일생에 거친 성장기이자 사업성공기이자 후일담인 책을 보면 '역시 이들에게는 멋진 조력자들이, 인생의 멘토가 있어. 나랑은, 우리랑은 다르지. 그러니 이런 소설같은 이야기가 가능한거라구'라고 고함지르며 책을 집어 던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눈으로 다르게 바라본다. 당연히 다른 결론이 내게 다가온다. 책을 읽는 내내 줄을 그어가며, 고개를 끄덕거리며..'흠, 이 부분은 지금 바로 적용해도 될 것 같고…이 부분은 아직은 시기상조야. 업태는 다르지만 여기서도 이런 부분은 배워서 적용할 수 있겠군' 이라고 생각을 한다. 비록 늘 그런것은 아니지만….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고개를 웅크리고 있던 자괴감과 패배의 늪에서 내가 벗어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그것은 역시 "책"일 것이다. 비슷하거나 다른 책들을 만나며 반복되는 자기계발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나도 그리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다가 이윽고 당연히 그리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되고 나중에는 그 믿음이 나를 이 자리에 이끌어 왔다고 돌아보게 되는 날이 오는 것이다.
 
 지혜로운 방법으로 성공을 거둔 사람에게 가름침을 얻을 기회가 찾아오면 그 기회를 놓치지 말아라. 그리고 그에게 배운 교훈을 보석처럼 소중히 간직해야 해. (28)
 
 주드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하는 이 말이 바로 우리에게 필요한 거의 전부이다. 책이든 사람이든 배울 기회가 다가오면 절대 놓치지 말고 꼭 배워야 한다는 것, 이 진리를 깨닫기까지의 시간이 우리에게는 문제가 될 뿐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을 꽃피워보지도 못한채 하루하루하루를 괴로움과 한탄으로 보내고 있는지…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도 주드처럼 내가 살아온 삶을 통하여 그들에게 깨달음을 전해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물론 아직은 더 배우고 더 자라고 더 성공하여야 하겠지만.
 
 두 사람의 만남에서부터 회사의 설립, 위기의 극복, 책임과 권한의 이양, 안락한 노후까지 이르는 일생의 이야기를 이렇게 압축적으로 잘 기술하는 것은 글쓴이들의 능력일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 살아가며 놓치지 말아야 할 좋은 이야기들, "1분 지혜"라고 일컫어지는 삶의 교훈들을 배치하여 쉽게 배울 수 있게 한 것은 그들의 노력일 것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하여 어디선가 들어왔던 삶의 지혜들이 실제 사업체를 만들어 운영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적절하게 작동을 하는지 배울 수 있다. 그리고 그 삶의 지혜들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현실에도 다시 적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독자적 사업 경영의 노하우가 필요한 사람들'(5)에게는.
 
 책의 끝부분에 있는 다섯 쪽에 이르는 "감사의 글"(232~236)은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서로를 북돋우는 '성공한 사람들'의 삶을 잘 나타낸다. 꿈을 키우고 열정을 가지고 나아가는 길에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멘토'까지 있다면 이루지 못할 것이 무엇이겠는가. 하여 우리는 좀 더 배우고 좀 더 나누고 좀 더 공유하는 일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그것이 "1분 경영"이든 "1분 지혜"라 불리든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아직도 많고 세상은 넓다. 오늘도 배우고 또 익힌다.
 
 겸허한 마음은, 당신이 성장할 수 있도록 더 많이 공부하고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도와준다. (64)
 
 
2008. 7. 18. 밤, '일'과 '술'과 '더위'와 '책'의 한 판 승부중 ~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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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 샤라쿠
김재희 지음 / 레드박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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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물도 좋고 능력도 좋고 인기도 좋고 못하는 것도 없는 "엄마 친구 아들"을 이 책에서 만나다니... 이야기속의 신가권(=윤복)은 아버지의 후광에도 불구하고 잘 납득되지 않는 까닭으로 턱없이 방황하는데 그림도 잘 그리고 인물도 좋고 인기도 좋은 너무 현대적인 청춘이라니, 그리고 그 반항의 주 대상이 감히 임금이신 '정조'라니…그 당시로서는 정말 어마어마한 일인데 어쩐일인지 이야기 속에서는 쉬 용납이 된다. 정말 가능한 일이었을까?를 생각하는 순간, 시작부터 이야기로서의 책의 재미가 확 줄어든다. 
 
 잘 짜여진 구성, 탄탄한 등장인물들의 캐릭터, 빠른 장면전환은 나름대로 이 책의 매력적인 부분이기도 하고 책장을 넘기는 속도감도 확보하고 있고 당장 영화로 만들어도 가능할 정도의 구성으로 보인다. 하지만 팩션이란 장르의 특성을 고려하면 몇가지 눈에 띄는 흠결들이 앞서의 매력을 다 잠식해버린다. 많이 아쉬운 책이다.
 
 장르의 특성상 '스릴러'는 이미 범인이나 사건의 개요가 드러난 상태에서 따라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즐거움을 찾아가며 느끼고 '미스터리'는 사건을 추적해나가며 범인이나 사건의 끝을 찾아 헤매이며 읽는 맛을 즐기게 된다. '팩션'은 이 두가지의 장점을 잘 조합하여야만 하는데 신가권(=윤복)이 '샤라쿠'라는 화가라는 것은 이미 알고 보는데 이 과정이 좀 더 조밀하고 섬세하면서도 역사적인 연도와도 어울리게 조합이 되어야 할 터인데 이번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책을 읽는 내 떠오르는 신가권(=윤복=샤라쿠)의 나이는 많아야 20대후반에서 30대 초반의 미남형 청춘이다. 그런데 샤라쿠의 활동년도는 1794년에서 1795년까지 겨우 10개월간이라고 나와 있고 신가권의 생년은 1758년, 단원은 1745년이다. 단원의 나이가 너무 많아 샤라쿠가 신윤복이라는 가설은 그럴 듯하나 그 신윤복의 나이가 벌써 36살이라면 너무 젊게 그려진 것이 아닐까? 내가 책을 잘  못 읽은 것일까? 세상물정에 대하여 통달한 듯 하면서도 기방이나 전전하는 잘 난 '엄친아'같은 신가권이 36살의 나이라면 너무 오래 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쯧쯧쯧, 어디 가나 사람 사는 세상은 똑같군. 상업이 발달했다고 해도 부자의 발치에는 굶어 죽는 사람 천지니.  (신가권=해원=샤라쿠) (112)
 
 가권이 보기에 가부키는 과장과 꾸밈의 미학이었다. 짙은 분장이 배우들의 맨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언뜻언뜻 드러나는 그들의 표정에는 생활의 고달픔이 나타나 있었다. (148)
 
 한양이나 에도나 교토나 사람 사는 데는 다 똑같다. 어디가 더 낫고 말고가 없다. 가난하고 힘없는 하층민들은 불행하게 하루하루 살았고…..(360)
 
 작가도 이 부분을 염려했던 것일까? 책을 뒤적거려도 신가권의 나이에 대하여는 명확한 언급이 없다. 소설 대부분의 이야기에서도 명확한 년도가 배경으로 이야기되지는 않는다. 이런 부분은 나의 글읽기를 절망에 빠뜨린다. 그냥 소설이 아니라 역사적인 사실을 제재로 삼은 팩션이라면 좀 더 치밀하여야 읽는 맛, 씹는 맛이 날 것 아닌가? 책 자체로는 재미있지만 글을 읽는 내내 아쉬움이 떠올라 흥미를 떨어뜨린 까닭이 이것이다. 설레며 우리 역사의 이면 한 자락을 들추어보는 기쁨을 만나리라 기대하였는데 아쉽고 또 아쉽다. 이야기 역시 '참됨'이 중요함을 작가가 모르지는 않을터인데...
 
 넌 그림을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그림이 무엇이라고 배웠지? 진정한 그림이란 대상의 참을 그리는 거다. 초상화라는 것도 그저 닮게 그리는 것으로 족하는게 아니라 그 사람의 정신까지 그려내야 훌륭하다고 할 수 있는 거야.  ~ 그림만 봐도 기운생동이 전해지고 그 사람의 됨됨이가 느껴져야 한다.  우리 조상들은 아름다운 것보다는 참된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곰보며 검버섯,커다란 혹까지 추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남김없이 드러냈어. (214)
 
 한편으로, 나처럼 어떤 기대감을 갖지 않고 그냥 한 인물, 신가권이라는, '화가'의 이야기를 소설로서- 팩션이 아니라-본다면 나름 재미있는 소설이다. 조선중기의 조선과 일본, 간자와 닌자, 오이란과 게이샤,천주교와 민간신앙 등등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화음은 재미있고 또 흥미롭다. 신가권과 사유리의 사랑이야기도 그러하고…….
 
사랑은 재채기처럼 남의 눈에 쉽게 들키는 겁니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곧바로 다른 사람 눈에 보이지요. (213)
 
 가권은 자신의 인생에서 결정적인 무언가가 빠져 있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다. 그것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고 있음을 절실하게 느끼는 일이었다. (318)
 
 그렇지만 내게 이 소설은 팩션으로 먼저 다가왔고 지난해 [바람의 화원]과는 또 다른 신선한 이야기를 들려줄 것으로 기대하였는데 착상은 신선하였지만 조합은 아닌 까닭에 결국은 아쉬움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신가권=신윤복=도슈샤이 샤라쿠가 한 인물이라는 증거가 더 확실하게 전개가 되었다면 좀 더 큰 반향과 재미를 가져올 수 있었을 터인데…생각하면 할수록 아쉬운..그런 책이었다….. 
 
 물이 흐르듯 끝까지 자연스럽게 밀고 나가야 이길 수 있네.  처음을 잡는 자가 끝까지 잡는 거야. (230)
 
 
2008. 7. 17. 밤, 단원과 혜원을 끄러안고 뒤척이다. 
 
들풀처럼
*책에서 옮겨두다
 
 재능이나 기교만으로 그림이 되는 것은 아니야. 수많은 여행과 독서, 경험을 통해 마음이  풍부해지고 너그러워지면 붓은 저절로 따라붙는 걸세.  (단원) (68)
 
 도슈샤이 샤라쿠의 그림은 과동한 양념을 빼고 본래의 질감과 맛을 살렸다고 할 수 있지. 극중 역할과 배우 자신의 본모습이 모두 드러난 걸작이야.  (150)
 
사랑은 재채기처럼 남의 눈에 쉽게 들키는 겁니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곧바로 다른 사람 눈에 보이지요. (213)
 
 인생은 그저 흘러갈 뿐,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랑도, 그리움도, 기쁨도, 행복도,우정도,회한마저도 아무 흔적 없이 끝난다는 것이 절실하게 느껴졌다. (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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