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시대를 건너는 힘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악은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 지구를 뒤덮은 자본주의 시스템이 당분간 -얼마나 길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존속할 것이 틀림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의 연쇄를 인간적인 연쇄로 바꿔가기 위해서는 자신이 속한 '세간'과 얽힌 가운데 살아가는 것을 저는 소중하게 여깁니다. 악의 연쇄가 언젠가 인간적인 연쇄로 변해가는 것을 꿈꾸며, 이는 구체적으로는 사람을 살리는 사회를 회복하는 일로 이어질 터입니다.

그때야말로 내가 나라는 것과 이 세상 사이에 생긴 골에 다리를 놓게 되겠지요. 이 다리가 있다면 악이 깃드는 장소는 사라질 것입니다. 자신을 사랑하고 또 스스로가 이 세상과 사회의 일부라 여기며 타자를 사랑하는 법을 아는 사람은 (~) '악'이 되지는 않을 테니까요. (168)

사랑하기에도 미워하기에도 다른 사람의 존재가 필요합니다. 더욱이 그 한 사람의 타자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자유로운 존재라면 악은 인간의 자유와 타자와의 공존이라는 영원한 주제와 관련이 있는 것이지요. (175)

* 강상중, <악의 시대를 건너는 힘>에서
- 사계절출판, 1판 1쇄, 2017. 3.24



:
아침, 눈 뜨자마자 또 들려온 런던 테러, 개인의 일탈?이던, 정치적, 종교적 결사로 인한 집단의 테러이던, 일반 대중, 민간인, 불특정 다수에 대한 어떠한 테러도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마침 두어 달, 끌어오던 이 책을 마무리하고 잠든 새벽이었습니다. 당연히 이 책을 통하여 '악'에 대한 명확한 응징과 소멸 방법을 만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악'이라는 것의 발단이 결국엔 사람과 사람 사이의 '틈'에서 생긴'골'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지은이의 말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 원인이 스스로의 소외이던, 타자로 인한 '따'이던 말입니다.

아마도 지은이의 슬픈 예감처럼 내일 또 어딘가에서 어떤 참혹한 테러로 무고한 사람의 죽음은 이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울며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습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끊어진?! '세간'의 '연쇄'를 이어가는 것만이 우리가 이 참담한 시대를 좌절하지 않고 '건너가는 힘'이라 생각합니다.

테러로 인한 사망자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 170604 들풀처럼 )


#보다 - <악의 시대를 건너는 힘>
#오늘의_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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