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부터 고민은 없었다. 떠나야 할 명확한 까닭이 있었고 함께 갈 가족들이 정해져 있었기에.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여행에는 이 책도 함께 하였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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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이맘때면 돌아오는 아버지의 생신, 11월 24일, 일찌감치 양력생일을 지내온 우리집은 생일을 잊을래야 잊을 수도 없다. 게다가 두어해 전부터 아버지 생신이면 우리 가족과 누이동생네 가족, 모두, 어른 다섯 + 아이 셋이 함께 하는 늦가을 나들이는 년중행사로 자리잡아 가고 있기에 이번 여행도 부담없이 떠났다. 다른 점이 있다면 바쁜 업무상 이번에는 1박2일을 어쩔 수 없이 포기하여야만 하였다는 사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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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 철마다 소개되는 곳곳의 아름다움 중 '장흥,남해,보성,통영,창녕,강릉' 등은 한 번이라도 다녀온 곳이었고 하여 자연스레 우리는 가을에 맞는 추천지중 당일 여행으로 가능한 '안동'과 '함양'중 한 곳을 다녀오기로 하고 다시 책을 뒤적거렸다. 시간과 거리 등을 고려하고 더하여 이 책의 지은이가 함양 출신임을 보고 함양에 점수를 더 주고 길을 나섰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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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늙어 오래된 것들이 풍기는 냄새는 편안하다. 천년의 숨결이 깃든 숲의 나무 냄새가 그렇고, 잘 늙은 고택 한 채에서 묻어나는 오래된 흙냄새 또한 그렇다. 오래 묵어 무람없는 인연처럼, 혹은 오래 입어 몸에 잘 맞는 옷처럼 따사롭고 편안한 느낌. 함양엔 그렇게 오래돼 편안하고 멋스런 풍경들이 가득하다. ( "함양"에서 ) (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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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가 전해주는 '오래된 풍경'에서 만나는 옛스런 느낌,비록 가을은 저물고 있엇지만 '천년의 숲'이라는 상림에는 그 향기가 그윽하였다. 그것으로 우리 모두는 만족하였다. 다른 곳을 가볼 필요도 없었다. 느긋하게 걸으며 이야기하며 몇 장의 사진을 찍고 아이들은 웃고 어른들은 이야기하고 혹은 혼자 생각에 잠기고… 어쩌면 쓸쓸한 가을날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날은 맑고 따듯해 늦가을속을 거니는 기분은 황홀하였다. 몇 장의 사진으로 어찌 하루의 정취를 대신할 수 있겠냐만은 그래도 가을이므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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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이 한 번의 여행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책이다. 굳이 흠결을 찾자면 출발지의 시점이 다 서울이라는 현실적으로 납득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보완된다면 이 책의 홈페이지?에서 출발지에 따른 소요시간 및 거리 정도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 해준다면 좋을 것이다. 시간대별 일정과 대표적인 명소의 소개, 그리고 적절한 사진, 마지막의 '유형별 찾아보기'까지…친절한 책이다. 당분간은 이 책 한 권이면 가족여행지 고민은 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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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은 것은 2탄으로 이 곳에 소개된 여행지를 다른 계절에 갔을 때 즐길 수 있는 곳과 방법? 등이 이어져 나온다면 색다른 여행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내가 직접 거꾸로 다녀보고 글을 써볼까나? 피곤해도 흐뭇한 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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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11.24. 늦은 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만 같아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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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풀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