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강상중 교수의 신작이 나왔다. <떠오른 국가와 버려진 국민>(사계절). 그러고 보니 지난해에 나온 <만년의 집>은 건너뛰었다. 재작년에 나온 우치다 타츠루와의 공저 <위험하지 않은 몰락>까지가 내가 기억하는 책이다. 아무튼 신작은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의 현대사를 다루고 있다. 그 현대사를 압축한 표현이 책의 제목이다(현재 일본의 상황과도 정확하게 들어맞는다).

˝2018년 메이지 150주년을 앞두고 과거에 대한 찬사와 만세 구호가 휘몰아치고 전 국가적 성대한 기념식을 준비하며 애국심을 고취하던 그때, 강상중은 메이지가 남긴 야만적 차별과 불평등, 그리고 그로 인해 비참에 빠진 국민을 보듬는 작업을 시도했다.˝

같이 떠올리게 되는 건 한 세기 앞서서 그러한 문제를 직시했던 작가 나쓰메 소세키다. 강상중 교수 자신도 소세키에 대한 책을 쓴 바 있고, 근대의 문제들을 사유하는 데 있어서 막스 베버와 함께 가장 중요한 저자로 참고하고 있기도 하다. ‘떠오른 국가와 버려진 국민‘, 혹은 약간 변형하여 ‘떠오른 국민과 버려진 개인‘이라고 하면 소세키의 문제의식이지 않을까 싶다. 하반기에는 소세키의 <나의 개인주의>도 강의에서 다시 읽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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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기도 한 허연 기자의 <고전 여행자의 책>(마음산책)이 나왔다. 앞서나왔던 <고전 탐닉> 두 권을 합본한 것이다. 거의 매일 하고 있는 일이 고전에 대한 강의이기에 이런 류의 책에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

˝30년 차 전문 출판 기자이자 신작 시집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를 출간한 허연 시인. 그가 섬세한 감수성으로 고전을 해석해 많은 호응을 얻었던 <고전 탐닉>(2010), <고전 탐닉 2>(2012)의 합본 개정판 <고전 여행자의 책>은 동서양의 고전 116편을 소개한다. 저자가 꼽은 작품들은 문학에서 철학, 사회, 과학, 경제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막론해 지성사의 흐름을 개관할 수 있게 했다.˝

개인적으로 그의 기사를 강의자료로 종종 활용하기도 했었기에 친숙하다. 개정판은 합본된 형태라 소장도 용이하겠다. 내가 본 건 주로 문학 분야의 글이어서 다른 분야의 글들은 이번에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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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독 철학자 한병철 교수의 <폭력의 위상학>(김영사)이 번역돼 나왔다(짐작에 영어로 가장 많이 번역된 한국인 철학자다. 물론 독어로 쓴 책들이 영어로 번역된 것이지만). <피로사회>로 화제가 된 이후에 대부분의 저작이 번역되고 있는데(분량은 얇아도 종수는 많다) 타이틀 가운데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다. 몇년 전에 다섯 권의 책을 강의에서 다루면서 <에로스의 종말><아름다움의 구원>까지 읽었는데, 기억에는 이 책들보다 먼저 나온 저작이다.

˝폭력의 구조, 역사, 정치, 심리, 가해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시스템의 폭력까지, 오늘의 세계를 지배하는 폭력에 관한 분석을 담은 책이다. 주권사회에서 근대의 규율사회로, 다시 오늘날의 성과사회로, 사회의 변천과 더불어 그 양상을 달리하고 있는 폭력의 위상학적 변화 과정을 살피고, 점점 내부화, 심리화하고 있는 이 시대의 폭력을 예리한 시선으로 읽어낸다.˝

시스템의 폭력을 다룬다는 점에서는 지젝의 <폭력이란 무엇인가>와 비교해서 읽어봐도 좋겠다. 비록 지젝의 책은 절판된 상태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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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헤라클레스와 순리 사이의 햄릿

11년 전에 쓴 독서칼럼이다. 이번 주말에도 셰익스피어 강의가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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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온 책들을 꼽는다고 만든 게 '오래된 새책' 카테고리였는데, 재출간서가 아주 흔한 상황에서는 이런 주목이 별다른 의미가 없어 보인다. 그냥 '산 책 또 사고'에 해당하기에 주의만 필요하다고 할까. 경우에 따라서는 기꺼이 '산 책 또 사기'에 가세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책들을 눈에 띄는 대로 골라보았다.
















먼저 명분이 가장 좋은 책은 데즈먼드 모리스의 스테디셀러 <털없는 원숭이>(문예춘추사)다. '50주년 기념판'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번역본은 1991년에 정신세계사에서 처음 나오고(내가 읽은 판본이다), 이번 판본이 다섯 번째다. 30년째 읽히는 책이니 말 그대로 스테디셀러다. 이 정도 생명력을 유지하는 책들은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니 아직 읽어보지 못한 독자라면 확인해볼 일이다. 

















프랑스의 작가이자 사상가 조르주 바타유의 <에로스의 눈물>(민음사)도 이번에 다시 나왔다. 다른 번역이니까 개역판이다. 바타유의 신간은 시집 <아르캉젤리크>였는데, <에로스의 눈물>이 다시 나온 걸 보면 몇 권 더 나올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절판된 <문학과 악> 같은 책이 다시 나오는 것도 기대해봄직하다. 
















미국의 좌파 지식인이자 환경운동가 데릭 젠슨의 책은 제목이 바뀌었다. 2008년에 <거짓된 진실>(아고라)이라고 나왔던 책이 <문명과 혐오>로 다시 나왔는데, 부제도 '계급.인종.젠더를 관통하는 증오의 문화'에서 '계급.인종.젠더를 관통하는 혐오의 문화'로 바뀌었다. 키워드가 '증오'에서 '혐오'로 변경된 것. 확실히 '혐오'가 대세인 것인가. 


"데릭 젠슨은 우리 문명사 전체를 꿰뚫어 혐오 문화를 파헤치고, 사회·경제적 구조와 혐오의 관계를 밝히고 있다. 총 21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혐오집단의 정의에 대한 물음으로 시작하여 폭넓은 시야로 다양한 사례들을 살피면서 산업 사회 전체에 만연한 잔학 행위들의 뿌리를 추적한다."
















마사 스타우트의 책은 제목과 역자, 출판사가 모두 바뀌어서 다시 나온 책이란 걸 알려면 손품을 팔아야 한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사계절). 처음엔 <당신 옆의 소시오패스>(산눈)라고 나왔던 책이다. 그게 2008년이니 꽤 오래 전이긴 하다. 첫 번역본의 제목이 원제에 가까운데, '소시오패스'가 '배신자'로 탈바꿈했군.
















끝으로 간디 자서전. 많은 번역본이 나와 있는데(확인해보니 함석헌 선생의 번역본이 가장 많이 팔렸다), 다시 나온 건 박홍규 교수 번역의 <간디 자서전>(문예출판사)이다. 소장도서라 다시 구입하지 않아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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