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로쟈 > 도스토예프스키 커넥션

9년 전 강의 공지다. 요즘 도스토예프스키 전작 읽기 강의를 진행하고 있어서(이번주와 다음주에 <죄와 벌>을 읽으면 시즌2가 끝난다) 눈길이 갔다. 내년에는 ‘도스토예프스키 커넥션‘을 확장판으로 진행해볼까도 싶다(‘니체와 도스토예프스키‘ 같은 꼭지도 더 넣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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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공 2020-06-23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확장판! 온라인도 병행하신다면 내년꺼 미리 찜 해둡니다^^

wingles 2020-06-23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체와 엮는 커넥션 좋아요^^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러시아문학, 세계문학 강의와 함께 한국문학 강의도 나의 주요 일정이다. 이번 여름 강의는 김훈의 <칼의 노래>까지 다룰 예정인데, 거기서 더 연장된다면 바로 김영하와 김연수에 이르게 된다(무산되었지만 한번은 김훈, 김영하, 김연수의 주요작을 읽는 일정을 계획해보기도 했다). 그 김연수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이 나왔다. <일곱 해의 마지막>(문학동네). 소개를 읽다가 두 가지가 놀라웠는데, 일단 장편으로서는 짧은 분량이라는 것과 백석의 삶을 소재로 삼았다는 것.
















<일곱 해의 마지막>은 8년 전에 나온 전작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에 이어지는 것이지만, 시인 백석의 삶은 소재로 한 점에서는 작가의 출세작 <꾿빠이 이상, 이상>을 떠올리게 한다. '이상에서 백석으로'까지가 얼추 20년이다. 
















아직 손에 들지 못했지만, <일곱 해의 마지막>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백석의 시와 함께 그의 평전을 같이 떠올리게 될 듯하다(김수업 교수의 <백석의 노래>가 최근에 나온 책이다). 
















백석 평전 가운데서는 송준의 <시인 백석>(흰당나귀)이 최대 분량인데, 구입을 미루는 사이에 절판돼 아쉽다. 















백석 시는 여러 종의 전집이 나와 있는데, 역시 흰당나귀판은 절판되었다(이 출판사는 백석 전집만을 내고는 문을 닫은 것인가?). 번역가로도 활발하게 활동한 만큼 백석의 번역들도 전집에 포함될 만한데, 그 가운데 <백석 번역시 전집>은 1권만 나오고 중단돼 역시 아쉽다. 





























서정시학에서 나온 백석 전집에는 <테스>나 <고요한 돈> 같은 소설 번역도 포함돼 있었는데, <희랍 신화집>이 나중에 추가되었다(그런데 벌써 절판이군). 
















좀더 '안전한' 전집으로는 문학동네판을 꼽을 수 있는데, 자야 여사의 <내 사랑 백석>도 지난해에 재출간됐었다. 아무려나 이런 정도의 백석을 우리가 갖고 있다(연구서는 제외하고서도). 김연수의 신작이 어떤 이야기를 더 보태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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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gles 2020-06-23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연수작가의 백석을 다룬 소설을 고대하고 있었는데 아직 예판중이라 기다림에 어지러울지경이에요. 샘이 김연수와 김훈을 엮어서 강의하실 계획을 하셨다니 생각만으로도 설레요^^ 언젠가 실현될 날을 기대하며..

로쟈 2020-06-27 14:30   좋아요 0 | URL
네, 한국문학 강의 비중을 조금 늘리고 있어서 수년 내로 가능할 듯..
 
 전출처 : 로쟈 > 이기적 유전자, 이타적 개체

11년 전에 옮겨놓았던 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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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한겨레에 실은 '이현우의 언어의 경계에서' 칼럼을 옮겨놓는다. 도리스 레싱의 데뷔작 <풀잎은 노래한다>(1950)에 대해서 적었다. 레싱의 작품은 주요작으로 <마사 퀘스트>와 <금색 공책>도 조만간 강의에서 다룰 예정이다(이전에 주로 다뤘던 작품은 <다섯째 아이>였다)...


 















한겨레(20. 06. 19) 백인 남성 문명의 종말을 노래한다


20세기 전반 영문학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가 버지니아 울프라면 2007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도리스 레싱은 20세기 후반의 간판 작가다. 1919년 이란(당시 페르시아)에서 태어나 영국의 식민지였던 짐바브웨(당시 남부 로디지아)에서 성장한 레싱은 20대에 두 번의 결혼과 이혼을 경험하고 1949년 영국으로 떠난다. 런던에 입성했을 때 그녀의 손에는 한 권의 소설 원고만 들려 있을 뿐이었는데, 이듬해 출간돼 작가로서의 운명을 결정지은 <풀잎은 노래한다>이다. 걸출한 작가들의 데뷔작이 대개 그렇듯이 자전적인 이야기에 바탕을 두면서도 세상을 향해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작품이다.
















도리스 레싱은 6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현역 작가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장르에 걸쳐 많은 수의 작품을 썼다. 국내에도 대표작 <금색 공책>(<황금노트북>으로도 번역됐다)을 비롯해 여러 작품이 번역돼 있지만 아무래도 레싱 읽기의 출발점은 <풀잎은 노래한다>일 수밖에 없다(가장 먼저 번역되기도 했다). 제목은 엘리엇의 시 ‘황무지’에서 가져왔는데 “예배당 주변의 나자빠진 무덤들 위에서 풀잎은 노래한다”는 대목이다. 누구의 무덤이고 무엇의 무덤인가. 작품의 줄거리와 작가의 암시를 고려하면, 주인공 메리 터너와 같은 여성들의 무덤이고 더 나아가 백인 문명의 무덤이다.


농장주 리처드 터너의 아내 메리가 피살됐다는 독자 투고 기사를 단서로 하여 소설은 시간을 거슬러올라가 메리가 어떤 환경에서 성장했고 리처드와 어떤 동기에서 결혼했으며 왜 흑인 하인 모세에게 살해되었는지 순차적으로 서술한다. 남아프리카에서 백인 부모 슬하에서 태어난 메리는 우편물들의 발송지인 영국을 고향이라고 생각하지만 영국에는 단 한번도 가본 적이 없다. 매일같이 술에 취해 지내는 아버지는 무능한 가장으로 어머니와 다툼이 잦았다. 메리의 부모가 잠시나마 사이가 좋았던 시절은 메리의 언니와 오빠가 이질로 죽은 때였다. 먹여 살릴 아이가 메리 하나로 줄어서야 집안이 평온해질 만큼 가난한 백인 가정이었다.


기숙학교에 다니다가 중퇴하고 메리는 열여섯 살에 소도시의 사무실에 취직하면서 자립한다. 스물다섯 살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메리의 불행도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안락하고 속 편한 독신 여성의 생활로 충분하다고 느꼈다. 그녀는 별다른 생각이나 고민 없이 살아가는 전형적인 남아프리카 백인 여성이었다. 그러나 서른 살이 되자 주변에서 메리가 미혼인 사실을 두고 수군덕거리기 시작했고 나사가 하나 빠진 것 같다며 조롱했다. 남자 경험은 물론 관심조차 없던 메리는 뒤늦게 자극을 받아서 극장에서 우연히 만난 리처드의 구혼을 받자 덜컥 결혼한다. 리처드는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농장의 주인이었고 메리는 처음으로 원주민들과 대면한다.


리처드는 빚을 내서 여러 가지 농장일을 시도해보지만 실패만 거듭하고 메리는 그런 남편의 무능력에 지쳐간다. 남편의 곁을 떠나 도시로도 탈출해보지만 시골 농장주의 아내 메리는 더이상 예전의 도시 여성 메리가 아니었고 그녀를 위한 일자리도 존재하지 않았다. 말라리아에까지 걸려서 점점 쇠약해져가는 남편을 대신해 메리는 원주민들에게 채찍질을 해가며 농장을 되살려보고자 한다. 그러나 모세라는 하인의 건강한 육체를 본 이후에 메리는 혼란에 빠진다. 인종주의에 따르면 백인이 흑인을 지배해야 하지만 당시 성에 대한 통념상 약한 여성은 강한 남성의 사랑과 보호를 필요로 하는 존재였다. 메리와 모세의 관계는 이 두 가지 관계의 착종을 보여주며 결국 살인까지 불러오게 된다.


가장 전형적인 백인 여성 메리의 죽음을 통해서 도리스 레싱은 인종주의에 근거한 백인 문명이 더이상 지속될 수 없으며 여성의 정체성은 성차별에서 벗어나 새롭게 모색되어야 한다고 시사한다. <풀잎은 노래한다>는 이후에 펼쳐질 레싱의 작품세계를 미리 가늠하게 해준다.


20. 06. 19.
















P.S. 이미 적은 대로 도리스 레싱은 다작의 작가다. 장편과 단편소설들에 이이서 최근에는 산문집 <고양이에 대하여>(비채)가 소개되었는데, 더 바란다면 두 권의 자서전이 번역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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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나는 읽는다 고로 존재한다

11년 전에 옮겨놓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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