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베스트셀러로 <왜 결혼과 섹스는 충돌할까 Sex at Dawn>이 있는데, 제목이 그렇게 번역된 걸 보면 번역이 진행중인 모양이다. 원서를 진작에 구해놓은 터라 기다리게 된다. 너무 늦지 않게 나오면 좋겠다...

다른 동물들과 구별되는 호모사피엔스의 특성을 단 한 가지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 후보들 중 탈락한 것으로는 도구의 사용, 식량으로 쓸 작물이나 가축을 기르는 것, 번식과 무관한 성관계, 마주 보고 하는 섹스, 여성의 오르가슴, 집단 간의 갈등, 축적된 지식을 다음세대에 전달하는 것 등이다. 내 의견을 말하자면, 호모사피엔스는 자신이 살아갈 동물원을 스스로 건설한 유일한 종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매일 우리와 우리 후손이 살아갈 세계를 만든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 세계를 부키팅기에 있는 생지옥보다 샌디에이고에 있는 동물원에 가깝게 만들고자 한다면 우리 선조들이 동물원에서 처음으로 눈뜨기 전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더 자세히 알아야 할 것이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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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집인 줄 알았는데 책 얘기, ˝책이 겪은 사연˝ 얘기란다. 저자의 지극한 책사랑이 느껴진다. 절판본 이야기를 포함해 사연도 버라이어티하다. 책이 겪은 사연을 대신 들려주는 저자는 사람인가, 책인가?..

독자들이 알지 못하거나 무시하는 책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책은 살아 있는 생명체다. 저자와 출판사가 만나서 책이 태어나고 자라고 늙는다. 사연이 없는 사람이 없듯이 사연이 없는 책은 드물다. 책이 겪은 사연을 이 책에 담았다. 책의 줄거리나 작품성보다는 책이 겪은 우여곡절이나 책이 살아오면서 겪은 기쁜 일과 슬픈 일을 담았다.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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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다는 착각>(원제 <능력주의의 폭정>)의 가장 인상적인 인용은 샌델이 제임스 애덤스의 <미국의 서사시>(1931)에서 가져온 것이다. 애덤스가 아메리칸 드림의 가장 완벽한 사례로 꼽고 있는 것은 미국 의회도서관이다. ˝민주주의가 그 스스로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한 상징˝이라는 것. ˝이 예가 우리 국민 생활의 모든 부분에 그대로 실현된다면 아메리칸 드림은 살아있는 현실이 되리라˝고 애덤스는 적었다. 그러나 ˝이 책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샌델은 덧붙였다. 현재의 미국 민주주의와 능력주의 사회가 잃어버린 도서관 유토피아다...


일반 열람실을 보면, 물어볼 필요조차 없이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 1만권이나 비치되어 있다. 자리마다 조용히 앉아서 책을 읽는 사람들을 보면 노인도 젊은이도, 부자도 가난뱅이도, 흑인도 백인도 경영자도 노동자도, 장군도 사병도, 저명한 학자도 학생도 한 데 섞여 있다. 모두가 그들이 가진 민주주의가 마련한 그들 소유의 도서관에서 함께 책을 읽는다.
- P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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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론 해설의 결론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가능한 불가능성, 내지 불가능한 가능성을 좀더 해설하기 위해서는 또다른 한권의 책이 필요하다...



현대 사회가 봉건적 세계와 단절할 수 있었던 것은 실제 세계에 대한 종교적 상상을 과학적 이성으로 대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쇄혁명으로 지식의 전파 속도가 빨라졌고, 물리학, 의학 같은 자연과학이 급속도로 발전했으며, 역사와 사회에 관한 과학이 등장했다. 사람들이 신이 지배하는 세계에 계속 머물러 있었다면 상업과 산업의 발전은 물론이거니와 자유와 평등 같은 관념도 등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둠을 몰아내는 빛처럼, 인간의 지혜로 새로운 세계를 건설한다는 지식 운동이 현대를 만든 분기점이 되었다.

연합적 생산양식을 만드는 과정도 이전의 변혁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작동중지에 이른 자본주의가 이제 봉건제가 있었던 어둠의 자리에 있다. 시민들은 사적 소유와 시장을 정당화하는 경제학을 비판할 수 있어야 하고, 더 나아가 고위 경영자에게 맡겨둔 노동과정 조직과 시장에 맡겨둔 분배도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시민 모두가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할 수 있는 지식인이 어느 정도는 되어야 하고, 노동과정과 분배를 조직할 수 있는 경영인이 어느 정도는 되어야 한다.
- P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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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뿐 아니라 초보 작가들에게 힘이 될 법하다...

"작가란 오늘 아침에 글을 쓴 사람이다."

<누구나 글을 잘 쓸 수 있다>의 저자 로버타 진 브라이언트의 말이다. 처음 이 글을 접했을 때 나를 위한 말 같았다. 작가는 글을 잘 쓰는 사람도 아니고, 재능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책을 냈던 사람도 아니고, 다만 오늘 아침에 글을 쓴 사람이라니. 자신감이 떨어지다가도 이 말을 되새기면 다시금 불끈불끈 힘이 솟았다. 책 쓰기 초보였던 나에게 가장 힘이 되었던 말이다. 지금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다. 작가는 그저 오늘 글을 쓴 사람일 뿐이다.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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