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 프랑스문학기행의 공식일정이 모두 마무리되었다. 오늘은 저마다 오전에 자유시간을 갖고 오후에 공항으로 향하게 된다. 저녁에 귀국행 비행기에 오르면 한국시간으론 일요일 오후에 인천공항에 도착하게 된다.
어제의 핵심 일정은 아침에 페르라셰즈 묘지를 방문하고 빅토르 위고의 집에 들렀다가 점심을 먹은 뒤 판테옹(판테온)을 찾는 것이었다(묘지의 날!). 여분으로 셰익스피어앤컴퍼니 서점과 봉마르셰백화점을 가보는 것이 나머지 일정이었다. 애초에는 봉마르셰 대신 몽마르트를 찾으려 했으나 오늘 자유시간에 대개 미술관 관람을 하게 돼 변경했다. 쇼핑시간을 갖기 위해서였지만 봉마르셰는 졸라의 소설 <여인들의 행복백화점>의 모델이기에 문학기행의 일부이기도 했다.
어제 일찍 문을 닫아서 방문이 무산됐던 페르라셰즈는 다행히 문을 열었고 예상했던 교통체증도 없어서 진행이 순조로웠다. 많은 작가와 예술가들의 무덤이 있는 곳이지만 우리의 방문 목적은 발자크와 프루스트의 무덤을 찾는 것이었고 나머지 무덤은 덤으로 둘러보았다(오스카 와일드와 거트루드 스타인, 네르발, 쇼팽, 에디트 피아프, 그리고 폴 가셰박사의 무덤까지). 일행은 미리 준비한 장미를 한송이씩 추모의 마음을 담아 무덤가에 놓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오전에는 날씨도 개어서(오후부턴 다시 비가 흩뿌렸다) 페르라셰즈의 산책은 숙연함과 함께 청량한 느낌 속에서 이루어졌다. 에디트 피아프의 샹송과, 그리고 쇼팽의 피아노곡과 함께한 시간이기도 했다. 페르라세즈 묘지 방문을 기억하는 사진들을 몇장 올리고, 여행기는 끊어가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