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쟈와 함께하는 프랑스문학기행(실제 여행임)을 올 11월3일부터 12일까지(8박10일) 진행한다. 신청은 편트래블(funtravel.co.kr)을 통해서 하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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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스페인문학을 마무리하며 공지한 대로 '로쟈와 함께하는 문학기행'은 내년에도 계속 이어진다. 내년 4월에는 그리스와 터키를 다녀오는 '지중해문학기행'을 진행한다. 4월 3일부터 12일까지이며(8박10일) 아래 내용은 참고하실 수 있다. 경비에 항공비는 불포함되어 있다(신청시 실시간 경비가 추가된다). 문의 및 신청은 펀트래블 여행사로 하실 수 있다(담당자: 010-4211-3736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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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가 이니라 후식이라 적은 건 <돈키호테의 식탁>을 염두에 두어서다. 스페인 출국때 가방에 넣고서 귀국행 비행기에서 여행의 ‘후식‘으로 손에 들었다. <돈키호테>와 음식이야기를 맛깔나게 적은 책인데, 돌이켜보니 맛본 음식보다 맛보지 않은 음식이 훨씬 많았다. 당연한 일이다. 작품도 마찬가지여서 <돈키호테>에 대해 강의하면서도 아직 맛보지 못한 부위가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강의가 공부의 과정이고 문학기행이 또다른 공부가 되는 이유다.

여행을 마치고 몇가지 공부거리를 정리해보았다. 가장 많은 부분은 물론 <돈키호테>와 관련된다. 여행중에도 강의에서 정리해봤는데 (1)<돈키호테>의 탄생과정. 이는 근대소설의 탄생과정에 대한 해명이기도 하다. (2)<돈키호테>의 문학적 영향. 스페인문학뿐 아니라 유럽문학과 세계문학에 끼진 영향을 탐사해야 한다. 17세기 프랑스문학, 18세기 영문학, 19세기 러시아문학, 20세기 남미문학에 미친 영항을 다룬 논저들이 나와있다. 그리고 내적으로는 세르반테스의 장르에 대하여. 시와 희곡, 단편소설(<모범소설>)과 장편소설(<돈키호테>)의 관계와 의의에 대하여. 전공자들의 해명을 기대해본다.

어젯밤 귀가해서 배송된 책들을 풀어보니 스페인에 가기 전에 주문한 책과 스페인에서 들어오기 전에 주문한 책이 나란히 와 있었다. 가기 전에 주문한 책은 오르테가 이 가세트의 <돈키호테> 성찰에 대한 얇은 영어 주석서이고(다음에 스페인문학기행을 또 진행한다면 마드리드 일정을 하루 더 늘리고 싶다), 들어오기 전에 주문한 책은 <안토니오 가우디>와 <카르멘> 등이다. <가우디>는 바르셀로나를 방문한 기념으로, 그리고 <카르멘>은 배경이 되는 세비야의 담배공장도 지나가본 김에 신화적 형상으로서 카르멘의 문학적 의미를 생각해보기 위해서(짧은 강의에서는 ‘남성에 의해 통제받지 않는 여성상‘의 이름이라고 했다).

거기에 덧붙이자면, 발터 벤야민에 대한 관심의 재점화. 포르트부의 무덤에서부터 시작해서 베를린의 어린시절까지 벤야민의 생애와 비평, 사유를 거슬러올라가는 여정이다. 내년가을의 프랑스문학, 후년봄의 독일문학 기행에 맞춘 장기적인 독서기획도 짜봐야겠다. 후식은 식사의 마무리를 가리키지만 문학기행을 포함하여 강의의 후식은 새로운 공부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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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과 한국은 8시간의 시차가 있다. 아침 9시반을 지나고 있으니 한국은 오후 5시반. 평일이니 퇴근이 가까워가는 시간일 테다. 공항으로의 출발을 두시간쯤 남겨놓고 있어서 그간의 문학기행을 회고하는 페이퍼를 적는다(이번 문학기행 오리엔테이션 때 회고한 내용이기도 하다).

처음은 러시아문학기행이었다. 2017년 1월 혹한에서 진행했던 터라(최저기온이 영하30도까지 떨어졌었다. 해가 뜬 이후에도 영하20도) 가장 기억에 남는 여정이기도 했다. 사실 문학기행의 지속여부는 러시아문학기행의 성공 여부에 달려있었는데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아서 계속 기획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루어진 것이 2017년 가을의 카프카 문학기행. 오스트리아 빈에서 체코의 프라하를 거쳐서 독일 베를린으로 마무리되는 일정이었다.

이어서 2018년 1월에는 일본근대문학기행을 진행했다. 나쓰메 소세키와 다자이 오사무, 그리고 가와바타 야스나리, 세 작가를 주제로 했고 특히 야스나리의 <설국>의 무대(에치고 유자와의 온천)를 찾은 것이 기억에 남는다(˝국경의 터널을 지나자 설국이었다˝를 느껴보기). 그리고 2018년 가을에는 괴테와 헤세, 그리고 토마스 만을 테마로 한 독일문학기행을 진행했다. 괴테의 고향 프랑크푸르트 암마인에서 헤세의 고향 칼프를 거쳐서 토마스 만의 고향 뤼벡에 이르는 여정이었다.

2019년 3월에는 이탈리아문학기행을 진행했다. 밀라노에서 시작해 토리노를 다녀와서 베네치아를 거쳐 피렌체와 로마를 방문했다. 피렌체의 미술관들, 로마의 유적들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직전 문학기행이었던 2019년 9월의 영국문학기행. 아일랜드의 더블린으로 입성해서 런던에서 아웃했다. 제임스 조이스와 윌리엄 워즈위스, 브론테 자매, 제인 오스틴, 그리고 찰스 디킨스와 버지니아 울프의 발자취를 따라가본 여정이었다.

3년의 공백 이후에 재개한 스페인문학기행이 이제 종료되는 시점. 마음은 벌써 다음 일정으로 건너가고 있는데 내년 4월에는 그리스와 터키를 찾는 지중해문학기행을 진행할 예정이고, 10월에는 프랑스문학기행이 예정돼 있다(주로 파리와 노르망디 지역을 염두에 두고 있다). 아직은 멀게 느껴지지만 2024년 4월에는 두번째 독일문학기행을(첫번째 독일문학기행 때 다루지 않은 하이네와 벤야민, 브레히트 등을 추가하려 한다), 그리고 10월에는 코비드로 불발되었던 스위스문학기행을 기획하고 있다(그사이 겨울에는 일본문학기행을 진행할 수도 있다).

하여, 문학기행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삶이 계속된다면, 그리고 다리가 온전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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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9 1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11 04: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09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페인문학기행 잘 마무리 하시기를...작가의 작품같은 사진도 감사하구요. 저도 절친과 함께 갈 수 있는 날이 있을까 꿈꿔봅니다^^

로쟈 2022-11-11 04:32   좋아요 0 | URL
사진은 가이드의 작품입니다(모든 참가자가 같은 장소에서 같은 포즈로~). 문학기행이라면 언제든 환영합니다.^^

모맘 2022-11-09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탑승하셨겠군요 ㅎ 사진이 정말 멋지게 나왔습니다 선생님 맞으신거죠?ㅋㅋ 예정된 문학기행 일정을 보는것만으로도 설레네요 저 기행 중 어느 한곳에는?ㅎㅎ
휴식 잘 취하시고 12월에 대구서 뵙겠습니다~

로쟈 2022-11-11 04:33   좋아요 0 | URL
네, 무사귀국, 귀가했고요. 12월에 뵐게.~

anne1104 2022-11-28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스 터키 문학기행 참가하고자 합니다.
일정 알려주세요

로쟈 2022-11-29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조만간 공지 예정입니다.
 

시간으로는 바르셀로나의 새벽이지만 바깥은 한밤이다. 어제까지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날이 밝으면 이제 귀국길에 오른다. 스페인 입국시와 같이 귀국길도 두바이를 경유한 장시간의 비행길이다. 아마도 귀가까지는 하루가 족히 걸릴 듯싶다.

마지막날인 어제의 일정은 단출했다. 먼저, 벤야민의 무덤과 메모리얼을 찾아 바르셀로나에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작은마을(인구가 1천명 남짓) 포르트부(‘포르부‘로 읽어왔는데 스페인어로는 포르트부)를 방문하는 것, 이어서 40분쯤 떨어진 피게레스(살바도르 달리의 고향이다)의 달리미술관을 찾는 것.

2차세계대전중이던 1940년 9월 독일점령하의 파리에서 탈출을 시도한 발터 벤야민은 미국으로 가기 위해 피레네산맥을 넘어 포르투갈로 향하려 했으나 스페인경찰의 검문을 받게 되자 프랑스로 회송되는 것을 두려워하여 자살한다. 기록으로는 9월26일의 일이다. 우리가 찾은 그의 무덤은 해변 언덕의 교회 묘지에 위치하고 있었고, 그의 마지막 문건 역사철학테제(역사의 개념에 대하여)의 한 대목이 묘비명을 대신하고 있었다.

교회묘지로 앞에 바다를 향해 벤야민 메모리얼이라고 불리는 추모 설치물이 있었다. 확인해보니 사후 50주년을 맞아 카탈루냐 주정부와 독일 연방정부의 지원으로 이스라엘 조각가가 만든 ‘파사주‘로 벤야민의 최후 프로젝트였던 파사젠베르크(아케이드 프로젝트)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파사주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벤야민의 역사관에 대해 소개하는 것으로 포르트부 방문을 마쳤다(가능하다면 베를린과 파리에서도 벤야민의 흔적을 찾아가볼 예정이다).

한편 미술관 투어를 공식일정에 포함하지 않았던 이번 문학기행에서 달리미술관 관람은 ‘입막음‘의 의미도 있었다. 한 시대를 풍미한 괴짜이자 천재, 살바도르 달리의 여러 대표작과 스케치가 동화적 공간에 전시되어 있었다. 달리의 무덤까지도.

마지막 저녁식사를 위해 바르셀로나로 돌아오는 길에 다시 한번 세르반테스를 출발점으로 하는 근대소설사의 의의를 설명하고 근대문학종말론도 소개했다. 3년만에 다시 진행한 문학기행이 그렇게 마무리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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