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에 <일본근대문학의 기원>을 강의에서 읽으며, 가라타니 고진의 차기작이 나오면 강의에서 다루고 싶다고 했는데, 그 차기작이 이번에 나왔다. <힘과 교환양식>(비고). 역자는 <트랜스크리틱>(2001)과 <세계사의 구조>(2010)과 함께 '3대 주저'로 꼽았다. 목차만 보면, <세계사의 구조>의 짝이 되는 책이다(<세계사의 구조> 부록이 될 만한 책을 고진은 이미 여럿 출간했다).
<세계사의 구조>와 <트랜스크리틱>이 현재는 '가라타니 고진 컬렉션'으로 나와있는데, 출판사를 옮겨 비고에서 다시 나올 예정이다. '가라타니 고진 라이브러리'의 근간 모록에 포함돼 있다. <세계사의 구조>는 두번 정독했기에 나로선 <트랜스크리틱>의 재독 기회가 기다려진다.
<힘과 교환양식>은 지난해 나온 책으로 한국어판이 현재로선 최초 번역본이다(영어판은 근간). 출간 이후 고진은 철학계의 노벨상(상이 제정된 지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상금이 1백만불이다)이라 불리는 베루그루엔상 제7회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나도 당시 역자가 알려주어서 알게 되었는데, 비서구권의 첫 수상자였다. 고진의 업적과 성취에 대한 온당한 평가로 여겨진다. 아무래도 결정적인 건 <세계사의 구조>가 아니었나 싶은데, <힘과 교환양식>은 그에 더하여 우리의 세계사이해를 훨씬 심화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사의 구조> 개정 번역본이 나오는 대로 이 두 권에 대한 강독 강의를 진행하려고 한다. '가라타니 고진을 읽을 시간'을 따로 빼놓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