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디스 버틀러의 간판작 <젠더 트러블> 개정판이 나왔다. 원저도 1990년 초판에 이어 1999년에 개정판이 나왔었는데 한국어판도 2008년에 나온 초판에 이어서 16년만에 개정판이 나온 것. 두 가지를 떠올리게 된다. 일단 여성주의 이론 분야의 스테디셀러라는 점, 그리고 독서 트러블을 일으키는 책을 이번에는 완독해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점.

이런 종류의 책이 대개 그렇듯 책의 요지는 친숙하지만 독서는 만만치않다(세미나를 하지 않는다면). 대개는 번역서와 원서를 같이 놓고 봐야해서다. 이번에는 초판과 개정판 사이 16년도 염두에 두고 읽어봐도 좋겠다(가령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2007년에 출간됐기에 노벨문학상 수상까지 얼추 같은 기간이다). 거기에 더해서, 요즘의 관심사이기도 한데 버틀러의 젠더론과 정체성 정치의 관계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싶다(<젠더 트러블>의 부제가 ‘페미니즘과 정체성의 전복‘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페미니즘은 정체성 정치와 매우 강한 친화성을 띠기도 하기에).

그나저나 독서는 시간의 문제이기도 한데 멍석을 깔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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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차 지방에 내려가는 길에 미 대선 결과도 있어서 트럼프에 관한 책들을 주문했다. 주목한 책은 <트럼프는 선택되었을 뿐이다>. 제목에 트럼프가 들어가 있지만 원제는 ‘Talk Radio‘s America‘다. (나로선 처음 들어보는) 미국의 방송재벌 러시 림보와 트럼프주의의 부상을 연관지어 살핀 책으로 ‘미디어 민주주의‘ 문제를 고민하게 한다고 소개된다(정준희 추천). 원저는 하버드대출판부에서 나왔다.

˝왜 미국은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뽑았을까?’ 한 지역 방송국의 별 볼 일 없는 진행자에서 936억 원(2018년 기준)의 수익을 자랑하는 방송재벌로 부상한 러시 림보의 생애를 추적하며, 극우 보수 매체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선택된 존재로서 트럼프를 바라본다. 우리나라 미디어 민주주의의 과제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르포 트럼프 왕국>은 일본의 이와나미 신서로 나온 책. 지난 1기 트럼프 당선의 배경을 취재한 책이다. ‘어째서 트럼프인가‘가 부제다. ˝이 책은 트럼프 당선이라는 이변을 연출한 러스트벨트 지역 노동자들을 밀착취재하여 그들의 솔직한 생각과 생활상 등을 상세하게 전한다.˝

박종훈의 <트럼프 2.0시대>를 포함해 국내서도 몇권 발빠르게 나왔다. 2기 트럼프를 예상하고 미리 준비해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의 당선이 이변이었다면, 며칠전 트럼프의 재선은 이변이 규칙이 된, ‘비정상의 정상화‘로 여겨진다. 미국 민주주의의 실패에 대한 많은 비판과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 민주당은 취약점을 극복하지 못했다(언제부턴가 미국 정치는 ‘공화당의 게임‘이 된 것 같다). 북미관계의 변화가 유일하게 기대해볼 만한 것인지, 미국도 세계도 곧 2기 트럼프 월드라는 소용돌이로 빨려들어갈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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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사회심리학자, 그리고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수상한 경제학자다(공동 수상자는 애쓰모글루의 동료이자 공저자들이다). 먼저, 조너선 하이트의 <불안 세대>가 출간돼 얼추 3부작이 완결되었다. <바른 마음>과 <나쁜 교육>, 그리고 <불안세대>.















이번 책은 2024년작이니 실시간으로 번역된 셈. "베스트셀러 <바른 마음>으로 ‘영미권에서 가장 논쟁적인 학자’으로 부상한 그는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 인터넷이 청소년 정신 건강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주장을 내놓는다."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심증) 물증이 없던 차에, 실제로 근거들을 통해서 "디지털 세계는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병들게 하고 있는가"를 경고하고 있다니 '반갑다'. 교육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독자 내지 부모라면 같이 읽고 토론해볼 책이다. 
















그리고 이미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등의 저작으로 구면인 애쓰모글루. 노벨경제학상 수상작이란 후광도 거느리게 되었다. 지난해 나온 <권력과 진보>까지 역시나 묵직하지만 필독해볼 만하다. 공들여 읽어볼 만하다고 노벨상이 보증을 서 주었으니 더더욱. 지난해 나온 <권력과 진보>의 소개는 이렇다.


"저자 대런 아세모글루와 사이먼 존슨은 <권력과 진보>에서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연구를 토대로, 정치적·사회적 권력이 어떻게 기술 발전의 방향을 ‘선택’하는지, 그리고 테크놀로지가 어떻게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를 치밀한 논증과 함께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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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을 쉬고 있는 중에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대표적인데(덕분에 이번 겨울학기는, 당장 내달부터, 한강 강의로 도배가 되었다) 매우 인상적인 문학적 사건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올해의 사건이면서 한 세대의 사건이다. 한국작가 중 수상 가능성이 있는 작가로 점쳐졌지만 나도 그 시간은 10년쯤 뒤로 생각했었다). 강의와 함께 이번 수상의 의미를 짚는 원고를 맡은지라 내일 출발하는 스위스문학기행 커리어에 한강의 책도 몇권 들어갔다. 비행중에, 혹은 스위스의 숙소에서 한강을 읽는 모습을 그려보게 된다. 공항서점에서 외국어로 번역된 한강을 기념삼아 손에 들지도 모르겠다. 


한강에 대한 페이퍼는 뒤로 미루고, 문학기행중이라 다음주에는 강의가 없는 덕에 모처럼 시간을 내서 밀린 책들의 페이퍼를 적는다. 대충 견적으로는 10여개는 적어야 하지만, 일단 철학책부터. 현대독일철학의 아이콘이라는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의 '철학하는 철학사' 3부작의 마지막권이 출간되었다(젊은 철학자였는데, 1964년생이니 그도 환갑의 나이다). <너 자신이 되어라>. 앞서 나온 <세상을 알라>(2018), <너 자신을 알라>(2018)에 뒤이은 것이다. 6년만의 완간.



 













3부작을 다 갖고는 있지만, 책이사가 진행중이어서(신규 도서구입이 제한되고 있다) 나머지 두 권의 소재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 <너 자신이 되어라>는 좀 읽다보니, 역시 허명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관점이 있으면서 흥미롭게 잘 쓰인 철학사다. 
















다비드 프레히트의 책은 <내가 아는 나는 누구인가> 이후에 모든 책을 구비해놓기는 했는데, 정작 작심하고 읽지는 못했다. 강제독서가 필요한 저자다. 
















한편 견줄 만한 철학사 책으론 같은 3부작으로 움베르토 에코의 <경이로운 철학의 역사>를 떠올릴 수 있겠다. 둘다 영어권이 아닌, 독일과 이탈리아의 철학사란 점에서 가산점도 줄 수 있다. 




























그러고 보니 따로 적지 않은 건 같은데, 연초에 이정우의 <세계철학사>(전4권)도 완간됐었다. 국내 저자가 이만한 규모의 철학사를 다시 내놓을 가능성은 희박해보이기에 높이 평가할 만하다.















지난해 여름에 나온 고명섭 기자의 <하이데거 극장>과 함께 국내 저자의 철학서로 상찬받을 만하다. 다만 나로선 역시나 강의들 때문에 아직 손에 들지 못하고 있어서 유감이다. 


리하르트 프레히트와 함께 주목할 저자는 마르쿠스 가브리엘이다. 1980년생이니 독일철학의 진짜 '젊은 피'다.  


  















슬라보예 지젝과의 공저 <신화, 광기 그리고 웃음>으로 처음 소개된 게 2011년이었다. 그리고 최근 <허구의 철학>이 나왔는데, 흥미로운 저작(확인해보니 아직 영어판이 나오지 않았다). 규모가 좀 있는 책이어서 본격독서는 미루고 있는데(700쪽이 넘는다), 앞서 나온 그의 3부작과 연관지어 읽어보면 좋겠다. 
















그 3부작은 <왜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가><나는 뇌가 아니다><생각이란 무엇인가>다. 프레히트의 '철학하는 철학사' 3부작과 같이 묶으면, 철학의 종횡이다. 동시에 현대 독일철학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도 엿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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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한국사회 건강불평등

7년 전에 고른 책이다. 의료 대란의 장기화로 건강 격차와 불평등도 더 심화될 전망이다. 나쁜 정부가 얼마나 많은 것을 망칠 수 있는지 체감하는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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