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많이 언급된 일로 올해는 1차 세계대전 발발 100주년이 되는 해였다. 2014년을 이틀 남겨놓고 출판 쪽에서는 끝내 마땅한 관련서가 나오지 않는가 했더니 '서프라이징'하게도 한 권이 출간됐다. 박상섭 교수의 <1차 세계대전의 기원>(아카넷, 2014)이다.

 

 

마키아벨리 연구자이기도 한 저자는 국가와 폭력, 특히 전쟁이 주된 관심 분야였다. 사실 어지간한 공력으로는 '기원'이란 제목을 붙이기 어려운데, 국내 학자의 저작으로 읽을 수 있게 돼 반갑다. 소개는 이렇다.

1차 세계대전의 시작은 사라예보에서 울려 퍼진 총성으로 기억된다. 슬라브 민족주의자 프린치프 가브릴로가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황태자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을 쓰러뜨린 총탄은 세계의 화약고 발칸에 불을 붙였고, 1차 대전의 직접적 '원인'이 되었다. 그러나 민간인을 제외한 사상자만 1,000만을 헤아리는 대(大)전쟁의 '기원'을 모두 설명한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영국과 독일로 대표되는 제국주의 패권국들의 경쟁이 그 정점에 이르던 20세기 초, 전쟁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1차 세계대전의 기원>은 구조와 행위자라는 거시적 지평과 미시적 분석을 통해 1차 세계대전의 '기원'을 종합적으로 밝혀낸다.

 

1차 세계대전에 관한 기본서는 역시나 저명한 전쟁사가 존 키건의 <1차세계대전사>(청어람미디어, 2009)로 돼 있다. 피터 심킨스 등 3인 공저의 <제1차 세계대전>(플래닛미디어, 2008)도 이 전쟁을 종합적으로 다룬 책.

 

 

올해 나온 책으로는 피터 하트의 <더 그레이트 워>(관악, 2014)가 있지만 어떤 책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원서는 옥스포드대출판부에서 나왔다.    

 

 

짐작대로 1차세계대전의 기원을 다룬 책도 다수 출간돼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숀 맥미킨의 <1차 세계대전의 러시아 기원>을 읽어보고 싶다. 오래전에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잊어먹은 책이로군...

 

14.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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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서 한권을 '이주의 발견'으로 적는다. 아비에저 터커의 <이럴 때 소크라테스라면>(원더박스, 2014). 원제는 '모두를 위한 플라톤(Plato for everyone)'이다. '플라톤'이 '소크라테스'로 탈바꿈한 건 플라톤의 대화편 대부분에서 저자의 대역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소크라테스이기 때문이다. 번역본의 부제는 '지금 우리에게 정의, 쿨함, 선악, 양심, 죽음이란 무엇인가'.

 

저자 아비에저 터커는, 플라톤 대화편 가운데서도 가장 유명한 다섯 작품 <크리톤><메논><에우티프론><변론><파이돈>이 우리 시대와 호흡할 수 있는 한 가지 길을 이 책에서 선보였다. 1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소크라테스와 상대방이 나누는 대화를 단편 소설 형식으로 써내려간 이 책에서, 저자는 플라톤 대화편의 내용 전개를 고집스럽게 따라가며 플라톤 철학의 맥락을 놓치지 않고 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지라 저자도 생소한데, 프로필에 따르면 "매릴랜드 대학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컬럼비아 대학에서 박사 후 과정으로 정치학을 연구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했으며, 현재는 하버드 대학의 데이비스 센터에서 연구원으로 있다." 그리고 저서로는 <과거에 대한 우리의 지식: 역사편찬학의 철학><체코 반골들의 철학과 정치학: 파토치카부터 하벨까지><역사와 역사편찬학의 철학 안내서>(편저) 등이 있다. 체코의 반체제 철학자와 지식인들에 대한 책이 흥미를 끈다.

 

 

용도를 찾자면 <이럴 때 소크라테스>는 플라톤의 대화편들을 읽을 때 같이 읽어볼 만한 '사이드북'이다. 나로선 <메논>과 <에우티프론>을 제외하고 나머지 대화편들에 대해서는 강의를 진행해본 적이 있어서 흥미를 가질 만한데, 일반적인 독자도 그럴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최소한 <변론>(<소크라테스의 변론>을 말한다)이나 <파이돈> 정도는 읽어본 독자라야 하지 않을까.

 

 

책은 원더박스에서 나왔는데, 작년초에 첫 책을 낸 신생 출판사다. 검색해보니 2년간 8권의 책을 펴냈다. 그 가운데 <원더박스>와 <아이아스 딜레마> 같은 책이 포함돼 있다. 흥미를 끄는 책들이지만, 독자들이 많이 찾을 성싶진 않다(모두를 위한 책임에도!). 이런 종류의 책을 찾아내는 안목도 놀랍지만(<이럴 때 소크라테스> 같은 경우는 국내에 소장하고 있는 도서관이 한 곳도 없다) 그걸 출판까지 뚝심있게 밀어붙이는 저력도 높이 살 만하다. 아마도 3년차가 되는 내년이 고비일 듯한데, 잘 버텨내면 좋겠다. 지속가능한 독서를 위해서는 출판 또한 지속가능해야 하니까...

 

14.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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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독자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교양철학서 범주의 책들은 꾸준히, 적잖게 출간된다. 누군가는 찾고, 누군가는 읽는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나도 그 '누군가'의 한 명에 속할 텐데, 맘만 먹으면 매주 페이퍼 거리로 다룰 만한 책도 여럿 된다. 최근에 나온 책 가운데서는 리처드 테일러의 <무엇이 탁월한 삶인가>(마디, 2014)와 제니퍼 마이클 헥트의 <살아야 할 이유>(열린책들, 2014)도 그런 경우다.

 

 

<무엇이 탁월한 삶인가>는 미국의 원로 철학자로 2003년에 세상을 떠난 저자 리처드 테일러에 대한 관심과 '탁월함'이란 주제에 이끌려 손에 들게 됐는데, 국내엔 오래 전에 소개된 <형이상학>(서광사, 2006; 종로서적, 1990) 외에 <결혼하면 사랑일까>(부키, 2012)가 아주 오랜만에 추가됐고 <무엇이 탁월한 삶인가>가 세번째 책이다. '탁월함'을 주제로 삼는다지만 원제는 <자부심 되찾기: 우리 시대의 잃어버린 미덕>이다. '자부심'이 주제인 셈.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

 

미국의 대표적인 형이상학자의 전복적 인생 지침. 행복에 이르는 탁월함을 명쾌하게 밝힌다. 자부심, 선(good)의 원래 의미는 유대-기독교 이래 현대사회에서 사라졌다. 모든 사람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고 타인에 대한 자비가 곧 선이라는 주장 등인데, 이로써 삶의 의미는 퇴색되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이에 대한 분명한 이해를 갖고 있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정당한 사랑’만이 우리 삶의 목적이며 그 근거는 탁월함이다. 부와 명예의 과시는 자부심을 주지 못하며 관습과 종교에 맞춰 살며 안주하는 것은 ‘자발적 노예’의 삶이다.

자부심이 결여된 삶은 부유하든 가난하든 노예의 삶에 불과하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한다면 연말 '머스트리드' 목록에 올려놓을 만하다(리처드 테일러가 국내에서 그렇게 인지도 있는 철학자는 아니라서 책의 출간 사실이 흥미롭다. 이 책을 소장하고 있는 대학도서관이 한 곳도 없다! 그래도 미주나 찾아보기가 다 빠진 건 유감스럽다).

 

 

<의심의 역사>(이마고, 2011)라는 베스트셀러의 저자 제니퍼 마이클 헥트의 책도 국내엔 세 권이 소개돼 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공존, 2012)에 뒤이어 <살아야 할 이유>까지 나왔기 때문인데, 부제는 '자존의 철학'이고 원제는 <스테이(Stay)>다. '자살의 역사와 그에 반대하는 철학'이라는 원서의 부제가 책의 메시지를 좀더 분명하게 전달해준다. 일종의 '反자살론'이란 점에서 카뮈의 <시지프 신화>를 떠올려주는 책(물론 카뮈의 책보다는 훨씬 수월하게 읽힌다).

 

시인이자 역사학자인 제니퍼 마이클 헥트의 자존의 철학. 오래된 동료 시인 두 명의 자살을 목도하며 저자는 오늘날 우리가 삶과 죽음을, 특히 자기 살해에 의한 죽음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하는 물음에 직면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한다. 자살은 인류 역사에서 어떻게 다뤄져 왔는가? 자살을 논하는 철학자들의 시선은 어느 곳을 향하고 있는가? 현재의 우리는 자살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저자는 이러한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역사학과 철학의 학문적 경계를 넘나들며 개인적, 학문적 역량을 이 책에 집약시킨다.

제니퍼 헥트는 1965년생으로 여러 대학을 거쳐 컬럼비아대학에서 과학사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는 뉴욕의 뉴스쿨대학교와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시와 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한다. 아무튼 진지하게 자살을 생각해본 독자라면 (손해보는 셈치고) 일독해 볼만하다. "<살아야 할 이유>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확실하고 강력한 책이다"(샌프란시스코 북리뷰)도 참고해서...

 

14.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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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스(1887-1975)와 이토 히로부미(1841-1909)의 생몰연대를 확인해보니 장제스가 스물두 살 때 이토가 안중근 의사에게 피격당하므로 직접적인 인연은 있을리 없다. 같이 묶은 건 두 인물에 대한 평전이 최근에 출간됐기 때문이다. 조너선 펜비의 <장제스 평전>(민음사, 2014)과 이토 유키오의 <이토 히로부미>(도서출판선인, 2014). 각각 중일 양국의 한 시대를 쥐고 흔들었던 거물들이라 동아시아 근대사를 이해하는 데도 꽤 유익한 자료가 되겠다.

 

 

장제스에 관한 단행본은 생각보다 적다. 레이 황의 <장제스 일기를 읽다>(푸른역사, 2009)와 정두음의 <장제스와 국민당 엘리티스트>(도서출판선인, 2013)가 눈에 띄는 정도인데, 영어권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아 보인다. <장제스 평전>이 2003년에 나온 책인데, 저자가 "이 책은 거의 30년 만에 나온 최초의 전격적인 장제스 평전"이라고 서두에 적고 있기 때문이다.

황제가 지배하는 청나라가 무너지고 현대 중국이 탄생하기까지, 격랑의 중국 근대사 한복판에 장제스가 있었다. 신해혁명 이후 안으로는 군벌이 할거하고 밖으로는 제국주의 열강이 침략하는 가운데 장제스는 중국을 강대하고 안정된 국가로 세우려는 이상과 실천 역량까지 지닌 유일한 지도자였다. 저명한 동아시아 전문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조너선 펜비는 장제스의 일기에서부터 세계 각지의 연구, 당대의 언론 보도, 인터뷰와 현장 조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자료를 망라하여 장제스가 중국을 잃어버린 패배자라는 일반적인 평가를 철저히 재검토하고, 사실적이면서 역동적인 필치로 그의 초상을 그려 낸다.  

레이 황의 책과 나란히 읽으면 장제스와 그의 시대에 대한 꽤 상세한 그림을 그려볼 수 있을 듯싶다.

 

 

장제스와 달리 이토 히로부미에 대한 책은 평전을 비롯해서 적잖게 출간돼 있다. 새롭게 추가된 내용이 있는지가 포인트. 실제는 확인해봐야 알 수 있겠다.

이토 히로부미만큼 한국과 일본에서 서로 다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근대 일본의 정치가는 없다. 한국과 일본, 일본의 식민지 연구자와 정치외교사 연구자 사이에서조차 이토를 둘러싼 견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져 있다. 그 원인은 한국의 일본 연구자와 일본의 식민지 연구자는 이토가 한국(조선)에 관여하지 않았던 시기의 이토에 관한 사료를 거의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토 자신과 이토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정치가, 가족들의 편지, 일기, 서류 등 1차 사료를 중시하고, 또한 그들의 회상록과 당시 신문, 잡지 보도 등도 두루 살펴, 한국통치 시기도 포함하여 이토의 실상을 탐색하고자 한다.

 

이토 히로부미 관련서로는 근대일본의 국가 형성과정에서 이토의 역할을 다룬 <근대일본의 국가체제 확립과정>(혜안, 2008), 그리고 한국과의 관계를 다룬 책으로 <한국과 이토 히로부미>(도서출판선인, 2009), <이토 히로부미의 한국병합 구상과 조선사회>(열린책들, 2012) 등을 더 참고할 수 있다.

 

 

말이 나온 김에 안중근 의사 평전도 한번 더 언급한다. 어린이용을 제외하면 황재문의 <안중근 평전>(한겨레출판, 2011), 김삼웅의 <안중근 평전>(시대의창, 2014)이 표준적이고, 박도의 <영웅 안중근>(눈빛, 2010)은 "안중근 순국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출판한 책으로, 1909년 10월 21일 우덕순 동지와 함께 이토 히로부미를 제거할 계획으로 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나 10월 26일 거사에 성공하고 1910년 3월 26일 뤼순 감옥에서 순국하기까지 150여 일에 걸친 안중근의 마지막 여정을 현지답사하고 기록, 정리하였다." 이수광의 <안중근 불멸의 기억>(추수밭, 2009)과 원재훈의 <안중근, 하얼빈의 11일>(사계절, 2010)도 안 의사에 행적에 대한 답사에 근거해 쓰인 책이다...

 

14.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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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진행해온 강의들이 하나둘 마무리되면서 연말임을 느끼게 된다. 아니, 가장 확실한 실감은 매서운 추위가 느끼게 해주지만. 주문했던 책을 잔뜩 받아놓은 터라, 여유만 있다면 한달은 너끈히 책속에 파묻혀 지낼 수도 있겠다. 하지만 현실에서 내가 누릴 수 있는 호사는 연말연초의 일주일 가량이 될 듯싶다. 각설하고, 며칠전 책장을 둘러보다가 꺼내온 책은 사와야마 미카코의 <육아의 탄생>(소명출판, 2014)인데, 지난 봄에 나온 책이다. 지난 가을 끄트머리에 나온 <엄마의 탄생>(오월의봄, 2014)과는 초점이 좀 다르지만 제목 때문에 나란히 떠올리게 돼 같이 묶었다. 여차하면 역사학자 필립 아리에스의 <아동의 탄생>(새물결, 2003)까지 릴레이로 읽어봐도 좋겠다 싶다.

 

 

김보성, 김향수, 안미선 공저의 <엄마의 탄생>은 '대한민국에서 엄마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가 부제. 제목에서부터 문제의식은 얼추 엿볼 수 있는데, 모성의 신화를 비판적으로 해부한다.

오래된 사회적 통념과 편견 아래 굳건히 자리매김한 ‘엄마 노릇’에 의문을 던지고자 기획되었다. 완벽한 모성이라는 것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으며, 엄마 역할 또한 여성과 아이의 외부에서 ‘만들어져’ 주입된 것임을 추적해 밝히려 했다. 이러한 외부의 시선 아래서 육아를 해야 하는 여성들은 ‘헌신적인 어머니’로 찬양받거나,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엄마’로 비난받거나, 그도 아니면 ‘개념 없는 초보맘’으로 무시당하기 일쑤다. 이 극단적인 평가들 모두 실제 여성의 현실이 아니라 ‘위대한 모성’‘어머니는 강하다’ 식 이데올로기의 산물일 뿐이다.

 

절판된 책들이긴 한데, 섀리 앨 서러의 <어머니의 신화>(까치, 1995), 아드리엔느 리치의 <더이상 어머니는 없다>(평민사, 2002) 등이 같은 주제를 다룬 책들이다. 아직 절판되지 않은 책으로는 인류학자 새라 블래퍼 허디의 <어머니의 탄생>(사이언스북스, 2010)도 관련서인데, 분량과 가격 모두 좀 부담스럽긴 하다(<어머니의 신화>와 <어머니의 탄생>은 소장도서인데, 어디에 있는지는 찾아봐야겠다). 

 

 

<엄마의 탄생> 참고문헌에서도 몇 권 더 추려볼 수 있는데, 엘리자베트 바댕테르의 <만들어진 모성>(동녘, 2009)과 이경아의 <엄마는 괴로워>(동녘, 2011), 그리고 EBS다큐프라임을 엮은 <마더쇼크>(중앙북스, 2012) 등이다. <마더쇼크>의 부제는 '엄마의 행복한 자아를 찾기 위한 모성의 대반전'인데, 이 주제와 관련해서는 가장 쉽게 읽어볼 수 있는 수준의 책 같다(처음 보는 책이긴 한데, 사실 모성은 관심주제가 아니었는지라 주목하지 못한 게 이상하진 않다. 하지만 나름 베스트셀러로군).

 

 

<육아의 탄생>은 사회학 분야의 책으로 분류돼 있지만 근대가족의 탄생을 다룬 역사서이기도 하다.

‘근대가족’이 사람들에게 가지고 있던 의미와 그 모순으로 가득 찬 모습을 근대가족 형성의 역사적 과정과 주체라는 측면에서 다시 묻는다. 이를 위해 근대가족모델로서의 ‘가정’을 형성한 ‘미야케 쓰네카타/야스코’라는 한 쌍의 부부의 역사적 경험 측면에서 여성과 남성의 관계를 포함하여 거기에 내포된 모순과 갈등 양상을 탐색한다. 특히 ‘육아’가 왜 ‘교육’적인 성격을 강화시켰고 근대가족은 ‘교육에 열성적’인 ‘교육가족’의 양상을 어떻게 노정하게 되었는지를 고찰한다. 마지막으로 그러한 근대가족과 ‘육아’를 다시 묻고 상대화하려고 모색한 시도에 초점을 맞춘다.

이 주제의 책들도 몇 권 더 참고할 수 있다. 조은 교수의 <근대가족의 변모와 여성문제>(서울대출판부, 1997), 그리고 일본 학자들의 책으로 우에노 치즈코의 <근대가족의 성립과 종언>(당대, 2009)과 오치아이 에미코의 <근대가족, 길모퉁이를 돌아서다>(동국대출판부, 2012) 등이 거기에 해당한다. <근대가족의 성립과 종언>도 소장도서이긴 한데(다른 두 권은 장바구니에 담았다), 막상 이렇게 관심을 갖게 될 때는 책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여하튼 '모성'과 '근대가족'을 주제로 한 책들을 모아서 주제별 독서를 시도해봐도 좋겠다. 가족을 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14.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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