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감 때문에 오전강의를 휴강하고 모닝커피를 마시며 정신을 차리는 중이다(새로 시작된 망명 뉴스공장을 한타임 늦게 들으며). 해가 바뀌면서 서재일을 포함하여 (안식년 레벨로부터) 일의 강도를 높여보려고 하는데 역시 문제는 체력인 것 같다. 적잖은 일정에다가 읽고 쓸 책들이 태산이라('태산'은 오랜만에 써본다) 레벨업이 가능할지는 두고봐야겠다. 


4월 지중해문하기행을 앞두고 지난주부터 준비강의를 진행중인데, 그와 관련하여 지중해권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책들도 다시금 눈여겨보고 있다. 이번에 그리스와 터키를 다녀오게 되면,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포함하여 대략 훑어보는 셈이 된다(남프랑스와 북아프리카가 빠진 걸로 치면). 고대 그리스부터 로마, 그리고 이탈리아 르네상스, 그리고 스페인의 신대륙 발견까지의 세계사 서사를 따라가보는 여정. 

















2019년 봄 이탈리아문학기행의 주요 주제가 의당 피렌체 중심의 르네상스였는데, 당시엔 단테에만 초점을 맞추었고 마키아벨리는 다루지 않았다. 일정상 여의치도 않았지만, 방구석 문학기행으로라도 다시 진행한다면 필히 다룸직하다(그동안 정치철학 강의도 여러번 진행했기에).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가 최초로 번역돼 나와 다시금 하게 된 생각이다(김상근 교수가 감수했다). 


<군주론>과 <로마사논고>가 이미 여러 번역본으로 나와있는데, <피렌체사>까지 더 얹어진 셈이지만 기꺼이 감수해도 좋은 무게다. 소설가이기도 한 역자는 <군주론>과 <로마사논고>도 새로 번역하고 있다는데, 번역 외에 창작에도 마키아벨리 공부가 활용되는지 궁금하다. 
















더불어 폴커라인하르트의 평전 <마키아벨리>도 나왔다. 마키아벨리 평전도 과장해서 서가 한칸은 차지할 정도 나와있는지라 전반적인 리뷰가 필요하다. <군주론>을 포함한 역서들을 이젠 충분히 나온 것으로 보여서 이 역시도 검토와 평가가 필요하다. 나중에 따로 다뤄야 할 문제인데, 당장은 그리스 크레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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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포 2023-01-13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망명뉴스공장?

로쟈 2023-01-23 21:01   좋아요 0 | URL
겸손 뉴공

guqwh 2023-01-14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수님, 하인후입니다. 제게 지적해주시고 싶거나 혹시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면 연락주십시오. 성심껏 답하겠습니다.

로쟈 2023-01-23 21:02   좋아요 0 | URL
네, 수고가 많으십니다. 다른 번역들도 기대할게요.~
 

오랜만에 니체를 강의에서 읽기 돼 니체에 관해서도 업뎃을 하는 중이다. 지난해 나온 책들 가운데서 눈에 띄는 건 니체 수용사를 다룬 책으로 이디스 클라우스의 <러시아문학, 니체를 읽다>와 한중일 삼국의 저자들이 공동으로 펴낸 <동북아, 니체를 만나다>다. 
















<러시아문학, 니체를 읽다>의 원제는 <혁명과 도덕의식: 러시아문학에서의 니체, 1890-1914>(1988)다. 일단은 러시아문학 전공자들에게 의미가 있는 책인데(대학원시절에 복사했던 기억이 있다) 니체 철학의 수용과 전파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누구라도 손에 들어볼 수 있겠다. 같은 맥락에서 눈길이 가는 책이 <동북아, 니체를 만나다>.


"이 책은 니체 사상이 러시아와 일본을 거쳐 중국으로 건너가는 과정, 그리고 일본을 통해 대한제국과 식민지 조선으로 전해져 각국의 역사적 상황에 맞추어 변이되고 재형성되는 과정을 추적한다. 그 과정에서 톨스토이와 루쉰, 이광수 등 우리에게 익숙한 당대의 주요 작가들이 니체 사상에 어떻게 영향을 받았는지, 그리고 ‘초인’, ‘권력의지’ 등 니체의 주요 개념들이 이들의 작품에 어떻게 드러났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일본에서의 니체 수용에 관해서는 책들이 더 있고 연구논문들도 많이 나와 있을 터이다. 번역돼 나온 책들을 조감도 삼아서 더 깊이 탐구해봐도 좋겠다.














러시아에서의 니체는 물론 나의 관심 주제 가운데 하나다. 미 니체와 카잔차키스, 몸, 쿤데라 세 작가에 관해서는 강의에서 다루고 <너의 운명으로 달아나라>로 펴내기도 했다(큰글자책으로도 나왔다). 나의 관심은 도스토옙스키나 톨스토이, 그리고 고리키 등 러시아작가들과의 관계인데, 정리가 되면 책으로로 내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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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문학기행 강의를 시작했다. 오리엔테이션을 겸해서 <그랜드투어 그리스>를 읽었는데, 다음주에 다룰 작품이 카잔차키스의 <크노소스 궁전>이기도 해서 크레타 섬에서 번성한 미노아 문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크노소스 궁전에 대해서는 카잔차키스의 작품 외에도 디스커버리총서로 나온 책이 참고자료다(절판돼 중고로 구입했다).















거기에 덧붙여 지중해 관련서라 빼놓은 에릭 클라인의 <고대 지중해 세계사>를 펼쳤다가, 이 책이 '고대사의 터닝포인트'로 청동기문명의 종말을 다루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지중해 세계사 입문서라기보다는 특정 주제를 깊이 다룬 책에 속한다. 저자는 저명한 고고학자로서 청동기시대 전문가다. 

















찾아보니 옥스퍼드대학의 '아주 짧은 입문서' 시리즈에서 <성서고고학>과 <트리이전쟁>을 펴냈다(<트로이전쟁>은 갖고 있는 책으로 찾아보는 중이다). 그리고 <돌 세 개와 꽃삽>도 번역돼 나온 걸 이번에 알고 주문했다. 고고학은 드물게 손이 가는 분야이기는 하지만(그렇다고 책이 없지는 않다), 지중해문학기행 때 몇몇 고고학박물관을 방문하게 될 터라 책을 좀 읽어두려고 한다. 가이드로 삼은 저자가 에릭 클라인이다. 


 













그밖에도 지중해 문명과 역사 관련서를 주섬주섬 챙기고 있다. 4월의 일정이긴 하지만, 이 또한 준비하려니 마음이 분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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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그러니까 지난해에 주문했지만 해를 넘겨서 받게 되는(배송중이다) 책은 사이먼 재럿의 <백치라 불린 사람들>이다. ‘백치‘란 말은 자동적으로 도스토옙스키의 <백치>를 떠올리게 하는데 책은 문학보다는 역사를 다룬다(문학작품도 자연스레 언급되겠지만). ‘지능과 관념 · 법 · 문화 · 인종 담론이 미친 지적 장애의 역사‘가 부제.

제목 때문에 같이 떠올리는 건 아비탈 로넬의 <어리석음>이다. 지적 장애의 역사에 철학적 성찰을 보탤 수 있겠다.

˝얼핏 보기엔 어리석음을 논한 서양의 다양한 저작을 새롭게 읽는 형식이지만 어떤 연대기적 순서를 따르거나 일정한 주제에 따라 묶여 있지는 않다. 여기에 핀천, 도스토옙스키, 워즈워스의 작품들에 대한 비판적 읽기가 더해지고, 칸트, 키르케고르, 워즈워스에 대한 명상은 위성이라는 명칭 아래 별도의 지면을 차지하고 있다.˝

부분적으로 읽어서 핀천의 책은 무얼 다뤘는지 기억나지 않는데 아마도 <느리게 배우는 사람>이지 않을까 싶다. 올해 미국문학강의를 진행하면 다시 읽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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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우 입문서 얘기를 꺼낸 김에, 푸코와 지젝에 대해서도 적는다. 역시나 입문서격의 책이 나왔기 때문이다. 먼저, 푸코의 입문서로는 프레데릭 그로의 <미셸 푸코>. 푸코 전공자인 역자가 강추하고 있는 책이다. 















그로는 프랑스의 푸코 전문가로 앞서 <푸코와 광기>, <미셸 푸코 진실의 용기> 등의 책으로 소개된 바 있다. 이번의 <미셸 푸코>는 푸코 철학 전반에 대한 개요이자 안내서. 분량이 번역본으로 200쪽이 되지 않는다. 무겁고 두꺼운 주저들을 읽기 전에 필히 훑어보면 좋을 책이다. 















지젝 입문서로 나온 책은 재독 철학자 김현강의 <슬라보예 지젝>으로 독어판을 저자 자신이 공역했다. 저자는 앞서 <슬라보예 지젝>(2009)을 따로 펴내기도 했었다. 지젝 가이드북으로는 몇년 전에 <한권으로 읽는 지젝>이 나왔었는데, 입문서라고 하기엔 좀 두꺼웠다. 이번의 <슬라보예 지젝>은 80쪽 남짓 분량으로 부담 없이 읽어볼 수 있는 책.


얇은 책이 능사는 아니지만, 각각 견본 정도라고 이해해볼 수 있겠다. 본격적인 독서를 시도해볼 만한지 가늠하는 용도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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