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저자'를 고른다(보통 시사 팟캐스트를 들으며 이런 일을 한다). 한국 현대사 관련 저자 3인이다. 먼저 국사학자 서중석 교수.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 7,8>(오월의봄, 2017)이 출간되었다. 6권부터가 제3공화국 이야기인데, 이번에 나온 7권은 한일회담과 박정희와 일본 우익의 검은 커넥션을 다루고 있고, 8권 경제성장과 관련한 박정희 신화를 파헤친다. 


"서중석 교수는 이 시리즈를 통해 1945년 해방 공간에서부터 1987년 6월항쟁까지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굵직한 주제를 소개한다. 7권의 주제는 '한일 회담.한일협정'이다. 서중석 교수는 이 책에서 박정희 정권이 미숙성, 굴욕.저자세, 졸속 처리로 한일협정을 체결했다는 사실과 일본 극우들에게 "형님으로 모시겠소"라며 머리를 숙이고, 검은돈을 받기까지 했다는 사실을 낱낱이 밝히고 있다. 8권의 주제는 '경제 성장'으로, 박정희 정권 시기의 경제 성장을 다루고 있다. 이 시기에 한국은 엄청난 변화와 발전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성장과 발전이 박정희의 업적은 아니라고 서중석 교수는 말하고 있다. 오히려 이런 주장은 오해이고 대단한 착각이라는 것이다."

유예된 박정희 시대의 청산 기회를 맞아 그 시대의 진실을 한번 일독해봄직하다. 


한국사 교과서 파동 때 주목받고 현재는 팟캐스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역사 알리미 심용환의 신작도 두 권 나란히 나왔다. <헌법의 상상력>(사계절, 2017)과 <심용환의 역사토크>(휴머니트스, 2017). "시대가 주목한 역사가 심용환의 눈으로 본 헌법. <헌법의 상상력>은 정치와 법률, 역사와 사상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대한민국 헌정사를 세계 여러 나라의 역사는 물론, 인간의 본성과 사회의 구조에 관한 근현대 석학들의 사상과 비교하면서 우리 헌법의 주인이 우리 국민임을 독자들에게 깨우쳐준다." 역사학자 한홍구 교수의 추천사는 이렇다. 

"책을 쭉 읽어보니 추천사보다는 환영사를 쓰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최근 몇 년간 헌법에 관한 강의를 하면서 대한민국 헌법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준 책이 없는지 여기저기 수소문해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내가 써야 하나 생각하고 있던 차에 마침 이 책이 출간된다고 하니 누구보다 반가운 마음이다. 내가 썼으면 한국 이야기는 더 자세하게 다루었겠지만 외국의 사례는 빈약했을 것이고, 정치사상이나 헌법이론까지는 소개하지 못했을 것이다. ‘헌법의 한국현대사’ 강의를 만들려고 궁리 중인데, 강의를 개설하면 나부터 이 책을 교재로 쓸 생각이다."

헌법에 관한 대중교양서로 맞춤한 책이다. 



더불어, 탄핵 정국의 '수혜자'로 꼽히는 것이 헌법 관련서들인데, 이례적인 베스트셀러도 등장하고 있다. 이런 유행이라면 얼마든지 편승해볼 만하다. 



한국 대중예술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이영미 교수도 신간을 펴냈다. '대중문화로 보는 박정희 시대'를 부제로 한 <동백아가씨는 어디로 갔을까>(인물과사상사, 2017). 제목으로는 <흥남부두의 금순이는 어디로 갔을까>(황금가지, 2002)를 잇고 있다. 박정희 시대는 어떤 시대였던가. "4․19혁명, 5․16 군사쿠데타, 동백아가씨, 아침이슬, 조국 근대화, 잘살아보세, 국가비상사태, 포크, 장발족, 금지곡, 대마초, 히피, 트로트……." 같은 키워드로 환기되는 박정희 시대, 대중문화의 욕망을 되짚어보아도 좋겠다. 


 

말이 나온 김에, 박정희와 유신(혹은 개발독재시대)에 관한 책 몇 권도 다시 상기해두도록 한다...


17. 0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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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정신분석, 시사만화, 의학 등 분야는 제각각이다. 먼저 프로이트와 정신분석과 관련한 교양서를 꾸준히 펴내고 있는 김서영 교수의 신간이 나왔다. <프로이트의 편지>(아카넷, 2017). 


"프로이트의 편지와 이론, 사례를 통해 정신분석의 새로운 통찰을 전하며 인생의 중심축이 되는 삶의 단계들을 ‘동일시’라는 주제어를 중심으로 검토한다. 내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일, 불완전한 타인을 내 삶에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일, 다른 생각들을 받아들여 내 세계를 넓혀가는 일, 나의 한계를 넘어 어른이 되는 일에 이르기까지, 이 책은 프로이트가 삶의 단계마다 보내왔던 편지를 따라가며 우리의 삶은 동일시의 연속일 수밖에 없음을 찬찬히 보여준다."

전작들도 그랬지만, 프로이트와 정신분석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이 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정신분석 입문서도 겸한다. 



'부담 없이'라고 특별히 적은 건 부담스러운 책들도 있기 때문이다. 한스 마르틴 로만 등이 엮은 <프로이트 연구>(세창출판사, 2016) 같은 책이 그렇다. 이런 두께의 책에까지는 나도 아직 손을 대지 못하겠다. <프로이트의 편지>에 만족할 밖에. 



시사만화가 정훈이 작가의 신작도 나왔는데, 이번에는 협업이 아닌 단독 저작이다. <야매공화국 10년사(事)>(생각의길, 2017). 부제가 '정훈이의 국정 농담'이다. 대략 그림이 그려지는 책. 

"그동안 이명박 박근혜 정부 아래 우리 주위에 일어난 일들을 포복절도의 풍자로 다룬 시사풍자카툰이다. 특유의 유머코드로 열혈 독자층을 자랑하는 정훈이 작가는 저질 권력을 향한 거침없는 풍자를 영화 패러디를 통하여 그려냈다. 대부분의 풍자카툰이 한 컷 혹은 네 컷 만화에 그치는 데 비해, 정훈이 작가는 영화의 스토리에 빗대어 풍자화 했기에 영화와 영화의 패러디라는 두 가지 재미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덕분에 저질 권력자들이 만든 야매 공화국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 사고와 한발 늦은 늑장 수습 이면을 적나라하게 만날 수 있다.

 

풍자카툰을 통한 지난 10년의 복기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렇게 보자니 시대의 기록으로서도 유력하고 유의미하다. 



의학자인 서울대 의대 홍윤철 교수도 <질병의 탄생>(사이, 2014)의 속편으로 <질병의 종식>(사이, 2017)을 펴냈다. 조류 인플루엔자와 구제역 등의 가축 전염병이 횡행하는 상황에서 나온 터라 제목이 더 눈에 띈다. 

"<질병의 탄생>에서 ‘인간은 문명을 만들었고, 문명은 질병을 탄생시켰다!’는 이슈를 제기하며 화제를 모았던 저자는 전작에서 질병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알아보았다면, 그 후속작인 이번 책에서는 질병을 종식시킬 수 있는 방법론과 전략에 대해서 살펴보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질병의 탄생에서 21세기 만성질환의 대유행 시기까지 다루면서 시대적 변천에 따라 질병의 양상이 어떻게 변해 왔는지, 또 과거 우리 조상들은 전혀 겪지 않았던 만성질환과 후기만성질환이 20세기 이후 어떻게 등장하게 되어 대폭발을 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보면서 질병 시대의 종식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적 전략들을 제시하고 있다."

한데 문명이 질병을 탄생시켰다고 하면 질병의 종식은 곧 문명의 종식을 요구하는 게 아닌가 싶은데, 저자의 '종식안'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17. 0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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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모르겠지만 알라딘의 시스템이 정상이 아니어서 편리하게 검색하고 맘놓고 상품(책) 넣기를 하면서 페이퍼를 쓰는 일이 안 된다(최신간에 대한 글을 쓰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런 사정에 적응하는 일이, 불편을 감수하는 일이 마뜩찮지만 항의는 평일로 미루고 '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국내 저자 3인이다. 



푸른들녘에서 청소년 독자를 겨냥한 인문교양서를 연거푸 내놓고 있는(지난해에 루쉰과 돈키호테에 대한 책을 새로 단장해서 펴냈다) 박홍규 교수가 이번에는 성인 독자들도 고려한 마키아벨리 안내서를 펴냈다. <왜 다시 마키아벨리인가>(을유문화사, 2017).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로마사 이야기'가 부제다.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대표작인 <리비우스 강연>을 르네상스 전문가이자 법학자인 박홍규 교수가 21세기 한국 상황에 맞춰 쉽게 풀어 낸 책이 나왔다. <군주론>이 원수정에 대한 이야기라면, <리비우스 강연>은 로마공화정 전반을 다룬, 그야말로 마키아벨리 사상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고전이라 할 수 있다."


<리비우스 강연>은 국내에 <로마사론>, <로마사 논고>, <로마사 이야야기> 등으로 번역된 책을 가리킨다. 원제는 <티투스 리비우스의 첫 10권에 대한 강연>인지라 저자는 이에 충실하고자 <리비우스 강연>이라고 책명을 적는다. 번역본을 인용해도 좋겠지만 저자는 직접 번역해서 인용하고 있다. <군주론>의 인용도 마찬가지다(번거로운 번역 저작권 문제도 고려한 때문이지 싶다). 어떤 맥락으로 읽을 수 있을까. 물론 지금 우리의 현실을 비춰보기 위함이다. 

"마키아벨리는 16세기 분열한 이탈리아(피렌체 공화국)를 위해 고대 로마 역사가인 리비우스의 <도시가 세워지고부터(로마사)>를 통해 민주공화국을 이야기하고자 <리비우스 강연>을 썼다. 대통령 탄핵 심판을 앞두고 혼란스러운 시국에서 박홍규 교수는 마키아벨리의 대표작을 쉽게 풀어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류의 고전을 통해 고대 로마 시대로부터 르네상스 시대를 거쳐 오늘날 한국 사회로 이어지는,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방향과 길이 무엇인지까지 모색했다."

거기에 덧붙이자면 이미 다수의 해설서가 나와 있는 <군주론> 대신 <리비우스 강연>을 다룬다는 점이 반갑다. 마키아벨리에 대한 심화된 이해를 원하는 독자라면 일독해봄직하다. 



현대 중국 연구자이자 마르크스주의 연구자인 백승욱 교수도 오랜만에 단독저작을 펴냈다(저자는 조반니 아리기의 <장기 20세기> 외 다수의 번역서도 갖고 있다). 이번에는 '중국책'이 아니라 '마르크스책'이다. <생각하는 마르크스>(북꼼마, 2017). '마르크스책'으로는 <자본주의 역사강의>(그린비, 2006)를 잇는 것으로도 볼 수 있겠다. 책의 부제는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다. 마르크스가 '무엇을 사유했는가'보다 '어떻게 사유했는가'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책은 그를 위해 입론인 ‘마르크스와 더불어 생각하기’ 장에서 ‘왜 마르크스식으로 사유하는 것이 중요한지’를 이야기한다. 그다음 ‘마르크스는 어떻게 자신의 사유 세계를 수립했는가’ 장에서는 <자본>에 이르기 이전의 저작들을 통해 인식론적 단절의 함의를 살핀다. 그리고 ‘<자본>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장은 <자본>에 입문할 때 도움이 되는 상세한 설계도이다."

역시 마르크스나 <자본>에 대한 해설서가 많이 나와 있지만 이 책 나름의 용도로 충분히 찾을 수 있겠다. 



저자가 서관모 교수가 공역한 알튀세르의 <철학과 마르크스주의>(중원문화, 2017)도 최근에 재간되었는데(이 재간본 시리즈는 값이 비싸다는 게 흠이다) 최근에 다시 나온 <마르크스를 위하여>(후마니타스, 2017)와 같이 참고할 만하다. 영어권에서는 알튀세르의 책들이 오랜만에 다시 나오고 있는 듯 보인다. 



끝으로 유홍준 교수의 신간은 군더더기 소개가 필요 없을 듯하다. <안목>(눌와, 2017)은 <국보 순례>(눌와, 2011), <명작 순례>(눌와, 2013)와 함께 '유홍준의 미를 보는 눈' 시리즈 완결판이다. 

"(저자는) 뛰어난 안목으로 미술품을 수집하고 미담을 남겨 우리 문화사에도 기여한 역대 수장가들의 이야기로 안목의 중요함을 재차 강조하였다. 또한 독자들이 자신만의 미를 보는 눈을 키우는 데 보탬이 되도록 변월룡.박수근.이중섭.오윤.신영복.김환기를 비롯한 우리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예술세계를 넓고 깊은 시각에서 바라본 유홍준 교수의 회고전 순례기와 평론을 더했다."

17. 02.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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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연휴가 길다 보니 시간이 나면 한더 더 고르게 될지도 모르겠다. 오랜만에 한국 시인들만으로 3인이다(이응준은 시와 소설 겸업이다). 먼저, 박상순 시인. 오랜만에 네번째 시집을 펴냈다. <슬픈 감자 200그램>(난다, 2017)


"1991년 '작가세계'로 데뷔한 뒤 한국 시단에서는 만나볼 수 없던 독특한 개성과 그만의 리듬으로 독보적인 자리매김을 한 시인 박상순. 1993년 첫 시집 <6은 나무, 7은 돌고래>, 1996년 두번째 시집 <마라나, 포르노 만화의 여주인공>, 2004년 세번째 시집 <러브 아다지오>를 출간했으니 그의 네번째 시집 <슬픈 감자 200그램>은 햇수로 13년 만에 선을 보이는 것으로 그 오랜 시간의 침묵이 52편의 시에 아주 녹녹하게, 그러나 녹록치 않은 맛의 여운을 느끼게 한다."

첫 시집 <6은 나무, 7은 돌고래>(민음사, 2009)는 재가되었지만 두번재 시집 <마라나, 포르노 만화의 여주인공>은 절판됐다. <자네트가 아픈 날>(문학세계사, 1996)이라는 시선집도 나왔지만 역시 절판된 지 오래됐다(이것도 구해둔 듯싶지만 보관상태를 자신할 수 없다). 다 긁어모아야 200그램 될까. <슬픈 감자 200그램>은 그의 시의 은유로도 느껴진다. "무게를 잴 수 없는 슬픔의 한 줌 또 두 줌. 발랄하고 경쾌한 단상 뒤에 내 인생의 봄날 뒤에 어쩔 수 없이 닥치는 그 울음의 덩어리. 박상순의 시는 멀리 있거나 가까이 있는데 이는 시의 뜻이 아니고 시인의 의도도 아니고 바로 제 할 탓의 '우리' 몫이다." 그래, 13년만에 시집을 내는 시인들이 좋다. 마음에 든다. 



시인이자 소설가, 그리고 생각해보니 영화감독이기도 한 이응준의 '이설집'도 나왔다(직접 메가폰을 잡은 <국가의 사생활>은 제작중인 건가?). <영혼의 무기>(비채, 2017). 작가는 이설집이라고 부르고 통상 '산문집'으로 읽히는 책이다. "'아웃사이더'를 자청하는, 시인.소설가.칼럼니스트.각본가.영화감독 이응준의 산문집. "산문가도, 소설가도 아닌 '이설가'를 꿈꾸었다"라고 말하는 그는, 자신이 세상에 선보인 산문과 혼자 간직하던 산문 들을 정연히 모았다." 


혼자 간직하던 것까지 모은 탓에 책은 832쪽에 이른다는 게 함정. 소개에 따르면 데뷔 후 28년만에 펴내는 첫 산문집이다. 앞서 <미리 쓰는 통일 대한민국에 대한 어두운 회고>(반비, 2014)를 '이응준의 문장전선' 시리즈의 첫 권을 펴낸 바 있는데, 아마도 칼럼집으로 분류하는 모양이다. 아무튼 시나 소설이란 장르만으로는 끊임없이 새어나오는 작가의 입담을 다 담아낼 수 없어 보인다. '이설'로는 카바가 되는 것인가?



어느새 중견시인으로 호명되는 함기석 시인도 '시산문집'을 펴냈다. <고독한 대화>(난다, 2017). '제로(0), 무한(∞), 그리고 눈사람'이 부제다. 절판됐지만 첫 시집 <국어선생은 달팽이>(세계사, 1998)을 읽은 지도 거의 20년이다(그러고 보니 박상순, 이응준, 함기석, 세 시인 모두 세계사에서 시집을 펴냈었군). 

"우리 문단의 중견시인임과 동시에, 우리 동시와 동화에 있어 장르를 넘나드는 폭넓은 활약 속에 있는 함기석 시인의 시산문집. 이 책의 부제는 '제로(0), 무한(∞), 그리고 눈사람'으로 시인임과 동시에, 수학전공자인 그의 이력을 짐작하게 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글쓰기 모음이다. 시산문. 말마따나 시이면서 산문이고 산문이면서 시가 되는 글의 모음을 이렇게 일단은 이름 붙여 보았는데, 읽는 이에 따라 누군가는 시로 읽을 수 있고 또 누군가는 산문으로도 읽을 수 있겠지만 어쨌든 이 뒤섞인 이름이 좇고 있는 그 최종 목적지에 등 돌리고 선 그 존재는 바로 '시'이기에 쉽게 '시론'으로 수렴해볼 수도 있는 책이라 하겠다."

시산문이자 산문시가 208편이 수록돼 있다고 한다. "총 20부로 나누어 전개되는 이 시산문은 총 208개의 독립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본격적으로 책장을 넘기기에 앞서 목차를 훑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시라는 재료를 가지고 만들 수 있는 음식이 208가지나 된다는 얘기다." 제목이 <고독한 대화>니 만큼 명절에 읽기에는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겠다. 대신 명절 뒤끝용으로...


17. 0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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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먼저 일본의 대표 독서가이자 저술가 다치바나 다카시의 묵직한 책이 출간되었기에 앞자리에 세운다. 648쪽 분량이니까 2,000쪽이 넘어가는 <천황과 도쿄대1,2>(청어람미디어, 2008)에는 많이 못 미치지만 635쪽의 <피가 되고 살이 되는 500권, 피도 살도 안 되는 100권>(청어람미디어, 2008)은 살짝 넘어선다(이 책은 절판됐군). 



띠지의 홍보 문구대로 '압도적인 지의 세계'라는 게 다치바나 다카시의 트레이드 마크다. 인간이 어디까지 읽을 수 있는지, 대체 몇 권이나 읽을 수 있는지 들여다볼 수 있는 시범 사례이고. 제목대로 "책이란 무엇인가, 독서란 무엇인가? 일본의 대표 지성 다치바나 다카시의 유명한 고양이 빌딩 서재를 샅샅이 해부한 책"이다.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독서광이자 애서가인 다치바나의 서재에는 과연 어떤 책들이 꽂혀 있을까. 약 20만 권에 달하는 도서를 소장하고 있는 그가 전하는 독서와 공부의 의미, 종이책과 출판의 미래"가 궁금한 독자라면 손에 들어봄 직하다. 


다치바나의 책은 다수 소개되었고, 지난 연말에는 <죽음은 두렵지 않다>(청어람미디어, 2016)가 출간되기도 했다. 1940년생이니까 올해 77세다(알라딘에서 저자 프로필이 다 사라졌다. 오류인지 정책인지 모르겠다). 여전히 현역 독서인이란 점이 놀랍다(내게도 아직 30년이 남아 있단 말인가?). 



<천황과 도쿄대>를 손에 드는 건 아무래도 부담스럽지만,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청어람미디어, 2002) 정도라면 기억을 더듬어 다시 읽어볼 만하다. '다치바나다운' 시각을 잘 드러낸 책으로 기억한다. 



서양 고전학자 김헌 교수의 학술교양서로 <그리스 문학의 신화적 상상력>(서울대출판문화원, 2017)이 출간되었다. "신화적 상상력의 관점에서 그리스 문학을 조망한 책. 이야기의 형태로 그리스 문학을 개괄하면서, 작품들에 녹아 있는 그리스인들의 신화적 상상력을 짚어내 보여준다. 시간의 순서를 따라가며 그리스 문학사의 주요 작품들을 감상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호메로스의 서사시인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 헤시오도스의 서사시, 서정시, 비극, 희극 등을 차례로 다루었고, 그리스 문학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며 그리스 문학사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호메로스의 서사시에 특별히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 



저자의 저작으론 <위대한 연설>(인물과사상사, 2008), <인문학의 뿌리를 읽다>(이와우, 2016) 등을 잇고 있는 책. 번역서와 공저도 많은데, 공저 가운데는 <서양고대철학1,2>(길), 번역서로는 <그리스의 위대한 연설>(민음사, 2015)과 망구엘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세종서적, 2012/2015) 등이 눈에 띄는 책들이다. 



동양철학자이자 명강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최진석 교수도 신간을 펴냈다. <탁월한 사유의 시선>(위즈덤하우스, 2017). 단독 저작으론 <생각하는 힘, 노자인문학>(위즈덤하우스, 2015)에 이어지는 책으로 두 권 모두 강의록을 모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탁월한 사유의 시선>은 "2015년 건명원(建明苑)에서 진행한 다섯 차례의 철학 강의를 묶은" 것으로 "건명원의 초대 원장인 최진석 교수가 개인과 사회를 날카롭게 관찰해온 사유의 결정체다. 저자는 나라를 이끌어갈 개인을 각성시키고 함께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혁명가이자 문명의 깃발로서의 역할을 자처하며 인문적, 지성적, 문화적, 예술적 차원으로의 선진화를 철학을 통해 제시한다."



지금은 강연자로 더 이름이 높지만, 돌이켜보면 내게 노장철학 전공자인 저자는 <노장신론>과 <장자철학>의 번역자였다. 지금의 독자라면 '노자인문학'의 강사로 알아보겠다. 역시나 그 사이를 지나간 건 물 같은 세월이다...


17. 0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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