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로쟈 > 다시 읽는 셰익스피어

6년 전에 쓴 글이다. ‘세계 책의 날‘ 주간에 다시 읽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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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 보부아르와 아니 에르노는 프랑스 여성작가 강의에서 고정으로 다루는 작가다. 각각 1908년생과 1940년생으로 한 세대쯤 차이가 나는데, 두 작가는 정확히 두 세대를 대표하는 의미가 있다(적어도 내게는 그렇게 보인다).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에르노는 보부아르의 독자이기도 했다. 1986년에 사망한 보부아르가 에르노의 작품을 읽었는지는 모르겠다(에르노는 1974년에 첫 작품을 발표하고 1983년 <남자의 자리>로 주목받는다). 보부아르보다 한 세대 앞서는 작가로는 (시도니-가브리엘) 콜레트(1873-1954)가 있다. 콜레트 역시 보부아르의 어머니뻘이고 보부아르는 콜레트의 독자였다(에르노 다음 세대의 간판 작가는 누구인지?).


보부아르와 에르노를 특별히 묶은 것은 그들의 자서전 혹은 자전소설이 '여성의 삶'의 재현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겠다는 판단이 들어서다. 더불어, 아직 소개되지 않은 보부아르의 작품 번역을 재촉하기 위해서다. 두 작가의 읽기에 대해서는 이미 한차례씩 페이퍼를 적은 바 있는데(확인해보니 각각 2020년 11월과 2021년 2월에 페이퍼를 적었다), 그 사이에 출간된 책들도 있어서 업데이트도 겸하여 한번 더 정리한다. 보부아르의 자서전과 에르노의 자전소설에 한정해서. 


보부아르의 자서전은 네 권인데, 어머니(<아주 편안한 죽음)와 사르트르의 죽음(<작별 의식>)에 부친 책 두 권을 더해 여섯 권으로 보기도 한다. 연대순으로는 이렇다(제목은 번역본을 따랐다). 


<처녀시절>(1958)

<여자 한창때>(1960)

*<사물의 힘>(1963)

<아주 편안한 죽음>(1964)

*<결국>(1972)

<작별의 의식>(1981)








 








자서전의 첫 두권은 번역돼 있지만(재번역돼도 좋겠다) *표시한 <사물의 힘>과 <결국>은 아직 미번역 상태다. 절반만 나와 있는 셈인데, 말끔하게 마저 나오면 좋겠다. 
















보부아르 평전도 번역돼 있어서 자서전이 나온다면 자연스레 비교해가며 읽어볼 수 있겠다(묵직한 에세이로 <제2의 성>과 <노년>도 포함해서). 보부아르라는 예외적 지성의 삶을 읽는 차원을 넘어서 한 세대를 대표한 여성의 삶을 읽는다는 의미가 있다. 



아니 에르노의 자전소설은 일단 일단 2011년 갈리마르 '콰르토총서'에 생존작가로는 처음 포함된 <삶을 쓰다>에 갈무리돼 있다. 일기(<바깥일기>)를 포함해 12권을 한권으로 합본한 책이다(1085쪽 분량). 생존 작가이기에 아직 평전은 안 나왔을 듯싶은데 연구서는 슬슬 나오고 있다(영어판 기준). 발표순 대신 <삶을 쓰다>의 목차순으로 번역된 아르노의 책들을 배열하면 아래와 같다. 목차순으로 12권의 번호를 매겼고 괄호는 출간연도다. 


1. <빈 옷장>(1974)



2. <부끄러움>(1997)



3. <사건>(2000)*최근 개봉한 영화 <레벤느망> 원작.



4. <얼어붙은 여자>(1981)



5. <남자의 자리>(1983)



6. <바깥일기>(1993)


*미번역


7. <한 여자>(1987)



8. <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1997)



9. <단순한 열정>(1991)



10. <탐닉>(2001)



11. <집착>(2002)



12. <세월>(2008)



일기만 제외하고 11편이 모두 번역, 재번역된 것만도 놀랍다(독자들 사이에서 호오가 갈릴 수 있는 걸 고려하면). 최근에 나온 <카사노바 호텔>(2020)은 <삶을 쓰다>를 발췌한 것이라고 하니 일종의 부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에르노의 책은 더 번역돼 있지만 작가가 직접 고르고 배열한 자전소설들이 핵심이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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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토마스 만 단편 전집

2년 전에 나와서 기대를 적었는데, 더는 소식이 없다. 내일 토마스 만 강의도 있는 김에, 한번 더 재촉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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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의 <반항하는 인간>에서 프랑스 상징주의와 초현실주의에 관한 평을 읽다가 황현산 선생의 책들을 떠올렸다. 유작으로 나온 <황현산 전위와 고전: 프랑스 상징주의 시 강의>를 잠시 뒤적였다(편집과 디자인에 공이 많이 들어간 책이다).

전공인 아폴리네르를 포함해 보들레르와 말라르메의 시집을 번역하고(랭보만 빠진 것인가?) 로트레아몽의 괴작 <말도로르의 노래>도 우리말로 옮겼다. 브르통의 <초현실주의 선언> 번역에도 부듯해하셨던 기억이 난다(보들레르 전집도 기획하시지 않았던가 싶다). 프랑스 현대시에 대한 가장 미더운 해설자셨다는 생각이다. 문학연구도 스포츠 종목이라면 선생은 영구결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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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집의 페이스만 보면 결코 다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과묵한 것도 아니다. 묵직하면서도 정밀하며 냉철하면서도 섬세하다. 비평이 갖출 수 있는 여러 미덕을 한꺼번에 느끼게 해주는 비평가가 황종연 교수인데 이번에 세번째 단독 평론집이 나왔다. 1990년대 이후 단편들만을 다룬 <명작 이후의 명작>이다. ‘<회색 눈사람>에서 <봄밤>까지, 한국현대소설 읽기‘가 부제.

앞서 나온 평론집은 <비루한 것의 카니발>(2001)과 <탕아를 위한 비평>(2012)으로 얼추 10년 터울이다. 그만큼 신중한 편이이기도 해서 신뢰감을 갖게 한다.

세계문학이건 한국문학이건 강의에서는 주로 장편소설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단편이나 연작소설을 다룰 때도 없지 않다. 한국문학 강의에서는 박경리와 오정희, 김승옥, 이청준, 황석영, 조세희 등의 단편을 다룬 바 있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작품, 특히 단편은 다룰 기회가 적었는데(김애란 단편 정도가 예외) <명작 이후의 명작>을 좋은 길잡이로 삼으려 한다.

젊은 세대 평론가들의 평론집도 연이어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따로 적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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