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인문학 스터디 시즌1 종강파티 및 종강기념 강좌에 대한 알라딘의 공지를 공유한다. 개인적으로는 인문학 스터디 9기(로쟈와 함께 읽는 지젝)와 12기(살아있는 도서관), 두 차례 참여한 인연이 있다. 그래서 이렇게 한마디 보탰다.

다시 찾아보니 '인문학스터디 9기' 주제가 '로쟈와 함께 읽는 지젝'이었다. 그래서 지젝의 구호를 골랐다. 무엇이 불가능한가? 자본주의의 극복이 불가능하고, 사람사는 세상의 도래가 불가능하고, 제대로 살아보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래 보인다. 현실이고 물정이다. 인문학스터디는 이 현실에 대한 부정이고 물정에 대한 거부다. 쉬운 일이라면 이런 공부는 시작도 안 했을 것이다. 오히려 희망이 없다는 게 든든한 배경이다. 가진 게 없으면 털릴 것도 없는 것처럼. 오히려 불가능은 우리의 자본이다. 불가능한 것으로 가능성을 빚어내는 것이 우리의 연금술이다. 아무나 할 수 있는 거라면 시작도 안 했다. 그리고 시작한 일은 끝까지 간다. '인문학스터디'가 잠시 쉬었다가 종주해주길 바란다. 더디 가도 우린 갈 데까지 가는 스타일이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은 2010년부터 진행한 알라딘 인문학 스터디의 시즌1을 마감하는 종강파티 및 종강 기념 강좌를 마련했다. 알라딘이 종강을 맞이해 준비한 마지막 특별 강좌는 이 시대 최고의 인문학 고수들의 강좌로 진행된다. <나의 인문학을 말하다, 만나다>라는 주제 하에 고미숙의 <앎과 몸과 삶이 하나되는 인문학>, 남경태의 <운사철을 가로지르는 종횡무진 인문학>, 안광복의 <읽고 듣고 말하고 쓰는 인문학>, 하지현의 <소통하고 공감하는 인문학>, 허연의 <고전,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등 총 5강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무리 강좌인 만큼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인문학의 방법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강사들을 모시고 이야기를 들어보겠다는 취지다. 지난 강좌들과 동일하게 매 강좌별로 수강생을 모집한다. 수강 신청은 알라딘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

알라딘 인문학 스터디는 2010년 1월 개강해 총 20기에 걸쳐 25개 강좌를 운영해왔다. 짧게는 3강부터 길게는 7강까지 주제별로 수강생을 모집해 운영했으며, 인문학 스터디를 거쳐간 강사가 1백여명, 수강생 규모가 1만명에 이른다. 서울 뿐만 아니라 광주, 부산, 대구로 권역을 넓혀 전국의 독자들과 함께했으며, 한국문화, 공정여행, 4대강, 고전문학, 북유럽 신화, 철학, 학교 폭력, 곤충 등 다뤘던 주제도 다양하다.

인문학 스터디 9기에서 ‘로쟈와 함께 읽는 지젝’이라는 주제로 함께한 로쟈 이현우 교수는 지젝의 말을 빌어 “인문학 스터디는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이라며 “희망이 없다는 것이 든든한 배경으로 삼고, 불가능을 자본으로 삼아 가능성을 빚어내는 연금술의 시간이었다”고 인문학스터디를 평했다. 또한 3기에서 “‘키워드 한국문학’이라는 주제로 함께한 역사학자 안대회 교수는 ”인문학 스터디는 마치 맞선과 같이 저자가 최근에 책으로 펼쳐놓은 주제를 놓고 독자와 직접 얼굴 마주보고 떠벌리고 힘주어 설득하는 자리“로 그 시간을 기억한다고 전했다. 평범한 직장인에서 실업자가 되고, 다시 편집자가 되는 과정에서 인문학스터디와 함께했다는 인문학스터디 참여자 안초롱씨는 ”인문학스터디가 삶의 터닝포인트에 영향을 주었다“고 전하며 ”인문학 스터디는 마치 일상의 배후와도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알라딘 인문학 스터디는 시즌1의 대장정을 마치고, 좀 더 새롭고 단단한 커리큘럼으로 시즌2를 진행할 계획이다. 시즌 1이 단발성 강연을 주제별 기획 강좌로 묶어냈다면, 시즌 2는 강좌를 통해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들어나가는 방향으로 한층 업그레이드 된다. 또한 해당 강좌 강사와 수강생이 이후에도 계속 교류할 수 있는 통로의 역할 역시 꾸준히 담당하며, 녹취, 기록 등을 통한 자료 만들기 역시 독자들과 함께 진행해나갈 예정이다. 인문학 스터디를 총괄해온 알라딘 인문/사회 담당 박태근 MD는 “최근 출판사, 도서관, 아카데미 등에서 교양 강좌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 알라딘 인문학 스터디는 기존의 콘텐츠에 ‘서점’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더해 차별화한 새로운 모델의 인문학 스터디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알라딘 인문학 스터디 시즌2는 2013년 3월에 만날 수 있다. 

 

 

12.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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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강연회 신청은 http://book.interpark.com/meet/webZineMeet.do?sc.themeNo=&_method=detail&sc.page=1&sc.row=10&sc.order=&sc.orderTp=&sc.cond=&sc.statusCond=&sc.mevtNo=29764&listPage=1&listRow=10&sc.mevtTitle= 에서 하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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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의 출판계 전망기사를 옮겨놓는다. 보통은 교수신문의 기사를 옮겨놓곤 했는데, 올해는 경향신문의 기사가 먼저 떴다.

 

 

경향신문(12. 01. 10) 인문·정치서적 열풍, 전자책 성장 이어질 듯

 

새해 출판계 전망은 대체적으로 밝았다. 출판전문가들은 인문서적의 강세, 전자책 시장의 확대, 정치관련 서적의 붐을 올해 눈여겨 볼 흐름으로 꼽았다. 지난해 10%대의 성장세를 기록한 인문학 관련 서적은 올해에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전자책 표준화 작업 등으로 전자책 시장은 질적인 측면에서도 새로운 도약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과 대선으로 정치·경제 면에서 다양한 이슈들을 다룬 책들도 붐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 인문학 서적 성장세 지속
교보문고의 경우 지난해 인문서의 판매권수는 전년 대비 12.3%, 판매액은 15.2%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출판계가 주목하는 인문서의 저자는 강신주, 가라타니 고진, 슬라보예 지젝, 에르네스토 라클라우 등이다. 지난해 ‘제자백가의 귀환’ 시리즈 1·2권을 낸 철학자 강신주씨는 올해 후속편을 잇따라 출간한다. 오는 4월 도서출판 b에서 나올 가라타니 고진의 <세계사의 구조>는 세계화한 자본과 국가에 대항하는 새로운 모델을 칸트의 ‘영구평화론’과 마르크스 이론 등에서 찾으려는 책이다. 2007년 출간된 같은 저자의 <세계공화국으로>의 본격 학술판이다. 인민을 정치적 주체로 새롭게 구성하는 과정에서 포퓰리즘의 역할을 본격 조명한 에르네스토 라클라우의 <포퓰리즘의 이성>(후마니타스)도 올해 주목할 철학서이다.

그러나 인문학 서적 출간이 독자 확대로 이어질지에는 전망이 갈린다.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는 “비소설에 가까운 연성의 인문도서 판매가 약화되고 핵심독자가 찾아읽는 인문도서가 활발하게 출간될 것”이라고 인문학 시장 확대를 밝게 내다봤다. 그러나 이현우 도서평론가는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이후 인문 독자층이 넓어질 거라 예상했는데 이례적인 현상으로 그쳤고 인문이론서는 기본적인 독서수준이 필요해 독자층이 넓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 전자책 시장 성장의 가속화
지난해 매출액이 5배 증가한 전자책 분야는 표준화 작업과 함께 단행본 출판사의 전자책 출판 확대, 대기업 진출 등으로 성장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남성호 교보문고 홍보팀장은 “올해 전자책 표준화 작업이 진행되면 디지털 콘텐츠 불법 복제를 막고 콘텐츠가 얼마나 판매됐는지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참여 출판사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수미 웅진씽크빅 본부장은 “지난해 말부터 주요 단행본 출판사들의 전자책이 대거 출시된 데다 주요서점의 베스트셀러 집계에 전자책이 합산될 예정이어서 감소된 종이책 시장을 대체할 만한 수준은 아니어도 의미있는 정도의 전자책 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국내 저작권법의 개정도 불가피해졌다. 법이 개정되면 저작권 보호기간이 기존 저자 사후 50년에서 70년으로 늘어나고, 그동안 출판과 컴퓨터프로그램에만 허용해 왔던 배타적 권리가 전자출판물에도 적용된다. 장기영 한국전자출판협회 사무국장은 “전자출판물에 대한 배타적 발행권 허용으로 전자출판물 콘텐츠에 대한 출판사, 유통사 간의 독점 권리를 획득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게 되었고, 저작권자는 출판사를 통하지 않고 전자책을 출간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정치 관련서 유행
굵직한 정치 행사들이 예정된 올해는 정치와 경제 면에서 다양한 이슈가 제기되고 관련 책들도 붐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주로 진보적 인사들의 책이 상종가를 올렸는데, 올해에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면서 “특히 대권 예비 주자들의 자서전이나 관련서가 사회 분야의 빅 타이틀로 부상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유재건 그린비 대표는 “정치적 이슈가 뚜렷한 해인 만큼 ‘나꼼수’의 인기가 계속될 것이고 정치적 격변기와 한·미 FTA 발효가 맞물려 ‘복지문제’, ‘반값 등록금을 포함한 교육문제’ 등 사회현실을 직접적으로 다룬 책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올해의 주목할 출판계 사건으로 ‘독서의 해’ 행사, 베이징도서전 등을 꼽았다. ‘독서의 해’ 행사에서는 책 읽기와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독서인구 확대에 중요한 전기를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가 주빈국으로 참여하는 2012년 베이징 국제도서전은 한국 도서의 해외시장 진출과 관련하여 의미가 작지 않다. 전문가들은 또 올해 출판계의 특징으로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이 심화하면서 치유·명상서들이 붐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또 책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영상미디어 콘텐츠의 결합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주영재기자)

 

12. 01. 10.

 

 

 

P.S. 주목할 만한 인문저자로 고진과 지젝, 라클라우를 거명한 건 나인데, 개인적인 기대라는 말도 덧붙였다. 올해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책이 각각 <세계사의 구조>와 <종말의 시대에 살기>, <포퓰리즘의 이성>(그리고 <헤게모니와 사회주의 전략>) 등이다. 인문학 독자층이 넓지 않다고 한 건 이런 류의 책을 염두에 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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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기 전에 올해의 마지막 북리뷰들을 둘러보다가 한겨레에서 '박현주의 장르문학 읽기'를 옮겨놓는다. 평소 장르문학을 읽지 않기 때문에(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먼저 읽고픈 책들이 많아서다) '장르문학 읽기'에 눈길이 간 적은 거의 없는데, 이번엔 좀 다르다. <물만두의 추리책방>(바다출판사, 2011)이 다뤄졌기 때문이다. 본명인 홍윤보다는 물만두라는 필명으로 우리(알라디너)에겐 친숙한 그이의 유작이다. 사실 나는 <별다섯 인생>(바다출판사, 2011)만을 구입했고 아직 손에 들진 못했다. 그럼에도 <물만두의 추리책방> 읽기로 2011년을 마무리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싶다. '올해의 책' 가운데 하나이니까... 

 

 

한겨레(11. 12. 31) 가벼운 소설들이 한사람의 묵직한 삶과 맞닿은 지점

 

이번에는 어떤 책을 고를까 오래 고민했다. 서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의 선정, 더욱이 한 해의 독서를 마무리하는 날이므로 우아하고 매혹적이며 숨넘어갈 만큼 재미있는 책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의외의 선택일지 모르나 올해의 마지막 책은 <물만두의 추리책방>이다. 유명 작가의 장르 소설이 아니라 서점 사이트에서 블로거로 활동하던 고인이 쓴 글을 모은 추리소설 서평집이다. 전문적이든 취미로든 공개적 서평을 쓰기란 쉽지 않다. 서평 모음 <악평>의 서문에 나오듯이 서평자는 존경받지도 못하고 친구를 잃기도 하며 자기 나름의 판단을 내리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서평의 본연적 공포에도 굴하지 않고 저자인 홍윤은 10여년의 세월 동안 ‘물만두’라는 닉네임으로 1838편에 이르는 서평을 온라인 서점에 썼다. 새 추리소설은 제일 먼저 물만두가 소개했다. 큰 관심을 모으지 못한 소설에도 그의 안내가 있었다. 서평집이란 기자나 평론가, 작가 등 관련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전문 지식이나 저자의 남다른 이력에 기대어 나오기 마련이라 이처럼 서평, 그것도 추리소설 위주의 글로만 알려진 사람의 책이 출간되는 건 흔치는 않은 일이다. 열렬한 독자가 경험으로 쓴 장르문학 서평집이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독자적 의의가 있는 책이다.

그러나 이 책에는 다른 의미도 스며 있다. 스물다섯의 나이에 근육병인 봉입체근염 진단을 받은 저자는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방 안에서 책을 읽었다. 그는 2010년 12월 세상을 떠났지만 세상과 소통한 결과물은 유산처럼 책이 되어 남았다. 이 책은 200편의 다양한 추리소설을 소개하며 입문서 역할을 하는 동시에, 말 그대로 책이 세계를 향한 문이었던 애서가의 열정을 드러내는 기록이기도 하다. 그가 쓴 글들은 “좋아하는 책을 읽고 그에 대해서 쓰기”라는 독후감의 기본 기능을 수행한다. 서평은 대개 다른 이를 평가하는 권력 의지를 노출하지만 저자는 그런 욕망 없이 따뜻한 시각을 유지한다. 오랜 병에 고통 받았기 때문일까, 힘겹게 사는 이들에 대한 격려도 아낌없다. “인생은 미스터리”라고 말했던 저자는 추리소설 속에서 그에게 닥친 불가해한 운명을 이해하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올해도 여전히 독서의 의미를 고민하는 한 해였다. 널리 인정받는 가치가 있는 책들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모두에게 있지만, 우리의 독서는 타인에게 존중받지 못할 때도 있다. 특히 장르소설 독자들은 오래 논할 가치가 없는 책을 읽는다는 편견에 얽매인다. 홍윤의 서평집은 소위 가벼운 소설들이 한 사람의 묵직한 삶과 맞닿아 있는 지점을 보여준다. 올해의 인용구로 꼽힐 만한 글로, 무라카미 하루키가 <잡문집>에 쓴 문장이 있다. “편파적인 사랑이야말로 내가 이 불확실한 세상에서 가장 편파적으로 사랑하는 것들 중 하나입니다.” 2011년의 섣달 그믐날, <물만두의 추리책방>을 읽으며 소설에 대한 편파적인 사랑이 실은 보편적인 삶에 대한 의지임을 확인한다. 우리의 편파적인 사랑도 응원을 받는다. 그 덕분에 새해에도 즐겁게, 건강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감사할 따름이다.(박현주_ 번역가, 에세이스트)

 

11.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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