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화제가 된 뉴스는 미국 뉴욕타임스의 14일자 사설이었다. 요즘 불편한 관계에 놓인 박근혜 대통령와 아베 총리가 교과서 문제로는 나란히 입길에 올랐는데, 미국의 이 대표 언론은 두 집권자의 편파적 역사 교과서 밀어붙이기를 문제삼았다. 그러자 한국에선 외교부와 교육부가 부랴부랴 반박성명을 내기까지 하는 촌극이 빚어졌는데, 거꾸로 교과서 문제를 '대국적' 견지에서 보더라도 터무니없다는 사실과 함께 그 정치적 속내를 다시 확인하게 된다. 사설 원문과 번역문을 자료삼아 옮겨놓는다. 출처는 경향신문이다(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1141811251&code=970100&nv=stand).
■‘정치인과 교과서’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와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은 각각 자기 나라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견해를 반영하는 새로운 고등학교 역사교과서를 밀어붙이고 있다.
아베는 문부과학성에 애국주의를 고취시키는 교과서들만 (검정) 승인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그가 주로 우려하는 것은 2차 대전 시기에 대한 것으로, 그는 부끄러운 역사의 장(章)으로부터 초점을 이동시키고 싶어 한다. 일례로 그는 한국 ‘위안부’ 문제를 교과서에서 밀어내길 바라며, 또한 (중국) 난징에서 일본 군에 의해 저질러진 대학살을 축소하려 하고 있다. 그를 비판하는 이들은 그가 일본의 전시 침공들을 지워버리고 위험한 애국주의를 부추기려 한다고 말한다.
박근혜는 일본 식민통치와 탈식민 이후 남한의 독재가 교과서에 반영되는 걸 우려하고 있다. 그는 일제 식민통치에 부역한 한국인들 문제를 축소하고 싶어 하며, 지난해 여름에는 한국 교육부에 새 역사교과서를 승인하게 밀어붙였다. 이 교과서는 일본에 협력했던 이들이 ‘강압에 의해 그랬을 뿐’이라고 쓰고 있다. (현재 한국의 전문가 집단과 엘리트 관료 중 다수는 일제 식민통치에 협력했던 가문 출신들이다.) 학자들, 노조들, 교사들은 박근혜가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며 비난해왔다.
아베와 박은 모두 전쟁이나 (친일) 부역에 민감한 가족적 배경을 갖고 있다. 일본의 패전 이후 연합국은 아베의 조부인 기시 노부스케를 A급 전범으로 체포했다. 박의 아버지 박정희는 식민통치 시기 일본군의 장교였으며 1962년부터 1979년까지 남한의 군사독재자였다. 두 나라에서 역사 교과서를 개정하려는 이런 위험한 시도들은 역사의 교훈을 위협하고 있다.
Politicians and Textbooks
Both Prime Minister Shinzo Abe of Japan and President Park Geun-hye of South Korea are pushing to have high school history textbooks in their countries rewritten to reflect their political views.
Mr. Abe has instructed the Education Ministry to approve only textbooks that promote patriotism. He is primarily concerned about the World War II era, and wants to shift the focus away from disgraceful chapters in that history. For example, he wants the Korean “comfort women” issue taken out of textbooks, and he wants to downplay the mass killings committed by Japanese troops in Nanking. His critics say he is trying to foster dangerous nationalism by sanitizing Japan’s wartime aggression.
Ms. Park is concerned about the portrayal of Japanese colonialism and the postcolonial South Korean dictatorships in history books. She wants to downplay Korean collaboration with the Japanese colonial authorities and last summer pushed the South Korean Education Ministry to approve a new textbook that says those who worked with the Japanese did so under coercion. (A majority of professionals and elite civil servants today come from families that worked with the Japanese colonizers.) Academics, trade unions and teachers have accused Ms. Park of distorting history.
Mr. Abe and Ms. Park both have personal family histories that make them sensitive to the war and collaboration. After Japan’s defeat in the war, the Allied powers arrested Mr. Abe’s grandfather, Nobusuke Kishi, as a suspected class A war criminal. Ms. Park’s father, Park Chung-hee, was an Imperial Japanese Army officer during the colonial era and South Korea’s military dictator from 1962 to 1979. In both countries, these dangerous efforts to revise textbooks threaten to thwart the lessons of history.
14. 01. 15.
P.S. 한번 더 관심을 갖게 되는 책은 한홍구의 <유신>(한겨레출판, 2014)과 함께 강상중, 현무암의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책과함께, 2012)다(많은 비밀을 풀어준다). 전인권의 <박정희 평전>(이학사, 2006)도 <유신>의 배경으로 다시 읽어볼 만하다...